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희 2
강경옥 글.그림 / 팝툰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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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일 것 같지만, 사실은 한국 아이들 이름이다. 이세이, 이세라.  

두 사람이 설희와 어떤 키워드로 묶인 것인지 앞부분 읽을 때 굉장히 궁금했다. 설희의 그 비싼 페라리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전혀 다른 이야기인가 생각할 정도로 시침 뚝 떼고 이야기를 진행했으니까.  

기어이 한국에 온 설희. 이곳에서 자신의 전생과 연관된 누군가를 찾아가는데...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연결 다리가 세이였다.  

이유는 나오지 않았지만 혼자 벌어서 자취하고 학교까지 다니는 고학생. 그런 그녀에게 멀고도 가까운 존재 세이는 가수 준비생으로 곧 데뷔를 앞두고 있다. 그리고 그 세이가 바로 설희의 꿈에 나타났던 인물과 얼굴이 같다! 같은 사람인지는 아직 알 수가 없지만, 설마 다른 사람인데 출연했을라고?



운명적인 만남이라는 게 꼭 좋은 인연이란 법은 분명히 없다. 악연일 수도 있는 거니까. 그 전생의 인연 찾아 멀고 먼 한국까지 와 놓고는 말은 참 냉정하게 한다. 설희의 성격은 참 알쏭달쏭이다. 그녀가 갖고 있는 유전적 질병(?) 혹은 능력도 결코 평범치 않지만, 그 거대한 유산의 주인공이라는 설정도 참으로 희박한 특별이지만, 전생을 찾아 헤매는 현재의 모습과 또 평소 보여주는 엉뚱한 대목들이 다 어우러져 이 아이를 몹시 미스테리하게 보이도록 만든다.  

평범한 세라로서는 결코 상상할 수 없는 경계의 아이.  

그나저나 설희가 2006년도에 스물 셋이었으니까, 2008년도에 스물 다섯이어야 하건만, 작품 속에서는 세이 세라와 동갑인 척 스물 하나로 소개된다. 뭔가 의도된 접근이어서 부러 나이를 속인 것인지. 아님 작품 속 시간에 어떤 꼬임이 있는 것인지 아직은 판단이 힘들다.  



그녀가 자신의 말마따나 마흔까지만 살 수 있는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살아있는 현재 그녀의 인연을, 그토록 궁금해하는 꿈속의 그 사람을 꼭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서 이야기했던 꿈의 내용대로라면 전생에서의 인연은 너무도 애틋하고 절절한 인연일 것 같은데, 그게 현실속 세이인지는 알 수도 없고, 분위기가 일단 너무 다르다. 세이는 미운 것 하나 없이 참 예쁘고 좋은 녀석인 듯 보이지만 우유부단하고 경계가 좀 없고 열정도 다소 부족해 보인다. 앞으로의 변화는 알 수 없지만. 

작품 후기가 재밌었다. 작가님은 원래 2편 내용을 먼저 그렸었단다. 그러니까 2003년에. 연재를 준비하던 잡지가 창간을 못해서 무산되어버린 케이스. 그러다가 5년 만에 다시 나오게 된 게 설희다. 참으로 오래 묵혔구나ㅠ.ㅠ 

등장 인물들의 생김새에 변화가 있었는데, 내 눈에 익숙하기도 하거니와 먼저 봤다는 이유로도 그렇지만 작품의 분위기상 지금 진행시키고 있는 인물들의 생김새가 더 적합하다고 느껴진다. 세이의 경우는 앞서 캐릭터가 더 연예인스럽기는 했지만, 그 아이의 성품과 성격을 감안한다면 지금 설정이 더 어울린다고 본다.  

다음 권은 3월 출간 예정이다. 그래도 연재물인 덕분에 일정 시간만 견디면(버티면!) 다음 책이 나온다는 것은 꽤나 반가운 일이다. 팝툰이 어떤 책인가 했더니 씨네21에서 출간했다고 나온다. 그러니까 한겨레에서 책임지고 낸다는 소리? 팝툰에서 출간된 다른 책들이 더 있는지 찾아봐야겠다. 잡지니까 분명 더 있을 듯하다. 어쩐지 지레 짐작으로 먼저 신뢰가 기울기도 하니까.  

작품 속 페라리가 참 멋져보였는데 실물은 훨씬 근사할 게다. 그런 고가품을 살 능력은 없지만, 그런 차에 침흘리는 사람들의 마음은 조금 이해가 갈 듯하다. 어제 본 레몬색 미니 쿠퍼가 나도 참 어른거렸거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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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붓그리기의 아버지 [제 857 호/2008-12-31]


최근 중등학교 수학문제들 중에 한붓그리기라는 주제로 위상수학이 소개되고 있다. 과거 중등교육 과정 중에는 경험해보지 못했던 것으로 우리나라 교육이 양적인 면에서 많이 발전되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극히 일부만 접할 수 있었던 수학문제를 지금은 중등교육 과정의 모든 학생들이 그들의 수학시간에 풀고 있는 것이다. 지식의 홍수라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라는 것이 실감 난다.

위상수학의 학문적 바탕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복소수, 원주율, 적분, 함수 등을 표시하는 기호를 처음으로 사용했던 오일러에 의해서 이루어졌다. 철학자 칸트의 생활공간이었던 독일의 괴니히스베르그의 주민들이 가졌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오일러의 노력에서 시작된 것이다. 그 도시를 관통하는 프레겔이라는 강과 그 내부에 고립된 두 섬 사이에 7개의 다리가 있었다. 주민들은 프레겔 강변의 어느 한 쪽에서 출발해 7개의 다리를 한 번씩만 지나서 되돌아올 수 있는 산책로를 알고 싶어했다. 오일러의 결론은 다리를 한 번씩만 건너는 산책길은 없다.였다.

오일러는 주민들 눈에 보이는 다리와 땅을 종이로 옮겨 놓았다. 실재세계를 머릿속 추상적 세계로 옮겨 놓은 것이다. 오일러의 머릿속 공간에서 다리는 선으로 땅은 점으로 보이고 그 사이를 힘들이지 않고 자유롭게 왔다갔다하면서 논리를 세우고 문제의 해답을 찾았고, 이렇게 해서 위상수학은 탄생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위상수학이 중등교육에 도입되는 이유는 현대생활에 있어서 그것의 유용성 덕분이다. 한붓그리기에서 시작된 위상수학은 지하철 노선의 계획, 반도체 집적회로의 설계, 컴퓨터의 기억장치 배열, 세일즈맨이나 여행가들의 최적 경로 찾기 등에 이용되고 있다. 실재하는 이 세상의 경제적 활동영역에 넓게 응용되고 있기 때문에 학교에서 한붓그리기를 가르치고 있다.

