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진실 - 앨 고어의 긴급환경리포트
앨 고어 지음, 김명남 옮김 / 좋은생각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애석한 일이다. 이 책을 지난 주에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반납하기 직전 포토리뷰용 사진을 찍었는데, 착오로 인해 사진 아홉 장을 날렸다ㅠ.ㅠ

사진이 없이 기술만으로는 느낌이 제대로 전달되기 어려울 텐데, 그렇다고 먼저 작성해둔 기록을 지우긴 또 아까워서 그냥 남겨둔다. 나중에라도 다시 책을 빌려 사진을 찍을 기회가 있다면 그때 채워야겠다.

내 휴대폰 설정을 마구잡이로 바꿔버린 조카 녀석을 좀 혼내줘야겠다ㅠ.ㅠ

책을 읽기 전에 마이클 무어 감독의 여러 유명한 영화들을 떠올렸다. 그 영화들의 느낌으로 이 책이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많이 달랐다. 덜 자극적이고 덜 시각적이고 덜 재미있다. 심각한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재미로 가치가 떨어질 일은 아니지만 앨고어가 확실히 예술가이거나 학자이기 이전에 정치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지구 기후 변화를 걱정하는 그 마음까지 의심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리고 자전적인 이야기가 많이 실렸는데 역시 사람은 환경의 동물이라는 생각을 했다. 참 유복한 가정에서 바르게 교육 받으며 사랑스럽게 자랐구나....하는 부러움의 마음. 근데 대체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어떤 환경에서 자랐기에 그렇게들 커버렸을까???

아래는 내가 사진을 잃어버린 페이지들의 내용인데, 페이지도 안 적어놓고 번호만 적어두었다. 흑...아까벼....

 

1. 미국 국립빙하공원은 머지 않아 '한때 빙하가 있었다는 공원'으로 이름을 바꿔야 할 것이다.

볼더 빙하 몬태나 주, 1932년& 1988년

(엄청나게 녹아버린 빙하 사진이 있었다.)

2. 이 아름답고 장대한 빙하는 남아메리카 대륙 끄트머리 파타고니아에 있다. 약 80년 전의 웅장한 모습이 경이롭다.

그 많던 얼음은 이제 다 녹고 없다.

웁살라 빙하,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1928년&2004년

3. 바다가 따뜻해지면 폭풍도 점차 거세진다.

2004년, 미국 플로리다 주에는 유례없이 강력한 허리케인이 네 개나 불어 닥쳤다.

 

허리케인 이반, 미국 남부 전역, 2004년 9월

 

4. 2004년에는 세계의 모든 과학 교과서도 다시 써야 했다. 교과서는 그동안 '남대서양에서는 허리케인이 발생할 수 없다'고 가르쳐 왔다. 하지만 그해 사상 최초로 허리케인이 브라질을 강타했다.

 

허리케인 카타리나, 브라질, 2004년 3월

 

 

5. 기후 변화로 인해 강수량이 각 지역에서 균일하게 늘지는 않았다. 지구 온난화 때문에 20세기의 총 강수량이 는 것은 사실이지만, 도리어 강수량이 감소한 지역도 있다.

파란색 점이 찍힌 곳은 강수량이 늘어난 지역이다. 점이 클수록 증가량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황색 점은 강수량이 줄어든 지역과 그 규모를 보여준다.

이처럼 적잖은 패턴 변화가 일어나면 그 결과는 심각할 수 있다. 이를테면 아프리카 대륙 사하라 사막 인근을 눈여겨보라.

(다른 곳에 강수량이 마구 늘어날 때,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은 점점 더 사막화가 가속화되고 있었다. 보고만 있어도 뜨겁다!)

6. 알래스카 사람들은 이 나무를 '만취한 나무'라고 부른다. 사방으로 기우뚱거리기 때문이다. 술 취해서 그럴 리는 물론 없고, 바람 때문도 아니다. 나무들은 수십 년, 어쩌면 수백 년 동안 꽁꽁 얼어붙은 툰드라 대지에 뿌리를 박고 서 있었다. 그런데 요즘 툰드라가 녹기 시작해 잡는 힘이 느슨해지자 마구 나부끼게 되었다.

