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평소보다 잠을 한 시간 더 잤을 뿐인데도 몸살 기가 많이 가라앉았다. 기침은 여전하지만 쿡쿡 쑤시는 증상은 조금만 남았을 뿐.

그런데 목소리가 많이 갈라져서 수업(중학교 2학년 사회)을 다 진행하기는 어려웠다. 절반 정도 진행하고 절반은 자습을 시킬 생각이었는데, 한 여학생이 내게 질문을 했다.

"선생님은 직업이 뭐에요?"

"엉?"

난 내가 잘못 들었나 싶었다. 나더러 선생님이라고 불러놓고 내 직업이 뭐냔다. 그럼 네 눈엔 내가 뭐로 보인다는 거지?

"교사"

그랬더니 그 옆의 학생이 다시 묻는다.

"선생님은 비정규직이에요?"

헉! 누가 이 아이들에게 그런 단어를 알려줬나 잠깐 생각했는데 주범은 나였던 것 같다. 사회 문제를 얘기할 때 우리 사회에 점점 커지고 있는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하단 얘기 곧잘 했었다. 그게 실은 내 얘기이기도 하다고는 안 했지만, 원래 계시던 선생님 대신 몇 달 대신 와 있는 이 선생님의 정체(!)가 애들은 궁금했던 것이다.

악의 없는 호기심 성 질문이지만 나는 마음이 아팠다. 또 다른 아이가 '사이시옷' 얘기를 했는데 훌륭한 책이라는 얘기를 했고, 뒤이어 다른 질문들이 더 이어져서 저 얘기는 금세 묻혔다.

국사도 가르치나요?

그럼. 원래 역사 전공이야.

세계사에 어울릴 것 같아요.

난 국사 수업을 더 좋아한단다.

상상이 안돼요.

뭐, 대강 그런 이야기.

수업은 그렇게 마쳤고, 자리에 돌아와 통장 잔고를 확인해 봤다. 오늘은 월급날이거든.

예상은 했지만 많이 부족한 금액.

처음 내 계약기간은 10월 31일부터 11월 29일까지 30일 간이었다. 병가 내신 선생님은 수술 후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아(갑상선 암이었다.) 두달을 더 쉬라는 진단을 받았고, 자연스레 계약기간은 연장되었다. 그렇게 해서 날짜를 다시 계산하면 12월 29일까지 계약을 잡아야 마땅하건만(이 학교는 방학이 12월 30일이다.) 내 계약 기간은 12월 26일로 잡혔다.

이유는 뻔하다. 27일이 놀토고, 28일이 일요일이니까. 계약 기간을 당김으로 인한 급여 이득은 당연히 정교사 샘이 가져가신다. 한달 계약 기간 잡고도 기뻐했던 내가, 두달로 연장되면서 무척 좋아했던 나니까, 그걸 생각하면 불평거리도 안 될 것 같지만, 사람 마음은 간사해서 섭섭하긴 하다. 그렇게 해서 12월에 5일(수업량은 달랑 4시간) 비는 것으로 인해 월급은 대략 30만원 정도 빠진다. 계약 기간 축소로 손해본 것은 대략 10만원 조금 넘을 것이다.

급여 부분은 어느 정도 예상을 하고 있었으므로 속은 쓰리지만 충격은 없었고, 첫번째 사건은 확실히 충격이 크다.

게다가 화딱지 나게 식대가 하루치 더 나왔다. 뭐 이건 설명하고 되돌려 받으면 되는 거지만.(점심값은 3천원)

억울하면 출세해라, 라는 말로 자르기엔 갑갑한 구석이 많다. 월급날이 되면 엄한 데 메꾸느라 한없이 우울해지는 나로서는 더 착잡한 일이다. 매일 다짐하지만 또 다시 누군가가 미워지려고 해서.

기분전환 한답시고 책 지름신을 불러들이면 다음 달 결제일에 후회하겠지? 참자.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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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7 15: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17 23: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주 2008-12-17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앗..그렇게 치사스럽게 날짜를 잡는 거였군여..이런 젠장할..
저도 기분전환이 필요해요~ㅠㅠ
마노아님 힘내세요. 더러워서라도 식대는 꼭 받아내시구요. ㅠ

마노아 2008-12-17 23:40   좋아요 0 | URL
담당자분이 오늘 출장을 가셔서 내일 받으려고요. 게다가 듣보잡 보험료가 빠져나갔길래 그것도 문의하려고요. 벼룩의 간을 떼어먹을 일이지..ㅜ.ㅜ

순오기 2008-12-17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비정규직이 만연하는 사회 슬퍼요~~~
인간들이 정말 치사하게 굴어요. 지들이 그런 대우 받으면 방방 뛸거면서 남한테 왜 그리 박절한지...

마노아 2008-12-17 23:40   좋아요 0 | URL
그래서 작년에 제게 1년 꽉 채워서 복직해서 퇴직금을 안겨준 선생님이 참 고마웠어요. 그런 사람 진짜 드물거든요. 하루라도 먼저 와서 한 푼이라도 더 받아가려고 하니까요ㅠ.ㅠ

Kitty 2008-12-18 0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요즘 세상에 점심값이 3천원이라니요 ㅠㅠ (먹는 것에 많이 연연하는 1인;;) 그것도 하루 덜 주다니 -_-;;;
너무하잖아욧!! 꼭 다른 좋은 자리가 기다릴꺼에요. 얼른 아픈거 나으시구 힘내세요! 홧팅!!

