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들  열몇 명을 자신의 암자에서  손수 돌보고 계신 한 젊은 스님이 텔레비전에서 선물에 관하여 하시는 말씀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스님은  아이들 옷 사줄 때 한 벌을 사주더라도 고급으로 사 입힌다는 것이다. 싸구려는 절대  안 사 입힌다고. 그러면서 다소 신경질적으로 하시는 말씀.

"자기 새끼 입힐 옷이라면 아무거나 닥치는 대로 입히겠어요?  아이들 입으라고 더러 옷 가져다주는 분들도 계신데 뜻은 고맙지만 쓰레기 뭉치와 다름없는 옷들을 보면 이런 걸 입으라고 갖다주나 싶어 화가 날 때가 있습니다!"

나는 아이들 옷 문제에 다소 민감하게 구는 스님의 태도가 의외였다기보다 이해가 되었다.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들이 입을 옷, 그 처지를 안쓰럽게 여겨 좀 신경써서 예쁘고 좋은 옷들로 정성껏 선물했다면 도를 닦는 스님께서 그렇게 얼굴 가득 노기를 비치지 않았으리라. 그 젊은 스님은 자기 자식 입다가 작고 낡아진, 어쩌면 '갈아입을 옷' 정도에만 의의를 둔 그런 옷들을 선심 쓰는 기분으로 갖다주는 사람들의 태도에 상처를 입으신 것 같았다.  그러면서 덧붙이시는 말씀.

"부모 없이 사는 것도 불쌍한데 옷이라도 좋은 걸 입혀야지요!"

스님의 말씀에서 나는 '자신에게 필요없는 것을 남에게 주는 것은 엄밀한 의미에서 선물이 아니다.' 라는 오래 전 어떤 책에선가 읽은 이 구절을 자연스레 떠올렸다.

꽤나 부유하고 이름 난 소설가 한 분과 여럿이 어울려 친하게 지낼 때 함께 만나던 미혼 친구들의 태도에서 나는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그는 이미 가질만큼 가졌고 옷이든 음식이든 문화든 최고급으로 향유하고 있는데 그렇게 좋은 선물을 너도나도 갖다바치는 것이었다. 어느 날은 내가 꼭 가지고 싶었던 음반을 그 소설가 선생님에게 드리고 나에겐 직접 녹음한 테이프를 한 장 내미는 친구도 있었다. 나는 그 시커먼 테이프가 하나도 고맙지 않았다.

가난한 이들은 자신의 상급자, 혹은 스승 등 자신보다 몇 배나 부자인 사람에게 선물할 일이 있을 때 자신의 형편에 맞게 선물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수준에 맞춰 최고급으로 선물하느라 가랭이가 찢어진다.  그리고 자기보다 가난한 친구나 후배에게 하는 선물은 또 그의 수준에 맞는 실용적이고 허름한 것을 고른다. 아니,  먹고사느라 등이 휘는 가난한 친구에게 좀더 멋지고 좋은 선물을 하면 안되나?

사실 나도 이런 말 할 입장이 못된다. 선물은 별로 안했다 쳐도 재밌는 책이 나오면 먼저 읽고 그분께 제 1착으로 빌려드린 것이 열 권도 넘으니까.  "선생님, 이 책 무지 재밌던데 읽어보실래요?" 하면서......아마도 다른 친구보다 인정받고 싶고 쓸모있는 인간이 되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겠지. 그리고 그것도 뭐 그리 나쁜 건 아니다.

그런데 열 권도 넘는 책을 한 권도 돌려받지 못하니까 나중엔 성질이 좀 나더라. 두세 번 이야기했는데도 워낙 그런 데 무심한 이어서 한 번 더 말하면 나만 이상한 사람이 되겠는거.

그래서 내가 한 짓은..... 그분의 책꽂이에서 어느 날 책을 두 권 훔쳤다. <노란 꼽추>와 <지상에서 가장 슬픈 노래를 부르는 여인>. 

쥐새끼 같은 행동이었지만 나는 후회하지 않는다. 오히려  두 권의 책을 볼 때마다 내가 몹시 유능한 인간인 듯하여 세상 살아갈 자신이 생기고 묘한 쾌감이 인다.

(오늘 아침 스노드롭님 '도서관' 페이퍼 읽다가 뜬금없이 떠오른 생각들을 페이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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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둥개 2005-06-24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하셨어요. 열 권 잃고 두 권 얻었으면 그래도 손해인데 그래도 유능한 인간이 된 듯한 자신을 얻으신다구요 ^^ 그럼 다행인데요. 저도 어디가서 책을 몇 권 쓰리쓸쩍? 근데 와제가 일착 댓글이네요 :)

oldhand 2005-06-24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 권 더 들고오시지 그러셨어요. 열권도 넘게 책을 먹었는데, 달랑 두권에 만족하시다니.. 역시 로드무비님은 마음씨가 고우셔. ^^

oldhand 2005-06-24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댓글 달고 보니 어느새 검정개 님이 비슷한 댓글을 달아 주셨네요.

물만두 2005-06-24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구절절 옳으신 말씀...

로드무비 2005-06-24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드핸드님, 두 권 챙기는데도 심장이 몹시 뛰고 다리가 후들거리더이다.^^
검정개님, 우리 집엔 절대 오지 마세요.ㅎㅎㅎ

hanicare 2005-06-24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란꼽추.정말 오랫만에 들어보네요.얇은 책이었죠.유별난 아빠꼽추가 나왔던 걸로 기억나요.저도 그 말을 들었고 공감해요. 자기에게 필요없는 것을 주는 건 진정한 선물은 아니라는 것.그리고 저는 부자에겐 선물 안 합니다.님이 말씀하신 선물의 빈익빈 부익부에 한 삽 더 보태기 싫거든요.^^제 원칙은 자기가 사기엔 사치스러운,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걸 선물하는 것이었지요.피천득옹이 예전에 쓰셨더라구요.광목 한 필보다는 와이셔츠가 와이셔츠보다는 넥타이가 선물에 더 가깝다고.
어제는 부자의 단점만 떠올랐는데 장점도 있군요. 허름하게 입고다니면 남들이 검소하다고 할 것이요 비싸게 걸치고 다니면 부러워하겠죠? 히히히.

로드무비 2005-06-24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니케어님, 시아일합운빈현님이 올린 책 사진.^^

hanicare 2005-06-24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저 책. 제 기억대로 세계사였군요. 크기가 두께가 김화영이 번역한 그르니에의 섬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줄리 2005-06-24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굉장히 예리하신 선물에 대한 분석글이라고 봅니다. 저두 그 예리한 날에 맞을 만한 짓을 했던것 같아요. 전 늘 선물 주고 받고 하는게 부담스러워요. 제대로된 선물보다 뭔가 사심이 있었던 선물을 사버릇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네요... 반성합니다.

로드무비 2005-06-24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니케어님은 역시 멋지시네요.
저, 그러니 불우한 저에게 무슨 선물을 하나 하심이 어떨지요?ㅎㅎ

로드무비 2005-06-24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줄리님, 빈부를 의식하며 산다는 거 자체가 사실 골아픈데...
그래도 이런 글 하나 쓰면서 선물의 의미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것도 괜찮죠?
하니케어님, 님은 아마 허름한 걸 걸쳐도 무지 비싼 브랜드로 보이지 않을까.
막연한 느낌!^^

조선인 2005-06-24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편으로는 끄덕이면서, 한편으로는 좀 의아. 난 마로에게 옷 물려주는 사람들에게 고마운데. 히히

2005-06-24 11: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숨은아이 2005-06-24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보다 수입이 좋은 친구에게는 맨날 얻어먹는 저의 빈대정신이 조금 위로를 받습니다. 헤헤.

hanicare 2005-06-24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인간이란 참 복잡미묘하죠? 돈투성이 여자의 털투성이 밍크는 역겨운데 착한 자녀가 아껴 모아서 어머니 사드리는 밍크는 흐뭇하고. 색즉시공 공즉시색이 인에 박혀야 할 스님이 고아아이들이기 때문에 비싼 옷을 입히고 싶어하구.(하지만 그런 스님이 도리어 인간적이네요. 향유를 발에 발라준 여자를 보고 그 돈이면 뭐가 얼만데 하고 유다가 돈으로 환산해 비난하는 것에 대비, 예수님이 그 여자의 마음을 기꺼이 받아주는 것이 멋지듯이)

파란여우 2005-06-24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곡명 : 어니언스-사랑의 진실


히피드림~ 2005-06-24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재미있으면서도 많은 것을 생각케하는 글이네요.
저두 로드무비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위에서 스님이 키우는 아이들에게 헌옷을 갖다준 사람들은 그렇게 누더기를 갖다 주고도 자신이 대단한 선행이라도 한듯 우쭐해 지겠죠. 자기에게 필요없는, 혹은 소용이 다한 물건들을 주면서도 생색내는 사람들... 그리고 읽은 책을 돌려주는 않는 소설가. 그저 상대의 입장에서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수 있을텐데.

