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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태와 콩 이야기 - 개정판 ㅣ 사계절 중학년문고 3
송언 지음, 백남원 그림 / 사계절 / 2010년 4월
평점 :
표제작을 교과서에서 만났다.
콩 실험을 망쳤다.
그러나 병태 때문에 콩은 죽지 않았다.
4학년 과학 시간에 강낭콩의 한살이를 공부한다.
병태의 교실에서는 조건통제로 한 화분에는 물을 주고, 한 화분에는 물을 주지 않음으로써 물이 생물의 자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실험하고 있다.
당연히 물을 주는 화분에서 강낭콩이 싹을 틔우게 될 것으로 예상이 된다.
그런데 두 화분 모두에서 싹이 나온 것이다.
아이의 마음이 잘 드러난 이야기가 마음을 따뜻하게 해 준다.
이 책은 송언 선생님이 처음으로 묶어 낸 단편동화집이라고 한다.
이야기들은 조금 무거워서 어린 독자들에게 미안해 하신다.
<제비야 제비야>에서는 해마다 제비가 집을 짓기 위해 찾아오지만 사람들에 의해 제비집이 망가지는 이야기다.
주인집에서 망가뜨리고, 옆집에 함께 세들어 사는 사람이 망가뜨리고.
그 제비를 바라보는 아이의 마음은 아프다.
"돈 많이 벌어서 내년에 아빠가 이 집을 사라, 응?"
이 말을 함께 응원해 본다.
<줄무늬 다람쥐>는 할아버지와의 이별을 이야기 한다.
<오늘 재수 똥 튀겼네>는 노동현장의 아픔을 다루고 있다.
공장의 부도로 밀린 월급을 받지 못한 노동자들의 데모와 이를 진압하는 경찰의 최루탄이 등장한다.
<할아버지 새>에서는 자폐(?)를 앓고 있는 봉구가 다른 누구와도 마음을 나누지 못하고,
자신을 좋아해준 할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이야기다.
새가 되고 싶은 봉구는 꿈 속에서 할아버지 새를 만난다.
엄마는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겨보지만 봉구는 그런 엄마가 아닌 할아버지에게 마음을 맡긴다.
아이들을 위해서는 밝고 명랑한 이야기도 필요하지만
중간중간 아픈 세상을 만나보도록 해 주는 것도 좋을 거 같다.
이런 간접 경험을 통해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눈을 조금 더 키울 수 있지 않겠나 싶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