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깊은 이성 친구 (작은책)
장 자끄 상뻬 글 그림,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5월
품절


그녀는 겉멋만 잔뜩 든 멍청한 녀석과 팔짱을 끼고 있었다. 나는 그녀가 나를 보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내가 그녀를 알아보았다는 기색은 털끝만큼도 내비치지 않았다. 마침, 아주 예쁘게 생긴 여자 하나가 택시에서 내려 길 건너편의 어떤 가게로 들어가고 있었다. 나는 <여보!>라고 소리치며 길을 건넜다.
그날 밤 텔레비전을 보는데, 프로그램들은 그날따라 더욱 재미가 없고, 기분은 그저 처량하기만 했다. -20쪽

우리는 서로에게 감탄하고 서로를 존경하는 사이였다. 그러다 보니 우리의 우정은 더욱 높은 곳으로 나아가기 위한 끊임없는 선의의 경쟁이 되었다. 그가 어떤 선행을 하면, 나는 기어이 그보다 더 착한 일을 한 다음 그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주어야 직성이 풀렸다. 그 사람 역시 오기가 대단했다. 내 이야기를 들은 지 며칠도 안 돼서, 그는 내가 행한 것보다 훨씬 더 착한 일을 하고 그 일에 대해 이야기하곤 했다. 어느 날 나는 더 이상 그를 따라갈 수 없다는 느낌을 갖게 되었다. 그 다음날, 나는 홧김에 우리의 약속 장소에 조금 늦게 나갔고, 또 그 다음날에는 두 시간 넘게 지각을 했다. 그 다음 주에는 그를 바람맞혀 종일토록 기다리게 만들고도 나몰라라 하였다. 그 다음 달에 그는 나에게 알리지 않고 여행을 떠났다. 그에 질세라 나는 일언반구도 없이 이사를 가버렸다. 나중에 그 사실을 알고 그가 어떤 표정을 지을까 생각하니 기분이 별로 나쁘지 않았다.-62쪽

너는 기분이 좋으면 멍멍하고 짖는다. 화가 났을 때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짖지. 너는 감정의 미묘한 차이를 나타내는 데 많은 한계가 있어. 네가 표현할 수 있는 뉘앙스는 별로 많지 않아. 하지만 나는 너와 달라. 기분이 좋을 때, 나는 그 좋은 기분의 미묘한 차이를 여러가지로 표현할 수 있어. 싱긋거리거나 껄껄거릴 수도 있고, 때에 따라서는 엉엉 울 수도 있어. 화가 났을 때도 마찬가지야. 나는 허허 웃는 것까지 포함해서 아주 다양한 방식으로 내 감정을 드러낼 수 있어. 그 이치는 아주 복잡하고 대단히 혼란스러워. 예를 들면 이런 거야. 너는 착한 개야. 그리고 내가 개를 좋아한다는 건 두말할 필요도 없지. 그런데도, 나는 이따금 네가 고양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어.-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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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5-22 0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자끄 쌍뻬..^^ 나도 이 책 중고샵에서 건졌어요.

마노아 2008-05-22 09:12   좋아요 0 | URL
전 며칠 전에 얼굴 빨개지는 아이랑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를 중고샵에서 건졌어요.
요 책은 다른 서점에서 샀구요. ^^
 

TV 프로그램 CSI의 길 그리섬 반장도 놀랄만한 사건이 일어났다. 지난 1월 29일 인도의 한 노인이 자신의 개인 금고가 있는 은

행을 방문하였다. 노인은 3년 전에 개인금고에 보석과 현금 그리고 채권을 보관하여 자신의 노후를 대비하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보석은 그대로 있는데 현금과 채권은 감쪽같이 사라졌다. 은행에 화재가 난 적도 없고 노인의 개인 금고 자물쇠에 손을 댄 흔적도 없었다. 도대체 누가 훔쳐갔을까?

범인은 흰개미였다. 지폐와 채권 대신 흰개미들이 금고 속에 우글거리는 것을 보고 경찰은 흰개미들을 범인으로 지목했다. 그들이 금고의 작은 틈 사이로 소리 없이 들어와 노인의 노후자금을 강탈해 간 것이다. 그렇다면 흰개미들은 지폐와 채권을 어디로 옮긴 것일까? 바로 자기 뱃속으로 옮겼다. 먹어 치운 것이다.

