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읽을 것인가 - '모든 읽기'에 최고의 지침서
고영성 지음 / 스마트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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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고영성의 <어떻게 읽을 것인가> '모든 읽기'에 최고의 지침서. 

독서법에 관한 책이다. 독서법에 관한 많은 책들이 그렇듯, 책을 거의 읽지 않던 저자가 어떤 계기를 통해 책을 많이 읽게 되었다.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독서법에 대한 강의 문의를 받고, 독서법에 대해 생각해보고, 정리하고, 이 책이 나왔다. 

유용하고, 재미있게 읽었다. 


기존에 알던 독서법들도 있고, 저자가 만든 독서법들도 있다. 


독아, 다독, 남독, 만독, 관독, 재독, 필독, 낭독, 난독, 엄독으로 나누어 독서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다독, 재독, 낭독 정도가 익숙하다. 관독의 개념을 알게 되었고, 만독할 책을 골라볼 생각이고, 엄독도 잘 이용해보려 한다.

첫 챕터인 '독아' 나를 읽다 에서는 뇌의 가소성, 성장형 마인드셋, 책 읽는 뇌를 이야기한다. 책을 안 읽는 사람도 연습하고, 노력하면 숙련된 독서가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 맞는 말이다. 운동하면 생기는 근육처럼 독서해야 생기는 독서 근육이 있다. 뇌에. 말하는 건 타고 나지만, 문자를 읽는 것은 인간이 노력하여 해낸 것이다. 새로운 뇌회로를 만들고, 갈고 닦는 것. 


다독에 나온 이야기들에 공감. 다독지향, 세상은 넓고, 읽을 책은 어휴, 너무 많아. 다 사서 다 읽고 싶다. 늘 조급한 사람이라 다독 이야기는 언제나 즐겁게 읽는다. 


2015년 나온 책이니, 그 즈음의 조사일텐데, 독서실태를 보면, 성인이 1년에 평균 10권의 책을 읽는다고 한다. 아마, 더 줄었을듯. 근데, 주변에 보면 책을 거의 한 권도 안 읽는 다수와 일년에 50권 이상 읽는 다수의 독서가가 있으니, 평균값은 의미없지 않나. 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나도 그렇다. 내 주위에 책 한 권도 안 읽는 대부분과 알라딘에 오면 음.. 나는 200권 안팎으로 읽는 것 같다. 형편 되면 삼백권도 읽고, 안 될 때는 백권도 읽고. 이 동네에서는 권수로 명함도 못 내밀지만, 다독가이긴 하겠지. 책다매가.. 같은 말은 없지요? 그건 늘 자신 있었는데 (땍!) 요즘은 그거도 안 되지만요. 


박웅현 <책은 도끼다>에 "1년에 다섯 권을 읽더라도 자기에게 '울림'을 주는 문장이 얼마나 많으냐가 더 중요하다" 라는 내용이 나오나본데, 저자는 동의 못함. 앞 뒤가 안 맞는다고. '울림'이 많다는 이야기는 깊은 독서를 하고 있다는 건데, 깊은 독서를 하기 위해서는 '숙련된 독서가의 뇌'를 소유해야 학, 숙련된 독서가의 뇌는 많은 책을 읽을 때에 가능하다. 1년에 다섯 권 읽는 초보 독서가에게 깊은 울림을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 이라고. 


근데, 이거 쓰면서 생각해보니, 지금의 나라면 할 수 있겠지. 이미 숙련된 독서가니깐. 박웅현 저자도 본인이 이미 숙련된 독서가니깐 저렇게 쓸 수 있었을 것 같다. 양보다 질이 중요한데, 질, 깊은 독서를 하려면, 양이 우선되어야 함. 다독으로 시작해야 한다는 이야기. 


저자가 생각하는 다독은 1년에 50권 이상이다. 한 주에 한 권. 


