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뺄셈 - 버리면 행복해지는 사소한 생각들
무무 지음, 오수현 옮김 / 예담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덜어냄의 미학, 행복한 삶을 위하여 <오늘, 뺄셈 - 무무>

 

 

 

 

 오늘, 우리는 덧셈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허우적댄다. 나에게 많은 것을 더해야, 그제서야 풍족한 기분을 느낀다. 계속되는 덧셈에 지칠 때쯤 후회가 밀려온다.

이런 세상에 대해 어디사는, 누구인지도 알지못하는 무무(木木)라는 은둔형 작가가 짤막한 에피소드들로 그의 뺄셈의 철학을 독자에게 들려준다.

 

 

 

 

 '버리면 행복해지는 사소한 생각들'. 에피소드들은 사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일상의 이야기들로 되어 있다. 나도 모르게 지나치고 있는 일상의 문제들, 고민들에 대해서 작가는 교훈과 생각할 여지를 동시에 준다. 인생이라는 길을 걷고 있는 우리가 만나는 이 답 없는 고민들은 흔하디 흔한 이야기들이라 여겨질 수 있지만, 때때론 답을 내지 못해 실패하고 후회하는 것들이다. 시종일관 '빨리 빨리'의 세상에서 우리가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뺄셈'이라고 작가는 이야기한다. 그가 말하는 뺄셈의 미학에서 요점은 지나간 것에 미련을 남기지 않는 것이다. 매일 지나간 것에 후회를 거듭하는 나에게 '미련'을 없애는 것이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행복한 인생을 만들기 위해서 하나하나 빼나가는 습관을 기른다면 마음만은 충만해지지 않을까.

 

지금 덧셈으로 지친 세상에서 내가 하나씩 빼나가보자. 그러다보면 언젠가 균형(=)이 맞춰진 내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 덧셈으로 가득 찬 세상은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 가늠할 수 없게 만든다. 비워야 채울 수 있다는 단순한 진리는 온갖 물욕에 가려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되었다. (7p)

 

- 우리의 삶을 이루는 근간인 '어제'란, 따지고 보면 이미 쓴 돈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반면 '내일'은 아직 계좌에서 찾지도 않은 돈이다. 내일이 오면, 또 내일이라는 하루를 우리 인생 계좌에서 빼내야 하지만, 그것은 내일의 일일 뿐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내일 예정된 뺄셈'을 미리부터 걱정하며, '어제'에 대한 미련과 근심에 빠진다. '어제'가 이미 쓴 돈이고 '내일'이 아직 은행에서 찾지도 않은 돈이라면 '오늘'은 가장 가치가 높은 '수중의 현금'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오늘'이라는 현금을 아낀다고 해서 인생 계좌의 잔액이 늘어나는 일은 없다. 자정이 지나면 아무 곳에도 쓰지 못한 채 무의미하게 사라지는 현금이 바로 '오늘'일수도 있는 것이다. (47p)

 

- 뺄셈과 덧셈은 단지 균형을 맞추기 위한 일반적인 수단일 뿐이다. 남을 위한 배려는 일단 '뺄셈'이지만, 그것으로 인해 자신에게 돌아올 만족감은 '덧셈'이며 결국에는 '균형'이다. 대가를 기대하지않고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은 봉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자신의 인격을 닦을 좋은 기회를 만드는 것이기도 하다. (56p)

 

- '비움'은 과거를 부정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과거에 품었떤 것들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새로운 환경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호흡을 할 때, 먼저 날숨으로 묵은 공기를 뱉어내야 들숨으로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실 수 있는 것과 같다. (120p)

 

-  뺄셈은 복잡한 인생을 최대한 단순한 상태로 바꾸는 것이자, 내면의 소리에 경청하고 거기에 충실하고자 하는 삶의 방식이며, 번잡함을 단순함으로 바꿔 행복을 얻는 경로다. 우리는 뺄셈을 통해 욕망과 집착, 번민 등 우리 영혼에 부담을 주고 압박하는 것들을 덜어내야 한다. (258p)