 

7. 얼음이 녹는 것은 북극곰 같은 동물들에게도 나쁜 소식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북극곰의 익사 사고가 상당히 증가하고 있는데, 과거에는 거의 없었던 일이라고 한다. 요즘 곰들은 한 부빙에서 다른 부빙으로 건너가기 위해 훨씬 먼 거리를 헤엄쳐야 하는 것이다. 얼음에서 해안까지 거리가 50~60킬로미터 되는 곳도 있다.

 

8. 태평양 저지대 섬들에 사는 사람들은 해수면 상승 때문에 벌써 하나 둘 고향을 떠나고 있다.

 

푸나푸티 환초의 밀물, 폴리네시아, 투발루

 (투발루에 관해서는 지식채널 e의 영상을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이젠 기후 난민도 등장하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9. 삼림을 어떻게 다루느냐 하는 것은 정치적 문제다.

아이티와 도미니카 공화국 국경 지대의 사진이다. 아이티와 도미니카 공화국의 삼림 정책이 얼마나 다른지 확실히 드러난다.

 
(한쪽은 나무를 마구 베어버렸고, 한쪽은 무성한 나무를 자랑했다. 소탐대실이라!)

 

10. 아마존의 파괴는 특히 심각하다. 브라질 론도니아 지역을 촬영한 위성사진인데, 고작 26년 만에 달라진 풍경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삼림 파괴는 방화 때문이다. 매년 대기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 중 30% 정도는 농지를 확보하기 위해 관목림을 불태우거나 땔감용으로 나무를 잘라 태워서 생긴다.

 

11. 미국 국방성 위성이 6개월 동안 밤마다 지구를 촬영한 사진이다. 희게 빛나는 것은 도시의 불빛이다.
푸른 부분은 밤중에 조업하는 대규모 어선 선단의 불빛이다. 아시아와 파타고니아 일대에 많다.

붉게  보이는 부분은 불이 난 지역이다. 아프리카는 나무를 땔감으로 사용하는 곳이 많기 때문에 심하다.

노란 부분은 유정에서 가스가 타는 것이다. 페르시아 만 일대보다 시베리아 유정이 도드라지는 이유는 페르시아 만에서는 가스를 태우기보다는 채취하여 저장하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12. 지구 온난화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

이 그림은 각국이 지구 온난화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상대적으로 따져 본 것이다.

미국은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중동, 호주, 일본, 아시아보다 온실 가스를 많이 방출하고 있따. 심지어 그들 모두를 합친 것보다 많은 양이다.

 

13. 전 세계 개발국 중에서 132개 국가가 이미 교토 의정서를 비준했다. 선진국 중에서 교토 의정서를 비준하지 않은 국가는 단 두 나라 뿐이다. 미국과 오스트레일리아다.

미국은 전 세계가 앞으로 나아가는 동안 언제까지 뒤처지려 하는가?

 

우리나라도, 북한도 가입되어 있는데 말이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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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진실 - 앨 고어의 긴급환경리포트
앨 고어 지음, 김명남 옮김 / 좋은생각 / 2006년 9월
절판


오해1. 과학자들도 지구 기후 변화의 원인이 인간이라는 데에 의견을 모으지 못하고 있다.

>> 사실 지구의 기후 변화가 인간의 활동 탓이라는 사실에는 과학적 합의가 거의 이루어져 있다. 과학자들은 지구의 온도가 갈수록 오른다는 데 동의하며, 그 원인이 사람이며, 대기 중 온실 가스 방출을 지속할 경우 온난화가 한층 심각하게 진행되리라는 데에도 동의한다. -308쪽

오해2. 기후 변화의 원인은 여러 가지다. 특별히 이산화탄소에 대해서만 고민할 이유가 없다.

>> 물론 기후는 이산화탄소 외에도 여러 가지에 민감하다. 태양의 흑점이나 수증기가 그 예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가 이산화탄소 및 기타 인공적 온실 가스에 대해 더욱 걱정해야 하는 증거일 뿐이다. 역사적으로 기후가 여러 자연적 요인들에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는 사실은 경고일 뿐이다. 인간이 일으키고 있는 유례없이 방대한 변화에 대해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경고다. 인간은 어떤 자연의 힘보다도 강력한 존재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309쪽

오해3. 기후는 시간에 따라 자연적으로 변한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변화도 자연적 주기의 일부일 뿐이다.

