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지각생이 줄었어요.”

광주지역의 한 중학교 교사가 지각생들한테 시를 외우게 하는 벌을 주면서 안팎의 공감을 얻고 있다.

광주 무등중 2학년1반 담임 진선주(33·사회) 교사는 3월부터 아침 8시10분 등교시간을 지키지 못하는 지각생들한테 방과 후 ‘햇살에게’(정호승), ‘제비꽃에 대하여‘(안도현), ‘단추를 채우면서’(천양희) 등 시 한 편을 암송하게 하는 벌을 주고 있다.

그는 “늦었다고 아침부터 야단치는 게 싫어서 부드러운 방법을 써보기로 했다”며 “아침에 2~3분 늦었다가 오후에 15분 넘게 남아있는 게 억울해선지 시외우기가 귀찮아선지 지각생도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반 전체 38명 중 월요일은 너댓명, 평일에는 한두명이 지각하곤 했지만 4월 들어 등교하는 발걸음들이 눈에 띄게 빨라졌다.

진 교사는 종례 뒤 지각생들이 시를 외웠는지 검사하면서 외운 느낌과 늦은 이유 등을 두고 얘기를 나눈다. 외울감은 학생들의 자습공책에 들어있는 시와 글 중에서 30여편을 정해두고 계절이나 시사에 맞게 그날그날 선정한다. 대개 길이가 짧고 감성적인 시들이다. 학생들이 내용보다 길이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비교적 긴 교과서의 시들은 드문 편이다. ‘지각대장’ 별명을 얻은 한 학생은 개학한 지 한달반만에 벌써 시 5편을 외우기도 했다.

이런 시암송 벌칙은 한 학부모가 아들이 외워온 시를 듣고 감동해 광주시교육청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학부모 김아무개씨는 “평소 무뚝뚝하던 아이가 제 앞에 서서 싯귀를 들려주는 순간 ‘웬일이지’하고 어리둥절했다”며 “나중에 알고 보니 지각생에게 체벌이나 야단대신 시를 외우게 한다는 소리를 듣고 마음이 훈훈해졌다”고 썼다.

진 교사는 “체벌보다 시간을 더 많이 들여야 하지만 아이들이 짜증내거나 싫어하지는 않는 눈치여서 지속할 생각이다”라며 “시를 주제로 얘기를 풀다보니 교사의 마음도 여유롭고 아이들의 얼굴도 밝아진 느낌”이라고 전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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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향기 2008-04-03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지네요!

마노아 2008-04-04 08:04   좋아요 0 | URL
아이디어 멋지죠. 선생님이 샌스쟁이에요^^

2008-04-04 05: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04 08: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8-04-04 0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진 선생님이군요. 학창시절에 외운 시가 제일 오래 남는 것 같아요.^^
지금은 외워도 며칠 지나면 가물거려서... 시를 외우는 것도 때가 있는 듯...
시도 외우고 영화도 보면서 멋진 봄날 되시기를~~~~ ZBSE-3232-98F0

마노아 2008-04-04 08:05   좋아요 0 | URL
맞아요. 학교 졸업하고는 통 시라곤 외어보질 못했던 것 같아요.
예전에 김수현 드라마에서 시를 외우는 시어머니(윤여정).... 목욕탕집 남자들인가봐요. 그거 보면서 참 멋지다고 생각했거든요. 낭만을 좀 찾아야겠어요. 쿠폰 감사해요. 두루두루 멋진 영화 많이 볼 거예요.(>_<)

L.SHIN 2008-04-04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좋은 아이디어 ^^

마노아 2008-04-04 14:44   좋아요 0 | URL
굿 아이디어~!

2008-04-04 12: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04 14: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04 15: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04 16: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04 18: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04 2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05 08: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05 09: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8-04-04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져요.