마노아 2008-12-18 10:35   좋아요 0 | URL
학교 급식이라 좀 싼 편이지요. 근데 재료가 부실하다는 게 티가 나요. 조미료 냄새도 무지 많이 나고요. 결국 제 값을 한다니까요ㅠㅜ
화이팅 감사해요^^

L.SHIN 2008-12-18 0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역사를 좋아합니다. 마노님이 수업을 하시면 어쩐지 귀에 속속 들어올 것 같다는..^^

마노아 2008-12-18 10:35   좋아요 0 | URL
아하핫, 학생들도 넋을 잃고 들을 때가 많습니다. 모두 그렇지는 않지만요^^

무스탕 2008-12-18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가들도 뭔가 느끼는게 있어서 물어봤을지도 몰라요.
정규직 교사와 몇달짜리-_-;; 비정규직 교사와 비교했을때 마노아님의 수업이 더 재미있고 잘 이해가 돼서요.
비정규직은 정말 슬픈 현실이에요.. ㅠ.ㅠ

마노아 2008-12-18 10:37   좋아요 0 | URL
그런 사람이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라는 건 위로가 아니라 절망이지요. 갈수록 더 많아질 거란 생각은 처참하기도 하구요. ㅠ.ㅠ

노이에자이트 2008-12-18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면 한달에서 며칠 모자라게 계산하는 것은 정규직 교사가 원해서 그렇게 하는 건가요?

마노아 2008-12-18 21:56   좋아요 0 | URL
넵. 계약서를 썼어도 정교사가 중간에 복직하겠다고 하면 그게 우선이거든요. 방학 직전에 돌아오시는 분들은 무수히 많아요. 헌데 이 분은 그 며칠도 또 당겨 가져가셔서 제 맘을 아프게 하네요. 흑...
 


삼국지 장비와 한국인의 공통점 [제 851 호/2008-12-17]


영웅호걸이 수없이 등장하는 <삼국지>에서 관심을 끄는 것은 장비의 술탐에 대한 설명이다. 유비나 관우에 비해 명석하지는 않지만 용맹한 장비의 일화에는 술이 빠질 수 없다. 장비는 어느 누구도 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이 마시는 주당이지만 술을 적절히 자제하지 못했기 때문에 부하에게 살해당하며 결국 초나라가 멸망하게 되는 빌미를 제공한다.

장비에 버금가는 한국인들의 음주 방식은 이른바 ‘폭탄주’이다. 폭탄주란 어느 한 종류의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맥주, 소주, 양주, 심지어는 포도주까지 섞어 만드는 술로 폭탄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사람을 심하게 취하게 만들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폭탄주가 다른 술을 마셨을 때보다 더 취하게 하는 것은 알코올의 농도와 관계가 깊다. 과학자들은 알코올의 농도가 약 20% 정도일 때 우리 몸에 가장 빨리 흡수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런데 알코올 농도 40%의 양주와 4.5% 정도인 맥주가 섞이면 그 농도가 약 20% 정도로 희석된다. 그래서 두 종류 이상의 술을 섞은 폭탄주를 마시면 알코올이 우리의 몸에 빨리 흡수돼 빨리 취하게 된다. 맥주에 소주를 섞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맥주에 알코올 농도가 높은 소주를 섞으면 맥주의 알코올 도수가 인체가 가장 잘 흡수하는 20%에 가까워진다. 또 술에 사이다나 콜라 같은 탄산음료를 섞어 마실 때도 탄산이 알코올 흡수를 촉진해 빨리 취하게 된다.

물론 처음에 소주를 마시고 두 번째 자리에서 양주를 마시고 세 번째 술자리에서 맥주를 마시는 식으로 자리를 옮겨가면서 여러 가지 술을 마셨을 때도 폭탄주를 마셨을 때와 마찬가지 효과가 나타난다.

특히 술자리를 옮겨가며 마실 때는 한 종류의 술을 마실 때보다 더 쉽게 취하고, 술에 취하면 절제를 하지 못해 더 많은 술을 마시게 된다. 폭탄주 중에서도 특히 몸에 안 좋은 폭탄주가 있는데 바로 잔에 거품이 가득 차 있는 폭탄주를 말한다. 맥주의 거품 같은 탄산가스가 몸 안에서 알코올의 빠른 흡수를 돕기 때문이다.

폭탄주가 해로운 것은 단순히 빠른 흡수 때문만은 아니다. 알코올 흡수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간에 독성이 많이 쌓인다. 또 술의 종류마다 서로 대사 과정에서도 차이가 난다. 술을 섞어 마시면 서로 다른 술에 섞여 있던 불순물들이 서로 반응해 간을 손상시키고, 혈관, 근육, 신경, 그리고 뇌 세포 등의 중추 신경계를 교란시킨다. 술을 마신 다음날 머리를 아프게 하는 숙취 역시 더욱 심해진다.

술을 마시면 입과 식도의 점막에서 극소량이 흡수돼 혈액으로 들어간다. 알코올의 10∼20% 정도는 위(胃)에서 그대로 흡수된다. 일부는 알코올을 분해하는 알코올산화효소에 의해 수소를 뺏겨 숙취의 원인인 아세트알데히드(Acetaldehyde)로 바뀌어 혈액으로 들어간다. 여성은 위의 알코올산화효소가 남성보다 훨씬 적어 술에 빨리 취한다. 또 술을 마실 때 위 안에 음식물이 있으면 알코올 흡수가 지연돼 덜 취한다. 술을 마실 때 안주를 많이 먹으라고 권하는 이유이다.