Phantomlady 2005-06-24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신에게 필요없는 것을 남에게 주는 것은 엄밀한 의미에서 선물이 아니다..
로드무비님 페이퍼 읽고 양심이 찔립니다 저는 먹던 홍차나 안 입는 옷이나 재미 없는 책 따위를 주면서 있는대로 생색을 내는 타입이라.. ^^;
돈 없는 시절에 선물할 일 생기면 나도 좋아하고 그 친구도 좋아할 책을 사서 먼저 읽어보고 잠깐 소유의 기쁨을 맛본 다음 선물하는 치사한 짓도 많이 했죠.. ㅡ_ㅡ
암튼 로드무비님 같은 유능한 인간을 알고지내는 게 저도 몹시 자랑스럽습니다 부는 당연히 가난한 이와 나눠야죠.. ㅎㅎ

날개 2005-06-24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편으로는, 내게는 필요없지만 그 사람에겐 꼭 필요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내게 필요가 없어 선물하는게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상대방에게 필요하느냐를 따져서 선물하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흑흑~ 제가 필요없어도 다른 사람에게 필요할것 같아 선물한거 많단 말예요~~ㅠ.ㅠ

클리오 2005-06-24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하셨어요... 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이미 다들 하셨군요.. 선물에 관한 이야기가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어요...

로드무비 2005-06-24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란여우님, 사랑과 진실 틀어놓고 답글 씁니다.
꿈속에서 만나던 아름다운 그녀가~~ 너무 좋네요.^^
클리오님, 문득 생각난 이야기 그냥 썼어요.
빈부 나누는 것도 좀 재미없긴 하지만 워낙 세상이 각박하니 말이죠.^^
날개님, 아이 참, 물론 내게는 크게 소용없는 것 다른 소용있는 이에게 주는 건
멋진 일이죠. 여기서 말하는 건 선물의 다른 의미라니까요.
(날개님, 앞으로도 그런 선물 많이많이 부탁해요!^^)
스노드롭님도 참, 님의 선물은 기분좋기만 하구만.
괜히 하시는 반성의 모션의 시추에이션이죠?
저와 같은 유능한 인간을 알고 지내시는 것도 알고보면 님의 안목인 거죠.ㅎㅎ
파란여우님, 고새 음원이 끊어졌습니다.
아무튼 고맙습니다.

로드무비 2005-06-24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펑크님, 누더기에 진배없는 걸 대단한 선행을 하는 듯한 얼굴로 갖다주는 사람들이
문제인 거죠.
그리고 아시겠지만 무심함을 이길 천하장사는 세상에 별로 없는 것 같아요.^^;;
하니케어님, 전 그 스님이 인간적으로 여겨져 되려 좋았어요.^^
숨은아이님, 저도 꿋꿋하게 그런 정신으로 삽니다.^^
속삭이신 님, 히히히, 당장 님 방으로 갈게요.^^
조선인님, 저도 아이 옷 많이 얻어입히고 또 입던 거 주기도 하는데요.
스님의 심정은 이해가 됩니다.
자기 딸 시집 가면 고생할 텐데 미리 손에 물 묻힐 것 없다고 아끼는
엄마의 심정 같은 게 아닐까요?^^

로드무비 2005-06-24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앗, 이제보니 물만두님 댓글을 빠트렸다. 추천까지 해주셨는데......
만두님, 구구절절 옳은 말씀이라니 고맙기 한량없습니다.^^

2005-06-24 16: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니르바나 2005-06-24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왜 갖고 싶은 것이 없는건가 모르겠어요.
그까이껏 대충,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이것도 병인가 봐요. 로드무비님

내가없는 이 안 2005-06-25 0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왠지 댓글이 출렁거리며 넘치는 집에 댓글 보태는 것도 선물의 빈익빈 부익부 같다는. ^^ 그래도 마음이 동하는 건 어쩔 수 없군요. 호호.

로드무비 2005-06-25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안님, 호호 댓글 부자.
다행히 마음이 동하셨다니 기쁩니다.
댓글 많다고 그냥 가시는 분들 미워요.^^
니르바나님, 병 아닙니다.
그 세계가 제가 바라는 거랍니다.^^

조선인 2005-06-25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앗, 하니케어님과 로드무비님의 댓글이 예술입니다. ㅠ.ㅠ

얼룩말 2005-06-26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식 부조같은 것도 그런 것 같아요. 부자 결혼식엔 오히려 부조도 많이 하고, 가난한 사람 결혼식엔 조금하구...그것 참^^;;;

balmas 2005-06-26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역시 로드무비님다운 페이퍼!
재미 있는 일화에 독특한 분석, 장난꾸러기 같은 행동까지!!
그리고 후회하지 않는 뻔뻔함 ... ㅋㅋㅋ
그러니 추천 하나 없을소냐!!!

로드무비 2005-06-27 0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마스님, 역시 발마스님다운 댓글!
껄렁한 페이퍼 하나에도 저리 조목조목 칭찬해 주시다니!
그리고 절대 빠트리시지 않는 추천!!
고마워요, 발마스님.^^
얼룩말님, 맞아요. 부조할 때도 그렇죠?
하나하나 짚어보면 이 세상은 이상하지 않은 구석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조선인님, 하니케어님과의 수다가 장난 아니었죠?ㅎㅎㅎ

마냐 2005-06-29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뚱맞은 뒷북이지만...저거 아동학대 스캔들 휘말린 수경사 스토리 아님까?
 

알라딘에 들어오면 사야 할 책이 매일 최소한 두세 권은 눈에 띈다.  에지간히 마음에 드는 걸로 국한시켜도 말이다. 더구나 미술 애호가들에 음악에 영화에 귀밝고 눈밝은 분들은 또 얼마나 많은지. 여러 님들의 리뷰나 페이퍼를 읽다보면 세상에서 내가 제일 무식한 사람인 것만 같다.

나는 한때 원없이 책을 읽는 몇 해를 겪어 적어도 내게 책에 대한 허영 같은 건  없는 줄 알았다. 영화도 마찬가지......이 정도면 됐다, 하고 자족하고 있었는데......

어젯밤 자정 무렵 텔레비전에서 본 어느 뮤지션의 얼굴과 음악에 반해 가지고 오늘도 음반 한 장을 주문하러 아침일찍 알라딘에 접속했다.  그리고 또 문득 눈에 띈 책들을 여러 권 보관함에 담았다.

그런데 주워듣는 게 그만큼 많으니 나날이  유식(?)해지는 것 같긴 한데 왜 마음의 평화와 만족감은 그만큼 늘지 않는 걸까. 아니 늘기는커녕, 왜 해골이 복잡하고 허무하기만 할까!

침대 머리맡에 선반이 하나 있으면 마시던 커피잔도 놓고 읽던 책도 놓아두면 좋겠다 싶어 선반을 단 것이 지난해 말. 그리고 나니 선반 밑에 공간박스가 하나 있으면  당장 읽을 책도 몇 권 넣어두고 참 좋겠다 싶어 마트에서 두 칸짜리 MDF 책꽂이를 사온게 그 몇 주 뒤. 지금은 그 부근이 아수라장이다. 며칠 전 그 부근의 책들을 대강 세어봤더니 100권을 넘는다.  한마디로 미친 짓이 아니고 뭔가!

읽을 책을 쌓아두고 새책을 자꾸 주문하는 것이 너무너무 부끄러운데도 좀처럼 그 행위를 멈추지 못한다. 이것은 명백한 탐욕이다!

이번주 월요일 아침 두 가지 결심을 했다. 일주일 동안 마트든 슈퍼든 절대 가지 않겠다고. 꽉꽉 차서 문도 잘 닫기지 않는 냉장고 속의 음식과 재료들로 한 주일을 온전히 버텨보겠다고......

