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에 성공하는 목소리의 비밀 [제 810 호/2008-09-12]


김과학 군이 의기소침한 모습으로 카페에 앉아 있다. 취직 준비 중인 김과학 군은 이번 달 들어 면접을 세 번 봤지만 다 신통치 않았다. 직장에 다니는 선배 이향기 양을 만나 조언을 들으려는 참이다.

“과학 군, 오늘 면접은 어땠어?”

“아, 선배. 그게… 예상 질문들이 나왔지만 어쩐지 잘 못한 것 같아요. 같이 면접을 본 사람들은 다들 저보다 훨씬 당당하게 말을 잘하더군요. 아마 이번에도…”

“과학 군, 혹시 면접을 볼 때도 지금 같은 목소리로 말했어?

“제 목소리인데 당연히 같은 목소리로 말했죠. 사람 목소리야 한결같은 거 아닌가요?”

이향기 양은 김과학 군이 자꾸만 면접에서 낙방하는 이유를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인 뒤 설명을 시작했다.

과학 군, 메시지를 전달할 때 상대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게 뭘까? 내용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목소리야. ‘메라비언의 법칙(The Law of Mehrabian)’이라는 게 있는데, 메시지 전달에서 목소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38%로 1위, 다음으로 표정(35%), 태도(20%)가 영향을 미치고 대화의 내용은 겨우 8%에 불과하다는 법칙이지. 특히 전화에서는 목소리의 중요도가 82%까지 올라간다고 해. 면접이든 소개팅이든 전화 통화든 목소리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걸 기억해둬.”

김과학 군은 면접을 숱하게 보면서도 표정이나 자세가 중요하다는 생각은 했지만 목소리는 미처 신경을 쓰지 못했다. 타고난 것이니 바뀔 수 있다는 생각도 못했다. 이향기 양은 말을 이어갔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대화를 나눌 때의 목소리 음역은 100∼4,000㎐, 보통 남자의 목소리는 100~150Hz 정도야. 100Hz는 1초에 성대가 100번 진동한다는 뜻이지. 소리가 높아질수록 주파수가 높아지는데, 높은 주파수일수록 파장이 짧아서 또렷하게 들려. 대신 전달 거리는 짧지. 주파수가 낮은 중저음의 목소리는 반대로 안정감과 지적인 느낌을 주지. 아주 낮은 저주파수의 음은 두려움과 경외감을 느끼게 하고. 그 점을 염두에 두고 목소리를 가다듬으면 좋을 것 같아.”

김과학 군은 이향기 양과 헤어지고 나서도 줄곧 좋은 목소리란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했다. 목소리에 대한 지식도 많아졌다.

듣기 좋고 매력적인 좋은 목소리에는 공통점이 있다. 하모닉스(Harmonics)가 풍부하다는 점이다. 하모닉스란 성대가 진동하면서 만들어진 화음. 성대가 진동하여 나오는 순수한 소리가 목의 인두강·구강 등 공명강에 부딪쳐 진동하면서 화음이 생겨난다. 맨 처음 만들어지는 하모닉스는 기본주파수의 2배의 주파수를 갖는다. 만일 기본 주파수가 120Hz라면 인두강 등을 거치면서 240Hz이 된다. 이후 360Hz, 480hz 등의 여러 주파수 음이 섞이면서 화음을 형성하게 된다. 일반인의 목소리에는 하모닉스가 4~6개뿐이다. 하지만 벨칸토(bel canto)창법으로 노래하는 유명 성악가들의 경우 하모닉스가 12개에 이른다고 한다.

‘나도 목소리가 좋은 사람이 되면 좋겠다. 왜 남자에게만 변성기가 오는 걸까? 변성기 전에는 나도 제법 맑은 목소리였는데…’

김과학 군은 변성기를 탓하기도 했다. 변성기에 이르면 남성의 성대는 한 번에 배로 늘어난다. 성대가 늘어나면 목소리 톤도 낮아진다. 변성기는 남성에게만 오는 것은 아니다. 여성에게도 오지만, 여성의 성대 길이는 남성의 20% 수준이고 크게 늘어나지 않기 때문에 그 차이가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남성들만 이런 극적인 변화를 겪는 것은 수컷이 암컷에게 접근할 때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서란 설이 있다. 실제 변성기를 지난 중저음의 남성 목소리는 여성들에게 매력적으로 여겨진다.

