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와 늑대 미래그림책 2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지음, 프란스 하켄 그림, 유영미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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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와 늑대 이야기가 외국에선 굉장히 유명한가보다. 다른 동화 작품들을 보다 보면 연상작용으로 같이 나오는 것을 곧잘 보게 되니 말이다.

나로서는 처음 보는 이야기였다. 이야기 자체는 조금 평이할 수도 있겠는데, 이 책이 그토록 유명한 것은 '음악 동화'이기 때문인 듯!

겁없는 피터의 발랄한 기운은 바이올린으로,

하늘을 날아다니며 지저귀는 새의 노래 소리는  플룻으로,

꽥꽥 소리를 내며 연못을 유유히 나는 오리는 오보에가,

피터를 야단치기도 하고 걱정도 하는 할아버지는 바순이,

그리고 공공의 적 늑대는 호른이,

깐죽대다가 늑대 앞에서 꼬리 내린 고양이는 클라리넷으로 묘사를 했다.

물론 책에는 음악까지 나오지 않았지만. (씨디가 있더라면 좋았을 것을...)

맨 뒤에 그림과 악보가 나온다.

혹시나 하고 동영상을 찾아 보니 10분짜리 무언가가 있다.

http://www.pandora.tv/my.happyworld/11818286

우리말 자막은 없지만, 극의 진행 분위기는 충분히 감상할 수 있다.

어린이 뮤지컬로도 인기가 있어 보이니 다른 기회에 직접 감상할 수 있는 기회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너는 왜 날지 못하냐며 구박하는 새에게 너는 왜 수영도 못하냐고 대꾸하는 오리의 당찬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런데 늑대가 덤볐을 때 왜 연못에서 밖으로 도망을 쳤을까?

연못이 너무 작았나? 아님 늑대가 헤엄도 칠 수 있나?

사냥꾼들이 늑대를 향해 총을 쏘려고 했는데 피터가 말려서 동물원으로 가게 된다.

그렇다면 늑대 뱃속에 있는 오리는 어찌 되는 거???

판화 기법으로 그린 그림인데 검은색 흰색 붉은색 초록색 파랑색 정도만 쓰여졌다. 소실점 효과를 잘 주었고, 강조되는 느낌도 잘 살렸다.

이 작품을 엄마가 읽어준다면 제대로 구연동화를 해야 감동도 배가 될 듯! 연구가 필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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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 1 : 얼굴을 보고 마음을 읽는다 - 허영만의 관상만화 시리즈
허영만 지음, 신기원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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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그럴 수는 없겠지만, 사람의 마음이란 것이 얼굴에 어느 정도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고된 인생살이 끝에 곱게 나이 드시는 분들이 적다는 생각도 한다.  돈을 들여 관리를 받으면 주름도 펴고 검버섯도 제거하고 미백도 가능하겠지만, 그런 것 말고 고유의 인상에서 나오는 분위기, 느낌, 격 같은 게 분명 있을 거라고.

이 책을 보니 놀랍고 재미난 꼴의 모습들이 가득하다. 다 믿기에는 맘도 상하지만, 무시하지도 못할 것 같은 꼴에 관한 이야기.

얼굴에는 다섯 개의 산이 있다. 이마, 코, 턱, 그리도 양 광대뼈. 이 중에서 코가 가장 중요하다. 코는 나 자신이다.  나머지 네 개의 산보다 가장 높다. 허나 너무 높으면 고독하다. 주위에 고만고만한 산들이 같이 있어야 한다는 것.  반대로 주위 산과 높이가 비슷하거나 어디에 산이 있는지 모를 정도로 낮다면 줏대가 없다. 광대뼈가 발달해 코보다 더 높은 사람은 그렇다면 겸손할까? 그렇진 않다고 한다. 광대뼈 있는 사람은 자존심이 세고 고집이 세다. 사실, 우리가 생각하기에도 광대뼈가 발달한 사람은 억센 인상을 준다. 코가 높은 서양인들은 개인주의가 강하다. 반면 동양인들은 집단주의를 좋아하고 군중심리에 약하다. 따라서 코는 너무 높지도 너무 낮지도 않아야 좋다. 성형으로 코만 높이 세우는 것을 관상학에선 나쁘다고 한다. 오호라!

