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격 유머 - 성공하는 리더를 위한 고품격 시리즈 3
이상준 지음 / 다산북스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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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리더와 품위유머’에는 품위있는 유머를 구사할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저속한 음담패설을 피하고 품위 있는 유머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읽으면서 내내 저자의 ‘품위’의 기준이 나의 ‘그것’과는 많이 다름을 깨달아야했다.


저자가 품위있는 유머라고 하는 ‘정치’에 관한 유머는 이 사회에서 때로는 굉장히 예민할 수 있고, 유머가 실패했을때 썰렁한 사람으로 낙인찍히는 것으로 지나지 않고, 저런 수구꼴통내지는 이런 빨갱이 같으니라구하는 인상을 남길 수 있다. 그건 상당히 치명적인 것이다.


그리고 또 치명적인것.


20대의 젊은 여성을 비즈니스 미팅에서 만났는데 특히 여자들이야 무조건 어리게 봐주는 것을 최고의 칭찬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을 감안해서 이렇게 얘기했다. “그래, 부모님 허락은 받고 (직장에) 다니시는 거죠?’ 이렇게 자유자재로 상황에 따라 유머를 구사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버엉.  또 있다. 융통성이 없고 사고가 경직된 직원에게 리더십을 발휘하는 유머는 이렇다. ‘ 자네 비아그라가 머리로 간 거 아니야?’


나라면 기분이 왕창 상할 것 같은데 말이다. 이것 역시 치명적이다.


2부에선 테마별 실전 유머가 나오고 있다.

말그대로 유머의 사례들을 ‘품위있게 야한’, ‘정치,경제’ , ‘기업경영 & 비즈니스 &돈 유머’ 등등으로 나누고 있다.


열심히 노력하고자 하는 자세는 좋으나, 이 책으로 공부해서 유머를 사용하는 것은 한번 더 생각해보길 바란다.

저자가 주장하는 품위있는 유머, 고품격 유머에 대해서는 100% 공감하는 바이지만, 실례로 든 것이 요즘 세태와 안 맞는 것 같다. 적어도 우리 직장과 내 주위에서 통하는 유머들은 아니다.

 

이런 책들이 베스트셀러에 올라가 있는걸 보면 슬프다. 그러니깐 다빈치코드가 베스트셀러에서 안 내려오고 몇달이고 버티고 있었을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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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굼 2005-04-10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랑도 한참 다르네요. 어디에서 유머를 수집하셨을꼬...

kleinsusun 2005-04-10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으로 유머를 공부했다가는 상대방 화나게 하는 기술을 익히겠네요.
여자들은 무조건 어리게 봐주는 걸 최고의 칭찬으로 받아들인다?
위험한 발언인데...
거래선이 저한테 "부모님 허락은 받고 다니시는거죠?" 이런 말을 농담이라고 했다면...계약을 취소하겠어요. 별 두개도 관대해요!!!

하이드 2005-04-10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런 책이 베스트셀러라 사람들이 막 여기 나와있는 유머할까 두렵습니다. 아직 식사자리에서 '야, 여자가 뭐하냐, 빨리 숟가락 안 놓고 ' 이런 얘기하는 제 나이 또래 남자가 있는 세상이니깐요. 아마 끼리끼리 다니느라 세상돌아가는걸 모르나봐요.

비연 2005-04-11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희한한 책이군요 =.=;; 제목부터가 웃긴...쩝.

하이드 2005-04-14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에 뽑아 쓴 유머의 예는 딱 거슬리는 유머만 두개 골라서 쓴게 아니라, 책의 유머들이 사례인용한 몇몇개 빼고 저자가 지어낸 유머는 다 저런 스타일입니다.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것이 저의 결론입니다. 어디가서 써먹다간 여자들한테 왕따당할 우려 있음. 그러나 워낙 저질 유머가 판을 치고 있다고하니 (사실 주위에 그런 몰상식한 집단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는 유머다운 유머를 하자는 의도에만 동감입니다.

