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양장) - 유년의 기억 소설로 그린 자화상 1
박완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제목이 재밌다. 처음 이 이름을 들었을 때 먼가 생소한 느낌이었고 그 시간이 어느덧 많이 흘렀다. 처음 접했을 때가 바로 MBC 느낌표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라는 코너에서 였으니 참으로 많은 세월이 흘렀다. 책도 그 때 읽어보았으나 세월 탓인지 관심 탓인지 기억조차도 안났다. 다만 주인공이 아카시아에 질색하면서 싱아를 찾았더라는 내용만을 기억하고 있을 뿐이었다. 사실 당시는 이 책을 그렇게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지도 않다. 그저 그런 자화상같은 느낌의 책이라는 느낌이고 그저 그런 옛 이야기를 늘어 놓는 다는 그런 생각 밖에 들지 않았었던 것 같다. 이 서재 어딘가에도 그 당시의 리뷰가 있을 테지만 썩 좋게 평가가 되어있을 것 같지는 않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고 나서 연초에 故박완서 님의 타계 소식을 들었다. 그 때 예전에 읽었던 책이 생각이 났고 왠지 모르게 그립더란 것이다. 사실 대부분 그런 식이다. 갑자기 예전에 읽었던 책이 그 당시 시대상과 맞물려 가끔씩 그리워지곤 한다. 여기서 책에 대한 잠깐의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책이란 것이 꼭 그 시대에 읽는 다고 그 내용이 전부가 아니란 사실이다. 무슨말인가 하면 같은 책이라도 10대에 읽는 것과 20대, 30대에 읽는 것이 다르다는 말이다. 이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었으나 이런 것은 좀 굵직한 책들... 예를 들면 삼국지나 열국지 같은 이런 종류의 책에만 한정해 왔는데 얼마전에 <카산드라의 거울>을 읽다가 갑자기 그 안에서 파피용에 관한 내용이 튀어나와서 몇 년전에 읽은 파피용을 팔았던 것을 다시 재구매해서 읽었다던지 이번에 타계소식으로 갑자기 10년가까이 지난 책이 다시 읽고 싶어진다던지 하는 것이 그것인듯 싶다. 게다가 단순히 다시 읽고 싶다는 마음 뿐이 아니라 다시 읽으면서 받아들이는 것 또한 당시와는 다름을 현저히 느끼게 된다. 그냥 이슈성과 자의성의 차이일까 아니면 세월의 힘일까..그것은 아직까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이슈성이라하면 당시 시대상처럼 예능프로그램에서 이슈가 되서 그냥 한번 끄적 읽어본 것과 시간이 지나면서 스스로 읽고 싶어저 읽은 자의성의 차이를 말하는 것이다. 이것도 완전 없다고는 하지 못할듯하다. 그냥 유행따라가는 느낌과 내가 좋아서 하는 것하고는 분명차이가 있을테니까. 그렇다고 세월의 힘 또한 무시는 못할듯 하다.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깨닫기 때문이다. 그 당시는 그저 사건의 흐름만이 눈에 들어왔으나 이번에는 주인공의 심적상황과 그 시대상까지 눈에 들어오는 등이 그 예이다. 특히나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추억의 소중함을 한번 되새겨 보게 되었다는 것도 그런 것일듯 하다. 이 책을 처음 읽었던 당시는 추억이란 그저 쓰잘데기 없는... 미래로 화끈하게 전진하려면 지워야하는 것들 정도로만 여겼던 것 같다. 그래서 과거 물건들을 상당수 팔아버렸다. 특히나 가전제품의 경우에는 사야할 제품이 나오면 예전 제품은 중고로 팔아버리고 자금을 보태서 새제품을 구매하는 등의 짓을 해왔고, 상당히 현명한 짓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만큼 부담없이 생활할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특히 모바일폰 같은 것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겠다. 물론 지금 생각해도 현명한 짓을 했다고는 생각하는데 세월이 지나다 보니까 왠지 추억의 무게가 압박되다 보니까 괜히 추억을 팔아버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책들도 마찮가지다. 위에서 말한바처럼 굵직한 책들을 제외하고는 한번 읽고 나면 쓸모 없다고 생각하여 알라딘에 상당수 팔아왔다. 그냥 헐값이라도 정리한다는 차원에서 그냥 마구 팔아왔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이 후회가 된다. 같은 책을 지금 사는 것하고는 다른 그 추억이 뭍어난다는 느낌은 좀더 미묘한 것 같다. 손때와 세월이 묻어서 어느덧 문득 책을 펼쳤더니 그당시의 상황의 타임머신으로 나를 데려가는 그런 것. 바로 그런 것이 새로 산다고 해도 그느낌이 안나니까 말이다. 아무튼 이 책을 읽다가 보니까 왠지 이런 저런 추억에 관한 생각을 새로 해보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조금 덜 현명해 진 것일까.. 아니면 좀 더 중요한 것을 알게 된 것일까. 예전 생각처럼 과거따윈 미래로 폭풍전진하기 위한 걸림돌일까...아니면 과거를 보면서 미래를 전진하는 것이 답일지는 확실히 모르나 조금 세월의 밥을 먹고 나니까 후자쪽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물질적인 것은 조금 부담을 갖지만 감성적인 부분에는 좀더 나은 선택같다고나 할까...  