또한 위상수학은 최신의 물리학에도 이용되고 있다. 물리학은 운동과 공간의 형식을 갖는 추상적 세계라 할 수 있다. 이런 물리학의 형식화는 17세기 말 뉴턴에 의해서 이루어졌다. 공간 속에서의 변화 또는 운동은 원인이 있는데 그 원인이 바로 힘이라는 것이다. 자연에서 물체가 움직일 때 그 물체에 작용하는 힘을 모두 알게 되면, 원인을 알게 되는 것이고 그 결과로 미래의 특정한 시간에서의 위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게 된다는 원리다. 이후에 물리학자들은 힘의 역할을 대신하는 에너지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여 추상적 세계의 묘사를 더욱 용이하게 만들었다.

물리학에서 형식화의 틀이 20세기 초에 크게 바뀌게 된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 때문이다. 뉴턴의 물리학 형식에서 공간은 단순히 연극의 무대배경과 같다고 보았다. 연극이란 희곡을 바탕으로 인간 삶의 변화무쌍함을 배우가 몸짓과 언어로 무대 위에서 표현하는 것이다. 이때 무대는 특정한 시대 또는 시간에 고정되어 있다. 그런데 아인슈타인은 뉴턴 이래로 200년 넘게 수많은 물리학자들이 무심코 믿어 오던 고정관념을 깨버렸다. 시간과 공간이 합쳐져서 상황에 따라 그 모습을 달리한다는 것이다. 이전까지 시공간은 관심의 대상인 물체와 무관한 고정불변의 것으로 인식되어 왔지만 아인슈타인은 상황에 따라 그 표정과 몸짓을 달리하는 무대 위의 배우로 바꾸어 놓았다.

시공간이 고정불변이 아니고 변한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것은 빛이 움직이는 경로를 보면 알 수가 있다. 그전까지 모든 물리학자들은 빛은 곧게 뻗어 진행하는 것으로만 생각했다. 그렇지만 아인슈타인은 태양과 같은 무거운 물체의 근처를 지나는 빛은 물체의 존재가 원인이 되어 그 시공간 자체가 휘어진다고 생각했다. 휘어진 공간을 따라 빛이 움직이면 자연스럽게 그 경로도 휘어질 것이다. 이러한 아인슈타인의 이론은 1919년 개기일식을 이용하여 검증되었다. 시공간을 인간의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질 수 없을 뿐이지 물리학의 눈과 손에는 보이고 만져지고 때때로 이곳에 있을 때 저곳에 있을 때 그 성질을 달리하는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공간의 틀을 깨뜨린 것이 양자역학이다. 입자가 운동하는 것은 그것에 미치는 힘 또는 그것이 가지는 에너지 때문이다. 그런데 입자의 운동이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고 변한다는 것은 그 입자가 가지는 에너지의 증감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뉴턴은 멀리 있는 입자들 사이의 상호 영향력을 미칠 때 그 사이의 공간은 무대배경처럼 아무 역할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양자역학에서는 그 입자들의 존재로 인해서 공간의 이곳저곳에서 다른 값을 갖는 필드 또는 장이라는 것이 실재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입자가 운동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도록 입자 에너지의 증감을 장이 주거나 받게 되어 자연스럽게 입자의 운동을 설명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양자역학의 또 다른 특징으로 입자가 제한된 영역에 구속되어 있으면 그곳에서 에너지는 연속적인 값을 갖지 못하고 띄엄띄엄한 값만을 갖게 된다. 다른 값을 가진 상태로 변하게 되면 그 차이만큼의 에너지 덩어리, 즉 입자를 외부로 방출하거나 외부에서 흡수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장이 에너지를 가지며 실재한다고 생각하면 각기 장마다 고유한 입자를 만들어내거나 그 입자를 다시 흡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동안 텅 비어 있는 것으로 생각해왔던 공간은 오히려 장이라는 것으로 빈틈없이 채워져 있고 더불어 입자가 생성되기도 하고 사라지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물리학의 형식에 있어서 큰 변화는 100년 전에 시작되었다. 현재 새 이론들은 낡은 이론이 잘 들어맞는 실험적 조건에서도 낡은 이론과 똑같은 예측을 함으로써 물리학의 대응원리를 만족시키고 있다. 뉴턴 역학이 포함된 물리학을 굳건히 지켜주는 2개의 버팀목이 되고 있는 것이다.

100년이 지난 지금 또다시 큰 변화를 시작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거대한 우주를 하나의 얇은 막으로 생각하는 M-이론이 그것이다. 올여름 유럽 입자물리학연구소의 LHC의 가동과 더불어 언론매체에 자주 소개되기도 했다. M-이론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오일러에 의해서 개발된 위상수학의 도구들을 많이 빌려와 사용해야 한다. 왜냐하면 공간 해석에 있어서 고유의 영역을 지키고 있는 물리학의 버팀목 2개를 1개로 통일하기 위해서는 머릿속 세계에서 11차원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수와 공간으로 생각의 범위를 넓혀가는 수학자들은 이러한 고차원의 세계를 많이 탐색해 놓았다. 그래서 물리학자들은 그들이 차려놓은 공간의 밥상 위에 입자들의 운동을 올려놓기만 하면 된다. 말은 쉬워도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안성맞춤의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수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대장정에서 출발선을 넘어선 때가 지금이라고 생각된다. 이것은 최첨단의 순수 물리학으로 세계 곳곳의 인재들이 이 일에 참여하고 있다. 아직 우리나라 사람들의 두드러진 기여는 없다. 앞으로 한붓그리기와 같은 추상세계에 빨리 익숙해진 지금의 중등학교 학생들에게 큰 기대를 해본다.