나머지 80% 정도는 소장에서 분해되지 않은 상태에서 흡수돼 혈액으로 들어가는데 여기에서도 일부는 대장에서 흡수된다. 이렇게 혈액 속에 들어간 알코올은 ‘인체의 화학공장’인 간으로 들어간다.

간에서는 알코올산화효소에 의해 아세트알데히드로 바뀌며 이는 또 알데하이드탈수소효소-2(ALDH2)에 의해 초산으로 바뀐다. 초산은 혈액을 따라 돌면서 몸 곳곳의 세포에서 탄산가스와 물로 바뀐다. 탄산가스는 허파를 통해 ‘술 냄새’로 배출되고, 물은 소변이나 땀으로 빠져나간다.

박택규 교수는 한국인을 포함하여 동양인들의 대부분이 선천적으로 알코올을 분해하는 알코올산화효소 등 분해효소가 거의 몸속에서 분비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마크 슈키트 교수는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들의 40%가 알코올을 완전히 분해할 수 없는 효소를 갖고 있어 술을 조금만 마셔도 얼굴이 붉어진다고 발표했다. 또한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들의 10%는 술을 조금만 마셔도 속이 메스껍고 두통, 구토 등을 느끼는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술을 잘 마시는 한국인들은 분해효소 등이 적게 분비되거나 분해할 수 없는 효소가 있는데도 술을 많이 마시므로 몸이 거꾸로 술에 적응한 결과라고 말한다. 에탄올산화계효소(MEOS)의 경우 음주량이나 음주 빈도에 따라 많이 생기고 활동력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술이 약한 사람도 술을 많이 마시면 주량이 느는 것은 MEOS의 작용으로 인식한다.

ALDH2가 부족한 사람들이 술을 많이 마시면 침에 생긴 아세트알데히드를 제거할 수 없어 소화기관의 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되었다. 침을 만들어내는 주요기관은 양쪽 귀 옆에 있는 이하선(parotid glands)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하루 1.5리터 정도의 알칼리성 침을 만들어 내는데 알코올이 이하선에 들어가면 알코올이 암을 유발하는 아세트알데히드로 대사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ALDH2 유전자가 없는 사람은 소화기관의 암을 막기 위해서라도 술을 줄이고 입안을 청결히 할 것을 권장한다. 음주를 즐기는 사람이 흡연까지 한다면 소화기관의 암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뜻이다.

인간들은 이 골치 아픈 아세트알데히드를 제거하는 방법 또한 개발했는데, 그것이 바로 증류주다. 어느 정도 이상의 농도를 가진 주류를 만들기 위해서는 일반 발효에 의해 만든 알코올 용액을 증류하여 그 농도를 증가시키는데 증류과정에서 아세트알데히드가 사라진다. 위스키, 코냑, 아르마냑 등 거의 모든 양주가 증류방식을 거쳐 만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정통주인 소주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증류주인 소주(燒酒 : 잘 알려진 희석식 소주를 뜻하는 것이 아님)는 농도가 20%를 넘으므로 양주와 마찬가지로 머리가 아프지 않은 것이 당연하다. 한국산 정통주의 가격이 만만치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장비가 많은 술을 마시고 난폭한 행동을 하는 등 주사를 부리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그 당시 중국인이 마시던 술은 증류주가 아닌 발효주이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증류식 알코올이 나타난 것은 몽골이 통치하던 원나라 때부터로 추정된다.

국민건강지침에 의하면 ‘덜 위험한 음주량’은 막걸리 2홉(360cc), 소주 2잔(100cc), 맥주 3컵(600cc), 포도주 2잔(240cc), 양주 2잔(60cc) 정도다. 이는 하루에 간이 해독할 수 있는 양보다 약간 적은 양이며 그 이상을 과음으로 간주한다. 연말에는 송년회, 크리스마스 파티 등 각종 모임이 평소보다 부쩍 잦아진다. 흥겹게 노는 것도 좋지만 지나친 음주는 건강을 해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글 : 이종호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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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12-18 0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마시고 들어왔는데 - 물론 폭탄주도 아니었고 소주만 적정량 마셨지만- 이 글 보니 좀 겁나네요.

마노아 2008-12-18 10:34   좋아요 0 | URL
하핫, 긴장하게 되지요. ^^
 
개밥바라기별
황석영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낯선 삶의 방식이었다. 당연하게 학교를 가고 졸업을 하고 그 다음 수순을 밟지 않는 아이.

왜 공부를 하는가, 왜 제도권 아래 안주해야 하는가, 먹고 사는 일에만 집착하고 사는 것이 마땅한가에 대한 고민을 하는 주인공들.

참으로, 낯선 모습이었다. 고민해야 마땅한 일임에도 우리네 교육 현실에서 생활 환경에서, 그런 고민을 하는 아이는 '4차원'에 속했다. 그런 고민을 할 수도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고 살아왔다. 때문에, 보다 자유로운 이들 영혼을 보고 있자니 슬며시 부럽기도 하고 어쩐지 화가 좀 나기도 했다.

작품의 진행 방식이 독특했다. 시작 부분에서 베트남전에 파병되기 직전의 준이가 잠시 외박을 나가서, 엄마와 동생을 만나고, 친구들을 만나고, 그리고 오래 전 헤어진 연인을 찾는 대목들이 이어지는데, 그 사이사이 추억의 갈피들은 모두 뒷 내용에서 채워지고 보완되는 '맛보기'로 등장한다. 게다가 주인공 준과 다른 친구들 각자의 입장에서 서술하는 내용들이 교차하는 형식은 아주 드물지는 않지만 또 아주 흔한 것도 아니기에 적당히 신선함을 보여준다.

