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일과 함께한 <임꺽정> 강연회 후기

이덕일씨도, 고미숙씨도, 그리고 김훈씨까지, 모두 너무 좋아하는 분들이 나오시는 임꺽정 강연회.

김훈 작가님은 작년에 남한산성 출간기념 강연회에서 뵈었기 때문에 이번엔 양보하기로 하고, 고미숙씨와 이덕일씨 사이에서 고민을 했더랬다.

아무래도 '청각적' 느낌을 우선시한다면 고미숙 작가를 골라야 마땅했지만....;;;;;

그래도 내가 오래오래 사랑해 온 이덕일 선생님도 지나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일단, 먼저 시작하는 강연회부터 찜! 다행히 당첨되었고, 비오는 토요일, 홍대 상상마당으로 출발!

상상마당에선 강연회도, 또 공연도 여러 차례 다녀왔지만, 번번히 어찌나 헤매던지.... 매번 지도 뽑아놓고 찾아가지만 그때마다 헤매기 일쑤.

다행히 최근엔 합정에서 볼 일이 많았기 때문에, 홍대가 아닌 합정 쪽에서 거슬러 올라가는 방식으로 찾아나섰다. 지난 7월 24일에 억수로 헤맸던 경험이 아직 살아있어서 이번엔 바짝 긴장하고 제대로 찾아갔다. 찾아놓고서도 스스로 얼마나 대견하던지..;;;;;(돌아올 때 홍대 방향으로 도전한답시고 설치다가 엄청 헤맨 게 실수지만...ㅠ.ㅠ)

이덕일씨는 무척 수수하게 등장했다.(당연한가?) 별다른 인사말이나 첨언 없이 거의 바로 강연을 시작했다. 조선 3대 천재 이야기부터 해서 벽초 홍명의에 대한 이야기. 그러니까 간략한 소개가 이어졌다. 당시 명문가 출신들 중에 사회주의자들이 많았다고 하셨는데 관심이 가는 대목이었다.

홍명희 선생님의 신간회 활동과 행적들에 대한 간략한 이야기 뒤에 '성리학'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그러니까 조선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성리학에 대한 이해가 필수이고, 그러다 보니, 성리학이 발생하게 된 그 시절 이야기까지 올라가는 것이다. 이덕일씨의 책에서 자주 접했던 이야기를 저자의 입을 빌어 다시 한 번 듣는 기분.

우리나라의 역사를 이해하자니, 결국엔 '땅'에 대한 역사가 되는 듯하다. 그 땅에서 농사짓고 사는 백성들의 평생 소원 땅의 주인이 되는 것. 그 땅에서 무사히 농사짓고 사는 것. 사실, 부동산 공화국인 현재의 대한민국도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정주민의 숙명이라고 하기엔 도가 지나치지만.

인종과 명종 시절. 그 때에 임꺽정이 등장한다. 벽초 홍명희는 정사와 야사를 두루 섭렵하고 책을 썼는데 그 방대한 정보와 지식의 양을 지켜보면 그를 향해 천재라 부르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고 하셨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사는 믿을만 한 것, 야사는 믿을만 하지 않다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는데, 편찬 목적에 따른 발췌의 차이가 있는 것이지 그렇게 이분법으로 나눌 성향은 아니라 한다. 그러니까 야사들 중에서 모아서 정사를 편찬하기도 한다는 것. 그러니까 사실은, 야사 속에 숨어 있는 백성들의 반응과 마음을 읽어내는 게 중요한 것이다. 이를테면 '태종우'는 정사에 전혀 나오지 않는다. 그게 사실이었다고 한다면 기록되지 않을 리가 없다. 그러니까 그건 거기에 깃든 백성의 마음인 것이다. 그러고 보면 공신들 입장에선 배신자였을 태종은, 백성들에겐 고마운 존재였을 것이다. 세조가 태종같은 마인드가 없었다는 게 우리의 비극이기도 하고...

질의 응답 시간에 사료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사료비판 능력이 부족하고 1차 사료를 읽어내는 훈련이 너무 안 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 1차 사료를 틀리게 해석해 버리면, 그걸 인용한 2차 사료가 몽땅 틀려버리게 된다는 것. 음, 심각한 문제다. 모두가 1차 사료를 읽어낼 능력을 갖추기는 힘들지만, 적어도 연구자들은 오류 없이 읽어낼 수 있는 자격을 갖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할 일이다.