비로그인 2005-04-15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만 읽었지만.. 출판사에 실망했어요...-.-+

하이드 2005-04-15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싫은 책이 아니라, 좀 화.나.는 책이긴 하죠.

마태우스 2005-04-25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베스트셀러까지 되었다니 기가 막혀요...
 

 로베르트 무질의 책. 사실 보고 싶었던 책은 다른 책이지만, 뭐 이책이라도

 

 

 

 

 아, 이 책도 얇고 하드커버고 비싸고 그러려나? 하지만, 심농님의 책 안 산게 있었다니, 감사하며 덥썩

 

 

 

 결국 이렇게 한권씩 한권씩 .. 사는구나

 

 

 

 우라지게 우라지게 비싸다. 험험. 모험이라고나 할까.

 어떤내용인지 궁금하니깐 눈 딱감고 사본다.

 

 

 

 요 책. 아마존에서 사려다가 마지막 순간에 save for later 로 간 책인데, 알라딘에서 번역본으로 발견. 유후~

 

 

 

 아, 참으려고 했는데,

 읽어달라고 아우성 치는 책이 한가득인데,

 궁금하다. 사야한다.

 

 

 이 책도 정말 몇번이나 장바구니를 들락날락 거렸던지.

 이번에야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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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erist 2005-04-10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웅웅... 흑, 빚만 다 갚아봐라. ㅜㅡ

모1 2005-04-10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번에 나온 2만원인가 하는 앨리스 책을 한권..사보고 싶어요.

하이드 2005-04-10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엘리스책 우리말로 보면 별로지 않을까 싶긴해요. 비슷한 기획의( 어쩌면 같은걸수도) 원서를 살까말까 고민하고 있는지라, 이번 이벤트 선물 올라온거 보고 과감히 mdf 박스를 골랐었죠.;;
새벽별님. 그죠, 그죠? 마일리지도 0%고 할인도 안되요. 이상하기만 해봐라~!
매너 : 원래 사회생활 시작하면 인생이 '빚'이다 -_-a 그래서 회사에 계속 매이는거 아니겠냐. 암튼 왠지 느낌상( 그럴리가 없지만;;) 디게 오랜만에 책사는거 같음!

물만두 2005-04-10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보시는 책도 있다니 흑...

울보 2005-04-10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고민중인데..
이번에는 순전히 내가 읽고 싶은책을 살까?하고요,,

비츠로 2005-04-10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윈터앤나이트 다음 이벤트에 내놓을 생각인데 한번 도전해 보세요. 상품으로 추리소설만 내놓아서 그런지 도전자가 적어 확률이 높습니다.^_^;;

하이드 2005-04-10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엇, 취소할까말까 1분쯤 고민했습니다만;;; 다른 분들 읽을 수 있게 (그리고 이벤트 운이 없어요 ㅜ.ㅜ ) 포기하렵니다. ^^

하이드 2005-04-10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그러게요. 언젠가 심농의 소설을 원서로! 읽는 그날까지 열심히 불어공부 할래요.

야클 2005-04-10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새벽 4시가 넘도록 안주무시고 머하심??? 피부 거칠어집니다. ^^

하이드 2005-04-10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술 많이 마시거나 새벽에 잠 안자면 피부가 좋아지던걸요? 술이 덜깨서, 잠이 덜깨서 라고 생각하고 있지요. 음. 부어서 그런건가? -_-a

놀자 2005-04-10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자주 사서보시는 미스 하이드님이죠..^^
바람의 그림자는 저도 보고 싶은책!

하이드 2005-04-10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간은 좀 천천히 사봐야 되는데, 하두들 얘기하니깐 도저히 못참겠네요 . ^^

ilbooks 2005-06-17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네의 손과 모네의 눈...저도 지금 보고 있는데 재밌네요. 우리 저자라 더욱 뿌듯~
 
10 플러스 1 - Mystery Best 9
에드 맥베인 지음, 이가형 옮김 / 해문출판사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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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쾌한 봄날, 죽음을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죽음이 어울리는 계절은 봄이 아니라 가을이다. 가을은 스산한 생각을 자아내고 음침한 공상을 불러일으킨다. 말라서 시드는 풍경을 보노라면 저절로 죽음에 대한 동정심이 생긴다. 인간은 가을이 되면 무수히 죽는다. 그러나 가을은 인간 이외에도 수없이 많은 것들이 소멸되는 계절이다.