우리들 눈길이 닿는 곳에 색이 없다고 생각해보자. 또 다양한 모양의 선이 없다고 생각해보자. 얼마나 삭막한 세상인가. 이처럼 우리 생활에서 미술의 유용함을 믿으면 추상화란 결코 쓸모없는 그림이 아니다. 앞으로 이 분야에서 젊은 세대의 활약은 추상적 세계의 가치를 소홀히 다루지 않는 사회적 인식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다. 추상적 세계의 근본은 실재세계다.

글 : 김태연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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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08-12-31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 님.새해엔 베트남 전문가가 되시는 복을 누리십시오.

마노아 2008-12-31 18:06   좋아요 0 | URL
안 그래도 새해엔 다시 베트남 화이팅을 외쳐야 할 타이밍이었답니다. 분발할게요. 노이에자이트님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설희 1
강경옥 글.그림 / 팝툰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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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판매자에게 구매했는데, 배송이 참 힘들었다. 주문하고 딱 열흘 만에 받았다. 크흑..ㅜ.ㅜ 

그래도 내가 필요했던 마지막 날까진 도착했으니 패쓰! 

아, 강경옥 작가님의 오랜만의 작품이다. 1권 나오고서 급 반가웠지만 선뜻 구매하지 못하고 좀 지켜봤더랬다.  

제목이 좀 촌스럽다고 느꼈고, 변하지 않는 그림체도 조금은 답답했기 때문이다. 이미 짐작했듯이 전부 기우였지만! 

작품이 1권 끝으로 갈수록 얼마나 긴장감을 증폭시켰는지 주변 소리가 하나도 안 들릴 지경이었다. 역시 저력있는 작가의 솜씨다! 

81세의 어마어마한 재벌이 85%의 유산을 사회에 환원시키고, 5%는 10년 간 함께 해준 젊은 부인(네번째 부인이다!)에게 남기고, 나머지 10%는 수양 딸에게 상속을 시키고 죽었다. 외딴 섬에서 23살이 될 때까지 세상과 격리되었던 그녀가 받은 유산은 자그만치 21억 달러. 지금은 환율이 더 올랐으니 책 속 추정량보다 훨씬 넘는 금액이다.   



(유산을 처음 쓴 내역은 차다. 아, 보기에도 멋지구나!)

이 어마어마한 유산 앞에 법정 새엄마의 욕망에 사로잡힌 범죄 행각 등등이 얽히는데, 여기까지는 그저 흔하디 흔한 연속극 같은 얘기이지만 그 다음이 문제다. 이 아이, 자신은 40살 정도면 죽을 거라고 알 수 없는 소리를 하는데, 그 말보다 더 무서운, 혹은 혼란스러운, 그리고 비밀스러운 과거와 사연이 있다. 그 섬에서 지금까지 갇혀 살아야만 했던 이유가.  

이 아이의 이름은 알리사인데 한국 이름이 설희다. 첫눈 오는 날 태어났기 때문에. (다행히 백설공주는 아니었다.ㅡ.ㅡ;;;) 

설희는 전생을 믿는다. 반복해서 자신의 꿈에 나타나는 남자. 그 남자와 사계절을 보내면서 아이 낳고 행복하게 살았던 이야기. 꿈 속의 그 남자가 현실에도 있을 것 같아서, 그 사람을 찾는 게 설희의 목표다. 아마도, 한국으로 가지 않을까? 자신의 이름이 태어난 그곳으로.  

작품 속에서는 영어를 쓰는 걸로 나오는데 자우림의 '일탈'을 듣고 부르는 걸로 봐서는 한국말도 할 수 있을 듯하다. (하긴 그래야 한국에서이 이야기도 진행이 쉬울 것이다.)  

 

(긴장감 제대로 보여준 대목. 진짜 사단 나나 했다.)

작품 리뷰를 보면 2권이 원래 앞 이야기가 될 뻔 했다고 본 것 같은데, 작가님 후기에도 그 비슷한 얘기가 나온 걸 보니, 아마도 2권이 더 궁금증을 자아내나 보다.  

리뷰 마치고 이어서 볼 생각인데, 바로 3권 언제 나오냐고 애달아 할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오랜 팬으로서, 선생님 작품을 다시 만날 수 있어서 기뻤고,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해 주시니 그 역시 감사하고 눈부시다. 정말이지, 황미나 샘, 신일숙 샘, 이미라 샘, 그리고 김혜린 샘! 다들 뭐하시나요! 제발 돌아와 주세요. 플리즈~ 

그나저나 이 책, 강경옥 샘의 사인본이다. 음하하핫! 중고샵에서 가끔 이런 보물을 얻기도 한다. 배송 열흘 씩이나 걸려서 고생은 좀 했지만...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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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 2009-01-02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강경옥 샘의 새 작품이군요 >_< 너무 반갑네요! 소개 감사드려요!!!!
맞아요..말씀대로 거성(?)들이 활동을 넘 안하신다는...일본 만화가 너무 많이 들어와서 그런가 ㅠㅠ
그나마 황미나 샘은 식객이나 비순정 만화쪽에서도 가끔 볼 수 있지만 나머지 분들은...뭐하시나요 돌아오세요!!!

마노아 2009-01-02 10:46   좋아요 0 | URL
황미나 샘이 식객에서 활동을 했어요? 금년에 공포의 외인구단 대본집필한 것은 알고 있는데 만화 쪽으로 통 활동을 안 하셔서 애가 타는 중이에요. 강경옥 샘 작품 중 2007년도 작품이 있던데 제가 못 본 거더라구요. 잡지사는 하도 망하는 데가 많아서 단행본이 안 나오면 모를 때가 많아요. 아흑, 안타까워효!
 
본격 제2차 세계대전 만화 1권
굽시니스트 지음 / 애니북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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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책이 만화의 형식으로 출간되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그런 책은 어린이용이라도 가급적 보려고 한다. 물론, 이 책은 어린이용은 아니다. ^^ 

나로서는 상당히 낯선 형태의 책이었다. '본격'이란 단어가 이렇게 웃기게 들릴 줄이야. 디씨 인사이드에서 굽시니스트님이 어떤 분인지는 전혀 알지 못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히 알 수 있겠다. 이 분, 제대로 오덕후시다! 게다가 패러디의 거장이랄까! 

그러니까 대략 이런 분위기다.  



