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만이 있을 때 바로바로 풀어야 마음에 독이 되지 않고, 뭔가 문제가 되는 점이라면 빨리 고칠 수 있어 서로에게 득이 되는 게 맞지만, 실제로 불만이 있을 때 바로바로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그런 사람들이 분명 있기는 하다. 많이 봤다. 난 한때 그런 사람들을 꽤 많이 부러워했다. 내가 그러고 살지 못하니까.
그런데 좀 지나서 생각해 보니까 그런 사람들에게서 일종의 이기심을 봤던 것도 같다. 내가 화딱지 나는 건 절대로 못 참고 못 견디는.
그네들의 바로바로 지적질이 타당할 때도 물론 있지만, '배려'라는 것을 통해서 좀 더 기다림을 주어야 할 때도 있었을 텐데, 그 기다림을 통한 상대의 기회를 박탈해 버릴 때도 많이 있는 법이니까.
그런 지적질에는 상대방이 상처를 받을 때가 많다는 걸 모를 때가 있다. 그들은 그렇게 말한다. 억울하면 너도 그렇게 하라고. 왜 속에 꾹꾹 담아두고는 모아뒀다가 터트리냐고. 그런 사람들이 많은 사람들 속에서는 쿨한 것으로 묘사되곤 하는 게 싫다는 거다. 노희경 작가의 어느 작품에서 그런 비슷한 대사가 있었던 것 같은데 정확히 기억이 안 난다. 굿바이 솔로였던가?
주절주절 말이 많았다. 결국 내가 하고 싶었던 건, 이것 참 맘에 안 들어!라는 목록들을 나열해 보고 싶은 거다.
긍정의 언어를 뱉으며 살아야 마땅하지만, 맘에 안 드는 것도 있다는 얘기를 소심하게나마 해봐야지. 대놓고 말을 못하니 이러는 거다. 흑...;;;;
1. 화장실에서 자기가 있을 때 휴지가 똑 떨어졌다! 그럼 휴지를 새걸로 끼워넣고 나와야 다음 사람이 사용할 때 당황하지 않지. 왜 그런 조그마한 배려가 없냔 말이지!(우리집 누구에게 종종 얘기하지만 못 고치고 있다.)
2. 그리고 문은 제발 닫고 다니란 말이다. 엄청 춥단 말이지!(역시 1번의 우리집 누군가에게 자주 하지만 안 고치고 있다.)
3. 입고 벗은 옷은 휙 걸쳐놓지 말고 제발 옷걸이에 걸란 말이쥐!(역시 2번의 그 인간...ㅡㅡ;;;)
4. 커피 먹고 싶으면 제발 타 먹고, 과일 먹고 싶으면 제발 깎아 먹고, 사이다 쯤은 스스로 사다 먹으란 말이다. 꼭 시키지 말고! 이건 첫째들, 언니들의 특징인가? 자기가 필요한 것을 왜 꼭 동생에게 시키는지? (알지? 누구 얘기인지..ㅡ.ㅡ;;;;)
5. 세수를 얼마나 요란하게 하길래 슬리퍼를 꼭 적시는 걸까? 그것도 두 개씩. 그 중 한 켤레는 입구가 막힌 거니까 거꾸로 세워놓아야 물이 빠진단 말이지. 뒷사람 양말 적시게 하는 너! (이 모든 이야기들은 다 한 사람 이야기다. 버럭!)
6. 울 둘째 언니가 드림팩토리에 가입했다는 사실을 어제 알았다. 경악! 자기가 이승환 팬인 것도 아니고,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오로지 동생 감시할 목적으로 가입까지 한 무서운 인간! 내가 이승환 공연 쫓아다니는 게 무슨 범죄도 아닌데, 이승환 스케줄 파악해 두고, 동생이 어디어디 가 있는지 심사하는 그 눈초리. 그건 폭력이다. 과거엔 엄마한테 미리 찔러서 엄마한테 죽도록 혼나고 공연을 가서 하나도 즐기지 못하고 온 적도 있다. 늘 몰래 가다 보니까 공연 일주일 전에는 들키는 악몽을 마구 꾸어대기도 했지. 내 나이가 몇 갠데 그런 걸 터치하는가! 영화 보고 공연 보고 가요 듣고, 이런 모든 것을 우상숭배로 대치시키는 엄마의 눈초리와 잔소리도 모두 폭력이다! (에이, 쓰다보니 진짜 열 받네!)