고민하고 한탄만 하던 김과학 군은 목소리도 훈련을 통해서 더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선은 성대를 깨끗하게 유지하는 게 첫 번째. 성대의 면이 깨끗하고 진동이 정확하게 일어나야 많은 하모닉스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술과 담배는 당연히 피해야 하고, 커피, 홍차, 녹차 등과 기름진 음식도 목소리에는 좋지 않다. 김과학 군은 좋은 목소리를 만들기 위한 훈련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좋은 목소리만큼이나 상황에 맞는 목소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홈쇼핑의 판매자들은 높고 빠르게 말한다. 시청자들에게 긴장감을 유발해 구매를 촉진하려는 전략이다. 전화 안내나 텔레마케터들은 상쾌한 느낌을 주기 위해 목소리 톤을 살짝 높인다. 설득을 할 때는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또박또박 이야기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김과학 군은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해 들어보면서 부자연스러운 부분을 점검하고, 남들이 듣기 좋고 본인이 말하기에 자연스러운 톤을 찾아 목소리 훈련을 했다. 목소리 훈련을 시작한 뒤로는 자신감도 생기고 어쩐지 사람들이 자기 말에 더 귀를 기울이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하하. 다음 면접은 분명히 합격이라고!’

글 : 이소영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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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9-12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나도 전화로 선거지원한 적이 있었는데, 저절로 빠르고 높은 목소리로 하게 되더군요.^^

마노아 2008-09-12 20:58   좋아요 0 | URL
타고난 설득력 감각이라니가요! 전 제 목소리가 대단히 낮고 허스키하다고 생각했는데 녹음된 목소리 들으면 얇고 가늘고 좀 톤이 높더라구요. 충격이었어요..;;;;

노이에자이트 2008-09-13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목소리는 녹음으로도 육성으로도 다 좋다고 하더라구요.음...증명을 어떻게 해야 하나...

마노아 2008-09-14 19:39   좋아요 0 | URL
20대 몸매에 10대 얼굴에, 게다가 녹음용 육성용 다 좋은 목소리라니! 이 참에 연예계에 데뷔를 하시는게 어떨지요! ^^ㅎㅎㅎ

노이에자이트 2008-09-14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그래볼까요? 괜히 바람만 넣고 뒤로 빠지시면 안 됩니다.

마노아 2008-09-14 21:58   좋아요 0 | URL
제가 팬클럽 회장까지는 못해도 회원은 하겠습니다. 시작만 하셔요^^

노이에자이트 2008-09-14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정말 하시려나 봐요.어떡하죠...

마노아 2008-09-15 00:19   좋아요 0 | URL
하핫, 설마 바람만 넣고 뒤로 빠지시려구요? ^^;;;
 


해파리떼가 인류에게 보내는 경고 [제 809 호/2008-09-10]


2008년 여름은 해파리 때문에 여기저기서 아우성이 들렸다. 피서객들은 해수욕장에 갔다가 해파리 독침에 쏘여 고생하고, 어부들은 건져 올린 그물에 생선보다 해파리가 많아 곤욕을 치렀다. 의료계에 따르면 올여름 해수욕장에서 해파리 독에 쏘여 급히 응급실을 찾는 환자들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부산 해운대 주변에서만 700여 명이 해파리에 쏘였다고 신고했고, 그 가운데 10% 정도가 병원 치료를 받았다고 하니 생각만 해도 몸이 움츠러든다. 어떤 사람들은 해파리는 식용이니까 잡아서 먹으면 되지 않느냐고 하지만 사실 해파리 200여 종 가운데 4가지 정도만 식용으로 먹을 수 있다. 식용 해파리만 나타나주면 좋겠지만 문제는 어업에 큰 피해를 주는 해파리가 대량으로 출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물을 들어 올렸을 때 주로 잡히는 해파리 종류는 ‘노무라입깃해파리(Nomuras jellyfish)’인데 원래 우리나라에는 없던 난대성 대형 해파리였다. 한 마리 크기가 1~2m에 달하고 무게가 무려 100kg 이상이다. 무리 생활을 하고 육식성이라 일단 출현했다 하면 주변의 물고기는 싹쓸이되고 느릿느릿 유영을 하므로 어부들의 그물에 찢어질 정도로 많이 잡혀 올라 그물훼손, 어족자원 고갈로 이어져 어부들의 생계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

해수욕장 부근에서 사람을 쏘는 해파리류로 대표적인 것은 노무라입깃해파리와 더불어 ‘작은부레관해파리(bluebottle jellyfish)’가 있다. 이 역시 최근에 한반도 근해에 나타난 난대성 해파리이다. 이들의 크기는 갓길이 10cm 정도로 작지만 촉수에 물고기나 사람이 접촉하면 촉수 끝의 자포가 총알처럼 발사되어 독소가 주입된다. 이를 맞은 사람은 극심한 통증과 더불어 맞은 피부가 괴사할 정도의 깊은 상처를 입고 만일 두 번 이상 연속으로 쏘이면 사망할 수도 있다. 비록 쥐치들이 천적이라지만 쥐치의 숫자는 한정돼 있고 한반도 근해 해파리들에만 적응되어 있는 터라 이들이 거대한 크기와 독으로 무장한 외래성 해파리들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동안 우리 바다는 난류와 한류의 교차지점에 있어 어류 977종을 비롯하여 10,000여 종이 넘는 풍부한 해양 생태계를 자랑해 왔다. 비교적 생태자료가 부족한 옛날에도 정약전의 자산어보 같은 책에서 이런 풍요한 바다가 잘 묘사되어 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의 영향은 사실 대기보다 바다에 훨씬 더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어 한반도 주변 바다의 생태계는 지금 급격한 과도기를 맞이하고 있다. 해파리뿐 아니라 난류성 어류인 고등어가 동해안까지 북상하여 잡히고 대표적인 한류성 어류인 명태나 대구는 몇 년 사이 어획량이 급감하고 있다. 제주 특산인 아열대성의 자리돔이 울릉도 연안에서 잡히기도 한다.