양쪽 광대뼈는 코를 잘 받쳐줘야 한다. 그래야 집안 꼴이 잘 돼간다. 그러니까 임금과 신하의 구분은 있어야 한다는 것. 또 광대뼈는 신하요 친구요 이웃이요 형제다. 광대뼈가 좋은 사람은 인덕이 많다. 대표인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들었다. 전국에서 떼로 들고 일어나서 대통령을 만들었다고. 세계를 정복한 몽골인은 코는 높지 않지만 광대뼈가 무척 발달해 있다. 광대뼈는 심장과 폐의 상징이다.  아핫!

시장에서 일하시는 아주머니들을 떠올려 보면 광대뼈가 발달해 있고, 말투도 억세고 성격도 드센 듯 하지만 사실 인정이 많다. 광대뼈가 없는 사람은 무심한 사람인데, 이 무심하다는 말은 아주 큰 욕이라 한다. 광대뼈 없이 기울어 있는 사람하고는 동업도 하지 말란다. 호곡!

가늘고 긴 눈이 좋은 눈이지, 둥글게 키운 눈이 좋지 않다고 한다. 우리가 예쁘다고 생각하는 성형기준이 되는 그런 눈이 사실은 몹쓸 눈?

그래서 가장 좋은 눈 코 입 귀의 형상을 그림으로 표현하면 곧 부처님 얼굴이 된다. 아핫! 관상학적으로 가장 훌륭한 얼굴을 형상화한 탓이로구나!

귀는 둥글고 크고 두텁고 색이 밝아야 복이 있다. 구멍이 작으면 인심이 사납고 귀가 뾰족해도 박정하다. 가운데 귓바퀴가 밖으로 튀어나오면 지혜가 없고 복도 없다는데...

눈썹도 인상적이었다. 눈썹은 형제, 친구, 주위 사람을 보여준다고 한다. 그래서 연예인들이 코 높이고 눈 성형해서 복을 버려도 눈썹이 잘 생겨서 승승장구하는 일이 많다고.  한마디로 '눈썹값' 한다는 것이다. (송승헌이 그런 케이스? 스캔들이 있어도...;;;)

턱은 땅이다. 넓고 기름져야 숲이 있고 곡식이 있어 사람이 모인다고 한다. 그런데 턱뼈가 너무 발달한 사각탁은 욕심이 지나친 사람이니 경쟁하지 말라고 권한다. 손실이 따른다고.

납작코는 임금님 앞에서 절하는 상인데, 임금 앞에서 절을 할 수 있는 인물이니 재상감이라는 것이다. 그 인물로 안성기씨를 꼽았다. 오래오래 사랑받는 배우. 앞으로도 계속 사랑받을 거라고.

대통령과 그 후보들 이야기도 나왔다. 결과가 이미 나왔으니 말하기는 더 쉬운 거지만, 틀린 판단으로도 보이지 않는다.

노무현은 복이 많은 사람으로 대통령이 되었지만 천성이 싸움꾼이고 고집이 너무 세서 인기가 바닥이란다. 그런데 이명박은 이마와 눈에서부터 시작한 기운이 전체에 쫙 뻗어있어 BBK도 자녀 불법 취업도 뛰어넘을 힘을 주었다고 한다. 그 기세란 사악한 기겠지? (ㅡㅡ;;)

미간이 좁으면 밴댕이 소갈딱지 소리를 듣는데, 눈사이가 넓으면 넓게 본다는 것도 사실이란다. 이얏! 그러고 보면 영화든 만화든, 영웅호걸이 미간 좁게 그려진 예는 본적이 없다.

