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지 않는 아이
펄 벅 지음, 홍한별 옮김 / 양철북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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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대지>로 퓰리처상과 노벨문학상을 탄 펄벅의 자전적 글이다.  선교사였던 부모님을 따라 중국에서 성장한 그녀는 남편과 함께 역시 중국에서 선교활동을 벌였다.  그녀의 첫 아이 캐롤은 건강한 아이였는데 말이 너무 더뎠고, 몇가지 부자유스러운 부분들이 있었다.  아이가 세살이 되어서야 장애가 있다는 것을 깨달은 그녀의 충격이 얼마나 컸을 지는 충분히 상상이 가고도 남음이 있다.  모든 장애아의 부모와 마찬가지로 그녀 역시 '왜?'라는 질문을 던졌고, 대답은 누구도 해줄 수 없었다.  아이가 나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서 찾아보지 않은 의사가 없었지만 아이는 정신의 성장이 멈춘 채 더 이상 자라지 않았다.

중국에서는 장애를 갖고 태어난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 분위기가 있었다.  사람들은 숨김 없이 그 사실을 받아들였고, 하늘에서 내려준 운명의 일부라고 여겼으며 그 자체로 존중했다.  따라서 개인이나 가족의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중국인의 이런 철학은 펄벅으로 하여금 캐롤의 장애를 받아들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었다.(그러나 반면 중국에서는 딸을 낳으면 버리는 관습이 있었으니 이 역시 아이러니한 일이다.) 그러나 펄벅은 아이의 미래를 고려해야 했다.  그녀가 죽고나면 누가 캐롤을 돌볼 것인지를 생각해야 했고,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한 미국에서 중국인과 같은 시선을 기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더군다나 펄벅은 첫 남편과 이혼을 했고 줄곧 중국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다른 친척들의 도움을 바랄 수 없었다.)

결국 그녀는 미국으로 돌아가 아이를 받아줄 수 있는 시설을 찾기 시작했다.  아이를 인격체로 상대해줄 수 있는 마인드를 가진 재단을 마침내 찾아냈을 때 그녀는 그곳의 아이들이 다른 시설의 아이들과 달리 밝고 자유로울 수 있는 까닭을 물어보았다.  그곳의 교장은 이렇게 대답한다. "인간으로 대했을 뿐이죠."  너무도 당연한 그 대답이, 그 시절로서는 파격을 넘어선 충격이었다는 것을, 책을 통해서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동시에, 오늘날도 변치 않는 진리이며, 잘 지켜지지 않는 숙제임도 아프게 상기할 수 있다.

펄벅이 아이를 맡긴 그때가 1920년대 말이었다.  장애아가 있다는 사실을 가문과 혈통의 수치로 여기던 시절이었으며, 그 아이들의 인권을 생각지 못했던 사회 분위기가 팽배해 있었다.  그리고 펄벅이 이 책을 통해서 자신의 아이를 세상에 공개한 것은 1950년이었다.  그때 이후로 세상은 많이 달라졌다.  펄벅 자신이 가장 많이 변하였다.  그녀는 일곱 명의 아이를 입양해서 키웠고 아시아인과의 혼혈아를 미국 가정에 입양시킬 수 있도록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고,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말할 때 흑인 아이를 백인 가정에 입양시키는 일도 주선하였다.  아이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서 시작한 글쓰기로 그녀는 더할 나위 없이 유명해졌고, 그렇게 해서 벌어들인 돈은 사회적 봉사활동 기금으로 사용하였다. 

아이를 통해서 느꼈던 그녀의 슬픔은, 그녀와 같은 아픔을 가진 많은 사람들과 공유되어지면서 고통을 희석시키는 역할을 하였고, 정신 지체아들을 위한 연구를 촉구하게 되었으며 많은 사회적 관심과 변화를 이끌어내었다.  그녀가 책에서 기술한 내용들은 시간이 오래 흐르면서 잘못된 정보로 알려지기도 했지만, 장애아 가족을 둔 많은 사람들은 이 책을 통하여 시대를 거슬러 깊은 공감과 위로를 얻었다.