미술학도가 되고 싶었던 히틀러의 패러디다. 소녀물을 그리는 오덕후 스타일의 히틀러라니, 이건 정말 발상 자체가 차원이 너무 다르지 않은가! 이렇게 심각한 인물도 얼마든지 희화의 대상이 될 수 있으니, 그와 비슷한 여타 다른 독재자들의 운명(?)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패러디로 점철된 내용들이 쭈우욱 진행되고, 한 챕터가 끝나면 인용한 패러디의 원작이 무엇인지 출처를 밝히고 있다. 내가 아는 작품도 있지만 모르는 작품들도 많다. 대강 알고 있는 나도 이 정도로 웃으면서 봤다면, 인용 작품의 용도(?)를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이 이 책을 읽는다면 더 쓰디쓴 웃음을 지을 수 있을 것이다. 제대로 웃긴닫는 건 이런 게 아닐까! 

이를 테면 이런 거다. 



프랑스의 '마지노선'을 이야기하면서 등장한 마음의 소리 패러디다. 못 오를 나무를 쳐다볼 게 아니라 돌아서 가면 된다는 이야기. 무용지물이 되어버린 그 어머어마했던 마지노선에 대한 제대로 된 풍자가 아닐까.  

인터넷 용어를 남발 정도가 아니라 아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데, 그 문체만 보고 있어도 절로 웃기다. 물론, 그런 점 때문에 이 책을 읽고 즐길 수 있는 독자는 좀 한정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작품이 보여주고 있는 역사적 진실까지 왜곡하는 것은 아니다. 작가는 뜻밖에도(?) 역사 공부를 쫌! 하신 분이다. 하핫! 



거의 2미터에 육박하는 키를 가진 드골 준장. 그의 큰 키를 우습게 표현한 대목이다. 그 큰 키를 유용하게 써보라고 했더니 등장한 저 풍선 인형. 아하하핫, 울지 못해 웃는다.  

그리고 나를 무한정 웃게 했던 이 씬! 



내가 참 좋아하는 최종병기 그녀의 명 장면 패러디다. 제목도 제대로 비껴갔다. '최종병신 괴링' 

이런 모습이어서 미안하다고 말하는 저 발그레한 표정. 원작의 그 심각한 장면이 이렇게 변신할 수 있다니 놀랍고도 감탄스러울 뿐이다.  



이 장면은 좀 더 유명하니 알아보는 사람이 많을 듯하다. 바로 데스 노트의 L을 패러디한 것이다.  

스탈린이 히틀러의 배신을 미리 짐작하지 않았을까 하는 대목. 원작에서 엘은 라이토가 키라라는 것을 확신한 채로 죽는다. 바로 그 장면의 눈이 흐려지는 모습을 스탈린에게 접목시켰다. 놀라운 조화(?)랄까.  

패러디에 원작 소개만 남기면 진짜 진실이 잘못 해석될 수 있으니, 매 장마다 실제 이야기도 같이 적어준다. 그러니까 패러디로 한 번 웃고, 나를 웃긴 원작이 무엇인지 한 번 확인하고, 그리고 역사 속 실제 이야기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3단계의 과정을 거치면서 진행된다. 그리고 마지막 씬. 뒷 권을 기대하게 만드는 그 묘미라니! 



극적으로 살아난 볼로쟈와 마리아 부부가 다시 가진 아기 이름은 블라디미르 블라디미로비치 푸틴. 우리가 알고 있는 바로 그 러시아의 푸틴이다. 우연과 필연이 겹치고 반복되는 역사의 현장을 강조해서 보여준 대목이다.  

그리고 맨 뒷장 역시 우리에게 익숙한 '예고편' 



2차 세계대전과 관련된 이름, 지명, 사건들... 그것들이 단지 검은 바탕 위에 하얀 글씨로 정렬해 있을 뿐인데, 무규칙 속에서 일정한 패턴과 흐름을 보여주는 '디자인'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난 이 장면을 보면서 뒷권 내용에 대한 더 강렬한 갈망을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패러디와 코믹으로 포장이 된 2차 세계대전을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어찌 짐작했을까. 코드가 안 맞는 사람은 거부감이 들지 모르겠지만 나로서는 반가운 시도였다. 작가가 주류의 길을 걸은 역사가가 아닌 덕분에(!) 조금 더 다른 접근, 시도, 해석, 아이디어가 보인다. 작가의 역사 공부가 계속 진행되는 한 이런 시도는 다른 방향으로 더 진전될 수 있지 않을까. 이를테면 한국전쟁, 베트남전, 그리고 무수한.... 꼭 전쟁사가 아니더라도 말이다. 이 작품을 보면서 강철의 연금술사가 궁금해져 버렸으니, 다른 장르, 다른 책으로의 전염(?)도 가능한 책 전도사가 되니 그도 바람직한 노릇일 것이다. 더 깊이 공부하고 싶은 부분은 또 담아둘 수 있으니 역시나 고마운 책이다.  

애니북스에서 나온 책들이 굉장히 마음에 들곤 하는 요즘이다. 그런데 이 책, 새 책 냄새가 좀 많이 난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그러니까 석유 냄새 같은 느낌? 이 책의 소재와도 좀 많이 어울리긴 한다. 

하여간 이 책, 오덕후가 만든 2차세계대전 야사 같은 느낌이다. 반갑고 즐거운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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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01-12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거 서점에서 보고 산다는걸 깜빡했어요. 재밌겠네요. http://homa.egloos.com/ 여기가 굽시니스트 블로그에요.

마노아 2009-01-13 12:30   좋아요 0 | URL
옷,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놀러가볼게요. 재밌을 것 같아요. ^^

아영엄마 2009-01-21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이 리뷰가 이번에 리뷰대회에서 [경영/만화/자기계발/실용/여행]분야에서 일등하셨네요.
그 외에 다른 책 리뷰들도 선정되셨고.. 왕~ 축하해요!!

마노아 2009-01-21 22:24   좋아요 0 | URL
으하하핫, 아영엄마님! 축하 감사해요^^
제가 보기엔 이 책에 다른 리뷰가 없었던 게 아닐까요ㅜㅜ
그래도 기뻐요. 유후~!

순오기 2009-01-22 0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축하해요~ 리뷰 읽으러 들어왔어요.^^

마노아 2009-01-22 00:49   좋아요 0 | URL
헤헷, 감사해요. ^^
아무래도 저는 부전승(?) 같긴 하지만 그래도 행운이지요. ^^

희망찬샘 2009-01-22 0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었군요. 마노아님은 글도 잘 쓰시고, 또 아주 많이많이 쓰시니 받을 결과를 받으신 거지요. 다시 한 번 더 축하드려요.