대머리는 정력이 세다고 한다. 열기가 넘쳐서 머리가 빠졌다고. 이 정력을 음욕에 사용하는가 일에 사용하는가는 달라지겠지만.

두각을 드러낸다는 말이 있다. 머리의 각이다. 이렇게 머리가 각진 인물로 전두환을 뽑았다. 아, 여러모로 빈정상한다. 그 놈이 지금껏 잘 사는 게 그 놈의 솟은 머리 탓이란 말인가! 게다가 주걱턱이 복을 준다고 하니 부부가 천생연분이로구나. (이런 몹쓸!)

물결치듯 곡선으로 길게 생긴 눈이 귀한 눈이라고 한다. 요새 이런 눈이 매력적으로 보인다. 쌍커풀 없이 길게 뻗은 눈. 박해일과 이준기가 떠오른다. 게다가 배우들을 보면 눈빛이 살아 있다. 그런 눈에 지혜와 재물이 따라온단다. 그렇구나...!

귀가 솟을수록 좋다는데, 내 귀는 솟아있지 않구나. 그 동안 안경에 눌린 걸까? 흑...ㅠ.ㅠ

예시로 들어준 조선 시대 초상화를 보면 전부 귀가 눈보다 솟아 있다. 이성계, 황희 정승, 퇴계 선생까지.

눈썹이 길면 재물창고의 기운을 갖는다고 한다. 게다가 수명까지 연관이 있다고 한다. 작고하신 고우영 화백은 눈빛이 약했지만 눈썹이 좋아서 그나마 68세까지 사셨다고.

얼굴 생긴대로만 인생이 정해져 있다고 한다면 억울할 사람 많을 것이다. 그런데 또 완전히 무시할 만큼 틀리지도 않다는 게 두려운 얘기이기도.

언제나 베스트 셀러로 군림하시는 허영만 화백답게 이 번 책도 재밌다. 다만 꼴에 너무 집착하진 말자. 타고난 운만 믿고 흥청망청이거나 꼴값을 떨어서 인생 망치는 진상이 될 수는 없는 일.

일본 만화를 보면 늘 소재의 다양성에 감탄을 하게 되는데, 최근에는 우리나라 만화들도 소재의 저변이 많이 확대되는 것 같아 반갑다. 관상학을 소재로 한 이 작품도 마찬가지.  작가의 왕성한 열정과 호기심이 독자들을 기쁘게 해준다. 작가분이 대머리 상이라지만 그것도 우리의 복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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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을 타고서 지원이와 병관이 1
고대영 지음, 김영진 그림 / 길벗어린이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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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지원이는 유치원생 병관이를 데리고 할머니 집에 가야 하는 미션을 수행하게 되었다.
할머니 집에 가려면 지하철을 타야 한다.
엄마와 함께는 자주 다녔지만, 단 둘이서 지하철을 타는 것은 처음 있는 일!
지하철 역에 다다르기 전에 본 강아지 친구들.
비염 때문에 키울 수 없지만 아쉬움이 가득하다.
유리창에 꼭 붙은 손바닥에서 호기심과 열망이 느껴진다.

지하철 안 쪽에서 잡은 컷!
이 넓고 막막한 곳으로 단 둘이 내려가야 한다는 두려움과 긴장감이 그림 속에 제대로 묻어 있다.
그러면서도 바깥에는 노란 은행나무 잎이 떨어지는 평화로운 풍경과 햇살이 퍼지는 모양까지 섬세하게 잡아내었다.
이래서 김영진 작가의 그림을 좋아한다니까. ^^

말썽쟁이 병관이가 자꾸 누나 손 안 잡고 쌩하니 달려나가서 지원이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자리를 잡고 앉아서 노선도를 보고 몇 구역을 가야 하나 세어보고 있다.
주변의 승객들은 모두 흐릿하게 그렸고, 두 아이만 선명하게 그려내어 시선이 집중되는 효과를 보여준다.