두 번째는 알라딘 방에서 노는 시간 두 시간 이내 제한과, 가급적 책도 DVD도 주문하지 않겠다는 것.

냉장고와의 엄숙한 약속은 잘 지키고 있는데 책은 마음대로 되지가 않는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으니 서재에서 노니는 시간이 줄어든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고......

집에 읽을 것이 없어 대문 앞에서 저녁신문 오기를 애타게 기다리던 그 옛날 순결한 소녀는 어디로 갔는지...... 엄청난 부피와 무게로 늘어난 나의 살과 책들(그렇다고 해봤자 정말 많은 다른 분들께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이 심히 부끄럽고 민망한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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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5-06-23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매일 무비님 같은 생각해요. 동감의 뜻으로다 추천을...!

瑚璉 2005-06-23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구 싱크로율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돌바람 2005-06-23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에 읽을 것이 없어 대문 앞에서 저녁신문 오기를 애타게 기다리던 그 옛날 순결한 소녀는 어디로 갔는지..." 저는 저때 저녁신문 돌리고 있었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동네 오빠들 꾐에 빠져 그만두지도 못하고 한달 동안 무쟈게 고생했더랬는데...

바람돌이 2005-06-23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과 책들 늘어난다는게 같은 점이군요. 그래도 책 늘어나는게 조금 덜 부담스럽죠.... 저는 한편으로는 또 책 사면서 이게 무슨 짓인가 싶아가도 그래도 꽉찬 책장을 보고 있으면 뿌듯하기도 하던데....

아영엄마 2005-06-23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죠. 괜히 리뷰 하나 써볼까 들어왔다가 서재마실 다니느라 오전 다 보내놓고는 책은 언제 보나~~. 저도 서재 들어오는 시간을 줄여야 할까봐요. ^^:;

로드무비 2005-06-23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 오늘 저도 30분씩 계속 연장해가며 이곳을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바람돌이님, 전 살과 책 권수가 비례하네요.
책꽂이 보면 저 또한 뿌듯하지만 그것도 잠시...읽지를 못하니까요.^^
돌바람님 그 시절 이야기 페이퍼로 올려주시와요.
재밌겠습니다.^^
호정무진님, 님의 서재는 정말 놀랄 노자더군요.^^
스텔라님, 추천 고맙.^^

urblue 2005-06-23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요, 전 새로 산 책들 중에서 절반 이상을 읽지 않으면 다시 책을 사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버티고 있죠. 물론 선물받거나 빌린 책들은 제외지만. 읽지 않은 책이 한동안 마구 늘어서 100권쯤 되었는데, 뭐 더는 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대략 성공이랄까. -_-a

hanicare 2005-06-23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녁마다 석간오기를 애타게 기다리던 소녀라...그건 저의 옛날 이야기랍니다. 그런데 순결(?)한 소녀는 아니었네요.최인호의 적도의 꽃을 열심히 탐독했으니 말입니다.하긴..초딩때부터 썬데이 서울도 몰래 봤으니 -_-;
모처럼 진지하게 하는 말인데 책의 홍수속에 오히려 책의 결핍을 맛봅니다.이걸로 유추해보면 엄청난 부자는 늘 어지럽지 않을까. 하나라도 제대로 맛보지 못하는 게 아닐까. 너무 많다는 것도 결핍의 결핍이 아닐까(말장난이 아닙니다.) 이를테면 소화할 시간과 애타게 갈망하는 시간들의 결핍...등등의 잡념이 휙휙 스쳐갑니다. 저도 안빈낙도를 꿈꿉니다. 중용.공자님 말씀. 모르는 것을 모른다 하고 아는 것을 안다고 하는 게 정말 아는 거다. 날이 갈수록 공자님 말씀이 사무치는군요.(유붕이 자원방래면 불역역호아인지 불역낙호아인지, 학이시습지 불역낙호아인지 불역역호아인지 그런 거 배울 때 입 삐죽거리며 저딴 말이 뭐 대단하다구 하던 불경한 소녀는 어디로 갔는지.)
*사족;로드무비님과 저는 다른 취향과 다른 성향의 인간이라 생각하는데 왜 이곳에 오면 이렇게 수다가 길어지는 걸까요?
*사족2; 아, 여기에 만만챦은 무식의 소유자가 또 하나 있습니다만, 이 인간의 경우는 꽤 뻔뻔합니다. 오늘 이 안님 서재에서 좋은 말이 있길래 훔쳐와서 쓰자면, 아 좀 그러면 어때? 지식을 주렁주렁 달고 다니는 것도 웃기지 않나요? 마치 가발때문에 목이 부러져버렸다는 어느 귀부인처럼.

인터라겐 2005-06-23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마트에 가면 훌쩍 넘어버리는 금액때문에 안간다 안간다 하면서 그병을 못고쳐요..
지금 저도 이래 저래 책이 잔뜩 밀려있는데 어제 결국 못참고 주문했잖아요..

음 지름신을 날릴수 있는 방법하나...컴터에 저장한 인증서를 없애는거야요..
저두 그랬더니 인터넷으로 물건 사는 횟수가 팍 줄었어요.. 인증서 찾기 위해 가방을 들춰 내기가 귀찮거든요..

그래도 다른 욕심이 아닌 책욕심이니 과하지는 않을듯 한데요.

서연사랑 2005-06-23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저도 마트 한 번 가면 십만원 넘기기 일쑤....게다가 백화점에 가서 장을 한 번 보기라도 할 거 같으면 십만원도 우습더라고요. 그래서 요즘 저도 마트 안가기 작전 수행중이예요. 오히려 책은 안 읽은 책이 있으면 사지 않는 스타일이라(많이 읽지도 않구요) 괜찮은데...
저같은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이 많아 다행(?)이네요.^^

클리오 2005-06-23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의 살과 책들(그렇다고 해봤자 정말 많은 다른 분들께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 제 살과 비교하시는겁니까... ^^ 호호...

저도 마트가면 돈이 많이 나와서 될 수 있으면 대형마트를 안가고 동네슈퍼에서 해결하려고 노력하죠.. 책은 뭐, 당연 읽는 속도보다 사는 속도가 빠릅니다. 다만, 대가들께서도 '사전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려고 사냐. 책도 사전과 같다. 언제든 참고할 수 있게...' 뭐 이런 이야기를 하셨던 것을 거울 삼아, 보고 싶은 책들을 사들이고 있지요.. ^^

날개 2005-06-23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말이 필요없는 페이퍼군요.. 추천 누르고 갑니다..^^;;;

Phantomlady 2005-06-23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풍요 속의 빈곤이라는 말을 실감합니다 책은 많은데 읽을 게 없다니~~ 제 경우 진득히 앉아 책을 읽으려면 먹으러 가는 시간을 줄여야 합니다 흑흑.. 살과 책이 부담되시면 책이라도 방출하세요.. 감사히 받겠습니다.. ㅎㅎ

저는 이년 전부터 책꽃이를 더 안 늘리기 위해(그래봤자 다른 분들에 비해 얼마 되지도 않지만) 사는 만큼 헌책방에 갖다 버리거나 친구들을 주는 방법을 택하고 있답니다.

