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도대체 어디에 있니? [제 763 호/2008-05-14]
 


2008년 8월 8일 중국 북경올림픽을 앞두고 현재 중국에서는 ‘잃어버린 조상’을 찾으려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여기서 ‘잃어버린 조상’이란 1929년에 발굴되었다가 2차 대전 직후 사라져 버린 북경원인을 말한다. 분명 그들에게 북경원인의 존재는 다른 나라보다 뿌리 깊은 역사를 가졌다는 자부심이자 증거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사라진 북경원인은 지금 어디에 있단 말인가?

북경원인의 두개골 화석은 1929년 12월 스웨덴의 유명한 지질학자이자 고고학자, 탐험가인 앤더슨에 의해 발굴되었다. 발굴된 곳은 중국 주구점(周口店)주1의 노우구(老牛溝)라 불리는 지역 남쪽에 위치한 40미터 깊이의 동굴이다. 발굴 즉시 근처의 지층과 단층에 있는 다른 화석을 비교하여 연도를 측정한 결과 무려 50~70만 년 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인류학자들이 인류 최초의 유골은 약 10~20만 년 된 독일의 네안데르탈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주구점에서 북경인의 두개골이 발견됨으로써 인류의 ‘수명’이 10~20만 년에서 순식간에 몇십만 년이나 더 늘어나게 된 것이다.

출토된 인골(人骨)의 경우 남자의 키는 156센티미터, 여자는 144센티미터로 현대인보다 다소 작게 추정되지만 뼈를 통해 추측해 본 팔다리 모양과 뇌 용적량도 현대인의 그것과 큰 차이가 없다. 뇌 용적량의 경우 현대인을 대체로 1,450cc라고 할 때 북경원인은 약간 적은 1,250cc로 밝혀졌다.

발굴팀은 계속하여 주구점에 있는 합자당(合子堂)이라 불리는 동굴을 발굴했다. 이곳에서 주구점의 성과를 또 한 번 높여주는 놀랄만한 유물들이 발견됐다. 그것은 태운 돌과 뼈, 그리고 불탄 소나무 가루와 목탄들이었다. 이 증거들은 주구점에서 살던 북경원인들이 불을 사용했다는 것을 뜻한다.

원시인류가 육식을 하고 불을 사용한다는 것은 인류가 지구상에서 가장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증거가 됨을 의미한다. 북경원인의 유골 발굴전까지는 언제부터 인류가 불을 사용했는지는 알 수 없었기 때문에 불을 사용한 흔적의 발굴은 학계에 큰 놀라움을 주었다.

주구점 일대에서 발견된 유적들은 황색인종의 특징과 유사한 점을 보인다. 북경원인들이 사용하던 도구는 타제석기류다. 자갈들을 한쪽 또는 양쪽에서 떼어내어 만든 찍개류로 이것은 주먹도끼류를 주로 사용한 유럽과 아프리카와는 사뭇 다르다. 즉 북경원인은 ‘자갈돌 찍개 문화권’에 속한다. 이점은 한국 구석기문화와 상통하는 점이 많다. 북경원인의 후두골에는 작은 화산형 돌기가 있는데 이것은 현재의 황색인종(몽골로이드)의 특징과 같다. 또 숟가락 모양의 상문치(上門齒)를 갖고 있는데 이 점도 몽골로이드의 특징 중 하나이다. 물론 북경원인이 몽골로이드의 직접 선조라고 단언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유사한 것은 틀림없다.

주구점의 발굴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지만 전쟁의 여파를 피해갈 수는 없었다. 일본군이 북경의 코앞까지 진격해오자 1937년 7월 주구점의 발굴 작업은 전면 중지된다. 그당시 북경인에 대한 일본인의 관심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았다. 그 이유는 북경원인이 일본인들의 선조라고 믿었고, 일본 왕도 친히 명령을 내려 북경원인의 화석을 확보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일본은 태평양 전쟁이 발발하던 그날부터 북경원인의 화석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북경인의 화석을 미국 뉴욕의 자연사박물관에 잠시 보관토록 제안하였고 중국의 장개석은 이를 승낙했다.