 아무튼 이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이 추억을 하는 것을 보니 왠지 추억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아마 이것도 처음 읽었을 때와는 많이 다른 양상을 보이는 듯하다. 그저 생각없이 이야기의 흐름만 관심을 갖던 때와 다르게 이야기 하나하나 주인공의 심리하나하나에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주인공의 심리상태를 보면 개성에서 살던 때를 많이 그리워하는 것 같은데 공감이 간다. 근심걱정 없던 어린시절이 얼마나 즐거웠겠는가는 사실 나이많은 어른들이 아니라도 공감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심지어 대학생들도 초등학생때 즐거웠던 것을 추억할테니 말이다. 그리고 주인공도 실제로 가장 무난했던 시절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상경하고 나서 부터 왠지 모르게 주인공의 모습에서 발랄함이 사라져 버린 것을 왠지 느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어린시절을 회상할때는 그 모습에서 왠지 모를 행복감이랄까 환희랄까... 그런 발랄함이 묻어있는데 상경하고나서 부터는 읽어가는데 왠지 우울한 느낌이 자꾸 들게 되었다. 그렇다고 주인공이 그렇게 불우한 생활을 한 것 같지는 않았다. 오히려 남들에 비하면 무난하게 자랐다는 느낌까지 들정도였다. 지금의 시점으로 보면 평범한 생활처럼 보이나 당시의 시대상으로 보았을 때는 가난하면서도 고단한 시대에 비해서 외적으로는 큰 불행이 없이 살아왔던 듯하다. 아마도 오라버니의 덕이 컸던 듯 싶다. 전쟁때 고난을 제외하고는 사실 고난 같은 고난은 별로 없던 느낌이다. 하지만 외적으로는 그런데 내적으로는 개성에서 살때를 제외하고는 유쾌한 느낌을 한번도 느끼지 못하였다. 그것이 인생이고 삶인가 싶은 생각이 든다. 점점 하나씩 잃어가는 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인가..... 

  그래도 한번 읽었던 책이라 그런지 읽을때마다 어렴풋이 기억은 났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내용보다는 오히려 그 외적인 것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당시 시대를 살아온 인물은 어떤 생각을 하였을까...부터 개인적인 생각까지. 갑자기 읽어보고 싶었던 것도 어쩌면 요즘 추억이란 것에 대해서 새롭게 조명을 하게 되서 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다른 것은 몰라도 제목의 싱아가 의미하는 것이 추억이라고 예전 부터 생각해 왔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책이란 것은 꾸준히 읽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때 그때 책에서 얻는 바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 책도 언젠가 더욱 더 세월의 먼지가 쌓이고 나서 읽어 봤을때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왜 그때는 이걸 몰랐을까...이런 것을 삶의 끝까지 느끼게 되는 것이 책인듯하다.  

 

 책은 디자인도 그러하고 질감도 그렇고 상당히 좋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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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권대웅 지음, 바른손 그림 / 홍익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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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책의 이미지는 '평화' '행복'으로 다가왔다. 책의 표지부터 매우 평온한 그림이고 심지어는 책을 잡는 느낌까지도 왠지 평온해진다. 책의 감촉이 좋아서 인가보다. 그리고 하드커버지라서 안정적인 느낌이 들고 책이 얇아서 부담 없이 읽을 수가 있기에 그런가보다.  

