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0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가의 인터뷰를, 다른 독자들의 리뷰를 미리 읽어볼 수가 없었다. '엄마'라는 단어 때문에 지레 짐작으로 '신파'일 거란 수근거림도 많이 들렸지만 어떤 사전 정보나 편견 없이 만나고 싶었다. 그래야 제대로 이 책을 들여다볼 것만 같았다. 그렇게 기다린 끝에 작가가 표현한 '엄마'를 만났다. 간절하고 간곡하게, 그리고 서럽게.
 

<연초도매상>을 번역한 나의 지인은, 첫 문장을 번역하느라 엄청 오랜 시간을 썼다고 했다. 문장이 워낙 길기도 했고 난해하기도 했지만, 첫 포인트이기 때문에 강렬한 인상을 매끄럽게 전달할 필요가 있었기에 더 심혈을 기울였다고 했다. 이 작품을 쓴 신경숙 작가도 첫 문장을 쓰고 나서 본 궤도에 올라 작품을 주르륵 이어갈 수 있지 않았을까. 몹시 매혹적이었고, 긴장감을 제대로 전달하는, 또 앞으로 있을 이 사단을 어떻게 두고 볼까 잔뜩 궁금하게 만들 명문장,

-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째다.


아, 엄마를 잃어버렸단다. 아이도 아니고, 개를 잃어버린 것도 아니고, 엄마를...... 엄마를 잃었다고 한다. 그것도 일주일 전에. 아니, 어떻게 그런!!!


독자는 궁금한 마음에 다음 문장도 연달아 읽는다. 화자의 설정이 독특하다. '너는'이라고 지시하며 말을 한다. 엄마의 첫째 딸인 소설가 '너'의 입장에서, 그녀를 주인공 삼아 전달하는데 화자는 철저히 뒤로 빠지고 주관적인, 전지적인 시점을 배제한다. 그 덕분에 독자는 한 발자국 뒤에서 듣는 것 같은 객관화가 가능하고 작품의 말투는 좀 더 가벼워졌으며 이 무거울 법한 이야기를 부담 없이 듣게 된다. 작가의 영리한 선택이었다.


아버지의 생일을 쇠러 서울로 올라오는 길. 아버지는 언제나 그렇듯이 뒤따라오는 아내를 챙기지 않은 채 먼저 지하철에 올랐고, 한 정거장을 지나서야 아내가 지하철에 오르지 못했음을, 아내를 잃어버렸음을 깨달았다. 하필이면 그때, 다섯 명이나 되는 자식들은 모두 바쁜 일정에, 업무에 치여 누구도 마중을 나오지 못했고, 하필이면 아버지는 지하철을 탔고, 하필이면 사람 많은 그 서울역에서 엄마를 잃어버렸다. 오, 맙소사.


도시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이정표 보고 찾아오던가, 한 자리에 계속 머물러 있으면 누군가 찾으러 올 것이고, 그도 아니면 전화를 한다든지 안내 센터에 문의를 하든지, 뭔가 수단이 있을 것 같은데 어째서 엄마를 잃어야 했을까. 잔인하게도, 엄마를 잃을 수밖에 없는 모든 악조건이 다 겹친다. 시골 생활에만 익숙한 엄마는 모든 게 똑같기만 한 도시의 건물들 사이에서 길을 찾기 어려웠고, 게다가 글을 읽을 줄 몰랐으며, 결정적으로 엄마는...... 치매를 갖고 계셨다. 기막히게도, 자식들은 그 사실을 몰랐다.


엄마는 자주 머리가 아팠고, 그 때문에 혼절도 하고, 해야 할 일을 잊거나 길을 잊거나 자주 멍한 상태가 되어왔었는데, 곧 죽어도 병원은 안 가겠다는 그 거부만 받아들인 채 엄마의 상태를 자식들은 알아차리지 못했거나 혹은 알았어도 어떤 조치도 취하지 못했다. 늘 가까이 있던 남편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엄마를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사실은 '잊은' 거였고, 그렇게 엄마는 실종되어버렸다.


자식들은 그때부터 엄마의 빈자리를, 엄마가 해내었던 무수한 역할들을, 엄마가 보여준 그 끝없던 사랑을 다시금 새겨본다. 그렇게 이들 한 가족의 살아온 시간이, 역사가 소설 속에서 재구성된다. 처음에는 큰 딸의 입장에서, 두 번째는 장남의 입장에서, 그리고 세 번째는 남편의 입을 빌어서.


열일곱 어린 나이에 시집 와서 가난을 평생 짊어지고 살았던 엄마. 다섯 아이를 키우며 쌀독에 쌀 비는 것이 가장 두려웠다던 엄마. 공부하는 아이들 모습이 그렇게나 자랑스럽고 대견했던 엄마. 걸핏하면 바깥으로 돌고 심지어 외도까지 하고 집안에서 하나 책임지는 것 없는 아버지 대신 농사 일 하고 누에 치고 집을 지으며 살았던 엄마. 어리던 아이들에게 온 세상이었으며, 전 우주였던 그 엄마를, 그 놀랍던 사랑과 희생을 깨닫지도 채 갚지도 못한 채 상실해버렸으니, 남은 가족들의 황망함과 슬픔, 애끓는 참회의 마음을 어떻게 달랠까.


이 작품이 무수한 독자들에게 공감을 주고 감동을 주고 또 눈물까지 함께 주는 것은, 우리 모두가 누군가의 자식이고 또 누군가의 엄마이기도 한 그 관계대입 때문일 것이다. 나에게도 당연히, 엄마가 있다. 우리 엄마, 우리 엄마......


엄마가 갓 시집을 왔을 때, 사흘 만에 시아버지가 큰 며느리랑 못 살겠다고 신혼집에 들어오셨다. 일주일 만에 시동생 둘이 올라왔고, 한 달 뒤에는 시누이도 올라왔다. 그리고 딸 셋이 태어났다. 그렇게 아홉 식구를 건사하고 사셨으니 손에 물이 마를 날이 없었고 아빠는 작품 속 아버지처럼 한량 비스무리하거나 외도를 하거나 뻔뻔스럽지는 않았어도 경제적 책임은 거의 못 지고 사신 분이었다. 돌아가실 때까지.


어리던 내 눈에는 많은 식구 챙기며 아등바등 사는 엄마보다 가장으로서의 권위가 없던, 과묵하기도 했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던 아빠가 더 가여웠다.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하고 물으면 거침없이 “아빠가 좋아!” 라고 대답하던 나는, 그럼에도 아빠가 돌아가시고 나서 한참 뒤, 엄마 없는 삶보단 아빠 없는 삶이 좀 더 견디기 쉬울 거라고 생각했다. 엄마가 없는 세상을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 그런 깨달음 뒤에 지극 정성으로 효성을 다해 엄마를 모셨냐 하면, 그건 절대로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엄마의 존재가 갖는 그 상징성과 사랑의 시혜를 모르지 않았다. 비록 엄청 딱딱한 말투에 감정 표현은 너무도 인색한 우리 엄마지만.