아마도 작가 황석영의 자전적 소설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해방 전에 태어나서 6.25 전쟁을 겪고, 다시 고등학교 때는 4.19를 몸소 체험했던 역사적인 피가 소설가 자신에게 흐르고 있다. 전에 무릎팍 도사에 나와서 그런 이야기를 했는데, 가는 곳마다 어떤 큼직한 사건에 꼭꼭 노출되었다고 한다. 방금 말한 전쟁, 4.19가 그랬고 베트남전, LA폭동, 영국 테러 사건 등등등... 운명적으로 그렇게 정해진 것인지, 작가 자신의 뜨거운 피가 그렇게 사건을 만들고 다니는지 모르겠지만, 어느 책의 제목처럼 역사는 한 번도 그를 비켜간 적이 없었다. 그에게 자유로운 영혼과 도전, 그리고 남다른 각오가 없었더라면 그 시대를 감당하며 살기 힘들었을 것이고, 우리는 시대를 대표하는 명 소설가 한 명을 잃었을지도 모른다.

주인공 준의 남다른 방랑벽. 거의 역마살 수준이었다. 학교 수업을 빠지고 산으로 돌아다녔고, 한 달씩 남도 여행을 다니고, 대학에 들어간 뒤에도 산사에 들어가 수행을 하지 않나 고기잡이 배를 타지 않나 공사장에서 일을 하지 않나, 같은 나이 대의 다른 소년, 청소년, 청년들이 경험하지 못한 길로만 부러 다니는 듯 인생 여정이 예사롭지 않았다. 주인공 준은 특별히 사회 문제에 열을 올려서도 아니고, 여자에 관심을 갖지도 않았고, 오로지 본인... 자기 자신에게만 몰두했다. 실상, 근원적 존재로서 자기 자신을 바로 들여다보지 못하고 시대의 작가가 탄생했을 리 없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그 기나긴 시간 동안 한결같은 기다림으로 자식을 애타게 바라보았을 그 어머니를 생각하면 상당히 불효자였다는 건 명백해 보인다. 심지어 자살 소동도 벌이지 않는가.

딱 부러지는 이유 없이도 방황할 수 있는 것이고, 그렇게 자아의 신화를 찾아갈 수 있는 것이고, 충동적으로 치기어린 마음에 자살 소동까지 벌일 수 있다고 치자. 불가능한 건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심적으로 크게 공감이 안 간다. 내가 그런 삶을 살아보지 못해서라기 보다 일반적인 관점으로 지극히 비상식적이지 않은가? 가출, 여행까진 괜찮은데, 그래 출가해서 스님이 되겠다고 결심했던 부분도 괜찮아 보이는데, 자살 소동까지 가버리니 이건 참 갑갑해지는 심정이랄까. 그냥 '남다른' 그 감성 탓이라고 보기엔 저지른 짓이 어마어마했기 때문일 것이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개인의 목숨이란 그저 자신만의 것이 아닌, 가족과의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더 익숙한 법이기 때문일 것이다.  연예인 한 명이 자살을 해도 그 노출된 삶의 단면 때문에 제3자들이 안타까워 하는 법인데, 하물며 자식과 형제의 죽음이란 말해 무엇하겠는가.

그렇지만, 내가 불편했다고 해서 준이가 보여준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가치 없이 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새벽 여명 찬란히 빛나던 순간 '샛별'이라고 불리던 별이, 서쪽 하늘 초승달 옆에서 초라하게 떴을 때 '개밥바라기'로 불린다고 해서 그 별이 샛별이 아닌 것은 아니니까. 결국 우린 모두 자신만의 샛별, 지금 당장은 개밥바라기로 보이는 그런 별들을 품고 있다. 그 별을 바라보는 관점과 비추어 내는 강도는 모두가 다르다 할지라도.

준이의 어머니가 준이가 쓴 원고를 불태우고 난 뒤 했던 말이 몹시 인상적이었다.

   
 

 책을 쓴다는 건 좋은 일이지만 제 팔자를 남에게 다 내주는 일이란다.

 
   

작가가 고심하여, 고혈을 짜내어 탄생시긴 소설들에는 작가의 기억과 추억과 창작 의지와 그밖의 모든 에너지가 녹아 있을 것이다. 그 안에 진하게 녹아 있는 자신의 팔자를 끄집어 내어 독자에게 보여주기. 숭고하고도 처절하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온 작가 황석영의 삶을 우리는 대강 눈치채고 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나와의 궁합은 그닥 찰떡이 아니었지만, 이런 소설-게다가 청소년 소설, 게다가 작가의 소년기 모습이 녹아 있는-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은 고맙고 고마운 일이다. '거장'이란 이름이 부끄럽지 않게 정진하는 작가의 모습에서 주인공 준이가 보여준 진지한 고민과 칼날 위를 걷는 듯한 위태로움을 함께 읽어본다. 우리는 다만 지켜볼 뿐이지만 격려의 박수를 늘 잊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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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12-18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리데기에 좀 실망해서 이 책은 안 보고 싶었는데~ 줄줄이 있는 우리집 청소년을 위해서 사야 되나~ ^^

마노아 2008-12-18 10:40   좋아요 0 | URL
전 바리데기가 좀 더 나았던 것 같아요. 거장이라고 불리는데 읽은 책이 고작 두 권이라는 게 미안해서 며칠 전에 중고샵에서 객지를 건졌어요. 읽으려면 시간은 좀 걸릴 테지만요^^

다락방 2008-12-19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장이라고 불리는데 읽은 책이 고작 한권인걸요, 전. ^^;;

