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당신 삶의 우선순위는 무엇일까?
        다음 단어를 자신이 생각하는 우선순위로 순서를 매겨보세요. (1위~5위)

        소    말    돼지    양    호랑이

 

    2) 다음 단어에서 연상되는 형용사를 적어보세요.(각 단어마다)

        개    고양이    쥐    커피    바다

 

    3) 색깔로 연상되는 주변의 인물을 적어보세요.(각 단어마다)

        노란색    빨간색    오렌지색    하얀색    초록색/연두색

 

 

 

  

 

 

                                             

 

 

 

 

    1) 당신 삶의 우선순위는 무엇일까?

        - 일, 성공
        - 가족
        돼지 - 돈
        - 사랑
        호랑이 - 근심, 걱정, 두려움

 

    2) 자신이 표현한 형용사는 무슨 뜻일까?

        - 자아를 표현
        고양이 - 동료, 파트너
        - 적(enemy)
        커피 - 내 인생에 있어 성(sexual life)이란..
        바다 - 인생, 삶

 

    3) 연상되는 인물은 이런 사람?

        노란색 - 절대 잊지 못하는 사람
        빨간색 - 사랑하는 사람
        오렌지색 - 진정한 친구
        하얀색 - 정신적 교감이 있는 친구, 사람
        초록/연두색 - 평생 당신이 기억할 사람

내 인생의 우선순위로 1. 가족, 2. 일/성공 3. 근심/걱정/두려움 4. 돈 5. 사랑

이렇게 나왔다. 사랑이 마지막에 나온 것은 가슴 아픈 일이지만, 가족이 처음으로 나온 것도 역시 마음이 아팠다.

요새 가족사로 마음이 너무 무겁거든. ㅜ.ㅜ

두번째.

나의 자아는 친근해.(켁!)

동료들은 야무지고, 나의 적은 '얍삽하지'. 성은 중독성이 있고, 인생은 넓디 넓어.

세번째.

절대 잊지 못하는 사람으로 엄훠, 엘신님이 나왔다. ^^

사랑하는 사람엔 내 인생의 그녀가 들어 있었고,

진정한 친구에는 이승환이(호호홋!), 정신적 교감엔 나의 따뜻한 지인이, 그리고 평생 내가 기억할 사람에는 나의 야곱이...

떠오르는 이름들을 아련히 바라본다. 여러모로 마음이 쓰이는 오늘같은 날에...

재미로 해본 가벼운 테스트인데, 어째 마음이 무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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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11-15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쿠 (>_<) -!!!
그러니까 저는 노란색(=어린이)인거죠? (웃음) 웃기게도, 제가 테스트 한 결과에서도 노란색은 바로
제 자신이 나왔습니다. 아마도 저 자신도 스스로를 어린이(=노란색)으로 생각했나 봅니다. (웃음)
테스트 때문에 마음이 무거워지셨다니, 괜히 죄송합니다만,
가끔은 좋잖아요. 뒤를 돌아보는 것도.^^

마노아 2007-11-15 14:07   좋아요 0 | URL
노란색이 어린아이를 상징해요? 전 가장 눈에 띄는 색이라 생각해서 엘신님이 떠올랐어요^^
근데 통했네요. 하하핫.
테스트 때문에 마음이 무거워진 것은 아니구요. 뭘 해도 마음이 무거워질 타이밍이었어요.
오래 묵은 체증같은 거예요. ^^;

비로그인 2007-11-16 01:07   좋아요 0 | URL
오래 묵은 김치는 맛있다! 입니다. (으잉?)
흐음~ 그렇죠, 노란색은 눈에 띕니다. 그렇군요, 그렇게도 해석이 되는군요.(웃음)
동기야 어쨌든 우리의 '교감'은 어김없이 발휘되고 있습니다. 푸하핫.
부디 마노님의 마음을 어둡게 하는 것들이 가을 하늘 위로 훨훨 날아가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마노아 2007-11-16 07:41   좋아요 0 | URL
햇김치보다 오래 묵은 김치를 더 좋아합니다. ^^ㅎㅎㅎ
제 마음밭의 편안함을 빌어주니 고마워요. 저도 빨리 그렇게 되었음 좋겠어요.
근심이 1순위로 나온 것은 엘신님인데 어째 제가 위로를 받고 있군요. ^^;;;

