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의 벨기에, "Mussle & Muggle"
벨기에식 홍합요리 전문점


우리의 식사에 김치가 빠지지 않듯이 유럽의 식탁에서는 감자튀김이 기본 메뉴이다. 프랑스에서는 스테이크를, 독일에서는 소세지를 감자튀김과 함께 먹는데 국토의 한 면이 바다와 닿아 있는 벨기에에서는 홍합과 감자튀김이 가장 일상적인 식사이다.

   


   
 
술집들이 즐비한 신촌에 조금은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한적한 골목. 그 골목의 가운데에서 벨기에 사람들이 즐겨 먹는 홍합과 감자튀김을 맛볼 수 있다. 벨기에 홍합 요리 전문점 ‘머슬 앤 머글’이 바로 그 곳이다. 유럽풍의 창과 벤치가 있는 현관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자, 그리 넓지 않은 내부에 은은한 조명과 부드러운 재즈선율이 어우러진 아늑한 공간이 펼쳐졌다.

 검정, 노랑, 빨강의 벨기에 국기를 본딴 커튼에서 기다리는 손님을 위해 놓여 있는 체스판까지, 작은 소품 하나에서도 이국적인 분위기가 느껴졌다. 그 중 가장 눈에 띈 것은 한쪽 벽을 가득 메운 부조 장식이었는데, 사장님이 직접 만드신 것으로 ‘꼬마 니꼴라’를 비롯한 프랑스, 벨기에의 만화 주인공들이 그려져 있었다. 이 부조장식은 밋밋한 벽을 입체적으로 만들어 보는 사람들에게 색다른 느낌을 줬다.

기자들은 종업원의 추천으로 ‘믈 알라 핏자’와 ‘믈 오 발롱쇼’를 주문했다. ‘믈 알라 핏자’의 겉모습은 피자와 비슷했지만 해산물 특유의 비린내를 없애고 홍합의 맛과 고소한 치즈가 어우러져 쫄깃한 질감과 함께 입을 즐겁게 해주었다. ‘믈 오 발롱쇼’는 백포도주와 로즈마리로 풍선 스팀한 홍합을 3가지 소스(발사믹, 블루치즈, 칠리살사)에 찍어 먹는 요리이다. 풍선 스팀이란 호일로 풍선처럼 홍합을 감싸 조리하는 것을 말한다. 부풀어 나온 요리를 종업원이 열어줄 때, ‘펑’소리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 홍합요리는 마치 ‘마법사의 돌’같았다. 이 요리는 상대적으로 양념이 적고, 스팀으로 조리되었기 때문에 로즈마리의 향과 홍합 고유의 맛을 느끼는 데 적합했다.

   
 
이 곳의 이름인 머슬(mussel)은 홍합을, 머글(muggle)은 ‘해리포터’에서 나오는 마법사이외의 평범한 사람들을 뜻한다. 사람들에게 마법이 아닌 정성으로 맛있는 홍합요리를 만드신다는 사장님의 따뜻한 요리철학이 담겨있는 그 곳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신촌의 복잡하고 시끄러운 밤거리 속에 감춰져 있는 한적한 골목 속 작은 유럽을 찾아보자. 신촌 속 ‘보물찾기’의 추억으로 남지 않을까.

영업시간 : 11:30AM~12:00PM

메뉴 :
믈 오 뱅블렁 - 백포도주와 버터, 야채의 맛이 잘 어우러져 담백한 맛으로 폭넓게 대중적인 사랑을 받는 벨기에 홍합요리의 원조 (8000원)
믈 알라 또마뜨 - 허브가 가미된 매콤한 마늘 토마토소스의 진한 국물 맛이 일품인 홍합요리 (8500원)
믈 그라탱 - 부드럽고 담백한 스페셜 크림소스에 에멘딸 치즈와 모짜렐라 치즈를 얹어 오븐에 구운 홍합요리 (8500원)
믈 오 발롱쇼 - 백포도주와 로즈마리로 풍선 스팀한 홍합을 3가지 맛의 색다른 소스에 찍어먹는 즐거움이 있는 홍합요리 (8000원)
M & M 샐러드 (5000원)

위치 : 기자들이 취재하는 와중에도 정확한 위치를 묻는 전화가 끊임없이 울려댔다. 스타벅스 연대점과 SK텔레콤 대리점 사이의 골목으로 들어와서 한울타리 맞은편 골목의 중간에 ‘머슬 앤 머글’을 찾을 수 있다. 02)324-5919

음식맛 : ★★★☆☆
분위기 : ★★★★☆
서비스 : ★★★☆☆


/글·사진 김평화, 유나라 수습기자

출처 : http://www.yondo.net/news/articleView.html?idxno=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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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ky 2007-01-10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앙~~제가 한국있을때 이글이 올라왔었다면 가봤을텐데요. 아이고 아쉬워라~~

사마천 2007-01-10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번에 한국 오시면 번개 한번 하시지 그러세요. 여기서 ^^
 
 전출처 : 하이드 > Are thy allowed to do that on Fifth Avenue?