책은 펄벅이 쓴 내용에 이어 그녀가 죽은 뒤 캐롤의 후원자가된 펄벅의 첫째 입양아(캐롤의 동생)인 재니스가 후기를 실었고, 다운증후군 아이를 가진, 그리하여 이 책을 통해 많은 위로를 얻은 재블로가 독자들에게 보내는 글로 구성되어 있다.

장애아 가족이 느끼는 혼란과 슬픔에 대하여 독자 역시 큰 공감을 가질 수 있으며, 우리가 장애아에 대해서 어떤 편견을 갖고 있는지, 또 그 아이들이 이 사회에서 해낼 수 있는, 마땅히 해야 하며 또 누려야 할 것들에 대한 정보도 같이 얻을 수 있다.

여러 인상적인 부분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 하나.  펄벅이 대작가로 성공할 수 있었던 1차적 원인은 캐롤이 있지만, 그 바람에 유명해진 그녀는 사회 활동으로 가족들에게 시간을 많이 내어줄 수 없었고, 그 바람에 그녀가 입양한 다른 아이들은 어머니의 차가움을 목격하며 상처를 받은 채 자랐다는 사실이다.  만약 그녀가 가족들에도 완벽한 어머니였다면, 오히려 그녀의 이 이야기들이 덜 설득적이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하나의 결핍은 다른 충족을 불러냈지만, 하나의 충족은 또 다른 결핍을 부르고 만 그 순환의 고리들.  그것이 인생이라는 생각도 퍼뜩 들었다.  뜻하지 않게 불현듯 읽게 된 책에서 오랜 여운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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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지 않는 아이
펄 벅 지음, 홍한별 옮김 / 양철북 / 2003년 12월
절판


이 세상에, 자라지 않는 이 아이들처럼 죄 없고 순수한 존재는 없다. 살인은 살인일 뿐이다. 설사 부모에게 아이를 죽일 권리가 있다고 해도 그런 일을 방치했을 때 결과는 끔찍하다. 처음에는 힘없는 아이들을 죽이는 것으로 시작해서 힘없는 노인들을 죽이는 것으로 확대될 수도 있고, 이렇게 양심이 무뎌지면 편견만으로 사람을 죽이게 된다. 피부색이나 종교 등만으로 사람을 구분해 죽이는 일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 죽는 사람만 다치는 것이 아니라 죽이는 사람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는다. 안락사라는 말은 듣기 좋은 말이지만 사실 무시무시한 현실을 듣기 좋은 말로 감춘 것에 불과하다.

-64쪽

나와 같은 이유로 고통받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알았을 때에는 정말 놀랍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다. 나와 같은 짐을 진 사람이 많다고 해서 위안이 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그 슬픔을 지고 살아가는 법을 배운 사람들을 보고 나도 그럴 수 있으리란 걸 깨닫게 되었다. 그것이 변화의 시작이었던 것 같다.

-68쪽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알고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한다고 해서 떨쳐 버릴 수 없는 슬픔이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그것과 함께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원망하고 탄식하는 데 힘을 다 쏟아붓지도 않았다. ‘왜’라는 질문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지도 않았다. 가장 큰 변화는 나와 나의 불행에 대해 생각하기를 멈추고 아이 생각만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삶에 대항해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삶에 순응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나를 중심에 두고 생각하면 견디기조차 힘든 삶이다. 그렇지만 중심을 조금만 옮겨도, 쉽지는 않지만 슬픔을 견딜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74-75쪽

나는 행복이 아이의 환경이 되게 해주어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이에 대한 기대, 긍지도 모두 버리고, 있는 그대로 아이를 받아들이고, 아무 것도 기대하지 말고, 다만 흐릿한 아이의 정신에 어떤 빛이 반짝일 때 감사하기만 하겠다고 결심했다.