>> 물론 기후는 자연적으로 변화한다. 나이테나 호수 침전물, 빙핵, 기타 과거 기후의 단서가 되는 것들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과거에도 기후는 자연적으로 변해 왔으며 급작스러운 변화도 없지 않았다. 그런데 과거의 일들은 지금 우리가 일으키고 있는 변화보다 훨씬 작은 양의 이산화탄소 변화로 일어났던 것이다. 남극 빙핵 조사 결과, 현재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지난 65만 년 동안 그 어느 때보다 높음이 밝혀졌다. 자연적 기후 변화의 영역을 벗어났다는 뜻이다.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가 더욱 쌓이면 온도도 계속 올라갈 것이다. -312쪽

오해4. 오존층에 난 구멍 때문에 온난화가 일어나고 있다.

>> 기후 변화와 오존층 구멍 사이에 관계가 있긴 하지만 그런 식은 아니다. 오존층은 상층 대기의 일부로서 오존 가스 농도가 높아 태양의 자외선을 막아 준다. 오존층에 구멍을 내는 것은 불화탄화수소라는 인공 화합물이다. 몬트리올 의정서라는 국제 협약에 의해 현재는 사용이 금지된 물질이다. 오존층에 구멍이 나면 지구 표면에 더 많은 자외선이 도달하게 되는데, 그렇다고 지구의 온도가 달라지진 않는다. 오존층과 기후 변화의 관계는 사실 위의 오해와는 정반대다. 지구 온난화는 비록 오존층 구멍과는 직접적인 상관이 없지만, 오존층의 자연적 회복 속도를 더디게 할 수 있다. 온난화로 하층 대기가 따뜻해지는 반면 상층 대기는 차가워지기 때문에 성층권 오존 감소가 심해질 수 있다. -313쪽

오해5.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에는 이미 늦었다.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 모든 오해들 중에서도 최악이다. "부인(denial)이란 것을 이집트의 무슨 강 이름에 불과한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라고 마크 트웨인이 말했다면, 나는 "좌절(despair)이란 것을 트렁크에 담아 둔 여분 타이어(the spare)에 불과한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라고 말하고 싶다.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문제는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는 점이다. 더 이상 기후 변화의 원인과 현상을 방관해선 안 된다. 정부정책, 산업 혁신, 개인의 실천을 결합함으로써 화석 연료 사용을 줄여야 한다. -315쪽

오해6. 남극의 빙상은 불어나고 있다. 지구 온난화가 빙하와 해빙을 녹이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남극 대륙 일부에서 얼음이 느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녹는 지역도 많고, 2006년 최신 연구에 따르면 대륙의 전체 얼음량은 분명 줄고 있다. 특정 지역의 얼음이 줄지 않고 는다고 해서 지구 온난화로 전 세계 빙하와 해빙이 녹는 현상이 반박되는 것은 아니다. 전 세계 빙하의 85% 이상이 줄어들고 있다. 기후 변화의 영향이 국지적으로 다르게 나타난다고 해서 과학자들이 확인한 지구적 추세를 부인할 수는 없다.

그린란드의 얼음이 늘고 있다고 오해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 항공우주국의 위성사진으로 분석한바, 그린란드의 빙붕은 매년 줄어들어 해수면을 상승시키고 있다. 유실되는 얼음의 양이 1996년에서 2005년까지 두 배로 늘었다. 그린란드는 2005년 한 해에만 50세제곱 킬로미터의 얼음을 잃었다.-316쪽

오해7. 지구 온난화는 좋은 일이다. 혹한이 사라지고 식물이 더 잘 자랄 것이기 때문이다.