현재 깊은 바다는 아직은 개발하기가 어렵고, 연안바다는 이미 오염과 고온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예컨대 매년 되풀이되는 적조현상은 코클로디니움 등의 바다 플랑크톤의 급격한 증가에 의해 발생한다. 이 플랑크톤들은 해수면 온도 상승과 육지로부터 다량의 영양염류유입에 의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해수면 온도상승이야 불가항력이라 해도 오염은 대부분 인간의 폐기물에 기인한다. 우린 이미 몇십 년 전부터 바다에 인분 등 온갖 폐기물을 무단 투기하고 있으며 양식어업의 증가로 바다 한복판에서조차 끊임없이 고정 오염원이 배출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무섭게 증가한 플랑크톤들은 이제 역으로 양식장을 덮쳐 양식 물고기와 어패류의 집단폐사와 식중독을 일으키는 패류독소를 발생시킨다.

연안바다에서 문제시되고 있는 또 하나의 심각한 현상 중 하나는 바로 ‘갯녹음현상(whitening event)’이라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해수온상승과 영양 염류의 과잉유입으로 인해 바다 밑바닥 해조류들이 영구히 말라 죽고 이들에 의지하여 살아가는 어패류들 마저 사라지면서 그 자리를 흰색의 무절석회조류가 대처하는 현상이다. 내륙에서 사막화가 진행되듯이 일단 바다 한곳에 이 현상이 일어나면 주변부로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간다. 마치 서로에게 ‘이런 오염된 곳에서는 사는지 차라리 죽는 게 낫다.’라는 신호를 주고받는 듯이 보일 지경이다. 최근에 동해안 등에서 다시 해조류를 부착하여 갯녹음을 복구하려는 뒤늦은 노력이 이어지지만 한번 파괴된 자연은 복구하는데 그 수배 내지 수십 배의 시간이 들어간다. 경험상의 진리를 염두에 둔 인내심과 의지가 꼭 필요한 작업이다.

요즘 들어 주로 스페인이나 호주 인근해역에서 고래들이 해안으로 올라와 죽는 ‘스트랜딩(stranding)’ 현상도 부쩍 잦아지고 있다. 이 현상에 대해 초음파 교란, 질병, 기아, 기생충 감염 등 여러 가능성을 찾고 있지만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건 없다. 대신 특정 개체나 연령층이 아닌 집단이나 가족중심의 스트랜딩이 주로 일어나는 걸로 보아 지구온난화나 해양 기후변화 등 전 지구적인 환경변화와의 관련성도 간과할 수 없다. 만일 그렇다면 이렇듯 예측하기 어려운 고래의 집단 자살은 우리가 미처 감지하지 못하는 바다 환경의 심각한 변화의 조짐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것은 바로 한반도 주변 바다의 현실일 수도 있다. 바다는 넓지만 결국 하나이니까.

글 : 최종욱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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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송이 2008-09-10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그제 TV에서(프로 이름이?) 해파리의 재앙에 대해 봤는데 정말 겁나더군요.ㅡㅡ;;

마노아 2008-09-10 13:48   좋아요 0 | URL
8월 달에 바다 갔을 때 해파리 나올까 봐 막 겁나더라구요. 무서버....ㅜㅜ

순오기 2008-09-12 20:20   좋아요 0 | URL
아~ 나도 그 다큐 봤어요~~ 정말 심각한 환경오염이 불러오는 환경재앙이 실감나요.ㅜㅜ

마노아 2008-09-12 20:58   좋아요 0 | URL
최근에 서평단 당첨된 책이 '기후 커넥션'인데 지구 온난화는 다 거짓말이다! 이런 내용이더라구요. 보다가 중단됐어요. 서평 쓰려면 다시 붙잡아야겠지만 영 짜증나더라구요.(ㅡㅡ;;)

웽스북스 2008-09-10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거 해피라떼로 보고는,
우리가 행복하게 마시는 라떼한잔이 가져오는 피해
뭐 이런 건줄 알았다는 (-_-)