비로그인 2007-11-16 13:17   좋아요 0 | URL
어랏, 그렇군요.(긁적)
하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근심'이란, 일상 생활에서의 그런 것이 아닌 -
좀 더...원초적인..뭐랄까. 인생 그 자체랄까요. (웃음)
음, 우주선을 타고 우주로 나가서 아름다운 지구를 눈 안에 담고 오면 기분이 나아질 것 같은데
말이죠.^^ 아앙~ 다음 우주선 여행자는 내가 되어볼까나~ 같이 갈래요? ^^

마노아 2007-11-16 17:54   좋아요 0 | URL
어제였던가? 달에서 찍은 HDTV급 지구 화면이 화제가 되었었는데 화질이 좋으니 푸른색이 엄청 선명했어요.
그 지구를 함께 들여다 보면 정말 근사할 테지요. 우주 여행을 위해서 특별히 준비해야 할 것은 뭘까요? 체력? ^^

비로그인 2007-11-19 09:44   좋아요 0 | URL
마음.
아름다운 지구를 영원히 담을 마음만 있으면 되지 않겠습니까. ^^

마노아 2007-11-19 10:08   좋아요 0 | URL
너무 마음에 드는 준비물이에요. 아름다운 지구. 그 지구를 닮아 우리도 아름다워져야 하는데 말입니다. ^^
 

책 속에 책이 등장하는, 혹은 주인공인 소설이 여럿 있을 테지만,

이번엔 동화책 속에 등장하는 '책'을 묶어본다.(소설은 거의 못 봤기 때문에..;;;)

동화 속에 또 책이 등장하면 그 역시 어찌나 정겹던지..^^

 

+

 

동화책만 올려놓고 보니 아쉬워졌다.  소설도 추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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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자의 책
김이경 지음 / 뿌리와이파리 / 2009년 6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2009년 12월 20일에 저장
구판절판
책그림책
헤르타 뮐러.밀란 쿤데라 외 지음, 크빈트 부흐홀츠 그림, 장희창 옮김 / 민음사 / 2001년 2월
17,000원 → 15,300원(10%할인) / 마일리지 8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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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07년 11월 17일에 저장

책의 자서전- 어느 베스트셀러의 기이한 운명
안드레아 케르베이커 지음, 이현경 옮김 / 열대림 / 2004년 11월
9,000원 → 8,100원(10%할인) / 마일리지 450원(5% 적립)
2007년 11월 16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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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생활백서- 2006 제30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박주영 지음 / 민음사 / 2006년 6월
11,000원 → 9,900원(10%할인) / 마일리지 550원(5% 적립)
2007년 11월 15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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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7-11-15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권을 채우고 싶었는데 생각이 더 이상....-_-;;;;

turnleft 2007-11-15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슈타인 가아더의 <마법의 도서관> 이나 발터 뫼르스의 <꿈꾸는 책들의 도시>를 추가하시면 될 듯 ^^;

마노아 2007-11-15 10:06   좋아요 0 | URL
두 책 모두 두꺼운 소설이죠? 히힛, 꿈꾸는 책들의 도시까진 보지 못했지만 제목은 떠올랐어요. 9개는 너무 빈약한 리스트. 두 책 모두 추가할래요~

홍수맘 2007-11-15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호, 7권이다. <꿈꾸는 책들의 도시>만 빼고는 죄다 그림책이긴 하지만요. ^^;;;
지붕의 승환님 사진이 넘 귀여워요. ^^.

