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윤수 옮김 / 들녘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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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책을 덮고 멍하니 있었다. 지금 내가 읽은 작품이 뭐였을까 종잡을 수 없었다. 뭔가 대단한 작품을 읽은 느낌은 드는데 그 느낌을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 지 모르겠다. 이 작가 미치오 슈스케의 다른 작품 <새도우>를 읽었을 때도 놀랐었다.  그때 그 작품을 읽고 이런 글을 썼었다. '작가는 본격추리라는 추리소설의 한 분야를 완벽하게 트릭으로 사용하고 있다. 인물들의 단어 한마디, 행동 하나에 독자에 대한 속임수를 포진시키고 있는 작가의 주도면밀함과 본격추리소설이면서도 그것을 좀 더 새롭게 만든 작가의 글솜씨가, 그의 도전이 재미있고 좋았다. 작가의 다른 작품도 보고 싶다. 한 작품만으로는 배가 고프다. 더 작가의 작품을 맛있게 먹고 싶다.' 내 배고픔이 채워져야 하는데 더 욕심이 생긴다. 정말 폭식을 조장하는 작가다. 환상과 인간 개개인의 관점에 대해 더 확실하게 이 작품에서 표현하고 있다. 삶이라는 이야기가 말이다.  

여름 방학이 시작되는 종업식날 S가 오지 않아 담임 선생님의 부탁으로 S의 집에 과제물을 전해주러 갔던 미치오는 뜻밖에 자살한 S를 발견하고 선생님께 알린다. 그런데 이와무라 선생님이 경찰들과 함께 S의 집에 갔을 때 S는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다. 자살의 흔적도 사라지고. 도대체 누가 S의 시신을 가져간 것이고 S는 자살한 것일까, 아니면 이런 생각을 하는데 거미로 환생한 S가 미치오에게 나타나서 자신은 살해당했고 살인자는 이와무라 담임 선생님이라고 알려준다. 미치오는 S를 대신해서 이와무라 선생님이 감춘 S의 시신을 찾고 경찰에 그를 신고할 계획을 짠다. 

여기에 그 마을에서 일어나던 개와 고양이를 잔인하게 살해하는 사건과 겹쳐지며 사건은 순식간에 엽기적인 연쇄 사건으로 다가온다. 다리를 부러뜨리고 입에 비누를 넣은 동물의 사체들. 하지만 미치오는 S의 말만 믿다가 어느 순간 의심을 하게 된다. 과연 S는 진실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일까? 그의 이야기를 믿어도 좋은 것일까? 그러면서 이야기 전체가 다른 각도로 전개된다. 마치 이런 이야기가 싫다면 저런 이야기는 어때? 하며 방향 전환을 하는 이야기꾼의 입담처럼. 그리고 그 입담에 장단을 맞춰주는 만담꾼처럼 이야기는 작품 속에서 순식간에 파괴되고 재구성되기를 반복한다. 마치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은 죽은 뒤 환생과 죽음을 반복하는 것처럼 말이다.  

처음 작품은 신선하지만 단순하게 시작하는 느낌이었다. 9살 어린 아이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과 환생이라는 기묘한 조화가 미스터리보다는 환타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하지만 점차 이와무라 선생님이 어떤 인물인지 알게 되고 또 다른 등장 인물 다이조 할아버지가 긴장감을 고조시켜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미치오의 주변에는 좀 색다른 인물들이 존재한다.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단서를 말해주는 국수집 도코 할머니, 미치오의 3살된 여동생 미카, 미카만을 예뻐하고 미치오는 싫어하는 조금 이상한 엄마와 그런 엄마를 바라보기만 하는 거북이같은 아빠. 이들의 부조화스런 조화 또한 이 작품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말 우린 모두 이야기를 만드는 존재다. 자기만이 안주할 수 있는 그럴듯한 이야기를 만들고 거짓과 실책과 실수와 나쁜 기억은 삭제하고 즐겁고 좋은 행복한 기억으로 진실처럼 위장을 한다. 그러다보면 진짜 어떤 것이 자신의 실제 이야기인지 모르게 되고 거짓도 진실로 받아들여 힘들 삶을 그럭저럭 살아나가게 되는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그것이 9살난 아이의 머리 속에 들어 있었다는 사실이다. 너무 어리지 않은가. 하지만 어리다고 모르는 것은 아니다. 어리기 때문에 어쩌면 이런 것에 더 민감할 수 있는지 모른다. 