-79쪽

아이들은 자기가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모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사실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이 점은 우리가 알아야 할 너무나 중요한 사실인데 정작 아이들을 돌보는 사람들이 그걸 모르고 있었다. 자라지 않는 아이들도 사람이고 사람처럼 고통을 받는다. 말로는 표현하지 못하지만 깊은 고통을 느낀다. 사람은 단순한 동물이 아닌 것이다.

-86쪽

언제까지고 어머니가 아이를 감싸고 보호해 줄 수는 없습니다. 이 아이도 사람이고, 자기 몫의 조그만 짐을 짊어져야 합니다. 모든 사람에게 그것은 마찬가지입니다.

-97쪽

이 아이들은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아는 것이다. 감정은 지능과는 무관하다.

-105쪽

아이의 삶은, 그것이 얼마나 단순하든 간에 의미가 있는 것이다. 무력한 아이지만 무언가 세상에 기여할 부분이 있다. 아이가 그런 상태가 된 데에는 이유가 있고, 그 원인을 발견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아이 자체는 낫거나 변하지 못할 지라도, 이 아이를 통해 알게 된 사실로 인해 다른 아이는 건강하게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107쪽

미국에서 이루어진 중요한 과학적 진보 중 대부분은 사설 기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노력으로 얻어진 결과이다. 공공 자금으로는 군사적 목적을 위한 것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과학적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가장 절실한 분야, 정신지체의 원인과 치료법 연구는 과학자들이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는 소규모 사설 기관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런 연구를 관장하는 기관이 있어서 연구가 중복되지 않도록 조정해야 할 것이다.

-113쪽

이 위대한 여인, 나의 어머니는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업적을 남겼지만, 그런 한편 상처받은 삶을 남겨 두고 떠났다. 내 형제들과 내가, 생부와 생모에게 버림받은 우리들이 나중에는 우리 양모인 펄에게 버림받았다고 느꼈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캐롤이 우리가 버림받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것 또한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적어도 어머니가 글을 쓰도록 만든 1차적 원인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말이다.

-138쪽

유명인으로서 어머니는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호소할 수 있었고 그녀의 관심과 동정을 드러내 보일 수 있었다. 어머니는 어머니의 말에 귀 기울이고 어머니의 노고를 이해하는 온 인류에게 관심이라는 유산을 남겼다. 어머니가 캐롤을 낳지 않았더라면 어머니가 남긴 유산도 달라지지 않았을까? 단언하기는 불가능하지만, 나는 달라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139쪽

윈스턴 처칠이 사회적 다윈주의에 기반을 두어 ‘정신적 퇴화자’에게 강제로 불임시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사실이 얼마 전 영국에서 밝혀졌다. 1910-11년 영국 내무장관 재직 중 처칠은 이 사람들을 시설에 강제 수용하는 것보다 이 방법이 차라리 더 인간적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정신지체인들의 생식을 막으면 대영 제국에서 정신박약 인구를 영원히 사라지게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처칠의 생각은 영국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적국의 아돌프 히틀러가 저지른 만행의 전조가 되었다.

-150쪽

여러 대기업(매리어트, 피자헛, 맥도날드, 보잉, 유나이티드 항공, IBM 등)에 수천 명의 정신지체인이 고용되었다. 일례로 피자헛은1,012명의 장애 노동자를 고용했는데(그 중 73%는 정신지체이다), 이들은 비장애인보다 직장에 4~5배 가량 더 길게 머물렀다. 낮은 이직률 덕분에 피자헛은 신입사원 모집, 고용, 교육비용 220만 달러 이상을 절약할 수 있었다.