책이 10권 짜리인데, 책마다 두께가 많이 다르다. 내용별로 묶여서 그런 듯. (물론 가격은 동일하다^^;;;)

십년도 더 전에 sbs에서 임꺽정을 방영했을 때 무척 재밌게 보았더랬다. 그리고 아마 고우영씨나 이두호씨 같은 만화가의 작품으로 임꺽정을 접했을 것이다. 그리고 소설로는 읽어보지 못했다. 그래서 나로서는 '임꺽정' 보다는 그저 '강연회' 자체에 더 관심을 갖고 참여한 케이스인데, 2시간 가까운 강연을 듣고 나니 임꺽정과 홍명희에 대한 관심이 부쩍 솟는다. 대하소설인지라 당장에 시작할 엄두는 아니 나지만, 꼭 보고 싶은 시리즈 목록에는 덜컹 추가되고도 남을 일!

그런데 왜 완결을 못 지으셨을까? 국내에 계실 때 연재가 중단되었는데 그게 건강탓인지, 다른 요인 때문인지 모르겠다. 소설 동의보감은 4권 계획이었는데 3권에서 끝났다. 작가가 완결을 보지 못하고 사망한 탓인데, 홍명희의 경우는 또 다르지 않은가?

그래도 원래 계획했던 부분에서 많이 비지는 않았나 보다. 그래도 더 나아갔다면 임진왜란 중의 이야기를, 그 후의 이야기를 더 들을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그러고 보니 동의보감도 임진왜란 피난길에서 끝이 났구나!)

강연회 참가자들에게 '조선의 임꺽정, 다시 날다'를 선물로 주었다. 책 10권 시리즈를 사면 함께 묶여 나오는 부록인데 횡재한 셈!(책은 낱권 구입하는 게 마일리지 면에서 좀 더 이롭단 계산을 이미 마쳤다..;;;)

책을 살펴보니, 이 책이 나오기까지 얼마나 우여곡절이 많았는지, 또 그 사이사이 역사적이고 극적인 순간이 많았는지를 알 수 있었다. 게다가 다양한 사람들의 임꺽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들이 갖고 있는 한결같은 애정과 관심이 뜨거울 지경이다. 뭐랄까, 애틋할 정도의 자부심 같은 것.

이 책엔 임꺽정 용어 사전도 같이 담겨 있다. 우리 말 공부에도 분명 도움이 되리라.

아프님이 중복 당첨되셔서 고미숙씨 강연회 갈 사람 모집(?)하시던데, 아쉽게도 선약이 있구나...ㅜ.ㅜ(나무 심으러 간다. 두둥!)

월요일이던가, 후기를 쓰려고 페이퍼를 작성하다가 너무 피곤해서 일단 비공개 카테고리에 담아놓고 있었는데, 공지에 '비공개'로 해두면 이벤트 참가가 안 된다고 써 있다. 아니 왜 이런 문구가 나오나 하고 보니, 내 글이 먼댓글에 걸려있는 게 보인다. 허걱! 비공개로 해둬도 일단 뜨긴 뜨는구나. 내용은 안 보일지라도. 찔끔하고 놀랐다. 아무튼 뭐 비공개는 해지할 생각이니까6^^;;;;

홍명희의 손자 홍석중씨와 계약을 했다고 나오는데, 이름이 아무래도 낯설지가 않은 것이다. 어디서 보았지? 하다가 박지원의 '나는 껄껄선생이라오'에 생각이 미쳤다. 보리 출판사에서 나온 두툼한 그 책! 바로 찾아보니 이름이 '홍기문', 홍명희의 아들이다.  어쩐지 좀 반가운 생각^^

이 책이 판금되어 불법으로 유통되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렇게 완벽 새단장으로 다시 출간되는 것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 더불어 그러한 마당에 국방부 선정 불온 서적 리스트를 같이 보고 있는 우리를 생각하니 그건 또 착잡하기 이를 데 없다. 이 책 임꺽정이 그랬던 것처럼 그 '불온' 딱지가 호기심과 열기를 더 증폭시켰지만.

홍명희 연구가는 의형제 편(4.5.6권)을 먼저 읽으라고 권했지만, 나중에 내가 읽게 되면 분명 고지식하게 1권부터 읽을 테지. 쿠우, 안 봐도 비디오다. 그럼 뭐 어때. 일단 읽는 게 중요하지!