 



   우리의 삶이란, 본래 '새는 양동이'와 크게 다를 바가 없거든. 아무리 많은 것을 담아서 지키려고 한들, 어딘가는 새는 구석이 있기 마련이야. 그 이치를 받아들이면, 전에는 몰랐던 귀중한 가치들이 새롭게 보여. 반면에 모든 걸 장악하고 지켜내려 집착할수록 고통과 불행은 더 가까워질 뿐이야. (80p)

 

돈, 취업, 자리, 소유.. 이제는 더이상 다다익선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 듯 하다.

모든 걸 가지려 집착하지 않고, 남아있는 것들에 조금 더 신경을 써서 의미를 부여하는 것. 그것이 행복해지는 지름길이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엄마와 함께한 마지막 북클럽]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엄마와 함께한 마지막 북클럽
윌 슈발브 지음, 전행선 옮김 / 21세기북스 / 201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들에게 '책'이란 <엄마와 함께한 마지막 북클럽 - 윌 슈발브> 

 

 

 

 

 

  책의 마지막은 첫 장을 여는 순간 예상할 수 있었다. 저자의 어머니가 췌장암 판정을 받고 죽기 직전까지 책과 함께한 기록이기 때문에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읽는 내내 머리에 맴돌았다. 저자의 어머니는 책을 읽을 때 항상 마지막 부분을 가장 먼저 읽었다고 한다. 그리고 저자는 알게 되었다. '어떤 면에서 보자면 어머니가 이미 책의 마지막을 읽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출판 전문가였던 저자 윌 슈발브와 난민과 여성인권을 위해 전세계를 돌았던 그의 어머니 메리 앤, 그들은 어머니와 아들이라는 가까운 관계를 가졌지만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함께한 단 2명뿐인 북클럽의 회원이었다.

 

 어머니란 언제나 가슴찡한 존재이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존재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소중한 사람이 마지막을 기다리고 있을 때의 아픔은 상상할 수 없이 클 것이다. 그들에게 그 큰 아픔을 견뎌내고 진정할 수 있게 해 준 것은 바로 '책'이었다. 그들은 서로 매일매일 '무슨 책을 읽고 있니'하고 묻고, '이 책은 어떻다'이야기하고, '이 책을 읽어봐'하고 권유하기도 했다. 그리고 유명한 책, 장르를 가리지 않고 맘에 드는 책을 골라 읽었다. 이 북클럽 덕분에 저자는 둘의 헤어짐을 준비할 수 있었고, 이별 후에도 '책'이라는 매개체로 생각을 공유할 수 있었다. 이런 그들의 마지막 북클럽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가슴찡함을 느꼈고 인생의 한 부분을 어디에 소비해야할지도 깨달았다. 마음과 마음을 연결하는 수단이 '책'이라는 것이 더없이 행복해보였다. 하나하나 의미있는 책 목록과 그에 딸린 에피소드들은 이 책과 함께 소중한 선물로 남았다.

 

  저자가 어느날 어머니에게 자신과 함께한 것이 일종의 북클럽과 같다고 이야기하자 그러나 그녀는 대답했다고 한다.

'나는 다른 사람과도 마찬가지였다'고. (그녀는 여동생이나 형, 또는 다른 친구들과도 늘 책에 대해 대화하고 의견을 나눠왔다.)

