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주소 지금 이사 준비 중 - IPv6 [제 862 호/2009-01-12]


아침에 일어나 지하철 출근길에 스마트 폰으로 새로 사고 싶은 물건을 인터넷 서핑하고, 외근할 때나 친구와의 저녁약속 장소를 찾을 때도 스마트폰으로 위치를 확인한다. 낯선 장소에서 커피숍이나 맛집을 찾는 것도 문제없다. 스마트폰으로 IP 주소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면 가게 검색에서 예약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머지않아 IP 주소가 고갈될 위기가 다가옴에 따라 우리는 또 다른 해답을 찾아 나서게 되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인터넷은 정보통신기술 중 가장 핵심 인프라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은 TCP/IP 통신프로토콜의 개발로 시작되었으며 그 성장은 인터넷프로토콜(Internet Protocol: IP)의 발전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순히 IP라고 하면 주로 IPv4(IP 버전 4)의 인터넷주소체계를 의미한다. 이는 2의 32승 개의 자연수로 이루어진 주소체계이며 우리의 집 주소와 비슷한 의미를 가진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모든 컴퓨터나 단말기는 반드시 인터넷주소를 하나 이상 가져야만 다른 컴퓨터나 인터넷과 소통할 수 있다.

그러면 2의 32승 개의 IP는 도대체 몇 개의 주소인가? 이는 약 43억 개의 고유한 주소를 표현할 수 있는 규모이며 전 세계의 인구보다는 다소 적지만 거의 1인당 1개 정도의 주소를 가질 수 있는 규모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러한 인터넷주소를 이용하여 약 3400만 명이 이미 인터넷이용을 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주소는 컴퓨터만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앞으로의 큰 문제점으로 대두된다. 즉 전 세계에 필요한 IP 주소는 무궁무진하여 중국, 인도와 같은 엄청난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에서 현재 폭발적인 인터넷인구의 증가로 실질적으로 인터넷주소의 부족현상이 심화되고 있으며 APNIC(아태지역 인터넷주소관리기구)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말이나 2011년 이후에는 부여할 수 있는 주소는 모두 고갈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IETF(국제 인터넷 표준화 기구)와 같은 표준화기구에서 미리 예견하고 IPv4를 대신할 수 있는 차세대인터넷주소체계인 IPv6(IP 버전 6)을 이미 1996년경에 표준화과정을 모두 마쳤다.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IPv4의 주소의 표시는 134.75.255.255이고, 앞으로 다가올 IPv6의 주소의 표시는 2001:0320:0000:010a:3afe:0000:3afe:0001로 바뀐다.

자릿수가 늘어나고 2진수에서 16진수로 변화했지만 어떻게 보면 집 주소가 좀 늘어난다 해서 우리가 실생활은 별로 변화될 게 없어 보이니 똑같아 보인다. 단순히 주소가 길어지는 것이지만 이 변화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숫자의 길이가 표현할 한계는 과장되게 표현하면 전 세계의 모래알과 모든 사물에 IP를 할당해도 남을 정도라는 사실이다.

즉, IPv6에서는 단순히 2의 128승 개의 주소체계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그간의 모든 문제가 한방에 다 해결된다는 의미가 있다. 실제로 인터넷의 목표인 우리가 꿈꾸고 계획했던 전 세계가 하나의 네트웍으로 연결되고 언제 어디서나 1:1로 전 세계 누구와도 네트워크가 가능한 세상이 IPv6로는 가능하다는 얘기이다. 요즈음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휴대전화나 모바일 기기 특히 스마트폰과 같은 단말기는 대부분 IP 주소를 사용하고 있으며 향후에 전개될 이동성 개인 단말기도 대부분 IP 주소를 통해 통신할 수 있다.