마노아 2008-04-04 14:44   좋아요 0 | URL
그죠? 완소 선생님이에요^^

무스탕 2008-04-04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센스 있으신 선생님이시네요.
아무래도 마노아님과 비슷한 선생님이신가봐요 :D

마노아 2008-04-04 16:12   좋아요 0 | URL
아이 참! 제가 닮고 싶은 선생님이죠. 그래도 기분은 둥실둥실^^

水巖 2008-04-11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학교 다닐때 엄청 시를 왜우고 다녔는데, 그래서 나는 그렇게 많이 지각을 했었나 봐요. ㅎㅎㅎ

마노아 2008-04-11 14:04   좋아요 0 | URL
아하핫, 수암님은 모범생이었을 것 같은데 지각을 많이 하셨다구요? ^^;;; 시를 읊으시는 수암님, 너무 근사해요^^
 
[중고] 겁쟁이 공룡 티라노사우루스- 처음 만나는 그림동화, 생활과학동화 36
최향숙 지음, 김동원 그림 / 삼성출판사 / 2003년 6월
평점 :
판매완료


티라노가 엄청 못생겼다. 겁쟁이라고 믿어주기엔 얼굴이 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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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화장실 쪽 배관에 문제가 있는지 물을 사용하면 그치질 않고 줄줄이 변기에 물이 계속 나온다. 넘칠 일은 없지만 아까운 물을 낭비할 수 없으니 잠가둘 수밖에 없는데, 사용할 때마다 밸브 열고 닫는 게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고쳐줄 사람은 형부 뿐인데 이번 주 바쁘다고 주말까지 참아야 한다는...;;;;;

그런데, 직장에서도 오늘 단수가 있었다. 한 세시간 동안.  분필 잔뜩 묻었으니 닦아야 하고, 밥 먹었으니 양치질도 해야 하는데... 정말 난감하기 그지 없었다.  그 사이 볼일 보러 가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었달까..;;;

다행히 정수기 물은 나오더라. 안에 비축분이 있었나???  안팎으로 수도 대란이다.ㅡ.ㅡ;;;;

둘. 옆자리 샘이 오늘 내게 진지하게 묻는다. "재테크는 무얼 하고 계신가요?"

헉! 재테크... 내겐 너무 생경한 단어였다. 입에 풀칠하기도 바쁜 사람에겐 먼 나라 이야기.

아, 나이 서른줄에 들어서면 그런 것을 준비하고 따지고 생각하는 시간이 도래한 건가? 대개의 사람들에게는?

낯설고, 당황스럽기도 하고, 어쩐지 한숨도 조금 나오는 그런 순간이었다.

셋. 그 선생님은 해직 전교조 출신이었다.  체제 비판적 메시지들에 귀기울이며 나는 고개 끄덕일 때가 많았다. 그런데 참 또 생경한 장면들이, 일주일에 며칠은 부동산에 전화해서 땅 알아보기 바쁘시고, 주식 관리하시느라 또 바쁘시고, 다음주에는 쉬는 날이 많아 일본으로 스키 여행을 계획하셨다.(갑작스레 수학 여행에 따라가게 되어서 무산되긴 했지만.)

뭐랄까. 그게 나쁘다 이상하다는 아니고, 참 낯설긴 하다. 그러니까 이젠 전교조 선생님도 돈 있는, 돈 쓰는, 돈 벌 줄 아는 선생님들이 등장한 것이랄까.  그런 세상인 것이다.

넷, 근무하는 학교 동창회에서 전화가 왔다. 홈페이지에 교가를 올리고 싶으니 노래 파일을 메일로 보내달라고. (나, 홈페이지 담당 업무.)

교가 파일 혹은 씨디가 누구에게 있을까 싶어 방송 담당 선생님께 요청했다. 그랬더니 음악샘께 요청하라신다.

해서 음악샘께 요청했더니 동문서답을 하신다.  악보는 본인이 필사한 거니까 무료로 줄 수 없다고. 돈내고 사용한다면 주시겠단다.

아, 당황스러웠다. 그러니까 제 말은, 악보가 아니라 노래거든요!(악보는 학교 홈페이지에 이미 올라가 있음.)

다시 알아보니 처음 문의했던 방송 선생님께 요청하는 게 맞는 거였다.ㅡ.ㅡ;;;;;

그런데 참 나는 또 놀란 것이, 그게 '저작권'의 개념으로 돈을 요구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당신의 망설임 없는 '사용료' 요구란....

이분이 BMW 타고 다니신다. 이런 철두철미한 분이기에 그런 차도 탈 수 있는 것일까나???

다섯. 지난 주는 CA 편성 후 첫시간이었다. 내가 맡은 반은(특별활동부 선생님이 급조해 내신!) '역사 독서반'이었다.

처음에 독서반이었다가 다른 부서랑 겹친다고 해서 '역사'가 추가된 것이었다. 난 가볍게 역사책 읽는 모임이 되길 바랐는데, 교실에 자리 잡고 앉아 보니 부원이 달랑 두 명이다. -_-;;;;

이러다가 우리 부 폐강되겠다고 걱정했는데 특별활동부장님 납시어 말씀하시니....