'남독'은 다양하게 읽기이다. 이것도 좋은 독서법. 근데, 맘대로 되는건 아니고. 나는 추리소설, 소설, 인문학, 역사, 미술, 문화, 경제경영 분야의 책들을 주로 읽었고, 좋다는 과학책들은 사두기만 하고 잘 안 읽었다. 아니, 못 읽었다. 계기가 생기니 읽는 분야가 바뀌게 되었는데, 사회과학 책들 읽기 시작하니, 처음에는 또 잘 안 읽히더라. 사회과학 책들 열심히 읽기 시작하니, 이번에는 소설이 안 읽혔다. 지금은 다 잘 읽는다. 과학책들도 모든 분야는 아니라도, 뇌과학은 재미있게 찾아 읽는다. 마음 열어두고, 좋은 책들은 분야 가리지 않고 읽겠다는 의지가 필요함. 계기를 만들고. 


'만독'은 느리게 읽기.이다. 나는 느리게 읽으라는 말을 좀 싫어하는 편인데, 다독하면서 그 중에 만독하는 책 있는건 괜찮을 것 같다. 한 권 들입다 파는건데, 그 분야의 모든 책 쓸어담아 읽는 계독과도 연결되어 있다. 


3회독쯤 하고, 챕터별로 생각 정리해보고, 장문의 글도 써 보고, 저자의 책들도 다 찾아서 읽어보고, 요약도 해보는 것. 만독의 방법. 


다음으로 '관독'은 관점을 가지고 읽는 독서법이다. 내가 평소에 많이 하는 독서법이다. 

달리기책 한참 읽을 때는 무슨 책이든 다 달리기 관점에서 읽힌다. 정원일 한참 할 때는 무슨 책이든 다 정원관점에서 읽히고. '몰입'과도 관련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어떤 것에 몰입하게 되면, 세상이 그 관점으로 돌아가지. 책도 마찬가지. 


'재독'은 다시 읽는 것. 이 부분도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같다. 


"사실 다시 읽기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사람이 변하기 때문이다. 책에게 독자는 언제나 낯선 타인이다. 하지만 그 낯선 타인은 책을 통해 과거의 자신을 보며, 변해 버린 지금의 자신을 보게 된다. 그래서 재독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가치 있는 여행, 이른바 '자아의 시간여행'이 된다. " 


좋은 책들 빨리 많이 읽고 싶은 것에는 이런 이유도 있다. 나중에 시간 지나서 재독했을 때 달라지는 나를 보고 싶어서. 


다음은 '필독' 밑줄긋고 메모하면서 읽는 것. 작가는 필독파이고, 나는 안필독파이다! 

내가 책에 낙서하지 않고 깨끗이 새책처럼 보는 것은 '언젠가 팔려고' 라는 다소 속물적이고, 현실적인 이유인데, 책에 인용된 안필독파 이야기 들으니, 나도 언젠가 허세 떨며 써먹.. 아니고, 우와 - 감탄 나오더라는. 


조국 교수는 전공서적 외에 밑줄 긋거나 메모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다음에 다시 읽게 될 때, 먼저 적어 놓은 글이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 데 방해가 될까 염려되기 때문.

최재천 교수도 밑줄 긋고 여기저기 쓰는거 싫어해서 쓸 것 있을 때는 메모지에 써서 살짝 끼워 놓는다고 한다. 그의 서재는 하학생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열린 도서관이기 때문에, 다른 이들을 위해 늘 책을 새것처럼 하려고 노력하기 때문.

김중혁 작가는 "밑줄 치고 싶었던 문장과 단어들이 참 많았지만, 나도 모르게 내 것인양 사용할 것 같아서 참았다" 라고 한다. 


아, 그리고, 저는 필독 안해. 왜냐하면, 채..책 팔려면 낙서 하면 안되기 때문에. 


마지막에 나온 엄독은 책을 읽고 덮는것. 초월로서의 엄독과 지속가능한 독서로서의 엄독을 이야기하고 있다. 다양한 이야기들 하고 있는데, 내가 이해한 것은, 하루에 책 서너권씩 읽을거면, 한 권 읽고 산책 가거나 자거나 해서 머리 리셋하고, 다음 권 읽어라. 뭐, 그렇게 이해했다. 


책은 독자와 저자 둘이 같이 쓰는 것이고, 이 책은 같이 쓰기 좋은 책이었다. 