그럼 우리 컴퓨터나 통신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사례에는 무엇이 있을까? IPv6가 보편적으로 이용되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엄청나게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P2P(Peer to Peer)가 P2G(Peer to Grid)형태로 패러다임이 이동할 것이며 지금보다 엄청난 위력이 될 것이다. P2P란 지금은 항상 서버를 경유해야 되는 형태지만 앞으로 P2G는 언제라도 고정된 IP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고정된 IP를 주소처럼 알려주고 어느 한 디렉토리에 공유시켜 파일 리스트업 정보를 업데이트시켜놓는다. 그다음에 검색할 프로토콜을 서로 맞추고 서로 허가된 PC 정보를 갖고 있으면 거의 무한대로 전 세계의 PC를 돌며 검색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것은 IPv6의 주요 특성인 변하지 않는 IP를 항상 유지할 수 있다는 것에서 전제되는 것이다. 지금은 늘 서버도 바뀌고 다운로드받는 PC도 변화하니 링크가 중간에 가다가 다음 서버를 못 찾아 깨질 수밖에 없지만 IPv6에서는 변하지 않는 주소로 계속 찾아다니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지금처럼 인터넷 웹하드란 서비스 자체가 의미가 없게 되고 서로 합의하에 일정한 저장장치를 공유하여 쓰는 것도 가능하다. 한 사람의 하드용량이 부족하니 다른 사람에게 얼마 할당해주면 트래픽을 얼마 제공하겠다던가, CPU를 몇% 쓰는 것을 허용하겠다와 같은 서로서로 간의 일정한 거래 같은 것도 지금 온라인게임에서 아이템 거래하는 것처럼 수시로 가능해지고 활성화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서로 믿는 세상이 된다는 전제가 있어야겠지만 IPv6에서는 자신이 집 주소를 공개하는 것처럼 확연히 드러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보안과 신뢰문제는 의심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국내에서는 2001년부터 IPv6포럼코리아를 주축으로 IPv6 발전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 2007년까지는 다양한 분야에서 IPv6를 체험하고 시험할 수 있는 시범서비스를 전개하여 그 활용가능성을 시험하였다. 2008년부터는 공공부문의 IPv6 전환확산을 위하여 NIDA(한국인터넷진흥원)와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가 공동으로 15개 공공기관 및 대덕특구 연구기관에 실질적인 IPv6 전환을 지원하여 각 개별기관이 IPv6로 전환했을 때의 문제점을 도출하고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IPv6 전환가이드라인 발굴 및 배포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많은 한국의 과학자들은 ITU(국제 전기통신연합)와 IETF 같은 국제통신 표준화기구에 IPv6 표준문서 발간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도출하고 있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이와 더불어 다각적인 정부의 지원 정책 및 공공, 민간부문 등의 자발적인 전환 움직임이다. 이제 곧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등에 곧 차세대인터넷주소가 자동으로 부여되고 언제 어디서나 이동성이 보장되는 세상의 중심에 당신이 활동하게 된다. 기관뿐만 아니라 개인의 자발적인 노력만이 새로운 IPv6 시대의 도래에 현명한 대처 방법일 것이다.

글 : 김승해 선임연구원(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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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11 

2007.4 

2008.8 

2009.1 

내 컴퓨터의 사망, 혹은 사망에 준하는 외상을 입은 날짜다.  

2000년에는 형부가 포맷을 하다가 실수로 하드를 통째로 날려 먹었다. 그때는 컴퓨터를 배운지 얼마 안 되어서 자료가 그닥 많지 않았고, 다행히 노트북에 자료 일부가 저장이 되어 있어서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다. 

제일 끔찍했던 건 2007년 4월에 하드가 통째로 날아간 사건이었는데 거기에는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몇몇 중요한 것들이 있어서 정말 눈물이 났더랬다.  

그리고 1년 좀 넘은 작년에, 역시 벽에 흐르는 전류 탓으로 컴퓨터 하드가 또! 날라간 사건.  

이땐 결국 복구에 용을 쓰느니 새로 피씨를 장만하자고, 본체 자체를 갈아버렸다.  

그 새로 갈아버린 델 컴퓨터의 할부금이 채 끝나기도 전에(이번 달에 끝난다.ㅡ.ㅡ;;;) 어제! 컴이 또 망가졌다.  

갑자기 아침부터 부팅이 안 된 것이다. 고스트 복구 시디를 돌려봤지만 여전히 안 된다는 메시지뿐. 

퇴근 후 오밤중에 집에 들른 형부가 손을 써봤는데도 역시 감감 무소식. 아무래도 치명적인 바이러스 같다는 얘기를 듣고, 결국 포맷을 결정. 아, 바탕화면에 있던 것들이랑 내 문서, 내 그림은 다 날아가겠구나... 하고 아쉬워 했는데,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파티션 나누다가 형부가 실수로 하드를 통째로 날려먹는 대형사고 발생! 두둥! 200기가가 홀라당...ㅜ.ㅜ 

아, 정말 앞이 캄캄하구나.  