>> 왜 이 오해가 사라지지 않는 지 모르겠다. 온난화가 미치는 영향은 지역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겨울 날씨가 좋아져 살기 좋아지는 지역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기후 변화의 부정적 영향은 국지적 이득을 한참 넘어선다. 가령 바다를 떠올려 보라. 지구 온난화로 바다에 변화가 일어나면서 산호초가 대규모로 죽고 있다. 산호초는 바다의 먹이 사슬 단계에 있는 모든 생물들에게 먹을 것과 쉴 곳을 제공하는 귀중한 자원이다. 빙붕이 녹으면 해수면이 상승한다. 커다란 빙붕이 여럿 녹아 버린다면 세계 모든 해안 도시들이 범람하여 수백만의 이재민이 생길 것이다. 이런 것들도 지구 온난화가 불러올 결과의 일부에 불과하다. 그 밖에도 가뭄의 지속, 심각한 홍수, 잦은 폭풍, 토양 침식, 동식물의 대량 멸종, 그리고 새로운 질병의 등장으로 인한 건강 위협 등이 예상된다. 기후 변화로 오히려 나은 조건을 누리는 사람이 있다손 쳐도 그것은 형체 없이 망가진 땅의 일부에 국한된 이야기일 것이다. -317쪽

오해8. 과학자들이 기록한 온난화의 증거는 도시가 열을 가둔다는 것을 보여줄 뿐이다. 온 실 가스와는 상관이 없다.

>>지구 온난화를 정면으로 다루는 것보다 부인하는 게 쉽다. 그래서 사람들은 과학자들이 전하는 온난화 현상이 '도시 열섬' 현상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도시 열섬 현상이란 도시의 건물과 아스팔트가 열을 가두어 온도를 높이는 현상이다. 틀린 생각이다. 도시에서도 온도 측정은 열섬 현상과 무관한 공원 같은 차가운 곳에서 한다. 시골만 따로 떼서 장기 온도변화를 보아도 도시와 시골을 합쳐 본 추세와 다르지 않다. '도시 열섬' 현상이 전반적 지구 온난화에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은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인정하는 바이다. -318쪽

오해9. 20세기 초에 시베리아에 떨어진 유성 때문에 지구 온난화가 생기고 있다.

>> 이 얘기를 심각하게 듣는 사람이 많진 않겠지만, 좌우간 한 러시아 과학자가 실제로 냈던 가설이다. 그렇다면 잘못된 점이 뭘까? 전부 다 잘못됐다. 화산 분출처럼 유성도 규모가 아주 크다면 기후에 즉각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문제의 그 유성이 떨어진 뒤에 기온이 특별히 올랐거나 내린 기록은 없다. 유성 낙하가 줄 수 있는 영향으로는 수증기 증가 같은 것이 있을 텐데, 그마저도 상층 대기에서, 길어 봤자 몇 년 지속될 뿐이다. 다른 영향들도 모두 단기적이라서 이렇게 오래갈 리가 없다.-320쪽

오해10 기온이 오르지 않는 지역도 많다. 지구 온난화는 신화에 불과하다.

>> 지구의 온도 상승이 지역에 따라 고르지 않다는 것은 사실이다. 마이클 크라이튼의 소설 <스테이트 오브 피어>에는 주인공들이 온도가 내려가거나 그대로인 지역들이 표시된 그래프를 돌려 가며 보는 장면이 있다. 그 그래프는 과학자들이 제출한 진짜 데이터로 만들어진 것이다. 하지만 그게 사실이라 해도 문제가 달라리진 않는다. 지구 온난화는 온실 가스 농도 증가로 지구 전체 표면의 평균 온도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후란 엄청나게 복잡한 계라서 변화의 영향이 모든 지역에 같을 리는 없다. 북부 유럽 같은 지역은 실제롣 ㅓ 추워질 수도 있다. 그렇다고 전체 사실이 바뀌는 건 아니다. 지구의 표면 기온과 바다의 온도가 상승한다는 사실 말이다. 위성 사진을 포함한 수많은 측정 결과들이 온도 상승세가 뚜렷하다는 것을 뒷받침하고 있다. -3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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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를 거쳐 뇌에 남은 모성애의 비밀 [제 795 호/2008-08-08]


어느 날, 솔로몬 왕 앞에 두 여자가 한 아기를 데리고 나왔다.
“임금님, 제가 이 아기의 진짜 어머니입니다.”
“아닙니다. 이 아기는 제가 낳은 진짜 제 자식입니다.”
“그렇다면 솔로몬 왕께서 누가 이 아기의 진짜 어머니인지를 재판해 주세요.”