마노아 2007-11-16 07:42   좋아요 0 | URL
처음 가진 열쇠 위로는 다 소설인데 순오기님이 추천해주신 책을 포함하면 동화책이 더 늘거예요.
울 승환님 사진 넘 귀엽죠. 음하하핫, 저의 영원한 로망이에요~

순오기 2007-11-15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몇권 추가하자면 소설로는 '책의 자서전' 동화로는 '책을 읽는 햄스터' '쉿! 책 속 늑대를 조심해' '도서관에서 처음 책을 빌렸어요' '엄마와 곰' '도서관에 개구리를 데려갔어요' '작가는 어떻게 책을 쓸까' '책 그림책' 더 생각나지 않네요 ^^ 제 리스트에 있는 것들이예요!

마노아 2007-11-16 07:47   좋아요 0 | URL
헤헷, 역시 순오기님! 덕분에 리스트가 풍성해졌어요. 근데 '책 그림책'은 검색이 안 되네요. 검색어로 '그림책'이 들어가니까 동화책이 다 포함되어 나오나봐요.;;;;;
다시 검색해 봐야겠어요^^

순오기 2007-11-17 0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그림책 검색은 되는데 절판이더군요. 아이들이 볼 그림책이 아니고요 성인을 위한 채기에요.
아마도 보물창고에서 나온 '책 속으로 떠난 여행'이 같은 책일거라 생각되는군요. 제가 요 책은 안 봐서 장담은 못해요!

마노아 2007-11-17 09:26   좋아요 0 | URL
예스에서 검색해서 옮겨왔어요. 밀란쿤데라 맞아요? 제목은 맞는데^^

순오기 2007-11-17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밀란 쿤데라 외에 여러 사람들의 것이 실렸는데, 크빈트 부흐홀츠의 그림이 압권입니다.
알라딘 검색도 크빈트 부흐홀츠로 하면 나와요. 이 화가의 그림은 정말 독톡하고 따뜻하고 너무 좋아요!

마노아 2007-11-18 10:28   좋아요 0 | URL
알라딘만 품절이고 다른 서점은 이 책이 있어요. 그러니까 더 궁금한 거 있죠^^ 그림도 보고 싶어요~
 
바람의 화원 1
이정명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작가의 전작 <뿌리 깊은 나무>를 본 지 얼마 안 되어서 이 책을 만났다.  뿌리 깊은 나무가 기대보다 못 미친 감상을 안겨 주었다면, 이 책은 기대 이상의 즐거움을 주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전작에서도 그랬지만 저자가 역사 속 인물이나 사건 등에서 포착해 내는 '이야기'의 힘은 몹시 매력적이어서 설령 글의 진행이 매끄럽지 못한다 할지라도 발상의 전환과 소재 선택의 기묘함으로 단점들을 충분히 보완하고도 남음이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은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  조선 후기 풍속화의 대가 두 사람이다.  동시대에 활동했던 천재 화인 두 사람을 엮어서 그림 대결을 보여준 것도 흥미로웠지만 그 안에 추리 소설의 형식을 빌려넣어 적당한 긴장감도 부여했다.  약간의 아쉬움이 있다면 추리 소설로서 이야기를 풀어나갈 때는 그림 이야기와 동떨어진 기분이 들어서 매끄러운 진행을 방해하기도 하고 사건의 해결도 뚝딱! 해치운 듯 느껴져서 한껏 부풀었던 긴장감이 갑자가 팍 해소된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두 번의 큰 반전과 미처 알아보지 못했던 그림 보는 맛을 상기시켜주어서 읽는 내내 두근거리는 기대감을 내내 간직할 수 있었다.

작품 속 김홍도는 도화서 안에서도 밀려난 처지로 생도들을 가르치는 교수였다.  세상 돌아가는 인심이나 관행에 무심한 이 사내는 그 올곧은 성품으로 한직으로 내쫓기고 말았지만 꺾이지 않는 지조와 자존심을 지닌 천재 화가로 소개된다.  그리고 그런 홍도보다 더 아웃사이더인 생도가 들어오니, 그가 신윤복이다.  역사 속에서 그에 대해 알려진 단 두줄의 기록은 이렇다.