마노아 2008-09-10 13:49   좋아요 0 | URL
해피라떼가 급 먹고 싶어졌잖아요! 근데 그런 이름으로 있던가??? 31제품이 그런 이름이었던 것도 같고...
우리가 뻔한 헤드라인에 너무 익숙해져 있어요^^ㅋㅋㅋ

전호인 2008-09-10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양과 나눈 댓글을 보면 웃고 있습니다. 두분 모두 장난기 가득한 진피스러움에 덩달아 웃음보가 터지네요. ㅎㅎ
해파리가 그렇게 무서운 존재인 줄 미처 몰랐어요, 지난 여름 TV에서 해파리에 물린 사람들이 나오던데 장난아니더라구염.

마노아 2008-09-10 17:39   좋아요 0 | URL
낯선 단어 등장했어요. '진피스럽다' ^^ㅎㅎㅎ
해파리에 물려서 죽기도 한다니 끔찍해요. 그러고 보니 셜록 홈즈 시리즈 중에 해파리에 죽은 사람 얘기도 있었던 게 기억이 나네요^^

turnleft 2008-09-11 02:19   좋아요 0 | URL
앗, 저도 기억나요. 등에 채찍 자국 같은게 나서 죽었는데, 알고 보니 해파리 짓이더라... 이런 스토리였죠? +_+

마노아 2008-09-11 02:41   좋아요 0 | URL
맞아요. 사람이 죽었는데 알고 보니 며칠 전 파도가 많이 치면서 먼 지역에 사는 해파리가 쓸려와 사람 죽인 것. 홈즈도 물려서 급하게 보드카(?)를 찾아서 와트슨이 잽싸게 술병 내밀던 장면도 있었어요. ^^

노이에자이트 2008-09-12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무서워...역시 이름없는 깊은 산 속에 들어가서 골짜기에 멱감는 게 맘 펀하겠네요.

마노아 2008-09-12 19:19   좋아요 0 | URL
비록 발바닥은 아플지언정, 모기에 뜯길지언정 마음은 편할 거예요. 그래서 전 이래저래 실내수영장이 제일 좋아요. 가본지 백 만년이지만...;;;;
 
CEO 칭기스칸 - 유목민에게 배우는 21세기 경영전략 SERI 연구에세이 2
김종래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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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샵에서 찾은 뜻밖의 선물. ceo라는 제목에서, 또 출판한 곳 이름에서, 이 책의 분류에서 일단 거부감이 들었는데, 그래도 '칭기스칸'이란 이름이 들어갔기에 속는 셈치고 읽기로 했다. 그런데 기대 이상의 재미와 놀라운 정보들이 가득했다. 기대치 않았던 횡재를 한 느낌!

오래도록 칭기스칸의 이름은 왜곡되어진 채 불려졌었다.  샤브샤브라는 일본 음식이 칭기스칸이라고 불려지게 된 까닭을 저자는 얇게 난도질 된 그 고기에서 잔인한 칭기스칸을 떠올린 게 아닐까 조심스럽게 짐작을 했는데,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그런 식의 폄훼와 왜곡은 오래도록 있어왔다. 그리고 그 의도적인 비하와 저주에는 '공포'가 깔려 있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넓은 제국을 만들어낸 사나이. 그것도 그토록 적은 숫자의 병사를 가진 채.

그는 어떻게 그런 신화를 일궈낸 것인지, 저자는 그의 '신경영'에 집중한다. 그가 조목조목 짚어낸 칭기스칸의 경영 마인드와 철학을 되새겨보면 칭기스칸이 해낸 것은 과장된 신화나 전설이 아닌 역사 그 자체임을 알 수 있다.  저자만 그렇게 조명한 것은 아니다.

1995년,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가 낸 기획기사의 내용을 옮겨본다.

지난 1,000년(서기 1001년에서 2000년까지) 역사에서 가장 중요했던 인물은 누구인가. 1,000년 전 세계 인구는 3억 명쯤이었다. 문명은 극소수 지역에만 존재했다. 당시 인간은 자신들이 어디에 사는 지도 몰랐다. 오늘의 세계를 보자. 조그맣다. 지난 1,000년 동안 지구가 축소된 것이다.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 이것이 우리가 지난 1,000년의 인물을 찾는 배경이다. 이 세계를 작게 만든, 인간과 기술이 지표면을 가로질러 이동하도록 만든, 그래서 전 지구에 인간이 지배력을 펼칠 수 있도록 만든 누군가를 찾는 작업이다. 

이 개념에 꼭 들어맞는 인물이 있다. 크리스터퍼 컬럼버스는 유럽과 아메리카 두 대륙을 연결시켰다. 컬럼버스는 아메리카 원주민에게 심각하고도 파괴적인 영향을 가져다줬다. 각종 질병과 낯선 동식물이 대서양을 건너왔고 야만적인 노예 무역이 시작됐다. 컬럼버스식 모험은 유럽이 세계를 식민지화할 수 있는 문을 열었다. 
 