그런데 그 이후 북경원인이 세상에서 사라져버렸다. 50만 년 동안 땅속에 묻혀 지내다가 겨우 12년 동안 이 세상에 모습을 보인 후 다시 사라져 버린 것이다. 북경원인의 실종은 발견할 때와 마찬가지로 세계인을 다시 한 번 놀라게 했으며 분노케 했다. 그렇지만, 북경원인의 화석을 어느 나라가 가지고 갔는지 현재까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북경원인의 화석을 일본으로 이동시키려다 대만해협에서 침몰되었다고 알려진 일본 화물선을 인양하려는 계획이 현재 중국에서 추진 중에 있다.

다행한 것은 전쟁의 위험성을 알고 북경원인의 모형이 긴급하게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이때 만든 모형은 형태나 색깔이 거의 진품이나 다를 바 없고, 세계 과학자들이 북경인을 연구하는 데 결정적인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인류 학자들은 언젠가 북경원인의 유물을 실제로 볼 수 있으리라 기대하며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글 : 이종호 과학칼럼니스트


주1)
주구점(周口店)
베이징[北京] 팡산구[房山區] 중부에 위치한다. 북경원인[北京猿人]이 발견된 곳으로 유명하다. 북경원인출토지는 198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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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빙화] 서평단 알림
로빙화 카르페디엠 2
중자오정 지음, 김은신 옮김 / 양철북 / 2008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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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부터 제목은 익히 들어왔었고 영화로도 꽤 유명했던 터라 줄곧 궁금했었는데, 정작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는 알지 못했다. 서평도서로 신청을 하면서 오랜 궁금함 뒤에 비로소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이 쓰여진 배경은 1960년대 대만이다.  전쟁의 폐허에서 아직 다 일어서지 못한 가난한 시기였고, 꿈을 이루며 산다는 것이 사치처럼 느껴지던 그런 시절이었다.  주인공 고아명은 초등 3학년 생으로 그림 그리기를 아주 좋아하는 소년이다.  누나 고차매는 그런 동생을 잘 보듬어주는 6학년 생으로 일찍 철이 들어서 집안 일에도 열심을 보여주는 배려깊은 소녀다.  아버지 고석송은 가난한 농부로서 뼈빠지게 일을 하지만 빈곤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팔자로 생각하고, 자식들이나 부인에게 자상함이라고는 보여주지 못하는 억센 사나이다.

마을에 대학생으로서 아직 학기를 다 마치려면 2년은 있어야 하는 청년 곽운천이 임시 미술 선생으로 부임해 온다.  때마침 현에서 주관하는 미술 대회에 참가할 학생들을 뽑을 때가 되었고, 곽운천은 단번에 고아명의 천재성을 알아보며 아이가 창의력을 맘껏 뽐내며 제 세계를 그려갈 수 있게 격려해 주지만 마을 유지의 아들이면서 아명의 담임선생님 임설분의 동생인 임지홍에게 출전 자격을 빼앗기고 만다.  실력만으로는 고아명이 단연코 앞서고 있었지만, 틀에 박힌 그림만 그려 사진과의 차별성을 주지 못하는 임지홍의 그림이, 그의 아버지에게 아부하고 싶은 다른 선생님들의 추천에 의해 대표로 뽑히게 된 것이다.

곽운천은 우유부단하고 자기 주장도 없으며 이리저리 휩쓸리는 교장 선생님께 만류를 당하고, 또 임지홍과 임설분의 아버지에게 압박을 당하고, 그를 추종하는 선생들에게 핍박을 받으며 교직 생활에 회의를 느끼게 된다. 그러나 또 동시에 임설분에게로 향하는 애정을 감추지 못해서 당황해 하고, 자신에게 들이대는 옹수자 선생 때문에 곤욕스러워 하기도 한다.  열등감을 느끼는 임지홍에게 고아명보다 실력이 좋다고 기를 세워주었다가 금세 거짓말한 자신을 후회하기도 하는 이 초짜 선생의 만만치 않은 사회 생활은 거의 반세기 뒤의 지금까지도 비슷하게 재현되고 있다고 느껴진다.