   
 

 신윤복.  자 입보.  호 혜원, 고령인.  부친은 첨사 신한평.  벼슬은 첨사다. 
풍속화를 잘 그렸다.  부친 신한평은 화원이었다.

 
   


다른 기록은 우리에게 전해지지 않았고,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너무도 유명한 그의 그림들 뿐이다.  작가는, 지극히 뛰어났던 그 그림들 속에서 무수한 은유를 읽어내고, 무한한 이야기를 끄집어내었다.  김홍도와 신윤복의 이야기는 그렇게 작가의 손 끝에서 연을 맺는다.

격식과 전통에 얽매인 도화서.  그 안에서 형식을 파괴한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반역 혹은 혁명과도 같은 일이었다.  누구도 하지 못할 일을 당당히 해내어 도화서를 온통 시끄럽게 만든 인물이 신윤복.  그리고 그 허물을 뒤집어 쓰고 단청쟁이로 내려 앉은 이는 형 영복이었다.  아버지의 무언의 압력과 본인의 자청으로 감당한 그 업은, 가문의 명예와 윤복의 천재성을 지켜준다는 명분으로 일어난 일이었다.  (단청쟁이로서 다시 태어나는 영복이의 삶이 2권에 가서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그러나 그후로도 신윤복의 기행에 가까운 그림들은 멈추어지지 않는다.  금지되어 있는 여성을 정가운데 배치시켜 그리고, 남녀간의 은밀한 정을 밝히면서 승려나 양반을 빗대어 풍자하기도 서슴지 않는다.  당대의 임금이 개혁군주 정조라는 사실은 그의 그림이 더 빛날 수 있는 하나의 장치로서 작용한다.

작품은 십년 전 의문의 죽음을 당한 대화원 김수항과 그가 그리던 사라져버린 그림, 그 사실을 파헤치다가 역시 죽임 당한 천재 화가 서징의 사건을 큰 테두리로 둘러싼 채 정조의 명에 의해 그림 대결을 하는 홍도와 윤복의 이야기를 포개놓는다.  전에는 미처 몰랐는데, 두 사람은 같은 소재를 다른 방식으로 그린 그림을 몇 점 갖고 있었다.  작가는 그 객관적 사실을 소설적 장치로 매끄럽게 포장을 한다.



신윤복의 그림은 강렬한 색상을 입혀서 좀 더 눈에 띄고 입체감을 가진다.  반면 김홍도의 그림은 차분한 색상으로 가라앉은 느낌을 주지만 좀 더 서민적이고 일상사에 접근한 그림으로 읽혀진다.  작품 속에서는 김홍도가 끊임없이 신윤복에게 일종의 경쟁심과 질투, 부러움을 품고 있는데, 천재 이상의 천재로 신윤복을 너무 떠받들어, 김홍도를 더 좋아하는 나로서는 약간 불편하기도 했다. (달과 6펜스를 읽을 때 고흐를 더 사랑하는 나로서는 고갱이 미워지는 경험도 있었다.)

분명히 작가는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과 강명관의 '조선 사람들, 혜원의 그림 밖으로 걸어나오다'를 참고하였다.  이미 내가 읽은 텍스트에서 그림에 대한 설명이 옮겨왔음을 느끼겠는데, 그 표현들이 원작만큼 자연스럽지 않은 일종의 부조화를 느낄 수 있었다.  이것은 이정명 작가에게서 지속적으로 읽히는 점인데 스토리의 자연스러운 진행이 스토리의 참신함보다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빨아들이듯이 책을 읽어나가게 만드는 힘을 보여주는 것 또한 작가의 놀라운 재능이라고 하겠지만.



똑같이 우물가를 묘사했지만 김홍도의 그림은 더 단순하고 간결하며 남성적인 느낌이 난다.  반면 신윤복의 그림은 배경 묘사가 보다 정밀하며 인물의 선도 섬세한 편이고 여성스러움이 강조되어 있다.  작품 속에서는 그 남성스러움과 여성스러움의 차이도 중요한 복선으로 작용하는데, 작가가 장치한 그 중요한 반전은 작품의 재미 이상의 즐거움을 독자에게 안겨주니, 그것은 그림을 읽어나가는 중요 포인트가 될 수 있겠다.  우리가 책속에서 단원과 혜원의 그림의 차이를 문자로 그저 익히던 것과 다른 신선한 충격이었다.