  하루의 의미는 생각보다 크다. 결국 100년뒤의 일도 결국 오늘 하루를 거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나를 변화하고 싶다면 오늘 하루부터 시작 하여야 한다. 하루도 변하지 못하면서 1년뒤에는 변하리라는 것은 어불성설일테니까. 결국 오늘 하루는 내 인생의 축소판이 아닐까 싶다.  

  내용은 곰곰이 씹어보면서 읽으면 많은 생각을 갖게 만든다. 그런데 내용도 내용이지만 내게는 그림에서 왠지 모를 추억성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 하루라는 책을 처음 봤는데 왠 추억일까...싶지만 이 책의 그림체와 그림들을 보고 있자니 어린시절 아스라이 생각나는 그시절 봤음직한 그런 느낌의 그림들이 왠지 기분을 이상하게 만든다. 지금은 그냥 아무렇지 않게 느껴지는 그림을 시간을 거슬러서 어린시절의 시선으로 봤던 그시절의 아련한 기억의 눈으로 보니까 사소한 그림조차도 먼가 새로웠던 그시절이 떠올랐다. 특히나 어린시절 뭣도 모르던 그시절 어린이 시집같은 것에 있었음직한 그림들이라서 더욱 그런 것 같다. 그 시절의 시란 것은 그저 이상한 글이었지만 먼가 신비로운 그림과 맞물려서 이상한 감정을 연출해내곤 했는데 이제 와서 이 책의 그림체를 보니까 문득 생각이 난 듯 싶었다. 이런 그림체 하나 하나도 그저 신기해서 정말 1초 1초가 마냥 즐거웠던 시절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의 나 역시 결국 그 하루 하루가 쌓여서 존재하는 것일테고... 

 이 책은 눈앞의 불행때문에 힘들다는 사람이 한번 읽어보면 좋을 책같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이책에서 와닿는 두가지가 있었는데 하나는 나이테 이야기고 하나는 중요한 것은 눈으로 보이지 않는 다는 것이다. 우선 나이테는 한번 역경을 이겨내면 한번 성정한다는 그런 의미가 있어서 역경을 이겨내고 싶어지게 만들고, 두번째는 중요한 것은 눈으로 보이지 않는 다는 것은 왠지 태양이 떠올랐다. 태양을 눈으로 바라보면 그저 눈부시다고 찡그리겠지만 태양을 두눈을 감고 느낀다면 따스하다며 미소를 짓지 않겠는가. 태양의 본 모습은 눈이부셔서 찡그려야 할 대상이 아니라 따뜻하게 지구를 감싸주어 미소를 짓게 만드는 그런 존재이니까. 이처럼 사람도 마찮가지로 눈으로 판단하지 말고 마음으로 느껴서 그 본모습을 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그러한 생각을 해보았다. 그외에도 마음을 풍요롭게 해주는 많은 내용들이 존재한다. 수많은 마음의 양식중에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부드럽고 달콤하면서 먹으면 힘을 주고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푸딩 같은 책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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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작가에게 - 글쓰기 전략 77
제임스 스콧 벨 지음, 한유주 옮김 / 정은문고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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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책은 어쩌면 내가 접하지 못할 그런 책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경품으로 당첨되어서 왔는데 제목이 무척 흥미로웠다. <작가가 작가에게...> 제목에서 부터 글쓰기 위한 것임을 알 수가 있었다. 글쓰기에 관심이 있기때문에 일단 남겨두었다. 헌데 가격이 무려 18000??? 와우. 경품으로 온 책들중 최고가를 자랑하였다. 사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겉모습은 가장 저렴해 보이는 녀석이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고 있었던 것이다. 헐~~을 정말 외쳤다. 그래도 글쓰기 책이라니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경품으로 받은 책 중 관심이 없는 책들은 죄다 팔아버리고 3권만이 남았다. 원래는 1권만을 남기고 다 팔 생각 이었으나 인연이 있었던 것인지 알라딘에 팔기가 되지 않아서 결국 안팔다 보니까 서서히 애착이 가서 결국 3권을 남기기로 하였다. 그중 하나가 바로 이책이다. 외모는 서민of서민인 녀석이 박지성의 몸값이라니 기가 막혔다. 그래서 그냥 읽게 되었다.  