컬럼버스는 단지 다른 사람들이 동쪽으로 떠날 때 서쪽으로 떠났을 뿐이다. 왜 그는 대양을 가로지르면 중(원나라)에 도착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 지구 크기를 잘못 생각한 것 말고도 그는 이미 쿠빌라이칸의 궁전에 관해 엄청나게 묘사해 놓은 2세기 전 마르코 폴로 여행기를 읽었던 것이다. 만약 이슬람이 동서양 사이에 철의 장막을 치고 있었다면 마르코 폴로는 그런 여행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또 나침반이나 화약, 인쇄술 같은 중국 기술도 유럽에 들어올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1,000년 전 지구를 지배하는 두 문명이 이슬람과 중국 문명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기독교 문명의 유럽은 고인 물과 같았다. 봉건 장원, 주교령, 귀족 영지 따위가 모여 있는 곳일 뿐이었다. 1,000년 전에는 아무도 유럽 기독교도들이 이 지구를 식민화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이 모든 것을 뒤흔든 게 완전히 새로운 제국의 출현이었다. 그것은 몽골제국, 즉 칭기스칸의 제국이었다.

지난 천년의 세월 동안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로 손꼽혔던 칭기스칸. 무엇이 그를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인물로 만들었을까.  그 과정을 알기 위해서는 그가 처했던 자연환경적 상황을 짚어봐야 한다.

오래도록 역사는 '정착문명'의 입장에서 쓰여졌고 강조되었기 때문에 그들이 '기준'인 것처럼 묘사되곤 했다. 하지만 그들의 바깥에 '유목 이동문명'권의 사람들이 있었다. 칭기스칸이 살았던 바로 그 몽골 말이다. 저자는 책의 앞쪽에서 정착민과 유목민의 차이점을 꽤 상세하게, 그리고 자연스런 흐름으로 설명을 해주는데 이제껏 생각해보지 못했던 다른 방향의 접근이었던지라 충격과 놀라움이 컸다. 유용한 자료로 보여 정리를 해봤다.



(클릭하면 제 사이즈로 보일 것이다.)

수직적 질서를 강조하는 정착농경문화, 반면 수평적 질서를 중시하는 유목이동문명. 둘은 너무 다르다. 그들의 생존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방향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었다. 어느 쪽이 우위에 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이 낯선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좀 더 키울 필요는 있겠다.

칭기스칸은 까막눈이었다. 글을 읽을 줄 몰랐지만 그는 다른 사람들에게 열린 귀로 대했고, 권위의식을 버린 채 공평히 나누고 먼저 검소한 생활을 하는 등 모범적인 지도자의 모습을 보였다. 

그의 제국이 그토록 광대한 땅을 차지하고 다스릴 수 있었던 첫번째 요인은 '속도'였을 것이다. 유목민의 기동성은 우리도 익히 아는 바이다. 정착농민은 머물고 있는 곳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 거기가 뿌리이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의 새 삶을 상상치 못한다. 하지만 유목민은 이동하는 곳이 곧 고향이 되어버리고 집이 되어버린다. 그들의 말은 빨랐고, 그들의 식량은 1년치를 가볍게 휴대할 수 있었으며, 그들의 군장은 지극히 가벼웠다. 중세 유럽의 기사들이 70kg의 갑옷 무게를 지탱해야 했다면, 몽골기마병은 7kg으로 완벽 군장을 마칠 수 있었다. 당연히 속도에서 상대가 되지 않는다. 그들이 쏜 화살이 더 멀리 날아갔던 기술적 차이도 물론 있었다.

단지 속도의 혁신만 있었다면 칭기스칸이 세운 제국이 '유지'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의 세계 경영이 가능했던 것은 정보를 손아귀에 넣고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광대한 제국은 '역참제'로 운영되었다. 오늘날과 비교한다면 '인터넷 혁명'과 견줄 수 있을 것이다. 제국은 거미줄처럼 전역으로 뻗어 40~50km 당 역이 세워져 있고 5km 단위로 파발을 바꿀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아무리 먼 거리라도 심부름꾼은 5km만 전력질주하면 되기 때문에 중앙의 명령이, 지방의 소식이 빠르게 연결되고 집중된다. 그리고 이 네트워크가 유통의 중심지가 된다. 군사만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이 아니라 사람이, 물자가, 문화가 흘렀던 것이다.

