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체리 고고 1
김진태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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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고체리가 나인기업에 입사한 뒤로 한시도 조용할 날이 없다. 그녀는 평범한 회사원이 아니었다. 전설적인 프로레슬러 타이거마스크의 딸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침체기에 빠진 프로레슬링계의 위기로 아르바이트를 할 수밖에 없었던 고체리는 회사원이 되고 그때부터 소심한 부장은 하루도 마음 편할 날 없이 지내게 된다.

아, 불쌍한 소심한 부장. 강부자 사장의 남편이었지만 기센 아내 덕에 집에서 기 한번 펴지 못하고 지냈는데 회사에서 마저 여직원 눈치를 보아야 하다니.. 정녕 이 시대 아버지들의 자화상은 이렇단 말인가.

김진태의 이 작품을 보면 우리의 사회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마치 영화 '반칙왕'이 생각나고 그래서 가끔은 서글퍼지기도 한다. 하지만 어째든 모든 여성을 대표하는 고체리, 사회에서 꿋꿋하게 버텨 주기 바란다. 고체리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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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행 1 - 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
현각 지음, 김홍희 사진 / 열림원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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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텔레비젼에서 한 외국 스님을 봤다. 가사장삼이 잘 어울리고 고무신을 폼나게 신고 뉴욕을 걸어다니는 모습이었다. 무척 지적으로 잘 생긴 사람이라 한동안 뇌리에 남았었다. 그가 바로 현각 스님이었다. 그리고 책에서 다시 만났다.

누군가 어떤 이의 말 한마디에 자신의 진로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은 인연이 있기 때문이다. 신부님이 되는 길과 스님이 되는 길을 또 다른 같은 모습이겠지만 서양에 많이 알려진 티벳의 승려가 될 수도 있었고, 그럴듯하게 포장을 잘한 일본에 가서 그들의 말로 젠이라고 일컬어지는 선을 배울 수도 있었을 텐데 그는 별로 잘 알려지지 않고 잘 알지도 못하는 한국이라는 곳에 스님이 되기 위해 왔고 스님이 되었다. 하긴 남아있는 대승 불교국은 우리 나라밖에 없다고도 하니 그는 잘 찾아온 것일 지 모르겠다. 

종교가 사람에게 사는 의미를 부여하고 안식을 준다면 그것이 어떤 종교이든 그 종교는 참 좋은 종교다. 나는 고등학교를 원불교 학교를 나왔기 때문에 학교 기념일에 가끔 파란 눈에 키가 껑충한 외국인 스님들을 볼 수 있었다. 그때는 참 신기한 일일세 하고 지나쳤는데 지금 현각 스님을 접하고 그건 그렇게 새삼스러울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2천년을 불교 국가로, 5백년을 유교 국가로 지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인구의 40% 정도가 기독교인이다. 이렇듯 종교는 자신의 마음에 와 닿으면 무섭게 퍼져서 더 이상 자신의 힘으로 이겨낼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아마 현각 스님도 그런 이유로 부처님을 믿고 불교에 귀의하게 된 것이리라. 하버드에 그의 길이 있었다면 그는 하버드에 남았을 것이고 화계사와 인연이 없었다면 그가 한국이라는 낯설고 조그만 땅을 찾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또한 앞날은 모르는 것이니 인연이 어디서 끝나고 어디서 시작될 지는 부처님만이 아시는 일이라 우리, 가여운 중생들은 그저 마음 편한 곳을 찾아 잠시 쉬었다 가면 그뿐이다. 그러니 왜? 라는 우문은 제발 이제 그만 벗어버렸으면 한다. 산이 있어 산에 오르는 등산가가 있고 불교가 좋아 스님이 된 서양 사람도 있고 기독교가 좋아 목사님이 된 동양 사람도 있는 법이니까.

진리란 무엇인가보다 그것을 어떻게 하면 찾을 수 있을까를 깨달은 사람은 자신이 찾고자 하는 것의 절반은 찾은 것이나 다름이 없을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 모르는 자입니다. 나는 내가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내가 모른다는 것은 알고 있다. 이 한마디가 가슴에 남을 수 있는 사람이 우리 나라에 과연 몇이나 있을 수 있을까. 어쩌면 그는 스승을 뛰어 넘어 살아있는 부처로 추앙 받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부디 정진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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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2 (무선) 해리 포터 시리즈
조앤 K. 롤링 지음, 김혜원 옮김 / 문학수첩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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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와 만나고 예전에 내게도 이런 일이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어쩌면 나는 내 동생의 기억 속에 두들리 같은 심술장이 형제였는지 모른다. 언제나 동생은 내 옷을 물려 입고 내가 쓰던 학용품을 썼으니까. 그러면서 불평 한 마디 안 하던 내 동생은 해리 포터였는지 모른다.

학창시절 내게는 해리 포터 같은 친구가 있었는지 모른다. 말포이처럼 난 그를 괴롭혔는 지도 모른다. 아니면 내가 네빌 같은 내성적인 성격이어서 항상 해리 포터나, 론, 헤르미온느 같은 친구들에게 도움을 받았는지도 모른다. 내가 그 때 좀 더 그들을 잘 이해하려고 했더라면 그들에게 난 해리 포터나 론과 같은 친구로 기억됐을지 모르는데... 안타깝다.

나를 괴롭히고 내가 싫어하던 스네이프 교수 같던 선생님, 나를 인정해 주고 엄하지만 칭찬도 해주시던 맥고나걸 교수 같던 선생님, 필요할 때 나를 도와주신 덤블도어 교장 같던 선생님... 그 분들에게 해리 포터처럼 좋은 힉생이지 못해서 정말 죄송하다.

호그와트 같던 우리의 교정, 그곳에 첫 발을 딛었을 때의 감동을 나는 아직 잊지 못한다. 그리핀도르 같던 우리반, 그리고 아이들. 합창대회, 체육회하며 우리도 해리 포터가 퀴디치를 할 때처럼 응원했고, 그들처럼 단결했고, 울고 웃었다.

내 오른쪽 눈썹 위에는 흉터가 하나 있다. 물론 언제 어디서 그랬는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어쩌면 그것이 내가 세상을 위해 무언가 해야 한다는... 해리포터가 마법사회를 지켜야하는 것처럼- 계시는 아니었을까. 동생의 팔꿈치에도 그런 흉터가 있는데 혹시 내동생이 해리 포터?

우린 꿈을 꾼다. 언제나...
하지만 나를 위해서만 좋은 꿈을 꾸는 것은 아닐까. 해리포터처럼, 그의 친구들처럼 아무런 이득이 없어도 누군가를 위해 좋은 꿈을 한번쯤 꿔봐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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