마노아 2009-01-22 11:14   좋아요 0 | URL
하핫, 감사합니다~ 리뷰대회 때문에 산 책이 상금을 훨씬~ 넘어요. 전 밑졌어요. ㅋㅋㅋ
 

불만이 있을 때 바로바로 풀어야 마음에 독이 되지 않고, 뭔가 문제가 되는 점이라면 빨리 고칠 수 있어 서로에게 득이 되는 게 맞지만, 실제로 불만이 있을 때 바로바로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그런 사람들이 분명 있기는 하다. 많이 봤다. 난 한때 그런 사람들을 꽤 많이 부러워했다. 내가 그러고 살지 못하니까. 

그런데 좀 지나서 생각해 보니까 그런 사람들에게서 일종의 이기심을 봤던 것도 같다. 내가 화딱지 나는 건 절대로 못 참고 못 견디는. 

그네들의 바로바로 지적질이 타당할 때도 물론 있지만, '배려'라는 것을 통해서 좀 더 기다림을 주어야 할 때도 있었을 텐데, 그 기다림을 통한 상대의 기회를 박탈해 버릴 때도 많이 있는 법이니까.  

그런 지적질에는 상대방이 상처를 받을 때가 많다는 걸 모를 때가 있다. 그들은 그렇게 말한다. 억울하면 너도 그렇게 하라고. 왜 속에 꾹꾹 담아두고는 모아뒀다가 터트리냐고.  그런 사람들이 많은 사람들 속에서는 쿨한 것으로 묘사되곤 하는 게 싫다는 거다. 노희경 작가의 어느 작품에서 그런 비슷한 대사가 있었던 것 같은데 정확히 기억이 안 난다. 굿바이 솔로였던가? 

주절주절 말이 많았다. 결국 내가 하고 싶었던 건, 이것 참 맘에 안 들어!라는 목록들을 나열해 보고 싶은 거다.  

긍정의 언어를 뱉으며 살아야 마땅하지만, 맘에 안 드는 것도 있다는 얘기를 소심하게나마 해봐야지. 대놓고 말을 못하니 이러는 거다. 흑...;;;; 

1. 화장실에서 자기가 있을 때 휴지가 똑 떨어졌다! 그럼 휴지를 새걸로 끼워넣고 나와야 다음 사람이 사용할 때 당황하지 않지. 왜 그런 조그마한 배려가 없냔 말이지!(우리집 누구에게 종종 얘기하지만 못 고치고 있다.) 

2. 그리고 문은 제발 닫고 다니란 말이다. 엄청 춥단 말이지!(역시 1번의 우리집 누군가에게 자주 하지만 안 고치고 있다.) 

3. 입고 벗은 옷은 휙 걸쳐놓지 말고 제발 옷걸이에 걸란 말이쥐!(역시 2번의 그 인간...ㅡㅡ;;;) 

4. 커피 먹고 싶으면 제발 타 먹고, 과일 먹고 싶으면 제발 깎아 먹고, 사이다 쯤은 스스로 사다 먹으란 말이다. 꼭 시키지 말고! 이건 첫째들, 언니들의 특징인가? 자기가 필요한 것을 왜 꼭 동생에게 시키는지? (알지? 누구 얘기인지..ㅡ.ㅡ;;;;) 

5. 세수를 얼마나 요란하게 하길래 슬리퍼를 꼭 적시는 걸까? 그것도 두 개씩. 그 중 한 켤레는 입구가 막힌 거니까 거꾸로 세워놓아야 물이 빠진단 말이지. 뒷사람 양말 적시게 하는 너! (이 모든 이야기들은 다 한 사람 이야기다. 버럭!) 

6. 울 둘째 언니가 드림팩토리에 가입했다는 사실을 어제 알았다. 경악! 자기가 이승환 팬인 것도 아니고,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오로지 동생 감시할 목적으로 가입까지 한 무서운 인간! 내가 이승환 공연 쫓아다니는 게 무슨 범죄도 아닌데, 이승환 스케줄 파악해 두고, 동생이 어디어디 가 있는지 심사하는 그 눈초리. 그건 폭력이다. 과거엔 엄마한테 미리 찔러서 엄마한테 죽도록 혼나고 공연을 가서 하나도 즐기지 못하고 온 적도 있다. 늘 몰래 가다 보니까 공연 일주일 전에는 들키는 악몽을 마구 꾸어대기도 했지. 내 나이가 몇 갠데 그런 걸 터치하는가! 영화 보고 공연 보고 가요 듣고, 이런 모든 것을 우상숭배로 대치시키는 엄마의 눈초리와 잔소리도 모두 폭력이다! (에이, 쓰다보니 진짜 열 받네!) 

7. 왜 댓글을 패쓰할까?  난 알라딘 서재 생활 초기에 어느 두 사람이 6개월 동안 내 글에 댓글 안 달아줘서 즐찾 빼버린 적이 있다. 다른 모든 사람에게 패스를 하면 원래 이런가 보다 하겠는데, 자기랑 친한 사람들 글에는 댓글을 달아주더라. 맘 상해서 즐찾 빼버렸다. 한 사람은 예스 동네로 이사 갔고 한 사람은 가뭄에 콩 나듯 활동을 하는 것처럼 보이더라.  

바빠서 놓친 것 말고, 혹은 멋쩍어서 딱히 대꾸하기 힘든 그런 애매한 순간 말고, 이해할 만한 순간들 말고 그냥 무시해 버리는 경우는 기분 별로다. 그런 서재에는 갈수록 댓글을 적게 쓰게 된다.  물론, 그 사람은 개의치 않을 거다. 혹은 모르거나.  

8. 알라딘 고객센터는, 대체로 친절하고 빠르고 성실하다. 가끔 삐걱일 때가 있지만.  

내 생각에, 그건 '지레짐작' 때문이지 싶다. 이 질문은 이런 종류의 질문일 거야~라는 생각에 모범답안만 빠르게 내놓는 경우. 

질문의 의도는 그게 아니었는데 말이다. 

내가 질문을 했다. 하루만 알사탕 천 개 주는 이벤트 지금도 하냐고.  

첫번째 대답은, 구매 후 7일 안에 적립받지 않으면 알사탕이 사라진다고 했다. 이건 뭥미? 