유목민의 마인드, 칭기스칸의 마인드 또 하나! 다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인종과 종교, 문화의 다름을 차별하지 않았다. 적의 딸을 며느리로 들이고, 적의 아들을 양자로 들이고, 적의 아이를 잉태한 아내도 받아들여 제 아이로 키워낸 칭기스칸.  너무 적은 인구, 정보의 부재가 곧 생존의 위협이 되었던 그들의 사회에선 그렇게 '받아들임'을 자연스럽게 각인시켰던 것이다.

당연하게도, 칭기스칸과 그의 제국을 활짝 열어준 요인들은, 그것들을 지탱해주는 힘을 잃는 순간 제국의 멸망을 부채질한다.  말의 기동성도, 멀리 날아가는 화살도, 잘 짜여진 역참제도, 그것들을 능가하거나 무산시키는 무언가를 만났을 때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뿐아니라 유목 정신을 잃은 제국의 지배자들의 변질도 그 부채질에 한몫을 한다.  어느 사회, 어느 역사에서나 그랬듯이.

저자는 이제 우리 사회가 유목민의 정신으로 살아가야 할 때라고 말한다.  확실히 세상은 과포화 상태이고, 한자리에 머물러서 한가지 일만 해서는 '생존'이 힘든 것처럼 우리를 내몰고 있다. 살아남기 위해서 달려야 하고, 빨리 달리기 위해서 욕심내어 가지지 않고 몸을 가볍게 하는 유목민들. 수직적 사고가 아니라 수평적 사고를 강조하는 그들에게서 우리가 배울 점이 참 많다.

고인 물이 썩고, 흐르는 물이 쌓이지 않는 것처럼, 정착문화를 가진 이들은 유목문화에서 배울 점이 있고, 유목 문화를 가진 이들은  정착문화를 가진 사람에게서 배울 점이 있다.  저자가 그런 것처럼 완벽하게 노마드 정신이 대세다! 그렇게 가야 한다!라고는 말 못하겠지만.

익숙한 탓이기도 하지만, 정착문화에서 찾을 수 있는 부정과 비리, 비합리적인 관료성 등을 배제한다면, 우리는 우리네 삶에서 흔히 '안정'과 '안락' 그리고 '따뜻함'을 느끼지 않던가. 생존을 위해서 끝없이 달리고 늘 신경이 곤두선 채 방어본능을 세워야 하는 그 삶이 난 그닥 부럽지가 않다. 그건 유목민의 환경까지 가지 않더라도 지금 우리 사회에서도 얼마든지 느낄 수 있는 위기의식이니까.

그러니까, 유목민의 자연과 무소유에 대한 어떤 정신만을 닮기만을 개인적으로 소망해 본다.

저자는 마무리에서 우리 한국인들에겐 칭기스칸과 같은 피가 흐르고 있다며 우리의 저력을 IMF 때 금모으기 운동이나 월드컵 때의 거리 응원 등을 한 예로 들고 있는데, 그 한과 신명으로 21세기를 살아가자며 책을 마무리 했다.  한참 재밌고 유익하게 잘 읽다가 막바지에서 좀 힘이 빠진 편이다.  우리 안에 있는 그 핏줄에 의지할 게 아니라 올바른 목표의식과 지혜로운 자기계발과 성찰이 필요할 것이다.

나로서는 관심사인 몽골과 칭기스칸에만 집중해서 읽었지만, 책은 그의 놀라운 CEO적 능력을 강조하면서 현대 사회에서 비교할 수 있는 적절한 예시들을 계속 첨부했다. 경제, 경영 등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저자가 1998년에 쓴 '밀레니엄맨'이라는 책에서 '칭기스칸의 편지'라는 대목이 있었다고 한다.

   
  한국의 젊은이들아! 집안이 나쁘다고 탓하지 말라. 나는 어려서 아버지를 잃고 고향에서 쫓겨났다. 가난하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들쥐를 잡아먹으며 연명했고, 내가 살던 땅에서는 시든 나무마다 비린내만 났다. 작은 나라에서 태어났다고 탓하지 말라. 내가 세계를 정복하는 데 동원한 몽골 병사는 적들의 100분의 1, 200분의 1에 불과했다. 나는 배운 게 없어 내 이름도 쓸 줄 몰랐지만, 남의 말에 항상 귀를 기울였다. 그런 내 귀는 나를 현명하게 가르쳤다. 적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안에 있다. 나 자신을 극복하자 나는 칭기스칸이 됐다.  
   

나도 오래 전에 이 글을 접한 적이 있었는데 마지막의 문장이 참 감동적이었다. 그런데 오늘 이 글을 다시 보면서 좀 씁쓸했다. 명문인데, 아름다운 진리인데, 그게 현실에서 '사실'로 느껴지지는 않는 까닭이다. 원래 사실이 진실이란 법은 없는 거니까.

