뭐라고 말해야 할까요? - 엉뚱하고 재미있는 11가지 상황에 따른 언어 예절, 1959년 칼데콧 아너 상 수상작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34
모리스 샌닥 지음, 세실 조슬린 그림, 이상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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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작가의 이름을 보고 책을 골랐고...

그리고 책 내용을 보면서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초등학교 시절,

국어 시간에 선생님께서 물으셨던 것 같다.

누군가를 위로할 때 뭐라고 할 거냐고?

할아버지, 할머니였는지, 부모님이었는지까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친구가 있다고 했을 때 그 친구에게 뭐라고 위로할 거냐고?

내겐 너무나 어려운 질문이었고, 답을 하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그 때는 그런 일을 겪은 친구가 주변에 없어서 더더욱 생각해 볼 기회가 없었던 질문이어서 어려웠는데...

이 질문은 지금도 내게 어려운 질문 중 하나다.

누군가를 위로한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이 책의 첫 장을 넘겨보면

 

 


 

어린 신사 숙녀들에게

상황에 알맞은 말을 일러 주는

즐거운 예절 안내서

 


 

라고 되어 있다.

 

누군가를 처음 만난다면 뭐라고 인사해야 할까? : 처음 뵙겠습니다.

누군가가 나를 도와 준다면? : 정말 고맙습니다.

누군가가 내가 베풀어 준 친절에 감사한다면? : 천만에요.

실수로 남에게 피해를 입혔다면? : 미안합니다.

상대의 말을 잘 듣지 못했다면? : 미안하지만, 다시 한 번 말씀해 주시겠어요?

... 와 같은 식으로 말을 하는 거라고 안내하고 있다.

 

이렇게 쓰니까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가 되어 버렸지만...

사실 이 책은 꽤 재미가 있는 책이다.

가령 실수로 남에게 피해를 입힌 경우 미안하다고 해야 하는데,

책 속에서 제시하고 있는 상황은 다음과 같다.

 

네가 시내에서 이런저런 물건을 샀는데,

기분이 좋아서 몇 발자국 뒤로 걷다가

그만 악어와 부딪쳤어.

 

이럴 때 악어에게 뭐라고 해야 할까?

 

미안합니다.

 

라는 식이다.

게다가 모리스 샌닥의 근사한 그림과 함께 이야기가 살아 움직이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상황에 딱 맞는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아이들에게 쉽지 않은 일이다.

실수로 한 일도 미안하다고 말하는 거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일이 참 힘들었다.

 

주고받는 다정한 인삿말을 통해 누군가는 나를 꽤 괜찮은 사람이라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

 

어린 신사 숙녀 여러분 언제 어디서나 예의있게 말하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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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숙제를 못했냐면요
다비드 칼리 글, 벵자맹 쇼 그림, 강수정 옮김 / 토토북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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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을 하는 동기는 아이들을 처음 만나면  카드 숫자를 맞추거나 주사위의 눈 수를 맞추는 마술을 보여주면서,

선생님은 이렇게 안 보고도 다 아니까 선생님을 속일 생각일랑 아예 하지 말라고 못을 박는다고 한다.

순진한 아이들에게는 제법 통할법도 한 공갈이다.

아이들에게 집에 두고 온 경우는 숙제를 안 한 경우와 같다고 이야기 하지만,

아이들은 지치지 않고, "숙제를 왜 해 오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다 했는데, 집에 두고 왔어요."라고 이야기한다.

과연 그 중에 몇 %가 진실일까?

글쎄...

이 책에는 숙제를 할 수 없었던 무수한 이유들이 나온다.

원숭이를 잔뜩 태운 비행기가 우리 집 마당에 착륙해서,

장난꾸러기 요정들이 연필을 모두 감추어서,

바이킹이 쳐들어 와서,

어마어마한 파충류가 우리 동네를 습격해서...