잘 읽었고, 나의 '독서법'에 대해 돌아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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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멀었다는 말 - 권여선 소설집
권여선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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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는, <안녕, 주정뱅이> 이후 읽는 권여선 소설집 

<안녕, 주정뱅이>의 '봄 밤'이 내 안의 뭔가를 눌러 읽을 때마다 눈물이 철철 났더랬다. 

그렇다고 특별히 기대하고 읽은 건 아니었지만, 권여선의 글이 내게 어떤 느낌을 주는지는 이 소설집을 읽고나니 좀 알 것 같다. 


지난해 내가 계속 생각했던, 의문 가졌던 것에 대해 돌아보게 되는 이야기들이 있었다. 단편적인 말들로는 이해하지 못했던 것, 작가가 집요하게 보여주고 있고, 문학평론가 백지은의 해설은 작가의 소설 속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상황들을 모조리 선해하였으나, 나는 그렇게까지는 못하겠고, 일단, 알겠다. 그 비참함과 옥죄인, 무거운 중력의 삶. 그 안에서 살아지는 인물들. 


"야근과 뒷정리를 마친 소희는 4A 주차장에서 마지막 통근버스를 기다린다. 밤이라 춥다. (..) 전철이나 통근버스에서 서서 갈 때 소희는 종종 돈 계산을 한다. 오늘 얼마를 썼는지. 이번달에 얼마를 쓰게 될지. 그러면 시간이 빨리 간다. 돈 계산을 하고 가계부를 쓸 때에만 소희는 살아 있는 것 같다. 뭔가 벅차오르다 금세 풀이 죽고 갑자기 조그증이 났다 울렁거렸다 종잡을 수 없는 흥분 상태에 사로잡힌다. 이번달 월급 백칠십만원을 받으면, 받으면..." 


'손톱'의 소희. 돈 들고 튄 엄마가 없었으면, 돈 들고 튄 언니가 없었으면, 좀 더 편했을텐데. 기대도 하지 말고, 인연 끊는 돈이라고 생각하고 다시 시작하면 좋을텐데. 마음이 커서 좋은 점이 뭔지 모르겠다. 나쁜 점만 잔뜩이다. 약할 수록 더 그렇다. 


"오래전, 그게 언제인지 아무도 알지 못하는 시간에 어머니는 삶을 놓아버렸고 그 자리에 가끔 웅웅대며 울고 가래 때문에 그르렁거리는. 한쪽은 나무토막처럼 굳고 다른 쪽은 가시처럼 마른, 움직이지도 못하고 갑작스러운 경련만 일으킬 따름인 기저귀를 찬 작고 마른 생물체만 남았다." 


'너머'에 나오는 기간제 교사인 N 과 그녀의 엄마 


'손톱'과 '너머'를 읽으면, 가난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끊임없이 계산하게 만들고, 존엄과 생활을 저울대에 올려놓고,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자괴감을 남기고 마는 것. 


'친구'의 해옥과 아들인 민수를 보면, 긍정적인 성격이라는 것도 곧이 들리지 않는다. 선택의 여지 없이 자기합리화를 최대치로 밀어붙이는 것. 그걸 내가 알고, 긍정적인 것으로 포장할 수 없다. 


입술 뜯으며 찜찜한 기분으로 읽었지만, 마지막 단편인 '전갱이의 맛' 이 책을 사니 '전갱이'를 부록으로 줬던 '전갱이의 맛'은 참 좋았다. 말을 잘 하던 남자, 대학 강사가 성대 낭종으로 말을 하지 못하게 되고, 자기만의 말을 찾게 된 이야기. 남자는 1인칭 화자인 '나'의 오래 연애했고, 짧은 결혼생활을 하고, 이혼한 전남편이다. 


" 나만의 말은, 그가 힘주어 말했다.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기억되거나 발견되는 거야. 내가 어떤 언어를 간절히 원했던 순간을 기억하거나, 그 간절함이 생겨나는 순간을 발견해서 내 말로 삼는 거지. 그러니까 내 말들은 어원을 잃는 법이 없어. 최초의 기억이 사라지지 않고 그 위에 다른 기억들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말 속에 삶이 깃드는 방식이라고나 할까." 