로드무비 2005-06-23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노드롭님, 님 책들 중 읽고 싶은 거 한꺼번에 모아서 좀 빌려읽고 싶습디다.
쌓인 책이 많아 빌려달란 소리는 안할게요.^^
(저도 책 읽고 한꺼번에 모아서 동생에게 보내곤 한답니다. 책은 그러니
살은 어떻게 좀 나눠 드릴까요?ㅎㅎㅎㅎ)
날개님, 추천은 고맙기 짝이 없지만 말도 좀 하고 가시지.^^
클리오님, 제 글 인용하신 부분은 책에만 해당하는 건데......
이렇게 반성하는 듯한 포즈를 취하지만 속으론 좋아할 때도 있어요.
요즘은 마이 도러 읽을 책까지 미리 사들이는 바람에......^^
서연사랑님, 마트에가면 돈 잡아먹는 도깨비가 있나봐요.
얼마쯤 계산이 나오겠다 하면 꼭 3분의 1쯤 초과된 금액이 찍히죠.
너도나도 아구아구 사들인 엄청난 수레 보면 한숨 나올 때가 많아요.
꼴에 의식있는 척은 하느라고......^^
인터라겐님, 그게 글쎄, 나는 책만 사지 옷은 안 사입지 않느냐?고 묻지도
않는 변명을 하면 남편왈, 제발 옷 좀 사입으라고...흑흑.
제가 얼마나 거지꼴로 다니면 그러겠습니까.
아무튼 책 너무 많이 사는 것도 병이라고 생각해요.
저처럼 자기 형편에 비해 과할 경우.^^;;;


로드무비 2005-06-23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니케어님, 저도 그게 궁금합니다.
왜 님같은 귀부인이 가끔 제 앞에서 수다스러운 소녀가 되시는지......
물론 그 이유를 알죠.
저만한 이야기 상대가 어디 흔하겠습니까!ㅎㅎ
나이로나 뭐(?)로나......
그리고 저도 뭐 좀 멋을 부려 그렇게 말했을 뿐이지 그닥 순결한 소녀는
아니었습네다.ㅋㅋ
'모처럼 진지하게 하는 말인데'라는 표현에서 웃음을 마구 터뜨렸답니다.
님은 항상 진지한 댓글을 남기시거든요.
때로는 약간 의아스러울 정도로.(나쁜 뜻은 아닙니다.)
그리고 전 주렁주렁 걸치고 다닐 지식도 없지만 가끔 목이 부러질 정도로
매달고 다니는 사람을 보면 안쓰러울 때도 있고 한 대 쥐어박고 싶을 때도 있습디다.
하여튼 실천하지 않으면서 반성하는 듯한 포즈를 취하는 건 저도 밥맛인데요.
그게 살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그럴 때가 있더라고요.
아무튼 님의 댓글 무지 재밌었습니다.^^

2005-06-23 17: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클리오 2005-06-23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 저라고 저 인용부분이 그런 뜻인거 몰랐겠습니까. 웃자고 한 말이었는뎅... 흑흑.... ^^

로드무비 2005-06-24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 클리오님, 물론 잘 알죠.
제가 아직 유머 감각이 많이 부족해서......
'살'에 대한 확인사살이었다고 봐주심 돼요.^^

클리오 2005-06-24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걱.... ^^;;
 

알라딘에 얼렁뚱땅 방을 만든 게 지난해 6월 말, 첫 리뷰인지 페이퍼인지는 6월 30일에 올렸다. 벌써 1년이다. 세월 참 빠르지.

변명이지만 알라딘 서재에 빠진 후 나는 어쩌다 들어온 일거리도 불성실하게 처리하고 걸핏하면 약속을 번복하는 짓을 되풀이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일이 뚝 끊겨버렸다. 얼마 전에는 급기야  그 귀한 일감을 물어다준 남편과의 약속을 징글징글하게 어기다가 결국 벌금 10만 원을 물어준 일도 있다. 모르는 사람 주는 것도 아니고  용돈 궁한 남편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속으로 위안을 삼기는 했지만 어쨌거나 내일 약속인 일감을 옆에 쌓아 두고 알라딘에 들어와 하하호호거리고 앉아있는 사람의 심정(자기 모멸감 + 될 대로 되어라!)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집구석 엉망진창인 거는 또 어떻고.(나만 그런가?)

다행히 요즘은 어느 한때처럼 서재활동에 매달리지는 않는다. 일주일에 하루이틀은 쉬고 하루 두어 시간 정도만 컴 앞에 앉아있으려 생각한다. 그리고 앞으로는 그런 생각을 미리 할 필요도 없이 그렇게 되겠지. 물론 예외인 날도 있겠지만......

생각해보면 한때 꽤 친했는데 특별한 이유도 없이 멀어져버린 사람들도 몇 있다. 그런 게 제법 상처도 되더니...... 이제 그러려니 한다.  '나한테 뭐 삐진 것 있수?"하고 득달같이 달려가 메모를 남기기도 했지만 이젠 그런 짓도 하지 않는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내 무심함과 변덕 때문에 상처를 받은 이도 여럿 있을지 모른다.

사실은 요즘  바쁘게 해치워야 하는 일이 하나 생겼다.  그런데 어제 오후에 경품으로 얻은 아이스박스 자랑하러 잠깐 내 방에 들어왔다가 그만 나도 모르게 또 조그만 이벤트를 벌이게 되었다. 민망해라!  이벤트 컨설턴트로서 실적 제로, 별로 부끄럽지도 않다. 내가 그 방면에 재주없는 걸 모두 어떻게 아셨을까나.

오늘 밤, 아니 새벽 한 시 넘어 이벤트 엽서 들어온 거 있나 궁금해서 들어왔더니 즐찾수가 두 명 준 게 눈에 띄었다. 낫살이나 먹어갖고 아이스박스 자랑이나 하고 걸핏하면 이벤트나 하고......이렇게 생각하고 눈살 찌푸린 분이 계셨나보다.  글쎄, 나도 지금 달려들어서 고민하고 풀고 해야 할 인생의 문제가 산적해 있는데 왜 이러고 있는지 모르겠다. 누가 알고 있는 사람 있으면 좀 가르쳐줄래요?

KBS 1 TV 독립영화관에서 본 다큐영화 < 죽음의 얼굴>을  어제 오후 다시 한 번 가서 보았다.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는 것이 스스로를 자유롭게 한다.

너무나 뻔한 말인데  주시라는 노인이 죽기 직전에 한 이 말도 또 새삼스레 가슴을 친다.

--사소한 일에 불평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화가 나요.

동영상을 퍼다놓고 일주일에 한 번씩 죽음의 얼굴을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노파님, 그런 방법 찾아보면 없을까요?)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죽음 관련 영화 보고 엄숙한 표정을 지은 지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남편과 통화중에 사소한 일로 있는 대로 신경질을 부리고 말았으니......  아아, 몇십 년인가! 좋은 책이나 영화를 보고 흡수한 에너지나 좋은 말씀들을 십분의 일만 잘 소화했어도 이런 인간이 돼 있지는 않을 텐데......

아무튼 서재 1년 축하해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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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 2005-06-21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해요^^ 로드무비님 벌써 1년이군여.
전 더 오래된줄 알았다는.ㅎㅎㅎ

nemuko 2005-06-21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벌써 1년이군요... 축하드려요^^
로드무비님만 그런 생각 하시는 거 아닐거 같아요. 저만 해도 멍하니 알라딘에서 배회하는 시간이 너무 길어 도리어 저의 현실과는 괴리되는 기분을 자주 느꼈거든요. 당연히 해야할 일도 제대로 못하고. 중독을 끊어 보자 싶어 요새는 서재 잘 안 돌아 다닙니다. 글도 안 쓰려고 하고, 가급적 댓글도 자제하려 하는 중이고... 다른 분들도 비슷하실 거 같아요. 그러니 무심해졌다 생각하지 마시고, 다들 중독 탈출을 위한 노력중이라 생각하시면 어떨까요^^
어쨌거나 로드무비님을 알게 되서 참 좋았던 1년입니다.

물만두 2005-06-21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딸기엄마 2005-06-21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쁜 날(박수 두 번 짝짝) 좋은 날(박수 두 번 짝짝)
우리에게 로드무비를 보내 주신 날
축하해요 축하해요 축하해요
일주년을 축하해요~
이 노래 율동도 있는데 보여드릴 수 없어 안타까운 지우개~

ceylontea 2005-06-21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 1년 축하드려요..
저도 그 심정 잘 알지요... ^^
저도 로드무비님 알게 되어 좋았어요..

▶◀소굼 2005-06-21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근데 1년 밖에 안되셨어요? 더 오래되신 것 같은데^^;

urblue 2005-06-21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뭐 로드무비님 사는 모습을 부러워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거 알아주세요.
그리고 로드무비님과 이렇게 저렇게 보낸 '거의' 일년, 즐겁고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서재 1년 축하드려요. ^^

chika 2005-06-21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히~ 그게 다 그런거지요, 머~
(컴이 안되어 저녁시간엔 전혀 못들어오니 중간 얘기가 뭔 얘긴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서재 1주년 축하해요~ 저도 로드무비님을 알게 되어 무지 기쁜 사람들 중 한명이라구요~ ^^

비발~* 2005-06-21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근이죠~ 축하드리고말고요~

여러사람 기쁘게 해주신 로드무비님의 서재 1주년 축하드립니다~~~

비로그인 2005-06-21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림돠, 아이스박스 자랑..아, 그런게 생활에서 느끼는 풋풋함 같은 건데..그런 소소한 이야기가 더 좋쟎아요. 즐찾, 신경쓰지 마세요. 전 작은 것에도 정겨운 눈길을 보내시는 로드무비님의 자잘한 일상이 좋아요!