 

선생님은 아이의 변명을 믿을까?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하는 아이의 반성문은 <<지각대장 존>>을 연상 시킨다.

"어마어마한 파충류는 우리 동네를 습격하지 않았습니다.

어마어마한 파충류는 우리 동네를 습격하지 않았습니다.

어마어마한 파충류는 우리 동네를 습격하지 않았습니다.

어마어마한 파충류는 우리 동네를 습격하지 않았습니다.

..."

 

<<지각대장 존>>과 같은 강렬함이 없는 것은 아쉽다.

 

그건 그렇고, 숙제 안 해 온 아이들 챙기는 것은 참으로 고되다. 

그 아이가 또 그 아이라는 사실이 슬프기도 하고...

이 책을 읽으면서 녀석들이 떠올라 맘이 착잡했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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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가, 나의 비밀친구 웅진 세계그림책 114
앤서니 브라운 그림, 그웬 스트라우스 글, 김혜진 옮김 / 웅진주니어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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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학교에서 말을 하지 않는 친구들을 만날 때가 있다.

교사가 묻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으면서도

친구들과는 소통하는 경우는 그래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선택적 함묵증?

중학교 때 말을 하지 않던 아이가 있었다.

담임 선생님께서 관심을 가지시고, 단짝 친구를 만들어 주셨고 아이는 이내 학교 생활에 적응을 했었다.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그 친구에게 왜 그렇게 하지 못했을까?

지금 우리 학년에도 말을 하지 않는 친구가 있다.

우리 부서에 와서 말없이 앉아 있었는데, 말을 시켜보니 대답도 해서 다행이다 싶었다.

내성적이고 소극적이었던 나는 이런 친구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

에릭은 말을 하지 않는다.

말을 하지 않는 에릭에게는 다른 이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비밀 친구가 있다.

자신의 답답함을 대신 이야기 해 주고, 위험에서 구해주고, 멀고 먼 나라의 말도 해 주는 친구.

그런 에릭에게 친구가 생긴다.

어려운 점을 대신 해결해 주고 싶은 친구.

그 친구를 만날 때는 비밀 친구의 도움이 필요가 없다.

마샤는 다른 친구들처럼 에릭을 벙어리라 부르지도 않았고

억지로 말을 시키지도 않았고,

우스꽝스러운 질문도 하지 않았다.

먹기 싫은 완두콩을 먹게 되었고,

무서운 꿈도 꾸지 않게 된 에릭은

새로운 세계를 만날 준비를 해 나간다. 

다른 사람 눈에는 안 보이는

오로지 에릭의 눈에만 보이는 비밀 친구의 도움이 더 이상 필요치 않다는 것은

에릭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는 증거겠지?

우리 주변에 에릭과 같은 친구는 없는지 살펴보고

그들의 마샤가 되어줄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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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가 온 첫날 밤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26
에이미 헤스트 글, 헬린 옥슨버리 그림, 홍연미 옮김 / 시공주니어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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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로망, 강아지!

사춘기의 종류 중 하나는 말 안 하는 사춘기가 있다고 한다.

내년에 대학을 가는 조카는 중2 즈음 강아지를 사달라고 엄마에게 조르다가 단식투쟁까지 감행했다.

뭐, 집밥은 안 먹어도 빵 같은 것은 사먹었지만 말이다.

졸리다 졸리다 못 견딘 언니는 예쁜 푸들을 샀고, 까미는 지금 언니 품에서 호강하면서 잘 자란다.

똥도 치우고 목욕도 다 해준다던 처음 약속은 온데간데 없고, 까미를 품고 사는 것은 엄마의 몫이었지만,

딸이 없는 언니는 강아지를 딸처럼 키우고 있다.

우리 아이들은 까미가 보고 싶다는 이유로 가끔 이모집을 가고 있고...

까미 생각하면서 얼마 전 길잃은 강아지를 찾아 준 일도 생각나게 만든 책이었다.

