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성의 위성 유로파에도
물이 있고 바다가 있고 물기둥이 있다네
유로파의 수도꼭지는 누가 튼 것인가
지구보다 작으면서 바닷물은 두세 배라니
유로파도 고민이 많겠구나
하지만 너무 멀어서 잠궈줄 수가 없구나
일단 쏟아내고 다시 받아보렴
우리집은 그렇게 한다네
천장에서 물이 샜을 때도 그랬어
물을 받아서 내다버려야 해
유로파의 바닷물도 짠가
소금기가 있다니 짤 것도 같군
바닷물이 그렇게 많으면 바닥은 있는 거야
발이 바닥에 닿는 거야
아니면 모든 게 수중 세상인지
낙원도 수중낙원이고 전쟁도 수중전쟁인지
우주탐사선 유로파 클리퍼가 간다니까
알려주길 바래 아니면 카톡으로 미리 알려줘
너무 멀어서 안 될지도 몰라
디에이치엘은 가는지 알아볼게
그래 멋진 물기둥 사진도 보내주면 좋겠다
나도 우리집 물 샌 사진 보내주도록 할게
그럼 유로파, 잘 지내렴

추신. 목성한테도 안부 전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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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트50 2018-05-17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차게 비내리는 날이면
가게 통유리 너머 보이는 풍경.
짙은 녹색 잎들이 흔들리고
차들이 튕겨내는 물보라.
이럴때면 아프리카가 떠올라요.
소설에 등장하는 아프리카.
수필에서 묘사되는 아프리카.
오늘은 슈바이처가 생각났어요.
어릴 때 읽은 <물과 원시림사이에서>. 제목이 근사해서
지금도 기억해요. 동화책에선 열대에서의 의료봉사를 얘기하지만
의료기술 맘껏 펼치고 오르간을 연주하는 삶은 결코 불행하지 않다고
그때 중학생은 생각했답니다~
천장에서 떨어지는 빗물에서
유로파 물기둥을 떠올리시니
참 아득하고 막막합니다, 목성에
제 안부도 같이 전해주시길요*^^*

로쟈 2018-05-17 22:10   좋아요 0 | URL
네 연락이 가면요.~
 

월트 휘트먼의 풀잎을 읽었네
휘트먼은 미국의 국민시인이지
미국은 그 자체로 위대한 시라고 노래했네
그렇지만 풀잎도 위대하다고 했으니
휘트먼에게는 모든 것이 위대한 셈
위대하고도 남는 셈
(남지는 않으려나)
그건 그의 자아가 우주적 자아이기 때문
하느님보다 못하지 않은 자아를 그는 가졌네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졌네
그에겐 바깥이 없지 너무도 큰 자아는 바깥이 없지
그는 전체이고 전체가 그라네
그는 휘트먼이고 휘트먼이 전부지
우리는 모두가 휘트먼이고 각자가 전체라네
휘트먼은 그렇게 노래하네
모든 노래는 나 자신의 노래
풀잎은 나 자신의 노래로 시작하네
풀잎이기도 하고 풀잎을 자라게 할
오물이기도 하고 풀잎의 숨결이기도 하고
풀잎의 생살이기도 해
풀잎이기도 하고 벙거지모자이기도 하고
신발 밑창이기도 한 휘트먼
휘트먼이 누구냐고 묻지 말게나
자네가 바로 휘트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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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5-17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의듣고 휘트먼이 누군지는 알겠는데
제가 누군지를 모르겠네요.
1.0버전인지 2.0버전이 될수 있긴 한건지
(꼭 2.0버젓이 되어야만 하는건지)
아직 개인조차 못된건지~

로쟈 2018-05-17 17:56   좋아요 0 | URL
네 선택지가 여럿.^^
 

하스미 시게히코의 영화장화?
하스미 상의 모든 책이라고 생각하기에
어떤 장화이건 가리지 않을 작정
그래도 장화란 무엇인가
싱겁게도 긴 이야기란다
스승과 두 제자의 긴 이야기
정확히는 긴 대화
영화감독 구로사와 기요시와
아오야마 신지가 두 제자로군
그게 영화장화면 영화단화도 있겠군
영화에 대한 짧은 대화 그리고
영화장화, 영화에 대한 긴 대화
이왕이면 단화는 단화를 신고
장화는 장화를 신고
그게 영화적이지 않나
장르는 코미디?
하여간 하스미 상이 하는 얘기는
무슨 얘기든 들어줄 작정이기에
단화건 장화건 가리지 않는다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은
장화를 신고 들어도 좋겠다
장화를 고양이만 신으란 법은 없으니
그런데 없는 장화를 어떻게 신나
하스미 상한테 물어봐야 하나
영화장화부터 먼저 구입해야겠다
뭘 사오라구? 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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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좋은 일처럼
날이 궂다 비바람 부는 날
미세먼지 좋음
세상이 더 진하게 보인다
물 좀 먹어야 확실해지는 것인가
이런 날 울프의 등대로를 읽다니
마침 이런 날인가 싶다가도
보이지 않는 등대의 불빛에
램지 부인의 충만감을 느끼긴 어렵지
그래 등대는
목마와 숙녀에도 나오는 등대지
버지니아 울프와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했던가 목마를 타고 떠난?
박인환도 등대로를 읽었는지 알 수 없지
그래도 알기는 했겠지
등대가 나오니 말이야
하지만 처량함이 아니라 충만함인데
울프의 상실감을 채워주는 소설
소설을 지나 시에 육박하는 소설
시간의 경과를 예술로 극복하는
삶을 예술로 복원하는
그런 소설이지 등대로는
거기가 울프의 정점이라네
이제 등대에서 내려와
보이지 않는 등대에서 내려와
작은책방으로 간다
물 먹은 나무들이 잔뜩 푸르다
충만함은 여기도 한창이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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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5-16 20: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승리하는 자, 울프~
강의 듣기전에는 박인환의 울프이기만 했던 울프.ㅎㅎ

로쟈 2018-05-16 22:47   좋아요 1 | URL
공로도 없진 않지요.~
 

멀리 봐야 눈에 좋다고
멀리 봐도 뿌옇다
천안 안성 수원이 뿌옇고
김포가 뿌옇고 뿌옇지 않던 동네가 뿌옇고
뿌옇던 동네는 이때다 싶어 뿌옇다
멀리 볼수록 뿌옇다
안압은 정상인데 뿌옇다
창이라면 닦아보기라도 할 텐데
방법은 바로 앞만 보는 것
딴데 보지 않는 것
아니 아예 보지 않는 것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고 했던가
문득
높이 나는 새가 안쓰럽다
안 보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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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15 22: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15 2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16 08: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16 2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two0sun 2018-05-16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머슨의 말?
우리는 멀리 볼수 있는 한 결코 지지치 않는다는 말.
지지치 않으려면 산으로 들어가야 되나봅니다.

로쟈 2018-05-16 22:48   좋아요 1 | URL
안과의사들 말이에요.~

여름바다 2018-05-16 17: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직도 안좋으신가봐요?

로쟈 2018-05-16 22:48   좋아요 1 | URL
안약바꾸고 낫는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