좋은 강연회 준비해 주고 참가할 수 있게 해준 모든 스텝분들께 감사를!
읽을 책이 너무 많이 쌓인다는 건 부담으로 작용하지만, 그래도 읽고 싶은 작가와 책이 많다는 건 독자에게 무한의 축복. 역시 감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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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집에 이사오고서 줄곧 하나로 통신을 썼다. 예뻐서 쓴 건 아니고 당시 들어오는 게 이 선 밖에 없었다.ㅡ.ㅡ;;;

그 후 주변에 광랜이 들어올 때마다 옮겨타고 싶었지만 우리 지역엔 꼬박 꼬박 비켜갔다. 아파트가 아닌지라 더 그랬는지도.

그리고 최근, 하나포스가 공격적 마케팅에 들어선 것을 알았다. 메가패스랑 파워콤이 영업정지 당한 순간 고객 확보에 혈안이 된 것.

제시하는 서비스는 대체로 이렇다.

가입 보조금 15만원(개통 다음 날 현금 입금)
3개월 무료 서비스
4개월 차부터 요금 30% 할인. 그래서 광랜 설치시 부가세 포함해서 21,700원(이메일 요금 신청시 추가 200원 할인)

지금까지 하나포스 일반 속도를 만 8년 쓰면서 월 27,000원을 쓰고 있던 나로서는 아니 갈아탈 수가 없는 노릇.

시집 간 언니 이름으로 가입되어 있는 것을 내 명의로 변경하면서 광랜 신청했다.

5배는 빨라졌다고 하시지만, 대용량 서비스를 메일로 전송해본 결과 2배 빨라졌다. 어쨌든! 중요한 건 서비스!
애석하게도 내가 갈아타자마자 6개월 무료 서비스 상품이 나왔지만...ㅜ.ㅜ

어쨌든 오늘 현금 입금이 제대로 됐으면 좀 덜 열받았을 텐데, 전화까지 안 받고 화딱지가 났더랬다.
게다가 전화도 안 받는 것!

뭐, 나중에 통화가 됐는데 전산 확인 후 입금해 준다고 한다. 고객 유치할 때는 바로바로 답장도 주고 전화도 해주고 하더니만, 일단 서비스 신청하고 나니까 늘어지는 모양새, 좀 언짢구나. 아무튼 이틀 내에 입금해 준다고 하니 기다려야지.

 

2. 추석 전에 머리 감다가 전화를 한통 받았는데, 이번 주에 일주일 시간강사 할 수 있겠냐는 요청이었다.   9월 달에 일한 것은 10월에 페이가 들어올 예정이었기 때문에 반짝 알바가 필요했다.  그래서 두 번 생각 않고 머리에서 물 뚝뚝 떨어지는 채 급하게 알았다고 하고 끊었는데, 사실 난 그때가 지난 주에 오란 소린 줄 알았다. 이번 주에 간다고 뭐 달라질 건 없지만 정신이 좀 없었다는 이야기. 남자 선생님 한 분이 지난 토요일에 결혼해서 신혼여행을 가신 게다. 그래서 그 특별 휴가 자리를 메꾸게 된 것. 

그래서 필요한 서류가 공무원 채용 신체 검사서. 사실 직장인 건강 검진과 내용은 다 똑같지만, 검사비 5만원의 이 서류를 꼬박 꼬박 요청한다. 예전에 받아둔 게 사용기한 1년을 지났으므로 다시 받아야 했는데, 제기역에 있는 어느 병원에서 25,000원에 검사 가능하다는 소식을 접했다.(내가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때가 올해 초였는데 그땐 2만원이었지만 6개월 새에 25% 올랐다.)

병원에 예약하고 위치를 물어봤는데 제기역에서 50미터란다.

 

3. 그래서 나는 또 버스 노선을 검색해 봤더니, 만약 지하철을 타고 가려면 버스 한번에 지하철 두번을 타야 하지만, 버스를 타면 우리 집에서 한 번에 가는 차가 있는 것이다. 당연히 나는 버스를 탔다.  내려야 할 곳은 '경동시장'이었는데, 세상에! 경동시장이라고 적혀 있는 정거장이 두 개인 거다! 그러니까 경동시장 다음 정거장이 또 경동시장! 보아하니 회차하는 노선은 아닌데 어떻게 이름이 똑같을까!