내가 말할 때 '나'라는 화자도 중요하다는 것. 하지만, 역시 십년간 가장 친밀한 사이였던 파트너였어서 그 또한 통했을거라고 생각한다. '나 만의 말'이 통하는 사이. 말하는 내가 화자이자 듣는 청자라는 이야기는 재미있었다. 내가 평소에 말하면서 답을 찾고, 정리하는 것도 나라는 청자가 있어서 가능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요즘 경쾌한 한국 소설들을 많이 읽었어서, 오랜만의 이런 가난하고, 늙고, 병들고, 말을 잃은 사람들 이야기들이 좀 찐득찐득했다. 똑같이 가난을 이야기하더라도 말이다. 딱 이 정도까지가 내가 읽고 좋았다 생각할 수 있는 이야기들인 것 같다. 더 가면, 신파 같고, 혼자 비장한거 같고 싫을 것 같은데, 딱 여기까지는 읽고, 생각해 볼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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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트렌드 노트 - 혼자만의 시공간 트렌드 노트
염한결 외 지음 / 북스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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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에서는 이 책에 choice를 붙여 두었던데, 글쎄.. 

트렌드를 가장한? 소비 조장 과시 마케팅과 거기 휩쓸리는 사람들도 트렌드라면 트렌드겠지만. 


평소 지양하고, 기피하고 의심하는 것들이 그해의 '트렌드' 책. 처럼 나오니깐, 다들 그렇게 하는구나. 나도 해도 되겠구나 싶어지는 거. 적극적으로 "트렌드"를 좇는 사람들도 있겠고, 과거의 나처럼 휩쓸리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개인에게 해롭다! 유해해! 예쁜 쓰레기, 월급이 통장을 스치고, 하하, 내수진작 차원에서 소비하다 망, 이런 것들 말이다. 한정판 뭐뭐를 사야 하고, 핫플레이스에 가서 인증해야 하고, 


이게 인스타그램과 만나서 인스타그래머블한 섬띵을 찾기 위한 사람들에게 시너지를 줘버림. 


각 챕터 뒤에 나오는 요약, 정리도 대부분 마케팅 포인트들만 있다. 

비판과 분석 없이 맛집 가서 인증하는게 트렌드~ 인싸가 트렌드~ 돈 없어도 돈 모아서 130만원짜리 루이스 폴센 조명을 80만원 주고 사서 뿌듯한 트렌드~ 알바 몇달치 모아서 한정판 운동화 사는 트렌드~ 


여기서 끝나 버리면 곤란하다는 거지. 


Part 2 변화하는 관계 부분은 읽을만 했다. 이런 심리에서 이런 트렌드가 생긴 거였군. 볼 수 있었는데, 트렌드 분석 책이 뭔가 소비자 눈치 보는 듯한 톤이 유지되는 것이 문제다. 


저자 7명이 쓴 글인데, 튀는 글 없이 비슷한 이야기 반복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도 별로. 


올해에 각잡고 트렌드 책 한 권씩 읽어보고 있다. 

트렌드 노트 시리즈는 앞으로 안 읽을 것이고, 


라이프 트렌드 시리즈는 전 해 것들도 찾아서 읽을 것이다. 


이제 트렌드 시리즈 중 가장 유명한 김난도 트렌드 코리아 남았다. 


아, 2020 팔리는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도 사두었는데, 왠지 트렌드 노트랑 비슷할 것 같아 별로 기대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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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히 의료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오늘날에는 배아가 인간 존재가 될 잠재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누구도 부인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인간 존재는 때가 되기 전까지 모든 위험 요소를 뛰어넘어야만 다다를 수 있는 미래이자, 삶을 이어가는 연약한 고리이기도 합니다.

당시 무척이나 끈끈한 결속력을 자랑해 부처에서 두 명의 탁월한 여성 법률가와 함께 하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한 명은 최초의 여성 교리고등법원장인 미리암 에즈라티였고, 다른 한 명은 유능한 국가 고문이었던 콜레트 멤이었습니다.

우리 셋은 무척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셋의 입장은 같은 선상에서 만났습니다. 그건 바로 임신중단을 결정하는 최종 권한이 오로지 여성 자신에게 돌아가야 하며, 임신중단 수술이 반드시 의사에 의해서 행해져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두 기준을 충족하고, 실질적인 적용을 용이하게 할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적합한 전략을 찾기 위해 계속 노력했습니다. 

