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 피쉬 19 - 완결
요시다 아키미 지음, 류임정 옮김 / 시공사(만화)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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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결국 애쉬가 죽는구나. 그런 삶도 결국은 삶인 것이라 슬픔을 억누를 길이 없다. 가여운 것. 다시 태어날 때는 그저 평범한 가정에 태어나 평범하게 자라기를... 그가 사랑한 유이치처럼. 그래서 오래오래 살다가 사는 게 지겹다고 생각될 때까지 생을 다하길... 만약 다음 생이 있다면 그래야 공평하지 않을까.

처음 이 작품을 읽었을 때 그저 단순한 거리의 아이들의 성장만화려니 하고 무심히 읽었다. 하지만 한 권, 두 권 이야기가 쌓이다보니 그건 내 착각이었다. 그렇게 가볍게 볼 만화가 아니었다. 그래서 12권을 읽고 중단을 했다. 끝을 알고 있었기에 더 읽을 자신이 없었다. 너무 우울해서 내 자신이 한없이 절망 속에 가라앉는 것을 지켜볼 수는 없는 일이니까.

어른들, 너무 못됐다. 아니 인간 그 자체가 너무 악랄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만화를 보면 이렇게 평온하게 하루를 사는 내가 싫어진다. 애쉬에게 너무 미안한 생각이 든다. 픽션이지만 진짜 픽션이라고 치부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밤잠을 설치고 그리고 양심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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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동! 119 구조대 17
소다 마사히토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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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고가 드디어 자신이 왜 그렇게 무모하게 구조자를 구해야 하는 지 알게 되었다. 그런 필사적인 심정을 누구나 살아가면서 한번쯤은 느끼겠지.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일을 그저 무심하게 잊어버리기 일쑤다. 잊어서는 안되고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일에도 말이다.

아사히나 다이고가 빛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소방관으로 어때야 한다는 자질이나 행동보다도 우리가 인간으로 살아가며 느껴야하는 것들을 제시해 주기 때문이다. 그것이 때론 바보같고 무모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삶에서 이런 무모하고 저돌적인 면이 있었으면 바라는 마음이 있기에 그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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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 6
천계영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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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만에 오디션이 나왔다. 기다리다 눈빠지는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읽고나니 기대가 컷던 만큼 약간 실망스러움을 감출 수 없다. 결국 유니콘을 이기고 히말도 이겨 끝에는 천사표 밴드를 이기고 오디션에 합격하리라는 걸 알지만 좀더 극적이고 긴장감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저 그림이 예쁘고 캐릭터가 마음에 든다는 정도로는 끝까지 가기 어려우리라는 생각이 든다. 12권을 끝으로 할 계획이라고 들었는데 6권에서 벌써 시들해지면 작가도 그렇고 지지하던 독자도 맥빠지는 일이 아닐까. 작가가 좀 더 힘을 냈으면 한다. 탄탄한 구성의 시나리오를 7권부터는 기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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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귀야행 1
이마 이치코 지음 / 시공사(만화)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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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 그림이 너무 예쁩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내용보다 그림 때문에 책을 사게 됩니다. 내용은 <펫숍 오브 호러스>나 <세상이 가르쳐준 비밀>과 비슷합니다. 설정도 비슷하고.

하지만 여기 나오는 리쓰는 <퇴마록>의 준호를 연상시킵니다. 물론 리쓰가 준호처럼 외롭지도 않고 집안 사람 대부분이 리쓰와 비슷한 능력이 있다는 점은 다르지만. 가끔은 별거 아닌 내용이 밤에 잠을 자다가 생각나서 무서워 잠을 못 이루기도 하지만 그러면서도 계속 보게 되는 건 아마 <백귀야행>만의 매력이 아닐까 싶답니다.

그리고 요즘 나오는 만화로는 드물게 재질이 좋고 제본도 그런 대로 괜찮습니다. 만화책에도 많은 성의와 노력을 기울이시길 출판사에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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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광천녀 1
시미즈 레이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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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을 제물로 제사를 지내는 일은 인간이 존재를 나타내던 때부터 있어온 아주 오래된 일이다. 그리고 누군가는 이제는 없어진 일이라고 말을 하겠지만 그것은 착각이다. 지금의 모든 지구상, 선진국이든 또는 후진국이든 망론하고 여전히 인간은 제물이 되고 있다. 옛날보다 사람들이 영리해져서 제물들이 제물인지를 모르게 만드는 기술을 발휘할 뿐이다.  

아프리카의 여러나라에서는 에이즈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다. 무지한 그들이 행하는 민간요법은 처녀를 제물로 하는 일이다. 열살 남짓한 아이들을 돈 몇푼으로 꼬드겨 에이즈를 낫겠다는 열망으로 에이즈를 옮기고 있다. 그리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유명한 정치가는 그들의 민간요법의 타당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미국의 경우 약의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경우 개도국에 약품을 지원해서 그 약의 효과를 가늠하고는 한다. 물론 그들은 아니라고 발뺌을 하겠지만...   