 읽어 보니 책이 좋다는 것은 알겠다. 하지만 아직 내게 있어서 건질 것은 책 외적인 부분 인듯 싶었다. 소설을 쓰는 법이라든가 기법. 출판방법이나 전략 등등등 좋은 것들이 많이 있었지만 현재의 나에게는 아직 관련이 없는 이야기 일뿐이었다. 모짜르트의 음악이 천재성이 있는지 내가 어찌 알리오... 결국 아는 만큼 보이는 것 같다. 지금은 기법 외의 부분들을 얻을 수 밖에 없었다. 글쓰기 전략이지만 1차 독서의 결과는 결국 자기 개발서적이 되어버렸다. 특히 손자병법에 빗댄 것들은 그런 면에 더욱 어울렸다. 글쓰기도 관심이 있는 것은 틀림없지만 그것이 아직은 소설은 아니기에 손자병법 같은 것처럼 인간사에 더 관심이 갈 수 밖에 없었고 많은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손자의 지혜는 전쟁에만 국한 된것이 아니라는 것을... 결국 글쓰기도 전쟁이란 말인가..이책은 두고 두고 글쓰기 실력이 업그레이드 될 때마다 본다면 상당히 유익할 듯 하다. 지금은 건진 것이 별로 없지만 읽어보면 글쓰기를 잘 몰라도 거기에 대한 상당한 스킬들이 있음을 어렴풋이 알 수가 있었다. 아직 그걸 볼 수준의 내공이 아니라 못 볼 뿐인듯 싶었다.  

 그리고 읽으면서 번외적으로 생각해본 것인데 만약 내게 소설을 재미있게 쓸 능력이 있으면 꼭 프로로서 활동을 해야 할까? 지금의 내 생각에는 그냥 아마추어로 활동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보인다. 아마추어라는 그 순수한 이름이 왠지 아름다워 보인다. 프로는 너무 피말려 보이는 느낌이다. 그냥 직업은 유지하고 글은 취미로 10년이고 20년이고 여유롭게 써서 그저 좋은 글을 세상에 내놔서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가 있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마추어라 속박도 없을 뿐더러 세속의 눈에 신경이 아애 안쓰이지는 않겠지만 상대적으로 프로보다 가벼운 것은 분명하니까. 물론 아직 능력도 없고 그쪽으로 갈 생각이 없으니 이상향을 떠올리니 그런 것일테고 현실은 분명 다를 것이다. 열심히 글을 쓰고 그에 대한 대가를 바라는 것은 당연한 것일테니까. 그런데 만약 내 이상향처럼의 길을 간다면 사실 이책의 절반은 버려도 된다. 왜냐면 이 책은 프로를 위한 서적이기 때문이다. 아마추어라면 딱 2장만으로도 충분할테니까...

  아무튼 여전히 허름해 보이는 외관은 아쉬움을 남기지만 책장에 전세를 내주기에 아깝지 않은 녀석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작가가 작가에게... 글쓰기... 특히 소설쓰기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한번 쯤 읽어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을 해본다. 강렬한 빨강의 책처럼 의지를 불태울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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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여자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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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이여자가 뭐지? 라는 의문을 갖게 만든 제목부터가 먼가 심상치가 않았다. 책속에서 튀어나온 책속여자가 종이여자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그냥 납작한 종이인형이 익숙한 단어여서 인지 종이여자도 먼가 납작한 종이인형같은 것을 떠올렸고 이것이 어쩌란건지...감조차 잡지 못하고 책을 펼쳐들었다.  

 우선 책의 표지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맑은 파랑에 예쁘장한 그림에 예쁜 글씨체까지 디자인은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내용은 그럭저럭한 느낌인데 이 소재가 상당히 흥미로웠다. 책속에서 튀어나온 여자라니... 마네킹이 사람이 되고 우렁각시가 튀어나와서 여인이 되거나 미래나 과거의 인물이 현재로 와서 생기는 에피소드의 이야기는 많지만 책속에서 튀어나온 여자라니... 상당히 흥미로웠다. 다른 것은 내 의지밖의 인물이지만 책속의 여자는 내가 창조해낸 내 분신 같은 존재가 아니던가. 나에게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그런 것이 소재가 된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소설도 괜찮겠지만 그보다는 드라마의 소재로 잘만 만들면 신선하고 재미있고 감동의 드라마가 탄생하지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종이여자를 보면서 왠지모르게 환상의 커플이 살짝 오버랩이 되기도 하였다. 헤어질 수밖에 없는 이들의 운명같은 것이 다가오는 그런 애틋함이 닮았다고나 할까...현실이라면 결국 헤어질 수 밖에 없는 운명인데도 작품에서는 해피엔딩이 된다는 것도 닮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현실성의 소설이라고 생각하였는데 비현실적인 장르로 변하면서 내용보다는 그 소재에 빠져들었었다.  