두 화원이 동제각화로 한껏 실력을 펼쳐보이다가 임금의 어진을 그리게 되자, 이제 대결은 임금을 포함한 3인으로 늘어난다.  임금은 기존의 어진과 다른 자세와 표정을 취함으로써 두 화원을 자극하고, 두 사람은 거기에 정면대응하며 도전을 받아들인다.  정말로 그런 대결이 역사적으로 일어났더라면 우리가 그 그림을 볼 수도 있었겠지만, 애석하게도 소설 속에서조차 그들의 화려한 그림 기록은 사라지는 운명을 맞게 된다.  도전은 아름다웠고, 그들의 땀은 눈부셨지만, 시대는 조선이라는 것을 잊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렇게 연속적으로 두 화원의 그림 대결에 한참 흥미를 느끼고 있던 독자는, 다시금 정조가 내던진 십년 전 살인에 대한 수수께끼로 퐁당 빠지게 된다.  1권의 끄트머리에선 이 부분을 진행시키면서 약간의 오류가 있었는데,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죽음 14년 이후 왕이 된 지금의 시점과 나이가 맞질 않다.  두 화원이 죽게 된 것은 임금이 열 여덟 살 때 그려달라고 한 한 점의 그림 때문이었고 그로부터 10년이 흐른 것이었으니 임금의 나이에 3년이란 공백이 생겨버린다.

2권에서 신윤복은 도화서에서 내침을 당하고 도성 최고 거상 김조년의 화인으로 적을 두게 된다.  여기에 등장하는 한 여인이 있으니 도성 최고의 기녀 정향이 그 인물이다.   윤복이 정향을 바라보는 알 수 없는 그 감정과, 정향을 차지하려 수만금을 쓴 김조년의 질투와, 또 그 얽히고 설킨 감정의 타래들을 모두 들여다 보며 제 감정에 혼란스러워하는 홍도까지, 작품은 등장 인물들의 복잡한 감정선에도 꽤 많은 내공을 쏟아부었다.  개인적으로는 홍도의 윤복을 향한 질투와 동경과 탄식이 꽤 와닿았는데, 시대가 내린 천재를 알아본 예인으로서, 또 자신보다 뛰어난 제자를 둔 스승으로서, 그리고 그저 사랑에 빠진 한 인간으로서의 고뇌가 잘 느껴진 까닭이었다.  벼락처럼 내꽂힌 천재 화가 신윤복을 현세에서 만났더라면 우리 역시도 그런 감정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역사 소설로서 혹은 추리 소설로서, 이 책은 여러 장점을 갖고 있지만 또 동시에 훌륭한 그림들을 실컷 볼 수 있는 강점까지도 갖고 있다.  작품의 마지막 대결로서의 제목은 '대결'이었으나, 두 사람의 그림은 대결을 뛰어넘어 예술로 승화되었으니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이 그림들이다.





미학적으로 완벽해 보이는 저 그림 속에 수학적으로도 오묘한 진리가 숨어 있다는 재밌는 사실.   또 장수나 장원급제를 기원하는 그림 읽기라던가, 점과 점을 연결하는 선 속에서 고정관념 깨기 등 작품 속에선 소소하게 현학적 즐거움도 찾을 수 있었다.

작품의 중요한 반전 포인트라서 자세히 말하기는 어렵지만, 살인이라는 커다란 사건과 감춰진 그림, 그것을 파헤쳐나가는 등장인물들의 고투, 그리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두 천재 화가의 그림 대결까지, 너무도 극적인 순간들이 많아서 책을 읽는 내내 이 작품이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누가 주인공으로 좋을 것인가를 즐겁게 상상하기까지 했다.  김홍도의 복잡다단한 감정을 잘 살릴 수 있는 명연기자가 나와야 하겠고, 신윤복의 곱고도 날카로운, 그러면서도 뚜렷한 선을 가진 연기자가 또 누가 있을 것인가 나는 한참이나 머리 속을 헤집었다.  기왕이면 잘 알려지지 않은 연기 잘하는 신인을 써서 신선함을 주면 좋겠다고 나 혼자 단정해버렸다.

