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글라스를 쓴 모차르트
윌리엄 깁슨 외 지음 / 한뜻 / 199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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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메모리 배달부 조니 - 윌리엄 깁슨
뱀의 눈 - 톰 매독스
하지 - 제임스 패트릭 캘러
스토운은 살아 있다 - 폴 D. 플리포
선글라스를 쓴 모차르트 - 브루스 스털링 & 루이스 사이너
하우디니의 이야기들 - 루디 루커
공중전 - 윌리엄 깁슨 & 마이클 스웬웍
크롬 태우기 - 윌리엄 깁슨

이상 매력적인 사이버 펑크 SF 단편 소설 8편이 실린 단편집이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작가는 윌리엄 깁슨이다. <뉴로맨서>의 작가인 그의 단편 3편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행운이 아닐 수 없다. <메모리 배달부 조니>는 영화 <코드명 J>의 원작으로도 유명한 작품이다. 자신의 기억은 지니지 않은 채 자신의 뇌를 다른 사람의 정보를 담아 운반하는 장치로만 사용하고 그것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특이한 직업을 만날 수 있다. <크롬 태우기>에서의 카우보이만큼 흥미로운 미래의 직업이다. 이 <크롬 태우기>는 <뉴로맨서>의 원작격인 단편이다. <뉴로맨서>에서의 모든 용어들은 이 작품에 나와 있다. 사이버 스페이스라는 말을 윌리엄 깁슨이 처음 사용한 작품이 이 작품이다.

그런 이유로 이 작품은 사이버 펑크의 시초가 되는 작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공중전>은 윌리엄 깁슨과 마이클 스웬웍이라는 사람의 합작품이라서 그런지 윌리엄 깁슨만의 색채는 별로 없지만 여전히 모든 사이버 펑크 장르에서 나타나는 허무하고 고독한 불안한 미래를 나타내고 있다. 이해하려면 몇 번을 반복해서 읽어야 하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랄까 읽을수록 독특한 매력에 빠지게 되는 것이 이 작품들의 매력이라는 생각이 든다. 새로 SF 단편들이 많이 출판되고 있는데 다시 출판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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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티 리포트 필립 K. 딕의 SF걸작선 1
필립 K. 딕 외 지음, 이지선 옮김 / 집사재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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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많은 사람들이 필립 K. 딕의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를 최고의 SF 소설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 이유를 알고 싶다면 그의 단편을 모아 놓은 이 책을 읽는 것도 좋은 듯 싶다. 여기 저기 단편집에 수록된 그의 작품을 찾아 읽는데 지친 사람들에게 이 책은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책이다. 물론 적절한 시기에 출판된 것도 도움은 될 것이다. 영화가 개봉되니까. 영화와 비교해서 읽어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를 줄 것이다.

필립 K. 딕의 SF적 시각은 독특하다. 그는 인간의 관점에서 인간을 무조건적으로 옹호하는 식의 작품을 쓰지 않는다. 인간을 미화하지 않고 인간의 가치를 대단한 것인냥 포장하지도 않는다. 그의 생각과 작품은 인간에게 반성의 기회를 마련해 준다. 더 인간적이고, 그것이 좋은 인간으로 발전하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생각한다. 그의 작품 <우리라구요>를 보면 이유 없는 무조건적 거부와 난폭한 종족 보호에 대한 경고를 알 수 있다. 인간 이외의 것은 모두 인간에게 해를 끼치기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마도 서구인들의 정복자, 약탈자, 식민지 지배자로서 그 반대에 선 사람들에게 한 역사로부터 파생된 그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또한 <퍼키 팻의 전성시대>에서 나타난 행운아들의 모습은 기득권자들의 세계와 그들의 생각을 반영한다는 생각이 든다. 과거에 대한 향수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 향수야말로 인간이 인간에게 행하는 배척의 원인이 되어 왔음을 느낀다.