마노아 2008-12-19 19:49   좋아요 0 | URL
저도 이 책 포함해서 두 권이에요^^ㅎㅎ
이번 2008책 투표에서 압도적으로 1등하고 있길래 당황스러웠어요. 요거랑 하악하악이요..;;;;
 
개밥바라기별
황석영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8월
절판


시키는 대루 하기 싫어할 뿐이지 나두 노력하구 있어.
노력은 무슨...... 아무렇게나 사는 거지.
그게 나쁘냐? 나는 말야. 세월이 좀 지체되겠지만 확실하게 내 인생을 살아보고 싶은 거다.
학업을 때려치우면 나중에 해먹구 살 일이 뭐가 있겠어?
어쨌든 먹구살 일이 목표겠구나 헌데 어른이나 애들이나 왜들 그렇게 먹구사는 일을 무서워하는 거야. 나는 궤도에서 이탈한 소행성이야. 흘러가면서 내 길을 만들 거야.
그리고 준이는 나에게 다시 말했다.
내가 영길이 너나 중길이를 왜 첨부터 어린애 취급했는지 알아? 아주 좋은 것들은 숨기거나 슬쩍 거리를 둬야 하는 거야. 너희는 언제나 시에 코를 박고 있었다구. 별은 보지 않구 별이라구 글씨만 쓰구.-41쪽

가장 넓은 국도라는 게 일제 때에 닦은 신작로 이차선이었지만 국도변에는 언제나 싱그러운 포플러나 플라타너스 가로수가 서 있었지. 포플러가 우리말로 미루나무인 것처럼 시골 사람들은 플라타너스를 방울나무라고 부르더라. -168쪽

이담에 역사에 물어보라 하는 건 다 헛소리예요. 사람들이 기억하려고 노력을 해야지요.-175쪽

책을 쓴다는 건 좋은 일이지만 제 팔자를 남에게 다 내주는 일이란다.-1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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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6 18: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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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6 19: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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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6 19: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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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6 21: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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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8 10: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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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8 14: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18 22: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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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9 08: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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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22 10: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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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22 11: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토요일에 피검사를 받았다. 3주 전에 감기 때문에 병원갔을 때 의사샘이 빈혈 검사 한 번 더 해야 할 거라고 넌지시 말씀하셨는데 좀 걸리긴 했다. 빈혈약은 2월까지만 먹었고, 벌써 10개월이 지났다. 현상 유지만 해줬어도 좋겠지만 분명 떨어졌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놀토를 이용해서 검사를 받았고, 최근 너무 피곤한 터라 방광염이 생긴 게 아닐까 싶어 약도 받아 먹었다.

오늘 결과 들으러 갔는데, 간 김에 감기 약도 지어와야 했다. 주말 동안 온 식구가 모두 감기 걸려버렸다.(털썩!)

일단 빈혈. 음, 예상했지만 많이 안 좋았다. 수치가 달랑 6이란다. 이게 어떤 사람은 100도 나온다지만, 최소 20은 나와야 된다는데 6이란다. 작년에 6.5 받고서 기겁하고 병원 달려갔었는데 그보다 더 떨어졌다. 제길슨!

소변검사 결과 방광염은 괜찮은데 빈혈이 이 정도로 심한 것은 자궁 근종이 의심된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2000년에 초음파 검사 받았을 때 자궁 근종이 보인다고 했는데, 당시 의사샘이 여자들은 대개 있는 편이니까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니라고 했다. 그래서 별로 개의치 않고 살았는데, 안 그러던 애가 금년엔 생리 주기도 너무 불규칙했고, 때마다 다리가 너무 아픈 게 생리통 증세였고, 빈혈도 심하게 악화됐다. 산부인과 가보란다. 아쒸...

여자 의사 있는 산부인과 소개해 달라고 하니까 연세 산부인과 의사 중엔 여자가 없다고 한다. 아니, 장난하나. 누가 '연세' 의사를 물어봤나! (내가 간 병원이 연세 의료원이다. -_-;;;)

빈혈약 한달치 처방. 최소 6개월은 먹어야 할 것이며, 다음 검사는 3개월 후란다.

그리고 다음 문제.

콜레스테롤이 너무 높다고 한다. 지난 9월에 수치 높아서 생 난리 떨었던 일이 스쳐 가누나.

삼겹살 잘 먹냐고 물으신다. 아니오.

특별히 육식을 선호하는지, 아니오.

오징어 비롯 해산물 좋아하는지, 아니오.

술 담배, 아니오!

내 비록 우유를 좋아하고 달걀도 좋아한다지만, 내가 하루에 우유 1리터씩 마시고, 달걀 3개씩 ㅊ 먹는 것 아니지 않은가.

마지막 질문.

부모님 중에 심혈관 질병 갖고 계신 분 있는지... 아!

외가 쪽은 모두 그쪽 병으로 돌아가셨다. 아뿔싸.

유전적으로 콜레스테롤이 높게 나오는 사람이 있단다. 방법은 운동 뿐!

예.......  그렇군요!

콜레스테롤 약 한 달치 처방(쿵!!)

아, 속이 쓰라리다. 진단 결과가 스트레스가 됐나. 저녁 먹은 게 제대로 얹혔다. 쏟아내고 손을 네 번이나 땄다.

아프다...ㅜ.ㅜ

담달엔 산부인과도 가봐야겠고, 피부과도 가야겠고(이 놈의 사마귀!), 헬쓰를 끊어야겠다.(집에서는 힘들다는 것을 무수한 경험으로 아는 바...;;;)

헬쓰는 재미 없다는데 좀 괜찮은 운동 없나?