개미와 달리 흰개미는 지폐를 좋아한다. 지폐는 단순한 종이가 아닌 면섬유로 만든다. 물론 흰개미가 주식으로 삼는 것은 돈이 아니라 오래된 나무 기둥이다. 목조 건축물들은 흰개미의 공격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목조문화재는 오랫동안 보존하기가 쉽지 않지만 문화재에 대한 선조들의 애착이 남달랐기 때문에 수백 년 동안 탈 없이 전해 내려올 수 있었다. 건물 내 적당한 환기와 온도 ․ 습도조절 등의 기능을 자연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설계하여 목조문화재 모습 그대로 보존해온 것이다. 그런데 주변 환경의 개발과 변화, 문화재에 대한 무관심 때문에 흰개미가 서식하기에 알맞은 습도와 먹이를 제공한 셈이 되었다.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전국의 목조 문화재가 크게 훼손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남 양산의 통도사 약사전에 있는 지름 50cm, 높이 3m의 기둥 여덟 개 가운데 다섯 개가 이미 흰개미의 습격을 받았다. 두드려보면 ‘퉁’ 소리가 나고 주먹이 들어갈 정도로 기둥에 구멍이 나 있다. 피해를 입은 곳은 통도사뿐만이 아니다. 전남 무위사, 전북 선운사, 충남 마곡사, 충북 법주사, 경북 은해사, 강원도 오죽헌 등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목조 문화재 69 곳 가운데 33곳이 피해를 입었다. 건축물의 나무기둥뿐만 아니라 고문서와 서적까지도 마구잡이로 먹어치운다.






이름만 개미일 뿐, 흰개미는 개미와 다르게 생겼다. 개미는 허리가 잘록하고 더듬이가 구부러졌지만, 흰개미는 허리가 두루뭉술하고 더듬이가 곧다. 단지 하얗고 조그마한 것이 개미처럼 작고 무리지어서 기어 다니기 때문에 ‘흰개미’라는 이름이 붙었을 뿐이다. 종-속-과-목-강-문-계의 체계로 분류할 때 흰개미는 곤충강 흰개미목에 속하고, 개미는 곤충강 벌목에 속한다.

흰개미가 섬유질을 좋아하는 까닭은 소화기관 속에 살고 있는 미생물 때문이다. 소가 풀을 잘 소화시키는 이유는 위장에 살고 있는 미생물들이 섬유질의 주성분인 셀룰로오스를 분해하는 효소들을 내놓기 때문이듯, 흰개미도 마찬가지다. 최근 과학자들은 흰개미의 소화기관에서 셀룰로오스를 당분으로 분해하는 효소를 배출하는 박테리아를 발견하고 효소의 유전자를 분석하였다.

과학자들은 이 효소의 메커니즘을 정확히 이해하면 목재를 분해하여 에탄올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이오 에탄올은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미래 에너지이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세계적인 식량난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주로 곡물에서 생산하기 때문이다. 흰개미 창자 속의 미생물을 우리가 키울 수 있다면 목재에서 많은 양의 바이오 에탄올을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친 환경파괴는 소탐대실의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흰개미는 약 2억 년 전 지구에 나타났다. 바퀴벌레같이 흰개미 역시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들은 흰개미를 찾아 죽이면서 이렇게 말한다. “도대체 이놈들은 뭣 하러 인간의 생활터전에까지 내려왔는가?” 하지만 말은 바르게 하자. 흰개미는 원래 죽은 나무를 먹어치우는 생태계의 청소부 역할을 하는 이로운 존재다. 인간이 그들의 영역을 침범한 이상, 흰개미와 사이좋게 지내는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글 : 이정모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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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친 거다. 또 다시 플래티넘 등급이 되고 말았다.  읽는 것은 별로 없으면서 들입다 사고 보다니... 이게 다 중고샵 때문이다ㅠ.ㅠ

내가 꼭 사고 싶었던 책들이 반값으로 올라오는데 정신 차리고 보면 결제 버튼을 누른 뒤다. 아, 백수로서 마인드가 엉망이다.(털썩!)