다른 반에서 탈락된 아그들이 무척 많은데, 역사'독서'반은 너무 부담스러워 하더라는 얘기다. 그래서 역사'영화'부 어떻겠냐고...;;;;;

그래서... 급 변경! 역사 영화부가 탄생했다.ㅡ.ㅡ;;;;; 현재 정원 35명. 한달 사이 더 늘어날 지도 모른다..;;;;

두시간 정도 분량으로 학생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게다가 품절이 아닌!) DVD 타이틀을 고르는 게 참 힘들었다.

알렉산더(삭제판. 무삭제판은 거의 한시간이 추가되어서리 포기.;;;), 인생은 아름다워, 효자동 이발사,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아버지의 깃발... 하나 더 있었는데 뭐였지? 하여간 그렇게 주문 요청했다.

근데 어느 교실에서 보지? 이 학교는 기자재 시설이 너무 열악해서 영상을 활용할 수 있는 교실 찾기가 무척 힘들다. 설마 또 부 이름을 바꿔야 하는 사태가 발생하진 않겠지? ㅠ.ㅠ

여섯. 이 학교의 교화는 올해 처음 정해졌는데 '자목련'이란다. 헌데, 교정을 아무리 둘러보아도 흰목련만 눈에 들어올 뿐 자목련은 보이지 않는다.  교감샘께 여쭤보니, 이번에 묘목을 구해 와서 심을 예정이라신다. 그러니까, 순전히 당신 취향이었던 것이다. 허헛.....;;;;; (흰 목련이 더 예쁘지 않남? 자목련은 어쩐지 양배추 같아서...;;;)

일곱, 퇴근 길에 같이 교문을 나선 선생님 한 분. 서로 통성명을 하다가 예전에 근무했던 학교 이야기가 나왔다. J여고였는데 거기 계시는 선생님을 알고 있다신다.(거긴 사립학교)  이름을 물어보니 나랑도 친했던 선생님! 한 달 전에 결혼을 하셨는데 그 날 일이 있어서 참석을 못했더랬다. 헌데 그 결혼식에서 부케를 받으신 주인공이 바로 나랑 퇴근한 이 선생님.

헉.. 세상은 너무 좁다.

여덟, 홈페이지 관리하다가 알게 된 건데, 바로 그 J여고 근무할 때 친했던 선생님 한 분이 작년까지 지금 내가 근무하는 학교에 계셨다는 것을 알았다.(학과 소개 란에 사진이 있더라공...) 역시, 너무 좁은 세상이다.

아홉, 고3반에서 한 학생이 건의(!) 했다. 다른 머리 핀 좀 하고 오라고.

뜨악! 여고도 아니고 남고에서 이런 지적은 정말 당황스럽달까. 그래서 오늘은 다른 핀 하고 갔는데 그 반 수업이 안 들었다는 거...;;;;;

열, 패쓰할까 하다가... 식탁 위에 베트남 커피 믹스가 한 상자 있어서 시험 삼아 먹어봤는데 맛있다! 오옷 처음 먹어보는 거라서 조심스러웠는데 괜찮다. 내일도 하나 먹어야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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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04-02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휴, 정말 정신없으시겠어요, 그런데 정말 독특한분 맞네요 ;;;

마노아 2008-04-02 23:15   좋아요 0 | URL
엥? 근데 누가 독특해요??? 등장 인물이 많아서^^;;;

웽스북스 2008-04-03 00:59   좋아요 0 | URL
하하하 맞네요가 아니고 많네요의 오타에요 ㅋㅋㅋ

마노아 2008-04-03 10:09   좋아요 0 | URL
아하핫, 이제사 이해가 됐어요^^ㅎㅎ

클리오 2008-04-02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 님은 정말, 학교와 세상과 아이들에 애정이 많으셔요. 언제 기회가 된다면 한번쯤 뵐 수 있으면 좋겠다 싶어요.(혹시 어떠한 자리에선가 한번쯤 보지 않았었을까요? 직업상? ^^;) 전 요즘에, 만약 내년에 근현대사를 가르치게 된다면 재미있다고 정평이 난 님의 수업에 도움을 청하고 싶다는 상상을 하고 있답니다. ㅋ(제 직업은 알고 계셨던거 맞죠? ㅎㅎ)