가장 심하게 말한 사람은 누구였습니까?
장 마리 다이예였습니다.

배아를 소각로에 던져 넣는 것도 찬성하겠느냐고 물었던 사람이지요?

맞습니다. 아마 그는 제 개인사를 몰랐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임신중단 수술을 유대인학살에 비유했다는 것만으로도 충격이었습니다.

남성으로 가득했던 회의장에는 위선이 넘쳐났습니다. 회의장에 있는 일부 남성들은 은밀하게 자신의 애인이나 지인이 임신중단 수술을 받을 수있는 시술소의 주소를 서로 주고받았습니다.

미셸 포니아 토우스키는 늘 오직 여성만이 이런 법안을통과시킬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제 생각에는 제가 여성이기 때문에 임신중단이라는 문제가 내포한 부정의, 비참함, 곤란함이라는 문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그렇기때문에 더 굳은 신념으로, 더 강한 의지로, 그리고 아마도 더 강렬한 감정을 담아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싸울 수 있었을 겁니다.

사회에서 남성우월주의에 기반한 차별이 존속되고 있어 젊은 여성들의 삶은 오히려 과거보다 더 복잡해졌습니다. 

여성에게 지워진 책임감은 엄청나게 무거운데, 이들은 기꺼이 그 모든것을 다 해내고 싶어 합니다. 
주 35 시간 근무제 개혁안은 남성들에게 여가를 즐길 시간을 선사해 주었지만 여성들에게 이 개혁안은 정반대를 의미합니다. 

여성들에게 새로 주어진 시간은 가사노동에 투입되었습니다. 이것을 무시한다면 죄책감을 느끼게 되죠. 집을 관리하고 아이를 돌보는 데 전보다 많은 시간을 들이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냉정하게 보자면 직장에서는 법에 명기된 바와는 달리 평등이 지켜지지 않습니다. 채용에서, 임금체계에서, 승진에서 여성들은 불이익을 받고 숱한 차별에 부딪힙니다. 대량해고방지 계획이 회사에 전달될 경우에도 고용주는 홀로 아이를 키우는 여성들의 수가 점점 더 많아지고, 아이의 아버지 되는 사람은 양육자로서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가 잦다는 사실은 아랑곳 않고 언제나 그랬듯 남성의 고용만을 보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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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20-02-23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도 책장에 꽂힌 지 꽤 되었는데...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읽어야할 책들이 너무 많아요 헥헥.
 
곤마리 씨, 우리 집 좀 정리해주세요 - 만화로 보는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곤도 마리에 지음, 우라모토 유코 그림, 홍성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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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정돈 책의 단골 장면, 비포 더 정리정돈!

 

예전 집이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른 점이라면, 짐의 80%가 책, 고양이 두 마리, 이것은 만화라 미화되어 보임.

 

지금 집의 희망편이라면, 10분만 치워도 그만큼 깨끗해진다는 거. 위의 그림 같은 집이면, 내 정리정돈 실력으로는

하루 종일 치워도 정말로 티 안 난다. 진짜 티 안 남.

 

곤마리 같은 전문가가 착착착 치워서 정말 실화냐 싶게 깨끗해지는 것, 전문가인 청소요정 불러서 눈으로 본 적 있다.

곤마리도 어릴 적부터 자신의 정리정돈 재능에 눈 떴다고 하는데, 청소요정님도 어릴때부터 그랬다고 들었어.

 

앗, 그렇다면, 타고나는건가.

 

다른 모든 일이 그렇듯, 타고 나는 것, 환경, 노력이겠지.

나는 앞에 두 개는 글렀다. 이번 주 내내 동생 사무실 빼느라 정리하고 있는데, 길게 말하면.. 생각만 해도 피곤하고. 내 동생 맞구나. 거기서 버리지 못하고 다 바리바리 챙기는 엄마 보고, 아이고. (나도 필요도 없는 스벅 2020 다이어리 새거랑, 뭐 이거저거 챙기긴 했...)