다시 질문했다. 건투를 빈다와 엄마를 부탁해를 그날만 알사탕 천개 줄 때 구입했는데, 그런 종류의 이벤트 지금도 하냐고.  

두번째 대답, 엄마를 부탁해와 건투를 빈다 알사탕 천 개 주는 이벤트는 끝나서 안 한다고. 

난 불을 뿜고 싶었다. 세번째 질문했다. 매일매일 책 한 권씩 바꿔가면서 그날만 알사탕 천 개 주는 이벤트 자체가 끝난 건지, 지금도 하고 있는지.  

내가 찾고 싶었던 건 리스트였다. 오늘의 알사탕 천 개 도서는 이거고, 내일의 알사탕 천 개 도서는 이거다...라고 안내해 주던 그 페이지.  

답변이 돌아왔다. 내 질문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었다고. 그리고 알려준 이벤트 페이지는 그냥 알사탕 페이지다. 거긴 나도 이미 들어가봤지.  

다시 질문은 못하겠다. 내일의 알사탕 1000개 상품 예고는 매출을 고려해 지금은 안 하는지도. 전에는 메인에 배너가 떠서 클릭하면 됐는데 요샌 왜 안 보이나 몰라.

하여간 동문서답 크리, 무섭다! 

9. 출판사는 왜 돈을 입금하지 않는 걸까? 11월 초에는 기안을 올려서 중순에는 받게 해준다고 했는데, 실제로 기안은 12월 초에 올라갔다. 그리고 중순에는 받을 수 있을 거라고 했지만, 지금은 12월 끄트머리 뿐만 아니라 2008년도의 끄트머리. 직원들 월급을 몇 달 씩 밀려서 주진 않을 텐데 참 너무하다.  4월에 의뢰를 받고 8월 마지막 날에 일 시작해서 11월에 끝났는데 말이지비.  

10. 또 있는데, 이건 특정 인물을 지칭하는 게 되어버려서 할 수가 없다. 하긴 가족 얘기는 특정 인물을 얘기한 거긴 하지만. 난 알고 있다. 울 둘째 언니가 내 서재를 즐찾해 놓았다는 것을...(ㅡㅡ;;;) 

쓰고 보니 맨 위 서두와는 별 상관이 없이 흘러갔구나. 

내일은 긍정 리스트 10개 채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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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08-12-30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말씀에 공감이 많이 가요. 배려하지 않고 바로바로 폭발하는 사람들 저도 별로거든요. ㅎㅎ마노아님 집에 계신 그분 우리집에도 있답니다.ㅎㅎ아무리 얘길해도 바뀌질 않으니 지금은 거의 포기상태ㅠ.ㅠ

마노아 2008-12-30 16:05   좋아요 0 | URL
외출했다가 돌아오면 컴퓨터 앞에 앉지 말고 손부터 씻고 오라고 하는데, 그 잠시를 못 참아 한답니다. 어휴, 제 별명이 시누이가 됐다니까요.ㅡ.ㅡ;;;

2008-12-30 14: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30 16: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30 16: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30 16: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스탕 2008-12-30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대체 버릇 못 고치는거 하나씩은 있나봐요. 울 신랑도 화장실 불을 그렇게 안끄고 나와요. 그래서 맨날 화장실에서 나오는 길에 저한테 혼나면서도 못 고쳐요. 전기쟁이가 그렇게 전기를 낭비하면 어쩌라고.. --+

마노아 2008-12-30 16:09   좋아요 0 | URL
조카가 화장실에 가면 꼭 변기 바깥에다 오줌을 싸서 야단을 맞지요. 그래도 녀석은 어리니까 그렇다고 치더라도 말입니다...;;;;

조선인 2008-12-30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스탕님 바깥어른이 전기업쪽에 계세요? 괜히 친근감 팍팍! (앗, 마노아님, 미안 =3=3=3)

마노아 2008-12-30 16:09   좋아요 0 | URL
조선인님의 정체가 저는 늘 궁금했지요. 여전히 모른다는...;;;;

무스탕 2008-12-30 16:20   좋아요 0 | URL
네.. 제가 부르는 호칭이 전기쟁이죠 ^^;
정확하게는 '건물전기시설관리랑 방화관리'라지요. 덕분에 아는집들(시집이고 친정이고 형제자매, 이모, 고모네까지.. -_-) + 그 분들의 사업장이 있으면 거기까지 전기는 신랑이 손을 많이 봐줘요.
친근감이 더 증폭되셨나요? ㅎㅎㅎ
(앗, 마노아님, 죄송 =3=3=3)

순오기 2008-12-30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화장실에 예비 휴지를 항상 두개씩 둡니다. 한개가 휴지걸이에 끼워지면 예비용을 채우는 거죠.^^
이제와서 출생 순위를 바꿀수도 없고...어여 언니가 시집가는 수밖에요.ㅋㅋㅋ
정말 마노아님 나이가 몇갠데~~~~ 그렇게 감시하면 연애를 어찌 하겠누?ㅜㅜ

마노아 2008-12-30 16:10   좋아요 0 | URL
우리집 화장실 안에는 휴지를 둘 공간이 없어요. 화장실 문 열면 세탁실인데 거기도 공간이 없구요. 그래서 휴지를 갈아 끼우려면 한 번은 밖으로 나왔다 들어가야 하지요. 그게 귀찮으니까 다른 사람은 알아서 쓰라고 무시하는 거예요. 귀찮다고 그런 거죠.
차라리 연애를 하면 영화 보거나 공연 보는 것으로 눈치 안 봐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냥 데이트 한다고 알겠죠. 아, 승질 나요ㅡ.ㅡ;;;

Mephistopheles 2008-12-30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만제로면...일단 담배는 다 폈군요...이참에 금연을 해야 하나.

마노아 2008-12-30 16:11   좋아요 0 | URL
우리 집에선 술 마시면 세상이 두쪽 나는 줄 알아요. 담배는 언감생신입니다.
다행히 저랑 궁합이 안 맞는 녀석이긴 하지만, 여하간 숨막히는 분위기지요.