마지막은 참 소태처럼 쓰게 다가온다. 그리고 미궁에 빠지게 만든다. 작가는 독자에게 끝까지 모든 것을 다 알려주지 않는다. 삶이라는 이야기의 하나처럼 내가 지금까지 읽은 것이 과연 사실인지 아닌지 다시 생각하게 하고 또 마지막의 여운은 무엇인지 상상하게 만든다.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어쨌든 현재진행형으로 이야기는 어디에선가 파괴되고 다시 구성되고를 무한 반복하지 않을까 싶다. 그것이 이야기의 환생일테니까. 작가는 작품 속에서 인간이나 생명체와 마찬가지로 이야기도 그렇게 반복될 수 있음을 알려준다. 믿고자 하는 이야기만 믿는 사람에게는 환생도 믿을 수 있는 것과 같이 거짓된 이야기라도 포장만 잘하면 믿게 되는 거라고. 정말 미스터리하고 파격적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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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9-10-29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르던 작품이지만, 만두님 리뷰를 읽으니 끌리네요.

물만두 2009-10-29 11:55   좋아요 0 | URL
읽어보세요. 좋은 작품입니다.

[그장소] 2013-08-03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니,쓰르라미울적에...던가? 어쩐지..그 내용이..떠오르네요!
읽으려고 도서관에서 집어들었다가..
아직도 많은 온다리쿠와 히가시노 게이고,누쿠이 도쿠로,,기시 유스케,마쓰다 신조,
등등...미루고..미루고..ㅎㅎ
 
늑대인간 - 2 드레스덴 파일즈 2
짐 버처 지음, 박영원 옮김 / 도서출판두드림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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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짐 버처의 드레스덴 파일즈는 한마디로 환타지와 미스터리가 결합된 작품이다. 마법사 해리 드레스덴이 주인공으로 탐정 역할로 등장한다. 그는 경찰 머피와 공조를 해서 초자연적 현상을 보이는 사건에 자문 역할을 하며 살아간다. 그러니까 그의 주수입원이 경찰에게서 나온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지난 사건의 후유증으로 머피에게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머피가 그를 신뢰하지 못하는 관계로 수입원이 끊기고 말았다.  

그런 그에게 옛 제자가 이상한 구조의 도안을 가지고 와서 마법을 가르쳐 달라고 한다. 그는 이를 거절한다. 그 뒤 마침 머피가 그를 찾아와서 사건 조사에 참여하게 되는데 딱 봐도 늑대 인간이 저지른 사건이다. 여기에 전혀 연관되고 싶지 않은 마콘의 부하가 살해되어 그는 다시 시카고의 갱단 두목 마콘과 연관되고 그가 마콘과 연관되는 바람에 머피는 내사과에서 조사를 받는 중인데 FBI까지 나서고 있다. 도대체 늑대 인간은 어디서 온 누구고 왜 이런 일을 저지르는 걸까 라는 의문을 가지기도 전에 해리는 멍청이같은 짓만 저지르며 다닌다. 

작품을 보면 늑대 인간의 종류도 참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가 스스로 주문을 걸어 늑대 인간이 된 기본적인 늑대 인간이 있고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보름달이 뜨면 저주에 걸려 늑대로 변신하는 루가루가 있다. 여기에 마법의 힘으로 변신 벨트를 차고 늑대로 변신을 할 수 있는 헥센 늑대가 있고, 모습은 사람이지만 행동과 힘이 늑대와 같은 라이칸스로프가 있는데 작품을 보면 이런 다양한 종류의 늑대 인간들이 등장하여 제목에 어울리는 늑대 인간들에 대해 마스터하게 해준다. 늑대 인간만 가지고도 보는 재미는 충분했다. 