내가 스무 살이 되었을 때, 평생을 모르고 살던 오빠가 나에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의 오빠. 그러니까 우리 엄마의 아들. 그러나 내 아빠의 아들은 아닌. 오빠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되었을 때 내가 받은 첫 번째 인상은 '놀랍다!'였다. 일단 없던 오빠가 생겨서 기뻤고, 내 엄마의 젊은 날에 그런 로맨스가 있었다는 사실이 충격이었다. 그걸 아름답다고 말하기엔 도덕적, 윤리적으로 다소 문제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걸 정죄할 자격은 내게 없었다. 아무튼, 늘 나의- 우리들의 엄마였고 울 아빠의 아내였기만 했던 엄마가, 젊었던 시절 그저 한 사람의 여인이었던 어느 시간을 처음으로 상상해 보았다. 뜨거운 피가 격정적으로 흘렀을 것이고 미혼모였던 엄마를 3년 간 구애했던 아빠의 순정을 상상해 보았고, 그럼에도 가난한 살림에 책임지지 못한 자식에 대한 죄업을 떠올려 보았다. 참으로, 모진 시간을 보냈겠구나 싶었다. 누구한테 말할 수도 없는 그 시간은 얼마나 지옥이었을까.


엄마의 '인생'을 생각하게 된 계기가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엄마는 나만할 때 꿈이 뭐였어? 뭘 좋아해? 어떨 때 행복해?” 이런 질문들을 하게 된 것도 그 무렵이었을 것이다. 엄마는 화초를 키우는 것을 사랑하고 원예사가 되고 싶기도 했지만 스스로는 여사장에 잘 어울리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사셨다 했다. 제일 가보고 싶은 나라는 스위스. 좋아하는 음식은 동태찌개. 자식들 유학 공부시키는 걸 보았으면 하는 소망 등등등.


오래도록, 나는 내 가족들을 힘들어 했다. 정확하게는 내 자매들을 힘들어 했다. 그 자매들로부터 나를 보호해주지 못하는 엄마도 많이 원망했더랬다. 그래서 '만약' 다음 생이라는 게 있다면, 또 다시 인간으로 태어난다면 지금의 가족 구성원으로는 결코 다시 만나고픈 마음이 없었다. 미안하게도, 엄마 역시 마찬가지였다. 난 그냥, 다시 태어나고픈 마음이 절대 없었다. 상상으로도 그건 좀 끔찍했다. 한 번의 삶도 힘들고 이리 고단한데, 어떤 인생이 펼쳐질지 전혀 알 수 없고 그것이 무지갯빛일 가능성도 물론 있다지만, 난 그래도 싫었다. 그런데, 돌이켜 생각해 보니, 그 마음이 다른 사람은 모르되 엄마에게는 미안했다. 엄마가 내게 준 사랑은 우리의 남은 평생 동안 분명히 다 갚을 수 없을 터인데, 일방적으로 받기만 하고 입 씻는다는 그 상상이 미안했다. 아직 엄마가 되어보지 못한 나는, 내가 내줄 수 있는 '엄마'의 사랑이란 게 당연히 실감도 안 나고 잘 상상도 안 된다. 그래서 다음 생이란 걸 굳이 가장해서 또 다시 엄마의 딸로, 혹은 내가 엄마의 엄마가 되어줄 마음은 감히 못 먹겠는데, 울 엄마의 자매가 되고 싶은 마음은 있다. 나이 들어갈수록 더 의지하고 더 힘이 되어주는, 같이 늙어가는 그런 자매. 그 정도라면, 울 엄마에게 내가 갚을 수 있는, 감당할 수 있는 사랑의 크기가 될 텐데...... 어차피 상상이지만, 내 생각은 그렇다.


다시, 작품 얘기를 해보자. 큰 딸과 장남의 이야기 뒤에 나오는 아버지의 고백과 깨달음을 들으며 얼마나 먹먹했는지 모른다. 그 아빠가, 큰 딸의 전화를 받으며 "엄마를 부탁해"라는 말이 절절하게 튀어나올 때, 도떼기시장 같던 점심시간 교무실에서 난 엎드려 울고 말았다. 창피하다거나 누가 말을 시킨다거나 그 외의 모든 상황들을 고려할 여유가 없었다. 이런 진행을 예상했음에도 쏟아지는 눈물은 중력의 명령을 거부하지 못했다. 크게 숨을 몰아쉬고 마음을 진정시키고 눈물을 얼른 닦아내고, 그리고 '엄마'의 입을 빌려 진행하는 네 번째 장을 읽어내려 갔다. 작은 딸의 집을 새가 되어 바라보는 엄마, 그리고 긴 시간 동안 위로가 되어준 한 남자와의 기억을 더듬는 엄마, 그리고 자신이 태어났던, 떠나왔던, 그리고 엄마의 엄마가 계셨던 그 산골 마을에서 엄마의 무릎 위에서 지친 몸을 쉬이는 엄마. 그리고 내뱉은 고백 한 마디,


-나에게도 일평생 엄마가 필요했다는 것을-


아, 나는 그 순간 작가 신경숙의 문장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독자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극한까지 슬픔을 참고 참았다가 팡 터트리는 그 절묘한 순간. 그 완벽한 타이밍에 등장한 '일평생'과 '엄마'라는 단어. 그 한 문장이 이 책의 모든 것을 설명했다. 그 한 문장이 우리의 인간사를 다 표현하는 듯했다. 작디작고, 약하고 약한 한 인간이었던 그녀가, '엄마'라는 이름을 달고 무적의 존재로 살아온 그 시간의 더께. 그 이름의 숭고함을 감당하기가 어려웠다. 그게 우리들의 ‘엄마’였다.


작품은 마지막에 '에필로그'를 달아 큰 딸이 이탈리아의 시에타 성당에서 피에타 상과의 조우를 가지며 맞이하는 극적인 해방감과 절절한 부탁 한 마디를 다시 싣는다. 마치 순회하는 듯한 작품의 구조. 끝없이 반복되는 듯하지만 의미 있는 종결을 맞이한 여운 있는 아름다운 마무리. 신경숙 작가의 책은 '풍금이 있던 자리'와 '리진'에 이어 세 번째 만남이지만 이 작가에 대해 가졌던 편견을 걷어내는 순간이었다. 지나칠 만큼 우울하고 갑갑한 느낌이라는 내 편견 말이다. 이미지로 말하자면 '승무'를 추고 있는 비구니의 정갈한 모습으로 재포장 되는 순간이었다.


긴 여운, 긴 감동. 모든 게 만족스러운 듯 보였다. 벗겨낼 수 없는 띠지로 구성된 표지는 마음에 안 들지만 디자인은 훌륭했다. 그러나 해설은 어찌나 현학적으로 쓰셨는지 어려운 단어의 긴 나열들이 불편했다. '해설'이니까 쉽게 써야 마땅한 것 아닌가? 꼭 이렇게 써야 ‘있어 보인다’는 느낌이 너무 가득 담겨 있어서 불만이었다. 다행히 짧았지만.