불행 중 다행으로 더 중요한 E드라이브는 살고 덜 중요했던 D가 날아갔다.  

새벽까지 용쓰던 형부는 이 무슨 악재일까.  괜찮다고 했는데 아마 형부는 많이 불편했을 것이다.  

앙, 담부터 피씨 안 봐준다고 하면 큰일인데...(ㅡ.ㅡ;;;) 

아무튼, 이것이 하루 넘게 마노아가 서재에 나타나지 못한 사연! 

지금 새로 즐겨찾기 링크 추가하고 프로그램 까는 중이다. 고스트가 맛이 갔으니 하나하나 다 찾아서 채워야 하니 시간이 좀 걸릴게다.  

흑, 나와 컴퓨터는 인연이 없는가. 뭐 이렇게 사고가 자꾸 나는지...ㅜ.ㅜ 

 

ps. 지난 주에 알라딘에서 배송해준 머그컵이 2009년이 아니라 2008년도 무식하게 생긴 컵이 와서 버럭! 했었는데, 이건 비교가 되지 않는 크리구나. (머그컵은 2009년도 걸로 다시 보내주기로 했다. 내가 고객센터에 버러러러럭!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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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09-01-13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컴퓨터 안되면 정말 막막하더라구요. 저도 하드 통째로 날아간게 여러번이라 조심조심 백업도 하는데 그게 컴을 잘 몰라서 그냥 날아가면 날아가는데로 살아요. 예전에 어떤 파일이 있었는지 지금은 기억도 나질 않아요. 가장 아까웠던 건 현준이 사진이 가장 많이 사라졌답니다.

마노아 2009-01-13 12:53   좋아요 0 | URL
그래서 백업만이 살 길이에요ㅠ.ㅠ 사진도 중요한 건 웹상에도 저장하고 인화해 놓고, 이런 식으로요.
그런데 저렇게 번번이 당하고도 백업에 자꾸 게을러지니..ㅜ.ㅜ
설마설마 하다가 아이고! 하는 거지요. 흑흑....

하이드 2009-01-13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2008년께 더 좋은데 ^^;
무튼, 컴퓨터가 날아가는 일 같은건 이 세상에서 없어져야 해요!!

마노아 2009-01-13 12:54   좋아요 0 | URL
2008년도에 버전이 두 개 였잖아요. 전 세 개다 무식하게 생긴 컵이 와서 대따 실망했거든요.
이번 컵은 무척 예뻐서 꼭 빨강색 보내달라고 막 부탁(먹히진 않지만)하고 그랬는데 생각도 못한 예전 컵이 와서 버럭! 했어요.
하이드님, 외장 하드 사서 저런 사고는 없나요? 외장하드는 믿을 만 한가요? 흑...ㅜ.ㅜ

하이드 2009-01-13 13:36   좋아요 0 | URL
외장하드 사니깐, 백업욕심/집착만 늘어서, 인터넷 백업(라씨가 1년간 무제한 무상이더라구요 ) 에 제 2의 하드도 생각했다가 자제했습니다 ^^;

마노아 2009-01-13 18:25   좋아요 0 | URL
전에 메피님 링크 걸어준 그 책 모양 외장 하드는 1TB더라구요. 가격이 후덜덜인데 넘흐 이뻐요.
돈 모아서 그걸 지르고 싶어효!

메르헨 2009-01-13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기가 막히네요.
어찌 컴텨가 자꾸 맛이 갈까요???
외장하드...추천은 드리지만..하이드님 말씀처럼 자꾸 이상한걸 저장하게 되더라구요.하핫....^^
새해엔 컴텨가 말 잘 듣고 착해질겁니다.^^
아..컵은...저 작년에 하나도 못 받았어요.
이벤트하기 전에 왕창 구입하고 이벤트 기간엔 소소하게 결제를 하다보니...
아, 근데 쿠폰 신간은 적용 안되는거죠? 엇그제도 오만원치나 구입했는데 흠....ㅋㅋ아무 득이 없었다는...