 

4. 앞자리에 앉은 할머니 두분께 여쭤봤지만 두분 다 모르신단다. 그래서 난 찍어서 두번째 경동시장에서 내렸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제기역은 안 보인다. 걷고 걷고 물어물어 병원 찾아 삼만리. 나중에 생각해 보니 질러가는 길을 못 찾고 한반 바퀴를 빙 돌았던 게다. 게다가 병원 이름이 경일의원에서 성지의원으로 바뀌어 있어 동네 사람들도 병원 위치를 모른다는 것.

병원은 제기역에서 200미터 거리였다.(50미터라니..ㅡ.ㅡ;;;;) 피검사 때문에 아침도 굶고 갔는데 어찌나 피곤턴지....

 

5. 결과는 내일 나온다. 그리고 나는 낯선 학교로 오늘 첫 출근을 했다. 2교시가 없었기 때문에 9시 30분까지만 오면 된다던 교감샘. 위치를 여쭤보니 홈페이지 지도 보고 찾아오라신다. 그래서 나는 홈페이지를 열심히 뜯어보았다.

당산역 1번 출구. 그리고 학교까지 가는 온갖 노선도 다이어리에 다 옮겨적었다.

9시 30분까지 가면 되지만, 9시까지 도착할 생각으로 일찍 집을 나섰는데, 2호선이 아니라 4호선에서 깔려 죽는줄 알았다. 어찌나 사람이 많던지...ㅜ.ㅜ

차없는 9월 22일을 기념하여 버스비, 지하철비 안 내고 당산역까지 도착.

1번출구로 나가보니 지하철 공사로 인해 버스 정류장이 이동을 했는지 보이지 않는다. 휙 옆을 보니 내가 타려던 버스들이 다 그쪽에 서고 있었다. 그래서 홈페이지에 명시된 마을 버스 1번을 탔는데....

 

6. 버스 안에 노선도가 단 한 개도 없는 거다! 내가 내려야 하는 정거장을 확인할 수가 없다. 한 정거장을 간 다음 기사님께 물었더니, 그 학교 안 간다고, 2번을 타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알기로는 둘 다 가야 맞는데......

아무튼 틀렸다고 하니 내렸다. 그래서 일러준 곳으로 가서 버스를 기다리려고 했는데, 정거장이 안 보인다. 그래서 길 가는 사람에게 물었더니 쭈욱 가라고 한다. 걸어가도 된다고. 그래서 막 갔는데, 내가 도착한 곳은 같은 학교 이름의 '초등학교'

헉, 내가 물어본 건 중학교였는데...ㅡ.ㅡ;;;;;

 

7. 그래서 다른 사람을 붙잡고 다시 물었다. 여기서 걸어서 못 간다고 한다. 건너가서 버스 타라고. 그래서 건너갔다.

내가 빼곡히 적어놓은 노선들의 버스가 우르르 지나간다. 그래서 탑승 전에 물어봤다. 그 학교 가냐고!

기사님이 모른단다. 그런 학교!

세상에.... 이 무슨 조화인가! 그래서 나는 또 우왕좌왕하다가 택시를 탔다. 택시 기사님도 모른단다. 그러더니 내리란다.

헉, 두 배로 세상에! 그래서 이번엔 뛰었다. 막 뛰다가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물었는데, 이 사람도 아까 지나쳐온 초등학교 방향을 얘기해준다. 아닌 것 같은데... 대체 누구 말이 맞는지! 이제는 지나는 버스도 없고 택시도 없고, 아주 미치겠는거다.

내가 예상했던 9시는 이미 훌쩍 넘었고, 도착해야 마땅한 9시 30분도 코앞에 다가왔다.

 

8. 그리고 한참 뛰다가 겨우 붙잡은 택시! 아저씨도 모르신단다. 아니 이 학교는 어디 산골에 숨었나, 왜 이렇게 아는 사람이 없는가!

그래서 아저씨가 네비게이션을 어렵게 부팅시키셨다.(기다리는 나는 초조해서 떡실신 전.)

그리고 네비가 일러주는 대로 차를 출발해서, 100m 앞에서 내려주셨다. 코앞이었다. (ㅠ.ㅠ)

버스비 안 내고 출근해도 좋았던 날에, 나는 거스름돈도 못 받고 2천원 내고 학교 겨우 도착했다. 집에서 출발하고 1시간 40분 만에. (아놔...ㅜ.ㅜ)

그 다음이 하일라이트.

힘들게 도착한 나를 보고서 교무부장님이 말씀해 주셨다. 당산역에서 그냥 걸어와도 된다고... 10분에서 15분 걸린다고.