후애(厚愛) 2008-12-30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덥다고 문을 벌컥 열고 안 닫는 이가 제 주위에도 있답니다.^^ 저는 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인데 상대방 생각도 안 하고 문을 열어 놓고는 아~시원타 하는 울 신랑 옆에서 저는 아~얼어 죽것다 하는 저랍니다. 문을 열어 놓고 안 닫는 울 신랑에게 정말 잔소리 많이 했어요.~ㅎㅎㅎ

마노아 2008-12-30 16:12   좋아요 0 | URL
과거 울 언니는 토요일에 퇴근하면서 가게 에어콘을 틀어놓고는 월요일에 문 열어놓고 안 적도 있었지요. 대체로 정신 머리가 없답니다. 옆에 있으면 같이 정신 사나워지게 만드는 재주가 있어요. ;;;;;

노이에자이트 2008-12-30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이라면 주먹이라도 날리는데 가족끼리는 그럴 수도 없고...그런데 성인대접을 못받고 사는 건가요?

마노아 2008-12-30 20:35   좋아요 0 | URL
그래서 때로 가족이 더 힘들 때가 많지요. 우리 집에서 사생괄과 사유재산이 철저히 보호되지 않고 있습니다. 흑...ㅜ.ㅜ

다락방 2008-12-30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마노아님. 우리 못사귈 것 같아요.

저는 첫째고..
저는 과일을 깍아주지 않으면 아예 안먹어요. 식구들이 깍아놓고 갖다 줘야 먹는다는 OTL



내가 싫어요? 응? 싫어요?

웽스북스 2008-12-31 01:35   좋아요 0 | URL
저도 첫째고 과일을 깎아주지 않으면 안먹어요.
귤이나 바나나면 모를까...

마노아 2008-12-31 09:11   좋아요 0 | URL
오옷, 진정 과일 안 깎아먹기는 첫째들의 특징일까요?
그래도 다락방님, 우리 언니처럼 자기가 먹고 싶을 때 네가 깎아 와! 이러지는 않지요?
그렇다면 제가 깎아줄 수 있어요. ^^ㅎㅎㅎ
웬디님, 울 언니가 귤과 바나나는 혼자 먹었던가...;;;;

Arch 2008-12-31 12:05   좋아요 0 | URL
무슨 첫째 신드롬 이런게 있는건가요?
애석하게도 저 역시 과일 깎기를 즐기고, 물론 저 역시 첫째랍니다.
마노아님, 저는 과일 깎는거 좋아하고, 모양내는 것도 좋아하고, 먹는 것도 좋아하니 언제 우리가 만나서 과일 깎을 일이 있으면 좀 부려먹으셔도 돼요.

마노아 2008-12-31 18:06   좋아요 0 | URL
아하하핫, 우리가 다시 만나면 과일 타임을 꼭 갖도록 해요. 사실 전 과일 예쁘게 못 깎아요..;;;;

순오기 2008-12-31 20:40   좋아요 0 | URL
우리 큰딸한테 이 댓글 좌르르 읽어줬더니 자기도 그런다고...귤이나 바나나는 괜찮지만...못살아!
우리는 그래서 사과도 껍질 안 벗기고 그냥 먹어요. 오늘은 내가 안 씻어 줬더니 아무도 안 먹었어요.
안 먹으면 지들만 손해지 뭐~ 나야 사과 굳어서 하루라도 더 가니까 좋고!^^

마노아 2008-12-31 21:04   좋아요 0 | URL
귀찮아서 안 먹으면 양반인 거죠. 남더러 깎아오라고 시키고 커피 타오라 시키고...;;;;
외식하자고 하고선 니가 돈 내라 그러고...ㅜ.ㅜ
누가 임자인지 빨리 데려갔음 좋겠어요ㅠ.ㅠ

다락방 2009-01-01 22:30   좋아요 0 | URL
누가 임자인지 빨리 데려갔음 좋겠어요, 이게 남말 같지가 않네요 ㅎㅎ

마노아 2009-01-01 22:57   좋아요 0 | URL
냐하하핫, 혹시 저같은 동생 있나요? ^^;;;
근데 이 글에 댓글이 거의 50개가 달렸어요. 세상에!

웽스북스 2009-01-03 02:02   좋아요 0 | URL
전 사과 감자칼로 깎은 적도 있어요. 끙!
그런데 귤과 바나나도 제손으로 안먹으면 그건 문제라고 봐요. (내가 다행히 좀 낫네~ ㅋ)

마노아 2009-01-03 13:52   좋아요 0 | URL
사과를 감자 깎는 칼로! 때찌! 그러다가 손 다쳐요.
사과는 그저 잘 씻어서 아삭아삭 깨물어 먹어야 한다니까요.
요새 아침마다 먹고 있는데 덕분에 변비가 사라진 것 같아요.
원래 사과를 그닥 안 좋아했는데 먹을수록 맛나요. ^^

바람돌이 2008-12-30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제 동생이랑 비빔밥만 먹으면 싸웠어요. 꼭 내가 열심히 비비고 있는데 그 새를 못참고 먼저 비벼진 부분부터 날름 날름 먹고있는 동생이 어찌나 얄밉던지.... ^^;;
근데 그거 빼고는 동생이 저한테 화난 일이 더 많을 듯.... 갑자기 반성모드 돌입중!!

마노아 2008-12-31 09:12   좋아요 0 | URL
찰나를 못 참고 주먹을 부르던 동생이었군요^^ㅎㅎㅎ
형제 간에 그런 일이 참 많지요. ㅋ

땡땡 2008-12-30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둘째 언니님. 마노아님의 프라이버시권을 존중해 주셔요. 꾸벅.
(저 잘했죠 잘했죠!)

마노아 2008-12-31 09:12   좋아요 0 | URL
잘하셨어요! 근데 이 글을 울 언니가 보면 저는 매장이에요. ^^ㅎㅎㅎ

이매지 2008-12-31 0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엄마는 마음에 안 드는 게 있으면 내뱉는 스타일이고,
저랑 아빠는 꽁한 스타일이라 일방적으로 당해요 -_-;
뭐 어쩌다 버럭하면 엄마는 역시나 그럼 말을 해!
근데 엄마도 나이가 드니까 차라리 둥글게 사는 게 낫다고 후회하시더군요;;
뭐 긍정적으로 살아보아요 ㅠ_ㅠ

마노아 2008-12-31 09:13   좋아요 0 | URL
신기한 게, 부부사이에는 그렇게 반대되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더 잘 살더라구요.
오히려 둘이 똑같으면 더 크게 싸우는 일이 많아 보여요.
어쨌거나 싸움을 할래도 짝이 있어야...;;;;

turnleft 2008-12-31 0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렇게 버럭 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 중 하나가 "나 이래도 뒤끝은 없어" 라죠.
다시 말해 자기가 화 내 놓고 자기만 잊어버린다는.. -_-;;

마노아 2008-12-31 09:13   좋아요 0 | URL
맞아요, 맞아! 그래놓고 자기는 뒤끝 없다고 하죠. 상처줘놓고 지는 까먹어 버리고....나빠요, 나빠!