"그러니까 우리는 늘 북클럽에 참여하고 있는거나 마찬가지야" (378p)

 

  - 책은 어머니와 내가 늘 관심을 두고 있기는 해도 왠지 툭 터놓고 이야기하기는 편치않은 어떤 주제를 서로에게 소개하고 탐색해나가도록 도와주는 수단이었다. 또한 우리가 압박감이나 불안감을 느낄 때, 대화 거리를 던져주는 주체이기도 했다. (14p)

 

  - 우리 가족이 항공사라고 한다면, 바퀴통에 달린 바퀴살처럼 어머니는 중심이고 우리는 그 주위를 도는 존재였다. 어디를 가든 직항으로는 절대 갈 수 없었다. 비행기의 흐름을 지휘하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어머니를 반드시 경유해 가야 했다. 어머니의 신호에 따라 가족 구성원은 착륙하거나 이륙할 수 있었다. (20p)

 

  - 우리는 어떻게 삶의 보폭을 지켜나가야 할지 배워야 한다. 어떤 속도로 살아가고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 삶 속에 무엇을 끼워 넣고 포기해야 하는지, 어떤 것을 기념하고 무시할지, 어떤 책을 읽고 치워야 할지, 심지어는 언제 어머니의 죽음에 초점을 맞춰야 하고, 또 언제 죽음에 대해서만은 결코 이야기해서는 안 되는지 배워야만 한다. (146p)

  - 그제야 나는 우리 모두에게 어머니가 죽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이 단지 당신이 죽는다는 사실 때문에 슬픈 것이 아니라, 어머니의 죽음과 함께 다가올 우리의 꿈도 함께 죽어버리기 때문에 슬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누군가를 잃는다고 그 사람 자체를 잃어버리지는 않는다. (182p)

 

 

"우리는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모두에게 빚지고 있단다. 그렇지만, 그건 어떤 특정한 사람에게 빚을 지는 것과는 다른거야. 정말로 모두에게 모든 것을 빚지고 있으니까. 우리의 삶은 어느 순간 갑자기 송두리째 바뀌어버릴 수 있어. 그렇기 때문에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막아주는 개개인이, 그가 아무리 하찮은 사람이라도, 그 모든 일에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는 거지. 우정과 사랑을 베푸는 것만으로도 너는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포기하지 않게 지켜줄 수 있고, 그 우정과 사랑의 표현이 바로 모든 차이를 만들어내는 거야." - 저자의 어머니 메리 앤 참 멋있는 여성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야기를 만드는 기계]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이야기를 만드는 기계
김진송 지음 / 난다 / 201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깎고 쓰다 <이야기를 만드는 기계 - 김진송>

 

 

 

 

 

 책 표지에는 '김진송 깎고 쓰다'라고 쓰여있다. 예술가와 작가의 이름을 동시에 갖고 있는 저자의 책에는 그가 오랜 시간동안 깎고 붙이고 조합한 여러가지의 조형물들과 함께 짤막한 이야기들 혹은 경우에 따라 긴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그 이야기들은 동화같기도 하고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 저자의 말 같기도 하고, 저자가 부르는 '시'같기도 하다. (가장 좋은 점은 읽기에 부담이 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 다양한 이야기들의 종류는 다르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다. 그것은 저자가 깎은 조형물들과 저자가 쓴 이야기들은 항상 맥락을 같이 한다는 것이다. 그런 걸 보면 이 책의 제목인 '이야기를 만드는 기계'가 그가 만드는 작품들이 아닐까 생각이 들게 된다. 그리고 그 기계를 만드는 사람은 저자 김진송이다. 머리가 무거운 새, 개와 의자, 오이씨 아이... 그 소재들은 세상에 있는 것 뿐만 아니라 없는 것 까지 포함하여 셀 수 없이 많다. 그래서 재미있다. 

 

 이야기가 전해지고 그 이야기를 통한 소통은 어느정도 이어갈 수 있지만, 그 어떤 이야기든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책의 이야기가 조금 더 흡인력을 갖게 하는 것은 책 속에 가득한 그의 '이야기를 만드는 기계'들의 힘도 크다. 이미지와 텍스트, 그 둘을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이 책이 마음에 든다.

