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발견'은 엘런 싱크먼의 <미의 심리학>(책세상, 2015)이다. 심리학 책은 제목이 '변조'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원제가 그렇다. '아름다운 자기의 탄생'이 부제.

 

미국의 저명한 심리학자인 저자 엘런 싱크먼은 아름다움에 집착하는 여성의 심리를 다각적으로 통찰해보고자 한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욕망이고 건강한 충동이지만, 거기에는 정상적인 수위가 있다. 이 책은 아름다운 자기를 창조하려는 여성이 스스로에 대해 수치심이나 결함감을 가지거나 자기애적으로 취약한 경우에 이를 수 있는 병리적인 현상에 대해서 주목한다. 

그러니까 아름다움에 대한 정상적인 관심과 비정상적인 집착이 어떻게 구분되는지도 살펴볼 수 있겠다. 건강한 나르시시즘과 병적인 나르시시즘?

 

 

<미의 심리학>이란 제목 때문에 떠올린 책은 오래 전에 출간됐다가 현재는 절판된 낸시 에트코프의 <미>(살림, 2000)다. 원제가 <미의 과학>이었던 책. 내용 자체는 인상적이지 않았지만(부정적인 리뷰를 쓴 적이 있다) 이 주제에 관해서 이후에 나온 책이 궁금한데 다시 검색해보니 새로운 게 없는 듯싶다. 저자 에트코프도 더 책을 쓰진 않은 듯 보이고. 아쉬운 대로 (이마저도 읽지 못한 독자들도 있을 테니) 재출간되어야 할까. 더 진전된 책이 나오길 기대한다...

 

15. 04.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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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기능이 저하하면서 자주 나이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는데, 그런 상태에 딱 어울리는 책이 나왔다. 영국의 심리학자 게리 크리스토퍼가 쓴 <우리는 이렇게 나이 들어간다>(이룸북, 2015). 나이들어감 혹은 노화에 대해서 인지심리학적으로 해명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 부제가 '인지심리학으로 본 노화하는 몸, 뇌, 정신 그리고 마음'이다. 소개는 이렇다.

 

노화를 성장과 발달과정의 마지막 완성 단계로 보면서 나이 들어가는 과정을 새롭게 인식하게 해준다. 인지심리학과 신경심리학 분야에서 이루어진 실험과 연구를 통해 밝혀진 사실은, 노년이 기능감퇴만 일어나는 시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나이 들어감에 따른 전반적인 어느 정도의 인지기능 감퇴는 불가피하다. 그러나 인간의 근본 특성은 적응력이다. 놀라운 점은 우리에게는 노화로 인한 기능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행동을 바꾸는 창의성이 있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노화에 적응하기 위해 뇌에서 구조적 기능적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는 신경가소성 그리고 회복탄력성 개념과 연관된다. 지은이는 노화 현상을 바라보는 잘못된 선입견에 맞서 생물학, 의학, 심리학, 사회학을 동원해 ‘나이 들어가는’ 우리의 실제 모습을 객관적이고 구체적으로 드러낸다. 

노년의 삶까지는 아직 시간을 두고 있지만, 노화 현상에 대해 미리 학습해보는 것은 '건강한' 노년을 맞는 데 도움이 되겠다.

 

 

고령화사회에 진입하고 노인 인구가 유례 없이 증가하면서, 갖가지 사회적 현상 및 문제와 직면하게 될 터인데, 앞으로도 노인 문제를 다룬 책들은 지속적으로 출간될 것이다. 이 분야의 책으로 프랑스의 저널리스트들이 쓴 <노인으로 산다는 것>(계단, 2014), 단비뉴스에 실린 '대한민국 노인보고서', <황혼길 서러워라>(오월의봄, 2013) 등이 현황 이해에 도움을 주겠다. <아들이 부모를 간병한다는 것>(어른의시간, 2015)은 '부모를 간병하는 아들 28명의 체험담'을 일본의 사회심리학자가 분석한 책으로 고령화에 있어서는 우리보다 한발 앞서 가는 일본의 사례로 참고할 수 있겠다. '봄날은 간다'를 자주 떠올리게 되는 봄날이다...

 

15. 0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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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치자면 '빅데이터'와 '사회물리학' 모두 귀를 기울이게 하는 주제인데, 둘을 한데 묶은 책이 나왔다. 알렉스 펜틀런드의 <창조적인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하는가>(와이즈베리, 2015). 원제는 <사회물리학>(2014)이고 '빅데이터와 사회물리학'이 번역본의 부제로 붙었다. 무얼 말하고자 하는가.