교장은 곽운천의 주장과 논리가 올바르다고 생각하지만 마을 유지이자 의원이기도 한 임설분과 임지홍의 아버지에게 맞서지도 못하면서 난처해 하는데, 그러면서도 바탕은 착한 사람임을 여지 없이 드러낸다. 욕심 많고 드센 사람들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일도 보통이 아니었을 것이다. 작가의 말처럼 이제 정년 퇴임 나이가 되었으니 고향에서 편히 여생을 보내는 게 스스로를 위한 선물일게다.

미술 대회에 참가할 수 있을 거라고 잔뜩 흥분해 있던 아명은 그런 꿈이 좌절되자 밤새 울고 밥도 건너 뛰고 선물로 받은 크레파스를 뚝뚝 분질러버리기까지 한다. 그리고 말리는 누이를 마구 때리기도 했는데, 동생의 아픈 마음을 위로하고 보듬어 주느라 대신 울어내는 차매의 심성이 참으로 곱고 따뜻했다.  역시 형만한 아우가 없다고 할까나...

그러나 아이들이 좌절된 꿈으로 상처를 입었거나 말거나, 아버지 고석송은 차밭에 들끓고 있는 벌레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 있다.  그림을 그려서 밥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돈이 나오는 것도 아니지만, 당장 차농사를 망치면 집안의 생계가 위험해진다.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그런 현실을 올곧이 받아들이기에는 아이들이 너무 어리고 밟혀진 꿈이 참으로 애처로웠다.

다행히 국제 대회에 우편으로 그림을 접수할 수 있게 되어 고아명은 더 큰 무대에서 더 크게 꿈을 펼칠 수 있게 된다.  사회 생활엔 여러모로 미숙했던 곽운천 선생은 그래도 천재 소년의 재능을 꽃피우기 위한 자신의 쓰임새를 제대로 간파하고 있었던 것이다.

임설분 역시 곽운천에게 마음이 있었지만, 부유한 집안에 시집가야 한다는 아버지의 압박을 거스를 용기가 없었고, 마찬가지로 우유부단한 곽운천에게 마음이 상해 괜히 토라지고 맘에 없는 소리로 서로의 가슴에 생채기를 내버렸다. 결국 곽운천이 학교를 떠나고서야 제 마음을 알아차린 임설분은 곽운천이 보낸 편지를 받아들고 닫힌 가슴을 열어버린다. 뿐아니라 꽉 막혀 있던 자신의 인생 문을 활짝 열게 되는 계기가 되어버리니, 그녀를 나약하고 용기 없는 인물로 보았던 곽운천 자신보다 백배 천배는 더 용기있는 결단과 반성을 보여준다.

반면, 임설분과 달리 대놓고 곽운천에게 프로포즈를 했던 옹수자의 사랑은 참으로 이기적인 모습이었다. 제 사랑의 성취를 위해 근거 없는 소문을 퍼뜨려 곽운천과 임설분을 난처하게 만들었고, 그랬던 자신의 모습은 사랑 때문이었노라고 합리화를 한다.  자신이 싫어하는 서대목 선생의 마구잡이 들이댐과 다를 바가 하나도 없다.  곽운천이 갑자기 사라져서 그녀가 닭쫓던 개마냥 변해버렸을 때는 다소 고소하기도 했다. 뭐랄까... 제대로 삽질한 셈이었지...