 하지만... 결국 이 소설은 지극히 현실적인 소설이었다는 것에서 좀 개인적으로 어긋난 감이 있었다. 사람들은 의외의 반전이라고 하지만 난 급조된 결말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냥 한편의 동화같은 소설로.. 꼭 현실로 돌아올 필요가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해피엔딩이 좋다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소나기의 결말과 같은 그런 느낌의 결말도 나름 괜찮지 않을까라고 생각해보았다. 해피엔딩이 되어버리면서 앞의 빌리의 허구성에 왠지 모를 허무함이 느껴져서 일지도 모르겠다. 반전이라는 '아하!!!' 라는 느낌보다는 앞의 내용들이 왠지 허무해지는 그런 느낌을 종이여자에서는 받게 되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아쉬운 점은 빌리와 톰이 가까워지는 당위성이 왠지모르게 좀 부족한 느낌이다는 것이다. 그런면에서 환상의 커플이 다시 떠오르는데 환커에서는 웬수 같은 둘이 가까워지는 당위성이 존재하였다는 것이다. 외로웠던 조안나가 장철수의 따스함에 이끌리고 또 그렇게 서서히 가까워지면서 결국 헤어질 운명에서 그 시간이 가까워짐에 따라 안타까워지는 그런 느낌이 왠지 종이여자에서는 적게 느껴졌다. 이들이 소설과 현실에서 헤어질 운명인것이 애뜻함의 소재는 되었는데 그전에 가까워지는 과정에서 그런 감정을 못느껴서 일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무의식에서 결말이 보였을지도... 

 어쨋거나 이 소설은 비현실적인 요소가 현실적 요소가 된다는 것이 반전이라면 반전이겠다. 덕분에 먼가 동화같은 느낌은 사라졌지만 깔끔한 결말은 생겼다. 기욤뮈소.... 왜자꾸 귀욤미소가 떠오르는지 모르겟다. 내가 아는 프랑스의 두작가 베르베르와 기욤뮈소.. 둘다 이름이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미소가 귀여운 작가... 자꾸 그 이미지가 이름에서 떠오른다. 이 소설은 내용보다는 이 소재로 재미있게 감성적인 드라마를 하나 만들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보는 것이 사실 대부분이었다. 내용상으로는 그리 특별한 것은 있었던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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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1 - 미천왕, 도망자 을불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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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구려라는 책이 2011년에 화제의 선두에 서있다. 그리고 기회가 닿아 이렇게 읽게 되었는데 책을 처음 본 느낌은 생각과는 좀 달랐다. 생각보다 상당히 작은 크기였고 분량도 하루도 안걸릴 만큼의 적은 분량이다. 책의 두께는 둘째치더라도 한페이지당 글자가 적다는 느낌이 든다. 인터넷에서 이리저리 보일때는 책이 두껍다고 생각하였는데 상당히 의외였다. 책의 크기와 분량에 비해 가격이 좀 쎈 것이 아닌가...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하긴 양장이라는 것을 무시해서는 안될 듯하다. 책 표지도 작가의 얼굴이 나온 사진들이 전부인데 은근히 그걸 벗겨내는 것이 먼가 있어보일 때도 있는 듯 하다. 그러나 완전히 벗겨내는 것보다 책 띠가 있는 것이 더 책이 세련되 보이기 때문에 띠를 제거해서 버리지 말고 엮어 두는 것이 좋을 듯 하다.  

 경품으로 온 고구려라서 읽어 볼 생각은 없었다. 어짜피 1권만 왔기때문에 나중에 한꺼번에 볼 요량이었으나 생각보다 읽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분량이라서 조금 읽다 보니까 순식간에 읽어버리게 되었다. 어짜피 세트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읽지 않고 팔아버릴 생각이었으나 알라딘에서 55%를 적용을 안해줘서 안팔아버리려고 했는데 다시 적용이 되는 바람에 읽고 처분하게 되었다. 나중에 장수왕까지 종료되면 먼가 이벤트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때문에 낱권 구매는 꺼려지기때문이다. 한두번도 아니고 매번 당해오니까 가장 좋은 방법은 최후버전을 구매를 해야 후회가 적다는 것이다.  