그러자 솔로몬은 고민 끝에 두 여자에게 판결을 내렸다.
“나도 누가 진짜 어머니인지 모르겠으니, 이 아기를 둘로 갈라 두 여인에게 나누어 주는 게 낫겠소.”
이때, 한 여자가 울면서 애원하기를
“제발 그 아기를 살려 주세요. 차라리 그 아기를 저 여자에게 주십시오.”

솔로몬은 이 여인이 진짜 어머니라고 외쳤다. 성경을 잘 모르는 사람도 솔로몬 왕에 얽힌 이 지혜로운 일화는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모성애는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에게 한결같은 본능이다. 이렇듯 자식을 향한 맹목적인 사랑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모성애에 관련된 기존의 이론은 옥시토신(oxytocin)이라는 호르몬에 대한 설명이었다. 1909년 발견된 옥시토신은 여자가 아이를 낳고, 포옹하고, 젖을 먹이는 일련의 행동과 직결된 호르몬이다. 아기를 낳을 때는 산모의 몸 안에서 농도가 급속히 올라가면서 진통을 자극하여 분만을 용이하도록 만든다. 또한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리면 어머니의 몸에서 젖 분비를 촉진하는 옥시토신이 분비되기 시작하여 젖꼭지가 꼿꼿해지는 등 몸이 당장 젖을 먹일 준비를 한다. 동물들의 경우 옥시토신이 없는 동물들은 새끼 출산이 느리고 새끼를 덜 핥아 주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최근 <생물정신과학지>에 발표된 노리우치 마도카 박사팀의 논문은 모성애의 비밀을 밝히는 연구에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연구팀은 신체 건강한 어머니들에게 16개월가량 된 자신의 아이와 다른 아이들의 영상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기능성 자기영상공명장치(fMRI)를 통해 영상을 보는 어머니들의 뇌 활동 패턴을 조사했다. 그 결과, 어머니들이 자기 자식의 영상을 볼 때 다른 아이들의 영상을 볼 때보다 대뇌피질과 변연계의 특정 부분이 활발히 반응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어머니들은 아이들의 웃는 영상보다 우는 영상에 더 강한 반응을 보인다는 것을 밝혀냈다. 모성애란 어머니들이 가진 특화된 신체적 기능이라는 사실이 실험 결과에서 확인된 것이다.

이 실험은 그동안 확인 없이 널리 퍼져 있던 어머니와 자식 간의 상관관계에 관한 여러 가지 가설들을 실증해 나가는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 나아간다면 어린 아이들의 질병 발생과 어머니와의 관계를 밝히는 데에도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과학자들은 기대 중이다. 모성애란 결국 자식의 피드백과 상호 연관되어야 그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설사 모성애가 온전히 자식과의 상호 작용 없이 부모의 반응일 뿐이라고 밝혀지는 날이 온다 해도 실망할 이유는 없다. 자식을 위하는 행위는, 그것이 지나치고 왜곡되어서 배타적으로 표현되지 않는 한 언제까지나 값진 것으로 남을 것이다. 사랑에 본능이 일조한다고 해서 사랑의 값어치가 떨어지지는 않듯이 말이다.

글 : 김창규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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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8-07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이치들의 머릿속을 해부해야돼~~~~ 정말!!
 

어제, 안국역 갤러리 가이아에서 있었던 전시회 오프닝.

흑백의 조화로움이 몹시 정적이던, 그 차분함에 오히려 가슴이 울렁이던 그림들.

유화로 그렸는데도 수채화로 그린 듯 번져 나가던 실루엣들이 마음을 설레게 했다.

바로 윗층에서 보고 내려온 캔버스에 그린 유화 그림과 선명히 대조된다. (거긴 누드 스케치가 거의 대부분이었다.^^ )

종이 두장을 엇갈려 붙이고 이어 그린 그림들. 아, 이렇게 단순한 변화만으로도 신선한 충격을 줄 수 있구나! 부조화의 조화랄까.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작품의 저작권을 생각하며 자제. 근데 살짝 아쉽다.