로드무비 2005-06-21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발~*님, 오랜만이에요.
너무너무 반갑습니다. 그 신기한 서재 사진 구경 갈게요.^^
치카님, 호호 말씀이라도 고맙!
컴은 빨리 사세요!^^
블루님, 이렇게 저렇게 '거의' 1년.
내년엔 또 어떤 모습의 만남이 될지......^^
소굼님, 제가 워낙 설쳐서 좀 오래 된 것 같죠?ㅎㅎ
실론티님, 그 심정 잘 안다고 말씀해줘 고마워요.^^
지우개님, 율동 보여주세요.ㅎㅎㅎ
물만두님, 고마워요.^^
네무코님, 사실 우리 모두의 이야기죠.(물귀신 작전^^)
새벽별님, 달랑 장미 한 송이!
열 송이 정도 그림은 없습디까?ㅎㅎㅎ
실비님, 그게 말입니다. 제가 좀 설치다보니 그렇게 느껴진단 말씀.^^

로드무비 2005-06-21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돌이님, 아 그거 신경 안 쓰는 지 저도 한참 됐습니다.
(그래도 조금은 쓰이지만;;)
그러니까 복돌이님은 제가 아이스박스 같은 거 얼마든지 자랑해도
괜찮다는 말씀이쥬?^^

로드무비 2005-06-21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 희귀성도 좋지만...... 딴 거 좀 대령해 보시라요.^^

바람돌이 2005-06-21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해요 로드무비님! 1년 후엔 저도 같은 멘트를 날리죠

울보 2005-06-21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장미 한송이로 축하를 드립니다,

일주년이잖아요,

이 장미가 계속 늘어날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 뵐수 있는거지요,

일주년을 축하드리면서 앞으로도 더 많은 이야기 들려 주세요,,

 


숨은아이 2005-06-21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그러고 보니 로드무비님이 저보다 두 달 정도 늦게 서재를 만드셨네요. 근데 왜 저보다 더 오래오래 터잡고 저를 기다리신 듯한 기분이 들죠? ^^ 자아, 로드무비님께 호박이 덩굴째!




stella.K 2005-06-21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 아이님 저 호박그림 맘에 들어요. 호박이 넝쿨째...! 축하해요 로드무비님.^^

조선인 2005-06-21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맛, 말도 안 되요. 겨우 1년만에 30151을 달성하다니. 부러워서 눈흘길래요. 히히

8430151


oldhand 2005-06-21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1년이 넘어도 여전히 썰렁하기만한 제 서재에 비하면 이 곳은 정말 정분이 넘치는 곳이어요. 이게 다 로드무비님의 인덕 때문이겠지요. ^_^

hanicare 2005-06-21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참.솔직담백 아니 솔직화끈한 로드무비님의 서재1주년을 읽으니 어째 내가 이거 썼나하는 착각이 들 정도군요.냉장고에 들어있는 음식은 다 달라도 냉장고냄새는 어느 집이나 비슷하듯이..서재내부의 냄새도 비슷한 것인가,,,

검둥개 2005-06-21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 일년을 축하드립니다 ^^ 짝짝짝. 계속해서 좋은 글 많이 써서 올려주세요.

2005-06-21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매번 글만 보고 갓는데 축하의 메시지는 남겨야될것 같아서....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로드무비 2005-06-21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검정개님, 고맙습니다. 먼저 말 걸어주셔서......^^
하니케어님, 이걸 님이 썼나 착각할 정도였다니 기분 좋네요.
살림의 냄새, 거기서 거기죠?
(그래도 님은 뭐가 달라도 좀 다르실 듯.^^)
올드핸드님, 별 말씀을요.
요즘 콩주가 얼마나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지 다 아는데요.^^
인덕이라니 고맙습니다.^^
조선인님, 깜찍하시긴......^^
스텔라님, 올 가을엔 신랑이라는 호박이 넝쿨째 님께 굴러들길 바랍니다.^^
숨은아이님, 호박 좋아하는거 어찌 아시고.
너무 고맙습니다.^^

산사춘 2005-06-21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일년밖에(?) 안되셨는데 사람들과 저에게 십년짜리 기쁨을 주셨군요.
그리고 '자기모멸감+될대로 되어라!' 그 느낌... 매우 친근합니다. 특히 최근에요.
(그래도 로드님은 알라딘 개근이시잖아, 어디다 비교해, 춘!)
다른 업무에 지장을 줬을진 몰라도 알라딘에 남기신 업적 길이길이 남을 겁니다.


로드무비 2005-06-21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보님, 고마워요.
앞으로도 류랑 마이 도러 이야기 나누면서 친하게...^^
바람돌이님 1년 후 같은 멘트 기대할게요.^^
나무늘보님, 어머! 모르는 분의 인사를 다 받네요.
저도 놀러갈게요, 고맙습니다.^^

아영엄마 2005-06-21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저도 축하드립니다~~^^

날개 2005-06-21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 1주년 축하드려요..^^  여러사람 서재중독 상태로 끌어들이더니..  자기 혼자 중독 탈출 해버리면 어떡해요~~~! 헹~ ^^

여하튼 로드무비님 바라보며 서재 생활 하는 사람 여럿 있으니까 알아서 하세요~~흐흐~






로드무비 2005-06-21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사춘님, 저 님 무지 좋아하는 거 아시죠?
(내가 꼭 마태우스님 흉내내는 거 같네요.^^)
그리고 절대 저처럼 되지 마세요. 알아서 하시겠지만......

로드무비 2005-06-21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그게 다 저도 서재 선배(수니나라님 등)들의 지혜를 본받아.....
그런데 추천은 했수?^^
아영엄마님, 고새 이미지 바꾸셨군요. 산뜻하네요.^^

水巖 2005-06-21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서재 1년 축하합니다. 어제 제 이벤트 참 재밌었는데 오시지 않구...

로드무비 2005-06-21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암님, 죄송합니다. 제가 잠깐 가봤는데요. 모르는 문제가 대부분이어서요.
좀 바쁘기도 하고 인사도 못 드리고 나왔답니다.^^

클리오 2005-06-21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 1년 축하드려요... 호호.. 맡은 일이나, 집안일의 꼴은 다 비슷하지요... ^^;

잉크냄새 2005-06-21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 6월말이면 알라딘 2세대 이시겠네요.^^
서재 1주년 축하드려요.

마태우스 2005-06-21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계 입문 일년만에 알라딘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 되어버린 로드무비님이 서재 창설 1주년을 맞았다. 많은 사람들이 와서 축하해 줬으며, 축하행렬은 수백미터에 달했다. 하지만 단 한사람은 오지 않았다. 그의 이름은 부리였다. 그는 축하를 하지 않는 것일까? 그것이 궁금하다'
로드무비님, 축하드립니다

날개 2005-06-21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추천하러 다시 왔어요.. 저 이쁘죠~

panda78 2005-06-21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서재 1주년 정말 축하드려요-! ^^
그러고보면 로드무비님 서재 시작하시고 얼만 안되서 인사드린 것 같네요. 슈렉 체스였던가.. 아니 그 전이었던가? 그땐 스따리님이랑 새벽별님이랑 밀키웨이님이랑 다들 즐겁게 놀았는데.. 참 세월 빠르네요. ^^;
저는 로드무비님보다 한 3개월정도 빨리 시작한 거 같은데.. 저는 왜 이 중독에서 헤어나질 못하는 걸까요. ;;;

마냐 2005-06-21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헷. 10년까지는 아니구....한 3년 지기 같아요. 기분은..ㅋㅋ
정말 축하드려요. 이렇게 인연 쌓으면, 주하 교복 입고 학사모 쓰는거 까지 보게될까요...(에요. 징글징글..ㅋㅋ)

