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낢이 사는 이야기 (수첩 포함)- 아침에 일어나면 열두시
서나래 지음 / 형설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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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고 소소한 일상의 발견과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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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나무] 서평단 알림
눈물나무 양철북 청소년문학 13
카롤린 필립스 지음, 전은경 옮김 / 양철북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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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도서를 받아들고는 깜딱 놀랐다. 책 표지가 어찌나 지저분하던지 내가 받아본 어떤 중고도서보다도 끔찍했다. 헌데, 자세히 보니 지저분한 컨셉을 디자인으로 잡은 것이었다. 지금도 언뜻 보면 꼭 피가 묻은 듯한 느낌이어서 화들짝 놀라곤 한다.

이민자들의 눈물과 기구한 사연을 듣고 자라는 눈물나무. 그리하여 물이 없어도 자랄 수 있을 것만 같은 그 나무. 그러니, 그 눈물 나무의 눈물이란 다름 아닌 '피눈물'에 해당될 것이다. 책의 황량한 디자인이 이해가 되는 순간이다.

일종의 액자식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프롤로그에서 현재를 살고 있는 루카가 자신의 지난 이야기를 꺼내면서 이야기가 시작되고, 에필로그에서 다시 첫 부분의 이야기하는 루카의 시점으로 돌아간다. 처음에는 이야기의 시점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서 어리둥절해 있었다.

멕시코인인 루카의 가족들은 할머니와 삼촌을 빼고는 모두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들어갔다. 엄마와 누나와 작은 형은 무사히 엘에이에 도착해서 이모 가족과 살고 있고, 아버지와 큰 형의 생사는 알지 못한다. 멕시코에서는 생계를 유지하기가 어려웠고, 가족들과 함께 살고 싶었던 루카는 새로운 인생을 꿈꾸며 국경을 넘는다. 그러나 그 과정이 결코 쉽지 않다. 해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건너가지만 그 와중에 목숨을 잃거나 전과자가 되는 사람이 숱하게 많고 되돌려지는 사람도 무수히 많다. 루카 역시 그 과정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루카가 국경을 넘어 엘에이의 가족을 만나는 과정까지는 긴장감이 덜했다. 국경 안내인으로 일하는 큰형을 만났고, 그를 통해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비극적인 사연도 알아냈지만 아이의 고민과 서러움은 독자에게 애달프게 울리지 않았다. 으레 신파가 나올 거라고 짐작했던 내 탓일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그것은 작가가 의도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들의 비극은 이제부터 시작이었으니까.

불법체류자로서 하루하루를 버티는 것은 굶주림의 공포와는 또 다른 두려움을 안겨주었다. 영어를 공부해야 했고, 장래를 꾸려나가기 위해선 학교도 마쳐야 했다. 그러나 학교 안에서 인종차별과 싸워야 했고 언제든 쫓겨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늘 갖고 있어야 했다. 학교에서만 그랬던 것은 아니다. 이모의 아들 카를로스는 의대생인데 자신이 갖고 있는 시민권이 함께 살고 있는 이모 가족들로 인해서 위협을 받는다고 생각했고 그것이 늘 불만이었다. 이모와 이모부는 그가 단지 운이 좋아서 미국에서 태어났을 뿐이고 가족의 안전을 함께 걱정해 주어야 한다고 당부하지만 지극히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카를로스에게는 그런 이야기들이 먹히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이 그들 불행의 씨앗이 되었다.

새로운 이민법은 불법 체류자=범죄자로 분류했고, 미국 내에서, 또 엘에이 안에서 노동의 중추를 맡고 있는 라틴계 이주민들이 대거 단결하여 파업으로 투쟁한다. 실제로 그 법률이 통과되어 지금 시행중인지, 이들의 단체 행동에 주춤하여 폐기되었는지 나로서는 모르겠다. 그러나 그런 움직임들은 얼마든지 있고도 남을 사회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은 비단 미국만의 이야기는 아닐거라고 생각하며 마음이 답답해진다.