마노아 2009-01-13 18:26   좋아요 0 | URL
전 신간은 그닥 안 지르는 편이고 거의가 중고샵에서 질렀는데, 최근엔 컵 받겠다고 신간을 좀 많이 샀어요. 현재 컵 세개. 바로 15만원 견적 나오네요ㅠ.ㅠ
근데 또 어떤 쿠폰은 중고책은 안 먹혀서 구간을 구입해야만 쓸 수 있는 것도 있어요.
점점 인터넷 서점의 혜택이 많이 줄고 있어요. 그나저나 컴퓨터 어쩜 좋아요ㅠ.ㅠ

hnine 2009-01-13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도 일기도 모두 컴퓨터에 저장하고 있는 판국에, 저도 가끔 불안불안할 때가 있어요. 이 기계 덩어리를 뭘 믿고 덜컥 여기다 내 재산을 다 맡겨 버리나 하고요. 그러면서도 백업을 안 하고 있는 이 게으름은 어쩐답니까 흑 흑...오히려 다시 아날로그 시대로 혼자 돌아가버릴까 생각도 해요. 종이에 쓰고, 사진은 찍어서 인화 시키고 ^^
저도 2008년 머그컵만 집에 있는데 그건 그러니까 무식하게 생긴 애였군요 ^^

마노아 2009-01-13 18:27   좋아요 0 | URL
디지털은 모 아니면 도 인가봐요.ㅠ.ㅠ
전 제가 이승환에게 질문하고 답변 받았던 인터뷰 기록 날린 게 제일 서러워요.
웹상에도 저장했었는데, 그거 올려둔 웹하드도 같이 날아가는 바람에 못 구했어요. 엉엉..ㅜ.ㅜ
2008년 머그컵이 2종이었는데, 전 예쁜 게 아니라 안 이쁜 게 와서 왕 실망했더랍니다...

Kitty 2009-01-13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유 안그래도 마노아님글이 안올라온다 했어요. 그런 사연이 있으셨군요.
컴터 안되면 진짜 황당하죠;;; 그래서 저는 컴을 꼭 두 개 쟁여(?)놓습니다 -_-;;
사실은 예전 노트북이 망가져서 새 노트북을 샀는데 예전 노트북이 다시 작동되더라는 기가막힌 사연이지만요;;;
즐겨찾기는 구글 툴바를 한 번 이용해보세요. 저는 집 컴이 두 개, 회사 컴도 두 개;;; 그래서 컴퓨터마다 즐겨찾기 저장하기가 귀찮아서 구글에 저장해놓고 쓴답니다. 어느 컴이든 인터넷이 되면 구글 로그인만으로 자기 즐겨찾기에 접속할 수 있거든요. 여행가서도 아주 편해요. ^^

마노아 2009-01-13 18:29   좋아요 0 | URL
오옷, 새 노트북을 장만하니 멀쩡해지는 옛날 노트북이라니, 기구한 사연 맞습니다!
툴바 생긴 걸 싫어해서 어떤 툴바도 안 쓰거든요. 즐찾은 압축저장해둔 게 있어서 다시 풀면 되는데 그거 귀찮다고 자주 쓰는 것만 다시 저장해 놨어요. 6^^ㅎㅎㅎ
구글이 만능이란 소린 익히 들었는데 그걸 참 못 쓰고 있네요. ^^

순오기 2009-01-13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벽에 흐르는 전류를 차단할 순 없나요? 형부는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미안해서리~~~ㅜㅜ
저기 나오는 전문용어 제대로 못 알아 먹고 대충 그런가 보다~ 짐작만 할 뿐~~~ ㅎㅎㅎ
머그컵 작년에 실망이라 올해는 절대 안 낚이고 있어요.ㅋㅋㅋ

마노아 2009-01-13 18:30   좋아요 0 | URL
작년에 접지봉 박고 생쇼를 했는데, 그러고 나서 바로 하드가 날아갔어요. 우리집만 해서는 안 되고 건물 전체를 다 해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그 바람에 우리집은 전화선도 전기선도 다 불안정해요. TV는 새로 장만했는데도 시청 도중에 화면이 지지직거리면서 멈추고, 전화는 대따 안 들리고 컴퓨터는 툭하면 망가지고ㅠ.ㅠ
머그컵 올해 것은 굉장히 이뻐요. 거기다간 물, 우유, 쥬스, 커피 다 맛있어요. 제가 지금 엄청 사랑해 주고 있답니다. ^^
그나저나 새로 깔아놓은 컴퓨터가 이상해서, 익스 창이 자꾸 꺼지고 있어요. 미쳐미쳐..ㅜ.ㅜ