봄에 죽는다는 건 허용되지 않는다. 이건 법률로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다. [형법 56조 봄의 사망.'누구를 막론하고 봄에 죽으려고 하는 자, 또는 죽게 하는 자, 또는 죽음을 도모하는 자, 또는 죽음을 구원으로 간주하는 자는 그 죄가 무거우므로 마땅히...] 이렇게 정해진 법률 말이다. 특히 3월 21일부터 6월 21일까지는 죽음이 금지되어 있다.

그러나 언제나 예외는 있다.

어떻게 에드 맥베인을 안 좋아할 수가 있을까.( 물론 안 좋아할 수 있다. 그러니깐 이건 지극히 편애적인 리뷰가 될꺼라는 예고다.)

인생은 미스테리, 로맨스, 페어리테일. 그 중에서도 맨 앞에 있는 미스테리. 나를 나이들어서 다시 책 앞으로 진지하게 끌어온 '미스테리' 혹은 '추리소설' 그 중에서도 에드 맥베인.

추리소설은 3류다.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많다. 간혹 책을 읽다보면 '챈들러의 쓰레기나 읽고 있는' 이런 식의 글이 나오는 것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 최근에도 봤다. )  혹은 잘 쳐줘야 추리소설이지만 넘어서는 문학성을 가지고 있는... 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윌리엄 아이리시의 '환상의 여인'은 추리소설이지만 인간의 이중성을 다루고 심리묘사에 뛰어난 최고의 소설이라구. 내지는 심농의 책을 읽는 것은 '죄와 벌' 을 읽는 것과 같아. 라고 이야기 한다. ( 그러니깐 내가 )

에드 맥베인의 책을 읽으면 '아이솔라'라는 도시가 팔팔 살아서 움직이는 걸 볼 수 있다.

이 작품에 대해 이야기 한다면, 짧고 (이 정도면 동서미스터리의 중편정도에나 들어가지 않았을까 싶다. 하드커버로 사야하다니. ) 평소의 진중한 케렐라의 모습은 마이어마이어와 만담하는 모습으로 나와 맘에 들지 않고, 아이솔라에 대한 얘기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흥

하지만 국내에 '경관혐오자'만 줄기차게 번역되는 상황에서 감사하며 읽었다. (그러니깐 원서로 잔뜩 사 놓은건 왜 안읽고 버티고 있는거냐고.)

이 책은 아이솔라( 맨해튼을 모델로 한 가상도시이다) 에 뜬 저격병의 무차별 살인이다. 여덟명이 죽고 나서 범인이 밝혀진다. 추리소설적인 면으로도 작가가 에드 맥베인임에도 불구하고 실망스럽다 아니할 수 없지만, 혹시 에드 맥베인의 책을 접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경관혐오'를 먼저 읽을 것을 강력히 권하겠지만서도, 그래도 간만에 읽은 에드 맥베인의 책에서 별을 감히 하나라도 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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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츠로 2005-04-10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리소설이 3류고 챈들러가 쓰레기라고 말하는 인간들이 대부분 자기자신이 3류고 쓰레기더군요. 저 글 읽으니 갑자기 불끈 열 받습니다.

하이드 2005-04-10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휴. 근데, 가끔 제가 좋아하는 작가들의 책에서도 그런 글들을 심심찮게 발견하게 되니 말이지요. 그들의 문화에선 B급으로 여겨질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요즘 주위에서 알.지. 못하고 ( 알면서 그러면 기호니깐 할수없겠지만) 편견을 가지고 대하는건 좀 불편하죠.
 
사랑에 미친 꼬마
에두아르도 바리오스 지음, 남진희 옮김 / 산하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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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행복했어요. 정말 너무 행복했어요. 그녀를 생각하면 때때로 너무 기분이 좋아 가슴이 터져 버릴 것만 같았어요. 하지만 어떤 때는 너무 쓸쓸해 보이는 하늘처럼 가슴 저미는 외로움을 느껴야만 했어요.