급작스레 효녀 심청으로 변신은 못하겠지만, 엄마를 떠올리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 본다. 이번 겨울에는 엄마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법을 알려드려야겠다. 눈이 어둡다고, 휴대폰 키패드가 너무 작다고 투덜대셔도 잘 설득해서 꼭 익히게 해야지. 배우고 나면 이 쉬운 것을~하면서 한결 가볍게 여기시지 않을까. 당장 스위스 여행은 못 시켜드려도, 함께 제주도 여행은 꼭 가야겠다. 두 사람 모두 아직 못 가본 바다 '건너 땅'이 아니던가.


마음이 심란하고 외롭고 고단한 하루였다. 그러나 돌아올 집이 있었고, 나를 기다려주는 엄마가 계셨고, 나와 함께 있는 그 엄마를 느낄 수 있으니 오늘 밤도 나의 잠은 평안할 것이다. 내 이름처럼.

덧 글) 210쪽 첫줄 ‘걸음마을’ 은 ‘걸음마를’의 오타인 듯.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08-12-20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게는 이 책보다 마노아님의 리뷰가 훨씬 더 와닿네요. 책은 신파였어요 제겐. 과하고 부담스러웠죠. 그러나 마노아님은 그것에 마음을 담아 공감하셨네요. 리뷰가 훨씬 와닿아요. 순수하게 마노아님의 리뷰에 추천이예요.

마노아 2008-12-20 22:09   좋아요 0 | URL
헤엣, 다락방님밖에 없어요. 부비부비! 이런 책은 편차가 심할 수밖에 없을 듯해요. 그럼에도 관심은 엄청 받게 되지요. 알라딘에선 1위던걸요. 리뷰 수도 엄청 많아요. 세상에!

꿈꾸는섬 2008-12-20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에게도 일평생 엄마가 필요했다는 것, 저도 공감했답니다.

마노아 2008-12-20 22:10   좋아요 0 | URL
저는 올해의 명 문장으로 나 혼자 임명했어요. ^^ㅎㅎㅎ

감나무아래곰 2008-12-21 0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라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이만큼 세련되게 쓸수는 없다고 생각하며 읽었어요. 새삼 문학은 정화와 치유라는 생각이 들게 했던 작품. 실제의 엄마의 삶은 이보다 훨씬 더하지요.지금의 우리를 있게 해준 엄마들의 삶은요. 문학적으로 승화시키는 형식을 찾느라 작가도 수많은 갈등과 절제를 했다는 느낌을 가지고 읽었더랬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선물했어요.추천하고갑니다.

마노아 2008-12-21 13:41   좋아요 0 | URL
아, 이 표현 참 근사하네요. 엄마라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이렇게 세련되게 담아내는 것. 깊이 공감이 되어요. 누구나 갖고 있고 누구나 갖고 있는 그 애잔한 마음들이라 모두가 신파라고 지레 짐작할 소재이기도 하니까요. '절제'를 말도 딱 와닿아요. 실제 우리네 어머니들은 정말 이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지요. 가끔 예외도 있지만요. 추천 감사해요.

프레이야 2008-12-21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안녕? ^^
제 엄마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나에 대해 제 딸들이 알고 있는 것을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전 제 딸들에게도 철없이 굴 때가 많지만 그래도 엄마라는 이름표 때문에 '철 있는 척' 가다듬어야
할 때가 많아요. 제 속의 '엄마'는 안녕한지 스스로 묻고 싶은 책이었어요.^^
정성 가득 담긴 리뷰에 추천!

마노아 2008-12-21 13:42   좋아요 0 | URL
안녕? 하고 인사해 주는 혜경님이 참 경쾌해요. ^^
엄마도 가끔은 철없이 굴고 자신만을 생각하는 사람이 될 필요가 있어요.
그래서 친구가 되면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정성껏 쓴 마음을 알아주어서 감사해요. ^^

순오기 2008-12-22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비로인 상태로 읽어서 댓글을 못 달았어요.
어머니 이야기 찡해요~
우리 딸은 자기한테 그런 오빠 없냐고~ 있으면 좋겠다고 진지하게 물었어요.ㅋㅋ

마노아 2008-12-22 11:00   좋아요 0 | URL
으하핫, 지금이라도 하나 만들어 오라고 안 하던가요? ^^;;;
오빠가 자꾸 중국으로 놀러오라는데 환율이 후덜덜이에요. 환율 아니더라도 해외 출국은 힘든 형편이지만요.

순오기 2008-12-22 11:48   좋아요 0 | URL
앞으로 만들수도 있다 했더니~ 오우 노~ 그럼 오빠가 될 수 없잖앗!ㅎㅎㅎ
동생은 자기가 보살펴야 되니까 절대 사양한대요.
마노아님한테 오빠가 있어 정말 다행이에요.^^

마노아 2008-12-22 12:26   좋아요 0 | URL
냐하하핫! 그렇군요! 그런 문제가 발생되는군요.
오빠라는 이름엔 왠지 보호해줄 울타리 같은 느낌이 들지요.
근데 우리 오빠는 미국 시민권자고 영어밖에 못 써서 사실 의사소통이...;;;;;;
 

1. 며칠 전 나더러 직업이 뭐냐고 물었던 그 학생. 그 반 수업이 오늘 있었더랬다.

처음 질문을 던진 그 여학생이 수업 시간 내내 깐죽거리는 거다. 피식 웃는 웃음을 연신 흘리며.

내 말이 끝날 때마다 아, 네~ 이런 추임새를 계속 달면서.

설마하니 난 이 학생이 날 우습게 보아서 그럴 거라고 상상도 못했다. 그냥 오늘 좀 까부는구나 싶었는데, 전반적으로 그 반 아이들 분위기가 다 그렇게 바뀌어 있는 거다.

무슨 말 끝에 애들이 자지러지게 웃길래 왜 웃냐고 하니까 한 남학생이 "선생님 때문에 웃는 거 아니거든요!"

이러는 거다.

뒤늦게 깨달은 건데, 야들이 지극 날 같잖게 보고 있구나.

비정규직은, 정규직이 아니란 소린데, 마치 정식 교사가 아닌 것처럼 인식을 하고 있나 보다. 며칠 전 그때 제대로 설명을 해줬더라면 좋았겠지만, 그러기엔 그때 내 속이 너무 쓰렸었다.

이 반은 다음 주에 수업 이틀 빠지는데 하나도 안 걸리고 이틀 다 봐야하는구나. 거시기 허다.

 

2. 행정실에 식대 하루치 더 나온 것을 문의했더니, 3일 이상 공무로 출장가지 않는 한 무조건 식대는 내야 한단다. 먹든 먹지 않든!

여기가 무슨 공산국가 배급제도 아니고 내참 황당했지만, 규정이라고 밀어붙이니 나야 도리가 없재.

3천원 먹고 떨어져라...라기 보단 사실 3천원 내고 내가 떨어져나가는 거다. 치사 빤스!

 

3. 중3 학생들은 시험이 일찍 끝나서 여유 시간이 많은데, 통합 수업을 진행 중이다. 토요일에 중3 애들만 영화를 보여주는데 추천 영화로 카핑 베토벤과 어거스트 러쉬를 얘기했었다.