지하철이 지상으로 올라왔다.
지하철 안으로 쏟아지는 햇살의 느낌이 따스하다.
수다를 떠는 사람들, 하품하는 사람들, 이미 잠든 사람들, 휴대폰을 보는 사람들 등증, 지하철의 군상이 자세하게 묘사되었다.

지하철을 무사히 갈아타고 나니 이제 좀 안심이 되는 두 남매.
오른쪽 끝에 보이는 문 밑에 강아지 한마리가 눈에 띈다.
게다가 바닥엔 잔디가 덮이기까지?
뒷장에서 뭔가 수상한(?) 일이 벌어질 것 같은 예감이 잔뜩 든다!

아니나 다를까. 여기는 별천지!
지원이는 두리번거리며 긴장감이 약간 느껴지지만, 병관이는 이미 이 세계에 완전히 푹 빠졌다.
아까 애견센터에서 본 강아지 친구들이 모두 이곳에 있다.
둥근 달님, 노오란 은행나뭇잎, 그리고 지하철 손잡이 타고서 타잔 흉내내는 불독 친구까지!
그림 하단의 강아지들은 지하철 창밖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근사한 꿈의 나라다!

이 장면이 참 재밌었다.
병관이는 옆좌석 아저씨 팔짱을 끼고 잠들어 있고, 아저씨도 세상 모르고 주무시고 계시다.
광고판에는 불독이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있고,
지하철 문과 바닥엔 여전히 꿈 세계에 있을 강아지 친구들이 호기심 가득한 맑은 눈망울로 승객들을 보고 있기까지.

무사히 목적지에 내렸지만, 앞서 달려가는 병관이 때문에 지원이만 가슴을 쓸어내리게 한다. 혼자서 횡단보도도 건너가 버리고 저만치 달려가는 말썽쟁이 병관이,
아흐, 차들의 속도감이 느껴져서 병관이가 더 위태롭게 보인다.
내가 누나래도 애타고 화나고 어찌할 바를 모를 것이다. 그러니 지원이라고 다르겠는가!

할머니 집에 무사히 도착하자마자 와락 울음을 터트려 버린 지원이.
그리고 분노의 발차기 한방!
병관이 너! 누나한테 너무 심했어!

'노래하는 볼돼지' 이후 팬이 되어버린 김영진 그림 작가와, 고대영 작가의 만남이었다.
사실적이면서 해학적이고 동시에 판타지 느낌까지 주는 예쁜 그림책이었다.
아이의 긴장감과 호기심, 안도감 등등이 적나라하게 표현되어서 아이들도 감정이입이 잘 될 듯하다.
내 후년 쯤이면 큰 조카가 둘째 조카 데리고 이렇게 지하철을 혼자 탈 수 있을까? 세상이 험해서 그리 보낼 수가 있을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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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8-10-19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못보낼 것 같아요. ㅎㅎ
이 책 우리 아이들이 참 좋아하는 책이에요. 아이들 표정이 정말 재미있죠? ^^
대문에 다현이 사진 너무 예뻐요. 조카죠? 전에 마노아님 사진도 멋지더니...

마노아 2008-10-19 23:28   좋아요 0 | URL
초등 고학년은 되어야 하지 싶어요. 아이가 길을 헤맨다거나 정거장을 놓칠까가 문제가 아니라 진짜 세상이 험해서 보낼 수가 없는 것 같아요ㅠ.ㅠ
다현이 사진 이쁜가요? 우헤헷, 핸드폰에도 이 사진인데 대문에도 걸어봤어요. 보고 있으니 흐뭇한 거 있죠. ^^
 
조지 아저씨네 정원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35
게르다 마리 샤이들 지음, 베너뎃 와츠 그림, 강무홍 옮김 / 시공주니어 / 199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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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님 서재에서 보았던 그 예쁜 정원의 책을 손에 넣었다. 아, 반갑다!