두 남자가 차를 타고 5번가를 지나가며 외계에서 내려온 미확인비행물체같은 꼬불꼬불 하얀 건물을 보고 말한다. 'do they allowed to do that on Fifth Avenue?'

5번가의 뮤지엄 마일. 1959년 구겐하임 미술관이 오픈했을때 뉴요커들의 '경악' 과 '조롱'과 '경탄' 과 '호기심' 등등등이 버무려져 뉴요커지에 카툰으로 실려 있다.
' 쟤네들, 저거저거 5번가에다가 저래도 되는거야?'

뉴요커.지는 이 역사적인 건물에 많은 관심을 보였고, 구겐함임에 대한 뉴요커지의 카툰들만 모아 놓은 책을  구겐하임 뮤지엄숍에서 살 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꼬불꼬불한 외장.은 '공사중'이었다.
하지만, 그라운드 플로어.에서는 원하는만큼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구겐하임.은 아마도 내가 지금까지 가 본 몇 미술관중 세손가락안에 들어가는 멋진 미술관이었다.
아마, 나의 다음 여행지들로는 다른 곳의 구겐하임.이지 않을까 싶다.

왜?
1. 뉴욕이라는 도시의 이 건물.이 의미하는 것,이 맘에 든다. 멋들어진 미술관 하나를 5번가 한복판에 턱 하니 세워둠으로써,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고, 그 것을 사랑하게 만드는 그 과정들이 맘에 든다.

2. 동글동글 바닥을 동글동글 올라가는 것이 참으로 재미있다.

3. 요즘의 전시는 '엘그레코에서 피카소' 까지이다. 몇군데 미술관.을 돌아다니면서, '뉴욕은 피카소에게 점령당했다!' 라는 헤드라인이 떠올랐다. 휘트니에서도 피카소전이 있었다. 피카소에 영향 받은 화가들. 그림과 피카소의 그림을 나란히 전시. 무튼, 구겐하임의 전시도 멋졌다. 피카소 외에 엘 그레코, 고야, 벨라스케즈 등의 그림을 양껏 볼 수 있었다.

 - 피카소는 천재다. 도대체 못하는게 뭐야? 
 - 무리요.의 아이들은 어찌나 '청승처량천진난만가련'한지.
 - 벨라스케즈의 그림들은 '벽지'같다. 
 - 고야의 그림은 잔인하고 자극적이지만 동시에 지루하다.
 - 엘 그레코.는 절대 내 취향이 아니다.

4. 구겐하임.은 물이 좋다.
미술관에 갈때 쿨한 옷차림.을 체크해 놓았다. ( 젯밥에 관심이 많은 나 -_-a)

5. 2층과 3층 사이던가, '독서방' 이 있다! 열쇠모냥.으로 생긴 구멍으로 들어가면, 아주 아늑한 독서방. 에 구겐하임과 관련된 책들, 당연히 프랭크 관련 책들, 구겐하임의 콜렉션 화가들에 관련된 책들이 방 가득 있어서, 책 보고, 쉬며, 잡담할 수 있다. -완전완전완전 맘에 듬! - 서점에도 없는 구겐하임.에 대한 책들을 구경하고 나왔다.

6. 쉬는 공간이 많은데, 의자들이 다 집에 들고 가고 싶을 정도로 맘에 든다.

7. 핸디캡들들에게, 당연히 꼬불꼬불한 평지로 되어 있는 전시.는 토털리 억세서블.

8. 뮤지엄샵.이 맘에 듬! 겁나게 질러줬다. 음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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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하이드 > 뉴욕의 가을 - warm spell

뉴욕의 이상기후. 기상캐스터는 오늘 아침뉴스에서 '드디어 뉴욕의 '웜스펠warm spell'이 풀렸습니다' 라고 했다. 도쿄에 비해 추울꺼라고 여겼던 뉴욕. 지난 3일, 코트 없이도 돌아다닐 수 있을만큼 따뜻한 날씨였다. 대략 70도 가까운 날씨. (맙소사! 지금 찾아보니 20도다!) -_-;;; 오늘 날씨가 70도였으니, 코트 입고 다니는게 이상했네. ( 그래도 꾸역꾸역 입고 혹은 들고 다녔음)

오전에 체크아웃하고 허드슨호텔로 옮겼다.
체크인 할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고 하여, 가방을 맡기고 리졸리.에 갔다.