그림 보면서 만난 어느 분의 나에 대한 관상학.

첫 질문은 결혼 언제 했냐였다. 음... 안 했는데요.ㅡ.ㅡ;;;;;

나이는 몇 살이냐고 하시길래, 왜 묻지? 하며 서른 하나요.

알고 보니 오래도록 사람 상대하는 일을 하셨고 결혼 주례도 많이 보셔서 사람 보는 눈이 있으시단다. 그러니까 관상학도 좀 하신다는 얘기.

그러면서 나에게 이런 신랑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을 해주신다.

아, 뜬금 없이 결혼학 개론을 듣다.

첫째, 직장을 갖고 있어야 한단다.

아니, 그건 당연한 거잖아요..ㅠ.ㅠ

둘째, 술은 마셔도 도박은 절대 안 된단다.

도박 권장하는 부인이 어디 있겠어요ㅠ.ㅠ 그리고 전 술도 그닥 안 좋아해요..;;;;

셋째, 내가 너무 기가 세단다. 그래서 좀 약한 사람을 만나서 맞춰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이건 좀 뜻밖이었다. 항상 주변에 너무 기가 센 사람들이 많아서 눌려 지내는 게 늘 억울했던 나인데, 오히려 나더러 세다고 하신다.  카리스마 M으로 거듭나는 게 소원이었던 나인데, 혹 나에게 나도 모르는 기운이????

이십대 초반에 구청에서 공공근로 할 때가 있었는데, 그때 민원인 중에 무속인이 한 분 계셨다. 그러고 보니 그때 그분도 나에게 그 비슷한 얘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오홋... 흥미로운 걸!

암튼 그 다음... 이분 말씀이 내 성격은 내성적인데 외향적으로 변해가는 추세라고 하셨다.

이것도 좀 뜻밖이었다. 난 여태까지 내가 굉장히 외향적인 줄 알았으니까. 소심한 면이 많으니까 그걸 감안하면 내성적일 수도 있겠다. 그럼 나의 오버는 가식?? (ㅡ.ㅜ)

그 다음에, 소득의 격차는 금세 비슷해질 수 있지만 '수준의 격차'는 좁혀지기 힘들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본인보다 무식한 남자는 절대 만나지 말라고...

음, 나보다 무식하지 않은 남자의 지성미라니... 그 남자가 나보고 무식하다고 하면 어떡해..;;;;

하지만 이 날의 하일라이트는 그 다음 얘기. 나보고 '성'이 강하단다. 처음엔 무슨 얘긴가 했다. 색이 강해서 속 궁합 잘 맞는 사람 만나야 한다고.

허허... 그러니까 나에게 색공여왕 미실의 피가 흐른다는 말????

초면에 좀 당황스럽기 그지 없었지만, 나름 칭찬(..;;)이라고 생각하기로 함.

남자 나이가 연하든 연상이든 가리지 말라고 하셨고 마지막으로 결혼 서두르지 말라고 하셨다. 서른 둘이나 셋 정도가 적정기라고.

정확히 누구인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누군가 전에도 나에게 서른 셋에 시집가라는 말을 해준 적이 있었다.

정말 그런 게 얼굴에 쓰여 있나? 왜 그때가 적기라는 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당장 시집갈 일은 없으니까 뭐...

 덧글)오랜만에 만나서 더 반가웠어요! 어쩜 그렇게 살이 빠질 수가 있나요! 비법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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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8-07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강추!!
서른 셋도 좋고 색이 강하다니까 그도 나쁘지 않고...본인보다 무식하지 않은 남편감 찾으려면 알라딘이 딱이군요!^^
덕분에 웃었는데~ 어떤 것도 해석하기 나름이고 받아들이기 나름이에요. 좋다면 좋은 겁니다!!