마노아 2008-04-03 10:12   좋아요 0 | URL
클리오님, 전 너무 날라리라서 부끄러워요. 언제고 기회되어서 만나게 되면 참 재밌을 것 같아요.
근데 제가 역사과 사회과 업무로는 거의 출장/연수를 가보질 못해서 그런 자리에선 못 마주쳤을 것 같아요. 기간제 교사의 비애란, 업무와 수업에 아무 도움 안 되는 땜빵용 연수만 잔뜩 다녀와서 말이죠..;;;; 암튼, 클리오님의 수업이야말로 제가 궁금한 걸요. 에헤헷^^

클리오 2008-04-03 14:46   좋아요 0 | URL
아참. 정작 하고싶었던 말을 빼먹었네요. 전 해직 전교조 출신이 그렇게 사는 것은 '두 배의 실망'이 맞다고 생각해요. 더구나 입으로는 그럴 듯한 말을 하고 자신이 진보적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렇게 사는 것은, 진보적이지 못하지만 자기성찰적인 면이 있는 인간들보다 주변에 더 큰 해악이라고 생각합니다. 하기야 뭐, 윗쪽 지방 교사들은 스키같은거 타러 자주 다닌다면서요? ^^;

마노아 2008-04-03 16:40   좋아요 0 | URL
클리오님은 일선에 계시니까 비판도 할 수 있지만, 저는 제가 희생하며 쌓아온 게 없어서 뭐라 말을 할 수가 없어요. 그냥 세상이 이렇게 변해가는구나...하고 놀랐을 뿐이지요. 타보지 않아서 모르지만 스키가 그렇게 중독성이 강하다던데 4월에 스키를 타려니 일본까지 가야 하나봐요.(골프같은 중독성? 골프도 모르지만^^;;;)

비로그인 2008-04-03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이가 없군요.. 진지하게, 열심히 사시는 분들에게는 힘빠지는 얘기이기도 하구요. 마노아 님의 건투를 빌어요.

마노아 2008-04-03 10:13   좋아요 0 | URL
생활수준의 격차를 매순간 느끼게 된달까요. 사회가 점점 더 그렇게 변해가는 것 같아서 서글프긴 해요. 그래도 꿋꿋이 자부심(?)을 느끼며 살아야죠^^;;

무스탕 2008-04-03 0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자목련이 좋아요 ^^ 크고 탐스럽게 생겼잖아요 :)

마노아 2008-04-03 10:13   좋아요 0 | URL
근데 자목련 본 지는 꽤 오래된 것 같아요.

다락방 2008-04-03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저도 낯선데요. 그러니까 그러면 안된다, 라는건 없지만,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 좀 낯설어요. 일본스키여행도, BMW 도 왜 이렇게 낯설죠? 흐음.

마노아 2008-04-03 10:13   좋아요 0 | URL
그쵸.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아오던 것과 참 괴리감을 느껴요. 선악의 개념이 아니라 낯선거죠^^;;

마늘빵 2008-04-03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교조 선생님이라해도 재테크에 관심이 있는건 뭐라 할만한 꺼리는 아닌거 같아요. 근데 역사 '독서'부에서 역사'영화'부로 이름이 바뀌니 그렇게나 많이. ^^ 역시... 책과 영화는 -_-

마노아 2008-04-03 10:14   좋아요 0 | URL
그럼요. 자본주의 사회인데 그게 잘못일 리 없죠. 재테크가 온 사회의 관심사라는 것을 깨달은 순간이었어요. 책과 영화의 거리도 참 멀어요^^

순오기 2008-04-03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할말없음.
마노아님, 중고샵 이용후기 당첨이나 축하해야지!^^
나는 적립금 5,000원 받았어요.

마노아 2008-04-03 14:38   좋아요 0 | URL
헤헷, 감사해요^^ 적립금 받은 걸로 조카 어린이 날 선물을 장만해야겠습니다.^^
순오기님 이름도 발견하고는 급 방긋이었어요^^

L.SHIN 2008-04-03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핫, 그 남학생, 어지간히~ 새로운 핀을 보고 싶었나 보군요.
흥~ 자기가 하나 사주고 그런 소리를 하지.ㅡ.,ㅡ
참, 나도 흰목련이 좋습니다.^^

마노아 2008-04-03 14:39   좋아요 0 | URL
그래서 오늘도 새로운 핀 하고 갔어요. 내일도 수업 들었는데 뭘 할지 고민을 좀..;;;;
흰 목련이 나무 위에 피었을 땐 웨딩드레스 입은 신부처럼 참 우아하고 아름다워요.
근데 땅에 떨어져 밟히면 너무 처참하게 변하지요ㅠ.ㅠ 그게 인간의 힘 같기도 하구요..ㅠ.ㅠ