아... 나의 기나긴 삽질은 대체 ...ㅠ.ㅠ


9. 나의 이 만신창이 초행길 얘기를 들은 언니가 얘기했다. 다음부턴 둘째 딸을 엄마한테 맡기고 너의 초행길은 동행해 주어야겠다고...  넌 어째 가는 곳마다 그러냐고.

나도 모르겠다. 가는 길마다 어긋나고, 내가 물어본 사람은 잘못 가르쳐주거나 모르는 사람이고, 두가지 갈래길에서 하나 고르면 꼭 틀린 길이고.  지도보고는 길 못 찾고...... 정말, 슬프구나...

 

10. 그래도 오랜만에 수업을 하니까 기분은 좋았다. 목이 좀 많이 아프지만. 기가폰을 사느냐, 복식호흡을 배우나... 란 갈등도 잠깐 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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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08-09-22 1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길 찾느라 아침부터 고생하셨겠네요 ... 고생하신 보람이 있었겠지요?
아무래도 마노아님께는 네비게이션이 필요한 것 같아요. PDA에 GPS 수신기가 붙어있는 그런 걸로 말이에요. 뚜벅이 모드가 있어서 네비게이션 들고 걸으면서 길을 찾으면 되거든요. ^^;

마노아 2008-09-22 19:58   좋아요 0 | URL
허걱, 그런 기능을 가진 게 있단 말이에요? 차에 다는 것 말고도 사람 길 안내용으로요? 정말 저에게 필요한 제품이군요ㅠ.ㅠ 근데 들고 다니면 무척 시끄러울 거예요. 삐악, 잘못 갔습니다. 삐익, 되돌아 가십시오. 삐익, 좌회전입니다! 이러면서요^^;;;

hnine 2008-09-22 2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수업을 하니까 기분은 좋았다는 말씀에 빙그레~
가르치는 체질이신가봐요 ^^
두다리 쭈욱 뻗고 쉬세요.

마노아 2008-09-22 20:09   좋아요 0 | URL
수업에 좀 목말라 있던 참이었어요. 많이 그리웠거든요. 당분간은 쉬자! 했는데, 일할 수 있겠어요? 란 말에 대뜸 넵!부터 나오는 걸 보면 감정은 속일 수 없었나봐요. 좀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학교간 내게 없다는 게 서글프긴 하지만요.;;;

무스탕 2008-09-22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이구.. 정말 고생하셨어요. 오늘 그래도 조금 덜 더워서 다니는데 고생 조금만 하셨겠어요.
책세상님께서 말씀하신 PDA에 네비가 되는 핸펀이 제 핸펀입니다 --V
그런데 하도 커서 흉기수준이지요. 오죽하면 디카보다 큽니다..;;;
이번 한 주는 목노아 수업하셔야 겠네요 ^^
경동시장 쭈~욱 안쪽에 있는 고등학교를 3년동안 다녀서 저 그 동네 잘 아는데용~ 잘 아는데용~ ^ㅠ^

마노아 2008-09-22 23:03   좋아요 0 | URL
오늘 덜 더웠나요? 전 땀 엄청 흘렸어요ㅠ.ㅠ 더워서 흘린 땀, 놀래서 흘린 식은땀....ㅜ.ㅜ
흐음, pda에 네비 되는 핸드폰이 흉기 수준이란 말이지요? ^^;;;
엄훠! 그 동네 잘 안다고 지금 메롱 하신 거에용??? 너무 리얼해! ^^ㅎㅎㅎ

다락방 2008-09-22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남일이 아니예요, 남일이 아니예요. 저 역시 완전 길치.길치에 방향치. 마노아님, 우린 나중에 만나면 손 꼭 붙잡고 다녀요. 오늘 정말 고생많으셨어요. 토닥토닥 ㅠ.ㅠ

마노아 2008-09-22 23:40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다락방님은 제 마음을 알아줄 거라고 생각했어요. 우리 같은 길치로서 꼭 손잡고 다녀요!

코코죠 2008-09-23 03:27   좋아요 0 | URL
아아, 우리 세 미녀길치가 만난다면은, 반드시 기필코 꼭, 셋 다 아는 장소에서 셋 다 같은 시간에 출발해 셋 다 문자와 전화로 서로의 동향을 파악하며 만나도록 하여요. 안 그랬다간 우리 셋은 절대 만나지 못할 거여요... 마노아님 토닥토닥. 다락방님 쓰담쓰담... (감정에 복받힌 세 미녀들 끌어안고 운다. 어헝헝헝- 그동안 길바닥에 내버린 내 택시비를 돌려줘!)