흑.... 부도덕한 체력을 버리고 청렴한 체력으로 거듭나리나리나리......!

그나저나 일단 감기부터 어케... 기침하느라 염통이 다 쑤신다. 트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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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5 2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15 22: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15 23: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16 08: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08-12-15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킬로 감량 클럽에 가입하시죠..일단 바람구두님 영입했습니다.!!

마노아 2008-12-15 22:50   좋아요 0 | URL
고려는 해봤는데 '일단' 체중 공개더군요. 그래서 포기했어요ㅡ.ㅡ;;;;;;

Mephistopheles 2008-12-15 23:08   좋아요 0 | URL
클럽 멤버들끼리만 공개되는 거랍죠!

마노아 2008-12-15 23:20   좋아요 0 | URL
아니, 클럽 멤버들도 아니됩니다! 츠자 시집갈 길 막혀요!

2008-12-15 23: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15 2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15 23: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16 08: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웽스북스 2008-12-15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헬쓰는 재미없어, 라는 생각을 저도 하고 사는 사람인데요,
어디선가 들었었나 읽었었나 기억은 안나는데

헬쓰는 재미없어요, 라는 말에 트레이너말이
여기 재미로 오시는 분 한분도 없어요 라고 ㄷㄷ (무섭죠)

저도 오늘 과자와 아이스크림을 물면서 그사세를 보며 운동좀 해야겠다라고
초반성 모드 돌입했어요 ㅜㅜ
우리 운동 열씸히 해요 마노아님. (여자 10kg 클럽 여기서 결성할까요?)

&

그나저나 걱정 많이 되시겠어요.
신경쓰이셔서 저녁 먹은 것도 체하고 ㅜㅜ

우리 건강관리 열심히 해보아요 으흑 ;

마노아 2008-12-16 08:37   좋아요 0 | URL
저도 어디선가 읽은 것 같아요. 핵심을 콕 집은 터라 변명의 여지가 없네요^^;;;
여자 10kg 클럽...아, 손발이 오그라들 것 같아요. ^^
건강한 문화생활과 여가생활과 인생을 위하여~

순오기 2008-12-15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윽 어케해요~ 무엇보다도 우리 알라디너는 체력이 청렴해줘야 하는데...
약도 잘 먹고 섭생과 운동을 잘 해야죠. 나도 유전적인 요소가 있어 조심해야 되거든요.
미루고 미루다 오늘 건강검진가려고 어제 저녁부터 금식했는데 아뿔사~~~오늘이 그날이라니!
난 평생 생리통을 모르고 사는 사람이라 '그날'도 닥쳐야 안다.
할 수없이 또 다음주로 미루는데 그러다 못하고 올해 넘기는 거 아닌지...

마노아 2008-12-16 08:41   좋아요 0 | URL
아, 유전적으로 저같은 분들이 많군요. 안타까워요ㅠ.ㅠ
근데 평생 생리통을 모르고 사셨어요? 아, 축복이군요. 전 죽어요ㅠ.ㅠ
산부인과 가보는 건 너무 끔찍한데 생리통을 고치기 위해서라도 방학하면 다녀오려구요.
우리 건강관리 열심히 해요(>_<)

순오기 2008-12-16 18:02   좋아요 0 | URL
생리는 엄마 닮잖아요~ 우리 엄마도 우리 언니들도 몰라요.
이젠 우리 두 딸도~ㅎㅎㅎ 그래서 내가 막 복받았다고 애들한테 자랑치잖아요.ㅋㅋㅋ
생리통도 한약으로 조절하는거 같던데요~

마노아 2008-12-16 19:14   좋아요 0 | URL
제가 혈액순환이 너무 안 되어서 생리통이 심해요. 다리가 끊어질 것처럼 아프거든요.
그러니까 콜레스테롤을 비롯 심혈관 질병을 치료하는 게 우선인 것 같아요.
우리 어무이께선 생리통 없으셨는지 여쭤봐야겠어요.
순오기님은 복덩어리에요!

hnine 2008-12-16 0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랑 비슷하시네요. 저도 빈혈에, 콜레스테롤 수치는 늘 높아요. 저도 고기, 술, 담배 안하고 더구나 운동도 열심히 하는데도. 유전의 탓으로 밖에 돌릴 밖에요. 운동을 안한다면 이보다 더 높겠구나 여길 뿐이지요.
헬쓰 뿐 아니라 저는 모든 운동이 고문처럼 여겨지던 사람인데, 결심하고 시작한 것이랍니다. 약 먹는 것은 그보다 더 싫어하기에 ^^

마노아 2008-12-16 08:42   좋아요 0 | URL
나인님, 이런 동병상련을..ㅜ..ㅜ
아, 오늘은 온 몸이 콕콕 쑤셔요. 기침 때문에 이젠 머리도 울리고, 집에서 쉬면 딱 좋겠는데, 어디 연가 낼 입장이던가요. 흑흑....
약 부지런히 먹고 빨리 견달을 내려 헬쓰든 요가든 뭔가 시작해야겠습니다. 쿵!

Kitty 2008-12-16 0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어떡해요 ㅠㅠ
저는 딱히 수치가 높거나 하지는 않지만 차만 타고 다니는터라 늘 운동이 부족해요.
그래서 운동을 열심히 해야하는데 추워서 ㅠㅠㅠㅠㅠ
그나마 운동 싫어하는 제가 질리지 않고 하는 것은 책이나 TV 보면서 트레드밀 빨리걷기랍니다.
뭘 열심히 보면서 하면 시간이 비교적 금방 가더라구요. TV 달려있는 헬스장에서 한 번 시도해보세요. 화이팅!

