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로쟈 > 브루스 커밍스가 보는 한국 현대사

문화일보의 '8.15 기념 해외석학 인터뷰'로 미국의 저명한 한국학자인 브루스 커밍스 교수와의 대담 인터뷰가 실렸길래 옮겨온다(커밍스 교수는 아마도 촘스키 다음으로 국내 언론의 인터뷰 제의를 많이 받는 미국 학자일 듯하다).

문화일보(06. 08. 14) “한·미 관계 나빠보이며 개선 기미도 안보여”(*타이틀은 문화일보의 최근 기조를 반영하여 좀 선정적이다)

-광복 61주년이 되는 올해 해방전후사와 한국전쟁, 그리고 남·북한의 현대사를 둘러싼 한국내의 논란이 혼란스럽다. 전국교직원 노조가 만든 책자에서는 북한의 주장이 검증되지 않은 채 소개되고 남북한의 해방이후사에 대한 논란은 양극화로 치닫는 인상이 다. 심상찮은 한·미관계, 심지어 식민지종속 우려까지 제기되는한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협상은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핵개발과 미사일 시험발사로 한반도 정세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는 북한은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광복절 특집기획으로 한국 및 동아시아학 연구로 국제적 명성을 얻고 있는 브루스 커밍스(시카고대)교수와 로버트 스칼라피노(미 버클리대 정치학)교수로 부터 광복61주년의 한국현대사에 대한 얘기를 들어보았다(*스칼라피노 교수와의 인터뷰는 아직 게재되지 않았다). 브루스 커밍스 교수는 한국내 진보파, 북한조차 외면할 수 없는 권위를 갖고 있다. 인터뷰는 지난 7일 미시간주 앤아버의 자택에서 1시간30분 동안 이뤄졌다.

―당신은 북한을 여러 차례 방문했고 북한에 관한 책도 썼다. 북핵문제를 비롯해 향후 북한을 어떻게 보는가.

“북한은 부시 행정부가 있는 한 어떤 양보도 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 독립기념일에 미사일 발사시험을 한 것은 명백히 미국과 일본을 겨냥한 것이다.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를 바라고 있지만 미 행정부는 대북정책에서 6자회담파와 체제교체파로 나뉘어져 아무런 결정도 못내리고 있다. 지금은 이라크 때문에 북한문제에 신경 쓸 겨를도 없다. 더욱이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나 핵 개발 등을 미국의 미사일방어체제(MD) 구축에 좋은 명분으로 활용할 수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같은 강경책은 결과적으로 미국·일본의 강경파에 이용당하는 셈인가.

“그렇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등에게 북한의 미사일발사는 MD 강화의 명분이다. 또 북핵 문제 등은 미국이 중국을 간접 압박하는 지렛대 역할도 하고 있다.”

―한·미관계에 대한 우려가 많은데.

“한·미관계는 나빠 보이며 좋아질 것 같지도 않다. 서울에서는 젊은 세대가 권력을 잡으면서 여러 변화가 생겼지만 워싱턴은 노무현 대통령이 급진적(radical)이고 급진파들에게 둘러싸여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은 경제적 성공으로 민족적 자긍심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미국은 한국사람들이 고마워할 줄 모른다고 여긴다. 나는 한·미관계가 회복되기 어려울 정도로 나빠지지 않기를 바란다.”

―한국에서는 요즘 주한미군과 관련된 논쟁도 뜨겁다.

지난 1970년대에 미국에서도 격심한 논쟁이 있었다. 내 생각으로는 미 지상군이 한국 방위를 위해 주둔할 필요가 없다고 보지 만 이제는 주한미군 철수가 한·미관계에서 뜨거운 감자여서 철수하기 어렵게 됐다. 미 국방부 등에서는 노무현 정부에 압박을 가하기 위해 미군 철 수위협을 가하곤 하지만 실제 부시 행정부의 레임덕 현상이나 낮은 인기를 생각하면 주한미군 철수 등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7, 8년 전 클린턴 행정부 당시에 미 국방부에서는 남북한의 화해 이후에도 주한미군을 계속 주둔시킨다는 계획이 논의됐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때 김정일도 주한미군 주둔에 대해 반대하지 않았다. 주한미군이 장래 중국과 일본의 위협을 상쇄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던 것 같다. 이럴 경우 주한미군은 미국 한국 북한 모두에게 이익이다. 주한미군은 그야말로 지역내 균형자 역할을 하는 셈이 되는 것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협상에 대해서 미국의 진보적 학자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한국내 일부 주장처럼 한국이 경제적으로 종속될 가능성이 있나.

“FTA는 상호이해관계에 따라서 추진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어떤 음모가 개입할 여지가 없을 것이다. 미국과 한국 양측에서 FTA 를 반대할 수밖에 없는 이해당사자도 있을 것이다. 미국도 과거 철강산업을 지키려고 철저한 보호무역적인 조치를 취해왔다. 나는 FTA로 한·미간의 경제적 관계가 나빠질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FTA문제가 한·미관계에 악영향을 끼치는 전조가 될까 걱정이다.”

