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대표작가이자 우리에겐 박경리문학상 수상작가로도 친숙한 울리츠카야의 소설이 번역돼 나왔다. 2010년 발표작 <커다란 초록 천막>. 인연이 닿아 추천사를 보탠 작품이다. 
















"작가는 왜 쓰는가. 파스테르나크는 동시대인들에게 진 빚을 갚기 위해 쓴다고 말했다. 혁명의 격동기를 다룬 《닥터 지바고》가 바로 동시대인들에게 바친 헌사였다. 이 헌사의 대열에 《커다란 초록 천막》을 더하고 싶다. 파스테르나크의 바통을 이어받아 울리츠카야는 자기 세대의 삶과 고난의 역사에 대한 면밀하고 감동적인 서사를 완성했다. 이로써 한 세대의 삶이 비로소 온전하게 존재하게 되었다. 울리츠카야는 문학이 여전히 한 시대를 기억하고 증언하는 ‘위대한 천막’이 될 수 있음을 입증한다."

















내년 강의계획 중 하나가 러시아 현대문학을 읽는 것인데, 울리츠카야의 작품들도 몇 편 더 포함해서 다뤄볼 참이다. 절판된 <소네치카>가 다시 나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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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코프 번역서가 한권 더 추가되었다('예고 없이'를 덧붙이고 싶다). <프닌>. 1957년작으로 나보코프의 13번째 소설(novel)이자 영어로는 네번째 소설. 영어소설은 <서배스천 나이트의 진짜 인생>(1941), <벤드 시니스터>(1947, 미번역), <롤리타>(1955)에 뒤이은 것이다. 그러니까 <롤리타> 바로 다음 작품이 <프닌>이고 <프닌>에 이어지는 작품이 <창백한 불꽃>(1962)이다. <롤리타>와 <창백한 불꽃> 사이에 놓을 수 있는 작품인 것.
















번역된 나보코프의 작품은 대부분 강의에서 다루었지만, 단편전집 읽기를 포함해 아직 과제가 남아있다. <프닌>도 과제목록에 자동으로 추가된다. 

















절판된 자서전 <말하라, 기억이여>가 다시 나온다고 하므로, 내년쯤에는 나보코프 전작 읽기도 시도해봄직하다. 그러자면 초기작 <마셴카>(<메리>)나 <루진의 방어> 등도 다시 번역돼 나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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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 색빌웨스트(1892-1962)란 이름은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 특히 동성애를 다룬 <올랜도>를 강의하며 알게 되었다. 귀족 출신의 동성애자(양성애자)였고 작가로서는 울프보다 더 대중적이었다(책이 더 많이 팔렸다는 뜻이다). 이번에 후기작이자 대표자의 한편인 <사라진 모든 열정>(1931)의 새 번역본이 나왔다(원작은 울프의 출판사에서 나왔다). 

















아쉬운 것은 <올랜도>에 대한 화답이라는 <에드워디언>(1930) 대신 <사라진 모든 열정>만 세번째 번역됐다는 점. 출간 순서대로 하면 <열정은 스러져>, <모든 열정이 다하고>에 이어서 <사라진 모든 열정>까지다(이 정도면 사라질 수 없는 열정인가도 싶다). 
















국내에서는 <비타와 버지니아>로 처음 알려졌기에, 작가로서의 색빌웨스트는 울프에 가려졌었다. 대표작이 번역되었기에 울프는 '다른 작가' 색빌웨스트를 만나볼 수 있겠다. 그러자면 한두 편 정도는 더 번역돼야 전집까지 나와있는 울프와 최소한의 균형을 맞출 수 있겠다.



참고로 <사라진 모든 열정>은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5차분의 하나로 나왔는데, 5차분까지 나오면서 휴머니스트 세계문학전집도 25권까지 목록을 늘렸다. 아직 100권에 이르는 여정을 생각하면 1/4까지 온 셈. 꾸준한 페이스가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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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머리말에서 제목 ‘신의 역사‘의 의미를 밝히는 대목이다. 곧 신의 역사란 신이라는 실재의 역사가 아니라 신 개념의 역사다...

이 책은 시대와 변화를 초월해 존재하는 형언할 수 없는 신의 실재 그 자체의 역사가 아니다. 아브라함 시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이 신을 어떻게 인식해 왔는가의 역사이다. 인간의 신 개념은 역사가 있다. 다양한 시점에서 그 개념을 사용한 각 집단 사람들에게 항상 조금씩 다른 의미였기 때문이다. 어느 한 시대 한 집단에 의해 형성된 신 개념은 다른 시대 다른 사람들에게는 무의미할 수 있다. "나는신을 믿는다"는 명제는 그 자체로는 아무런 객관적인 의미가 없고, 다른 일반 명제들처럼 오직 특정 집단에 의해 선포될 때 그 맥락 안에서어떤 의미를 띠게 된다. 따라서 ‘신‘이라는 말에는 변하지 않는 단 하나의 개념이 담겨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모순되고 심지어 상충하기까지 하는 의미들이 총체적으로 포함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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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명한 종교학자 카렌 암스트롱의 대표작 <신의 역사>가 다시 나왔다. 1999년에 초역판이 나왔으니 24년만이다. 원저는 1993년에 나왔고 이후 30년이상 종교분야 베스트셀러의 지위를 지키고 있다 한다. 일종의 기본서인 셈. 















하지만 번역본(2권짜리)은 진즉 절판돼 나도 중고본으로 구한 기억이 있다. 이번에 다시 나와 반갑다. 역자는 같은데, 서평을 일어보니 누락된 원문을 되살리고 오역은 교정했다 한다. 제대로 읽어볼 수 있게 된 셈이다. 
















암스트롱의 저작은 다수 번역돼 있고, 그 가운데 '신'을 주제로 한 책도 여럿 된다. 또다른 대표작 <축의 시대>도 이 참에 다시 손에 들어봐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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