1층부터 3층까지 뻔질나게 돌아다녔건만, 책을 살 수 없었다. ㅜ ㅜ
(어이없게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샵에서 덥썩 두권 사오고 말이지;;)
리졸리백에 책 담아 나오고 싶었는데,
삐거덕삐거덕 하는 바닥과 오래된 나무로 된 짙은 책장들.
책꽂이에 안들어가는 책들의 퍼레이드. 난 이때까지 헬무트 뉴튼의 1500불짜리 책이 젤루 큰 줄 알았는데, 그런 책들이 널렸다. 널렸어. -_-;;

무튼, 체크인을 하고, 호텔방에 경악하며 ( 없는 클로스터포비아.가 막 생기려구 한다)
뮤지엄.이나 돌아볼까 하고 길을 나섰다.

이만큼 걸었다.
그냥 얌전히 이만큼 걸었으면 양반이다.
센트럴파크.를 개처럼 헤매며 '지구는 둥그니깐, 자꾸 걸어나아가아면~ ' 노래를 부르며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이 나오겠지~ ' 에헤라디야. 하며 센트럴파크를 통과했다가, 5번가를 지났다가,
다시 센트럴파크.로 들어갔다가.

저 지도에서 보이는 거리... 장난이 아니다. 한블록이 백미터.. 쯤이라고 생각하면 될까나.
그걸, 또 마구 헤매면서 다녔으니;;

치마는 잘 맞다 못해 헐렁할 지경이다.

뭐, 이러니저러니 투덜. 해도
오늘 해질녁에서 밤이 내려앉을때까지의 센트럴파크에서 이제 정말 인사하고 가려는
뉴욕의 가을을 만났다.





































 

뉴욕의 이상기온..덕분에 뉴욕의 가을은 나를 기다려주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뉴욕의 늦가을과 크리스마스시즌 돌입.을 동시에 만끽했으니, B 야 없으면 어떠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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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하이드 > 신의물방울 저자 타다시 아기 인터뷰 (펌)

화재의 와인 만화 신의 물방울저자 타다시 아기와의 단독 인터뷰 
 

최근 와인애호가뿐만 아니라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떠들썩한 만화가 있다.  일본 만화신의 물방울’(원제神の滴’ = 카미노시즈쿠)” 2005 11월 말부터 거의 평균적으로 매월 1편씩 연재되면서 입 소문을 통해 급속도로 전파된 대형 베스트 셀러이다. 5편이 연재될 7-8월 당시 누적 판매수가 10만권을 돌파하고 9월초를 기준으로 6편에서는 16만부를 육박하였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 만화책에 등장한 모든 와인들이 모두 다 팔려버렸다는 것. 많은 와인 동호회 혹은 모임에서는 신의 물방울 속에서 등장한 와인을 시음한다든가 혹은 뜨거운 토론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한번 읽고 버리는 단순 만화책 이기 보단 이젠 와인 참고서가 되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장하면서 2-3번씩 읽어보는 사람도 생겨났다. 작가가 던지는 해박한 와인 지식과 꼭 알아두어야 할 와인상식이 이 만화책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와인에 대한 아름다운 표현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쉽게 매료되고 와인을 마시는 사람은 그 와인을 마시고 싶어지고, 와인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와인에 대한 호기심으로 와인을 접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듣게 된다.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와인애호가들 사이에 강한 돌풍을 일으킨 신의 물방울의 누적 판매부수가 7권째(9월 말 한국어 판으로 출시예정)에 이미 55만 부수가 넘었으며 만화책 속에 등장한 와인들은 모두 품절된 상태이다.  이 만화 속에 등장했던 프랑스의 잘 알려진 어느 샤또(Chateau)의 경우 아직 제대로 출시도 되지 않은 2004년산 와인들까지 아시아인들에 의해 모두 판매가 되어 의아하게 생각할 정도.  현재 이 만화책은 대만과 홍콩에서도 번역판으로도 나오고 있으며 프랑스 번역판 까지도 나올 거라는 이야기가 있다. 

 

신의 물방울의 내용은 이러하다.  일본의 최고 와인평론가인 칸자키 는 친아들인 칸자키 시즈쿠와 양아들로 입적된 유명 와인 평론가 토미네 잇세에게 자신이 명하는 최고의 “신의 물방울” 과 최고 서열의 “12사도”를 찾는 자에게 자신의 재산과 엄청난 와인 유산을 남긴다는 유언을 남기고 사망한다.  평소 아버지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와인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던 친아들 “칸자키 시즈쿠”는 어릴 적 자신도 모르게 아버지로부터 훈련 받은 최고의 와인 서빙 기술과 엄청난 미각의 소유자이며, 그와 대적하는 양아들로 입적된 “토미네 잇세”는 일본 최고의 와인평론가이다.  엄청난 와인유산을 둔 이 두 사람의 와인게임은 시작되는데 작가의 해박한 와인지식은 이 만화책의 내용 속에 정확하게 표현된다는 점과 와인에 대한 표현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워 그 내용을 읽어 본 사람은 와인을 마시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좌측 그림: 타다시아기의 작업실>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원생림 속을 나는 지금 걷고 있다. 버섯그리고 이끼 낀 지면과 나무들에서 풍겨오는 냄새깊은 숲의 습기를 머금은 냄새꽃 향기다. 수많은 붉고 작은 꽃. 하얀 꽃도 있어  아아, 이 얼마나 화려한 열매인가. 블루베리? 라즈베리? 신선한 체리와 딸기도 있다.  여기는 비밀의 샘이며 화원이기도 하다. 연인? 말할 수 없는 관능…. 이것은 완성된 한 폭의 그림이다. 아니, 사랑 이야기다.” 프랑스 부르고뉴 와인샹볼 뮤지니’(Chambolle Musigny)를 맛본 만화 주인공칸자키 시즈쿠의 와인 표현이다.  이 샹볼 뮤지니는 만화 속에 등장한 제 1 사도 였다.