카핑 베토벤을 집에서 보고 오신 부장님이 애들 용 영화가 아니라고 두고두고 뭐라 하신다.

어거스트 러쉬는 애들도 좋아할 법한데 말이쥐...ㅜ.ㅜ

 

4. 이철수 오프 매장을 찾아가는데, 학교에서 한 번에 가는 버스가 있었다. 어찌나 막히던지 자다 깨다 자다 깨다 했더니 한 정거장 지나침.;;;;

반대방향으로 건너갈 횡단보도도 없고 육교도 없고 지하도도 없고. 대체 어떻게 건너 가라는 건지.

결국 진행 방향으로 다른 버스 한 번 더 타고 한강진에서 지하철로 버티고개 역으로 감.

얼마나 뱅뱅 돈 거냐..ㅠ.ㅠ

 

5. 디자인실이 자리를 많이 차지하고 전시장은 아주 조그맣다.

온라인 샵에서도 눈독 들였던 시계들이 너무 예뻤지만 고가이기 때문에 침만 삼키고 패스.

다이어리는 꽤 큰데도 불구하고 가벼웠다. 근데 색이 너무 무거워서 봄 여름에는 좀 부끄럽겠더라.

직원 분이 나의 의견에 크게 동의해 주셨다. 내후년 다이어리 제작 때는 꼭 참고하겠다고. (기왕이면 그보다 작은 사이즈도 만들어 달라고 말할 것을, 방금 생각이 나는구나..ㅜ.ㅜ)

 

6.  엄마를 부탁해... 를 읽고 나니 마음이 짠하여 엄마한테 전화를 했다. 왜 했냐고 하시길래 목소리 듣고 싶어서 했다고 하니 웃으신다.

떡볶이 만들고 있다고 이따 와서 먹으라고 하시길래, 알았어. 이따가 봐~하는데, '알았어' 다음 말을 잇기도 전에 뚜뚜뚜뚜...;;;;

 

7. 그렇지만, 집에 도착해 보니 떡볶이는 다 먹고 없을 뿐이고 , 어제까지 있던 만두도 다 먹고 없을 뿐이고...

그래서 그냥 밥 먹었지 뭐. 집에 올 때 신당동 떡볶이 집 간판을 보아서인가, 떡볶이 자꾸 생각나네.

 

8. 내 개인 홈페이지엔 게시글이나 꼬리말을 하나라도 달아야 포인트가 올라가고 포인트가 올라가야 소설방을 클릭할 수 있는데 어떤 회원이 가입해서 글 남기고는 바로 삭제해 버렸다. 인사말 하나 꼬리말 하나가 뭐 그리 비밀스럽고 대단하다고 지울까나. 성격도 이상하여라.

 

9. 내일은 피아노 학원에서 향상 음악회가 있다. 지난 번에 바빠서 연습할 시간이 없을 듯하다고 불참하겠다고 했더니 선생님이 너무도 낭랑한 목소리로 같이 한 번 연주해 보자고 설득을 하신다. 그러다가 얼결에, 나도 내일 참석한다.

선생님하고 연탄 곡 하나. 조카 세현이와 연탄 곡 두 개.

난 또 이런 것 처음이라 신이 나서 엄마도 오냐고 막 옆구리 찔렀는데 어무이 내일 이모네 방문하신단다.

음, 큰 언니 찔러서 데리고 가야지. 형부도 오시려나? 비디오 촬영을....ㅎㅎㅎ

 

10. 알잖아. 패-쓰!


댓글(28)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Mephistopheles 2008-12-19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번 느끼는 거지만..선진국 대열에 올라서는 경제대국 떠들고 있어도..교육은 여전히 후진국을 면치 못하는 것 같습니다. 1번의 여학생...참...(쥐어 박고 싶군요..애 하는 모습 모니까 집에서 어떻게 키웠는지 뻔히 보입니다. "여왕"으로 키웠어요!!)

마노아 2008-12-20 22:11   좋아요 0 | URL
일제고사를 앞두고, 저게 다 평준화를 무마시키려는 사전포석이려니 생각하니까 아찔했어요. 지금도 모든 것 다 틀어쥐고서 대한민국에서 제일 뜨거운 감자인 교육분야를 손에 쥐어 대대손손 모든 걸 다 가지려 하는구나...싶어서요.
학생의 문제는 결국 이 사회의 문제인 것 같아요. 착잡하지요.

BRINY 2008-12-19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나 저런 학생 있어요...
교권을 떨어트리는 건 교육당국 스스로다라고 생각하는 요즘입니다.

마노아 2008-12-20 22:11   좋아요 0 | URL
자살골 넣고 있는 한국 교육 당국이에요. 이러다 자폭하지 싶어요..

메르헨 2008-12-19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요...기분 상하네요..그 특유의 목소리가 들리는거 같아요.체체체...ㅡㅡ
엄마를 부탁해...읽는동안 그리고 읽은 후에도...계속 그건 소설일 뿐이야...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마노아 2008-12-20 22:12   좋아요 0 | URL
만약 저도 결혼하고 아이가 있는 상태에서 이 책을 읽으면 그런 주문과 암시가 필요했을 것 같아요.
너무 아플 것 같아서요.

2008-12-20 1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20 2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늘빵 2008-12-20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거의 기억들이 다시 떠오르는군요. 참 힘드시겠습니다. 그런 반 들어가기 싫죠. 선생으로 보지 않는 겁니다. 애들이. 차별하지 말아주세요, 라고 외치는 애들이, 차별이 몸에 밴 말과 행동을 하죠. 이것마저도 우리 탓이다, 라고 말하기엔 너무 쓰라립니다. 지금 접고 들어가면, 애들 계속 그럴텐데... 이휴.

마노아 2008-12-20 22:18   좋아요 0 | URL
이런 상황들은 앞으로도 얼마든지 재연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기간제 교사 카페 게시판을 보면 더 황망한 일들은 얼마든지 있지요.
병들어 있는 이 사회의 구석구석들이에요. 아프네요.

꿈꾸는섬 2008-12-20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 고래가 그랬어를 보면서 학교 사회가 이런 면이 있었구나 했는데 마노아님이 이런 일을 당하셨군요. 참 속이 쓰리네요. 계약 기간이며 월급의 식대며, 게다가 4가지 없는 여학생까지...그래도 힘내세요. 화이팅~~~

마노아 2008-12-20 22:19   좋아요 0 | URL
화이팅 고맙습니다, 꿈꾸는섬님^^
조카가 좀 더 자라면 고래가 그랬어를 꼭 정기구독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어려서부터 아이들이 바른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어른들이 잘 이끌어야하지요.
비정규직 사회에서 그나마 교사는 제일 나은 편이란 생각을 하면 또 아찔해요.
우리 사회가 갈 길이 참 멉니다.