마노아 2008-08-07 16:06   좋아요 0 | URL
그쵸? 좋게 받아들이면 좋게 들리더라구요. 하하핫^^;;;
알라딘이 만남의 장? 프헤헷^^ㅎㅎ

건조기후 2008-08-07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모나 저보다 한살 아래밖에 안됐던거군요 훨씬 어리게 봤었는데^^
우리 집도 딸만 셋인데 다들 시집을 늦게 갈 팔자;라고 하더군요. 심지어 제 동생은 결혼 일찍하면 남자가 등쳐먹고 도망간다고 했다나 어쨌다나ㅋㅋㅋ 저는 점이나 사주 이런 거 한 번도 본 적 없는데 언니랑 동생은 몇 번 보러 갔었거든요. 얘기 들으면 재밌어요. 크크.

마노아 2008-08-08 11:00   좋아요 0 | URL
오호호홋! 건조기후님, 캄솨해요^^ 어리게 보아줄 수록 좋지요. 냐핫,;;;;
울 집도 딸 셋이에용. 많이 비슷하네요^^
저도 점이나 사주는 본 적 없고 믿지도 않는데, 누가 저런 얘기 해주면 귀가 솔깃해지긴 해요^^;;;

마늘빵 2008-08-07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마노아님에게서 못 봤던 부분을 그 분이 읽으신건가요?

마노아 2008-08-08 11:00   좋아요 0 | URL
그러게나 말입니다. 저도 모르는 부분을 말예요..;;;

무스탕 2008-08-08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20대 초반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한번은 감사원 감사를 받을때였어요. 감사하러 오신분이 심심하셨는지;; 저보고 생년월일을 대라하시네요. 불러드렸더니 메모지에 적어서 어떻게 저떻게 나름대로 분석(?) 하고 나서 하시는 제일 첫 말씀이 '최대한 결혼을 늦게하라' 였어요 -_-
제가 머리 털 나고 41년을 살아오면서 '점(占)' 종류를 본것이 딱 한번인데 그것도 제대로 된 점도 아니고 손금보는거였어요. 관악산에서 신림동쪽으로 내려오다보면 그늘에 앉아있는 할아버지들 많죠? (가본지가 하도 오래라서 요즘도 그런 풍경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무턱대로 한 할아버지 앞에 앉았는데 (이때도 20대 초반이었어요) 이 할아버지가 제 손금을 보시더니 제일 첫 말씀이 '결혼을 늦게해. 자식복이 없어' 였지요 -_-
그래도 27세에 결혼했어요.. 10년은 늦게 해야 제 팔자가 고속도로같이 좌악~ 펼쳐질 팔자였나봐요 ^^

마노아 2008-08-08 11:54   좋아요 0 | URL
십년 더 늦게 했으면 지성 정성 동생이 줄줄이였을까요? 자식 복이 주렁주렁~
울 언니가 금년 초에 점을 보았는데 점쟁이 하는 말이 너무 웃겼어요.
울 언니가 서른 여섯인데, 엄마 말 안 듣지? 안 듣게 생겼어. 고집이 세구만! 이러는 겁니다.
서른 여섯까지 시집 안갔다니까 눈짐작으로 나올 말 같더란 말이지요.
장사가 너무 안 된다고 하니까 내년부턴 풀려! 이러더라구요. 나라도 그렇게 말할 수 있다 이거지요. ㅋㅋㅋ
점쟁이들이 과거는 맞춰도 미래는 잘 못 맞춘다고, 그게 다 통밥으로 하는 건가봐요.
앗, 얘기가 밖으로 샜네요. 암튼, 재밌었어요^^ㅎㅎㅎ


노이에자이트 2008-08-09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를 아십니까...하면서 접근하는 사람들도 가끔 관상을 봐주기도 한다네요.근데 글이 참 경쾌하네요.풀밭에서 뛰는 아기 사슴같은 느낌이랄까요.

마노아 2008-08-10 00:59   좋아요 0 | URL
안 그래도 오늘도 도를 아십니까 한 분 맞닥뜨렸어요.;;;;
경쾌하게 읽혔나요? 더운데 글이라도 경쾌하면 좋지요^^;;;

노이에자이트 2008-08-10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하필 도를 아십니까...하는 사람을....

마노아 2008-08-10 21:37   좋아요 0 | URL
제가 그런 사람들이 좀 따르는 편입니다..;;;;(털썩!)

노이에자이트 2008-08-11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걸어가다 마추치면 그냥 달아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