 

이 화재의 만화책 속에 담겨있는 와인관련 정보에서 와인애호가들 사이에서도 대립된 의견들로 논쟁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일부는 동감했고 일부는 과장이 많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분명 해답은 작가만이 가지고 있었다.

'신의 물방울 (원제神の滴’ = 카미노시즈쿠)” 의 작가인 타다시 아기(44) 의 인터뷰를 따기 위해서는 많은 수고와 노력이 있어야 했다.  인터뷰요청을 수락 받고 일정을 정하는데 에도 1개월 이상 기다려야 했으며 적지 않은 까다로운 조건들이 있었다.  언론에 노출을 싫어했던 작가는 한번도 자신의 얼굴을 언론 매체에 공개하지 않았으며 웬만한 인터뷰는 대부분 거절했을 정도이다.   어쩌다 한번씩 와인모임 정도에 나타나는 것이 고작이라는 것이 후에 관계자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이었다.  우연히 미국 소노마의 어느 와인행사에서 알게 된 일본의 꽤 큰 규모의 와인수입상인 “FWINE” 사의 부사장의 도움으로 결국은 작가의 인터뷰를 얻어냈다.   물론 여러 가지 까다로운 조건들을 수락해야 했다.  작가의 얼굴을 카메라에 담지 못한다는 것과 작업실을 보여줄 수 없다는 조건이었다.   와인 마니아라면 그리고 그 만화책을 읽어 보았다면 꼭 한번 만나서 이야기 해보고픈 작가였기에 그러한 모든 조건들을 감수하고 작가가 희망하는 일정에 서둘러 맞추어 일본 행 비행기에 올랐다 

경의 중심지인 시부야 역에서 지하철로 약 20-30분 가면 키찌조오지라는 동내가 나온다.  작업실이 근처인 듯한 이곳의 어느 일식당에서 점심을 함께 하면서 인터뷰를 하기로 했다.
물론 점심값도 내가 부담해야 했다.  만화책의 발행인인 모닝 망가 잡지의 Associate Editor Muneoki Hirokawa 씨와 의학다큐멘터리 작가이자 와인친구였던 친 누나인 Yuko Kibayashi, 인터뷰가 가능하도록 도와준 와인수입업체인 FWINE 사의 부사장 Hiroshi 와 그의 마케팅 직원, 홍보회사의 관계자 그리고 통역을 도와줄 일본에 거주하는 친한 후배와 함께 한 자리였다.   한 사람과의 인터뷰를 위해 총 7명이 동원된 셈이다.

 

다부지고 약간 마른 체구의 타다시 아기는 어깨까지 길어 보이는 회색 머리를 깔끔하게 뒤로 묶었으며 흰색 바지와 검은색 티셔츠의 깔끔한 용모, 예술가 특유의 독특한 디자인의 팔찌, 은색 안경태 너머로 쌍거풀이 없는 눈빛은 맑고 예리하게 반짝였다.  인사와 함께 자리에 앉으면서 그는 말한다.  죄송하지만 저의 얼굴이 노출되는 것을 피하고 싶습니다.  저의 프라이버시와 가족들을 위해 저의 얼굴을 언론에 노출시키는 것을 꺼리고 있습니다.

타다시 아기는 필명(Pen name) 으로 무려 6가지의 필명을 가지고 있었다. (작가의 요청에 의해 본명을 여기에서밝히지 않겠습니다).   아마기, 안도유마, 아오끼유야, 아리모리조지, 아기타다시, SK Produce 가 그의 필명이다. 한국에도 이미 그의 작품 중 3가지의 작품 (사이코 닥터, 켓베커스, 탐정학원 Q) 들이 각기 다른 필명으로 번역되어 출판되고 있다고 한다.


<타다시 아기와의 단독 인터뷰 내용>

필자: 와인은 언제부터 접하게 되셨나요?