마노아 2008-09-23 10:45   좋아요 0 | URL
엉엉, 오즈마님! 세 미녀 길치의 상봉이란 감격스러울 거예요. 우린 서로를 향해 잘했다고 격려해주고 칭찬해 주어야 한다니까요. 크흑, 그 동안 길에 버린 시간과 땀, 그리고 돈이라니... ㅠ.ㅠ

메르헨 2008-09-23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년을 한 직장에서 다녔는데 전 이쪽 건물에서 저쪽 건물로 들어가면 ... 들어갈때와 나올때가 다른 문 이더라구요.
아직도 적응이 안된답니다.
그리고 운전은 하는데 직진이외에 못하구요. 네이게이션 있어도 볼 줄 몰라요. 하핫 하하핫...ㅡㅡ^ㅋ

마노아 2008-09-23 00:34   좋아요 0 | URL
울 언니가 넌 집에 어떻게 찾아오냐? 했어요ㅠ.ㅠ
저같은 사람이 종종 있다는 게 조그마한 위로가 됩니다. 흑...ㅜ.ㅜ

순오기 2008-09-23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 고생하셨네요. 토닥토닥~~~~ 그냥 두 다리 쭉 뻗고 푹 쉬어요.

마노아 2008-09-23 10:43   좋아요 0 | URL
발가락에 물집 잡혔어요. 크흑... 근데 정신 못 차리고 오늘도 높은 굽 신고 나왔지 뭐예요..;;;;

2008-09-23 19: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9-23 2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9-23 2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9-23 23: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9-23 2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건조기후 2008-09-23 0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 완전 꼬이고 꼬이는 날이었군요. 보기만해도 심장이 벌렁댈만큼 힘듭니다;; 그래도 목말랐던 수업 해갈하셨으니 좋은 날이기도 한 거네요^^
전 지하철을 안좋아해서 처음 가는 곳도 웬만하면 버스를 먼저 찾아보는데.. 여태까지는 검색한 거랑 다르지않아서 그냥저냥 잘 찾아다녔던 거 같아요. 웃긴 건 자주 가는 곳을 오히려 좀 헤매는 편이라는..ㅋ;

마노아 2008-09-23 10:44   좋아요 0 | URL
지하철은 책을 볼 수 있다는 것 말고는 좋은 게 없더라구요. 사람이 너무 많으면 책보기도 힘들구요.
저도 보통은 버스를 더 선호해요^^;;;;
그러나 늘 가는 곳도 늘 낯설고 어색한....ㅜ.ㅜ
 


케플러의 추측 - 과일 장수면 누구나 아는 상식 [제 814 호/2008-09-22]


동일한 크기의 공을 어떻게 하면 가장 빽빽하게 밀집시킬 수 있을까? 오렌지나 사과를 팔아본 과일장수라면 누구도 경험적으로 대답을 할 것이다. 하지만 수학자라면 정색하며 고민을 할 것이다. 독일의 천재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인 요하네스 케플러(1571~1630)도 두 손을 들었던 문제이기 때문이다.

1590년대 말, 영국의 항해가인 월터 랠리 경은 자신의 조수였던 토머스 해리엇에게 배에 쌓여 있는 포탄 무더기의 모양만 보고 그 개수를 알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라고 요청한다. 수학자였던 해리엇은 수레에 쌓여 있는 포탄의 개수를 알 수 있는 방법으로 간단한 표를 만들었다. 하지만 그런 그도 배에 포탄을 최대한 많이 실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지는 못했다. 결국 그는 당시 최고의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인 요하네스 케플러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편지를 쓴다.

케플러는 당시 관측의 대가인 티코 브라헤의 자료를 이용해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지지하고 행성의 움직임을 완벽하게 분석해 내 명성을 얻고 있었던 인물이다. 그는 그리스시대부터 전해져 내려온 모든 물질이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원자로 이뤄져 있다는 원자론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는 물질을 구성하는 작은 입자들의 배열 상태를 연구하던 중에 부피를 최소화하려면 입자가 어떻게 배열해야 하는지 생각했다. 모든 입자가 공과 같은 구형이라고 한다면 어떻게 쌓는다 해도 사이사이에 빈틈이 생긴다. 문제는 이 빈틈을 최소한으로 줄여서 쌓인 공이 차지하는 부피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케플러는 다양한 방법에 대하여 그 효율성을 일일이 계산해 보았다.