작품의 마지막은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옛 시절을 추억하는 홍도의 독백으로 마무리가 되는데, 이는 책이 처음 시작될 때 옛 시절을 떠올리던 김홍도의 독백과 대구를 이룬다.  책을 덮기 전 1권의 맨 앞으로 돌아가서 시간을 돌이켜보는 그의 이야기를 읽는다면, 그 글 속에서 위로해주고 싶은 애틋함과 바람의 소리를 함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조금 거칠지만, 너무 소중한 이야기여서 꼭 소장하라고 말하고 싶다.  좋은 이야기꾼을 만나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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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7-11-14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로 관심없던 책이었는데 님의 리뷰를 보니 갑자기 궁금증이.... 꽤 재밌을 것 같군요. 조만간 봐야겠어요. ㅎㅎ

마노아 2007-11-14 21:13   좋아요 0 | URL
작가가 이야기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힘이 많이 달려요. 그럼에도 소재가 흥미로워서 재밌게 읽히더라구요^^

비로그인 2007-11-14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을 보며 책을 읽을 수 있겠군요.
저도 이런 책 좋아해요.

마노아 2007-11-14 23:18   좋아요 0 | URL
그림이 있어서 참 좋았어요. 나중에는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책이 나오지 않을까 문득 상상해 보았습니다^^;;

가시장미 2007-11-15 0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과서에서 많이 보았던 익숙한 그림들입니다. ㅋㅋ 저도 책을 좀 읽어야 그림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아.. 봐야할 책이 너무 많네요. 배우고 알고 싶은 것도 너무 많구요. 으흐
같은 사물을 다르게 그린 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 같지만..그림 속에 숨겨진 함축적인 의미가 있다는 것을 이해하기란 너무도 어렵습니다. ^-^; 그것이 미학의 매력이 아닐까요..

마노아 2007-11-15 09:42   좋아요 0 | URL
그림 보기, 어렵고도 재밌고 의미있는 시간 같아요. 우리 그림에 대한 책을 보고 싶다면 이 소설보다는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을 가장 적극 추천이에요. 혹시 아직 보지 않으셨다면요. 우리 그림에 푹 빠지지 않고는 못 버티게 만들거든요^^

비로그인 2007-11-15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본 사이, 마노님 서재가 상큼하게~ 변했군요.^^
잘 지내고 계시죠?

마노아 2007-11-15 13:04   좋아요 0 | URL
엘신님! 부비부빗! 반가워요~ 외유는 잘 마친 거죠?
다시 보니 너무 기뻐요. 전 평범히 지내고 있습니다. ^^

2007-12-14 1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07-12-14 14:46   좋아요 0 | URL
아앗, 저 4관왕 먹은 건가요? 우왓, 행운이 찾아왔네요. 아영엄마님 감사해요. ^^
 
셜리
모리 카오루 지음 / 북박스(랜덤하우스중앙)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작가의 '메이드'에 관한 로망은 '엠마'를 통해서 익히 알고 있었는데, 이 작품은 엠마보다 먼저 쓰여진 책으로 이번에 출간된 것이었다.
그림체의 변화는 크게 못 느끼겠지만, 아무래도 엠마가 장편이다 보니 호흡이 더 안정되어 있다는 차이는 느낄 수 있었다.




열세살 소녀 셜리가 28살의 독신 여성 집에 메이드로 들어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셜리는 아직 어린 나이지만 메이드 경험도 있을 뿐더러 일처리가 깔끔하고 손끝도 야무지며 음식 솜씨도 일품이다.
이래저래 베냇 크랜리씨는 좋은 도우미를 만난 셈.
두 사람이 만나게 되면서 야기되는 이야기들은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어린 셜리가 생각나서 사간 인형에 셜리는 무뚝뚝한 반응을 보였지만, 실상은 이것저것 옷을 만들어 입힐 정도로 기뻐했던 것. 반응의 차이는 성격 탓이었던 것이다.