L.SHIN 2008-12-31 0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화장실 불 좀 꺼라'고 저 역시 몇 번을 이야기하지만 안 고쳐지고 있는 우리 거주지 -_-
(하지만 나 역시 샤워실을 쓰고난 후 슬리퍼를 닦지 않아서 잔소리 들으니까 쌤쌤? ㅋㅋ)
3. 입고 벗은 옷을 여기저기 던져 놓아서 ...내 방에 내가 들어가기 싫어하는 상황을 만들고 있는 이 녀석 -_-
(마노님 집에서 살았다면 나 역시 문제아? ㅋㅋ)
7. 전 이런 사람이 얄밉더라구요. 내가 자기 서재에 댓글을 달아야만 내 서재에 와서 '예의상' 달아주는 사람...
(어차피 그런거 상관없는데, 자꾸 눈에 보이더라구요.킁)
8. 예전에, 알라딘 마을 입주 초기에 페이퍼 툴바로 고객센터와 자주 채팅(?) 수준으로 오갔던 기억이 나네요.ㅋ

(이렇게 번호 달아가며 댓글 다는 것에 재미 붙인 외계인,ㅋㅋ 근데, 난 언제 이렇게 페이퍼 써보나 -_-)

마노아 2008-12-31 09:15   좋아요 0 | URL
아악, 어제도 몇 번이나 문을 안 닫고 다녀서 미쳐버릴 뻔했어요. 난 아직도 감기 중인데..ㅜ.ㅜ
울 집은 각자의 생활 공간이 분리가 안 되어 있어서 누군가가 어질러 놓으면 다른 사람이 꼭 치우게 되거든요. 힘들 때가 많아요. 저는 주로 책을 마구마구 쌓아둬서 혼나긴 합니다^^ㅎㅎㅎ
예의상이라도 와서 댓글 다는 사람은 양반이죠. 내 서재 안 와도 되니까 내 글 씹지만 말아줬음 좋겠어요.;;;;;
아, 서재 툴바! 옛 기억이 몽글몽글합니다. ^^

별족 2008-12-31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는 보면서, 결혼도 안 하신 분이, 라고 의문을 가졌답니다. 보통은 그게 다 남편들의 만행이거든요.ㅋㅋ.
그리고, 저한테 화내는 사람들, 짜증내는 사람들은 그때 제가 무슨 생각하는지 알면 정말 폭발하는데, 보통 남편한테는 그런 말 해서 분노를 사죠. 남편이 제게 화낼 때, 제가 하는 생각은 '저 인간, 어디서 화가 나서 나한테 푸는가', 또는 '원인은 너한테 있는데, 왜 그걸 내탓을 하는가' 그러니까, 누가 나한테 화를 내면, 그 인간을 한심하거나 불쌍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답니다-_-;;; 음, 자랑은 아니지만,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상처는 받지 않아요. ㅋ

마노아 2008-12-31 17:59   좋아요 0 | URL
그렇게 어디서 개가 짖나...하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들만 있으면 차라리 좋겠어요. 크흑...
그렇지 않은 일들이 많아서 말이지요. 그래도 어쨌든 내년에는 화이팅입니다!

야클 2008-12-31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7번 심히 공감. 전에 나도 페이퍼 쓴적 있어요. 특히 잘나가는 서재중에서도 가끔 그런 만행을 저지르더라구요.

새초롬너구리 2008-12-31 12:29   좋아요 0 | URL
7번 저두. 제 댓글 위, 아래에 달린 댓글을 보며 뻘쭘했어요. '내 댓글이 그분의 지적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걸까 -.,-' 했어요.

마노아 2008-12-31 18:00   좋아요 0 | URL
왜 또 그런 것 있잖아요. 한차례 몰아서 댓글 달았는데 그 다음에 누가 와서 댓글 달면 한 템포 늦었다고 그 댓글은 무시하고 지나가기. 체.... 흥이에요!
새초롬너구리님! 아, 저도 그런 생각한 적 많답니다. 기죽어서 댓글도 못 남기는 서재도 사실 많아요^^ㅎㅎㅎㅎ

건조기후 2008-12-31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은 너무 착한 동생이시네요. 저희 자매들은 워낙 어렸을 때부터 심부름을 잘 안하던 스타일이었던지라ㅋㅋ 누가 누구에게 뭘 시키는 것 자체를 용납할 수 없어해요. 가끔 심부름시키면 니가 먹을 걸 왜 내가 사와야 하느냐고 욕이나 먹지요ㅋㅋㅋㅋㅋ;;; 어쩌다 심부름을 순순히 한다 싶으면 꼭 지 심부름한 횟수만큼 언니를 부려먹을라 하고요.ㅎ

마노아 2008-12-31 18:00   좋아요 0 | URL
제가 해마다 한 차례씩은 쿠데타를 도모하긴 했지만 매번 깨갱깽깽 전패의 행진을 기록했답니다.
뭐 이렇게 사람이 드센지...ㅜ.ㅜ
먹고 싶으면 제발 자기가 좀 챙겨 먹고 사다 먹으란 말이지요ㅜ.ㅜ

여울 2008-12-31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곱번째도 걸립니다. 따듯한 말씀 한번 건네지도 못했네요. 늘 미안한 마음이네요. 버릇 좀 바꿔볼께요. 댓글은 달지 않지만, 늘 마음 조금씩 가져갑니다. 내년 한해 좋은 관계들 많이 만들기 바래요. 감사해요.

마노아 2008-12-31 18:05   좋아요 0 | URL
헤에, 여울마당님은 따뜻하신 분이지요. 말보다 실천으로 움직이는 분이시잖아요. 저야말로 감사합니다. 2009년도가 더 풍성해질 것 같은 기분이에요.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