가시장미 2008-12-20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라면 성질이 고약해서 확!!! -_-)/ 했을테죠. 때리지는 않았겠지만 엄하게 한 소리 했을 것 같아요. 가끔 잘해주고 편안하게 대해주면 그걸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죠. 어린 학생들이 그럴 때는 더 얄미운 것 같아요. 근데 뭐 저도 생각해보니, 예전에 고등학생들 가르쳤을 때.. 그렇게 하지 못 했던 것 같아요. 뭐... 학원이였으니 더더욱 그럴 수 없었죠.

근데... 아이들에게 문제가 있는거지.. 마노아님이 정식교사가 아니라서 그런거다.. 이런 생각은 하지 마세요. 아마 다른 선생님한테도 그럴껄요. 괜시리 그런 생각으로 마음쓰시면 어깨도 움츠러들고 기운도 빠지고 그러잖아요. 그런 생각 하지 마시고 더 당당하고 더 자신있게.. 그런 아이들 쯤이야! 라고 생각하시고 무시하시는 게 나을 것 같아요. 모든 학생들에게 존경받고 인정받고 사랑받는 선생님이 얼마나 있겠어요. ^^;;;

마노아 2008-12-20 22:20   좋아요 0 | URL
장미양, 그 카리스마 있게 확 휘어잡고 엄하게 하는 것, 그걸 내가 제일 못하잖아요. 그것도 내 콤플렉스 중 하나고...;;;
아, 그리고 난 정식 교사 맞는데. ^^
다른 사람들이 용어를 제대로 해석 못해서 오해를 많이 한단 얘기였어요.
나를 당당하게 만들어주는 자존감을 높여야지, 건투를 스스로에게 비는 중이에요.

L.SHIN 2008-12-20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이상하지. 언제나 뭔가 하나는 마노님이랑 쌤쌤~이 되거든요.^^
(이 댓글을 쓰는데 갑자기 핸드폰 모닝콜이 울려서 화들짝 놀랐다는..=_=)
어제 케이블 채널에서 개그 콘서트를 하길래 생각없이 봤습니다. 거기서 '~할 뿐이고'의 유행어 원조를 보고 말았죠.
'이거구나! 그래서 사람들이 요즘 그렇게나 저런 말투를 쓰는구나'
그거 재밌더라구요. 어제 봤던 내용이, 베트남에 파견된 리포터가 뉴스 진행 잘 하다가 갑자기.

"난...지뢰를 밟았을 뿐이고, 뛰어 놀던 사슴들 사이에서 여기 저기 터질 뿐이고.."
"아, 지금 마침 이 부근에서 거주중인 주민 한 명이 지나갑니다. 알고보니 여기서 지뢰 수십 개는 해채한 적이
있다고 하네요. 그래서 저 좀 살려달라고 했죠. 제 발을 떼면 그 위에 돌을 올려 놓겠다고.."
"난...발도 떼지 않았는데 아저씨가 돌을 얹었을 뿐이고..아저씨도 지뢰 밟았을 뿐이고.."

간만에 웃었습니다. '난 좀 속상했을 뿐이고'인 마노님이 이 댓글을 보고 '피식' 이라고 웃길 바라며 - ^^

마노아 2008-12-20 22:22   좋아요 0 | URL
개그 콘서트인가요? 난 원조 버전은 보지 못했는데 CF는 여러 차례 보았어요.
요새 많이들 쓰는 말투죠.
베트남 얘기 웃기네요. 나 요새 베트남 관심 많잖아요.
이래저래 엘신님이랑은 정말 통한다니까요.
저번에 선물 보내준 안산 주소, 거기가 직장이에요, 집이에요?
그리로 카드 보내면 받을 수 있는 거예요?

L.SHIN 2008-12-21 05:55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카드 보내주신다면야 넙죽(_ _) 받겠습니다.
그 주소는 거주지입니다.^^

마노아 2008-12-21 13:33   좋아요 0 | URL
역시 거주지였군요! 넵. 기다려주세요~ ^^

미설 2008-12-20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규직교사가 아니셔도 교원자격증이 있으면 충분히 교원으로서 자격이 있는걸요. 괜히 마음 쓰지 마시고 당당한 모습 보여 주시면 좋겠네요.
저도 엄마에게 전화해야 되는데 한달에 두어번 겨우 하는것 같아요. (님 서재도 온다 온다 하면서 겨우 오늘 왔다는;;;)엄마가 부탁해는 왠지 마음이 너무 아플 것 같아 부러 외면하는 중이에요. 언제까지 그렇게 될지는 모르지만요.

마노아 2008-12-20 22:24   좋아요 0 | URL
넵!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교사가 되는 게 더 당당해지는 길일 테지요.
전 미설님 서재 꽤 오래 전부터 다녔는데 댓글을 이번에 처음 달았나봐요.
저는 예전에 흔적을 남긴 줄 알고 있었거든요^^;;;;
엄마를 부탁해는 많이 아프니까, 부러 외면하는 것도 괜찮아요.
아니어도, 그 짠한 마음 우린 다 알잖아요.

노이에자이트 2008-12-20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규직 교사들이 비정규직 교사를 같은 동료로서 존중해주는 관행을 뿌리내렸다면 그 학생이 과연 그런 모습을 보였을까요? 저는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마노아 2008-12-20 22:25   좋아요 0 | URL
자기들끼리 이야기할 때, 정교사 샘들은 누구누구 선생님이라고 꼬박꼬박 호칭 붙이는데, 기간제를 지칭할 때는 꼭 '그 기간제' 이런 식으로 말하는 선생님을 여러 번 보았어요. 내가 안 보여서 나 없는 줄 알고 말한 거지만, 그래도 좀 그렇죠.
해임 당한 선생님들을 위한 촛불집회를 여는 것처럼, 비정규직 교사를 위한 연대도 보여줬음 좋겠어요.
이 사회의 모든 부조리함에, 정말 연대만이 힘이 되는 것 같아요.

노이에자이트 2008-12-21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린이들 뿐이 아니라 대학생들도 아직 사회에 나가보기 전에는 실감을 하지 못할 걸요.철도공사 비정규직 노동자들 중 한명이 대학에 비정규직 문제 강의하러 갔는데 학생들에게 철도공사 비정규직 노동자 80퍼센트 이상이 비정규직이라고 하니까 그제서야 분위기가 숙연해지더라는 이야기를 신문에 썼더군요.

마노아 2008-12-21 1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본인의 일이 되어보기 전에는 대체로 그럴 것 같아요. 그리고 대개들 그건 나의 이야기는 아닐 거라고 막연히 믿고 살고요.

月江 2008-12-22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6번 글에서 실소를..
저도 늘 겪는 일이라;;;
알겠다 근데 엄마
하면 알겠다'에서 끊겨진거죠-_-;;

마노아 2008-12-22 09:15   좋아요 0 | URL
뭔가 애틋함을 전할 기회를 안 주신다니까요^^ㅎㅎㅎ

순오기 2008-12-22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6번, 나도 이 다음에 저러지 말아야지 하면서...
참 쓰린 현실이지요~ 여러가지로.ㅜㅜ

마노아 2008-12-22 12:30   좋아요 0 | URL
지구에 이토록 다양한 문명과 문화가 존재하는 건 인간이 이렇게 온갖 다양한 감정을 겪으면서 살아서가 아닐까, 란 생각이 문득 들어요. 행복하고 슬프고 고단하고 서럽기도 한 여러 감정들이요.
 