손님 방문, 정원 손질, 스커트 속의 바지라던가, 녹슬지 않는 신형 코르셋의 출시 등 자잘한 에피소드가 그 시대와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게 해주어서 솔솔한 재미를 준다.
좀 더 이야기가 이어지길 바랐는데, 뒤쪽으로는 단편들이 몇 개 이어져 있다.
모두들 '메이드'에 관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결집력은 부족했고, 그럼에도 잔잔한 재미는 여전했다.
엠마가 완결되고 나서도 외전 격으로 계속 나오고 있으니 셜리의 뒷 이야기는 좀 더 오래 기다려야 할 듯 싶지만,
이런 종류의 이야기도 쓰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즐거운 만남이다.
춘향이보다 향단이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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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식료품 주문하는 냉장고!? [제 680 호/2007-11-14]
 



대형 할인점에서 계산하는 줄은 늘 길다. 계산 담당 직원들은 쇼핑카트에 담긴 물건을 일일이 꺼내 각 제품에 부착된 바코드에 리더기를 갖다 대야 한다. 바코드 인식이 잘 안되면 시간은 더 지체된다. 그러나 이런 불편이 조만간 사라질 전망이다. 스마트태그, 전자태그 등으로 불리는 ‘RFID’ 덕택이다.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는 무선 주파수를 발신하는 초소형 칩. 이를 제품에 부착하면 접촉하지 않고도 제품정보, 수량, 주의사항 등을 자동으로 파악할 수 있다. 원래 RFID는 대규모로 키우는 가축의 정보화를 위해 개발된 기술이었지만 현재 이 기술에서 파생된 IC카드 등이 교통카드, 전자신분증 등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간단히 말해 지금의 바코드를 대체할 반도체 칩이다.

얼핏 보기에는 아주 단순해 보이지만 RFID가 몰고 올 변화는 만만치 않다. RFID가 기존 바코드와 다른 장점은 두 가지다. 첫째는 접촉하지 않고도 수십 미터까지 정보를 읽을 수 있다는 점이고, 둘째는 RFID 하나에 제품의 정보를 여러 개 집어넣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두 가지 장점을 잘 조합하면 무궁무진한 활용이 가능하다.

아직 RFID 칩의 가격이 비싸 전면적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칩 가격은 개당 1달러 이상인데, 전문가들은 적어도 개당 5센트 이하로 떨어져야 RFID의 도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개인 정보를 보호하고 체계화하는 방법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하지만 RFID가 곧 바코드를 대체하게 되리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과연 우리 생활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RFID 도입을 가장 환영하는 분야는 물류다. 예전에는 일일이 장부와 대조해서 물류의 이동을 확인해야 했지만 컴퓨터 앞에 앉아서 물류의 흐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재고파악도 쉽다. 상품에 RFID를 부착하고 창고에 수신 장비를 설치하면 현재 각 물품의 수량이 어느 정도인지 실시간으로 집계할 수 있다. 실제로 RFID시스템을 도입한 미국 라스베이거스 맥카런 공항이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수하물 분실률이 크게 낮아졌고, 화물처리 인건비가 크게 줄어들었다.

