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 자전거 - 할인행사
왕 샤오슈아이 감독, 조우 쉰 외 출연 / 스타맥스 / 2002년 2월
평점 :
품절


상당히 뛰어난 수작이다.

자전거는 매우 작은 물질문명의 도구다. 하지만 그 도구로 인하여 한 학생과 한 시골청년은 자신의 삶이 풍요로와지고 꿈에 한걸음 다가가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물질은 인간의 복리를 증진시킨다. 그런데 어쩔까, 물질은 제한되어 있어서 누구나 다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없다. 결국 한 자전거에 대한 소유권을 놓고 서로 싸우게 된다.

둘 다 양보할 수 없는 싸움이지만 결국은 서로를 이해해나가게 된다.

그리고 둘 다 변해간다. 조용하던 배달원은 어느새 물질을 위해 돌멩이들고 사람을 칠 수 있는 강인한 근성이 생기고 자전거로 여학생의 환심을 끌던 학생은 더 이상 자전거에 대한 미련을 버려버렸다.

세상은 변하고 사회주의의 이상은 점차 물질을 둘러싼 태도 변화를 통해 서서히 바뀌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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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 맛의 제국
노부 마츠히사 지음, 오정미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03년 6월
평점 :
절판


로버트 드니로와 합작으로 미국 여러 곳에 퓨전일식 체인점을 낸 일본 요리사 이야기.

약간의 자서전을 앞세우고 뒤에는 주로 자신의 음식 소개를 사진과 함께 하고 있다.

음식 사진도 무척 입맛을 다지게 만든다.

입맛 없을 때 한번 쭉 보면 흥미롭다.

주인공은 여러 나라를 다니며 전통일식에 고집하지 않고 그 나라 사람들에게 어떻게 일식을 기초로 맛을 전달할까 탐색하였다. 그 결과가 바로 퓨전일식의 최고로 치부되는 노부의 맛의 제국 탄생이다.

남미에 갔을 때 어부들이 버리는 갯장어를 가져다가 요리를 만들어 떼돈을 벌었는데 주변 일식 요리사들이 흉내내서 가격이 왕창 올라버렸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재료와 요리법은 그 나라의 전통과 관습에 많은 영향을 받고 이를 효과적으로 극복하는 과정에서 두 문화의 결합인 퓨전들이 나타난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참고로 독일이나 미국에서 소의 족발,내장은 그냥 버리는 것을 한국사람들이 가져다 먹으니 점차 가격이 올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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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우사에서 나온 헤로도토스의 역사 번역본이 있다.

헤로도토스가 이집트의 신관을 만나는 대목에서 신관이 파라오들의 계보를 보여주면서 수천년의 시간이 흘렀다는 것을 설명한다.

번역자는 친절하게 이것이 오류라고 자세히 설명을 붙인다.

하지만 그레이엄 핸콕의 대 베스트셀러 신의지문이라는 책은 바로 이 대목에 주목하여 이집트의 역사가 통론보다 훨씬 길었다는 점을 논리적으로 파고드는 기초로 활용한다.

문장 하나의 해석을 바탕으로 이렇게 큰 차이가 나온다.

섯불리 자신의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판단해버리면 치명적 오류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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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정주영 등 한국의 대재벌들에 대한 책들이 있다.

홍하상 등 여러 작가가 쓴 책 대부분은 그들의 공에 대해서 쓰고 있다.

읽다보면 감동적이다.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그들의 노력은 지금 오늘의 한국이 폐허에서 올라서는 그 과정 자체다.

하지만 지동욱의 책을 보면 달라진다.

재벌들의 돈벌기가 알고 보면 협잡과 꽁수의 경쟁이고 겉으로 보이는 것 보다 뒤에 움직인 것들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홍하상의 책에 국민경제를 생각해 설탕값을 낮게 가져갔다고 국민을 생각하는 경제인이라고 치켜세우는 대목이 있지만 지동욱의 책을 보면 설탕값을 올리도록 허가해준 대가로 정치자금을 바치는 모습이 나타난다.

어느쪽이 진실일까?

대통령 후보로도 나왔던 정주영의 모습도 막상 김광현의 책을 보면 경제관료 그것도 중급 정도 되는 사무관 만나려고 문밖에서 서성이는 초라한 장사꾼의 모습이 나타난다. 지금 민주당 국회의원인 김종인과의 관계는 더 놀랍다. 재벌개혁에 나선 김종인을 만나려고 집앞에서 오랫동안 기다렸지만 막상 김종인이 당신이 돈번 방식을 알기 때문에 존경할 수 없다는 매몰찬 한마디를 듣는다.

이런식으로 책은 서로 비교해가면서 읽어야 한다.

사물은 양면을 모두 갖고 있어서 어느 하나를 보고 판단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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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과 중국 근세 오백년을 가다 - 일국사를 넘어선 동아시아 읽기
기시모토 미오·미야지마 히로시 지음, 김현영·문순실 옮김 / 역사비평사 / 200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아쉽게도 아직 한국에는 일본이나 중국에 대해 한국사람의 손으로 쓰여진 재미있는 역사책이 없다. 옆에서 왜곡한다고 비판만 하지 말고 역사만들기에 제대로 투자해야 할 시점이다. 한국을 전공으로 하는 일본 학자가 한국의 국사학자들보다 많다는 이야기도 있다. 투자는 않고 결과가 안나온다고 떼 쓰는 그런 어린아이 같은 태도를 한국사람들은 많이 보인다.

이 책은 쉽게 경제,사회에 대한 폭넓은 연구를 기반으로 풍부한 모습으로 당대의 중국과 한국을 재현해 내고 있다. 둘 사이의 유기적인 관계가 아주 잘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런식으로 비교해가며 읽어나가는 것이 좋은 시도라고 생각된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일본과 함께 읽기인데 저자들이 일본인이라 어느 정도 중간중간 일본의 모습이 나오기 때문에 보충은 된다. 하지만 원래 저작의 대상이 일련의 세계사 시리즈에서 한국과 중국 부분이라 한계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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