요즘 한국에서는 교수의 저서 ‘한국전쟁의 기원’이 한국전쟁에서 김일성의 책임을 정당화한 책으로 인용되곤 한다. 신문 칼 럼에서는 ‘고등학생이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 석좌교수 이름까지 들며 한국전은 미국과 남한이 일으켰다고 배웠다’고 한다는 사례까지 소개됐다.

역사가로서 학자로서 자신의 주장과 다른 오해를 받는 일은 종종 있는 일이다. 내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나는 남한이나 미국이 전쟁을 시작했다고 한마디도 말한 적이 없다. 아마도 이런 오해가 생긴 것은 1980년대초 내 책이 한국에 소개될 당시 상황 때문일 것이다. 당시 나는 전두환 정권과 한국내 인권문제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었다. 그 때문인지 나를 못마땅해 하는 사람들이 내 책의 내용을 왜곡 하며 나를 비난했던 것 같다. 나는 남한편도 북한편도 미국편도 아니다. 미국에서는 한국전이 김일성의 남침이라는 단 한가지 사실만 알려져 있었을 뿐 미국이 1945년부터 1948년까지 한국에서 군정을 실시했던 사실은 잊혀가고 있었다. 나는 미국인에게 알려지지 않은 장면을 밝히려고 했었다.”

―한국에서는 지난 1980년대 한국의 젊은 세대에게 큰 영향을 미쳤던 ‘해방전후사의 인식’이라는 책이 지나치게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며 중도 보수성향의 학자들이 ‘해방전후사의 재인식’이라는 책을 발간해 해방전후 역사에 대한 새로운 논란이 일고 있다.

“좋은 현상이다. 역사가는 항상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북한은 소련의 괴뢰였고 남한은 친일부역자의 정권이라는 단순한 양분법은 사실이 아니다. 예컨대 남한은 부분적으로 민주주의 정권인 동시에 친일부역 문제가 있었다. 그 사이에 새로운 자료와 연구 성과가 많이 나왔다. 역사적 사실은 매우 복잡한 것이다. 1980년대초 내 연구가 한국 에서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은 그전까지만 해도 한국 학자들이 한국전쟁 같은 사안을 연구하다가는 잘못하면 감옥에 갈 수 있는 제한적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같은 외국인 학자의 역할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한국전쟁에 대한 연구가 더욱 깊어지면 남북한이 화해할 수 있는 기초도 그만큼 나아질 것이다.”

―1990년에 출판된 교수의 저서 ‘한국전쟁의 기원2’에서는 어 떤 점이 새로 밝혀졌나.

“1권을 쓴 뒤에 구소련이 붕괴되면서 비밀해제된 자료를 보면서 나는 매우 놀랐다. 김일성과 스탈린이 교환한 서신이나 김일성의 모스크바 방문 기록을 보니까 당초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깊이 소련의 스탈린이 개입해 있었다. 1950년 1월 김일성은 모스크바를 방문해서 스탈린으로부터 개전 승인을 얻는다. 그러나 이런 사실도 한국전쟁을 여러 원인에서 찾고자 했던 나의 기본논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한국전쟁 직전 딘 애치슨 국무장관이 한국을 미국의 방어선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남침유도설 같은 주장도 나왔는데.

“애치슨 국무장관의 정책은 미국의 대아시아정책을 재확인한 내용이었다. 딘 애치슨 라인 때문에 김일성의 남침에 청신호를 주 었다는 주장은 난센스다. 한국을 제외한다는 명시적 표현도 없었다. 나중에 공화당이 이를 정략적으로 공격했지만 정작 애치슨의 발언 당시에는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다. 애치슨 장관이 이 말을 한 곳은 미 내셔널프레스클럽 연설 때였다. 당시에는 뉴욕타임스가 연설 내용을 소개하면서 한국이 방어선에 포함된다고 보도했다. 당시 북한의 노동신문도도 이를 번역해 ‘한국이 미국의 방어선에 포함된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스탈린이나 김일성이 남침을 결정한 배경은(*이하 주체사상에 관한 질문까지는 지면 기사에는 빠진 내용이다.)

스탈린이 김일성에게 ‘미국은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부추긴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스탈린은 2 차대전 이후 미국의 공세적인 반공정책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냉전의 핵심전선인 독일을 건들였다가는 3차대전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한반도는 냉전의 핵심전선이라기보다는 정치적인 전선의 성격이 짙었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맥아더 장군의 동상 철거논란이 있었다. 맥아더의 역할은 어떤 것이었나.

“역사적 사실을 살펴보면 맥아더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 . 미국의 북진 결정도 맥아더가 아니라 트루먼과 애치슨이 결정 한 것이다. 사실 해리 트루먼 대통령은 그를 싫어했다.맥아더는 전술적으로도 매우 큰 실수를 했다. 군대를 둘로 나누어 동쪽 서쪽으로 각각 진군하게 했는데 이후 군사전문가들로부터 어리석은 전술이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북한에서는 전쟁이후 남로당의 박헌영 일당이 처형됐다. 과연 박헌영은 김일성의 주장대로 미국의 간첩이었나.