2. 지난 주에 4년 전 첫 학교에서 같이 근무했던 선생님으로부터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편지를 보낼 테니 주소를 알려달라고.

반가운 마음에 주소를 알려줬는데 오늘 도착했다. '청첩장'이.

참 뭐랄까... 착잡하다.  무려 4년 만에 첫 연락인데, 그것도 결혼 소식을 알리면서 전화 한통은 해줘야 되는 것 아닌가?

너무 오랜만이어서 전화 통화가 어색했다면 청첩장 내밀기 어색한 것도 마찬가지인 거다.

아마도 내가 요새 근황이 우울하다 보니 더 기분이 별로인 것이겠지만 참 섭섭하다. 그나저나 뭐 입고 가지???

3. 메피스토님 페이퍼 보고서 영화 인물 점 쳐보니 요렇게 나왔다.

 당신의 성격을 영화의 등장 인물에게 비유하면
메리에 목사나워져 그리고
캬 멜론·디아스 하지만 연기했다 메리 입니다.


메리의 성격:
천진 난만
자유분방
지켜지고 싶다고 하는 소망이 강하다
약간 와가마마


메리의 적직:
탤런트
가수
소물리에
숍 오너



[Amazon.co.jp의 작품 해설]
 ▤毬璿?개그가 트레이드마크?와)과 호언 하는 파레리 형제가 추방하는, 하 재료 가득의 코메디.캬 멜론·디아스 연기하는 메리는, 룩스 좋아, 성격 좋아의 퍼펙트한 여자 아이다.그런 그녀 하트를 획득하려고, 나이 든 남자들이 고식적인 싸움을 펼친다.우유부단인 테드를 연기하는 것은 감독으로서도 알려진 벤·스틸라-, 수상한 사립탐정 히리는 매트·디 론, 다리가 불편한 건축가(?)(은)는 리·에바스가, 각각 성깔도 2버릇도 있는 캐릭터를 명연기.그 폭주는, 확실히 포복의.장애자 농담 있어, 동물 학대 씬있음으로, 파레리 형제에게 딱딱한 양식등 일절 통용되지 않는 것 같다.그런 허용도 스레스레의 독기 속에서 사람때 빛나고 있던 캬 멜론·디아스에게는, 누구라도 「목사나워져」가 될 것이다.

**

메리에 목사나워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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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08-05-21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미치다니요.. 제가보기엔 상종가 쳤구만요 ^^;
2. 그런 결혼식 가지 마세욧-! 요렇게 말씀드림 화내시려나요, 마노아님? 거시기한 표현으로 기쁨을 나눈다는 생각보다는 거둬들이자!는 느낌이 쎈 행동으로 보이네요.. -_-
3. 요것 해보신님 다른 님들것 보고 한참 웃었어요. 저는 그네스·펄 다랑어래요. 푸하하핫-

마노아 2008-05-21 22:10   좋아요 0 | URL
하한가를 치려고 결심했는데 그게 자꾸 무너져서 탈이에요^^;;;;
계속 생각 중인데 아무래도 가기 힘들 것 같아요. 백수는 축의금도 부담스러운..;;;;
그 번역체 느무 웃겨요. 다랑어래 다랑어^^ㅋㅋㅋ

야클 2008-05-21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흠.. 전 몇년째 플래티넘 고수하고 있으니 이를 어쩐다죠? ^^

2.다양한 응징방법이 있는데,
1)그냥 안가는 소극적인 방법에서부터
2)예쁜 옷 입고 가서 밥만 먹고 오는 방법,
3)똑같이 문자로 '축하한다'는 말만 보내주는 방법 등 그날 기분에 따라 선택하세요.

그런데, 보통 이런 류가 정작 내 결혼식땐 떼먹는답니다.