 

아기: 아주 어렸을 때부터 였으며 와인을 수집하기 시작한지는 약 10년 정도 되었습니다.  지금은 와인의 수를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있을 정도인데 본인의 집과 여러 곳에 와인을 모아 보관하고 있습니다. 그 수량이 너무 많아 심지어 조그마한 맨션을 빌려 온도를 맞추기 위해 하루종일 에어컨을 돌리면서 그 공간을 와인셀러로 사용하는데 와인이 너무 많아 심지어 화장실에도 와인이 놓여져 있을 정도 입니다. 

 

필자 : 신의 물방울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실존인물인가요 ? 

아기 : 3명의 주인공은 가상의 인물입니다.  그 중 와인 평론가로 등장하는 주인공 토미네 잇세는 한국의 영화배우 배용준 의 모습을 그린 것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윤석호 감독님의 작품들을 좋아합니다.  당연히 그의 작품인 겨울연가 뿐만 아니라 다른 작품들도 모두 좋아합니다.  지금은 “봄의 왈츠”가 일본어 판으로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태리 와인을 칭송하는 혼츠케는 실지로 도쿄백화점 내의 와인샵에서 메니저로 근무하는 아투시 혼마(Atushi Homma)를 모델로 하였는데 다른 곳에서 좋은 조건의 스카우트제의가 들어와도 귀 기울이지 않고 꿋꿋히 한곳에서 10년 이상을 근무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일에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있는 친구 이지요.

 

필자 : 신의물방울 의 내용을 가지고 드라마화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실인가요 ? 

아기 :  그런 이야기는 있었지만 아직은 너무 초기 단계입니다.  드라마는 책이 모두 완성되었을 때 가능한 이야기 이죠.   드라마의 소재로 이용되는 것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빨리 완성하도록 해야겠지요.

 

필자:  언제쯤 이 책이 모두 완성될 것 같은가요?

아기:적어도 앞으로 3년 혹은 5년 까지도 생각하고 있지만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서는 최대한 빨리 완성을 해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필자 :  신의 물방울을 쓰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아기 : 개인적으로 와인을 너무 좋아하고 있으며 와인을 통한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어 만화를 집필하였습니다.  완벽한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천(天) * 지(地) * 인(人)”의 절묘한 조화가 필요한데 그러한 메시지가 이 만화 속에 담겨있습니다.  모든 와인 속에는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습니다. 단지 붉은 액체인 와인 속에 숨어있는 메시지를 이야기로 표현한 저의 이야기 입니다.
와인 속에 담겨있는 내용들은 와인을 마시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국가와 언어에 상관없이 서로가 공유할 수 있는 공통적인 언어와 이해할 수 있는 메시지가 있습니다.


필자: 제1사도로 선정된 와인은 어떠한 특징 때문에 선택하게 되었나요?

아기: 12사도 중 1번째 사도로 소개한 와인은 2001년산 샹볼 뮤지니였습니다.  세계적인 와인거장 “로버트 파커(Robert Parker)” 가 2002산의 샹볼 뮤지니에 높은 점수를 주었지만 저는 오히려 2001년에 후한 점수를 주었습니다. 앞으로 10년 후에 병을 따보면 2001년산이 2002년 보다 훨씬 훌륭할 것이라 강조하고 싶습니다. 

로버트파커는 미국인들에게 팔릴 것 같은 와인에 대한 평가를 하는 편이라 생각합니다.  주로 마시기 좋은 와인에 후한 점수를 주지만 우아한 와인에는 점수가 짜다는 것을 느낍니다. 즉, 와인을 상품으로 인정하고 잘 팔리는 와인대한 평가를 좋게 하는 편입니다. 사실, 1990년대 후반부터는 파커의 평가가 상업적으로 변한 것 같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필자:  신의물방울에서 등장하게 될 최고서열의 12사도 와인들은 어떠한 기준으로 정하게 됩니까 ? 

아기 :  12사도는 모두 본인이 정하고 있습니다.  빈티지의 특수성과 떼루아(Terrior)에 더욱 신경써서 만들어진 와인들이 될 것입니다.  프랑스의 떼루아가 주는 복합적이고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들은 꽤 매력적이고 그에 따라 와인메이커의 노력이 많이 들어간 와인을 더욱 좋아합니다.   만들기 쉬운 그러한 와인은 인정하지 않으며 “천지인” 이 제대로 조합될 그러한 와인을 높이 평가합니다.  쉬운 예로 미국의 경우 수확 철에 비가오면 비닐을 씌우지만 프랑스는 자연의 섭리 그대로 맡기는 편이지요.

 

필자 : 평소 어떠한 와인들을 주로 좋아하나요 ?

아기: 숲의 향기가 많이 느껴지는 부르고뉴의 와인들을 좋아합니다.  보르도 지역중에서는 그라브의 페삭레오냥 지방의 와인들을 좋아합니다. 