-170쪽

어쩌면 인류의 가장 큰 진보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내딛은 조그만 발걸음에서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인종주의는 아시아인, 흑인, 백인이 현관 앞에 나와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렇게 내딛는 아주 작은 한 발에서 무너지기 시작하는지 모른다. 동성애자와 이성애자 직장 동료가 사무실 밖에서 우정을 나눌 때마다 동성애 혐오증은 그렇게 조금씩 수그러들고 있는지 모른다. 딸이 성추행을 당한 경험을 이야기할 때 아버지가 귀를 기울이는 순간 남성은 여성을 조금 더 잘 이해하게 될지 모른다. 통계 자료와 도표, 연구 자료가 아니라, 나의 여섯 살배기 조카가 말하듯 ‘진짜 진실’을 말하는 개인의 이야기가 산을 움직이고 삶을 바꾸어 놓을 수 있다.

-173쪽

나는 1974년 처음 <자라지 않는 아이>를 읽었다. 다운증후군을 가진 내 첫 아이가 태어나고 난 직후였다. 24년 전에 출간된 책이었고 책의 어떤 부분은 약간 구식이라고 할 수 있지만 나는 펄 벅의 이야기에서 정말 큰 위안을 얻었다. 그녀는 나의 고통을 알았고 나는 그녀의 고통을 알았따. 그녀는 나에게 지지와 희망을 주었다. 오늘날 그리고 훗날에 다른 가족들에게도 계속 그러할 것이다.-173-1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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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를리외르 아저씨 쪽빛그림책 2
이세 히데코 지음, 김정화 옮김, 백순덕 감수 / 청어람미디어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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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아름답고 우아한 책이었다.  일본인 작가가 프랑스에서 직접 만났던 를리외르와의 추억을 소재로 탄생한 책이다.

주인공 소피는 나무를 너무도 사랑하는 소녀다. 식물도감을 보고 또 보고 하다가 책이 그만 너덜너덜해지고 말았다.  새 책은 얼마든지 서점에 있지만 소피는 익숙한 이 책을 깨끗하게 고치고 싶다.  고민하는 그에게 구세주가 생겼으니 바로 책을 새로 제본해 주는 를리외르 아저씨!

아저씨의 공방은 먼지가 수북했지만 책에 새 생명을 불어넣어주는 소중한 작업 공간이었다.  소피는 재잘재잘 떠들면서 나무 이야기를 하고, 아저씨는 꼼꼼한 손길로 책을 해체하여 다시 엮는 작업을 시작한다.  한땀한땀 정성을 기울여서 꿰매고 붙이고 눌러놓는 작업들.

알고 보니 아저씨의 아버지도 를리외르이셨다.  손으로 모든 작업을 익히는 그 일에 생명력을 부여했던 아버지의 투혼을 를리외르 아저씨 역시 이어 받으셨다.  이름이 아닌 '책'이 기억되길 바라는 그들 같은 장인이 있었기에 오늘날에도 아름다운 책들이 제 생명을 곱게 연장시키고 있는 듯하다.

책은 다음 날 소피가 좋아하는 아카시아 꽃을 표지로 해서 소피의 이름을 박아 새롭게 탄생했다.  속지도 소피가 좋아하는 '숲' 색깔을 담아냈다.  고마운 마음을 소피는 직접 싹을 틔운 아카시아 화분으로 표시한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식물학자가 된 소피는 아카시아 나무를 보며 를리외르 아저씨를 회상한다.  아저씨가 고쳐준 책은 그 후 다시는 망가지지 않았다.  소피의 꿈을 이루게 해준 것은 를리외르 아저씨의 장인 정신과 손기술, 그 정성이다.