 

여튼, 앞에 두 개 그른건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 눈으로 확인했고, 이 책, '곤마리 씨, 우리 집 좀 정리해주세요'는 비닐도 안 뜯긴채 동생의 사무실에 있었음을 밝히는 바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건 노오력 -

 

환경이 변하면, 모든게 변한다. 나는 제작년에 리셋할 기회가 있었고, (근데, 어느새 집이 다시 헌책방st 된거지)

조금이라도 변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할 수 있다. 모든 것이 변해라! 세팅이 된다고 해도, 정작 변하는 건 나 자신이어서, 그게 그렇게 책에서처럼, 드라마에서처럼 단숨에 변하는게 아니더라. 하지만, 변하려고 계속 끊임없이 노력하다보면, 어떤 기회가 생길 때 변하게 됨. 확 변하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겠지만, 그 동안 마음가짐이든, 태도든, 습관이든, 계속 노력해서 방향 바꾸고 있어서 가능한 것이다.

 

내 동생의 경우를 봐도, 나를 봐도, 정리정돈 안 되는 꽤 많은 사람들이 정리정돈 책들을 사서 정리정돈 안 된 공간에 보탠다는 회의감과 자괴감에 빠지곤 한다.

 

나는 이미 '알라딘에 팔기' 상자에 쑝 넣었고, 정리정돈 책 계속 보는 것 괜찮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내 주변의 환경을 좋게 만드는 건, 꼭 필요한 일인데,

내 생각에 좋은 책은 내가 얻을 수 있는 가장 가성비 높은 좋은 환경이기 때문이다.

 

곤도 마리에라는 환경을 만드는 거지. 곤마리 옆에 끼고, 마음가짐 다지고, 실천하고.

 

호더 경향 있는 사람들이 다 그런건지, 나만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남이 치워주는거 아주 싫어한다. 어떻게든 내가 할거야. 할 수 있어. 하고 못 함.

 

지금도 누구에게 부탁하고 싶지는 않다. 곤마리라도!

 

하지만, 조언을 적극 받아들일 준비는 꽤 되어 있다고 생각해.

 

몇 년 전 저 쓰레기 집에서 곤도 마리에를 처음 접했을 때, 눈 반짝이며 정리하기를 시도했지만, 말했듯이, 치워도 티나지 않는 집이었다. 다 버렸어야 하는데. 설레이는 것만 남겨뒀어야 하는데. 결국 대부분의 짐을 울면서 다 버리고 새로 시작해야 했긴 하다. 내 의지로 선택한 것이 아니었어서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남았다.

 

하지만, 지금은 뭐든 할 수 있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집이다. 내 고양이들이 있는 집.

이 집에서 어떤 생활을 하고 싶은지 생각해보면, 굉장히 선명하게 떠오른다.

 

해도 잘 들고, 바람도 잘 통하고,, 여름에 덥지 않고, 겨울에 따뜻한 새 집.

에서 청소, 정리정돈 생각 더 이상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하루 하루를 보내고 싶다.

걸어다니다가 책 산에 발고락 찧고 울며 나 욕하는 그런 일상 말고.

사뒀는데, 어디 있지, 애드빌 찾아 다니지 않고.

불편하게 그릇 꺼내고, 입지 않는 옷들 쌓아두느라 입는 옷들 바깥에 나와 있지 않은.

 

잘 먹고, 잘 자고, 잘 읽고, 잘 놀 수 있는 생활을 할 수 있는 집을 원해.

 

 

봐도 봐도 감동적이라고.

계속 인풋을 넣다 보면, 아웃풋이 나오게 되어 있고, 바로 지금이다.

 

정리정돈 만화지만, 일본 만화 특유의 여자여자 타령하고, 좋은 남자 타령하는건 지겹다.

좋은 거만 봐야지.

 

정리정돈 하고, 설레는 것만 남기고 버리기 좋은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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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0-02-14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근데 이분 인터넷 쇼핑몰 만들고 비싼 용품을 팔아 sns상에서 좀 문제가 있던 분 아니던가요?

하이드 2020-02-14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맥 찾아주는 수정 같은거 양인들한테 팔더라구요. ㅎㅎ 제 생각은요, 와이 낫?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