빈티지에 따라 와인의 스타일이 달라지는데  레오빌라스까스의 경우 80년산 와인은 지금 마시기에 훌륭하지만 90년대에 생산된 와인은 지금 마시기는 너무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셀러에 넣어두고 좀 더 기다리고 있습니다. 

 

필자:   자신이 콜렉션하고 있는 와인은 총 몇 병 정도 되나요?

아기:  몇병인지 정확하게 기억할 수는 없습니다.  여러군데에 보관하고 있는데 와인이 넘쳐서 이젠 와인만 보관하고 있는 맨션의 화장실에도 넣어서 보관할 정도입니다.  수량은 약 2000-2500병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필자: 가족관계는 어떻게 됩니까?

아기 :  아내와, 9살이 된 큰딸이 있고 그 아래 아들이 2명 있습니다. 

 

필자 : 아이들에게도 와인 맛을 보게 하나요?  혹시 신의 물방울의 이야기 처럼 아이들에게 와인교육을 시키는지요? 

아기: 아이들에게 와인을 냄새를 맡아보게는 합니다.  어린아이들의 후각은 아주 발달되어 있어서 제대로 와인의 향기를 알아 냅니다.  그 동안 모았던 와인들을 아이들에게 물려줄 의향도 있습니다.

 

필자 : 신의 물방울에 등장하는 와인들이 모두 날개 솟듯 판매되고 심지어 품절이 될 정도인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아기: 아마도 그 대표적인 예가 당시 시중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가 가능했던 샤또 몽페라 (Chateau Montfera) 였을 것입니다.  좋은 반응을 얻었다는 것은 좋지만 인기도 때문에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좀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에서도 샤또 몽페라가 3000-4000 엔대의 와인이었는데 지금은 2001년 산이 만엔 대에 판매가 될 정도인데 사실 그 가격대에도 좋은 와인들은 아주 많습니다.

 

필자 :  잊지 못할 와인이 있는지요 ?

아기 :  1999 년산 로마네꽁띠에서 만든 에세죠 였습니다.  저에게 강한 충격을 준 와인이었죠.  이러한 와인들은 보통 오랜 기간 보관했을 때 훌륭한 맛을 내는데 호기심에 받자마자 열어보았는데 예상 이외로 와인의 심오함이 너무 좋았습니다.  97년산과 98년산의 앙리 자이에의 에세죠 또한 너무 좋았으며 85년산 로마네꽁티에 버금가는 와인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99년산 로마네 생비방 호랑 아르부제는 마치 장미꽃 꽃다발에 있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필자:  곧 제3 사도의 와인이 등장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약간 힌트를 줄 수 있나요 ?

아기:  이 와인은 일본에서는 인기 없는 론(Rhone) 지방의 와인입니다.  그런데 프랑스의 옥션에는 올라가 있습니다.  약 20,000 ~30,000 엔 정도하는 와인입니다.  우연히 추천받아서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와인인데  아주 훌륭했습니다.  와인라벨을 보면 별로 고급스러워 보이지도 않고 저렴한 와인일거라 생각하고 오픈 했는데 너무 훌륭했습니다.  생산량이 아주 작으며 포도나무 수명이 모두 100년 정도된 그런 와인입니다.

 

필자 : 12사도와 신의 물방울은 이미 내정되어 있나요 ?  아마도 많은 와인생산자들이 자신의 와인을 추천해달라는 의뢰도 많이 받을 것이라 생각하는데요.

아기: 여러 곳에서 와인을 가지고 추천해 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아주 좋은 와인이라면 조그만 스토리로 등장 시킬 수 있습니다. 12사도는 대충 정해져 있지만 집필 중에도 더욱 좋은 와인이 나타난다면 바뀔 수 있을 것입니다.  신의 물방울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만화책 1권부터 끝까지 제대로 읽어 본다면 감을 잡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책의 스토리 속에 신의 물방울에 대한 암시와 힌트가 나오니까요.   참고로 신의 물방울은 본인의 취향 보다는 만화의 캐릭터에 맞추어 만들어 진 신의 물방울 입니다.   이 와인은 마니아라면 한번쯤 들어봄 직한 와인입니다. 

 

필자 : 이태리 와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아기 : 수퍼토스카나 와인의 경우 등급에 상관없이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이태리의 와인들은 바로 따서 마시는 파티용 와인들이 많은 듯 합니다.  숙성해서 마시는 와인들은 오히려 수퍼토스카나에서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프랑스의 기술을 모방한다고 해서 프랑스 와인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기술과 개성을 찾기는 힘들 것이라 생각합니다.  프랑스의 와인들은 보다 폭넓고 다양한 스타일을 만들고 10년 숙성되었을 때와 20년 숙성되었을 때 표현하는 맛과 스타일은 많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샤또마고의 경우 와인을 만들 때 50년 이후의 와인 맛을 미리 예상하고 만듭니다.  또한 그에 따라 와인의 가격도 달라지죠.  와인 메이커는 분명히 와인을 만들 때 그 맛의 변천 설계도를 가지고 있는 것이죠.  이태리의 와인들은 바로 마시기 좋은 와인들을 만들기에 그 출발점부터 다릅니다.  이태리 와인을 숙성하여 마셨을 때 달라지는 느낌이 별로 없었습니다. 