여기 사랑에 빠진 한 꼬마가 있고, 그 꼬마의 슬픈 고백에 관한 이야기다. 책 제목은 장난이 아니다. 이 책은 예쁘지도 않고, 아름답지도 않으며, 애틋하거나, 로맨틱하지도 않은 사랑 이야기이다.

그 사랑의 주인공은 한 꼬마와 소녀에서 여자로 넘어가는 안젤리카이다.

동화같은 문체에 귀여운 일러스트에 연상의 여인에게 말 그대로 빠지게 된 꼬마는 사랑에 부들부들 떨고 어느 순간 하늘나라로 치솟았다가 어느 순간 나락으로 떨어진다. 그 꼬마를 이해하지 못하는 모두와 사랑이라는 열병을 앓는 꼬마에 관한 이야기이다.

꼬마의 주변인물은 다음과 같다. 꼬마를 놀려먹는 꼬마의 두 형. 꼬마를 안스러워하면서 꼬마에게 신경쓰는( 그러나 꼬마가 느끼기에는 순례하고 박해받는듯한) 엄마. 그리고 왜인지 꼬마를 미워하는 할머니와 집에 종종 찾아오는 모두가 좋아하는 카를로스 아저씨.

그리고 꼬마의 슬픈 사랑 이야기를 꼬마를 진료하다 발견한 일기장에서 보고 세상에 알리는 의사선생님이 나온다.

작가인 에두아르도 바리오스는 온갖 떠돌이 경험 끝에 글을 쓰기 시작했고, 칠레의 권위있는 국민문학상등을 수상했으며, 문학잡지의 편집장, 문교부 장관으로 재직하기도 했다. 그의 온갖 떠돌이 경험은 흔히 얘기하는 떠돌이 경험이 아니다. 칠레에서 태어나 페루로 이주한 그는 사관학교에 입학했다가 그만두고 남미 전역을 떠돌아 다녔는데, 광산을 기웃거리거나 싸구려 약 장사, 난로 장사를 하기도 했고, 써커스에 빠져 사람들 앞에서 공연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와 같은 방랑생활 끝에 그는 작가로서 거듭났다.

남미의 사랑 이야기는 항상 독특한 무언가가 있다.

동화로 아름답고 애틋하게 끝날수도 있는 이 소설의 결말은 예쁜 동화를 생각하고 읽었던 독자의 기대를 와르르 무너뜨리며 이 책의 장르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한다. 호러인가? 고대비극인가?

계속 열심히 생각해본 결과,  생경한 결말이라서 그렇지, 분명 로맨스는 로맨스다.

이 책은 '사랑에 미친 꼬마' 에 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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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화상 볼라르 - 세상에서 가장 많은 초상화로 남은 남자
앙브루아즈 볼라르 지음, 김용채 옮김 / 바다출판사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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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루스의 '19세기 미술'을 다 읽고 좀 있어보이는 리뷰를 써보고자 했으나, 페이지가 너무 안 넘어가는 관계로 포기하고, 다시 '파리의 화상 볼라르'의 리뷰를 쓰고자 컴퓨터 앞에 앉았다.

표지로서는 비호감. 표지의 카피는 '세상에서 가장 많은 초상화로 남은 남자' 이 카피는 피카소의 말에서 따온것이다. 호기심 유발. 왠지 꼭 사야만 할 것 같은 책이 있다. 이 책이 그랬고, 샀으나, 왠지 재미없을 것 같은 책이 있다. 이 책이 그래서 나오자 마자 샀지만, 한동안 배달된 그대로의 상태로 박스에서만 나와 먼지 쌓이고 있었다.

드디어 읽게 된 책은 '책소개'를 보고 생각했던 대로의 내용이다. 라고 한다면 역시 재미없군. 하며 안 살지도 모르겠지만. 이 책 재미있다.