보름달이 뜨면 사람이 살해된다. 그런데 보름달이 뜨기 전후로도 사람이 살해된다. 이건 늑대 인간에게만 초점을 맞추기 어렵게 사건을 혼란에 빠트리는 문제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그에게 조언을 구하던 제자가 시체로 발견되고 해리가 머피에게 체포된 것이다. 물론 해리는 루가루의 살인을 저지하고자 도망을 치기는 하지만 이제 해리가 믿을 수 있는 가장 든든한 아군을 잃었음을 의미하는 일이라서 해리를 당황하게 만든다. 머피도 해리의 말이라도 좀 들어보고 체포를 할 일이지 정말 한 성격하는 화끈한 경찰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전편에 비해 마법사 해리의 모습은 좀 둔했다. 아무리 머피와의 사이에 오해로 인해 고통스럽다지만 추리도 못하고 스스로 방어도 못하고 이용만 당하면서도 기사도 정신만은 남달라서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하다가 모든 이들을 곤경에 빠지게 하다니 이렇게 무모하고 어리석은 마법사가 있었나 싶었다. 뭐, 마법사도 인간이라 인간적이라고 하면 할 말이 없지만 아무리 머피가 여자라고 해도 경찰까지 보호하려고 하는 건 좀 심했다. 머피가 남자였다면 그랬겠냐고. 그러니 머피의 주먹에 곤죽이 되도록 맞지. 맞아도 싸다. 해리, 제발 정신 좀 차리기 바란다. 누가 누굴 구한 건지 모르겠잖아.  

범죄는 절대 악처럼 현대 사회에 군림한다. 잡아도 잡아도 끝이 없고 힘만 더 커진다. 힘이 센 범죄자는, 마피아같은 존재는 잡히지 않는다. 이런 상황이 때론 비관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고 범죄자를 잡기 위해 악과 손을 잡을 수는 없는 일 아닐까? 세상은 단순하게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으로만 분류되는 건 아니다. 범죄없는 이상향은 유토피아일 뿐이다. 그런 것을 꿈꾸지 않은 자가 누가 있겠는가. 하지만 결코 스스로 악의 힘과 손잡는 일은 더 큰 범죄를 낳는 결과가 될 뿐이다. 정의가 얼마나 구현되기 어려운 것인지, 선이 얼마나 무너지기 쉬운 것인지 작품은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니 차라리 멍청한 해리가 낫다 싶기도 하다. 

두꺼운 분량의 작품이 순식간에 읽게 된다. 재미있는 시리즈다. 미국 드라마로도 나왔다고 하니 드라마로 봐도 재미있을 것 같다. 드라마틱하고 환타지적이면서 독특하고 요즘 시대에 유행하는 뱀파이어나 늑대인간같은 소재와 경찰의 결합이라는 가장 선호도 높은 두가지의 결합 작품이니 말이다. 해리가 보여주는 마법도 볼 만할 것은 다음 작품을 은근히 기대하게 만드는 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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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10-27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법도 탐정도 다 좋아요!! 이런 시리즈가 있었군요 ^^

물만두 2009-10-27 15:03   좋아요 0 | URL
1편부터 보세요^^

무해한모리군 2009-10-27 23:15   좋아요 0 | URL
아하 1권부터! 이번주말 재고 하나 해치우고 이녀석 1권을 찾아봐야겠네요 ^^
 
고백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8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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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장을 읽으며 내 입에서 무심코 '헉, 대박이다!!!'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정녕 이 작품이 작가의 데뷔작이란 말인가? 정말 대단한 데뷔작의 등장이자 대단한 작가의 등장을 알리는 강렬한 작품이다. 더 무슨 말이 필요할지 내 머리는 그저 놀라서 멍할 뿐이다. 와우~ 심봤다!!! 

한 여교사가 제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하는 이야기로 작품은 시작된다. 그것이 거대한 고백의 시작이다. 그 고백 안에서 얼마 전 사고로 죽은 자신의 어린 딸이 살해되었음을 밝힌다. 그리고 그 범인이 바로 자신의 반 학생 두명이라는 것도. 아이들은 모두 놀라고 범인들은 숨죽인다. 교사는 소년법에 의해 처벌받지 않는 연령임을 각인시킨다. 그런 이유로 경찰에 신고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해서 자신이 스스로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한다. 그 뒤 여교사는 퇴직을 하고 한 학생은 학교를 무단 결석하고 다른 학생은 왕따를 당하게 된다.  