미국이나 신세계의 경우 또한 금방 마시는 와인들을 만들어 냅니다.  1990년산 도미너스(Dominus)는 작년에 맛 보았는데 1983년산 프랑스의 샤또 라스까즈가 생각 나더군요.  분명 캘리포니아의 와인들은 숙성이 빠르다고 생각됩니다.  칠레의 와인은 3000 엔 이하의 와인을 구매했을 때 가장 잘 샀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알마비바는 사실 샤또 몽페라와 비교했을 때 저는 몽페라가 더욱 맛있다고 느꼈습니다.  알마비바는 분명히 가격이 3배 이상 비쌌는데도 말이죠.   저는 고가의 칠레와인인 경우 가격대비 품질이 좋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번은 일본의 와인전문가들과 함께 2001 년산 샤또 몽페라와 2000년산 미국의 오퍼스 원을 가지고 비교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한 적이 있습니다.  놀랍게도 이들은 샤또 몽페라를 선택했습니다. 

가끔 미국산 와인에서 훌륭한 쉬라를 만난 적도 있었습니다.  Torbreak 이라는 와인이었습니다. 

 

필자 :  현재 집필중인 다른 작품도 있습니까 ?

아기: 지금은 Night in the Area 라는 만화책을 쓰고 있습니다.  와인과는 상관없는 내용입니다.

 

<이상>

 

인터뷰를 시작할 때의 딱딱한 모습은 어느덧 사라지고 점심시간 인터뷰로 인해 와인도 마시지 않았지만 우리는 마치 와인을 마신 사람들처럼 웃음과 와인의 훈훈한 향기로움이 느껴졌다.  그리고 예기치 않게도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말한다.  저의 작업실이자 우리 집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저의 모습을 찍도록 허락하겠습니다.  , 죄송하지만 저의 뒷모습만

 

자전거를 타고 가는 그의 뒤를 따라 약 5-10분 정도 가니 일본의 어느 조그마한 집과는 전혀 다른 조그만 정원이 있는 유럽풍의 단독주택으로 안내했다.  목조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니 바로 오른쪽으로 꽤 큼직한 작업실이 열렸다.  중간 책상을 기점으로 주변은 책들로 가득하다.  2층으로 연결되는 한쪽 벽면 전체는 모두 만화책이었다.  잡지사 의 편집장으로 있다가 약 10년 전부터 책과 만화의 작가로 활동하였는데 본인도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작품들을 써냈다는 것이다.  그리곤 그는 지하로 안내 했다.  평소 사람들과 와인을 마시기도 하고 가족들과 어울리기도 하는 장소라고 한다.  마치 와인셀러가 연상되는 나무문을 열고 들어서니 마루바닥이 벽면 따라 모래 위 조개가 바닷가를 연상한다. 그 위에는 두꺼운 유리로 마감되어 걸을 수 있게 했다.  작가가 중요시하는 와인의 떼루아(Terrior)가 느껴졌다.  책상 위에는 돌과 조개들이 여기저기 장식되어 있고 한쪽에는 그랜드 피아노가 놓여져 있다.  홈시어터의 역할도 한다는 이 방의 천장에는 커다란 빔이 설치되어 흰 벽을 겨냥하고 있다.  방의 한쪽 구석 또 다른 나무문을 열어보니 와인들로 가득 찬 조그마한 와인 전용 셀러 룸이 나온다.  그 속에는 본인이 아주 아끼는 와인들이 있다는 것.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
독자 분들에게 있어서, 신의 물방울이 와인세계에 발을 들여놓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 저(작가)에게 그 이상의 명예는 없을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이 신의 물방울에 등장하는 와인을 실제로 꼭 드셔 보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작품 중에 등장하는 와인들은 그 모두가 틀림없는, 훌륭한 와인들로 그야말로 작품 이랄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저의 책에서 소개된 와인이 갑작스런 인기로 가격이 올라 가게 되는 경우를 보고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그 가격대라면 분명 더욱 좋은 와인들이 주변에 많을 것입니다. 

 

한동안 우리는 와인에 대한 이야기로 시간가는 줄 몰랐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로버트 파커의 와인 평가에 대한 그의 의견이라든가 혹은 자신을 놀라게 했던 어느 부르고뉴의 와인이야기, 이태리와 신세계 와인들에 대한 이야기 등등밤새도록 이야기를 해도 끝이 없을 것 같았다.   