해방 후 한국전쟁을 겪으며 지독한 가난에 시달렸던 대한민국. 그 대한민국도 해외 노동의 뼈아픈 역사를 갖고 성장했다. 우리도 아메리칸 드림을 짊어지고 여기까지 왔건만 우리나라에 와 있는 이주 노동자들에게는 또 얼마나 매서운 이중잣대를 보였던가. 또 굶주리고 있는 북한 땅을 떠나서 중국으로, 또 우리나라로 들어오려고 하는 북한 주민들의 삶은...... 조금 더 확장해서 생각해 보면 이렇게 위험한 대한민국에서 살 수 없다고 날마다 켜드는 저 촛불들은......

사람은 기본적으로 자기가 배고파봐야 남 배고픈 것이 눈에 밟히고, 자신이 서러워봐야 남의 힘든 사정도 눈에 들어온다. 집이 세채나 있는 내 친구는 영화보고 돌아가는 길에 촛불집회로 노선이 차단된 버스가 오지 않아 짜증이 났다고 했고, 사람 많은 곳 싫으니 정치적 성향은 둘째치고 그런 자리엔 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너의 자유고 또 너의 입장이지만, 그런 생각을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하는 것은 좀 미안해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나는 생각했지만, 그걸 입밖에 내지는 못했다. 부유하고 안정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그 아이에게 연대의 필요성을 말하고 설득하는 것도 우리가 해야할 일이었지만, 나는 무엇으로 우리가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해야 할지 공집합을 찾기 어려웠다.

물론, 아닌 사람도 많다. 이 책 안에서도 부자촌에 살면서 든든한 아버지를 두고 있는 베로니카는 오히려 주눅들어 있는 루카보다 더 앞장서서 불법 이주자들의 권익을 위해 애를 쓴다. 자신이 안전한 노선 안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보장된 삶을 사는 사람이 모두 그녀처럼 움직이지는 않는다. 그건 충분히 고마워해야 할 일이고 또 칭찬해 마땅한 일이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을 해야 하는 겸손과, 우리가 누리고 있는 안전과 최소한 굶지 않고 살 수 있는 부에 대해서 감사할 수 있는 미덕이 모두에게 요구된다. 또 우리 주변의 가난한 이웃들이 우리와 함께 공생하는 것이 우리가 던져주는 '동정'과 '관용'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인권'이 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그들의 모습이 곧 우리의 모습이라는 깨달음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주 노동자, 비정규 노동자, 장애인, 그밖의 모든 억압받고 설움당하는 우리의 다른 이름들에게.

초반에 몰입이 조금 힘들었지만 뒷심이 강한 책이었다. 쉬엄쉬엄 천천히 읽을 생각이었는데 읽다보니 결국 다 읽고 말았다. 길지 않은 분량이기도 했고 안타까운 전개가 내용을 더 궁금하게 만들었다.

사람들의 눈물과 애절한 이야기로 자라는 나무가 아닌, 사람들의 건강한 웃음과 행복한 사연들로 풍성하게 자랄 수 있는 그 나무를 꿈꿔본다. 결국 그 나무를 만들어가는 우리들의 몫이다.  연대만이 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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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7-15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물나무가 그런 의미군요~ 양철북 책이라 반가웠어요.^^

마노아 2008-07-15 10:07   좋아요 0 | URL
양철북 책이라 벌써부터 신뢰가 갔더랬어요. 제목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와 달리 책 속에서 저 나무는 그닥 나오지 않아요.
그래도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거지요. ^^
 
눈물나무 양철북 청소년문학 13
카롤린 필립스 지음, 전은경 옮김 / 양철북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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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무에는 빗물이 필요하지 않아. 우리 이야기와 여기서 흘린 눈물만 먹고도 자라지."-9쪽