뽀송이 2008-04-03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은 정말 복잡 다양한 사람들로 당황스럽고, 황당하고.^^;;
그리고 세상은 넓고도 좁다는 생각에 공감해요.^^;;
님~ 그나저나 머리핀 같은 걸 계속 꽂고 다니셔서 그런건가요?
짜식 그러면 머리핀 예쁜 걸로 하나 선물 해주던지...^^;;
'인생은 아름다워' 영화 참 좋았는데... 지금도 기억나네요.


마노아 2008-04-03 20:45   좋아요 0 | URL
넓고도 넓고, 또 다양하고도 다양한 사람들. 그 속에서 또 좁고도 좁은 바닥에서 우리가 사는 것 같아요.
예쁜 머리핀이 필요하다고 시위라도 할까요? ^^ㅎㅎㅎ

순오기 2008-04-04 05:23   좋아요 0 | URL
그 학생 마음속에 마노아샘을 담아두고 싶나봐요!^^
아~~ 누군가의 마음에 담긴다는 것 즐거운 일이잖아요~~~~~ㅎㅎㅎ

마노아 2008-04-04 10:06   좋아요 0 | URL
아하핫, 별로 그래보이진 않지만 그런 거라면 좋겠어요^^
오늘도 다른 머리끈 하고 갔는데 아무도 관심 없던걸요? 특이한 타꼬야끼 머리 끈이건만^^ㅋㅋㅋ

2008-04-04 0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04 1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04 14: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04 14: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우체부 아저씨와 비밀 편지 미래그림책 19
자넷 앨버그 그림, 앨런 앨버그 글, 김상욱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16년 11월
구판절판


우체부 아저씨와 크리스마를 먼저 보고는 이 책이 시리즈인 것을 알았다. 86년도 작품이니 무려 20년도 더 된 오랜 이야기이지만 전혀 촌스럽지 않고 반짝이는 재치를 자랑한다. 두 부부가 열심히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는데, 싱글벙글 우체부 아저씨가 전하는 편지마다 이야기가 하나씩 숨어 있다. 또 편지를 쓰고 받는 사람들이 대부분 동화속 인물들인지라, 읽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첫번째 편지는 금발머리 소녀가 곰 가족에게 보낸 편지다. 아기 곰의 죽을 먹어버리고 의자를 망가뜨린 것에 대한 사과편지와 자신의 생일 초대장이 담겨 있다. 생일날에는 마술사도 올 것이고 세 가지 맛의 젤리도 있을 거라고 아기 곰을 잔뜩 기대시킨다.

다음으로는 숲속 마늘 빵집에 살고 있는 심술마녀 집으로 도착한 편지인데, 그녀가 내세운 광고전단지가 들어 있다. 온갖 마술 용품과 으시시한 소품들로 도배한 전단지가 조목조목 찾아 읽는 재미가 있다. 우체부 아저씨는 차를 한 잔 대접 받았지만 입에 대지도 않았다. 진한 초록색인 그 차의 재료가 무엇일지 신뢰가 가지 않은 것이다. ^^

그 다음에 도착한 곳은 콩나무 농장 높은 집 거인 아저씨네 집이다. '잭과 콩나무'를 알고 있다면 더 즐거운 이야기가 될 것이다. 거인 아저씨에게는 너무도 작은 엽서였지만 돋보기 안경을 바짝 댕겨서 읽는 아저씨의 얼굴이 친근하게 느껴진다.

그 다음은 '왕국로 1번지 금구슬 궁전 신데렐라 왕비님께' 도착한 한권의 책이다.

바로 신데렐라 이야기 동화책인데 앞치마를 두른 신데렐라 왕비는 푸근한 인상이었고, 하와이안 남방을 입은 임금님도 아주 경쾌한 분위기이다. 일명 무늬만 왕과 왕비랄까^^;;;

뿔피리 골목 귀퉁이 할머니 집에는 아기 돼지 삼형제를 놀래킨 늑대가 할머니를 어찌 해놓고 떡하니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우체부 아저씨는 긴장으로 벌벌 떨면서 차를 마셔야 했다.

늑대에게 전달된 편지는 빨간 모자의 부탁을 받은 변호사 사무실에서 보낸 '퇴거 명령서'였다. 늑대가 어떤 반응을 보일 지 사뭇 궁금하다.