책 표지에 조지 아저씨는 자그마한 정원 벤치에 앉아 있다. 점심 식사 후 파이프 담배를 피우며 잠깐 휴식을 취하고 있는 중일까.  자그마한 컵이 소박하고 평화로운 일상의 단면을 보여준다.

규모의 미학은 없어도 나름 알찬 꽃들과 나무들이 온통 아저씨를 둘러싸고 있고,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줄 새들도 이미 친구가 되어 있다. 안분지족의 멋이 이 그림에 이미 담여있구나!

사건의 시작은 이웃집 드넓은 정원과 탐스럽고 화려한, 예쁜 꽃들의 정경을 조지 아저씨네 정원의 작은 데이지 꽃이 부러워 했기 때문이다. 너무도 비교되는 그 풍경을 보며 저곳에서 눈을 뜨고 싶은 데이지꽃의 열망. 덕분에 조지 아저씨네 정원의 꽃들은 잡초로 전락하고 만다ㅠ.ㅠ

데이지 아저씨는 또 맘씨가 착해서(빨간 머리 앤의 매튜 아저씨 인상이다!) 데이지 꽃을 이사시켜줄 모험을 강행한다. 한밤중에 이웃집 커다란 정원에 데이지 꽃을 몰래 심어주고 온 것.

다음 날 멋드러진 정원에서 눈을 뜬 데이지 꽃은 새로운 삶을 살 것 같았지만! 어디 그렇게 호락호락할 리가 있겠는가. 이미 있던 자들의 텃세에 잔뜩 위축되어버린 데이지 꽃! 게다가 정원 주인은 데이지 꽃을 잡초 취급하면서 퇴미 더미에 내던져 버리기까지!

아아, 우리의 철없긴 했지만 가여운 데이지 꽃이 말라 죽게 생겼다. 꽃들의 수호자 조지 아저씨가 이를 가만히 내버려둘 리가 없지 않은가! 그러나 달리 방법이 없다는 게 문제!

어떻게 데이지 꽃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자신이 무시했던 그 친구들의 도움이 간절해진 순간이다.

자신이 정성을 다해 친구가 되어주는데도 그 자리 싫다고 떠나려 한 데이지 꽃을 섭섭해하지 않는 조지 아저씨의 맘씨가 참 넓고, 그 친구를 다시 받아주는 정원의 꽃들과 새들의 맘씨도 예쁘다. 데이지 꽃도 넓은 정원에서 화려한 꽃들 사이에서 친구로 받아들여졌어도, 조지 아저씨네 정원에서 더 화사하게 꽃을 피울 존재였을 듯하다. 앞으로는 줄곧 그렇겠지만. ^^

색연필인지 크레파스인지 모르겠지만, 그림의 터치는 꽤 거친 편이다. 그렇지만 정성이 가득 들어간 따스함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포근하고 편안한 느낌.

네버랜드 시리즈는 원래 책 속에 작은 책자가 들어 있어 내용에 대한 소개와 작가 이야기가 꼭 들어가는데, 중고샵에서 건진 터라 그 책자가 없다ㅠ.ㅠ 궁금한데 말이다. 시공사는 부디 종잇값을 더 쓰더라도 책에 붙어 있는 페이지로 만들어주기를! 분리되는 작은 책자는 솔직히 너무 성의가 없지 않은가!

그것 때문에 화딱지 나서 별을 하나 빼려고 했지만, 새 책으로 구입했으면 있었을 거기 때문에 참았다. (아무도 안 두려워하지만!)