최근 고속도로에서 점차 확대되고 있는 하이패스(통행료 자동징수 시스템)도 RFID를 활용한 대표적인 예다. RFID를 장착한 자동차가 지나갈 때마다 톨게이트에 설치된 RFID 리더기는 차량 진출입 정보를 자동으로 체크해 정산한다. 교통비를 징수할 인건비를 줄일 수 있고, 고객은 현금을 준비하지 않아도 되며, 무엇보다 시간이 단축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RFID는 시간을 절약해 주고, 보다 많은 정보를 얻게 해 준다. RFID의 확산으로 쇼핑 문화는 크게 바뀔 것이다. 기존 바코드 대신 RFID가 부착되면 계산대에 서는 순간 쇼핑카트에 담은 물품의 가격이 자동으로 계산된다. 포장 박스에 칩을 내장하면 개봉하지 않아도 박스 안에 든 물품의 종류, 개수, 가격은 물론 운반할 때 주의사항까지 순식간에 파악할 수 있다. RFID는 무선으로 다량의 정보를 동시에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개별 제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볼 수 있어 소비자의 선택이 다양해진다. 쇼핑카트를 끌고 쇼핑을 하다가 식료품을 쇼핑카트에 달린 리더기에 대면 원산지, 재료, 유통기간을 정확히 알려준다. 1g 당 100원 하는 식으로 뭉뚱그려 가격이 책정되는 것이 아니라 원산지, 신선도를 따라 손쉽게 가격을 세분화할 수 있다. 이미 일본에서는 채소의 파종 시기, 농약을 뿌린 횟수, 출하 시기 등을 RFID에 담아 유통업체에 납품하는 시스템을 시험운영 중이다.

아예 부족한 식자재를 자동으로 보충해 주는 인공지능 냉장도가 등장할 수도 있다. 식자재마다 RFID가 부착되면, 냉장고는 스스로 내부를 검사해 주부들에게 부족한 식자재가 무엇인지 알려준다. 더 나아가 자동으로 인터넷 쇼핑몰에 부족한 식자재를 주문하도록 할 수도 있다.

의료 분야로도 활용된다. 환자의 몸속에 쌀알 크기의 RFID 칩을 심어 두자는 것이다. 특수한 알레르기가 있거나, 의식을 잃을 가능성이 있는 환자의 경우 개인의 특성이 담긴 RFID칩을 부착하고 있다면, 위기상황에서 생명을 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최근 미국 베리칩사는 당뇨병 환자 18명의 동의를 받아 RFID 칩을 이식했다. 환자가 당뇨증세로 의식을 잃거나 의사소통이 어려울 경우에 대비한 것이다. 병원은 환자의 몸속에 이식된 RFID 칩을 환자의 정보를 파악하기 때문에 초기 검사에 드는 시간을 줄이고 신속하게 치료할 수 있다. 현재 미국 내 500개 병원이 이 RFID 칩을 이식한 환자들을 진료할 수 있는 시스템에 가입했고 올해 말까지 800여개의 병원으로 숫자가 늘어날 전망이다.

이 방법은 범죄자를 관리하는 데 사용될 수도 있다. 이미 미국에서는 교도소 죄수를 관리하기 위해 RFID를 사용하고 있다. 현재 4개 교도소 재소자들에게 RFID 칩이 내장된 팔찌를 보급해 재소자의 위치와 행적을 수시로 파악할 수 있게 했다. 덕분에 교도소 내의 폭력과 탈옥 건수도 줄어드는 효과를 거뒀다고 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논란이 된 성범죄자들에게 채우자고 한 ‘전자 팔찌’도 RFID를 활용한 것이다. 앞으로 전자 팔찌 대신 몸속에 이식할 수도 있을 것이다.

RFID가 가져올 세상의 변화는 놀랍지만 사실 넘어야 할 장벽도 크다. 가격 문제야 기술이 발전하면 해결되겠지만 개인 정보 침범에 대한 우려는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기업이나 공공기관 등에서 고객정보를 임의로 수집해 악용한다면 개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빅브라더’가 등장할 것이란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거대한 물결은 이미 밀려오고 있다. 그 방향을 어떻게 잡을지는 우리의 몫이다. (글 : 유상연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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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7-11-14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놀랍고 대단하지만 동시에 무섭다!

JTL 2007-11-14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중에 GPS까지 심으면 볼만하겠네요 -_-;
여튼 잘 봤습니다 ^^

마노아 2007-11-14 21:17   좋아요 0 | URL
저같은 길치는 GPS가 필요하지만, 그 역시 무섭습니다. 역시 이대로가 좋아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