<다수가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소수가 있게 마련이다>... 예지자의 능력에 의해 범죄자가 될 인간을 미리 가두는 범죄 예방 프로그램이 있다. 세 명의 예지자는 가까운 미래에 누군가 저지를 범죄를 예지하고 그 중 두 명이 같은 예지를 한 것을 메조리티 리포트라 하고 나머지 한 명의 다른 내용의 예지를 마이너리티 리포트라 한다. 그리고 메조리티 리포트는 받아들여지고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기각된다. 말하자면 다수의 의견이 존중되고 소수의 의견은 무시되는 사회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메조리티 리포트가 틀리고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맞는 것이라면 어떻게 될까. 미국이 전쟁을 벌이면서 대다수 국민의 지지를 받아 공격을 감행한다. 그리고 무고한 상대방을 무참히 살상한다. 이것이 현실의 메조리티 리포트다.  

반 세계화를 외치면서 시위하는 시위대들, 그린피스들은 마이너리티 리포트쯤 될 것이다. 하지만 어떤 것이 진짜 메조리티 리포트고 진짜 마이너리티 리포트인지는 이 작품에서처럼 나중에 알게 되는 것은 아닐까. 너무 늦지 않게 알 수 있기만을 바랄 뿐이다. 안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니 이제 소수에 대해 진지하게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메조리티 리포트일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필립 K. 딕의 또 한편의 걸작을 만난 기쁨을 느끼게 해주지만 역시 그 안의 예지자들에게 하는 인간의 행동과 메조리티 리포트와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통해 인간이 약한 소수에게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나타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작가가 미래가 아닌 현재 인간에게 던지는 메시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범죄가 일어나지 않는 미래... 우리가 꿈꾸는 미래다. 하지만 그 미래가 인간의 선함에 의해 자연적으로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라 인위적 조작에 의해 그렇게 된 것이라면 그것은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킬게 뻔하다. 범죄가 일어나는 것을 미리 알아서 누군가가 범죄를 저지르기 전에 그를 격리한다는 이 말도 안 되는 발상이 공권력에 대한 개인의 통제를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누군가 미래에 당신이 범죄를 저지를 것이라고 예언하고 그 예언에 따라 당신이 잠재적 범죄자가 되어 격리 수용된다면... 그리고 그 반대의 의견이 무시된다면... 당신은 다수의 메조리티리포트를 믿을 것인가, 아니면 소수의 무시된 마이너리티리포트를 믿을 것인가...

이렇듯 필립 K. 딕의 작품은 인간의 본성에 대한 자각과 인간이라는 이유가 모든 것에 우위를 차지하는 것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운다. 항상 새로운 그의 작품은 내게 놀라운 삶에 대한 시각을 선사한다. 이런 의미에서 <물거미>에 등장한 SF 작가들을 예지자라고 한 말에 공감한다. 필립 K. 딕은 우리 시대의 놀라운 스승이다. 그에게 존경을 표하는 바이다.

그 밖의 단편들 모두 필립 K 딕의 색깔을 만끽할 수 있는 작품들이다. SF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행복할 수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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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모프 로봇 1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정철호 옮김 / 현대정보문화사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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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리즈를 읽으면서 아시모프의 다른 작품 <바이센테니얼맨>과 필립 K. 딕의 <블레이드 러너>를 다시금 비교하게 된다. 아시모프의 로봇 시리즈는 인간의 도구로서의 로봇이 등장한다. 그들은 인간의 하인일 뿐이다. R. 다닐 올리버같은 인간의 모습을 한 로봇이 등장하고 지스카드같은 독심술을 써서 인간보다 나은 로봇이 있기는 하지만 그들은 철저하게 로봇 3원칙에 의해 지배받는 기계일 뿐이다. 이에 비해 <바이센테니얼맨>은 인간이 되고자 하는 인간보다 뛰어난 로봇 앤드류 마틴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것은 또 다른 의미의 인간에 대한 복종이다.

인간이 되고 싶어 유한의 생명을 부여하는 로봇의 관점은 인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자신이 로봇임을, 인간에게 속한 로봇임을 증명한 것밖에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블레이드 러너> 즉,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에서 등장하는 안드로이드와 그들의 반란은 그들이 존재에 대한 명확한 의식을 했음을 드러낸다. 그것은 또한 인간이 조물주의 손에서 벗어났듯 로봇도 인간의 손에서 벗어나려는 가치관의 확립이었다. 세 작품을 비교해 보면 <블레이드 러너>에서의 로봇의 모습이 가장 마음에 들지만 어쩌면 그것 역시 인간의 모습이 투영되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로봇은 이 작품 <아시모프의 로봇>에 등장하는 로봇처럼 철저히 로봇 3원칙을 지키며 인간의 도구적이면서 다닐 올리버처럼 친구까지 될 수 있는 존재이길 바랄 수밖에 없는 듯 하다.