3.으흠, 그런 놀이가 있어요? -_-+

마노아 2008-05-21 22:11   좋아요 0 | URL
수입이 안정된 사람은 수년 째 플래티넘이어도 괜찮아욧^^ㅎㅎ
오옷. 2번이 쫌 맘에 드는데 옷이 없어서 패-쓰-__-;;;
메피님 어제 글 참고 하셔용. 알라딘 먼댓글 타고서 급속도로 퍼지고 있습니당^^

다락방 2008-05-21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야클님과 동급. 저는 계속 플래티넘. --;;

2. 아, 정말 짜증나는군요! 무슨 편지를 보낸다고 말을 돌려서 한대요? 결혼하려니 4년만에 생각난답니까? 아 짜증나네요, 정말. 마노아님 기분이 좋았다고 해도 이 상황은 짜증나는 상화인거 맞아요. 에잇 --+

3. 메리에 목사나워져 ㅋㅋ

마노아 2008-05-21 22:12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도 알라딘 충성 고객으로 모십니당~
이게 저만 화가 나는 상황이 아닌 게 맞는 거지요? 난 내가 옹졸한 건가 생각했어요..;;;;;
며칠 전 카메론 디아즈 닮았다고 해주셨는데 요게 나와서 더 웃겼어요^^

코코죠 2008-05-22 0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훗, 자기관리가 철저한 오즈마는 무려 골드회원!!! (자랑이다)

2. 가지 마세요! 가지 마세요! 가지 마세요! 가지 마세요! 그 결혼식 가시면 꽉 물어버릴테야!!!

3. 카메론 디아즈 닮았다고 맨 처음 말한 건 오즈마라구요! 다락방님은 오즈마가 차려놓은 밥상에 와리바시만 얹으신 거에요!(요즘 일본어를 배우고 있기 때문에 저질 일본어 작렬) 이건 정말 제가 아주 오래전 마노아님이 활짝 웃고 있는 사진을 보자마자 생각해낸 거고 오래오래 간직하고 있다가 짠 하고 밝힌 거기 때문에 저작권을 확실히 해둬야 해요. 나 오늘도 영화잡지 보면서 활짝 웃는 카메론 디아즈 보고는, 마노아님 닮아서 영광인 줄 알아! 라고 속삭였다구요!

다락방 2008-05-22 08:09   좋아요 0 | URL
맞아요, 맞아요. 오즈마님이 맨 처음 말했어요. 하하하하. 저는 일본어를 모르기 때문에 저질 일본어인지 하이퀄러티의 일본어인지 모르겠지만 저는 정말 와리바시만 얹은거예요. 하하하하

마노아 2008-05-22 09:17   좋아요 0 | URL
자기 관리가 철저한 오즈마님! 와락 부러워요!
히힛, 안 그래도 못 간다고 연락했어요. 쫌 아닌 것 같더라구요.
으하하핫! 와리바시가 젓가락인가요? 맞아요. 오즈마님께 저작권이 있습니다. ^^ㅎㅎㅎ
제가 아니라 카메론 디아즈에게 영광이군요!(오즈마님께 이 기쁨을 돌려요!)
다락방님! 와리바시로 우정을 지키셨습니다.(응?)

순오기 2008-05-22 0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뜸하던 사람이 갑자기 찾는 이유는 대부분 경조사 수금차...ㅠㅠ 너무 뻔뻔하지 않나요?
그래서 나는 경사는 신경 안쓰지만 애사는 그냥 못 지나겠더라고요~ 그냥 그게 사람 노릇인거 같아서...
경사는 앞으로도 축하할 일이 많으니까, 애 백일이나 돌이다~ 또 소식 옵니다. 분명!!

마노아 2008-05-22 09:13   좋아요 0 | URL
맞아요. 경사는 함께 못해도 애사에는 함께 해줘야죠. 이제 나이가 차다 보니까 결혼에 돌잔치에 연락이 많이 오더라구요^^;;;;

세실 2008-05-22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흐 어제 제 한탄과 비슷합니다. 저두 계속 플래티넘. ㅠㅠ
2. 저라면 문자로 "어머 쌤. 죄송해서 어쩌죠. 그날 친구 결혼식이 있어요~~~쏘리~" 하고 안갑니다.
3. 케이트 윈슬렛 나왔어요~

마노아 2008-05-22 13:14   좋아요 0 | URL
플래티넘이 나쁜 게 아닌데 쌓이는 책들을 보며 한숨이 멈추질 않아요..;;;;;
음, 모두의 공통된 의견이군요^^
오옷, 케이트 윈슬렛! 알흠다워요! 세실님 느낌과 기질과 닮은 것 같아요!