"이 사람들에게는 법이 중요한 게 아니야. 오로지 우리가 필요한지 필요하지 않은지의 문제일 뿐이지. 일할 사람이 없어 과일이 나무에 매달린 채 썩어 간다면 농부는 네가 필요해. 그래서 네가 어디서 왔는지, 체류 허가를 받았는지, 이런 건 중요하지 않아. 자기 일꾼들이 합법적인 노동자들이라는 걸 이민국에 증명하기 위해 서류를 위조하기도 한다고. 그러다가도 우리 아이들이 자기 아이들과 함께 학교를 다니게 되면, 세금을 제대로 내서 학교 재정을 돕는 불법 체류 노동자들은 적다는 말을 갑자기 끄집어내는 거야. 그러면 우리는 순식간에 깃애충 취급을 받고 추방을 당해야 해."-99쪽

"네가 여기에 있는 게 불법이라고 누가 그래? 여기는 처음엔 에스파냐 영토였고, 그 뒤에는 멕시코 소유였어. 로스엔젤레스나 샌프란시스코나 산타아나와 같은 에스파냐 식 이름을 누가 붙였을 것 같아? 미국 사람들은 여기서 금이 난다는 사실을 알고 1846년에 이 땅을 빼앗았어. 오로지 탐욕 때문에! 우리 조상들은 재산을 몰수당했어. 멕시코로 돌아가고 싶으면 돌아가라고 했대. 여기가 고향인데도 말이야. 그링고들이 더 강하다는 게 이유의 전부였어. 우리가 미국 국경을 넘은 게 아니라, 미국이 우리의 국경을 무시한 거야. 내 생각에 이곳은 도덕적으로 멕시코 땅이야. 그러니까 네가 아니라 그링고들이 여기서 불법 체류 하는 거라고."-103쪽

"1620년 메이플라워 호를 타고 아메리카에 도착한 청교도들도 불법 이민자들이었습니다. 이들은 지금 미국의 조상으로 간주됩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 대륙에 있는 모든 백인들도 예전에는 불법 이민자들이었습니다. 백인들의 아메리카는 4천만 라티노와 함께할 때만 유지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얼마나 강한지 그들에게 보여줍시다! 말로 해서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들은 된맛을 봐야 합니다!"-1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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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블로거 문학 대상] 문학에 관한 10문 10답 트랙백 이벤트

1. 당신은 어떤 종류의 책을 가장 좋아하세요? 선호하는 장르가 있다면 적어주세요.

어른을 위한 동화를 좋아해요. 짧게 읽고서 긴 여운으로 남길 수 있는 책.

 

 

 

 

 

 

 

 

 


또 마음이 촉촉하게 젖어들 수 있는 따뜻한 이야기를 아낍니다.



2. 올여름 피서지에서 읽고 싶은 책은 무엇인가요?
피서라는 것을 가본 적이 없지만, 조용한 시간 나만을 위한 기쁜 선물로 이 책들을 읽고 싶어요.

 

 

 

 

아직 보지 못해서 모르겠지만 대체로 심각한 책들이 많군요. 그래도 나름대로 밝은 책으로 고른 건데^^;;;

지식 e  씨즌 3가 곧 나올 예정이에요. 예약 주문을 받더군요. 휴가 시즌에는 내 손에 도착해 있을 테지요.

사형수 042는 완결이 된 책이라 조급함이 없어서 좋아요. 무려 4가지가 중고도서에서 건진 책들이군요.

무료 배송으로 주문하느라 새책 값보다 모두 더 쓰긴 했지만요. ^^


3.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누구인가요? 혹은 최근에 가장 눈에 띄는 작가는?

 

 

 

 

 

 

 

 

 

김훈과 박민규를 참 좋아해요.  김훈의 문장에 매료당했고, 박민규의 상큼한 엽기적 창의력도 참 좋아하고, 무엇보다도 그의 궁핍하지만 따뜻한 시선에 많은 위로를 받아요.  박현욱 작가의 책은 '아내가 결혼했다' 하나만 읽었는데 다른 책도 더 찾아보려고 합니다. 아주 즐겁게 읽었거든요. ^^



4. 소설 속 등장인물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인물은 누구인가요? 이유와 함께 적어주세요.