'이야기가 흐르지 않는 세상은 살아 있는 세계가 아니다.' 이야기가 항상 끓어 오르는 작가의 삶은 살아있고 생동감 넘치며 활기차다.

언제나 이야기가 가득찬 삶을 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여기 책이 하나 있어. 아마 펼쳐진 책이라면 더 좋을거야. 그 안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있지. 책의 바다, 거기에 뛰어든다는 것은 새로운 세계에 발을 담그는 것이지. (27p)

- 이미지의 틈을 비집고 비밀스럽고 은밀하게 새어나오는 이야기들로 가득한 장치, 그런 게 가능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마치 숲속에서 우연히 발견한 오래된 폐가처럼 미지의 이미지들로 가득 차 그 안에 있는 어떤 것이든 들추어내기만 하면 수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런 집을 만들 수는 없는 것일까? (65p)

 

- 지구의 조건이 조금만 달라져도 지구에서 살아남기는 갑자기 아득해진다. 지구의 온도가 몇 도만 올라도 지상은 이변으로 아수라장이 된다. 그렇다. 누군가의 손길이 조금만 더해져도 불안해지는 지구에서 살아가는 게 쉬운 일이 나니 터에 그 누군가의 손이 인간의 손일 수는 없지 않은가? (79p)

 

- 세상의 끝은 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람에 흩어지는 깃털 속에 있다는 걸 그때는 알지 못했습니다. 알았대도 어찌할 수는 없었겠지요. 시간이 흐른 뒤에야 알게 되는 것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을 때는 따로 있는 법이니까요. (208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금은 서툴러도 괜찮아 - 나를 움직인 한마디 세 번째 이야기
곽경택.김용택.성석제 외 지음 / 샘터사 / 201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에게 힘을 준 한 마디는? <지금은 서툴러도 괜찮아>

 

 

 

 

 

 

 

 이 책이 많은 사람들의 '내 인생 한 마디'를 담았다고 해서, 과연 나에게 어떤 말이 기억에 남고 도움을 주었는지 생각해보았다. 책에서 읽었던 부분, 누군가 해주었던 이야기, 내 스스로 되뇌고 다녔던 '어디선가 들었던 말들'. 그런데 희한하게도 그 중에서 하나를 꼽을 수는 없었다. 어쩔 수 없이 그것을 찾지 못한채로 이 책을 읽었다. 동경하는 작가의 삶을 걷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가수나 배우들, 기업의 대표, 평론가로 일하고 있는 사람들. 그들의 한 마디와 에피소드를 재밌게 읽으면서 행복해지기 시작했다. 책을 읽고 다시 한번 생각해보았다. 내가 책으로 읽는 그들의 에피소드 중 일부는 그럭저럭 혹은 뻔하게 내게 다가올지라도 그들 자신들에게는 무척이나 감격스러운 말일거라 생각이 들었다. 아, 이제야 알았다. 내가 내 마음에 힘을 준 한 마디를 떠올리지 못하는 이유는 그것들을 통해 보다 구체적이고 감동적인 일들을 실행하지 못했고 그것을 넘어 그 말들에 대한 믿음과 끈질김이 없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 한마디와 인생과의 연결끈이 질겨지도록 계속해서 생각하며 그렇게 만들어나갔을 거라고.

 

 

 

공감을 준 그들 인생의 한 마디.

 

 

 

 

 

 

각계각층의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짤막하게 접할 수 있는 이 책.

칼럼니스트 김태훈의 <조금 비겁해도 괜찮아>라는 말이 마음에 든다. "오늘 한 얘기를 내일 바꾸지 않기 위해선 지금 조금 비겁해도 괜찮아."

 

 

 

 

 

 

 

 

내가 정말로 좋아했던 이해인 수녀님.