하늘바람 2008-05-22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거잖아요 ^^ 전 아직 되보질 않아서리

마노아 2008-05-22 23:53   좋아요 0 | URL
헤엣, 알라딘 지기님들이 제목보고 나 미워하면 어쩌죠? ^^;;;

BRINY 2008-05-23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첩장 보내는 사람들이 대개 다 그렇죠 뭐.
고교 졸업 후 연락 한번 없다가 사회인되서 연락하는 애들도 다 그렇구...한두번은 가줬는데 대개 그걸로 끝이더라구요. 그래서 그 후로는 안갑니다.
전 아직 플래티넘이긴 하지만, 3월에 참고서적 왕창 산 후로 구매가 줄었어요. 고3 담임은 정신적 여유가 아무래도 없네요. 여름 이후 등급 떨어질 거 같아요.

마노아 2008-05-23 10:25   좋아요 0 | URL
그러고 보니 올해 이런 식의 청첩장만 세번째에요. ;;;
전 2월에만 구매가 하나도 없고 그 후 꾸준히 구매이력이 붙네요. 다시 실버회원 되기 운동(?)을 해야겠어요. ^^;;;
 
마틴 앤 존 Martin & Jhon 6
박희정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또 다른 마틴과 존 이야기. 이주홍과 이석주의 이야기.

고등학교 3년을 알고 지냈고, 잊을 수 없는 졸업식 날의 해프닝, 그리고 단 일주일을 함께 보냈다. 그 강렬한 기억에 의지하여 7년을 잊지 못하고 비어있는 채로, 공허한 마음으로 살아왔다.  그리고 그 공허한 마음에 다시 한 사람이 비집고 들어오려 한다.

진심인 것을 아니까, 그 마음이 얼마나 절실한 지를 아니까, 그랬기에 더 받아들일 수가 없다.  상처줄 거라는 것을 아니까.  그러나 예스든, 노든, 이미 상처는 주었고, 피해갈 길도 없다.  어쩌면, 또 다른 인연으로 옛 상처를 덮고 새 살이 돋게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비어있는 틈새로 감정이 새어버린다. 계기만 생기면 얼마든지 무너질 수 있을 만큼 약한 마음의 기반이었다.  그 사람을 꼭 닮은 그의 아이를 만났을 때. 그리고 자신에게서 떼어가놓고는 함께 살지도 않은 그녀를 만났을 때. 그의 연락처를 알아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을 때.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이미 자신은 새 사람으로 채워지고 있었다.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하고 살아온 7년. 아무 것도 소중하지 않고, 동시에 모든 것이 하찮았던 7년인데, 기다리는 전화가 생겼다. 광고 문자에 실망을 느끼고,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입사 3년 만에 동료들과 술자리를 같이 했다.  그렇게, 사람이 변해 갔다.

이주홍의 어머니는 특별했다.  아무리 미국에서 살다 온 아이라고 해도, 한국인 정서에 남자를 사랑하는 아들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을 터인데, 어머니는 오히려 아들에게서 삶을 배우고 그의 사랑을 인정해 준다.  그 어머니에게 이 석주는 '이런 나라도 괜찮겠습니까?'라고 묻는다.  지극히 만화적인 상상력이기 때문에 가능한 설정. 그래서 더 아프고, 그래서 더 절절하게 느끼는 그들의 대화.

7년 만에 통화를 했다. 그 해 여름 우리가 나눈 것은 무엇이었냐고...... 왜 나를 떠났냐고......

그것은 미련을 남기기 위함이 아닌 미련을 떨치기 위한 물음. 잊을 수 없지만 더는 생각하지 않겠노라고 다짐한다.

그는 떠났지만 자신의 날개 한쪽을 남겨 놓았다. 한쪽 날개로는 날 수 없다는 것을 자각하면서.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존의 이야기.

그리고 여기 내게 다가온 마틴. 