이런 일련의 일들은 서로 다른 화자가 자신의 입장에서 사건을 이야기하며 전개시키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그 관점이 다른 화자들은 자신의 입장에서 사건을 보며 자신만의 시각으로 전달을 한다. 하나의 사건도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보여질 수 있음을 작가는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두 범인도 직접 등장시키고 그 아이의 엄마도 등장시키는 등 그 주변 인물들이 겪게 되는 일에 어떻게 대처하고 어떤 시선을 주고 받는 지 알려준다. 이렇게 잘 짜여진 하나의 단순한 사건 이야기는 마지막에 가서 단순함을 넘어서 비범한 모습을 드러낸다.  

하나의 화자에 각기 다른 이름을 붙인 것이 독특하다. 성직자는 여교사의 독백이다. 소년들을 신고하지 않은 아이를 잃은 어머니. 순교자는 선생님이 파란을 일으키고 떠난 반에서 일어나는 일에 휘말리게 된 소녀의 고백이다. 하지만 이 소녀가 과연 순교자였는지는 의문이다. 자애자는 소년 B의 어머니 일기에 담긴 고백이다. 과연 그녀가 자애자였는지는 뒤를 잇는 소년 B의 고백이 담긴 구도자를 보면 알 수 있다. 가질 수 없는 것을 갈구한 점을 구도자라 해야 할지, 자신의 능력을 엉뚱함에 구현한 점을 구도자라 해야할지. 그렇게 되면 신봉자는 당연히 소년 A의 고백이 된다. 어린 시절 헤어진 어머니를 신봉한 소년의 이야기가 마음을 움직이려다 싸늘하게 만든다. 여기에 마지막 전도자가 등장해 대미를 장식한다. 각각의 단원에서도 할 말이 생기지만 결코 정의를 입에 담지는 않으련다. 이것은 그것을 넘어서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작품은 가정과 사회의 여러 문제점을 함게 통찰하고 있다. 싱글맘으로 아이를 키우는데서 오는 어려움, 그런 싱글맘을 아직도 편견적인 시각으로 보는 현실, 왕따문제와 어린 아이들의 정의감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일그러진 사춘기의 집단 히스테리, 범죄에의 동경을 부추기는 매스컴, 가정 폭력과 재혼 가정의 문제, 그리고 일반 가족 내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고 방관하는 가족과 부모와 자식의 여전히 계속되는 소통 부재, 자아 도취와 인간 실격의 끝은 어디인지 판단할 수 없게 만드는 집착과 광기 등을 등장 인물들을 통해 잘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범죄자에 대한 복수 문제까지 생각하게 한다. 

사실 처음 볼 때는 또 하나의 소년범과 소년법에 대한 이야기, 가정과 사회에 대한 교육이 문제라는 내가 예전에 했던 이야기를 똑같이 반복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실망스럽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였다. 작가는 작품을 정교한 추리소설로 완성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 보여주고자 하는 것들은 모두 보여주고 있다. 너무 많이 보여줘서 오히려 이야기를 읽다가 속은 것이다. 이 작품이 추리소설이라는 점을. 이 얼마나 영악한 작가란 말인가. 대단하다는 말 이외에 그 어떤 말도 하지 못하겠다. 뭘 느꼈냐고 물어도 그냥 머리 위에서 폭탄이 터진 느낌이라고 밖에 할 말이 없다. 놀랍고 입이 다물어지지 않고 보지 않으면 도저히 느낄 수 없는 그런 작품을 오랜만에 봤다. 아, 신선한 충격이란 이제 없을 줄 알았는데 역시 좋은 작품들은 기다리면 나오는구나. 작가의 다른 작품도 기대된다. 무언가를 논할 수 없게 만드는 기가 막힌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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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9-10-22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참 궁금했어요

물만두 2009-10-22 10:59   좋아요 0 | URL
강추합니다.

2009-10-22 10: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22 1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글샘 2009-10-22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씀만 들어도 마구 읽고싶은 책이군요. ㅠㅜ 꼭 읽고야 말테예요. 12월 이후에...

물만두 2009-10-22 14:23   좋아요 0 | URL
꼭 읽어보세요^^

랄랄랄라 2009-10-22 15: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저랑 동감이시군요. 저도 어제 읽고 흥분해 알라딘 리뷰 올렸답니다. 정말 이 책 대단하죠? 히가시노게이고를 뛰어넘을지도 모를 작가가 동시대 나오다니....전 정말 일몬장르소설계가 무서워요.