곽운천은 비록 학교를 제 의사와 상관 없이 떠나게 되었지만, 대학교를 마치고 정식 교사가 되어서 다시 돌아올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때까지 아명이의 천재성이 꺼지지 않게 임설분에게 뒤를 부탁해 놓았는데, 애석하게도 그의 계획은 이루어질 수가 없었다.  아명이 불의의 사고를 당했기 때문이다. 

키우던 고양이가 쥐약을 먹고 죽어갈 때, 고양이를 구하기 위해서 빗속을 뛰었던 아명은 급성 폐렴에 걸린다. 가난한 아버지는 어머니가 병에 걸리셨을 때에는 마찬가지로 병에 걸린 한살짜리 아이를 포기하면서 병구완을 했지만, 아명을 위해서는 아무 조취도 취하지 못한다. 빌어먹을 팔자 타령을 하며 자신이 할 일은 여기까지라고 생각한다.  산 목숨들을 먼저 생각해야 했던 아버지의 비참함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그래도 '아직' 살아있는 목숨을 다해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은 참으로 야속하다.

국제 대회에서 특선을 받은 아명은 마을에서 천재로 추앙받는 장례식을 가질 수 있었지만 누이 차매의 말처럼 죽어 인정 받는 천재가 대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게다가 이토록 어린 목숨인 것을.......

곽운천이 처음 고아명 남매를 만나던 언덕에 피어있던 로빙화는 이제 시들어 말라 버렸다. 그렇지만 로빙화는 다음 해에 다시 인간 세상에 황금빛 꽃을 피우기 위한 씨를 남겨 놓고 갔다.  게다가 그렇게 한번씩 피고 지면서 차밭을 기름지게 만드는 역할도 해준다.  비록 천재 고아명은 제 꽃을 활짝 피워보기도 전에 스러져 갔지만 남겨진 자들에게 그저 회한만으로 남지 않았으면 한다. 

곽운천과 임설분의 뒷 이야기는 전하지 않는다.  곽운천이 자신의 각오대로 다시 학교로 돌아왔을지, 또 임설분과의 사랑을 쟁취하여 얻었을 지도 알 수 없다.  그러나 비록 아명은 안타깝게 죽어버렸지만, 곽운천이 교육자로서 품었던 꿈과 바른 뜻이 올곧게 펼쳐질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그리고 그 대상이 아명같은 천재가 아닌 평범한 아이들에게도 골고루 닿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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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5-14 0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생님으로서 곽운천은 괜찮은 사람이군요~~~ 로빙화가 어떤 생김일지 가늠이 안 되네요.^^

마노아 2008-05-14 09:43   좋아요 0 | URL
순수한 열정이 느껴져요. 어리버리 청년이기도 하지만 순박한 모습이 예뻤어요^^
사진 첨부했답니다. 저렇게 생겼나봐요.

순오기 2008-05-14 18:20   좋아요 0 | URL
아하~~ 로빙화가 저렇게 곱군요. 게다가 노란색이라니~~~
친절한 마노아님 쌩유~~ ^^

마노아 2008-05-14 23:31   좋아요 0 | URL
책의 표지 그림도 로빙화가 있는데 배경이라 굉장히 옅게 표현되었어요. 실제로 보면 색이 더 예쁠 것 같아요6^^

bookJourney 2008-05-14 0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책이 있었군요.
오래 전에 TV에서 영화(?)로 보았던 기억이 나요. 얼마나 펑펑 울었던지 ... ;;

마노아 2008-05-14 09:43   좋아요 0 | URL
우리나라 판 '소나기'같은 느낌인데 그보다 더 현실이 절절하게 묻어 있었어요. 영화로 보면 저도 울 것 같아요.
 