강무홍씨가 번역을 했는데, 자주 보게 되는 이름인지라 반가운 마음이 든다.
그림을 그린 이는 영국인이고, 글을 쓴 이는 독일 사람인 듯 한데, 책의 분류는 스위스 걸작으로 되어 있다. 음, 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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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10-20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어린이 그림책 중고샵에서 건지는 재미가 쏠쏠하지요?^^
나도 도서관에서 빌려다 보고 좋았던 책 중고샵에 뜨면 바로 찜하지요. 이책은 아직 못 건졌어요.ㅋㅋㅋ

마노아 2008-10-20 11:37   좋아요 0 | URL
앗, 순오기님 덕분에 알게 된 책인데 아직 소장 전이라굽쇼?
좀 전에도 중고샵에서 노렸던 책이 세트로 나와서 얼른 주문했어요.
괜찮은 동화책이 더 있던데 지금 허벅지 찌르며 참고 있어요^^
 
내가 처음 쓴 일기 - 1학년 한 반 아이들이 쓴 일기 모음 보리 어린이 7
윤태규 / 보리 / 199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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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의 연령대에 맞춰서 주로 4-6세용 동화를 많이 읽었다. 페이지가 짧아서 금방 읽으면서도 멋진 그림과 감동적인 글을 함께 만날 수 있는 멋진 독서였는데, 최근에는 초등 저학년용 글을 좀 찾아 읽게 되었다. 그 나이 또래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글이 어떤 느낌인지 체감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었는데, 그래서 골라본 이 책은, 사실 초등 저학년 아이들이 쓴 글이라서 내가 찾던 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나이 또래 아이들의 생각하고 움직이는 활동 전경이 눈에 펼쳐져서 좋은 만남이 되었기에 반갑기 그지 없다.

책은 좀 오래되었다. 96년도에 대구 금포 초등학교 1학년 2반 아이들이 매일매일 쓴 일기를 담임 선생님께서 엮은 책인 것이다.

초등 1학년으로 아직 많이 어린 아이들이라 맞춤법도 많이 틀리고, 사투리도 많이 나오고 문장도 엉망이었지만 말 그대로 때묻지 않은 순수함을 제대로 경험할 수가 있다. 게다가 아이들도 날마다 일기를 쓰다 보니, 일년의 마무리 계절에 가니 몰라보게 실력이 늘어있는 것이다.

담임 선생님은 아이들의 일기를 읽고 나서 아주 짧은 메시지를 달아주시는데, 일기의 소재가 될 수 있는 무한한 이야깃거리들을 축하(?)해 주고, 투정부리는 아이들에겐 일기를 씀으로 화해와 위로가 되어줄 수 있음을 일러주신다.  아주 가끔은 선생님의 일기도 등장하는데 아이들의 맑은 눈높이를 함께 맞추고 계심이 독자에게도 전해져 부러움과 감탄을 같이 자아내게 하신다.

책의 맨 마지막엔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과 학부모님께 전하는 메시지가 있다.

아이들에겐,

정직하게 씁니다.
일깃감을 잘 골라 씁니다.
자세히 씁니다.
밤에 쓰지 않습니다.
글자를 잘 몰라도 아는 대로 씩씩하게 씁니다.

라고 일러주셨다. 여기서 자세히 쓰라는 대목이 눈에 띄었는데, 날씨를 예로 들자면, '맑음, 흐림, 비, 갬, 눈' 이렇게 쓸게 아니라, 바람이 불기도 하고 해가 떴다가 다시 구름이 끼는 날이 있다는 것을 자세히 표현할 것을 당부했다. 그러고 보니 우리의 일기장은 너무 획일적이었던 듯하다. 똑같은 그림 일기, 똑같은 날씨 표현.

선생님과 학부모님에게 주는 당부는 더 구체적이다.

일기 쓰기로 국어 공부를 시키지 않았습니다.
특별한 일을 쓰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길게 쓰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잠자기 바로 전에 일기를 쓰게 하지 않았습니다.
생활을 반성하는 것이 일기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생각이나 느낌을 넣어 쓰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열 칸짜리 보통 공책에 쓰도록 했습니다.
일기장 내용을 두고 아무런 간섭을 하지 않았습니다.
일기를 숙제로 쓰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림 일기로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절대로 부모님이 대신 써 주는 일이 없도록 부탁을 했습니다.
어른부터 일기 쓰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아이의 일기장을 소중히 여겼습니다.