물만두 2009-10-22 15:16   좋아요 1 | URL
그죠? 정말 기대되는 무서운 신인의 등장입니다.

랄랄랄라 2009-10-22 15: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께 질문이요. 장르소설의 고수이시니 여쭙겠어요. 이 책과 비슷한 분위기나 완성도, 독백체 여러명의 릴레이구조-를 가진 소설 혹시 기억나시면 추천부탁드립니다. 꾸벅.

물만두 2009-10-22 16:02   좋아요 1 | URL
분위기는 좀 다르지만 <편집된 죽음>이 우선 떠오르는군요. 릴레이구조는 온다 리쿠가 잘 쓰는데 제목이 생각 안나네요.

랄랄랄라 2009-10-22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집된죽음....당장 구해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Apple 2009-10-22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땜에 별로과심이 안갔는데,=_=; 이정도로 강추하시면 안볼수 없는걸요?^^

물만두 2009-10-22 19:37   좋아요 0 | URL
후회하시게 됩니다. 안보시면요^^

마노아 2009-10-23 0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리뷰 때문에 어제 이 책 질렀잖아요. 알사탕 천 개도 유혹적이었어요.ㅎㅎㅎ

물만두 2009-10-23 14:27   좋아요 0 | URL
잘하셨습니다^^

카스피 2009-10-23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이 이리 칭찬하시니 한번 서점에 가서 슬쩍 읽어봐야 겠네요^^

물만두 2009-10-23 14:28   좋아요 0 | URL
한번 보세요. 근데 슬쩍으로는 안되실텐데요^^

2009-10-25 12: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26 16: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데메트리오스 2009-10-27 0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자들이 각자 자신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한다는 점이 영화 라쇼몽과 비슷한 것 같은데 만두님의 리뷰를 보니 뭐가 더 대단한 게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머리 위에서 폭탄이 터진 느낌이 무엇인지 얼른 사서 봐야겠네요^^

물만두 2009-10-27 10:26   좋아요 0 | URL
데메님 라쇼몽하고는 좀 달라요.
그런 점이 더 매력적이랍니다.^^

메르헨 2009-10-28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흠.....장바구니에 담았다가 잠시 보류했는데 물만두님 리뷰를 보니...
다시 결제에 들어가야할듯...^^
갠적으로 일본서점상 받은 책이 쫌...괜찮더라구요.하하...
결제창으로 넘어갑니다.^^
오랫만에 뵈어요. 여름에 바빴고....늦가을에 좀 한가해지는 메르헨 댕겨 갑니다.^^

물만두 2009-10-28 19:29   좋아요 0 | URL
읽어보시어요^^
네, 올만입니다~

좋은날 2009-11-03 23: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의 추천하시는 추리소설은 다 사야 직성이 풀린답니다.
고백 도 물만두님의 리뷰를 보고 주문했죠..
이틀동안 읽었는데 정말 끝내줍니다..
해바라기가 피지않는 여름은 도서관에서 빌려왔어요
지금 읽고 있어요.
물만두님의 별 다섯개 소설은 다 읽습니다.

물만두 2009-11-04 10:32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님과 제가 책궁합이 맞나봅니다.
좋은 하루보내시고 즐거운 독서하세요^^

[그장소] 2013-08-03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로 먼저,그리고 책으로 본..^^
 