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08년 10월
장바구니담기


문득 엄마 생각을 했어, 엄만 그 재래식 부엌에서 평생 대식구의 밥을 짓는 동안 어떤 마음이었을까? 궁금했어. 우리가 또 오죽이나 식탐이 많아? 생각나? 밥상을 늘 두개씩 차려야 했잖아. 밥 짓는 솥도 얼마나 컸어? 그 시골 반찬으로 우리들 도시락까지 다 싸야 했으니...... 엄만 그걸 어떻게 매일매일 감당해냈을까? 게다가 큰집이라서 늘 군 식구들이 두엇은 붙어 있었잖아. 엄마가 부엌을 좋아했을 것 같지가 않아. 너는 여동생의 말을 듣고 있다가 무연해졌다. 너는 엄마와 부엌을 따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엄마는 부엌이었고 부엌은 엄마였다. 엄마가 과연 부엌을 좋아했을까? 하는 의문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67쪽

-끝이 보여야 말이지. 그래두 농사일은 봄에 씨앗을 뿌리믄 가을에 거두잖여. 시금치씨를 뿌린 곳에선 시금치가 나고 옥수수씨를 뿌린 디선 옥수수가 나고...... 한디 그놈의 부엌일은 시작도 없고 끝도 없어야. 아침밥 먹음 곧 점심때고 또 금세 저녁 때고 날 밝으면 또 아침이고...... 반찬이라도 뭐 다른 것을 만들 여유가 있음 덜했겄는디 밭에 심은 것이 똑같으니 맨 그 나물에 그 반찬. 그걸 끝도 없이 해대고 있으니 화딱증이 날 때가 있었지. 부엌이 감옥 같을 때는 장독대에 나가 못생긴 독 뚜껑을 하나 골라서 담벼락을 향해 힘껏 내던졌단다. 내가 그랬다는 것을 니 고모는 모른다. 알면 미친년이라고 하지 않았겄냐, 멀쩡한 독 뚜껑을 집어던지곤 했으니.

-74쪽

저녁밥 지을라고 양석 꺼내려고 광에 갔는디 쌀독 바닥에 바가지가 닿을 때면 아이구 내 새끼들 낼 아침밥은 어쩐디야, 가슴이 철렁 내려앉던 시절이니 부엌일이 싫고 자시고도 없었고나. 큰솥 가득 밥을 짓고 그 옆의 작은 솥 가득 국 끓일 수 있음 그거 하느라 힘들단 생각보다는 이거 내 새끼들 입속으로 다 들어가겠구나 싶어 든든했지야. 니들은 지금 상상도 안 될 것이다마는 그르케 양석이 떨어질까 봐 노심초사하던 시절이 우리 시절이네. 다들 그러고 살았다. 먹고사는 일이 젤 중했어.

-75쪽

그는 어려서부터 알레르기가 있어 무명옷이 아니면 입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다른 옷감이 피부에 닿으면 몸이 간지럽고 부스럼이 났다고. 그는 어머니가 지어준 무명옷만을 입고 자랐다. 그의 기억에 그의 어머니는 늘 바느질을 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의 속옷부터 양말까지 직접 손으로 만들어 입히려면 그래야 했을 것이다. 그의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옷장을 열어보니 거기엔 그가 평생토록 입을 수 있는 무명옷들이 쌓여 있었다고 했다.

-76쪽

너는 내가 낳은 첫애 아니냐. 니가 나한티 처음 해보게 한 것이 어디 이뿐이간? 너의 모든 게 나한티는 새세상인디. 너는 내게 뭐든 처음 해보게 했잖어. 배가 그리 부른 것도 처음이었구 젖도 처음 물려봤구. 너를 낳았을 때 내 나이가 꼭 지금 너였다. 눈도 안 뜨고 땀에 젖은 붉은 네 얼굴을 첨 봤을 적에...... 넘들은 첫애 낳구선 다들 놀랍구 기뻤다던디 난 슬펐던 것 같어. 이 갓난애를 내가 낳았나...... 이제 어째야 하나...... 왈칵 두렵기도 해서 첨엔 고물고물한 네 손가락을 제대로 만져보지도 못했어야. 그렇게나 작은 손을 어찌나 꼭 쥐고 있던지. 하나하나 펴주면 방싯방싯 웃는 것이......

-93쪽

그는 엄마가 콩이라든지 감자라든지 들깨가 아닌, 배추나 무나 고추같이 씨앗을 뿌리든 모종을 하든 수확해서 먹을 것이 아닌, 보기 위해서 꽃을 심는 모습을 처음 보았다. 엄마의 그 모습이 낯설어 그가 담과 너무 가까이에 심는 거 아니냐고 하자 엄마는 담 바깥에 사람들도 지나다님서 봐야니께, 했다. 그 집을 떠나올 때까지 봄마다 장미는 만발했다. 장미를 심을 때의 엄마의 소망대로 그 집 앞을 지나가던 사람들은 장미가 필 적이면 담장 아래서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큼큼 장미향기를 맡았다. 비가 온 뒤면 담장 아래 떨어진 붉은 장미꽃잎이 수두룩했다.

-131쪽

아내가 딸이 쓴 책을 읽어달라고 했으면 그때의 당신이 읽어주기는 했을까? 아내를 잃어버리기 전에 당신은 아내를 거의 잊고 지냈다. 잊고 지내지 않을 때는 대부분 무엇을 청하거나 탓하거나 방치했다. 습관이란 무서운 것이었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공손한 말씨를 쓰다가도 아내에게만 오면 말투가 퉁명스럽게 변했다. 가끔은 이 지방 사람들만이 쓰는 욕설이 튀어나오기도 했다. 당신은 공손한 말투는 아내에게 써서는 안 된다고 어디 책에 나와 있는 것처럼 굴었다. 그랬다.

-147쪽

아내를 지하철 서울역에서 잃어버리기 전까지 당신에게 아내는 형철 엄마였다. 아내를 다시 만나지 못하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하기 전까지는 당신에게 형철 엄마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나무였다. 베어지거나 뽑히기 전에는 어딘가로 떠날 줄 모르는 나무. 형철 엄마를 잃어버리고 당신은 형철 엄마가 아니라 아내를 실감하기 시작했다. 오십년 전부터 지금까지 대체로 잊고 지낸 아내가 당신의 마음에서 생생하게 떠올랐다. 사라지고 난 뒤에야 손으로 만질 수 있을 것처럼 육감적으로 다가왔다.

-149쪽

언제나 아픈 사람은 당신이었고 그런 당신을 보살피는 사람이 아내였다. 어쩌다가 아내가 배가 아프다고 하면 당신은 나는 허리가 아프다고 한 사람이었다. 당신이 아프면 아내는 이마를 짚어보고 배를 쓸어보고 약국에서 약을 사오고 녹두죽을 끓이고 하였으나 당신은 약 지어다 먹으라고 하곤 그만이었다.

