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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명 J
윌리엄 깁슨 지음, 신영희 옮김 / 한뜻 / 1995년 7월
평점 :
품절
윌리엄 깁슨의 단편 <메모리 배달부 조니>를 원작으로 한 영화를 소설로 다시 쓴 작품이다. 영화를 소설로 옮긴 작품이라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과 같은 빠른 전개를 보인다. 단편에 대한 섭섭함을 보상해 주는 작품 정도로 생각되는 작품이다. 하지만 요즘 항간에서 전해지는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횡포가 잘 표현된 느낌이다. 유토피아를 사이버 세계에서 찾으려는 사람들도 인간인지라 아마도 실망하고 실패하리라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그래도 인간은 끊임없이 이상향을 추구하는 존재인지라 새롭고 특이한 유토피아는 계속 등장할 것이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이상향이 아니라 욕심을 버리는 것 아닐까. 자신의 과거의 기억을 제거하고 단지 암거래되는 정보만을 배달하는 용도로만 자신의 뇌를 사용하면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만용 아닐까. 우리가 매트릭스라는 가상 공간을 두려워하면서도 간절히 원하는 것 또한 인간의 어쩔 수 없는 욕심 때문이고... 미래에, 아니 현재에도 우리는 미친 듯이 제로섬게임을 하는 것은 아닌지... 소수의 인간이 부를 가지고 다수의 인간은 가난을 가지고 그래서 모두가 불행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병을 퍼트리는 제약회사와 그 병으로 고통받는 가난한 다수, 그리고 치료약으로 떼부자가 되는 소수의 인간들... 그런 세상이 망하지 않는다면 어떤 세상이 망할 수 있으랴... 깁슨의 소설은 나를 불안하게 만든다. 하지만 읽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읽게 되는 것이 그의 작품이 가진 매력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