 

우리는 주변으로부터 배우고, 다른 사람들은 우리로부터 배운다. 사람들 사이의 아이디어 흐름, 즉 사회적 상호 작용에 주목하는 MIT 미디어랩의 세계적 석학 알렉스 펜틀런드 교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수집하는 ‘탐험’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참여’가 뛰어난 사람들이 최고의 성과를 나타낸다”는 사실을 빅데이터를 통해 실증했다. 그는 네트워크로 연결된 집단의 탐험과 참여 활동을 강화해 아이디어 흐름을 개선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집단 지능을 극대화하고 불가능해 보이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물리학의 놀라운 연구 성과를 보여준다.

사회물리학이란 용어는 마크 뷰캐넌의 <사회적 원자>(사이언스북스, 2010)를 통해서 제법 알려지게 됐는데, 뷰캐넌은 복잡성이론과 네트워크 과학에 기반하여 사회현상을 마치 자연현상처럼 다루려고 했다. 개개인을 제목 그대로 '사회적 원자'로 취급하는 것이다. 똑같이 '사회물리학'을 표방하고 있지만 펜틀런드가 기대는 것은 정보통신기술과 빅데이터 과학이다. 그는 빅데이터가 인터넷이 초래한 사회변화에 맞먹는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장담한다. 그 변화의 예고편이라고 할 수 있을까.

 

 

'대세'답게 빅데이터 관련서는 계속 쏟아지고 있다. 이 분야도 의미 있는 책과 그렇지 않은 책을 정리할 필요가 있겠다. 일단 펜틀런드의 책은 믿어보기로 한다...

 

15. 03.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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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서 가운데 '이주의 발견'으로 팀 버케드의 <새의 감각>(에이도스, 2015)을 고른다. 안 그래도 꽤 화제가 되었던 책이란 얘기를 며칠 전에 들었던 터라 반갑다. "이 책은 1974년 철학자 토머스 네이글이 던진 질문 ‘박쥐가 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에 대한 생물학자의 대답이다!"라는 소개에 책의 의의가 잘 집약돼 있다. 네이글의 책으론 철학 입문서인 <이 모든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궁리, 2014)가 나와 있다.

 

새가 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2012년 영국에서 출간되어 <가디언> <인디펜던트> <선데이타임스>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고, 영국왕립학회 과학도서상 최종후보작에 선정되는 등 숱한 화제를 불러 모은 책이다. 저명한 생물학자인 지은이는 1974년 철학자 토머스 네이글이 던진 질문(이자 유명한 논문 제목)인 ‘박쥐가 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에 대해 다양한 과학적 연구성과와 행동 실험을 통해 철학자와는 다른 생물학자의 대답을 내놓는다. 일생을 새를 연구하며 북극에서부터 아마존 열대우림까지 세계 곳곳을 누빈 지은이는 새의 시각, 청각, 촉각, 미각, 후각, 자각磁覺, 정서 등 새들의 내밀한 감각 세계를 재구성하면서 새들이 세상을 어떻게 지각하는지, 그리고 놀랍고 비밀스러운 새들의 사생활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말이 나온 김에 새에 관한 책들을 찾아보았다. 가장 최근에 나온 건 정민 교수의 <새 문화사전>(글항아리, 2014)이고 '한국의 새'나 도감 류를 제외하면, 데이비드 애튼버러 등의 <낙원의 새를 그리다>(까치, 2013), '새들의 사생횔'을 주제로 한 브리짓 스터치버리의 <암컷은 언제나 옳다>(이순, 2011) 등이 눈길을 끈다. 전문가를 위한 책이 아니더라도 깊이 있는 지식과 새로운 발견을 담은 책들이 더 나오길 기대한다...

 

15. 0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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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면서 달라진 게 하나 있다면 '건강서'에도 눈길을 주게 된 것이다. 관리를 잘 해오지 않은 만큼 중년에 이르러 건강에 무리가 오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 텐데, 몸도 마음도 준비가 안된 탓에 아직은 불편하다. 쑤시는 곳은 아직 없지만 걸리적거리는 곳은 많아졌다. 안 먹던 위장약을 먹어서인지 졸음도 계속 쏟아지고. 그래서 건강과 피트니스 분야의 책들에까지 관심을 갖게 되었고(젊을 땐 거들떠도 보지 않던 분야다!), 심지어 책도 몇 권 주문했다.

 

 

아직 주문한 책은 아니지만 '이주의 발견'이라 할 만한 것은 에이미 랜스키의 <임파서블 큐어>(지식공감, 2015)다. "이 책은 호메오퍼시의 객관적인 특징과 가능성을 설명하며 원인을 모르거나 난치병이라 치료하지 못했던 모든 병들에 관한 희망을 준다"고 소개되는 책.