그 대목은 북한의 김일성 체제에서 가장 끔찍한 부분이다. 박헌영은 희생양이었다. 그는 개전 결정이나 전쟁 기간중 아무런 역 할도 하지 못한 채 김일성에게 밀려나 있었다. 박헌영이 미 군정당시 남한에 있으면서 미국관리들을 만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박은 미국이 가장 미워하는 정치적 인물이었다. 김일성은 박헌영의 남로당 세력을 남겨두었어야 했다. 그랬다면 남로당 출신들이 남한내 좌파와의 관계속에서 장차 남북한 화해의 틀을 쌓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주체사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1960년대 주체사상을 도입함으로써 북한은 공산주의가 아니라 민족주의적 정권으로 변한다. 주체사상으로 김일성은 1인 가족지배 체제를 합리화했다(*상식적이지만 자주 간과되는 견해이다). 한때 옛 소련시절 국가보안위원회(KGB) 수장이었던 유리 안드로포프 등 최고위지도자들이 평양을 방문해 김일성과 주체사상을 둘러싸고 고성을 주고 받기도 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박정희에 대한 평가는 복잡하다. 그는 소농 출신으로 가난에서 벗어나고 신분상승을 위해 일본군인이 됐었다. 그의 인권탄압이나 독재정권은 인정할 수 없지만 그는 진정으로 국력을 키웠다. 그는 다른 후진국 지도자와 달리 부패하지도 않았다. 그는 미국의 정책자문가들이 철강 산업같은 중화학공업정책을 반대했을 때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국가기간산업을 키워냈다. 박정희의 중화학공업 정책은 1930년 당시 일본의 만주 산업화정책과 닮았다. 사실 박정희가 만주에서 일본군 장교로 교육받고 근무할 당시 만주는 10%의 산업성장을 거듭했다.”

―한국의 경제적 성공에서 가장 큰 공을 세운 사람이나 집단은 누구라고 생각하나.

“1960년대는 미국의 지원 덕이 컸다. 미국은 수출산업 정책을 권고했고 실제 미국시장을 열어주었다. 1970년대는 박정희가 중 화학공업정책으로 국가기간산업을 이뤄냈다. 1980년대도 박정희의 성공이 이어지는 시기였다. 정주영 같은 기업인들도 여러 산업과 기업을 결합시켜 성공을 이뤄냈다. 무엇보다 가장 큰 공로자는 한국인들 자신이다. 근면하고 우수하며 특히 고등학교 교육수준은 놀랄만한 것이다. 이런 바탕 위에서 지금은 지식산업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앤 아버(미시간) = 최형두특파원)

커미스와 한국사 연구(*보충 기사이다)

-미국의 진보적 역사학자인 브루스 커밍스는 한국내 진보파와 북한 모두로부터 인정받는 학자이다. 또 현재의 한국내 논란에서 상당부분 진보진영에서 인용되는 책들의 저자이다. 그는 지난 81년 <한국전쟁의 기원1>이라는 책을 통해 해방직후 미군정 시대 남북한 내, 그리고 남북한 간 정치사회적 갈등의 연장선상이라 는 관점에서 한국전쟁을 분석하는 수정주의적 관점을 제시했다. 미국정부의 방대한 미공개 자료를 근거로 한 그의 연구는 80년대 국내 소장학자들의 진보적 한국사연구에 동인을 제공했다.

 

 

 



-60대말 처음 평화봉사단원으로 내한한 커밍스는 진보적 연구시각 때문에 한동안 한국정부의 기피인물로 입국이 거부되기도 했다(*여담이지만, 도올 김용옥은 이때 커밍스로부터 영어를 배웠다고). 90년에는 구소련 붕괴이후 새로 공개된 소련측 비밀자료 등을 새로 감안한 <한국전쟁의 기원2>를 출간했다. 그가 97년에 펴낸 한국사(Korea’s Place in the Sun:A Modern History)에서는 한국전쟁에 대한 김일성의 책임, 남한의 산업화 과정에 대한 의 미부여 등을 담았다.



-2004년에는 <북한, 또하나의 나라>(한국내 번역본 ‘김정일 코드:브루스 커밍스의 북한’)에서 커밍스 교수는 핵을 둘러싼 북· 미간의 대치상황을 한국전쟁 때 미국에 의해 철저히 파괴된 북한과 북한을 ‘악의 축’등으로만 보는 미국간의 반세기 이상의 강한 적대감으로 분석했다. 또 지난 10여 년간의 핵문제로 인한 북·미갈등은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에게 덤벼드는 외교’(cat - and mouse diplomacy) 의 마지막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의 태도를 이해하려는 태도와 달리 북한 자체에 대해서는 병영국가(garrison state), 즉 “폭력 전문가들이 그 사회의 가장 강력한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국가”라는 개념에 가장 근접한 국가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 아울러 북한의 세습제를 비롯한 불투명한 정치적 전통과 무수한 인권침해에 관해서도 비판했다.