마틴과 존의 이야기가 점점 다양해진다. 꼭 둘이 주인공일 필요도 없고, 꼭 둘만 사랑할 필요도 없다. 어쨌거나 이것은 마틴과 존의 이야기.  지극히 환상적이고 애틋한, 상상속에서나 가능할 것 같은 그들의 이야기. 내가 참 좋아하는, 박희정샘이 만들어낸 사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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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백의 신부 6
윤미경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황제 폐하의 독에 당해 버린 무이. 그 바람에 해가 뜨자 더 속수무책인 어린 하백의 몸으로 안절부절.  어른 옷을 입고 있는 하백은 귀여움 그 자체. 그러나 애석하게도 소아는 또 다시 잠드는 바람에(툭하면 자!) 하백의 진실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서쪽 숲에 사는 바람의 신이 등장하는데 이름은 비렴. 서쪽숲의 바람이라니, 이건 꼭 제퓌로스 같잖아!


암튼 알게 모르게 구원군이 될 것 같은 느낌! 게다가 훈남형이다. 반갑다!

낙빈의 술수는 갈수록 커져 가고, 이번엔 제대로 걸려버렸다. 소아를 잊고 낙빈만 기억하는 하백이라니... 가엾다 소아.

그나저나 하백은 너무 경계심이 없는 듯하다. 황제한테 당해 낙빈한테 당해, 앞에서는 서왕모와 태을진인에게 당하고.... 무슨 신이 이렇게 허술하냔 말이다. 허우대만 그럴싸해서 말이지..;;;;

그나저나! 띠지보고 알았다.  이 작품, 드라마화한단다! 오옷, 빅뉴스다!궁의 연출자 황인뢰 감독의 '로이워크스'와 계약을 체결했다는데, 그럼 그게 황인뢰 감독이 만든단 소리야? 그건 잘 모르겠고, 아무튼 브라운관으로 볼 수 있다니 기쁘다.  만약 mbc에서 한다면 환상의 소품을 또 감상할 수 있겠다. 솔직히 '궁'은 드라마가 만화보다 백배 나았거든.(ㅡㅡ;;)

그치만 이 작품은 수국과 천계 등등 이 세계가 많이 나오므로 만화의 영역을 벗어나서 어떻게 재현해 낼지 다소 걱정이 되기도 하고 기대도 되는 두 가지 마음이 생긴다.  또 캐스팅이 제일 궁금한데 어린 하백과 성인의 무이를 누가 표현할지...(가슴은 왈랑왈랑!)

아마 스텝들의 옷값도 만만치 않을 듯하다. 사극 찍는 것만큼 들 테니까. 다만 퓨전 형식이라 꼭 전형적인 옷을 입을 필요는 없겠다. 적당히 비추고 적당히 벗겨줘도 좋겠다. 으하핫!

작품 속에서 잠깐 나왔는데 하백이 처음부터 이렇게 어린 애 모습은 아니었나 보다. 황제와 맞서서 이렇게 되었다고 했는데 쫌 가엾군! 그래도 귀여운 아이로 나오니 괜찮다.

소아가 앞으로 시련이 거듭될 텐데 무이의 당부를 지켜줬으면 좋겠고, 힘들겠지만 그녀의 사랑도 지켜줬으면 좋겠다. (사실 그래야 작품이 제대로 진행되는 거잖아?)

무이 역으로 소지섭이 막 떠오른다. 냉혈 꽃미남의 전형이랄까......;;;;


후기 만화 보는 재미도 꽤 크다. 꿈에서 더 많은 원고를 해놨다니... 내가 생각해도 아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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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8-05-21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소지섭에 한 표! 차가워 보이지만 또 어린 하백의 오만방자한 귀여움도 은근 내포한 듯.

마노아 2008-05-21 11:58   좋아요 0 | URL
어쩐지 상처가 있을 것 같은 눈빛을 보여주잖아요. 오만방자한 귀여움 동감이에요^^

순오기 2008-05-22 0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지섭, 군대에 있는 거 아닌가? 하긴 요즘은 기간이 짧아져서 금방 나오는 거 같던데...
하백의 신부 6권으로 쫑이에요?ㅎㅎㅎ 잘 읽었습니다!^^

마노아 2008-05-22 09:23   좋아요 0 | URL
계속 출간 중인데, 최근에 나온 게 6권이에요. 소지섭 제대하지 않았나요?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작품 방영할 때 쯤엔 확실히 민간인이 되어 있을 것 같아요.(내 맘대로 캐스팅을 좌우하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