천하제일검 '전조'를 가장 좋아했지요. 전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참 많은 전조 소설을 썼는데, 그 중에서 책으로 출판된 책은 이것 뿐이에요. 개인적으로는 내가 쓴 소설 속의 전조를 더 좋아하지만 그건 순전히 내 새끼 같은 마음 때문이구요. 좀 더 객관적(?)인 근거를 대라면 이 책을 꼽아야지요. 너무 완벽한 인물이어서 좀 재미 없기는 해요. 그렇지만 참으로 '아름다운' 사람이랍니다. ^^

 

 

5. 소설 속 등장인물 중에서 자신과 가장 비슷하다고 느낀 인물 / 소설 속 등장인물 중 이상형이라고 생각되는 인물이 있었다면 적어주세요.

나와 닮은 인물을 찾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대개 소설 속의 인물들은 적당히 멋있고 사랑스럽고 아무튼 참 멋진 애들이잖아요.  나를 닮은 애를 찾으려면 성장소설 속 좀 찌질한..;;;; 아이를 골라야 하는데 마땅히 떠오르질 않았어요. 그 애들도 결국엔 참 멋진 아이들로 자라니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그래서 방금 생각난 인물이 '홍당무'의 주인공이에요. 워낙 어릴 때 읽어서 주인공 이름도 기억이 나질 않네요. 약삭 빠른 형님께 맨날 당하고 어머니께 매맞고 재주도 시원찮아 보였던 홍당무지만 나름의 장점을 갖고 있었다고 기억해요. 늘 무섭던 어머니가 그래도 사랑해 주셨구요. 뭐, 맞고 자란 아이는 아니지만, 조금은 위축되어 자신감 없는 녀석이 나랑 닮아 보이네요.


소설 속 등장인물 중 이상형을 꼽으라면 아까 말한 전조가 최고의 이상형으로 꼽히겠지만, 이미 얘기했으니 다른 사람을 찾아보죠. 

어릴 때는 '다시' 씨를 참 좋아했어요. 순정만화 속 남자 주인공 같은 느낌이었죠.

지금은 그때의 기억은 희미해져 있어요.

 

빨간 머리 앤을 떠올리면 만화 애니메이션의 그 얼굴이 먼저 떠오르긴 해요. 귀여운 노래와 함께.

앤의 그 적극적인 성격과 낭만적인 상상력, 그리고 긍정적인 마인드가 참 좋아요.

온 세상을 좀 더 밝게 만들어줄 에너지를 가진 인물이라고 생각하죠.




6. 당신에게 소중한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은?

 

 

 

 

삼미슈퍼스타의 마지막 팬클럽은 참 많은 웃음과 용기와 위로를 준 책이에요. 대한민국의 너무 부자 친구 말고 적당힌 가난한 이들에게 주고 싶어요. 인연의 붉은 실을 꼴라쥬 기법으로 표현한 '나는 기다립니다'의 참신성과 따뜻한 메시지가 참 인상 깊었어요. 사람의 일생이, 평생이, 운명이 저 작은 책 안에 긴 실로 담겨 있네요.

그리고 줄줄이 동화책입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소중한 '나'라는 존재의 축복과 기쁨에 대해서 얘기하는 책들이지요. 그리고 '꿈'에 대해서 말하는 책이기도 해요. 세상을 낙원으로 바꿔 간 리디아의 정원은 참 많은 사람들에게 선물하곤 했어요.



7. 특정 유명인사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누구에게 어떤 책을 읽히고 싶은가요?

대한민국 상위 1%의 부를 거머쥐고 대한민국의 앞날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는 모든 인물들에게 주고 싶은 책이에요. 좀 건강한 부자가 될 수는 없는지. 나눔의 미덕을 좀 가질 수는 없는지.