로드무비 2005-06-21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냐님, 그렇게 되면 좋겠네요.
저도 서영이 준영이 커가는 모습 오래도록 보고 싶어요.
님 멋진 모습도......
판다님, 그러고보니 저도 엄청 성장(?)했습니다.
판다님 방의 방문객 수를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전 이 모든 게 슈렉 체스판 때문이라 생각해요.^^
날개님, 추천하러 왔다가 또 잊고 그냥 가셨구만 뭘.^^
마태우스님, 그렇게 어마어마하게 말씀하시면 안돼죠.
안 그래도 교만한 인간 더 기고만장해질 텐데...걱정.
그런데 부리님은 정말 왜 안 보이시는 걸까요?
엽서 쓰고 계신 것 아닐까요?^^
잉크냄새님, ㅎㅎ 1세대, 2세대가 있나요?
님은 어떻게 되시는데요?^^
클리오님, ㅎㅎ 그렇겠죠?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조금 안심이 되긴 합니다.^^

날개 2005-06-21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까 분명히 눌렀었어요...ㅠ.ㅠ 알라딘 이상해~

sooninara 2005-06-21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그리고 알라딘으로 인한 정상생활 불가능이야..누구나 겪는거고..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편하게 알라딘 할날이 오겠죠?
연애도 불타오를때가 있고 결혼해서 살다보면 시들해서 권태기도 오고..그러다 극복도 하게 되고..알라딘 사랑도 그렇지 않겠습니까?ㅋㅋ
로드무비님..즐찾주는것은 신경 쓰지마시고.편하게 무시하자구요^^
이주년 기념 이벤트 하실거죠??내년에요...

플레져 2005-06-21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축하~~ 로드무비님의 툇마루 같은 서재, 참 좋아요 ^^

난티나무 2005-06-21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더 오래 되었다고 생각했었어요...^^;;
축하드려요~~
(저 위에, 비발님 이미지 바꾸신 거 보고 한참을 웃었어요~^^)

stella.K 2005-06-21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저에게 쓰신 댓글보고 뒤집어 지는 줄 알았습니다. ㅋㅋ. 고맙습니다.^^

어룸 2005-06-21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짠! ^^



스왈롭스키크리스탈케익임돠!!

로드무비님을 알게되어서 저에게도 기쁜 1년이었어요^^


인터라겐 2005-06-21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벌써 2달이란 시간이예요.. 감색땡땡이 원피스의 추억을 읽으면서 로드무비님 글에 반한지요...
무지 무지 축하드리구요.... 제가 할수 있는건 마구 마구 누르는거 밖에 없다니깐요... 아시죠...!!! 앞으로도 좋은글 많이 써주시구요... 로드무비님 책내시면 전 당근 바로 삽니다요...

Phantomlady 2005-06-22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축하드려요.. 댓글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달렸네요..
요즘 뜸하시다 했더니 바쁜 일이 생기셨군요..ㅎㅎ
이벤트에 참여하고픈 마음이 굴뚝같지만
아이디어의 빈곤으로 흑흑흑..

니르바나 2005-06-22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로드무비님의 서재활동을 극명하게 대변하고 있는 듯한 사진 한 컷을 발견하였습니다.

귓밥봐라 하며 후비는 주하어린곰과 편하게 누워있는 로드무비 어미곰의 모습 아닙니까.

앞으로 도래할 1년동안 서재밑천의 8할은 주하양이 댈 것같은 묘한 예감까지 듭니다...

로드무비님의 서재활동 1년을 니르바나가 축하드립니다.


로드무비 2005-06-22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니르바나님, 이 멋진 그림을 엽서로 좀 올려주시잖고요.
아깝습니다, 저만 보기가!
서재 밑천은 아직 끄떡없으니 마이 도러는 좀더 나중에 활약을 하겠지요.ㅎㅎ
니르바나님이 축하를 해주시니 서재 1년이라는 중간점검 페이지가
완성이 되네요.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친구가 돼 주세요.^^
스노드롭님, 저 삐졌어요.
엽서 한 통 보내기가 뭐 어렵다고.
아이디어의 빈곤이라니 흥=3입니다요.=3=3
(애정이 식은 게야!^^)
따우님, 고마워요.^^
인터라겐님도 마찬가지.흥=3
투풀님, 스왈롭스키 크리스털 케이크 고맙습니다.
ㅎㅎ신기하네요. 그런 게 있다니!^^
스텔라님, 꼭 그렇게 되면 좋겠어요.^^
난티나무님, 비발~*님 이미지 정말 재밌죠?
전 일부러 가서 구경꺼정 하고 왔답니다.^^
플레져님, 툇마루 같다면 옆에 걸레 담은 통이랑 요강이 있어야겠구만요.^^
수니나라님, ㅎㅎ 2주년 이벤트는 내년이 돼봐야 알 것이고 아무튼 저는
수니나라 선배님의 뒤를 잘 따르겠습니다.^^


Phantomlady 2005-06-22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헉, 저 여태 그 어떤 이벤트도 참여를 못 했어요..
제 애정을 의심하지 말아주셔요.. ㅜㅜ
 
벼랑에서 살다
조은 지음, 김홍희 사진 / 마음산책 / 2001년 2월
품절


--작은 언덕배기 동네, 사직동에 그녀가 산다. 주워온 개와 더불어 독신으로 살고 있는 시인 조은의 삶.(표지의 글)

1960년생 시인 조은.
2001년, 이 책이 나오자마자 사서 읽었는데 질투심이 뭉글뭉글 피어올랐다. 왜냐하면 나도 인생의 꽤 긴 시기를 북아현동이라는 허름한 골목 낡은 한옥에서 살아본 적이 있었고 이 책에 실린 글과 사진들은 바로 나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질투심을 느끼는 건 아주 드문일인데......

--어둠 속에 섬돌처럼 떠 있는 불빛들을 딛고 가면, 자신이 불을 밝혀야 할 작은 집이 있다.

그림동화 <나의 사직동>처럼 이 책의 배경도 한옥이 유난히 많은 광화문 근처 사직동. 나는 능청스럽게 시인의 책 포토 리뷰에 나의 북아현동 이야기를 섞어 보련다.
남동생과 둘이 자취를 하던 때 바로 저 사진 속 골목의 낡은 2층집에서 2년 정도 살았다. 그 전에 살던 한옥이 헐리게 되었던 것.
살림은 빌린 리어카로 세 번 정도 나르니 끝!
한옥의 욕심 많은 주인 할머니는 자신이 10년이나 쓴 조그만 하이콜드 냉장고를 아주 싼 값이라며 내게 팔아먹(!)었는데 알고보니 새것에서 몇만 원 정도 빠진 금액이었다.
아무튼 새로 옮긴 단칸방, 세탁기도 없이 주워온 책상과 비닐옷장이 살림의 전부였던 때 여동생 부부가 서울에 놀러왔다가 우리 사는 꼴을 보고 기겁을 하여 집에 내려가 아버지를 졸랐다. 그리하여 단독 2층으로 이루어진 이사.
그때 여동생은 나보고 미련하기가 곰같다고 했던가!

--솜이불과 덧신, 체온이 낮은 사람이 자고 일어난 티가 난다.
(사진 설명 74쪽)

--내가 사는 곳은 인왕산 밑이고, 내 방에서는 대통령이 사는 청와대가 은사시나무 사이로 잘 보인다.
오늘 새벽 나는 너를 생각하며 인왕산에 올랐다. (...)나는 인왕산에 올라 세상과의 편안한 거리감을 얻는다.
그곳에서 도시를 내려다보면 나를 둘러싸고 있는 일들이 큰 가닥으로 보이고, 내가 당면한 문제의 핵심을 볼 수 있어 좋다.
산은 언제나 물통을 지고 제속으로 드는 사람들을 출구처럼 드러내며 침묵하고 있다.(46쪽)

수녀의 방처럼 침구가 소박하고 정갈해 보인다. 이 책을 썼을 때 시인의 나이 마흔 살 부근.

--길보다 낮은 집들(사진 설명 87쪽)

결혼식을 코앞에 두고 방을 구하던 때 합정동 너훈아가 함께 살던 골목 다세대 지하의 방이 났길래 구경 갔다. 그런데 그렇게 독특하고 멋진 가구며 인테리어라니!
무슨 사연으로 그 좁은 곳에 임시로 살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그 방의 안주인은 여배우를 능가하는 미모의 세련된 여성이었다.
6천만 원에 가구까지 몽땅 주겠다고, 자기는 곧 미국에 살러간다고 하는데 살림살이까지 몽땅 준다고 하고 그것이 보통 고급스러운 게 아니어서 나는 구미가 동했다. 그때 우리의 예산은 3천 5백만 원 정도. 돈을 좀 빌려 그 지하방을 사자고 남편을 졸랐으나 남편은 들은 척도 안했다.
그때 무리해서 그 방을 샀더라면 몇 년 뒤 전세금을 홀랑 날리지는 않았을 텐데...
나는 이상하게 한번 본 그 반지하 집이 가끔 생각난다. 지하든 반지하든 그 이후 돌아다녀본 다른 집들은 너무 어둡고 지저분했는데......