인상주의에 대해 알고 싶다. 프랑스 19세기의 미술에 대해 알고 싶다고 했을때 곰브리치 할아버지의 서양미술사를 펼수도 있겠고, 표지부터 삐까뻔쩍한 라루스의 서양미술사 V '19세기의 미술'을 꺼낼수도 있겠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아시아권에서 그 어떤 사조보다 많은 팬을 거리고 있는 인상주의 화가들이다. 미술을 모르고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마네, 모네, 고흐, 고갱 ,세잔 등의 이름은 낯이 익고, 그들의 그림을 보지 않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아무리 관심과 열정을 가지고 흥미진진하고 대단한 미술책들을 펼친다고 하더라도, 다빈치 코드 읽어내듯 술술 읽어낼 수 있는 사람은 몇 안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은? 이 책은 미술에 관한 책이라기보다 파리의 어떤 그림장수 이야기이다. 소재가 좋으면 좋은 책을 쓸 수 있는가? 내 대답은 '그렇다'이다. 단 소재가 아주아주 좋아야하겠지만. 볼라르는 책의 뒤편에도 나오듯이 책을 만드는데도 열정을 바쳤고, 그에 머물지 않고 그 자신이 책 쓰기를 좋아했다. '르느와르' , '세잔' 등에 관한 책을 써서 출판하기도 하였다. 그의 책 중 '아주 특별한 연인'이라는 제목으로 드가와 세잔에 관한 책이 번역되어 나와있기도 하다. 이 책 '파리의 화상 볼라르'도 자신이 직접 쓴 글이다.

사진을 좋아하는 아는 오빠가 말하길 '더스틴 호프만'이나 '로버트 드니로'같은 사람한테 카메라를 들이대면 어떻게 찍어도 작품일텐데, 나라고 마리오 테스티노 같은 사진 못찍겠냐. 그런적있다.

고흐랑 세잔이랑 르느와르랑 마네랑 다 우리 옆집살구, 나랑 그림도 사고 팔면서 친한데 아침인사 나누고 저녁 같이 먹은 얘기만 써도 사람들이 안궁금하겠냐. 이런거랑 똑같지 않을까? 그러니깐 내가 줄줄이 길게 쓰기는 했는데, 볼라르의 책에서 어떤 문학적 향기를 발견하고 싶다거나 유려한 문체와 섬세한 문장, 강렬한 주제를 발견해야만 하겠다고 생각한다면 이 책을 안 사도 좋다는 것이다.

'내가 르느아르의 [모네 부인과 아들] 앞에 멈춰 서자, 모네가 설명을 덧붙였다. '어느 날, 마네가 내 아내와 아들을 그리고 싶어 했습니다. 그 자리에 함께 있던 르누아르도 화포를 펴더니 같은 주제를 그렸지요. 르누아르의 그림이 완성되자 마네는 나를 따로 불러 이렇게 말하더군요.'이봐 모네, 자네는 르누아르와 친하니까 자네가 그에게 다른 직업을 알아보라고 충고해 주게. 자네도 잘 알다시피 그림은 그가 할 일이 아니야!'

화가들의 이야기들이 이렇게 생생하게 나와 있는데, 이 책이 어떻게 재미없을 수가 있을까?!

14,800원이라는 가격이 어떻게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 안의 그림도판들은 훌륭하고, 재미있어서 다른 미술사 책들처럼 크고 화려하진 않지만, 저 위의 '모네 부인과 아들' 과 같은 에피소드 다음 페이지에 르느와르가 그린 그림과 마네가 그린 그림이 나란히 있는걸 보면 정말 잊혀지지 않고 길이길이 남는다.

원래 이 책은 볼라르의 자서전으로 그의 직업상의 이야기이니만큼 그림 얘기, 책 얘기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긴 하지만, 미술에 관한 이야기들을 제외한 나머지 이야기들은 편집이 된 반쪽짜리 책이긴 하다. 좀 더 어려운 독서가 되더라도 완역본을 보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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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2005-04-09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미가 동하네요, 일단 보관함^^

chika 2005-04-09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역시...^^

2005-05-11 2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이드 2005-05-12 1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그게 맨날 헷갈리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