로빙화 카르페디엠 2
중자오정 지음, 김은신 옮김 / 양철북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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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등감과 유약함을 지닌 사람은 평생 모든 실패의 원인을 주변 환경이나 팔자 등 운명에 돌리게 마련이다. 그런 사람에게는 이런 생각들이 자신을 위로하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만약 곽운천이 자신의 내면 깊은 곳을 똑바로 보고자 했다면 그 깊은 곳에 자리를 틀고 앉아 있는 유약하기 이를 데 없는 사내가 곧 자신임을 쉽게 알아챌 수 있었을 것이다. 아울러 이런 유약한 사내만이 사건과 상황이 벌어진 뒤에야 후회와 자책을 가슴에 안고 전전긍긍한다는 것도 깨달았을 것이다. -231-2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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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14 01: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5-14 0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일부러 그런 거겠지만 화질이 탁하다.

그래도 노래와 참 잘 어울린다. 센스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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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비돌이 2008-05-13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가 온에어 데이였죠.

마노아 2008-05-13 01:22   좋아요 0 | URL
페이퍼에서 언급한 오승아의 대사는 저도 깊게 다가왔어요. 좀 전에 페이퍼 읽고 왔는데 아무 흔적을 못 남겼어요. 어쩐지 좀 미안했거든요...

시비돌이 2008-05-13 01:27   좋아요 0 | URL
엥, 미안하다니요? 뭐가요? ^^

마노아 2008-05-13 09:42   좋아요 0 | URL
음...그런 게 있어요^^;;;

순오기 2008-05-13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려면 이 드라마를 한번이라도 봐야겠군요~ 온에어, 오늘 신문에도 거론됐던데...
일요스페셜 박경리 선생, KBS심야토론...이런거 봤어요.

마노아 2008-05-13 12:06   좋아요 0 | URL
저는 어제 서평도서로 받은 로빙화를 읽었어요. 이제 절반 정도 읽은 것 같아요. ^^;;

비로그인 2008-05-14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드라마 안 봐도 노래만으로도 알 수 있을것 같아요.
저 이 노래 무지 좋아하거든요.
속삭이듯 '사랑하나요~'라고 할때 아직도 떨려요.

마노아 2008-05-14 13:15   좋아요 0 | URL
아, 맞아요! 사랑이 폭발하는 느낌의 노래라죠.
손으로 하트 모양 만들면서 저부분을 부를 때면 미소가 함빡 지어져요. ^^

씩씩하니 2008-05-14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라마를 한번도 본 적이 없는데..갑자기..가슴이 모랄까,,,,
한번 꼭 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전 요렇게..아름다운 로멘스에 끌리는 편인데....

마노아 2008-05-14 13:16   좋아요 0 | URL
이번주에 끝나요. 오늘하고 내일. 마지막이니까 해피엔딩으로 끝내주지 않을까요?
작가분이 로맨스에 좀 강하더라구요. 파리의 연인, 프라하의 연인, 연인....그리고 온에어까지요. 연인은 못 봤지만^^;;;
 



 
치사율 30%, 질병의 습격! [제 762 호/2008-05-12]
 


올해 들어 전국각지에서 발생하는 조류독감으로 인해 축산농가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 현재 유행하고 있는 조류독감은 예전 발병했던 조류독감과는 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 발생한 조류독감의 경우 질병이 발생한 지역의 조류들을 살처분하면 더 이상 확산되지 않고 진정되었다. 하지만 현재 유행하고 있는 조류독감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국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조류독감을 옮기는 주범을 철새나 야생 조류 때문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철새나 야생조류의 경우 조류독감에 감염 되더라도 저항성이 있어 집이나 농가에서 키우는 조류처럼 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닭이나 칠면조와 같은 가금류로 전파가 되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로 변이가 된다.

조류독감은 병원성(病原性:병을 일으키는 정도)에 따라 고(高)병원성, 약(弱)병원성, 비(非)병원성 3종류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는 4∼8주 된 SPF주1) 닭에 특정 인플루엔자를 주사하였을 때, 10일 이내에 8마리 중 6마리 이상 죽게 되면 이를 HPAI라고 규정한다. 또한 H항원의 분절부위의 아미노산 배열이 고병원성 바이러스 배열과 일치하였을 때도 HPAI 즉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라고 한다.