일기는 어디까지나 사실을 적는 글이기 때문에 생각이나 느낌을 억지러 놓는다고 생각이 넓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 크게 공감이 갔다. 마찬가지로 꼭 교훈적이 되도록 반성의 의미를 넣도록 하는 것도 자연스럽지 않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그림도 자기 표현이고 글도 자기 표현이니, 어린 아이라고 무조건 그림 일기로 시작하지 않게 하는 것도 신선했다. 아이들은 글로 표현하기 힘들면 이 책에서도 그림으로 그리곤 했는데, 그건 자기 마음에 내킬 때의 일이었다. 당연하다는 듯이 '그림 일기'를 강조하지 않는 것이 놀랍고 신기했다.

나 역시 중학교 때 썼던 일기장은 지금도 소장하고 있는데, 초등학교 시절 커다란 그림 일기장은 갖고 있지 않다. 그것들도 갖고 있더라면 더 큰 추억의 상자가 됐을 텐데 말이다. 얼마전 2집 앨범을 낸 가수 이지형은 어릴 적 썼던 일기장의 내용을 다시 읽어보고서 가사의 영감을 얻어 'I need  your love'란 타이틀 곡을 썼다는데, 그렇게 시간 흘러 나에게 또 다른 느낌과 감동을 주는 커다란 선물이 될 수도 있으니, 일기쓰기란 얼마나 멋진 일인가. 숙제가 아니라, 의무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쓰는 기록. 멋지다. 근사하다!

요새 조카가 날마다 일기를 쓰고 있는데 이 책은 언니도 보라고 해야겠다. 나보다 더 즐겁게 읽지 않을까?

금년에는 박희정 일러스트 다이어리를 아주 예쁘게 썼다. 다만 두꺼워서 무겁기 때문에 고생은 좀 되었다. 내년에는 가볍고 얇은, 그러나 알찬 다이어리를 써야지! 예쁘고 가벼운 다이어리 아시는 분 소개 좀....(이 뜬금 없는 마무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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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8-10-20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린이도 이제 일기쓰기를 시켜볼까 하고 있는데 딱 필요한 책이 될 듯하네요.
그런데 그림일기부터 시작하지 않는다는 말은 정말 인상적이네요. 왜 그럴까요?

마노아 2008-10-20 01:19   좋아요 0 | URL
그림일기부터 해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고정관념인 것 같아요.
그림 그리는 것도 어려울 수 있으니까요. 자연스럽게 병행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
이 책엔 그림이 많진 않지만, 아이들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때 그림을 종종 그리더라구요. ㅎㅎ

bookJourney 2008-10-20 08:27   좋아요 0 | URL
이 책에서 말씀하시는 의도인지는 모르겠으나, 제 경험으로 보면요,
그림일기로 시작을 하면, 일기에 부담을 적게 느낄 수 있어서 좋은 대신, 그림 그리기를 그닥 즐기지 않는 아이에게는 두 배의 부담을 주더라고요. 저희 아들 녀석이 바로 그런 경우였어요. 어느 날은 "엄마, 그림 안 그리고 글만 쓰면 안돼요?"라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다른 책에서 보면, 그림 그리기를 즐기는 아이들은 그림 칸이 없어도 그림을 쓱쓱 그려넣기도 하던걸요.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쓰고, 마음에 드는 다른 사람의 동시나 동요도 옮겨보고요~ ^^

마노아 2008-10-20 08:54   좋아요 0 | URL
우리 어른들도 아마 그림일기를 쓰라고 하면 더 어려워할 것 같아요.
중학교 1학년 때 쓴 일기장엔 할 말 없으면 시나 시조를 옮겨 적기도 했었는데 담임샘이 제가 쓴 건 줄 아셔서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