-컬럼비아대 박사출신으로 현재 시카고대학 역사학과 교수인 커밍스는 미국내 보수파로부터는 미국의 이익을 외면하는 좌파학자로 지목당하기도 했다. 미군정 및 한국전 당시의 미국정책에 대한 비판적 연구 때문이었다. 한국과 미국의 이념전선에서 시달려왔 을 커밍스 교수지만 직접 만나보면 매우 자상했다. 인터뷰를 마 치고 그의 집에서 나오다가 운전실수로 잔디밭 일부를 흉하게 망쳤는데도 껄껄 웃으며 괜찮다고 말했었다.(최형두 특파원)

06. 08. 14-15.

P.S. 얼마전에 브루스 커밍스의 스승이기도 한 미국의 한국학 '대부' 제임스 팔레 교수가 타계했다. 이 참에 관련기사를 옮겨놓는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한국의 미국학 전문가들은 누구일까?). 

동아일보(06. 08. 10) "미국내 한국학 1세대 팔레 교수 별세"

-미국 내 한국학의 대부 제임스 팔레(사진) 워싱턴주립대 한국학연구소 명예교수가 6일(현지 시간) 숙환으로 미국 시애틀 한 요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2세. 하버드대 출신인 팔레 교수는 1985년 ‘한국의 인권’이란 보고서를 통해 한국 군부정권을 비판해 미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미국 학계에서는 그를 ‘워싱턴 마피아’의 대부라고 불렀다. 그는 1968년 당시 워싱턴주립대 일본·한국학연구소장이던 케네스 파일 교수에게 발탁된 뒤 줄곧 한국학 연구에 몰두했다.

-또한 학문적 동반자인 브루스 커밍스(한국 현대사 전공)와 함께 하버드대의 카터 에커트,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의 존 던컨, 인디애나대의 마이클 로빈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의 돈 베이커 교수 등 한국학 2세대 학자들을 집중적으로 길러냈다. 그는 미국 내 한인사회를 중심으로 전개된 한국의 민주화운동에도 적극 동참했다. 인권 및 노동운동 탄압 등을 이유로 박정희 정권이 제안한 한국학연구기금(100만 달러)을 거부해 ‘행동하는 지식인’이라는 평가도 받았다.(김윤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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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잘 가는 도서관이 세 곳 있다.

사는 곳, 살던 곳, 교회 이렇게 세 곳을 주기적으로 이용해서 책을 빌린다.
사는 곳의 도서관은 좀 책 구성이 약하고, 살던 곳은 많지만 약간 멀어서 2주에 한번 꼴로 간다.
교회의 경우 매주 가는데 얇은 책 위주로 빌리게 된다.
빌릴 수 있는 권수는 각기 차이가 있다.
살던 곳은 1인당 5권인데 아내의 것을 합쳐 10권을 빌리고
아이들 것을 더해서 10권으로 총 20권을 들고 움직인다.
사는 곳은 3권인데 여기서는 아내의 것을 쓸 수는 없고 책의 종류가 그만큼 다양하지 못하다.
교회는 1인당 2권, 아내의 것 이용 4권까지인데 요즘은 아이용으로 많이 빌리는 편이다.

이렇게 꾸준하게 빌려가는 나를 보면서 가끔 그런 질문도 던져진다.
가장 짜증나는 질문은
"본인 것만 주세요, 아내분이 직접 오셔야 하는데요."

나의 답은
"엘리베이터 없는 건물 4층까지 아이 둘 데리고 올라오란 말인가?
전화해서 확인되면 그냥 처리해주시죠.
도서관도 이용자라 하지말고 고객이라고 생각하고 많이 이용하는 사람들을 좀 더 우대하는
프로그램을 해주면 좋겠습니다. 등등."

또 이런 질문도 있다.
"이걸 정말 다 보세요?"
그럼 되도록 보려고 하지 아니면 무겁게 이걸 다 들고 다녀야 하나?
참고로 나는 TV는 거의 보지 않고, 뉴스는 9시 땡하는 앞대목만 눈팅한다.
덕분에 재미 없는 사람이라는 소리도 듣지만 굳이 많이 바꾸고 싶지는 않는다.
지하철을 탈 때는 꼭 1,2권을 집어 들고 살핀다.
이렇게 차곡차곡 모으면 그만큼 분량이 되는 것이다.

어쨌든 도서관은 내게 서고가 되어주고 사서분들은 나의 수고를 덜어주시느라 늘 고맙게 생각한다.

가는 정이 있어서 일까 드디어 오는 정이 생겼다.
살던 곳 도서관의 사서 한분이 전화를 하셔서 특별히 우리 가족을 책 읽는 가족으로 선정해주었다.
물질적으로야 상패 하나 받는 것이지만 적어도 아이들에게는 커다른 격려가 될 것 같아 기뻤다.

어른인 나도 즐거운데 아이들의 삶에 칭찬이 얼마나 크게 작용할까 생각해보니 더욱 가슴이 설렌다.
그렇게 서로 서로 감사하면서 책과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만들어가게 되는구나 하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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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2006-08-11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감사합니다.