비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는 조류와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지 않으며, 약병원성은 조류에는 영향이 있을 수 있으나 인체에는 전염되지 않기 때문에 크게 위험하지 않다. 하지만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의 경우 사람에게도 감염이 될 수 있는데 감염될 경우 약 33%의 사망률을 보일 정도로 위험한 무서운 바이러스로 변하게 된다.

조류독감 바이러스 가운데 인간에게 가장 위험성이 큰 것은 변종 조류 독감인데 그 이유는 인간 대 인간 전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변종조류독감은 2005년 베트남과 2006년 중국, 태국 등에서 인간끼리 전염이 가능한 변종 바이러스가 발견되면서 생긴 말이다. WHO와 미국 질병 통제 예방 센터(CDC) 등은 독감 환자의 체내에 조류 독감 바이러스가 침투, 유전자 정보를 교환해 신종 바이러스가 출현하고 이 바이러스가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전염될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특종조류독감에 걸린 사람의 치사율이 30%가 넘기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2005년 5월부터 인체감염 발생 위험도에 따른 6단계 대유행(판데믹) 단계를 발표하고 회원국들에게 이 단계에 따라 대처하도록 권하고 있다.

이렇게 위험한 질병이지만 현재까지 변종조류독감에 대한 치료제는 ‘타미플루’외에 이렇다 할 치료제가 없다. ‘타미플루’도 사후 치료제로 감염 후 48시간 내에 사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조류독감을 완치하는 것이 아니라 조류독감의 증상을 단지 완화해 주는 항바이러스제이기 때문에 그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변형 조류독감 바이러스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이기에 우리나라의 경우 전 국민의 2%에 투약할 수 있는 120만 명분의 타미플루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타미플루 생산국인 스위스의 25%, 유럽연합(EU)와 일본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20%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분량이다.

변종조류독감의 위험성이 커지자 세계 각국에서는 타미플루 치료제외에 미리 조류독감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로 미국이나 영국, 일본, 중국과 같은 나라에서는 이미 백신 개발이 끝나 자체적으로 비축하고 있다. 하지만 외부 사용판매는 백신의 안전성 및 FDA 승인 때문에 2010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변종조류독감도 인간에서 인간으로 옮기면서 변종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백신만으로도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결국 변종조류독감에 대한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가장 고전적인 방법인 손발을 잘 씻고 주변을 청결하게 하여 조류독감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뿐이다.

인류의 기술이 발달하고 문명 또한 지난 세기에 비해 눈부실 만큼 발전했지만 여전히 인류는 인류를 위협하는 대유행 질병에 노출되어 있는 듯하다. 지난 세기 인류를 위협한 질병이 페스트나 콜레라, 홍역, 장티푸스 등이었다면 지금은 조류독감, 광우병, 후천성면역결핍증이라는 질병의 이름만 바뀌었듯이 말이다.
 
조류독감의 유행이 언제까지 계속될는지 모르겠지만 어쩌면 조류독감보다 더 무서운 것은 이런 계속되는 위험 속에서 점점 무감각 해져 가는 우리들의 무관심이지는 않을까 싶다.
 
글 : 이학명 기자


주1)
SPF (specific pathogene free)
특정 미생물 또는 기생충이 없다고 인정되는 동물.
제왕 절개를 하여서 얻은 동물을 세균이 없는 환경에서 사육하여 감염 실험용이나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사용한다.


※ 조류독감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아래 기사를 클릭 하세요.

KISTI의 과학향기 제 88호 / 2004-2-2
조류독감, 새들이 인간을 공격하다


KISTI의 과학향기 제 361호 / 2005-10-31
조류독감은 ‘인간독감’이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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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8-05-12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온나라가 조류독감과 미친소 파동인지라 마음만 뒤숭숭합니다.

마노아 2008-05-13 00:09   좋아요 0 | URL
진짜 뒤숭숭한 나날들이에요. 이 정도로 '생존'에 위협을 느끼며 살았던 적이 없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