수채화로 그려진 그림이 무한한 느낌을 담아낸다.  책을 받아들고 깡총깡총 뛸 듯 좋아하는 소피의 감정이 독자에게도 자연스럽게 전달된다.  아이들을 위한 동화라지만 어른인 내게도 꼭 소장하고픈 멋진 책이 되어버렸다.  조카를 위해서 준비한 책이지만 내가 좀 더 아껴 보다가 물려주리라.  를리외르 아저씨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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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4-05 0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도 기어이 샀어요. 이제 한시간만 기다리면 올 것 같아요.ㅎㅎㅎ

마노아 2008-04-05 09:44   좋아요 0 | URL
땡스투의 주인공이셨군요. 히힛, 고마워요. 순오기님에게도 릴리외르 아저씨가 멋진 선물을 줄 테지요. ^^

순오기 2008-04-06 23:52   좋아요 0 | URL
아~ 이 책 받아보고, 학교 아이들한텐 돌리지 말아야지 했어요. 금방 구김가고 헌책 되거든요. 그러기엔 너무 아깝고 소중한 책... 그림이 더 많은 말을 하는 책, 수채화 그림에 마음을 뺏겼어요.

마노아 2008-04-07 17:41   좋아요 0 | URL
히힛, 저도 조카 안 주고 제가 갖고 있어요. 책이 너무 예뻐서 구겨짐과 때탐을 못 참겠더라구요. 그림이 더 많은 말을 하는 책! 그 말이 딱 맞아요. 감성이 촉촉 묻어나요. ^^
 



무료해 하는 조카를 위해서 해태제과에서 전시중인 '박스 아트 전'을 다녀왔다.  남영동 해태 갤러리에서 2월 20일까지 전시회가 열린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도슨트에 참여할 경우 체험비 2,000원을 내면 된다.  홈페이지에서 미리 접수를 받는데, 아이들이 직접 이것저것 만들어볼 수 있는 시간도 있기에 참여하는 쪽이 유익할 것이다. 오후 5시까지 오픈이며 1시부터 2시까지는 점심시간으로 문을 닫는다.



브라보 콘으로 만든 장식물. 샹데리아라고 해야 하나? 맛나게 영글었다.



상자곽의 각을 비틀어서 만든 꽈배기 모형.  벽쪽으로는 과자 상자를 이용한 아이디어 상품들이 눈길을 끈다.
하나하나 열어볼 수가 있는데 행사를 준비한 대학생들의 재치가 번뜩인다.
뒤에 보이는 검은 테이블은 만화경 같은 것인데 눈을 대보면 기이한 모습들이 상자 속에 펼쳐져 있다.

세현,다현 뒷모습 찬조 출연!



과자 봉지를 이용한 모자이크(?) 톰과 제리의 모습이 익살스럽다.  꼭 색모래를 뿌린 듯 반짝거린다.



2층 전시실에는 인형전이 펼쳐져 있는데, '과자'를 이용한 인형들이다.

둘째 조카 다현이가 에이스를 집어 먹으려고 해서 뺏었다가 울고 불고 난리났다. 그거 못 먹는 건데 말이다..ㅠ.ㅠ



학생들이 엄청 공을 쏟은 작품들이 많이 보였다.  해학과 익살이 넘치는 작품들... 솜씨들이 모두 대단하다.

(사진 펑!)

출입구에 상자로 성을 샇아두었는데 꼭 눈의 나라에 온 기분이랄까.

조카를 안고서 기념 사진 한 방 찍었다.  착 달라붙는 것이 누가 봐도 모녀지간이랄까...;;;

녀석의 머리는 산발. 내 머리는 모자 속으로 감췄다.  아마 벗으면 나도 산발...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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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1-20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 내가 니 에미다'에 크~~~ 쓰러집니다. 나도 즐겨썼던 대사라서~~~~ㅎㅎㅎ
그래도 그렇지, 조카들하고만 데이트하면 어떡해욤?

마노아 2008-01-20 12:44   좋아요 0 | URL
내 님이 생기면 과감하게(?) 조카들을 배신하고 데이트 다녀야지요^^ㅎㅎㅎ

코코죠 2008-01-20 0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이번주 토요일에 돌잔치를 하는 울 조카에게 마노아님같은 이모가 되줘야 할텐데 말에요. 음, 나는 다음 세상에 마노아님 조카로 태어나야지.