우선 인접한 공 4개의 중심을 이었을 때 빈 공간이 정사각형이 되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 이 방법을 ‘단순 입방격자’라고 한다. 이 경우 주어진 공간의 52%만을 공으로 채울 수 있다. 공이 채울 공간과 공 사이의 공간이 거의 반반인 셈이다.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하던 케플러는 ‘면 중심 입방격자’일 때가 주어진 공간에 74%를 채울 수 있다는 사실을 실험적으로 알게 됐다. 즉 인접하는 공 4개의 중심을 이었을 때 빈 공간이 정육각형이 되도록 채워 넣는 것이다. 이것이 케플러의 가설이다.

사실 이것은 과일장사가 과일을 쌓아올리는 방법이기도 했다. 과일 장사들은 경험적으로 먼저 과일을 가로 세로로 나란히 줄 맞춰 바닥을 채운 뒤, 과일 사이의 패인 홈에 과일을 올렸다. 이 방법으로 계속 과일을 쌓아올리면 과일 1개의 위, 아래에는 각각 4개의 과일이 위치한다.

이와는 조금 다른 방법도 있다. 먼저 과일을 한 줄 늘어놓은 뒤 그 옆에 과일을 배열할 때는 수직방향으로 나란히 배열하지 않고 과일 2개 사이의 오목한 사이에 놓는다. 이렇게 서로 어긋나게 과일을 배열해 바닥을 채운 뒤, 그 윗줄에는 과일 3개가 만드는 홈에 과일을 올려놓는 식으로 쌓는다. 이렇게 하면 과일 1개 주변에는 12개의 과일이 위치한다. 케플러는 사실상 이 두 가지 방법은 같은 배열방식이라고 보았다.

아이러니하게도 뛰어난 수학자인 케플러조차 자신의 가설을 수학적으로 입증하지 못했다. 경험적으로는 당연한 이야기지만 수학적으로 증명을 해내지 못한 것이다. 후대 수학자들은 이 케플러의 가설을 증명하고 싶어 했다. 뉴턴, 라그랑주, 수학의 황제로 불리는 가우스, 악셀 튜에, 라슬로 페에스토트, 다비트 힐베르트, 우이 시앙… 그리고 추측을 최종적으로 증명해 낸 토머스 헤일스에 이르기까지 이 시도는 계속됐다. 이 과정에서 케플러의 가설은 라그랑주, 가우스 등 수학 천재들에 의해 증명의 발판이 마련됐으나, 완전히 증명된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1998년 미시건대 수학자인 토머스 헤일스와 그 제자인 숀 팩러플린은 마침내 ‘증명’이라는 마침표를 찍었다. 시대를 잘 타고난 덕택에 대용량 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케플러의 가설을 수학적으로 증명하는데 꼬박 10년이나 걸렸다. 증명의 증거로 내놓은 것은 복잡한 수식으로 채워진 2백50쪽에 달하는 논문을 담은 컴퓨터 파일이었다. 케플러의 가설을 수학으로 증명하기 위해 1백50개의 변수를 지닌 방정식을 풀어야 했다. 이 변수들은 채우는 방식이 바뀔 때마다 변하기 때문에 아주 복잡했다. 만일 연필과 종이 등의 재래식 방법을 이용하려고 한다면 실패했을 것이다. 헤일스도 처음에는 일반 컴퓨터를 동원했는데, 방정식을 풀면서 혼동상태가 돼버리고 말았다. 결국 대학원생인 새뮤얼 퍼거슨이 대용량 컴퓨터를 동원하고 나서야 문제 해결의 지름길을 찾아냈다.

수학의 세계는 복잡하고 미묘하다. 동네에서 사과나 감귤을 파는 상인들이면 누구나 알고 있을 법한 경험적인 사실을 수많은 천재들이 무려 387년이라는 세월을 투자하고, 대용량 컴퓨터까지 동원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어쩌면 이것이 수학의 순수한 매력일지도 모른다.