달콤한책 2006-08-11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그대로, 그 스타일로 계속 나아가시길 바랍니다(격려, 지지 팍팍!) 꼭 본인 대출증만 된다는거 저도 짜증나요^^

사마천 2006-08-12 0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콤한책님 감사합니다. 모든 사람에게 공평해야한다는게 공공기관이긴 한데 더 자주 잘 이용하면 대출권수를 조절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인 것 같습니다.
 
 전출처 : 가넷 > [퍼온글] 당신의 똥은 안녕하십니까 - 한겨레 21

 

당신의 똥은 안녕하십니까

바나나처럼 건강하고 싱싱한가, 우동가락처럼 흐물흐물한가… 볼일 끝난 뒤 유심히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건강검진 효과

▣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똥은 시대에 따라 진화한다. 수렵과 채집을 하던 원시시대 사람의 똥은 아마도 바나나 모양에 가까웠을 것이다. 거듭된 사냥 실패로 채소류 섭취가 많기 때문에 똥은 적당히 뭉쳐졌을 것이다.


△ 언젠가부터 똥은 더럽고 가까이해서는 안 되는 것이 되었다. 그러나 대장 건강을 위해서는 먼저 똥과 친해져야 한다. 똥과 친해지는 것은 자연과 조화로운 삶을 살았던 과거로 돌아가는 일이기도 하다.

단단할 때는 지점토 같고, 부드러울 때는 튜브에 든 물감 같았을 것이다. 물에 떨어지면 가볍게 떠오를 정도. 물론 지역에 따라 달랐을 것이다. 기아에 허덕이는 지역의 사람들의 똥은 다이어트를 일삼는 현대인이 배설하는 토끼 똥과 비슷했을 수도 있다.

퇴보한 똥을 진보시켜라

그런데 변화는 100~200년 전에 찾아왔다. 인류는 근대 산업화 시기를 거치며 고기를 비정상적으로 많이 먹기 시작했다. 호모사피엔스가 나타난 이래 50만 년 동안 현생 인류의 최대 섭취량이라고 할 만하다. 그리고 섬유질이 많은 신선식품 대신 가공식품을 찾았다. 이런 식생활의 변화는 똥의 변화를 가져왔다.

그런데 똥의 진화는 역방향이었다. 진보가 아니라 퇴보였다. 똥의 퇴보를 보여주는 징후는 도처에 나타난다. 올해 미국소화기학회 학술대회 발표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인구의 12%가 변비로 고통받고 있다. 한국인은 이보다 많은 17%가 변비 증세를 겪고 있다. 한국인은 1983년 고령인구 10만 명당 13.5명이 대장암으로 숨졌는데, 20년 뒤인 2003년에는 무려 90.3명이 숨졌다. 그리고 의료계는 한국인의 30%가 일생 동안 한 번 이상의 과민성대장증후군에 걸린다고 추정한다. 죄다 똥을 제대로 못 만드는 사람들로, 이들의 똥은 굵은 우동가락 같거나 풀어놓은 물감 같거나 못생긴 조약돌 같다.

그러다 보니 건강한 똥을 만드는 다양한 방법이 구사되고 있다. 발효유업체들은 대변 전쟁을 벌인다.


△ 똥의 모양은 대장의 수분 흡수 능력, 섬유질 섭취량, 스트레스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달라진다. 건강한 똥은 바나나 모양이다. 바나나형의 똥이 끊김 없이 한번에 길게 나오는 황금색 똥은 프리미엄급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식생활이 점점 서구화되면서 이런 건강한 똥이 점

‘바나나변’이라고 쓴 광고 카피(매일유업 프로바이오 GG)로 ‘못 싸는 자’들을 유혹하는가 하면 ‘쾌변’(파스퇴르유업)이라는 똥이란 단어가 들어간 요구르트를 출시했다. 비데업체들은 “중앙집중식 회전기포 물줄기로 직장까지 물을 침투시킨다”는 ‘관장 비데’도 개발해냈다.

현대인들은 ‘똥 만드는 공장’인 대장을 구경하러 몰려들고 있다. 건강검진 전문병원인 하나로의료재단의 장완신 팀장은 “지난해부터 대장 내시경 검사가 폭주하기 시작했다”며 “요즈음은 검사를 신청하면, 서너 달은 기다려야 한다”고 말한다. 대장 내시경은 항문으로 내시경을 넣어 대장에 있는 용종을 제거하고 암 발생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다.

이런 대장 열풍은 혹시 현대인의 건강염려증은 아닐까. 나이 마흔이 넘어가면 정기적인 대장 검사가 필요하지만, 불필요한 의료비를 지불하기에 앞서 습관 들여야 할 일이 있다. 바로 똥과 친해지는 것. 퇴보한 똥을 진보시키기 위해서 똥에 대한 관찰력을 키우는 것이다. 대장·항문 전문 한솔병원의 이동근 원장은 “화장실에서 볼일이 끝나기 무섭게 물을 내려버리지 말고 자기 변을 유심히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1차적인 건강검진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건강한 사람일수록 냄새가 적다

먼저 똥의 형태를 살펴본다. 가장 건강한 똥은 바나나처럼 싱싱하지만, 허약한 똥은 우동 가락처럼 흐물흐물하다. 보통 바나나 똥은 한 덩이씩 뒤끝을 남기지 않고 풍덩 떨어진다. 냄새가 가만히 나지만 기분 나쁘지는 않다. 똥이 바나나처럼 잘 뭉쳐지는 이유는 대장에 섬유질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섬유질은 스펀지처럼 물을 머금고 부풀어올라서 똥을 부드럽고 크게 만든다. 감자, 콩, 버섯, 해조류를 먹으면 섬유질을 많이 섭취할 수 있다.