그리고 순오기님 말씀에 추천 1방 - "조카들하고만 데이트하면 어떡해요!"

마노아 2008-01-20 12:44   좋아요 0 | URL
그럼 나는 오즈마님 이모로 태어나는 거야요? 히잇, 조카의 돌의 축하해용^^

네꼬 2008-01-21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 조카에게 마노아님 얼굴이 있네요! 닮았어요 닮았어.

마노아 2008-01-21 13:15   좋아요 0 | URL
우헤헤, 정말인가요? 피는 물보다 진했어요(>_<)

bookJourney 2008-01-21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현이, 다현이가 재미있었겠네요.
저도 마노아님 같은 동생이 있으면 좋겠어요. 아이들과 함께 전시회에 다녀올 수 있는 ... ㅋㅋ ^^

마노아 2008-01-22 13:23   좋아요 0 | URL
모처럼 으쓱 이모 되었어요^^
오늘도 언니네 집에 다녀올까 해요. 조카들이 눈에 아른거려요(>_<)
 
달님이랑 놀아요 - 곧은나무 아기그림책 5 곧은나무 아기그림책 5
박묘광 지음 / 곧은나무(삼성출판사) / 2005년 5월
절판


하늘 높이 두둥실 날아올라,
오르락내리락
달 시소 탈까?

톡톡 토도독 비가 내리면,
달 우산 쓰고서
빗소리 듣고,

어기영차 어영차
노를 저으며,
재미있고 신 나는 달 뱃놀이.

아, 배고파!
후루룩후루룩
달 그릇 가득 국수를 먹고,

달 호숫가에 둘러앉아,
커다란 구름 물고기
낚시도 재미있지.

둥실둥실 두둥실
달 풍선 타고,
이제는 집으로 돌아갈 시간.

안녕, 달님!
내일 또 놀아요.

***

달이 점점 차오르는 모습을 시소, 우산, 배, 그릇, 호수, 풍선... 등등의 이미지로 표현했다.
첫번째 그릇이 그믐달이 아니라 초승달이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약간의 아쉬움.
구름빵으로 유명한 백희나 작가의 그림이다.
아가용 보드북이며, 그림과 이야기가 참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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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1-20 0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희나 그림이군요. 난, 아직도 초승달 그믐달 구분이 안되죠? ㅠㅠ

마노아 2008-01-20 12:46   좋아요 0 | URL
왼쪽으로 불룩하면 그믐, 오른쪽으로 불룩하면 초승달이요^^ 요 그림 참 맘에 드는데 옥의 티예요~

순오기 2008-01-21 02:07   좋아요 0 | URL
초승달과 그믐달을 반대로 생각하고 있었넹! ㅋㅋ
하늘보고 확인해야 제대로 인식할 거 같아욤! ^^ 감사!

마노아 2008-01-21 02:32   좋아요 0 | URL
오른쪽부터 차오르고 왼쪽으로 넘어가요. 그래서 상현달은 D모양이죠6^^
근데 단어 자체는 초승과 그믐, 둘 다 너무 예쁜 것 같아요6^^

bookJourney 2008-01-24 01:48   좋아요 0 | URL
요즘은 초등학교 3학년 때 달이 뜨는 위치, 시간에 따른 변화 같은 걸 배우더라구요.
제가 어렸을 때는 안 배웠던 것 같은데 ... (전혀 기억이 없어요 ;;) 아이 때문에 저도 공부했답니다. ^^

이 책은 실제로 보면 더 예쁠 것 같아요. 찌~임.

마노아 2008-01-24 02:11   좋아요 0 | URL
제 기억에는 초등학교 6년 쯤에 배운 것 같은데 요새는 무척 일찍 배우네요.
이 책 무지 예쁘긴 한데 3세용 유아 책이에요. 그래도 저도 굉장히 혹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