마노아 2008-12-16 08:46   좋아요 0 | URL
트레드밀이 러닝머신인가요? 아, 걸으면서도 책을 볼 수 있군요.
집에서 스텝퍼 밟을 때는 뭔가 영상을 보면서 하곤 했는데 겨울 되니까 추워서 집에선 운동 못하겠어요.
그런데 또 유혹이 생기네요. 그냥 집에서 재도전? 아, 무수한 실패의 연속이 떠오르는군요. 역시 나가서 해야겠어요^^;;;

무해한모리군 2008-12-16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러닝머신 뛰고 있으면 왠지 다람쥐 체바퀴 도는거 같아서 ^^
퇴근때 집까지 두세정거장 걷기 하시면 어때요?
(이거 육개월로 오키로 감량성공 ^^)
좋기는 요가 정말로 좋아요~

마노아 2008-12-16 08:47   좋아요 0 | URL
요가 추천 두 번 받았어요. 정말 좋은가봐요. ^^
걷는 방법도 훌륭한데 가방이 너무 무거워요.
가방을 가볍게 하려면 책을 두고 다녀야 한다는 이야기.
음, 그래도 좀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

조선인 2008-12-16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습게도 전 항상 저콜레스테롤 판정을 받아요. 의사님 처방대로 1주일에 2끼 이상 고기를 먹고, 매일 계란 2개 이상씩 먹고 있는데도 이놈의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갈 줄 몰라요. 몸무게는 식단 때문에 자꾸자꾸 올라가는데! 이게 정말 말이 되요? ㅠ.ㅠ

마노아 2008-12-16 09:29   좋아요 0 | URL
아, 그 반대 현상도 있군요! 게다가 콜레스테롤이 너무 낮아도 문제이군요. 이런이런... 역시 중도의 길은 어려워요ㅠ.ㅠ

무스탕 2008-12-16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대체 건강이니 약이니 운동이니 이런건 문외한이라서 무슨 조언드릴게 없네요..
읽으면서 저도 같이 쓰렸어요 -_-;
요즘 제 걱정이라면 눈이 점점 나빠진다는것, 이가 다시 나빠지기 시작해서 생각보아 일찍 틀니를 해야할지 모르겠구나.. 정도랄까..
도대체 마노아님은 뭔 방법을 강력하게 대처하셔야 겠습니다. 정말!

마노아 2008-12-16 12:59   좋아요 0 | URL
아아, 건강하게 사는 길이 쉽지 않군요. 무스탕님도 함께 파이팅이에요. 눈이랑 이라니, 이건 제대로 중요한 장기잖아요ㅠ.ㅠ

다락방 2008-12-16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부인과는 여자의사라고 더 낫진 않아요, 마노아님. 굳이 여자의사 찾아가실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의사가 남자든 여자든, 그 앞에서 다리 벌리는거 쉽지 않아요. 여자라고 더 편해지지 않는다 그말이어요. 그러니 어여 가보세요. 자궁근종이 흔하기는 하지만 흔하다고 해서 키워도 되는건 아니거든요. 일단 무조건 가보세요.

헬쓰는 정말 재미없지만, 우리가 사람이기 때문에 집에서 운동하기가 쉽지 않아요. 아무것도 아닌것 처럼 보이는 훌라후프라든가 줄넘기, 학교 운동장 뛰기, 윗몸 일으키기, 이런거 다 하려고 마음먹어봤자 작심 하루예요. 그러니 차라리 돈을 ㅊ들여서라도 헬쓰를 등록하는 것이 가장 나은 방법이라서 권해드리는 바입니다. 일단 돈 내고 등록 해 놓으면 일주일에 두 세번이라도 가게 되고, 또 안가더라도 운동을 해야 된다는 생각을 자꾸 머릿속에 하게 되거든요. 그러니 헬쓰도 일단 질러버려요. 가서 런닝머신을 걷기만 할지라도, 집에 있으면 걷는 것 조차 안하잖아요?


건강해지세요, 마노아님.
마노아님 제가 지난번에 만났을 때는 몸매관리는 하실 필요 없으실 정도로 뛰어난 몸매셨어요. 그러니 건강 관리만 하시면 될 것 같아요.


제가 볼 때는 고기도 잔뜩 먹고 야채도 잔뜩 먹고 무조건 잔뜩 먹고 잔뜩 자는게 최고인것 같아요. 그러면서 운동도 좀 하고. 자자, 마노아님. 기운내자구욧!!

마노아 2008-12-16 19:11   좋아요 0 | URL
아, 정말 현실적인 충고 고마워요 다락방님.
자궁근종도 검색해 보았는데 일단 초음파만 받아봐도 상황을 알 수 있을 테니 빨리 병원에 가는 게 좋겠군요.
운동도 뭔가 강제력이 있어야지 개인의 의지로 극복하긴 너무 힘든 것 같아요. 돈을 써야 아깝다는 부담에 한 번이라도 더 움직이겠지요.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고, 진짜 이게 병 안 키우는 가장 기본인 것 같아요. 이십 대 내내 수면이 가장 시원찮아서 여전히 집중력이 떨어지는 부작용을 낳았는데 이제 삼십대를 달리고 있으니 더더욱 건강에 신경 써야지요.
다락방님 고마워요!