"오늘은 내 남은 생의 첫날입니다." 아, 그러고보니 이 말을 수녀님의 책 안에서 본 적이 있는 것 같다. 새롭게 일어날 수 있게 하는,  새싹이 피어나는듯 희망이 넘쳐흐르는 말에서 수녀님의 온화한 미소가 떠오른다 :)

 

 

 

 

 

 

 

 

이창동 감독님은 "이 생활의 고통이 너의 자산"이라는 김원도 시인의 말이 생각이 난다고 한다.

현실의 고통을 피하지 않고 껴안고 달려나가야 한다는 이야기. 그 고통에 부딪힐 때 우리는 용기를 되찾을 수 있다고.

 

 

 

 

 

 

 

"한 사람이 한 가지를 이루면 세상의 모든 말이 다 내 말이 되어 다가옵니다. 자신의 말이 기쁜 노래가 될 때까지 우리는 세상의 말들을 내 말로 삼아 삶을 귀하고 소중하게 가꾸며 살아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오랜 세월 견디고 기다리고 마침내 이겨 이루어진다는 것을 믿는 것이지요. 그럴 때만 한 마디의 말이 나를 바꾸는 말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섬진강 김용택 시인은 '사람 사는 일 어느 것 하나 버릴 게 없다'고 말한다. 여기서 김용택 시인은 한가지 중요한 이야기를 말해주는 듯 하다. 세상에서 겪은 것들 매 순간이 우리에게 교훈을 준다는 의미다. 중요한 것은 그 인생의 한마디의 힘을 믿고 그것으로 부터 동력을 채취하는 것. 그 한마디로 인해 내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유일한 믿음이다. 이 책은 왠지 매일 읽는 긍정의 한 줄이라는 책을 떠올리게 한다. 매일 같은 시간에 듣는 라디오 사연처럼, 매일 한 편씩 그렇게 읽어나가보라. 혹시나 많은 두려움에 잔뜩 겁먹은 사람이 있다면 우리 곁을 살아가고 있는 (물론 가까이하기 힘든 유명인이긴 하지만) 사람들에게서 희망을 찾고 인생의 한 마디를 필요로 하고,

어느 순간 만나거나 찾게 되기를, 그것을 통해 삶을 바꿀 수 있게 되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흔의 서재]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마흔의 서재
장석주 지음 / 한빛비즈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나의 로망을 실현한 사람, 그의 책장으로 <마흔의 서재 - 장석주>

 

 

 

 

 

 겨우 마흔의 반을 넘은 내가 이 책을 읽게 된건 순전히 신간평가단 때문이었지만 작가가 글의 소재로 쓰고 있는 '서재'라는 단어는 항상 마음 속에 가지고 있었던 나의 로망을 계속해서 자극했다. '책 몇만권이 가득찬 서재를 꼭 만들어야지' 입에 달고 다녔던 나였는데 그 로망을 실현한 사람의 이야기를 읽는다니 책 첫머리부터 나는 동경의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책 속에는 마흔이란 단어와 그 마흔을 걷고 있는 사람의 서재에 있는 책들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사실 지금 스물중반을 걷고 있는 나에게 마흔이란 나이는 조금은 까마득한 때이기에 처음에는 이 책에 거리감이 느껴졌었다. '마흔의 이야기를 내가 이해하고 알아들을 수 있을까?'하고. '작가는 '가슴 뛰는 삶을 살기 위해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는 인생의 후배들을 위하여'도 이 이야기를 쓴다고 하였지만, 책의 많은 부분에서 그가 이야기하는 '마흔'의 세상에 대하여 공감보다는 감탄만 할 수 있었고 좀처럼 '공감'을 할 수 없다는 게 조금은 안타깝고 아쉬웠다. 그러나 분명히 마흔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이 나이에 알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새로운 것들을 알 수 있었고 그만큼 묵직하고 진지한 작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인생 절반 즈음 서재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서재를 채운 장서의 양과 질 또한 중요하다. 서재에서 날마다 책을 읽고 글을 쓴다. 책을 읽는 행위는 input이고, 책을 써내는 일은 output이다. 인풋의 밀도가 촘촘해야만 아웃풋도 좋아진다. 당연한 일이다. 서재는 나의 창의력의 산실이고, 지력의 근거이며, 지적 생산의 현장이다. - 서문