-171쪽

-말이란 게 다 할 때가 있는 법인디...... 나는 평생 니 엄마한테 말을 안 하거나 할 때를 놓치거나 알아주겄거니 하며 살었고나. 인자는 무슨 말이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디 들을 사람이 없구나.

-......

-지헌아?

-예.

-부탁헌다...... 니 엄마...... 엄마를 말이다.

-198쪽

-그냥 엄마랑 함께 가고 싶어 그래. 함께 가!
그 말이 좋았고나. 대학생인 네가 학교라고는 문턱에도 안 가본 나에게 학교에 가자면서 그냥 엄마랑 함께 가고 싶어 그래, 했을 때의 네 말투의 높낮이도 기억하고 있고나. -220쪽

나는 그렇게 당신에게 다가갔으면서 당신이 내게 다가오는 것 같으면 몰인정하게 굴었네. 생각해보면 참 나쁜 일이었네. 미안하구 미안허요. 처음에는 어색해서 그랬고, 얼마 후엔 그래선 안될 것 같아 그랬고, 나중엔 내가 늙어 있었소이. 당신은 내게 죄였고 행복이었네. 난 당신 앞에선 기품있어 보이고 싶었네. -234쪽

이젠 당신을 놔줄 테요. 당신은 내 비밀이었네. 누구라도 나를 생각할 때 짐작조차 못할 당신이 내 인생에 있었네. 아무도 당신이 내 인생에 있었다고 알지 못해도 당신은 급물살 때마다 뗏목을 가져와 내가 그 물을 무사히 건너게 해주는 이였재. 나는 당신이 있어 좋았소. 행복할 때보다 불안할 때 당신을 찾아갈 수 있어서 나는 내 인생을 건너올 수 있었다는 그 말을 하려고 왔소.-236쪽

엄마는 웃지 않네. 울지도 않네. 엄마는 알고 있었을까. 나에게도 일평생 엄마가 필요했다는 것을.-254쪽

오빠는 엄마의 일생을 고통과 희생으로만 기억하는 건 우리 생각인지도 모른다고 했다. 엄마를 슬프게만 기억하는 건 우리 죄의식 때문일지 모른다고. 그것이 오히려 엄마의 일생을 보잘것없는 것으로 간주하는 일일 수도 있다고. 오빠는 용케도 엄마가 항상 입에 달고 지내던 말을 생각해냈다. 엄마는 조금만 기쁜 일이 생겨도 감사허구나! 감사헌 일이야!라고 말했다. 엄마는 누구나 누리는 사소한 기쁨들을 모두 감사함으로 대신 표현했다. 오빠는 엄마의 감사함들은 진심이었다고 했다. 엄마는 모든 것에 감사했다고. 감사함을 아는 분의 일생이 불행하기만 했을리 없다고. -272쪽

한 여자. 태어난 기쁨도 어린 시절도 소녀시절도 꿈도 잊은 채 초경이 시작되기도 전에 결혼을 해 다섯 아이를 낳고 그 자식들이 성장하는 동안 점점 사라진 여인. 자식을 위해서는 그 무엇에 놀라지도 흔들리지도 않은 여인. 일생이 희생으로 점철되다 실종당한 여인. 너는 엄마와 너를 견주어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는 한 세계 자체였다. 엄마라면 지금의 너처럼 두려움을 피해 이렇게 달아나고 있지 않을 것이다.-275쪽

어미됨을 부정당하고도 아들의 주검에 무릎을 내준 여인. 그들은 살아 있는 듯 생생했다.-280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강마에가 하품하면 토벤이도 하품한다 [제 852 호/2008-12-19]


‘베토벤 바이러스’란 드라마가 있었다. 인간처럼 사회성이 강한 동물은 개별 행동 하나하나조차도 대개는 사회성에 기반을 둔다. 직업에 대한 개인들의 열정이 뭉치면 마치 전염병처럼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가는 것이다. 하나가 전체가 되고 전체가 하나가 되는 경지랄까. 이럴 경우 보통 의식이 관여하지만 무의식중에 이런 일은 더 자주 발생한다. 웃음이라든지 하품이라든지 회의실의 졸음 등은 누가 한번 시작하면 마치 전염병처럼 번져 여러 사람이 동시에 똑같은 행동을 하게 된다. 만일 처음 시도하는 이가 카리스마라도 넘치는 이라면 훨씬 더 그 전염력은 강하게 전파될 것이다.

최근 촛불집회와 관련하여 ‘집단지성’이란 낯선 생물학적 용어가 등장했다. 1907년도 영국에서 행한 소 무게 맞추기 실험에서, 다수의 비전문가인 대중과 소수의 소 전문가들을 두고 벌인 몇 차례의 실험은 항상 다수 대중의 평균치가 더 정확하였다고 한다. 이를 경영학자인 ‘제임스 서로위키’는 ‘대중의 지혜’라 했다. 그러나 진정한 생물학적 의미의 집단지성은 벌떼나 멸치떼 혹은 흰 개미떼처럼, 단독으론 지극히 미미한 존재지만 집단으로 뭉쳤을 때 마치 거대 기계인 냥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는 집단을 지칭하는 말이다. 그리고 혹여 이 집단지성이 조금이라도 방향성을 잃는다면 인류는 엄청난 재앙에 직면하게 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기도 하다.

동물뿐만 아니라 식물에서도 이런 집단지성적 행동들을 조금은 엿볼 수 있다. 사바나에서 아카시아 나무군락은 만일 기린이 한 나무를 먹을 경우, 그 나무에서 화학물질(페로몬)을 분비한다. 이 화학물질은 주변 아카시아 나무로 급속히 전파되어 갑자기 잎에 유독성의 탄닌 맛이 돌게 만들어 버린다. 결국 기린들은 주위의 나무들을 먹지 못하고 페로몬이 미치지 않는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만 한다. 군락의 멸종을 막는 자기 방어 수단이다. 얼마 전 ‘해프닝(happening)’이란 영화에서는 바람에 의해 번지는 식물의 페로몬에 중독되어 인간들이 정신착란을 일으켜 자살하는 악몽적인 상상을 그려내기도 했다. 그럼 이런 현상들은 과연 식물대 식물 혹은 같은 종(種)대 종에서만 일어날까? 최근에 그 의문에 도전한 두 가지 실험이 있었다.

하나는 ‘인간이 하품하면 과연 개가 따라할까?’였다. 결과는 ‘확실히 그렇다’였다. 사람들이 하품을 따라할 확률은 44%, 침팬지가 따라할 확률은 33%로, 개의 확률이 50% 이상으로 훨씬 높았다고 한다. 이는 인간이 개를 길들여 온 지 1만 5천 년 역사에서 개와 인간의 감정이입이 이미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는 걸 내포한다.