12인 12색 - 한국 젊은 작가 추리 단편집, 클래식 미스터리 클럽
신재형 외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추리소설의 소재가 얼마나 다양한 지를 한 눈에 보여주는 작품이다. 제목도 '12人 12色'으로 열두명의 작가가 더로 다른 색깔의 단편을 독자에게 선보이고 있다. 추리소설의 범위는 점점 넓어지고 있다. 트릭을 위주로 한 범인잡기식의 본격 추리소설에서 사회파 범죄소설을 넘어 팩션까지, 그리고 여러 장르와의 연계를 통해 오컬트 미스터리, 환타지 미스터리, SF 미스터리, 역사 미스터리, 호러와 결합된 스릴러 등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젊은 작가들도 그런 점에서 많은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진짜 사건을 소재로 삼은 경찰 추리소설의 전형을 보여 준 <그들의 시선>, 마지막 반전이 오싹하게 다가오는 반전 미스터리를 선보인 <마지막 장난>, 별거 아닌 것 같던 내용이 트릭에 의한 본격 추리소설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안락사>, 신주무원록의 탄생이 된 사건인냥 쓴 팩션 <글월비자>, 유쾌한 코지 미스터리로 워킹맘의 심리를 잘 묘사한 <지우개>, 반 지하에 이사 오는 사람마다 사건이 일어나는 반지하를 소재로 인간 심리를 잘 표현한 심리 미스터리 <반 지하>는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일본을 배경으로 일본의 미래를 소재로 삼은 SF 미스터리라고 할 수 있는 <오타쿠>, 오컬트와 초자연 현상이 가미된 작품인 <의식은 시공간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타투이스트를 소재로 한 진실이 궁금한 <꿈꾸는 아이비>, 이상과 현실의 타협에서 나이가 들면 한번쯤 생각하게 될만한 휴먼 미스터리 <노동자 K씨의 죽음>, 중국 원말을 배경으로 한 무협 미스터리 <안구사>, 바람 피운 여자가 내연남의 죽음을 불안해 하는 일상을 잘 묘사한 <불안>, 이 다양한 12가지 색깔의 작품들이 우리 나라의 추리소설의 미래를 보여준다.  

작품들에 공통적인 특징은 경계다. 뜻은 다르게 표현될 수 있지만. 범죄자가 범죄를 저지르는 것, 그 심리가 인간이 넘어서는 안되는 경계를 넘은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세대간의 소통과 이해를 위해 경계를 허물기도 하고, 인생에 대해 자신이 쳐놓은 경계를 풀게 하기도 한다. 또한 제목 그대로 시공을 초월해서 의식의 경계를 뛰어 넘는 작품을 표현하기도 하고, 사실과 허구의 사이의 경계에서 독자와 주인공을 떠돌게도 만들고, 이상과 현실, 과거와 현재의 모습의 경계를 생각하게 하기도 한다. 정말 인간이 가진 경계의 폭은 넓은 듯 좁고 깊은 듯 얇다는 것 알게 한다. 또한 추리소설의 장르적 한계나 경계는 없어야 함을 느끼게 하는 작품들이다.   

얼마나 다양하게 다른 작품을 쓰느냐, 참신한 작품으로 실험성을 높이느냐도 젊은 작가에게 요구되는 점이기도 하지만 완성도 높고 깊이 있는 작품이 더 요구된다. 독자들의 눈은 이미 많이 높아졌다. 작가들의 글에 대한 욕심도 높아졌으리라고 본다. 이렇게 추리소설의 붐이라고 할 만한 시대에 좋은 추리소설이 많이 나와준다면 우리나라도 추리소설이 높은 위상을 차지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그 일을 이 열두명의 작가들이 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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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프문 베이 연쇄살인 우먼스 머더 클럽
제임스 패터슨 지음, 이영아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제임스 패터슨의 우먼스 머더 클럽 네번째 시리즈 작품이다. 세번째 작품에서 네 명의 주인공 중 한명인 질을 잃어버린 일이 어떻게 수습될까 생각했는데 역시 또 다른 인물이 등장했다. 이번에는 변호사다. 작품은 두 가지 사건을 등장시키고 있는데 그 사건들의 성격이 전혀 다르게 진행된다. 하나는 법정 스릴러로, 다른 하나는 연쇄 살인 사건을 쫓는 범죄 스릴러로. 

우선 시작되는 법정 스릴러는 안타깝게도 계속되는 십대 소년들의 살인 사건과 '아무도 신경 안 써.'라는 문구때문에 더 신경이 쓰여 비번임에도 파트너의 요청으로 함께 용의자를 쫓던 중 운전자가 두 명의 십대 남매라는 사실을 알고 그들을 도와주려던 린지와 그의 파트너 제코비가 그 어린 살인범들의 총에 맞고 반격하는 과정에서 누나는 죽고 남동생은 크게 다치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이 사건이 왜 법정 스릴러라는 형식을 취하게 되었느냐 하면 그들의 부모가 경찰을 고소했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나쁜 경찰도 있고 착한 경찰도 있다. 세상에는 억울하게 경찰에게 당하는 선량한 시민도 있고 범죄자도 있다. 범죄자를 무조건 총을 쏴서 잡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경찰도 인간이기에 범죄자에게서 자신의 생명 방어가 기본이라는 이야기다. 경찰이라고 목숨을 내놓고 범죄자를 잡으라고 요구할 수는 없는 일이니까. 하지만 일단 경찰이 쏜 총에 맞았다고 보도가 나가면 경찰은 나쁜 인간이 된다. 살인을 즐기는 미친 범죄자가 아닌 다음에야 아무리 정당방위라고는 해도 어린 아이에게 총을 쏘고 싶은 경찰은 없을 것이다. 이런 난김한 일을 겪게 된 린지를 돕기 위해 변호사 유키 카스텔라노가 나선다. 