빼빼 마른 똥은 이와 반대다. 식사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다이어트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먹는 양이 많지 않으니 대장에서 똥이 뭉쳐질 리 없다. 설사 일보 직전의 물렁물렁한 똥이나 물똥은 장에서 수분을 제대로 흡수하지 않아서 나타나는 기형태다. 스트레스와 폭식, 폭음이 주원인. 냄새는 말할 수 없이 구리다.


별 이유 없이 설사와 변비가 교대로 나타나거나 동시에 나타난다면 과민성 장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한참 힘을 줘 토끼 똥을 뱉어내고 있는데, 갑자기 진흙으로 폭격하듯 머그컵 1~2잔의 물똥이 나온다면 혐의가 더욱 짙다. 스트레스와 고기와 술·커피로 점철된 식습관이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과민성 장증후군은 대표적인 현대병이다.

똥 색깔은 대장병을 판별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다. 똥이 붉다면, 건강에도 적신호다. 대장 위쪽에서 출혈이 있으면, 똥은 검붉은 색을 띨 수 있다. 직장이나 대장 하부, 항문에 출혈이 생기면 똥에 선홍색 피가 섞여 나올 수 있다. 변기 안이 붉게 물들 정도라면 치질이다. 아스팔트 재료인 타르처럼 검고 끈끈한 똥은 식도·위·십이지장의 출혈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들 부위에서 60cc 이상의 출혈이 발생하면, 이 혈액이 위를 통과하면서 위산과 반응해 검게 변하고 아울러 똥까지 검게 만들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똥 색깔은 영양분이 지나치면 진해지고, 모자라면 옅어진다. 대장에서 오래 머물면 진해지고, 대장을 빨리 빠져나오면 옅어진다. 변비의 색깔이 탁하고, 설사의 색깔이 묽은 이유는 그 때문이다.

똥의 형태를 관찰한 뒤에는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아본다. 건강한 사람의 똥일수록 냄새가 적다. 냄새는 장 안에 서식하는 세균의 바로미터다. 냄새가 심한 사람은 그만큼 세균이 많다는 것. 냄새를 줄이기 위해선 요구르트에 들어 있는 유산균이나 올리고당 등 좋은 균을 공급하거나 유지함으로써 나쁜 균의 발육을 억제해야 한다.

깨져버린 동물과 식물의 ‘똥 사이클’

똥과 친해지는 것은 다른 말로 지구와 친해지는 것이다. 그 이유는 뭘까. 생태 뒷간을 연구하는 이동범 귀농운동본부 도시농업위원은 “똥은 사람 몸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잉여물을 자연으로 되돌려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식물은 빛과 양분을 흡수해서 에너지를 만들고 필요 없는 것은 배출한다. 다른 말로 ‘산소를 배설한다’고 할 수 있는데, 인간과 동물도 마찬가지다. 인간은 ‘식물의 배설물’인 산소와 함께 다른 영양분을 섭취한 뒤 똥을 배출한다. 그리고 그 똥은 거름이 되어 식물에 섭취된다. 동물과 식물을 잇는 ‘똥 사이클’이 완성되는 것이다. 이렇듯 사람과 똥과 지구는 한 몸이었다.


△ 우리 몸은 ‘똥 공장’이라 할 수 있다. 입 안의 이는 음식물을 잘게 부수고, 위액은 이를 녹인다. 십이지장은 지방을 녹이고, 담즙은 똥을 노랗게 만드는 구실을 한다. 소장은 영양분을 흡수해 각 기관에 보내고 남은 것은 대장에 보낸다.

그런데 이 사이클이 깨지기 시작했다. 도시화가 촉진돼 수세식 화장실이 보급되고, 똥은 하수구로 흘러가 쓸모없는 것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과도한 물을 쓰게 되고 막대한 정수 비용을 들여야 했다. 양변기에서 물 한 번 내리는 데 자그마치 13ℓ가 쓰인다. 미국의 문명비평가인 웬델 베리는 현대의 배변 시스템을 이렇게 꼬집는다.

“마실 물에 오줌과 똥을 섞어 넣는 비싼 기술을 개발하고 그 물을 다시 마실 수 있는 물로 정화하는 더 비싼 기술을 발명한다면 미쳤다고 할 것이다.”