그 다음에 도착한 곳은 곰 세마리네 집. 아기 곰이 맨 처음 편지를 전한 금발머리에게 답장을 보낸 것이다. 생일 초대에 대한 답례로 엄마 곰이 보낸 요술 나라 은행의 천원 지폐가 고맙다.

이렇게 첫 이야기가 마지막 이야기와 연결되고, 카드와 엽서 편지 사이사이 무수한 동화나라가 숨쉬고 있어서 한 권을 읽어도 여러 이야기를 읽은 효과가 나타나는 책이다. 모두 다 아는 이야기라면 더 즐겁겠지만, 설령 모른다 하여도 차차 알아가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릴레이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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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08-04-03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너무 재미있지요? 제가 무지무지 좋아하는 책 중 하나에요~~

마노아 2008-04-03 20:43   좋아요 0 | URL
아이디어가 반짝반짝해요. 아이들도 몹시 신나할 거예요. 어른도 이렇게 재밌으니 말예요^^
 
미술관에 간 윌리 웅진 세계그림책 25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장미란 옮김 / 웅진주니어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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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고 또 그림 보는 것도 좋아한다. 소심쟁이 윌리가 미술관에서 무엇을 보고 돌아왔을까?

표지부터 압권이다. 윌리가 자화상을 그리고 있는데 그림 속 인물의 얼굴은 작가 자신의 모습이다. 작가가 윌리의 트레이드 마크인 알록달록 조끼를 입고 있다.

밀레의 이삭 줍기가 참 재밌었는데, 고릴라들이 허리를 숙인 채 풀밭을 그리고 있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풀밭에 있는 것은 짚더미가 아니라 식빵들이다.

미켈란젤로의 아담의 창조에는 고릴라가 섹시하게 앉아서 손끝을 내밀고 있는데 한쪽에서 그 손에 털을 입혀주고 있다. 그윽한 시선 처리는 필수다!

바벨탑 그림에선 모래성을 쌓고 있는 윌리와 뒤에서 응큼스레 쳐다보는 악당 벌렁코가 눈에 띈다.

윌리는 창의력이 무척 뛰어나다. 멋진 명화 그림들을 자신만의 작품으로 패러디 해서 소화시키니 말이다.

비너스의 탄생에선 악당 벌렁코가 수줍은 듯 다리를 오므리고 서 있다. 옆에서 이불을 덮어주려고 하는 윌리의 모습도 정겹다.

얀 반 아이크의 아르놀피니의 약혼 그림은 윌리에게 악몽이었다. 여자친구 밀리가 악당 벌렁코와 결혼하겠다며 초대장을 보냈으니 말이다. '거울'로 묘사되었던 소품은 TV로 바뀌어 있다. 윌리야, 나도 이게 꿈이길 바라^^

라파엘로의 성 조지와 용은 악당 벌렁코를 무찌르는 윌리가 멋진 기사로 둔갑했는데, 용의 얼굴을 한 벌렁코와 크게 입을 벌린 고릴라 바위가 인상적이다. 공주가 되어 기사님을 응원하는 밀리는 다소곳하게 앉아 있다.
그런데 윌리가 갖고 있는 긴 창이라는 게 붉은 물감이 묻어 있는 붓이라느 것과, 허리 춤에 찬 칼은 날카롭게 깎은 연필이라는 게 또 큰 즐거움을 준다. 말꼬랑지에도 초록색 물감이 묻어 있고, 말발굽은 하이힐을 신고 있다. 아하핫, 정말 못 말리는 앤서니 브라운이다!

각 그림들은 색색 프레임을 입고 있고 맨 위쪽엔 뜯어버린 스케치북 자국이 정겹다.
맨 마지막 장엔 그림의 원본 그림이 되는 원화가 짧은 설명과 함께 실려 있다. 기왕이면 패러디 그림의 한 귀퉁이에 같이 실렸다면 비교하기가 더 쉬웠을 테지만, 그러면 그림을 보는 재미가 조금 떨어졌을 수도 있겠다.

게다가 그림에는 다른 그림들의 일부가 까메오처럼 숨어 있다. 이것 찾는 건 좀 어렵다^^;;;

원화 그림은 다른 책의 큼직한 판형으로 같이 보여주면 좋겠다. 일곱살 조카에게는 조금 어려울 것 같지만 그림만으로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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