 1권을 읽어 보았는데 사실 생각만큼은 아니었다라는 생각이 든다. 분량때문이었을까? 등장인물때문이었을까? 먼가 깊지가 않다는 느낌이 먼저 와닿았다. 물론 순전히 1권만 읽어본 느낌이므로 머라 할 수는 없겠지만 현재로는 그러하다. 광고에서 삼국지에 비견되는 고구려라서 기대가 엄청 컸었는데 삼국지와는 그 내용의 깊이가 차이가 나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좀 무협같은 쪽으로 치우치는 듯한 느낌도 얕아진다고 생각하는 것에 한 몫을 한 느낌이다. 역사에 기반을 둔 소설이라는 느낌보다는 소설에 기반을 둔 역사라고 해야 할까.. 삼국지도 사실 진수의 삼국지가 아닌 우리가 읽는 나관중의 삼국지는 허구에 가깝지만 읽는 우리는 사실이라고 믿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 머 신선이 나타나서 도술을 부리고 관우혼자 조조로부터 빠져나오고 조운혼자 100만대군을 휩쓴다는 등의 허구적인 부분이 상당히 많다. 하지만 그것이 허구라는 정보를 얻기 전까지 우리는 허구임을 눈치 채지 못한다. 바로 그런 차이가 아닐까 싶다. 하긴 우리의 역사는 조선사를 제외하고는 그 사료가 너무나도 부족하기 때문에 한계 점은 클 듯 싶다. 역사에 기반을 많이 두고 싶어도 그럴 수는 없을 듯 하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은 그 부분이다. 먼가 좀 묵직한 역사책 같은 역사소설의 느낌을 바랐는데 읽기는 가볍지만 너무 소설 같은 느낌이 든다는 점. 개인적으로 중국의 삼국지는 정말 부러운 작품이다. 삼국지는 자문화 중심주의에서 보면서 흠을 찾으려고 해봐도 흠이 보이지 않는 정말 완벽한 역사소설이다. 이러한 삼국지가 우리나라에서도 탄생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책을 펼쳐서 조금의 실망감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천재작가가 나타나서 삼국지에 비견될 완벽한 역사소설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없다고 보지는 않지만 사실 우리나라가 삼국지 처럼 웅장한 역사소설을 만들어내기는 그 무대가 좁다는 생각이 든다. 중국에 비하면 고요의 땅이라 불릴 만큼 전쟁이 흔하지 않았을 뿐더러 정치적으로도 그리 혼란스럽지도 않은 편이었다. 그래서 무려 신라는 1000년. 고려 조선도 거의 4,500년 가까이 지속이 되었다. 국가가 1000년이나 지속된 다는 것은 세계사에서도 드문 경우라고 볼 수가 있다. 민중들에게는 좋은 현상이지만 역사에서는 사실 그리 좋은 현상은 아니다. 국가라는 것이 완벽할 수가 없기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부정 비리는 일어나기 마련인데 그래서 가끔씩 뒤집어줘야 발전도 하고 더 업그레이드도 되고 하는 것이다. 그렇게 고요해서 삼국지 같은 소설이 나오지 못하는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앞으로 흥미로운 광개토대왕이나 장수왕 파트가 남아 있으므로 개대해 볼 만 할 것 같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고구려에서 역사서의 성격보다 소설쪽의 성격이 강할 것이라는 것은 순전히 개인적인 취향문제로 조금 아쉬움이 생기기는 한다. 사실 2,3권이 있기는 하지만 미천왕보다는 고국원왕이나 광개토대왕, 장수왕 부분이 기다려진다. 미천왕은 서안평점령과 낙랑축출했다는 정도만 알고 있으면 왠지 다 안다는 느낌이다. 고국원왕은 근초고왕때문에 기다려지고 광개토대왕이나 장수왕쯤 되면 스케일도 커지고 한땅에 대해 얘기 할 것이 많아 질 것 같아서 이후가 상당히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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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1-06-10 0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보시는 관점이 역사소설에 대한 '사실적 역사관' 보다는 재미 위주의 작품성인것 같습니다.

문학仁 2011-06-10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해진 것은 없는 듯 합니다. 그때 그때 다르니까요. 작품성이 떨어질때는 역사성을 아쉬워 할때도 있고 작품성이 좋으면 역사성이 묻히기도 하고 그런 것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