 

'호메오퍼시'는 다른 게 아니고 우리가 흔히 동종요법(동종의학)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런데 자페증과 발달장애도 치유했다고 하니까 내가 아는 동종요법을 가리키는 게 맞는지는 의문이다. 다른 의미가 더 있는 걸까? 아무튼 '임파서블' 해보이는 병증에 효과가 있다고 하니까 관심을 갖게 된다. 믿거나 말거나 '2003년 이래 11년간 아마존닷컴 베스트셀러'라고도 하고(아마존에 들어가 보니 평은 좋은 편이다). 저자의 최근작은 <능동적 의식>(2011).

 

 

건강서 분야로 오니까 나도 장님이나 다를 바 없다. 어떤 저자가 믿을 만한 저자이고, 어떤 책이 읽은 만한 것인지 감이 안 오기에 제목에 주로 이끌리게 된다. 그래서 주문한 책이 후지모토 야스시의 <피곤하지 않은 몸 만들기>(삼호미디어, 2014). 피곤한 사람들에게는 '마약' 같은 유혹이지 않을 수 없다(마약 경험이 없으니 실감나는 비유가 아니군). 소개에 따르면, "피곤해지고 그 피로가 안 풀리는 이유는 우리 몸의 ‘센서’, 즉 눈 · 코 · 입 · 귀 등의 감각기관을 잘못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피로 누적의 근본적 원인을 밝히고 이를 개선할 방법, 나아가 피곤해지지 않는 방법을 알기 쉽게 알려준다." '셀프 클리닉' 시리즈의 하나인데, 내용이 괜찮으면 다른 책들에도 관심을 가져봐야겠다.

 

또다른 책은 인문서로도 분류되는 장지청의 <황제내경, 인간의 몸을 읽다>(판미동, 2015)다. ' 중국 최고 석학 장치청 교수의 건강 고전 명강의'가 부제. 중의학/한의학 관점에서 본 인간의 몸에 대한 이해를 오랜만에 복습하고 싶어서 주문했다. 더불어, <마음과 질병의 관계는 무엇인가?>(한언출판사, 2015)는 두 독일인 저자가 쓴 것으로 자연치유에 관심을 가진 심리치료사들이다. 병과 치유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제공해주지 않을까란 기대에서 주문했다. <몸은 알고 있다>(이지앤, 2006) 란 제목으로 한번 나왔던 책이다. 헛다리를 짚은지도 모르겠지만, 이상이 새해를 맞아 건강서로 주문한 몇 권의 책이다.

 

 

운동을 하라는 충고를 자주 듣고 있어서 나대로 대응책을 마련하려던 참에 눈에 띈 책은 송영규의 <피트니스가 내몸을 망친다>(위즈덤하우스, 2010)이다. 운동을 한다면 통상 집앞에 있는 피트니스센터에 등록하는 걸 제일 먼저 떠올리게 되니 관심이 안 갈 수 없는 책이다. 약이나 병과 마찬가지로 운동 또한 온갖 속설로 둘러싸여 있는 게 우리의 처지니까 말이다.

운동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책이다. 우리가 흔히 잘못 알고 있는 속설들을 하나하나 파헤치며, 진실에 도달하고자 했다. 운동에 관한 한 우리는 일부는 잘못 알고 있고, 일부는 속고 있고, 일부는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것을 깨어 부술 때 건강을 위한 진정한 운동을 시작할 수 있다.

유사한 책으로 지나 콜라타의 <헬스의 거짓말>(사이언스북스, 2005)도 눈길을 끈다. '당신의 트레이너가 절대로 가르쳐 주지 않는 헬스와 피트니스의 진실과 오해'가 부제다. <생존체력, 이것은 살기 위한 최소한의 운동이다>(위즈덤하우스, 2014)부터 시작하려고 하는데, 지난 여름에 눈도장만 찍고 구입은 미뤄둔 모양이다. 이것도 주문 목록에 포함시켜야겠다. 

 

 

마흔을 넘긴 지가 얼마 안된 듯싶은데, 이젠 쉰을 눈앞에 둔 나이가 됐다. 그렇다고 <50세부터는 탄수화물 끊어라>(니들북, 2013)는 아직 읽고 싶지 않다(지옥에나 떨어져라!). 하지만 언젠가는 그렇게 될 터이다. 그게 나이의 순리이므로. 또다른 속설에 따르면, 50세에 인생 역전을 이룬 인물들도 많으며, 55세부터는 '헬로 라이프'가 시작된다고 한다(무라카미 류가 그 나이를 넘겼구나). 이런 유혹 역시 필시 '마약'임에 틀림없을 듯싶다...

 

15. 02. 21.

 

P.S. 이번주에는 '이주의 저자'를 건너뛴다. 피곤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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