--은이 태릉집에서 사직동으로 홀로 나온 이후에 은이 살았던 몇 개의 방을 나는 알고 있다. 모든 것이 적절치 못한데 햇살만은 찬란히 방안으로 쏟아져 들어와 낮잠을 잘 때면 모자를 쓰고 자야 했던 방에서부터... 그리고 지금 추운 채송화처럼 옹송거리며 살고 있는 방까지.
(...) 은이 방이 사직동에 없었다면 내 서울 생활은 꽤 적막했으리라.
(소설가 신경숙의 발문)

신경숙, 황인숙 시인, 김형경 등이 제 집처럼 드나들었다는 시인의 사직동 집.
'마음산책'의 발행인 조은숙 시인이 이 집에 놀러왔다가 그 고졸한 골목과 집, 친구가 사는 모습에 반해 책을 기획하게 된 것이라니 재밌다.

(보라색 티셔츠 입은 이가 시인 조은, 맞은편은 신경숙. 클릭해서 큰 사진으로 보세요^^)

--인간의 뇌세포처럼 굴곡이 진 지붕 위의 세계를 응시하다 보면, 눈썰매를 타고 비탈길을 내려갈 때처럼 가속도가 붙으며 순식간에 발치에 와닿는 기억들이 있다.(112, 113쪽)

북아현동 한옥에 살던 어느 해 겨울, 눈이 몹시 내려 기와며 담벼락이며 눈으로 소복소복하고 그 풍경이 너무 좋아 방문을 열고 앉아 마당을 내다보았다. 갑자기 담배가 피우고 싶어 지갑을 뒤져보니 달랑 200원뿐.
풀빛출판사 뒷골목의 구멍가게에 가서 200원을 내밀고 백자라는 담배를 샀던 기억. 그나마 너무 독해서 한 대도 제대로 피우지 못했다.

--혼자 살다 보면 십자드라이버의 다양한 용도를 알게 된다. 내가 직접 달아놓은 옷걸이.(144쪽)

시인 조은의 이 벼랑의 기록은 참 매혹적이다. 생각해 보면 인생에 '과도기' 아닌 때가 어디 있으며, '벼랑' 아닌 곳이 어디 있겠는가.
이 책을 읽었을 때는 나는 한 아이의 엄마였고 비록 전세지만 꽤 넓은 집에 살고 있었는데 사직동, 그녀의 벼랑이 너무 부러워 눈물이 날 뻔했다.
그리고 몇 년 뒤 오늘, 이 책을 오랜만에 꺼내어 읽어본다.

(이 책은 본격적인 사진집은 아니며 사진작가 김홍희 씨가 찍은 동네 골목과 그녀의 집 풍경들이 조그만 사진으로 시인의 다감한 산문과 함께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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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antomlady 2005-06-16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로리뷰를 읽고 질투심을 느끼는 건 아주 드문일인데......
저도 갖고 싶어져서 낼름 보관함에 넣었습니다
조은, 이라는 시인 궁금합니다

로드무비 2005-06-16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노드롭님, 200원 들고 백자 담배 사러 나가던 때가 아마
지금 님의 나이였던 듯.
시도 읽어봤지만 이 산문집은 더욱 괜찮습니다.^^

urblue 2005-06-16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쩜 로드무비님의 청춘엔 그리 많은 사연들이 있는지요.

숨은아이 2005-06-16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자... 농활 갔을 때 공기 맑은 중에는 그렇게 맛있었는데, 서울 하늘 아래에선 도저히 못 피울 맛이더군요. ^^

로드무비 2005-06-16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 아무리 마셔도 취하지 않고 꽁초도 맛있었죠?ㅎㅎ
블루님, 어, 이 페이퍼엔 사연이라 할 만한 거 없는데......
대강 읽었죠?^^

urblue 2005-06-16 1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까지 쓰신 페이퍼들이랑 이거랑 합해서 말씀드린겁니다. ^^

내가없는 이 안 2005-06-16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청자는 맛을 봤는데 백자는 맛을 못 봤어요. 그렇게 독한가요? 서울 하늘 아래선 못 피울 맛이라니... (아니 이건 숨은아이님 글이네 ^^) 그런데 로드무비님 책도 나왔으면 싶어요. 그리고 미련하기가 곰같다는 말은 틀린 거예요. 가난도 안주 삼아 청춘을 보낸 것일 터인데. 안 그려요? ^^

히피드림~ 2005-06-16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소한의 것들만 누리며 미니멀하게 사는 삶, 때론 꿈꾸기도 하지만 저는 가족이 있는 사람이라 그런지 욕심만 목구멍 바로아래까지 차올라요...

비로그인 2005-06-16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자의 사진 설명과 로드무비님의 삶이 뒤섞여, 더욱 정겨워요. 구수한 숭늉을 마시는 듯한 느낌..

비로그인 2005-06-16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본격적인 사진집보다 이런 뭔가 허름한 것이 더 좋아 보여요. 저는 좀 전에 담배 사려고 나갔는데 보니, 돈을 뽑아놓지 않아 외상했답니다. ^^ 백자 담배하니까 도라지가 생각나네요. 할머니들 전용 담배 같은 도라지, 저는 가끔 도라지를 피웁니다. 몸도 마음도 가벼워지는 도라지 담배. ^^

로드무비 2005-06-17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파님, 젊은 사람이 허름한 것 좋아하면 안되는데...ㅎㅎㅎ
도라지만 피우던 어떤 사람이 생각나네요.
난 좀 이상하던데.
오늘 잊지 말고 외상값이나 갚아요.^^
(좋은 동네 사시넹!)
복돌이님, 저 숭늉 좋아해요.
200원 들고 담배 사러 나간 이야기 마음에 드셨나보다.
노파님과 하여간 잘해보시랑께요.^^
punk님, 최소한의 것, 심플...저도 항상 생각하는데
책이며 쓸데없는 물건들을 미친 듯 사들이는 두 얼굴의 여자가
제 속에 있습니다요.^^;;;
이 안님, 에잉? 청자, 그 누런색 담배갑이 생각나네요.ㅎㅎ
그리고 가난을 안주삼은 건 아니었지만 자기자신에게 도취가 돼 있어서요.
내 사는 게 그렇게 꾸지리한 모습인지 몰랐습니다.
왜 그땐 다들 그랬잖아요.
자기를 엄청 구박하면서도 자기를 특별한 존재로 여기고......
블루님, 어쩌면 제가 글을 너무 잘 써서 별 이야기 한 것도 없는데
사연이 많은 걸로 착각하는 것인지도 몰라요.=3=3=3

Phantomlady 2005-06-17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로드무비님이'너무 잘 써서' 리뷰 빼고는 별 이야기도 없던데 책임지세요 ^^ 어제 서점 가서 '벼랑에서 살다' 있느냐고 찾아달라고 해서 읽고 왔어요. 생각보다 참 심플한 책이더군요 군더더기 없는 삶이 보였습니다. 언젠가는 사서 읽을 날이 오겠죠.