또 다른 사건은 집을 떠나 동생 집이 있는 해프문 베이에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던 린지는 자신이 십년 전 미해결한 사건과 유사점을 보이는 연쇄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 신원미상 피해자가 늘 마음에 남았던 린지는 이 사건을 조사하기에 이르는데 누군가 그녀를 감시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도대체 살인범들은 무엇 때문에 사건을 저지르고 피해자들은 왜 피해자가 된 것인지 알기 위해, 범인을 잡기 위해 린지는 과감하게 사건에 뛰어든다.  

법정 스릴러는 긴장감 넘치게 진행된다. 아무리 범죄자라해도 미성년자에게 총을 쏜 것이고 린지 자신도 죄책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 변호사는 아이들이었다는 점과 피해 상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배심원들에게 동정표를 구하고 린지쪽 변호사는 린지의 정당방위와 그녀가 좋은 경찰이었음을 내세워 일진일퇴하며 아슬아슬하게 이어간다. 린지의 경찰 생명이 이 재판 결과에 달렸으니 보는 이도 마음 졸이게 만든다. 

한편 해프문 베이에서는 범인들이 사건을 일으키고 다니는 것을 독자에게 알려주지만 마지막 반전으로 그들은 남겨둔다. 여기에서 법정 스릴러와 범죄 스릴러가 어떻게 이어지는 가를 보여준다. 하나의 범죄는 하나로 끝나지 않고 다른 범죄로 점점 넓혀진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있다. 마치 악의 씨앗 하나가 꽃을 피워 많은 악의 씨앗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또 복수와 증오와 광기는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고 한번 경계를 넘은 사람은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린지 박서는 쿨한 경찰이다. 범죄자의 범죄 동기에 흔들리지 않는다. 경찰은 응당 그래야 한다고 작가가 표준을 제시하는 것만 같다. 경찰은 범죄자를 잡는 일만 하면 된다. 그 이상까지 깊이 들어갈 필요는 없다. 그런데 왜 신원 미상 피해자의 미해결 범죄에는 그렇게 신경을 쓴 걸까? 단지 해결하지 못해서라면 너무 단순하게 느껴진다. 피해자의 사연과 피해자와 가해자의 기준이 점차 모호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범죄자의 범죄 이유까지 듣고 공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래서 이 작품은 어떤 면에서는 드라마처럼 느껴지지만 어떤 면에서는 인간적으로 느껴진다. 오히려 절제하고 경찰의 모습만 보여주기 때문에. 

아이들이 살인을 하나의 게임으로 여기고 다니는 세상, 아이들이 위험에 처해도 구해주는 사람이 없는 세상이라면 그 세상을 살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 싶지만 이 작품은 그런 심각한 사회 문제를 이야기하는 작품이 아니다. 경찰의 사건 해결이 가장 주된 목적이고 범죄자는 반드시 잡아서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 한다는 원론에 입각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라면 무엇이든 가능하고 걸리지 않으면 어떤 일을 해도 좋다는 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마지막 범죄자의 이야기에 린지가 좀 더 귀를 기울이는 자세였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도 신경 안 써.'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건이 다 해결되고 새로운 멤버가 들어와 이제 우먼스 머더 클럽은 제 2기를 맞이한 기분이다. 쿨한 경찰 린지 박서와 그의 친구들의 모습이 이제 조금씩 내 눈에 남는다. 처음보다 작품 보기가 참 좋아져서 다행이다. 법정 스릴러와 범죄 스릴러를 동시에 보고 싶다면 이 작품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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