또 하나의 실험도 역시 개가 대상인데, 과연 개가 인간의 표정을 읽을까? 하는 것이다. 이미 우린 집에서 기르는 개들이 주인의 기분을 안다고 믿고 있다. 이 실험은 개가 인간을 처음 쳐다볼 때 얼굴의 어느 부분을 보느냐에 초점이 맞춰졌다. 개들은 사람의 오른쪽 얼굴을 먼저 보았다. 이런 ‘우편향 현상’은 그동안 인간들 사이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으로 알려져 왔었다. 인간은 우측 얼굴에서 훨씬 감정표현이 풍부하기 때문에 우린 본능적으로 먼저 오른쪽 얼굴에 시선을 맞춘다고 한다. 또한 실험 개들은 원숭이나 다른 개들을 보았을 때는 이런 우편향 현상을 전혀 나타내지 않았다. 이는 개 역시 사람의 표정을 읽는다는 객관적인 증거라고 할 수 있다.

그럼 반대의 경우, 즉 개의 행동을 보고 사람이 무의식적으로 따라 할까? 비록 아직 구체적인 실험은 없었지만 우린 영화나 TV 속에서 개와 고양이와 함께 잠드는 인간들의 모습을 무수히 보곤 한다. 이는 집에서 함께 지내는 개와 고양이는 친구 혹은 가족으로 서로 감정적인 일체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물원 호랑이나 사자 하마가 아무리 하품을 해도 우린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이들 역시 사람의 행동에 거의 관심이 없다. 하지만 동물원에 있는 동물 중에서도 인공 포육된 새끼는 예외이다. 인공 포육, 즉 사람의 손으로 키워진 동물들은 곧잘 개와 고양이와 같은 행동패턴을 보인다. 즉 사육사가 자면 함께 자고 사육사가 하품하면 하품을 따라하고, 사육사의 표정에 일희일비한다. 또한 어릴 때부터 이렇게 키워진 개체만이 조련용으로 쓰일 수 있다. 즉 조련사와 조련동물 간의 교감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동물 대 동물 간에도 한 동물이 울면 타 종의 동물들도 함께 따라 우는 현상들이 자주 나타난다. 동물원 내에서 주로 일몰 경에 늑대의 하울링(howling)이 시작되면 우선 다른 개과 동물부터 조류, 초식동물 순으로 그 메들리가 길게 이어진다. 이런 현상은 같은 처지의 동물들 간에도 동병상련(同病相憐)처럼 어느 정도 유대감이 형성돼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하품, 웃음, 울음, 졸음, 폭력 등은 사회성을 가진 동물들이 지닌 감정의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들이다. 이것은 이들의 유대를 더욱 공고히 하는 사회적인 수단이다. 이것이 소위 ‘문화(文化)현상’이라는 것이다. 이걸 굳이 사람, 동물 나누어 생각할 필요도 없다. 사회성을 가진 동물들은 ‘부모따라하기’와 ‘동료따라하기’가 삶의 기본 바탕이기 때문이다. 만일 누군가 새로운 행동을 개발하고 그 행동이 꽤 매력적이고 이득이 남는 행동이라면 점점 더 집단 속으로 번져나갈 것이다. 그리고 또한 대를 이어 전파될 것이다.

글 : 최종욱 수의사(광주우치동물원)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노이에자이트 2008-12-19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치동물원에 있는 수의사네요.마노아 님은 무슨 동물을 제일 좋아하나요? 애완동물과 야생동물로 나누어 대답해 주세요.

마노아 2008-12-19 19:48   좋아요 0 | URL
모든 사람이 동물을 좋아할 거란 편견이에요^^ㅎㅎㅎ
좋아하는 동물은 별로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실제로 동물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그냥 보는 건 괜찮은데 친밀감을 느낄만큼 만져본 적이 그닥 없거든요.
하이드님 페이퍼 보면 말로 같은 고양이 참 이뻐요. 그림책 속에서도 고양이는 사랑스러워요.
개도 말할 것 없이 예쁘죠.
야생동물은 일단 '매'가 떠올랐어요. 사냥도 할 수 있고 편지도 전달할 수 있는 매요.
아, 역시 뭔가 다 현실적이지 못한 이미지만 갖고 있는 듯해요.
 




우울 만땅인 채로 집에 돌아온 제게 기쁨의 선물을 주셨습니다.

윤구병님의 '모래알의 사랑', 책이 무척 예뻐요.

제가 좋아하는 그림이 있고, 대신 글은 적은, 페이지도 적은! (딱 제 스탈이에요~)

천천히, 천천히 아껴가며 읽겠습니다.

아, 그런데 주문장 보고서 화들짝! 진정 이분이 레이시즌2님의 정체이신가요?

아, 기막힌 반전이었어요. 다들 알고 계셨는데 저만 몰랐나요?

암튼, 급 반가움에 더 흥분했답니다. 여러모로 감사해요. 따뜻한 연말이 될 거예요. 덕분에 말이지요.

멜휘 클스마스에요~ 올해 처음으로 해보는 크리스마스 인사군요. 레이시즌2님께 제일 먼저 드려요^^

 

ps. 우울해서, 교보문고에 다녀왔다. 원하던 다이어리는 품절에 샘플만 남았는데 너무 때타서 집어올 수가 없었다.

그래서 꿩 대신 닭으로 골라온 녀석. 나름, 괜찮다. 핵심은 '가볍다'이니까.(근데 재생지로 만든 다이어리에 비해서는 좀 무거운 편이다. 아무래도 딱딱한 표지 때문인듯. 하지만 표지가 딱딱하지 않으면 일년 쓰면 표지가 말린다고..ㅜ.ㅜ)

그리고 내가 주문한 윙크. 언니가 묻는다. 왜 맨날 알라딘에서 책이 와?

(그야 주문을 많이 했으니까...;;;; 최근엔 선물도 좀 받았고^^;;;)


댓글(8)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2008-12-18 08: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18 10: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19 08: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19 08: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8-12-18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윤구병의 '모래알의 사랑' 중고샵에서 건지고 쾌재 불렀었지요.^^
우린 또 같은 책을 읽은 연대감으로 묶이는군요.ㅎㅎㅎ
레이시즌2님의 정체에 급 관심~ 도대체 어떤 분이길래???
우리집에도 날마다 택배아저씨가 와요~~ 이벤트선물 받는 것도 좀 있어서요.ㅋㅋㅋ

마노아 2008-12-18 10:39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페이퍼 보고서 찜해둔 책이에요. 실물이 더 이브더라구요.
레이시즌2님의 정체를 알고 있다고 여겼는데 아닐지도 모르겠어요. 지금 막 혼선이 오고 있답니다.
이벤트의 달인 순오기님 집에 택배 상자 마를 날이 없어요^^ㅎㅎㅎ

Kitty 2008-12-18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윙크가 아직도 나오나요? 저 한 10년쯤 전에 -_-;;; 윙크 정기구독했었어요!
와 진짜 반갑네요!! 알라딘에서도 살 수 있나봐요?

마노아 2008-12-18 21:55   좋아요 0 | URL
저도 오랜만에 다시 읽고 있어요. 단행본을 사 모으니까 옛날처럼 바리바리 쌓아두진 않고 중고샵에 팔거나 하는데 팔리다 말다 해요. 알라딘에서 구입하고 있어요. 근데 1일 15일에 바로바로 안 올라와서 번번히 구매가 지연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