그리고 부당한 축재에 대해 제발 부끄러워 할 줄 알라고...

특정 이름을 대고 싶지는 않네요. 짜증나거든요..;;;;



8. 작품성과 무관하게 재미면에서 만점을 주고 싶었던 책은?

 

 

 

 

공중그네는 정말 생각 없이 편하게, 하하 웃으며 볼 수 있던 책이었어요. 이라부 시리즈가 많았지만 처음 만났던 공중그네가 아무래도 제일 좋았답니다.

성석제의 기발하고 번뜩이는 재치에 감탄했어요. 순발력이 있는 분 같아요.

이제는 버렸지만, 한때 참 좋아했던 아멜리 노통브예요. 언제나 기발한 상상력으로 독자를 놀래키지만 늘 그게 다인게 불만이었지요. 때로 감동도 줬으면 하는데 말예요. 그래도 시간의 옷은 상상력 200%의 점수를 주고 싶은 책이에요. 그녀의 책은 이것만 누군가에게 선물해 보았네요.

9. 최근 읽은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이 있다면 적어주세요.

"서로가 세상의 전부였다."

이 문장의 이 책의 전부를 말해준다고 생각했어요. 저 한마디로 얼마나 아득한지, 얼마나 애틋한지, 또 얼마나 서러운지가 전부 느껴졌거든요.  이 문장을 쓰기 위해서 저 책을 서둘러 읽기도 했답니다^^;;;;

 



10. 당신에게 '인생의 책'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유와 함께 적어주세요.

'인생의 책'이라고 명명하기엔 독서 편력이 너무 짧네요. 그래도 어릴 때부터 가장 인상깊었던 책을 들라고 하면 이 책을 얘기하곤 했어요. 중1 국어 교과서에 실려 있었던 '이해의 선물'. 사탕 값으로 버찌씨 여섯 개를 내민 그 조막손. 그 순수함을 지켜주려고 애쓴 사탕 가게 위그든 할아버지. 그 소중한 유산은 어른이 되어버린 주인공을 통해서 다시 이어지지요. 열대어를 사가겠다고 작은 손에 움켜쥔 몇 개의 동전 위로.

작가의 책이 나오질 않아 마땅히 일례를 들기 어려웠었죠. 헌데, 작년에 작품이 나왔어요.

폴 빌리어드의 여러 단편들이 같이 실려 있어요. 이 책이 나왔다는 사실에 기뻐 구매하고는 아직까지 읽지 않았다는 게 저의 가장 큰 흠이군요.(ㅡㅡ;;;)

어느 날 문득, 불현듯, 이 책을 읽고는 따뜻한 설렘을 느끼며 읽게 될 거예요.

아직은 좀 더 아껴두어도 좋겠단 생각을 했어요.

중학교 1학년 국어 시간에, 가장 인상깊게 읽은 책에 대한 글짓기 숙제가 있었는데 안 해 간 거예요. 그런데 하필 지명당하고 말았죠. 어떤 책을 가장 좋아하는 지는 이미 알고 있었기에 책 들고서 그 자리에서 작문을 해버렸어요. 선생님이 칭찬해 주셨는데, 위기를 극복해낸 것에 얼마나 안도했었던지요. 그 기억도 겹쳐서일까요. 여전히 참 좋은 작품이 되었어요.^^

***

문학을 고르라고 했는데, 가장 좋아하는 또 가장 아끼는 그런 책들은 늘 '만화책'이 먼저 떠올랐어요.