니나 2009-01-13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컴터 하드가 날아가는 건 사랑이 끝날때와 비슷한듯. 다시 열어볼 수 없잖아요 ㅋㅌㅋㅌ (괜히 혼자 감상적으로 돌변한)

마노아 2009-01-13 18:31   좋아요 0 | URL
복구 프로그램은 그럼 사랑의 무엇일까요. 이 삭막한 댓글이란...^^;;;;

바람돌이 2009-01-14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몇달전에 노트북을 한 판 갈아엎었는데 다행히도 그 얼마전에 외장하드를 사서 중요한 자료는 모두 백업시켜놨더랬어요. 그게 아니었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 지금도 외장하드 용량 좀 빵빵한걸로 하나 더 구입해야 되는거 아닌가 하고 있어요. 외장하드 필수품이에요. ^^;;

마노아 2009-01-14 01:36   좋아요 0 | URL
역시 대안은 머니와 부지런함이군요. (>_<)
복구 프로그램을 돌리면 문서는 복원이 되는데 무거운 것들은 복원이 안 되더라구요.
예쁜 외장 하드를 봐두긴 했는데 값이 후덜덜이에요. 암튼 조만간 필요한 건 인정해야겠어요. 후우우..ㅜ.ㅜ

신지 2009-01-14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보고 식은땀..자주 일어나는 일인가 보네. 아직까지는 없었는데. 안그래도 어제부터 컴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서 걱정되는 중이었는데 ㄷㄷㄷ / 2008년 머그컵이 2종이었는데, 전 예쁜 게 아니라 안 이쁜 게 와서 ㅡ> 맞아요. 저도 그때 8개를 받았는데(2종), 개중 괜찮은 건 2개 뿐이어서 그거는 쓰고 있어요. ^^

마노아 2009-01-14 21:30   좋아요 0 | URL
전 지금 새로 깐 윈도우 XP가 맛이 가서 다시 비스타를 써야 하나 심각한 고민 중이랍니다.
이주 내내 컴퓨터로 카오스 상태예요ㅠ.ㅠ
오늘 2009년도 버전 컵을 다시 배송 받았어요. 내가 원한 빨강색이 아니었어요. 어흑흑....ㅜ.ㅜ
2008년도 무식하게 생긴 컵은 우리 집에서 포크 통으로 전락했답니다.ㅡ.ㅡ;;;

땡땡 2009-01-15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윈도 설치한 다음에 파티션을 나누신 건가요? 윈도 설치 때 하시징;;; 외장하드가 없더라도 파티션을 하나 더 만들어서 중요자료는 이중백업을 받아놓으시면 되죠. 내문서 경로도 C드라이브 말고 D나 E 같은 데로 해 두시면 C가 날아가더라도 내문서는 멀쩡하답니다~ ^^

마노아 2009-01-15 21:27   좋아요 0 | URL
설치 도중 파티션을 나눈 것 같아요. 내문서 경로도 다른 드라이브로 변경이 가능하군요! 이거 처음 알았어요!
그나저나 새로 깐 XP가 맛이 가서 3초마다 껌이 꺼지고 있답니다. 환장하겠어요ㅜ.ㅜ
작년하고 재작년은 이중백업도 소용 없게 몽땅 하드가 날아갔어요. 도저히 살리질 못했답니다. 아, 쓰디쓴 컴의 역사여...ㅜ.ㅜ

땡땡 2009-01-15 22:51   좋아요 0 | URL
음... 드라이버(특히 사운드 드라이버) 맞는 걸로 까셨는지 한 번 더 확인해 보셔요. 사운드 드라이버 버전 안 맞는 걸 설치하면 그렇게 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내문서 아이콘에 대고 오른쪽 마우스 버튼 클릭-속성 선택하시면 경로 바꾸실 수 있답니다. 참고하셔용~ ^^

마노아 2009-01-16 12:01   좋아요 0 | URL
사운드 드라이버 맞는 걸로 깔았는지 어케 확인하는지 몰라용..;;;
근데 소리는 잘 나오는데 말이지요. 아, 이 막막함이란...ㅜ.ㅜ
 
아기돼지 세 마리 0100 갤러리 1
데이비드 위스너 글 그림, 이옥용 옮김 / 마루벌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데이비드 위스너의 그림책을 무척 사랑한다. 그는 재기 발랄하고 뛰어난 상상력을 자랑하고, 또 그 이상의 놀라운 그림 솜씨를 지녔다.  