 

다음에는 꼭 와인을 함께 마시며 이야기 나눕시다.”

함께 와인을 마시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던지 그는 셀러에서, 책 속에 이미 소개되었던 그러나 이젠 모두 품절이 되었다는, 와인을 선물로 건네 주었다.  그것은 프랑스 론(Rhone) 지방의 묵직하지만 소박한 와인으로 스테이크와 잘 어울린다는 샤또 생콤(Chateau Saint Cosme) 이었다.

 

분명 와인 속에는 묘한 매력이 있다.   와인 이야기 만으로도 우린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다. 작가는 와인을 마시면서 와인 속에 숨어있는 많은 영상들을 떠올리고 사람들을 떠올린다.  그리고 땀을 흘린 농부의 노력과 열정이 묻어난 와인메이커의 철학을 읽었던 것이다. 


와인은 마치 사람과도 같다.  똑 같은 포도를 가지고 만든 와인에는 다양한 스타일을 표현한다.  아름답고 우수에 젖은 여인의 눈망울을 연상하게도 하고 시골의 어느 안개 낀 숲 속을 거닐기도 한다.  풍요로움과 낭만이 넘쳐나는 이 가을, 한국의 어느 조그마한 시골에서도 지금쯤 까맣게 익은 포도가 와인으로 태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최성순 -와인21닷컴

 

 

 

작가의 소장 와인들
 

작가의 집이자 작업실
 
 
 
좋은 글 이라 데리고 왔습니다(win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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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잘 가는 도서관이 세 곳 있다.

사는 곳, 살던 곳, 교회 이렇게 세 곳을 주기적으로 이용해서 책을 빌린다.
사는 곳의 도서관은 좀 책 구성이 약하고, 살던 곳은 많지만 약간 멀어서 2주에 한번 꼴로 간다.
교회의 경우 매주 가는데 얇은 책 위주로 빌리게 된다.
빌릴 수 있는 권수는 각기 차이가 있다.
살던 곳은 1인당 5권인데 아내의 것을 합쳐 10권을 빌리고
아이들 것을 더해서 10권으로 총 20권을 들고 움직인다.
사는 곳은 3권인데 여기서는 아내의 것을 쓸 수는 없고 책의 종류가 그만큼 다양하지 못하다.
교회는 1인당 2권, 아내의 것 이용 4권까지인데 요즘은 아이용으로 많이 빌리는 편이다.

이렇게 꾸준하게 빌려가는 나를 보면서 가끔 그런 질문도 던져진다.
가장 짜증나는 질문은
"본인 것만 주세요, 아내분이 직접 오셔야 하는데요."

나의 답은
"엘리베이터 없는 건물 4층까지 아이 둘 데리고 올라오란 말인가?
전화해서 확인되면 그냥 처리해주시죠.
도서관도 이용자라 하지말고 고객이라고 생각하고 많이 이용하는 사람들을 좀 더 우대하는
프로그램을 해주면 좋겠습니다. 등등."

또 이런 질문도 있다.
"이걸 정말 다 보세요?"
그럼 되도록 보려고 하지 아니면 무겁게 이걸 다 들고 다녀야 하나?
참고로 나는 TV는 거의 보지 않고, 뉴스는 9시 땡하는 앞대목만 눈팅한다.
덕분에 재미 없는 사람이라는 소리도 듣지만 굳이 많이 바꾸고 싶지는 않는다.
지하철을 탈 때는 꼭 1,2권을 집어 들고 살핀다.
이렇게 차곡차곡 모으면 그만큼 분량이 되는 것이다.

어쨌든 도서관은 내게 서고가 되어주고 사서분들은 나의 수고를 덜어주시느라 늘 고맙게 생각한다.

가는 정이 있어서 일까 드디어 오는 정이 생겼다.
살던 곳 도서관의 사서 한분이 전화를 하셔서 특별히 우리 가족을 책 읽는 가족으로 선정해주었다.
물질적으로야 상패 하나 받는 것이지만 적어도 아이들에게는 커다른 격려가 될 것 같아 기뻤다.

어른인 나도 즐거운데 아이들의 삶에 칭찬이 얼마나 크게 작용할까 생각해보니 더욱 가슴이 설렌다.
그렇게 서로 서로 감사하면서 책과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만들어가게 되는구나 하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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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2006-08-11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감사합니다.

달콤한책 2006-08-11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그대로, 그 스타일로 계속 나아가시길 바랍니다(격려, 지지 팍팍!) 꼭 본인 대출증만 된다는거 저도 짜증나요^^

사마천 2006-08-12 0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콤한책님 감사합니다. 모든 사람에게 공평해야한다는게 공공기관이긴 한데 더 자주 잘 이용하면 대출권수를 조절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