어떤 사람은 제 1편인 <강철 도시>가 가장 마음에 든다고 하지만 내 생각에는 제 2편인 <벌거벗은 태양>이 가장 마음에 든다. 그리고 제 3편인 <여명의 로봇>은 1, 2 편과 많은 시간적 간격이 있어서 그런지 좀 더 정치적이고 좀 더 원숙하고 진지한 느낌을 준다. 물론 그래서 지루한 감을 주기도 하지만 아시모프의 로봇 시리즈를 읽을 수 있어 영광이다. 하지만 구판에 비해 2권이 줄어든 것은 무슨 이유인지, 내용상 상관은 없는 것인지 너무 궁금하다. 그리고 많은 곳에서 오타가 보이고 성의 없는 번역이 눈에 띄어 안타까웠다. 표지의 디자인도 좀 마음에 안 들고... 그래도 이렇게나마 출판을 해준 출판사에 감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나라의 실정으로 보면 이것도 감지덕지니까. 그래도 좀더 성의 있는 번역과 애장할 수 있도록 양장판으로 다시 출판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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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 SF 걸작선
프레드릭 브라운 외 지음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199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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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 SF라기 보다는 기발한 상상이 돋보이는 SF 단편들이다. 이를테면 헨리 슬레서의 <굿모닝! 여기는 미래>를 보면 우리가 미래를 생각할 때 범할 수 있는 사소하지만 충격적인 일상을 만날 수 있다. 한 천년 동안 예금을 놔두면 금액이 어마어마하게 늘어나서 부자가 될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만큼 물가도 오른다는 것은 생각 못하고, 미래에는 어떤 병도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병균이 멸종해 가벼운 질병만 나타나도 쉽게 감염될 수 있고, 미래에는 어떤 범죄도 없고 인권이 존중되는 사회일 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사회 전체가 감옥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작품 빌 브론지니 & 배리 N. 말즈버그의 <클론마저도>를 보면 어떤 여자에게도 사랑 받지 못하는 못생긴 남자가 자신의 클론에게는 사랑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자신의 클론 여자에게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미래는 모르는 것이다. 희망은 대단하지만 지금의 우리가 현재보다 과거가 더 좋았다고 느끼듯이 미래 또한 그렇지 않으리라고 볼 수는 없다. 간단하고 짧은 32편의 단편들의 놀라운 아이러니의 세계를 느끼며 SF의 세계가 얼마나 재미있고 대단한 지 새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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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인간
아이작 아시모프 외 지음 / 동아출판사(두산) / 199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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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온 <바이센테니얼맨>과 동일한 작품이다. 양자 인간이란 사이보그의 개념을 말하는 것이고 바이센테니얼맨이란 2백살을 산 사람이라는 뜻이니까 모두 앤드류 마틴의 특징을 뜻하는 제목이다.

같은 사이보그를 등장시킨 작품인데 필립 K. 딕의 안드로이드는 전기 양을 꿈꾸는가라는 부제가 달린 <블레이드 러너>와 이 작품은 사이보그든 안드로이드든 무엇이 되었든 간에 인간이 만든 로봇의 존재를 아주 다른 시각에서 작품화했다. 필립 K. 딕은 <블레이드 러너>에서 인간으로의 대접을 원하면서 반란을 일으키는 사이보그(안드로이드)를 그렸고 아이작 아시모프는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이 되기 위해 사이보그(안드로이드)를 포기하고 유한한 생명으로 죽어 가는 사이보그의 모습을 그렸다. 하지만 두 작품 모두를 읽으면서 인간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공통점도 있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필립 K. 딕의 <블레이드 러너>가 훨씬 가슴에 와 닿았다. 앤드류 마틴이 간절히 원하는 것처럼 우리 인간이 그렇게 되고 싶은 존재라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차라리 앤드류 마틴이 인간을 비웃고 무한한 생명을 유지했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마치 노예가 주인 따라 순장 당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할까... 그래서 차라리 노예에서 탈출하려고 반란을 일으킨 <블레이드 러너>가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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