주인 없는 강아지를 주워 집에 데리고 온 날, 부모님께서는 찰리가 강아지를 위해 할 일을 하나하나 이야기 해 주신다.

산책도, 먹이를 주는 일도 나의 몫이다.

잠자리는 부엌!

찰리를 위한 특별한 잠자리를 위해 나는 많은 애정을 쏟는다.

찰리를 새근새근 잠들 때까지 옆에서 지켜주는 모습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 같기만 하다.

나는 어느 새 작은 부모가 되어 있다.

한밤중 들리는 찰리의 울음소리에 깜짝 놀라 일어나서 달려가서는 바들바들 떠는 찰리를 안고 안심을 시키고 그리고 다시 재우는 일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가 어떤 마음일까 상상이 된다.

한 번 더 찰리가 울자 침대 위에 데리고 왔고, 사랑하는 찰리와 침대 위에서 나란히 이불을 덥고 잠이 든다.

찰리가 온 첫날 밤에!

아침에 엄마에게 들키면 혼날텐데... 는 생각하지 말아야겠다.

아름다운 시간을 깨어버리는 것은 너무 잔인한 듯~

렐린 옥슨버리의 그림이 빛나는 작품이다.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바를 그림이 정말 잘 전해주고 있다.

잔잔한 감동을 느끼고 싶으시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길~

참, 헬린옥슨버리(존버닝햄의 사모님)가 그림을 그린 작품이다.

그녀의 작품은 모두 근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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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표 받은 날 내인생의책 작은책가방 2
진 윌리스 지음, 토니 로스 그림, 범경화 옮김 / 내인생의책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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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동안 실컷 놀았으니, 오늘은 집에서 책도 보고 공부도 좀 하자고 이야기 했는데,

 

잠시 나갔다 온 사이 아이들이 사라지고 없다.

둘이서 버스 타고 도서관에 간 것이다.

도서관에서 좋은 책을 실컷 골라 읽고 오면 정말 다행인데,

만화책만 주구장창 읽고 오는 거다.

언제 오나 두고 보자~ 하고 기다리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아 호출을 했다.

"엄마 화났어요?" 하는 희망양 전화.

"근데 왜 화 나셨어요? 착하고 예쁜 엄마가... 할 것 다 안 하고 가서? 말 안 하고 가서?"라는 찬군 메시지.

집에 와서 엄마의 폭풍 잔소리를 듣고도 역시나 공부를 하지 않았다는 슬픈 현실, ㅜㅜ

 

이 책 읽으니 어제의 일이 오버랩 된다.

공부 좀 안 하면 어떠냐?

말 잘 듣고, 착하면 되는데... (뭐, 요즘은 딱히 말을 잘 듣는 것 같지도 않지만.)

 

나쁜 토끼 악당 1호, 플러프!

어느 날 플러프는 엄마, 아빠께 편지 한 장을 남겨 두고 사라진다.

나쁜 친구를 사귀고, 나쁜 행동을 하고,

꼬리도 물들이고, 귀도 뚫고, 씻지도 않고, 늦게 자고, 나쁜 장난도 하고 있단다.

안전모를 쓰지 않고 오토바이도 타고, 패싸움도 한다. 오, 이런~ 꿈이기를!

 

그리고 추신 : 이 편지는 사실이 아니에요. 저는 지금 할머니댁에 있어요.

                   저는 그저 엄마 아빠께, 살다보면

                   이 세상에는 더 나쁜 일들이 많다는 걸 말씀 드리고 싶어요.

                   제 끔찍한 성적표보다 말이죠.

                   성적표는 베개 밑에 숨겨 놨어요.

다시 추신    : 엄마 아빠가 화를 다 내셨다면, 오셔서 저를 데려가 주세요.

 

플러프의 엄마라면 어떻게 했을까? 일단 성적표를 보고 생각해 볼까?

 

 

반전이 있는 재미있는 그림책이다.

마지막 장면은 각자 상상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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