글 : 유상연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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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질 거야 꼬마 그림책방 1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허은미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예전에 도서관에서 보고 홀딱 반했던 책이다.  리뷰를 쓴 줄 알았는데 사고 싶다고 페이퍼만 올렸더라는 걸 방금 확인했다.
그래서 후다닥 사진 찍고 올려본다.^^

목요일 아침 10시 15분. 조셉 케이는 주전자가 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쫑긋 귀가 올라오고 꼬리도 보이고 슬쩍 발도 보인다. 이건 주전자가 아니라 고양이임???

게다가 슬리퍼도 수상하다. 부리가 솟은 것도 모자라 날개까지 치솟다니!






 

 

 

 

 

세면대의 수도 꼭지는 물이 아니라 눈물을 흘려보낼 것 같고, 코와 입술도 빠지지 않는다. 거울 속엔 새가 휘릭 지나가 버렸다. 순식간에!

소파의 팔 걸이에는 어느 동물의 손모습이... 사람 손 모양인 것을 보니 앤서니 브라운이 총애하는 침팬지나 고릴라?

 옆에 슬쩍 보이는 악어 꼬리는 뭘까나.

TV 위에는 가족 사진이 보인다. 저 사진이 중요하다가. 곧 바뀌게 될 테니까!





 

 

 

 

 

역시나 침팬지다. 그런데 오늘 표정은 아주 심각하다. 저기 앉아 있으면 엄청 푹신할 듯하다. 게다가 따뜻하기까지 하겠지?

아까 꼬리가 보였던 녀석은 악어가 맞다. 뱀은 어디서 온 걸까? 그나저나 악어 손가락(?)이 다섯 개구나!





 

 

 

 

 

요상방통한 집안 속의 기묘한 일들. 혹시 바깥은 괜찮을 지도 몰라!

조셉은 밖으로 나가보았다. 축구공을 발로 뻥 차보는데, 얼라???

알이 되어 새가 한 마리 뛰쳐나온다. (누구냐 넌!)

담장 위의 까마귀, 빨랫줄의 양말 한 켤레, 그리고 세워둔 자전거와 청소 도구들...

저마다 요상방통한 녀석들로 둔갑한다.(실제 책에는 변신의 중간 과정도 있다!)







 

 

 

 

 

 

 

 

 

 

 

아빠는 외출하시기 전 이제 모든 것이 달라진다고 했는데, 정말 모든 것이 달라지는 것일까?

내가 알고 있는 이 세계가, 온 우주가 변하려고 하는 것일까?  그건 나에게 좋은 일일까, 나쁜 일일까, 혹은 무서운 일일까, 신기한 일일까???

두근두근, 변화를 기다리는 조셉! 그리고 마침내....



드러난 변화의 정체는, 나의 어여쁜 여동생!

이제 모든 게 달라질 것이다. TV 위 액자 속 사진도 바뀔 것이고, 엄마 아빠의 관심의 대상과 기대의 축도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그건 나쁜 게 아니라 변화하는 것. 그 변화를 즐기고 인정하는 오빠가 되었으면......

여동생이 생긴 이래로 많이 우울해진 조카가 이 책을 싫어하지 않을까 잠시 고민을...;;;;

언제나 기묘한 상상력이 깃든 그림으로 우리를 즐겁게 해주는 멋진 앤서니 브라운! 오늘 도착한 중고책 중에서 가장 상태가 깨끗한 책이라는 것도 맘에 든다. 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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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8-09-21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이 책 좋은데요!

마노아 2008-09-21 22:21   좋아요 0 | URL
앤서니 브라운은 그림이 너무 뛰어나서 보고 있기만 해도 마냥 좋아요^^

바람돌이 2008-09-22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앤서니 브라운은 정말 그림이 뛰어난데 전 이상하게 정감이 좀 안가요.
제가 그래서인지 우리집 애들도 딱히 안좋아하고... 이 책의 상상력은 정말 멋진데 아이들의 취향을 생각하면 망설여진달까요? ^^;;

마노아 2008-09-22 00:20   좋아요 0 | URL
애들의 눈으로는 별로일까요? 조카는 좋아하는 듯 보였는데 제가 좋아해서 더 그렇게 보이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순오기 2008-09-23 0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도 호불호가 나뉘던데요.^^

마노아 2008-09-23 09:55   좋아요 0 | URL
작가가요, 내용이요? ^^
 
[중고] 정원의 이방인 2- 하츠 아키코 걸작선 02
하츠 아키코 지음 / 시공사(만화) / 2003년 2월
평점 :
판매완료


지키고 싶은 것들을 로맨틱하게 말해주는 하츠 아키코의 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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