현실은 쓰디 쓰지만, 그래도 말하고자 하는 진심은 전해진다.  칭기스칸, 그리고 유목민의 삶에서, 우리가 배울 만한 것들이 참 많다. 반성할 부분도 여럿 눈에 띈다. 150여 쪽에 달하는 짧은 책이다. 일독을 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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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8-09-09 0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칭기스칸은 관심이 가는데 정말 제목과 출판사는..... ㅎㅎ
공부할 건 많은데 제 손은 요즘 왜 자꾸 소설로 가서 꽂히는지 모르겠어요. ㅎㅎ

마노아 2008-09-09 02:01   좋아요 0 | URL
중고샵에서 건졌으니 구입이 가능했을 거예요. 제목과 출판사에서 후덜덜^^;;;;
저도 소설 읽고 싶어요. 앙, 공부할 게 너무 많아요(>_<)

순오기 2008-09-09 0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에 'TV책으로 말하다'에서 징기스칸을 주제로 다룬 적이 있어서 '밀레니엄맨 징기스칸'을 구입했지요. 제대로 다 읽지는 않았고~~ㅜㅜ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주는 편지는 초록색연필로 밑줄이 좍좍 그어져 있어요.ㅎㅎ 신문이나 방송에서 소개하는 책을 읽으려고 열심히 사 날르던 시절이 있었어요. 지금은 자제하고 있지만...
몽골을 공부하려면 징기스칸은 필수겠죠~~~ 몽골 땅을 밟아볼 그날을 위해서 나도 준비해야지요.^^

마노아 2008-09-09 02:19   좋아요 0 | URL
밀레니엄맨 칭기스칸을 쓴 사람이 요 책 쓰신 분이에요^^ 제가 인용한 부분이 그 책에 나오구요. 방송을 찾아보려고 했는데 책을 보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지금 생각 중이에요. 그런데 또 '유목민 이야기'가 저한테 더 필요한 것 같기도 해서 서점에 한 번 더 나가볼 생각이에요. 아무래도 직접 보고 비교를 해야겠어요. 공부하다 보니 몽골이 더 가깝게 느껴져서 좋아요. 실제로 몽골 땅을 밟게 되면 엄청 감격적일 것 같아요^^
 

http://www.kixx.co.kr/

무려 천만 명 유출이라 했는데 제 정보는 없네요. 운전을 안 해서인가?

둘째 언니 이름으로 해봤는데 운전 안 하지만 노출되었더라구요. gs 이용을 많이 해서인가?

큰 언니는 운전을 하기 땜시롱 노출됐을 것 같았는데 역시 노출됐더만요.

무슨 국민 정보가 껌인가, 한 해에 몇 차례씩 노출되고 유출되고 난리 부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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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헨 2008-09-08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ㅡㅡ 저두요...저랑 신랑이랑 둘 다...완전 올 누드 입니다....
얼마전에 싸이트통합한다고 아이디 바꾸고 정보 새로 다 입력하라고 하여 고쳤는데...
최소 두어달 전에 새로 고친 정보들로 따끈 따근한 정보더군요.
황당해요.ㅡㅡ^

마노아 2008-09-08 23:31   좋아요 0 | URL
언니 정보를 보니까 바뀌기 전 휴대폰 번호더라구요. 정보의 변경이 없어서 그랬나봐요. 이거 원, 이런 사건 있을 때마다 어찌나 홀랑 벗겨먹는지, 진짜 퐝당 그 자체예요!

순오기 2008-09-09 0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면허도 없는 저는 안전하겠군요.ㅎㅎ ㅜㅜ

마노아 2008-09-09 02:21   좋아요 0 | URL
둘째 언니는 면허는 있지만 운전은 해본적도 없건만 저기 포함되어 있더라구요. 그래서 쇼핑몰 사용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봤어요. 하여간 믿을 게 참 없는 이 나라예요.ㅠ.ㅠ

노이에자이트 2008-09-10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녀들의 수다에 나온 장면- 외국인들이 주민등록증이 없다니까 한국인들은 이상하게 생각하는데 외국인들은 정작 어떻게 그런 제도가 있을 수 있느냐며 이상하다는 반응.
저는 주민등록증 제도 없어졌으면 좋겠어요.알고 보면 국가가 개인정보를 이런 식으로 관리하는 게 정말 찝찝해요.걸핏하면 이런 사고 나고...뭐 좀 하려면 주민등록증이나 휴대전화 번호 알려달라고 요구하는 관행도 갈수록 거부감...

마노아 2008-09-10 17:41   좋아요 0 | URL
일상적으로 국가에 정보가 노출되어 있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도록 하는 이 문화가 큰일이에요. 무슨 로봇도 아니고 국민들을 너무 쉽게 움직이고 사용(..;;;)한다니까요.(ㅡㅡ;;)
 

예수와 함께 한 저녁식사... 시리즈의 작가 신작이다. 처음엔 표지만 보고서 얼라, 그림이 똑같네! 했는데 같은 작가 책이라 일러스트가 같았나 보다. 장 루이 푸르니에의 '하느님의 이력서'와 '하느님이 뿔났다'와도 그림이 비슷한데 일러스트 작가가 같은 건지는 모르겠다. 방금 펼쳐보니 '예수와 함께 한 저녁식사'에는 일러스트레이터 이름이 안 잡혀 있다. 설마 작가가 직접 그린 것? (아닐 것 같은데....)