 

인생은 하나의 여정이다. 인생은 목적지보다 그 과정 자체가 소중하다. 인생을 여행과 겹쳐놓고 보면 그 의미가 한결 또렷하게 드러난다. - 20p

 

지혜를 배우지 못한 채 맞은 마흔은 미혹이고 재앙이다. 흔들린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흔들림도 흔들림 나름이다. 마흔, 그들은 방황한다. 지혜가 없기 때문이다. - 29p

 

자신만의 서재를 꾸린다는 건 시간의 실질을 돈으로 확장하는 거나 마찬가지이다. 장서들은 지식을 구하려는 시간을 단축함으로써 더 많은 시간을 풍족하게 쓸 수 있게 해준다. 나의 지적생활은 철저하게 3만여권의 장서로 채운 서재에서 나온다. 양서로 채운 서재는 지적생활을 위한 최적의 환경이다. 책을 더 많이 사라. 그리고 책을 읽을 시간을 내라. 거기서부터 당신의 지적생활이 시작된다. 자, 이제 당신 안에 잠들어 있는 '지적 본능'을 깨워라. - 113p

 

책과 친해지고, 책을 잘 읽을 수 있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책에 몰입한다. 몸과 마음을 이완하고 책에 흠뻑 빠져든다. 몰입을 통해서 책과 하나가 되면 마치 무릉도원에 든 듯 행복해진다. 둘째, 책 읽는 즐거움 그 자체에 빠져든다. 책 읽기에서 즐거움을 찾지 못한다면 그걸 지속하기 어렵다. 셋째, 책 사는 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 읽어야 할 책들을 꼼꼼하게 고르고 그것들을 사들인다. 책들을 고르는 과정에서 이미 책 읽기는 시작된다. 넷째, 읽은 책들을 다 기억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읽은 것들을 다 기억할 수도 없을뿐더러 기억하는 것이 불가결한 것도 아니다. 기억은 상상력을 한정하지만, 망각은 무한상상력의 텃밭을 일구는 쟁기이다. 망각은 풍요화로 나아가는 하나의 길이다. 다섯째, 자기 수준에 맞는 책을 고른다.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 좋아하는 저자의 책을 찾아 읽으면 실패할 확률이 낮아진다. - 132p

 

 

 독서에 대해 의지와 위안을 가질 수 있었던 책이 하나 있었다. 다독으로 유명한 정혜윤 작가의 <삶을 바꾸는 책읽기>. 이 책이 조금은 가볍게 책에 대한 호감을 늘릴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책이라면, <마흔의 서재>는 하나하나 쌓아올린 작가의 책들에서 왠지 그윽한 냄새와 인생의 깨달음 또한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시인으로 활동했던 작가는 역시나 깊은 사색과 고독 그리고 수많은 장서들의 소개와 함께 자신의 신념을 써내려가고 있었다. 책과 사랑, 침묵, 나눔, 꿈, 진실됨, 지혜, 깊이감, 자연 등 인생에서 가까이해야 할 것들에 대해 깊이 있는 문체로 이야기한다. 깊이가 너무 깊어 그 속까지 빠져들기에 나는 아직 어려 미숙함을 느꼈지만 그럼에도 이 책을 놓지 않은 건 작가의 이야기가 '내가 따라가야 할 길'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의심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아마도 세상을 사는 흔들리는 오늘의 마흔들에게 이정표이고 휴식처이며 지침서가 되어줄 것 같다. 그리고 나도 이 책을 책장 속 깊이 간직해서 오랜 뒤 마흔 즈음에 다시 읽어보고 싶다. 아마도 서른 후반 즈음에 읽어도 좋겠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