7. 왜 댓글을 패쓰할까? 난 알라딘 서재 생활 초기에 어느 두 사람이 6개월 동안 내 글에 댓글 안 달아줘서 즐찾 빼버린 적이 있다. 다른 모든 사람에게 패스를 하면 원래 이런가 보다 하겠는데, 자기랑 친한 사람들 글에는 댓글을 달아주더라. 맘 상해서 즐찾 빼버렸다. 한 사람은 예스 동네로 이사 갔고 한 사람은 가뭄에 콩 나듯 활동을 하는 것처럼 보이더라.
바빠서 놓친 것 말고, 혹은 멋쩍어서 딱히 대꾸하기 힘든 그런 애매한 순간 말고, 이해할 만한 순간들 말고 그냥 무시해 버리는 경우는 기분 별로다. 그런 서재에는 갈수록 댓글을 적게 쓰게 된다. 물론, 그 사람은 개의치 않을 거다. 혹은 모르거나.
8. 알라딘 고객센터는, 대체로 친절하고 빠르고 성실하다. 가끔 삐걱일 때가 있지만.
내 생각에, 그건 '지레짐작' 때문이지 싶다. 이 질문은 이런 종류의 질문일 거야~라는 생각에 모범답안만 빠르게 내놓는 경우.
질문의 의도는 그게 아니었는데 말이다.
내가 질문을 했다. 하루만 알사탕 천 개 주는 이벤트 지금도 하냐고.
첫번째 대답은, 구매 후 7일 안에 적립받지 않으면 알사탕이 사라진다고 했다. 이건 뭥미?
다시 질문했다. 건투를 빈다와 엄마를 부탁해를 그날만 알사탕 천개 줄 때 구입했는데, 그런 종류의 이벤트 지금도 하냐고.
두번째 대답, 엄마를 부탁해와 건투를 빈다 알사탕 천 개 주는 이벤트는 끝나서 안 한다고.
난 불을 뿜고 싶었다. 세번째 질문했다. 매일매일 책 한 권씩 바꿔가면서 그날만 알사탕 천 개 주는 이벤트 자체가 끝난 건지, 지금도 하고 있는지.
내가 찾고 싶었던 건 리스트였다. 오늘의 알사탕 천 개 도서는 이거고, 내일의 알사탕 천 개 도서는 이거다...라고 안내해 주던 그 페이지.
답변이 돌아왔다. 내 질문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었다고. 그리고 알려준 이벤트 페이지는 그냥 알사탕 페이지다. 거긴 나도 이미 들어가봤지.
다시 질문은 못하겠다. 내일의 알사탕 1000개 상품 예고는 매출을 고려해 지금은 안 하는지도. 전에는 메인에 배너가 떠서 클릭하면 됐는데 요샌 왜 안 보이나 몰라.
하여간 동문서답 크리, 무섭다!
9. 출판사는 왜 돈을 입금하지 않는 걸까? 11월 초에는 기안을 올려서 중순에는 받게 해준다고 했는데, 실제로 기안은 12월 초에 올라갔다. 그리고 중순에는 받을 수 있을 거라고 했지만, 지금은 12월 끄트머리 뿐만 아니라 2008년도의 끄트머리. 직원들 월급을 몇 달 씩 밀려서 주진 않을 텐데 참 너무하다. 4월에 의뢰를 받고 8월 마지막 날에 일 시작해서 11월에 끝났는데 말이지비.
10. 또 있는데, 이건 특정 인물을 지칭하는 게 되어버려서 할 수가 없다. 하긴 가족 얘기는 특정 인물을 얘기한 거긴 하지만. 난 알고 있다. 울 둘째 언니가 내 서재를 즐찾해 놓았다는 것을...(ㅡㅡ;;;)
쓰고 보니 맨 위 서두와는 별 상관이 없이 흘러갔구나.
내일은 긍정 리스트 10개 채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