니르바나 2005-06-18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도시의 뒷골목에 들러붙은 눈이 가슴에 많이 남는 것은
로드무비님이 그려주신 부산 '나의 연산동'과 함께 제 어린 시절의 추운날의 초상이 삼중주로 울려대는 이유일겝니다.
짧은 글과 사진이 감동적이었던 기억이 되살아나는군요.
안녕하세요. 로드무비님
저는 요즘 오뉴월에 개도 앓지 않는다는 목감기로 빌빌거리고 있습니다.
빌려주신 책 '출가'를 가만히 앉자 읽고 있습니다.
동시에 알라딘서재에 올라오는 지인들의 글을 함께 읽으면서요.
새삼 사는 일에 몇가지 역할을 멋지게 소화하시는 로드무비님의 모습에
감탄절탄하고 있습니다.
어릴적에 영화관에 가지 않던 사람들을 이상하게 여기던 적이 있습니다.
어느 새 제가 그 모냥으로 살고 있음을 보며 슬며시 웃었답니다.
......
밝은 날 알려주신 것 감사드립니다. 로드무비님

로드무비 2005-06-18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니르바나님, 저의 연산동을 기억해 주시니 너무 고맙습니다.
전 시시껄렁한 할 이야기가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아유, 그나저나 목감기 좀 차도가 있는지요?
저도 얼마 전 슬쩍 지나갔는데......
목 아프면 인생이 얼마나 괴로운데요.
그리고 저는 최소한의 집안일만 하고 서재활동도 게으르고
요즘 뭘 하는 인간인지 모르겠어요.
몇 가지 역할 감탄절탄하신다니 당치도 않은 말씀입니다.
아무튼 목감기 빨리 나으시고요.
이 눈부신 계절을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니르바나님.^^

로드무비 2005-06-18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노드롭님, 심플하고 군더더기없고, 그러면서도 시인의
어떤 고집이 느껴지는 책이었습니다.
전 그런 종류의 고집 좋아합니다.
<벼랑에서 살다>는 선물 주고받기 좋은 책이에요.
친한 친구에게 선물해 달라고 조르세요.^^

비로그인 2005-06-21 0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사진 속의 저 빨간 건 뭐래요? 보라는 건 안 보고 어만 것만 보는 복돌..

로드무비 2005-06-21 0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고래 모양 펀치 되겠습니다.
책장 넘어가지 말라고......^^
(최근 마이 도러 페이퍼에 이 펀치 등장하는데......)

2005-06-24 01: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은 인연을 알면 괴로울 일이 없다
법륜 지음 / 정토출판 / 200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자기계발서 혹은 처세학 책들을 어쩌다 읽게 되면 나는 공포에 휩싸이게 된다. 그런 책들에 의하면 나는 이 세상에서 절대 성공 못할 유형의 인간이고 실패할 확률 99프로의 인간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살펴봐도 나에게 꼭 가야 할 길은 없고, 무슨 일이 있어도  이루어야 할 일은 없다. 목표를 세우고 자신의 인생을 시분초로 쪼개어 뭔가 생산적인 일에 매진하라는 그 책들의 충고는 나에겐 하나도 씨알이 먹히지 않는다. 

--과잉의욕은 소망한 바를 불가능하게 한다!

웃기게도 나는 20대 초반에 수첩 맨 앞장에 과잉의욕에 대한 경구를 적어가지고 다녔다. 책이나 영화, 맛난 음식 외에는 세상에 아무것도 관심 없었으면서......

얼마 전 읽은 화가 노은님의 <내 짐은 내 날개다>에 보면 인상적인 장면이 있다. 어릴 때부터 부끄러움이 많아 남 앞에 나서는 거라면 쥐약인 화가가 어쩌다 교수가 되고보니 세미나 같은 데도 나가 청중 앞에 앉아있어야 하는 일이 생겼다고......요리조리  피해 다니다가 어느 날 꼼짝없이 주최자에게 잡혀 세미나장에 끌려갔는데 청중석을 보니 어떤 할아버지 기자가 수첩을 펴놓은 채 코까지 골며 주무시고 있더라는 것이다. '아니, 나를 바라보고 있기는커녕 저렇게 엎어져 자는 사람도 있는데 내가 쫄 것 없잖아!' 그 깨달음 이후 화가는 아무리 많은 사람들 앞에 서게 되어도 떨지 않게 되었다고.

깨달음은 천둥번개 소리를 동반하고 요란하게 오는 것이 아니다. 방금 예를 든 화가 노은님의 경우처럼 슬그머니 소리소문도 없이 올 때가 있다. 그것은 우리의 누추한 일상 속에 매복해 있다가 어느 날 문득 짠~하고 나타난다.

--깨달음의 세계는 더러운 것을 버리고 깨끗한 것을 취하는 세계가 아니라, 본래 더럽고 깨끗함이 없는 줄 깨친 까닭에 버릴 것도 취할 것도 없는 세계입니다.(114, 115쪽)

진지한 인간들이 흔히 자부심으로 삼는  분별력이나 노력, 의지도 크게 대수로울 것이 없다는 말이다.

<지은 인연을 알면 괴로울 일이 없다>는 정토회 설립자인 법륜 스님의 법문집으로 법회에 참석한 사람들의 갖가지  질문을 즉석에서 대답하신 것이다. 수행에 관련된 심오한 질문들도 있지만 즉석에서 이루어지는 질문답게 가령  "이 남자랑 헤어질까요, 말까요?"하는 식의 원초적인 인생상담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스님의 입술에서  흘러나오는 답변이 얼마나 선선하고 심상한지 귀를 기울이다보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고 문제가 스르르 풀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인생이란 그냥 사는 것입니다. 서로 따뜻하게 해주다 보면 정이 들고 고맙고 눈물이 나고 이래서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입니다. 사는 것은 뭐 특별한 게 아니라고 생각하고 살면 거기서 정이 나고 그러는 것입니다.(25쪽)

마흔여덟 살에 장애가 있고 장가도 안 간 시동생이 자꾸 부아를 돋워서 괴롭다는 어느 여성의 질문에 대한 답변은 다음과 같다.

--화를 내지 말아야겠다고 참아서는 안 됩니다.보살님은 뭐든 참고 억누르고 그러지요? 잘해야겠다고, 참아야겠다고 결심하는데 결심하거나 참는 것은 수행이 아니에요. (...)그에게는 문제가 없어요. 그는 잘못이 없어요. 그는 그렇게 생겼고, 그렇게 말하고, 그렇게 행동할 뿐입니다. 그것을 보고 내가 내 이해 관계나 내 편리에 사로잡혀서 상대를 문제 삼는 거란 말이지요. 문제를 삼아 놓고는 참는다고, 빈다고, 운다고, 결심한다고 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요.(47쪽)

정말 명쾌한 결론이 아닐 수 없다. 세상에서 구르다가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어두워지고 경계에 끄달리는 사람들은 이런 법문집을 머리맡에 두고 가끔 꺼내어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이 책을 선물해주신  님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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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5-06-10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신있게 살기를, 늘 바라는데... 늘 어렵네요.
그 무한한 空의 세계에 들어가야지 하면서도 들어가는게 또 두렵다지요.
이래저래 어려운 수행의 길입니다 ^^

로드무비 2005-06-10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소신이 없으면 또 그대로 살라는 것이 스님의 말씀입니다.
못난 대로 부족한 대로 받아들이고......님도 이미 아시는 이야기잖아요.
아무튼 법문집은 처음 읽었는데 참 좋네요.^^

히피드림~ 2005-06-10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로드무비님은 다른 알라디너들에게 책 선물을 많이 받으시는 것 같아요. 하긴 이벤트를 통해 님도 그만큼 다른 분들에게 베푸니까요^^
님의 리뷰보니까 생각나는데요,예전에 성철스님 돌아가셨을때 몸에서 사리가 많이 나왔잖아요. 근데 소소한 차이를 두고 돌아가신 어떤 이름없는 할머니 보살님의 몸 속에서 성철 스님 것 보다 더 많은 사리가 나왔데요. 거의 한가마니가 나왔다는... 그 할머니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유명한 분도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성불을 한거죠.

서연사랑 2005-06-11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같은 사람을 위한 책이네요.
까닭없이 세상을 향해 부아가 치밀고,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데 혼자서 '내 탓은 아닐까' 걱정하는 저같은 사람.

야클 2005-06-11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절에는 가끔 가면서 불경이나 스님들이 쓴 책은 거의 안 읽어본 것 같아요. 기껏해야 법정스님책 정도... 기억해뒀다가 한번 읽어보렵니다. ^^

로드무비 2005-06-13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 법문집은 저도 처음인데 옆에 두고 자주 읽는 것도 좋겠다 싶었어요.^^
서연사랑님, 저같은 이를 위한 거죠.
세상 이치를 짐작할 것 같은데 몸과 마음이 따로 놀고 혼란스러운.
가끔 부아가 치미는 건 저도 같네요.^^
펑크님, 사실 따져보면 책이든 마음이든 주는 만큼 받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엄정한 세상이라는 거죠.
그리고, 그래서, 사리에 대한 신화는 이미 깨지지 않았나요?^^
새벽별님, 안녕하세요? 처음 뵙는 분인데 낯이 익습니다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