향기로운 2008-12-16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학교 선배님중에 헬스는 아무래도 몸에 무리가 올거같다며 요가를 하시고 계시던데.. 살도 많이 빠지고(놀랍게 빠쪘어요) 몸도 많이 가뿐해진 것 같더라구요. 저더러 함께 요가하러 가자는 걸 시간없다는 핑계로, 집에서 멀다는 핑계로 요리조리 피하고 있는데.. 운동은 해야하고.. 끙.. 저도 고민되네요. 마노아님 기운내세요~~

마노아 2008-12-16 19:12   좋아요 0 | URL
오오, 요가로 살이 빠지기도 하는군요? 제가 우리 집에서 저주받은 몸뚱아리로 통하는 극악 살 안 빠지는 체질이긴 한데, 그래도 희망을 버리지 말아야겠어요. 우리 함께 시작해요^^

물만두 2008-12-16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감기부터 떨쳐내세요. 독해요.
그리고 밸리댄스 어떠세요?
운동도 되고 좋다고 하던데요.

마노아 2008-12-16 19:13   좋아요 0 | URL
그쵸! 오늘 너무 기침 많이 하고 열이 오르락 내리락 하고 일단 온 몸이 송곳으로 쿡쿡 찌르는 느낌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어요. 이거 독감인가봐요ㅠ.ㅠ
밸리댄스를 친구가 배우고 있는데, 일단 제가 몸매가 안 되긴 하지만 몹시 탐이 나는 운동이긴 해요.
배울 수 있는 곳이 근처에 있는지 알아봐야겠어요. 물만두님 고마워요. ^^

L.SHIN 2008-12-17 0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나는 음악을 들으며 1시간 동안 계속 춤을 추는 겁니다. 때로는 감미롭고 느린 음악에도 맞춰서.
그거 효과 좋습니다. 저도 가끔 하거든요.^^
춤은 전신 운동이면서 온 몸의 근육과 뼈를 골고룰 움직이게 해줘서 스트레칭 효과도 있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심리적 치료도 되고요. 지루하지도 않고.

헬스장도 재미없지 않아요.
저는 전에 헬스장 다닐 때, 런닝 머신 위에서 책을 읽거나 TV를 보면서 신나게 걸었는데,
40분이란 시간이 너무나 순식간에 가더군요. 런닝 머신에는 책 놓는 자리가 있는데 전혀 어지럽지 않습니다.

마노아 2008-12-17 08:28   좋아요 0 | URL
어제는 우리집 주변 헬쓰장이랑 요가 센터를 검색해 봤는데 인터넷 정보가 그닥 자세하지도 정확하지도 않더라구요.
직접 방문을 해봐야 하는 건가 좀 갸우뚱 했죠.
그러다가 머리 아파서 검색 포기.
다시 좀 더 찾아봐야겠어요.
그런데 런닝 머신 달리면서 책 읽어도 어지럽지 않다니 신기하네요. 책도 보고 영화도 볼 수 있다는 건 참 근사해 보여요.

BRINY 2008-12-17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가 시작했어요. 얼마 안되었지만, 좋은 거 같아요! 그리고 퇴근때는 꼬박꼬박 걸어온답니다. 걸어오기 위해서너무 캐주얼하지 않는 백팩도 하나 장만해서 매고 다녀요. 가방 무거우면 걷기 힘들고 팔이랑 어깨까지 아프잖아요.

마노아 2008-12-17 23:38   좋아요 0 | URL
집 근처에 사는 제 앞자리 샘도 집 주변에 괜찮은 센터가 없다고 한숨을 쉬더군요. 요가든 헬쓰든 꼭 찾아서 2009년은 건강하게 시작할래요. 저도 가방 무거운 건 질색이에요. 근데 대부분 제 가방은 좀 무겁답니다ㅠ.ㅠ

건조기후 2008-12-18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코.. 건강이 많이 좋지 않으시구나. 저는 경험상 출퇴근을 걸어서 하는 것이 그나마 가장 꾸준하게 되고 효과도 좋더라구요. 작년에 일하던 곳에 왔다갔다 총 1시간 반 가량을 걸어다니면서 소식했더니.. 다이어트도 되고 컨디션도 좋고 정말 그만한 게 없는 거 같아요.ㅎㅎ 따로 운동하려면 챙길 것도 많고 시간도 의외로 많이 걸리고 번거로워서-_-

마노아님도 빈혈이 심하시다니 움직임이 많은 운동보다는 하루 30분 이상 걷는 게 좋을 거 같은데.. 가방의 짐을 적당히 조절해서 걷기 해보세요^^

마노아 2008-12-18 21:57   좋아요 0 | URL
운동보다도 어려운 소.식. 오옷, 저같은 태음인에겐 너무 힘든 유혹이에요.
그치만 식이요법을 병행하기 전에는 확실히 감량은 힘든 것 같긴 해요.
이제 곧 방학인데, 그래도 좀 걸으면서 운동하면 좋겠어요. (헬쓰랑 요가는??)
암튼, 일단 병원 순례부터 마치고요^^ㅎㅎㅎ

건조기후 2008-12-19 17:12   좋아요 0 | URL
크크. 저도 맘 먹고 다이어트 할 때만 소식하지 평소엔 저어어어언혀-_-
나이 서른 넘으면 또 몸이 20대랑 다르답니다.;; 쉽게 지치고 살도 잘 안 빠지고ㅠ
내년엔 꼭 튼튼한 마노아님으로 거듭나길^^

마노아 2008-12-19 19:49   좋아요 0 | URL
맞아요, 맞아! 한 해 한 해 몸이 느끼는 나이를 속일 수야 없죠.
내년엔 꼭 튼튼 마노아로 거듭나겠습니다. 지금도 외관은 튼실하지만 실속이 튼튼해져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