이 작품은 일본의 유명한 전래 동화인 카쿠야 히메, 타게토리-모노가타리라고 부르는 전설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라고 한다.  

먼 옛날 대나무에서 태어난 아가씨가 있었지.
죽순을 캐는 노인이 주워 다 길러 아름다운 아가씨로 성장하자,
5명의 귀공자에게 구혼을 받았단다.
그러나 아가씨는 어려운 문제를 내어 구혼자들을 물리치곤 했지.
후일 황제의 부름도 거절하고 팔월 오봉 날 밤 하늘로 승천하고 말았다지...  

글세 연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일본 사람이 아니니 잘 모르겠다. 이 구절만으로는. Donee와 Donor는 순수한 관계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장기 기증은 장기 매매로 변하게 될 것이고 그것은 이 작품에서처럼 누군가를 장기만을 제공하는 제물로 생각하게 될 지도 모른다. 지금도 여러 나라에서는 장기 밀매가 성업 중이라고 한다. 어떤 세계적인 부자가 자신의 목숨을 위해 자신에게 장기를 제공할 Donor를 아무도 모르는 섬에 숨겨 놓고 키우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우리가 무슨 재주로 그것을 알아낼 것이며 알아낸다고 한들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는가.  

이것은 인간 복제와도 관련이 있는 문제다. 누군가는 자신에게 장기를 제공할 목적으로 복제를 할지도 모른다.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인간이란 이렇게 자신이 살기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지 하는 족속인 것이다. 읽으면서 내내 소름끼쳤고 섬뜩했던 작품이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만 같아서, 아니 조만간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생각만 가지고도. 그래서 그 도너들이 장기 이식을 당해 그 도니로 살면서 세상에 복수의 칼날을 치켜세운다면. 으. 이 작품은 점점 보기가 두려워지는 작품이다. 그래도 아키라, 유이, 미도리, 밀러, 마유, 새튼, 오다 사토시, 마모루의 앞날은 궁금하긴 하다.  

월광천녀의 아이들이 제물로, 또다른 제물의 이름인 도너로 살게 된 것은 어쩌면 우리 모두의 일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행하는 일이기도 하고 우리 아이들이 당하는 일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래서 나는 더 이상 이 작품을 볼 수가 없다. 마치 내 자신을 칼로 게속 난도질하는 느낌이 드는 것을 어쩔 수 없다. 작가의 메시지가 너무 무서울 뿐이다.

도너! 얼마나 잔인한 단어인가. 누군가의 죽음을 대비해서 그의 장기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지고 자라난 생명체가 바로 자신이라는 것은 참 무서운 일이다. 요즘 인간 게놈 프로젝트니 해서 인간복제에 대해 논란이 많은데 복제된 자신과 같은 인격체가 자신의 도너로 이용되려고 태어나진 거라면 그것은 명백한 신성모독이고 인간에 대한 부정행위다.

<월광천녀>를 보다 만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 많은 아이들이 부자고 잘 나가는 누군가의 도너 밖에는 될수 없는 운명이라는 비극이, 그런 일 자체를 인정하기가 싫었다. 그건 정말 비참한 일이고 인간으로 할 짓이 아니다. 하지만 책을 보면서 지구상 어딘 가에서, 아니면 언젠가 이런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예감에 소름이 돋음을 어쩔 수 없었다. 

도너의 운명으로 키워진, 아니 사육된 아이들이 이제 자신의 운명에 맞서 싸우려 한다. 마치 한 편의 일본 전설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지만 그것이 오히려 더 섬뜩함을 느끼게 한다. 도너라는 소재는 추리소설의 소재로 주로 사용되는데- 장기 매매나 인신 매매 같은 종류로- 이렇게 순정 만화의 분위기를 풍기면서 등장하는 것은 좀 의외였다. 그래서 그림만 보고 한 편의 재미있는 순정 만화를 읽는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런, 읽어 나가면서 점점 심각해지고 슬퍼지고 잔인해지고 있다.  

어느 일본의 한국 만화 매니아가 "한국 만화는 만화란 슬픈 결말을 끌어낼 수 있는 거라는 걸 알게 해줬다"고 하는 얘기를 했었다. 천만의 말씀이다. 우리 만화는 인간 본연의 삶의 슬픔에 대해 이야기하지 이런 잔인하고 엽기적인 슬픔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아니, 말할 수 없다. 이건 삶의 단순한 슬픔이 아니다. 인간 본성의 잔인함과 몰인정, 동물적 생존 본능에 대한 성찰이다. 순자의 성악설을 다시 한번 믿게 만드는 작품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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