현대인에게 일상적인 대장병도 이즈음에 왔다. 공장식 축산업이 도입되면서 육류 섭취가 많아졌고 이는 곧 대장병으로 이어졌다. 사람들의 똥에 대한 태도도 급격하게 바뀌었다. 농가경제의 소중한 자산으로 사랑받던 똥은 더러운 것이 됐다. 똥은 변기 뚜껑을 덮고 서둘러 흘려보내야 하는 것이 됐다. 이동범씨는 현대인들은 예전과 달리 똥을 보지 않는다고 말한다.

“예전의 뒷간은 똥을 거름으로 재생하는 곳이었죠. 똥을 누고는 자기 똥에 왕겨나 톱밥을 부어 넣었어요. 똥과 대면하는 시간이 있었던 거죠.”

변기 뚜껑 덮기 전의 명상

사실 똥에 대한 저어함을 없애는 것도, 고기 섭취를 줄이는 것도, 양변기에 벽돌 한 장이라도 넣는 것도 모두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으로 회귀하려는 행위다. 1천만 명이 사는 도시에서 똥 사이클을 회복시킬 수는 없겠지만, 가까이 갈 수 있는 방법은 있다.


△ 대장은 본격적으로 똥을 만드는 곳이다. 대장 안의 세균은 똥을 분해하고, 분해된 똥은 건조된 뒤 뭉쳐진다. 직장에서 똥의 외형이 완성된 뒤 항문으로 배출된다.

똥에 대한 애정이 각별해 일본에서 ‘똥 박사’라고 불리는 후지타 고이치로는 “건강한 생활을 하려면 자기 똥과 매일 제대로 대면해야 한다”고 말한다. 매일 아침 변기 뚜껑을 덮기 전 똥을 보면서 자신과 지구의 건강을 상상해보자.

도움말·참고: 서울 한솔병원, <쾌변천국>(후지타 고이치로·요리후지 분페이 지음, 시공사 펴냄)


산업화될수록 배변량은 줄어

변비와 설사 피하려면 잡곡밥·미역 등 섬유질 많은 음식 찾아먹어야

하루 동안 성인이 누는 배변량은 얼마나 될까. 식사량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200g 내외는 돼야 건강하다고 여겨진다.

한국의 성인들은 보통 하루 100~200g의 똥을 배출한다. 서유럽의 경우 100g, 파푸아뉴기니 민족은 하루 1kg에 이른다고 한다. 이는 배변량이 문화와 식습관과 관련이 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는 문화권은 배변량이 많고, 육식 위주의 식사를 하는 문화권에서는 배변량이 적다.

선진국일수록 배변량은 줄어드는 경향도 보인다. 농경사회를 탈피해 산업화된 나라일수록 정제된 가공식품의 섭취는 늘고 섬유질 섭취는 감소하는 식습관이 퍼지기 때문이다. 섬유질 섭취가 줄어듦에 따라 배변량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는 이미 많이 있다. 섬유질이 적은 정제된 음식을 먹은 그룹은 하루 100g 내외, 채식을 주로 하는 그룹은 225g 정도의 똥을 눴다는 영국의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럼 현대인의 일상병인 변비와 설사는 어떨까. 변비는 배변량이 지나치게 적은 것이고, 설사는 지나치게 많은 것이다. 의학적으로 변비는 하루 35g 이하 또는 일주일에 2번 이하로 똥을 누는 경우를 말한다. 하루 300g 이상 또는 4번 이상의 똥을 누면 설사로 간주된다. 설사의 양이 많은 것은 그 성분의 대부분을 이루는 물 때문이다.

변비와 설사를 막기 위해서는 의식적으로 섬유질을 찾아 먹어야 한다. 하루 성인 권장 섬유질 섭취량은 25~30g인데, 현재 한국인의 섭취량은 17∼20g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 10~15g의 섬유질을 섭취하면 배변량이 100~150g 정도 늘어난다고 한다. 섬유질이 많이 든 잡곡밥과 시금치, 미역을 먹고 화장실에서 관찰해보자. 똥이 변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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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물만두 > 이스라엘 상품 불매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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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r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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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lon

Sara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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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imited Inc

Home Depot

Intel

Starbucks

Timberland

McDonald's

Arsenal FC

http://www.inminds.co.uk/boycott-israel.html

로이터 2006-07-27 17:08

이 제품들을 혹시나 사용하고 싶으실때 이 아이의 얼굴을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이 어린 아이의 사진을 스타벅스를 비롯한 매장에 붙여 놓고 싶습니다.

그래도 이용하시겠습니까?

인텔에서 새로운 칩을 개발했다고 하더군요.

전쟁을 중지할때까지 사지 말아주세요.

그들이 자신들이 어떤 짓을 하는 지 알 수 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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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큰 기대를 하고 극장에 들어선 것은 아니지만 꽤 괜찮은 느낌을 갖고 나오게 되었다.

영화의 시작은 주한미군에 의한 독극물 방류사건이다. 시체실에 쓰이던 포르말린 약품을 한강에
그냥 방류해버린다. 아무런 절차적 고려 없이 자기 나라가 아니라고 그냥 버린다.