신앙서적은 거의 안 읽지만, 이 시리즈는 거부감이 전혀 없이 잘 읽혀왔다.  더구나 감동까지 주면서. 반면 장 루이 책은 풍자 소설로 읽히는데 약간의 재미는 주지만 감동은 없다. 작가의 크리스트교에 대한 이해와 접근 폭이 다른 듯하다.

작가는 실제 동성애자라고 하는데, 자전적 소설이든 그렇지 않든 이 책에 관심이 갔을 듯하다.

왜냐하면 내가 참 좋아하는 작가 박희정의 '마틴 앤 존' 때문이다. 그 스리즈가 나온 것은 이 책 때문이 아닐까.

근데, 그럼 박작가는 원서로 이걸 읽은 것일까???

 

라시드 앗 딘의 '집사'

신간은 아니지만 갖추고서 두고두고 볼 책으로 꼽아보았다.

잭 웨더포드의 '칭기스칸, 잠든 유럽을 깨우다'를 읽을 때 이 사람의 이름이 곧잘 나왔는데 크게 눈여겨 보지 않았건만 굉장히 큰 족적을 남긴 사람이었다.  우린 사마천만 너무 익숙하다니까...ㅜㅜ

아틀라스 시리즈 2탄. 실은 1탄을 작년에 사두고 다 못 읽었기 때문에 2탄은 당장 사지도 못한다..;;;;

원래 한 권을 잡으면 다 읽을 때까지 다른 책을 잡지 않았는데, 언젠가부터 이것저것 집히는 대로 읽다가 다 못 읽고 다른 책을 자꾸 들게 된다. 인내심이 부족해진 것인지 끈기가 사라진 것인지 집중력이 없는 건지, 아님 모두 다 인지...ㅠ.ㅠ 어쨌든 이런 책은 제대로 소장용이다.

 

루나파크가 재밌어 보여 궁금하던 찰나, 중고샵에 떴길래 재빨리 주문 버튼을 눌렀다.

같이 주문한 화장품 준비가 늦어져 추석 연휴 끝나고 도착할 예정인데, 그 사이 새 책이 나왔다.

직장인 버전이라니, 더 실감날 거란 기대 가득! 근데 왜 이미지가 안 뜬다냐? 설마 예약도서라서?

 

 

 

똑같은 표지에 작은 창의 그림만 바뀐다. 일숙샘의 멋진 일러스트를 아끼는 사람으로서는 아쉬운 부분이다.
어릴 때는 그림을 따라 그리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취향이 바뀌어서 옛날 만큼 열광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스라이 추억 한켠을 차지하는 신일숙 작가님.
1999년생 같은 경우는 영화로 만들면 참 좋을 소재였는데 그런 2차 매체로 넘어가지 못한 것은 많이 아쉽다. 이제는 1999년도 한참 지나버린 옛일이 되어버렸지만...

화가 출신 작가는 게다가 역사 교수님이시기까지.

수묵화 기법으로 그려낸 그림이 남다르다. 미리보기에서 훔쳐보고 왔는데 엌소리가 나온다.

싸이즈가 좀 크지만 그림 몇 장 업어왔다.

 

 

 





환인이 등장하고 해모수가 등장하는 시대 이야기인 것을 감안하면 시리즈가 꽤 오래 나올 듯한데 얼마 정도의 기다림을 강요할지 모르겠다. 아무튼 이름에서 방점 한 번 찍고, 그림에 눈독들인다. 입소문이 좀 더 날 법한데 말이지비...

 

마이 알라딘에서 뒤늦게 발견했다.

한일 만화가가 함께 참여했는데 '이웃'과 '친구'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짐작.

내가 좋아하는 황미나샘의 이름을 정말 오랜만에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작품, 무척 궁금해진다.

 

 

상품 이미지가 큼직하니 보기 좋다. ^^

이마 이치코 신간이다. 진작에 알고는 있었지만 정말 다작하는 작가다.

대체적으로 BL물이 아니라면 괴담을 소재로 한 독특한 작가.

그림에서부터 묘하게 환상적인 분위기가 난다.
일러스트집만 따로 나와도 매력적일 듯.

이 작품 도적의 물병도 표지가 꽤 맘에 든다.

문득, 책장을 보니 '밤과 별의 저편' 1권을 사두고 아직 못 봤다는 생각이 났다. 그런 게 어디 저뿐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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