만화 파트도 하나 더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몰라요. 생각나는 책들이 너무 많으니 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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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8-07-11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마노아님께서 저랑 닮은 인물은 누구일까요 댓글에 쓰신걸 보고 저혼자 문득 '빨강머리 앤'을 떠올렸더랬어요.
홍당무의 주인공, 그러고 보니 정말 사랑스럽지요. 제가 좋아하는 주인공이라고 했던 '문제아'의 징코프도 비슷한 인물이지요.
저 위에 '달님은 알지요' 책에 눈길이 팍 가는데요 ^^

마노아 2008-07-13 10:17   좋아요 0 | URL
빨강머리 앤처럼 사랑스러운 사람이 되고 싶어요^^;;;;
문제아의 징포크도 언뜻 떠올렸는데 제가 읽어보질 못해서 못 썼어요.
달님은 알지요는 도서관에서 보고 참 맘에 들었는데 소장용으로도 구입을 해야겠어요.
나인님, 주말 잘 보내고 계시지요?

순오기 2008-07-12 0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동화를 사랑하는 사람은 닮은 점이 많다고 생각하면..아침부터 행복감에 빠져요.^^
나도 이거 해봐야지~ 하면서도 먼젓번에 했던 거랑 겹치는 질문이 있어서 좀 그래요.ㅜㅜ

마노아 2008-07-13 10:18   좋아요 0 | URL
헤엣, 동화열전이었어요~
지난 번 질문하고 겹쳐서 저도 좀 그랬어요. 그거 5월 초에 했으니까 두달 밖에 안 지났잖아요.
그래도 이벤트니까 참가했어요^^;;;

비로그인 2008-07-12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페이퍼는 글 쓴 사람의 면면을 알아내기에 좋은 듯해서 관심을 갖고 읽게 되는데
막상 내가 쓰려면 머릿속이 하얘지는 느낌이에요.
나에 대해 나는 아무것도 아는게 없어서 그런걸까요.
또 다시 님에 대해 0.5%다가서는 느낌!

마노아 2008-07-13 10:18   좋아요 0 | URL
저도 쓰기 전에 고민 많이 했어요. 이렇게 탁!하고 튀어나오는 게 없단 말인가? 하고 당황했었죠.
제게로 0.5% 더 다가선 승연님, 와락이에요!

다락방 2008-07-12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와~ 책이 정말 너무 많이 들어가 있어요.
그래서인지 몇개 겹치는 작품이 있네요. 와 풍성한 독서력을 자랑하시는군요!!

:)

마노아 2008-07-13 10:19   좋아요 0 | URL
문학 매니아인 다락방님을 어찌 따라가겠어요. 전 이거 말고 만화책으로 다시 해야할 것 같아요^^;;;;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의 차이는 피부에 있다
어쩌면 아침형 인간을 깨우는 것은 알람시계가 아니라 피부라고 하는 게 맞을 것이다. 스위스 취리히대 스티븐 브라운 박사팀은 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온라인판을 통해 이러한 사실을 발표했다. 28명을 대상으로 피부세포를 채취한 뒤 특정유전자에 대한 반응을 살펴본 결과,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의 피부세포가 각각 다른 반응을 나타낸 것이다. 여기서 특정유전자는 세포를 태우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 생물발광유전자로, 이 유전자를 주입 후 배양한 다음 피부세포의 현상을 관찰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에서 아침형 인간의 피부세포는 더 일찍 발광하기 시작해서 짧은 시간 동안 타고, 저녁형 인간의 피부세포는 늦게 발광하기 시작해서 긴 시간 동안 타는 현상을 보였다. 연구팀은 “아침형 인간의 세포가 빨리 반응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빠른 생체리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침에 일찍 일어나게 되는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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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7-12 0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이런 사실이 숨어 있었군요. 그런데 나는 잘만큼 자면 일어나는데~ 심야족이야 아침형이야? ^^

마노아 2008-07-13 10:20   좋아요 0 | URL
잘만큼 자면 일어나게 되다니! 보통은 자도 자도 또 졸리잖아요^^;;;;;
앙, 모처럼 주말이라고 넉넉하게 잤는데 왜 이렇게 몸이 무겁나 몰라요.
모처럼 많이 잤다고 놀란 걸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