그리고 한참 세월이 지난 다음 놀이 하러 온 사람들 위로 갑자기 뛰어오른 괴물에 의해 송강호의 어린 딸이 납치당하고 만다. 이렇게 죽은 줄 알고 슬퍼했지만 살아있다는 신호가 휴대폰으로 전해지자 딸을 구하기 위해 온 가족이 나선다.
느릿 느릿 움직이는 할아버지가 갑자기 빨리지고, 양궁 선수권 동메달리스트인 고모, 운동권 학생 출신의
작은 아버지는 꽤 강한 팀이지만 꾸벅 꾸벅 조는 송강호는 어디에 써야할까?
가족들이 똘똘 뭉쳐 싸우러 나가는데 가만 보니 경찰은 군대는 언론은 과학자는 다 어디 갔나
의문이 들었다. 이 대목에서 갑자기 미군은 괴물과 관련된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이야기한다.
덕분에 경찰과 군대는 뒤로 빠지고 의료진들이 나서서 송강호를 놓고 감시를 시작한다.
그리고 경찰은 딸에게서 전화를 받았으니 휴대폰 위치추적을 해달라는 송강호에게 미친놈이라는 딱지를
붙여서 바이러스 감염의 결과물이라고 치부해버린다. 어 도대체 어느 나라 경찰이지 하는 의문이
들게 하는 대목이다.

가만 다시 생각해보니 미국은 분명 괴물을 탄생시킨 원인을 제공한 것 같다. 과학적 상식이 통하든
안 통하든 영화는 그렇게 진행된다. 그런데 이를 놓고 다시 확대시켜서 괴물이 정말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지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채 사방을 준계엄 상태로 만들고 다시 여기에 생화학 실험을 전개한다.
머리를 스치고 가는 생각 하나는 이건 이라크 전에 대한 야유가 아닐까 하는 것이었다.

후세인이라는 괴물을 만들어내는데 미국은 막대한 기여를 했다. 막 회교혁명을 수행한 이란을
견제하기 위해 많은 무기를 대주면서 싸움을 부추겼고 전쟁에 질 것 같자 생화학 무기까지 지원해준다.
그러더니 쿠웨이트 전쟁 이후 갑자기 돌변해서 후세인은 악마의 화신이 되어버렸고
이라크에 있는 화생방 무기를 찾자고 또 한번의 전쟁까지 시작해버렸다.

정말 괴물은 누구일까? 한강에서 툭 튀어나온 에일리언 같은 존재도 괴물이지만 그 괴물을 활용해서
더 많은 압박을 강요하는 존재도 괴물인지 모른다.
그리고 그 괴물의 뜻에 조금도 거스르지 않고 시종 추종하는 한국의 경찰과 군대,언론의 모습도
또 하나의 괴물인지 모른다.

반면 문제를 붙들고 끝까지 고통을 겪으면서 해결에 나서는 것은 작은 시민 가족 하나와 약간의 옹호자일 뿐이다. 이들은 거대한 시련 속에서 고통을 겪지만 아무도 제대로 도와주지 못하는 것에 더욱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다. 마치 IMF 이후 밀려오는 신자유주의의 거대한 파도에서 단 하나의 구명보트에 매달려 헤쳐나가게 된 가족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사회는 그냥 뿔뿔이 흩어져버렸고 국가에게도 사회에게도 복지시스템에도 기댈 수 없이 그냥 홀로 존재하게 될 따름이다.

국가는 그냥 방해만이라도 좀 덜 해주었으면 좋을 따름이다. 약해진 몸에 더욱 강해진 방역시스템을 거치라고 하지 않나, 조금 먹고 살려고 하면 세금이니 각종 기부금 뜯어가려고 하지 않나, 참 이 대목에서 노무현이 증세 이야기하자 TV 뉴스에 나온 어느 월급장이 가장 말씀이 정말 이 정권은 월급 수령자들의 얇은 봉투를 철저하게 뜯어가려는 존재인 것 같다는 한탄이 떠올랐다.

봉준호를 비롯해 영화계에 있어서 괴물은 무엇일까? 스크린쿼터 폐지를 밀어 붙이는 놈현과 그 일당인지도 모른다. 영화 속의 한심한 경찰과 수사대, 언론 등을 보면 아마 맞는 것 같다. 비싼 세금 내주면 그 돈으로 불쌍한 전경들 동원해서 미국이 효능도 입증되지 않는 생화학 무기 마구 퍼 붓는 실험장을 보호하는데 투입시킨다. 강대국의 논리에 대한 비판 능력도 없고 권위만 존재하며 제대로 대화할 용의도 하지 않는 정부, 그런게 바로 영화가 보여주려는 또 하나의 괴물인지 모른다.
그러고 보니 영화속의 괴물은 제대로 잡히지 않았다. 지하철을 타러 나오니 플랫폼 위의 동영상에서는 광고판 속의 FTA 찬양 광고물이 열심히 돌아간다. 저것도 다 내 세금의 일부인데.

영화속 괴물을 피 하고 나오니 또 하나의 괴물이 눈에 띄고 있다.
영화의 가족들 처럼 우리도 지혜와 용기와 기술을 모두 합쳐야 그 괴물을 물리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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