이 책은 2002년도에 칼데콧 메달 상을 받았다. 칼데콧 '아너' 상은 들어봤는데 '메달' 상도 있구나! 그럼 칼데콧에 아너, 그리고 메달까지 1.2.3등 상이란 소리인가? 아무튼, 2008년도에 새로 찍어냈는데 작가 이름이 데이비드 '와이즈너'로 바뀌었다. 아멜리 노통이 '노통브'가 되었던 예가 생각난다. 입에 붙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말해지질 않는다. 데이비드 와이즈너. 미국식 발음으론 그렇게 불러야 더 맞나 보지?   



암튼, 이 책은 평범한 아기 돼지 삼형제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명작 동화 속의 삼형제는 짚으로 집을 지었다가 늑대에게 혼쭐이 나고, 나무로 집을 지은 돼지도 역시나 걸음아 날 살려라~ 도망을 간다. 그리고 셋째 돼지가 튼튼하게 벽돌로 집을 지어서 무사했다는 이야기로 마무리를 짓는데, 데이비드는 그 이야기를 한 번 더 비튼다.  



첫번째 돼지가 만든 볏짚 집은 너무도 쉽게 무너져 내린다. 늑대는 돼지를 꿀꺽! 삼켰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돼지는 책 밖으로 떨쳐 나가졌다. 이야기 밖으로 말이다! 

둘째 돼지가 지은 집도 당연히 주저앉았고, 늑대가 삼켰다고 생각했던 돼지는 역시나 이야기 밖으로 도망쳐 버렸다. 

자, 셋째 돼지는 어떻게 되었을까? 



벽돌 집을 날리려고 늑대가 용을 쓰는 동안, 다른 형제들과 마찬가지로 책 밖으로 뛰쳐나간다. 벽돌 집이 무너질 때까지 후후 불었더라면 늑대는 아마도 빈혈로 쓰러졌을 것이다.  

아무튼, 세 형제는 모두 책 밖으로 뛰쳐나가서 새로운 모험에 뛰어들 준비를 마쳤다. 자, 이제 어디로 가야 할까? 

책장 밖의 구조. 책장 속에 갇혀 있는 이야기들. 작가의 다른 작품 '자유 낙하'에도 등장하는 설정이다. 몹시 매력적인 소재이기도 하고. 



저 투박한 손으로 날렵하게 종이 비행기를 접는다. 벽돌 밑에 깔린 듯한 늑대 표정이 재밌다. 

비행기보다 무거울 돼지 걱정은 하지 말자. 여긴 무엇이든 가능한 이야기 속이니까! 

휘휘 날아가다가 그만 추락하고 만 돼지 세 마리! 그러나 걱정할 필요 없다. 다른 이야기 속에 뛰어들 참이니까. 이들은 지루하거나 심심한 틈이 없다.  

갑자기 등장한 꽃동산은 그림아 확 바뀌어서 당황스럽게 만든다. 노랫말도 나오는데 혹시 다른 어떤 이야기일까? 제시된 그림과 노래 가사만 보고는 어떤 이야기인지 모르겠다. 혹은 데이비드 위스너의 창작물일지도. 



황금 장미를 지키는 용. 용감한 기사가 용을 죽이고 황금 장미를 빼앗으려 하던 찰나, 돼지 세 마리는 용과 함께 탈출 대모험을 감행한다. 용과 함께인데 뭐가 두려울까. 장미 꽃을 잊지 않는 센스도 발휘! 

닭 쫓던 개, 아니 용 쫓던 기사는 어찌 되었을까. 아까 돼지를 삼켰다고 착각한 늑대처럼 기사도 자기가 용을 죽이는 걸 성공했다고 믿을 지도 모른다. 이미 책 속에서 빠져나온 용은, 책 안에선 죽었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듯하다. 어쩌면 모든 이야기 속의 죽음은 그런 게 아닐까??? 



이제는 이야기를 골라가며 구경하는 돼지들. 용이 쳐다보는 고양이 녀석이 귀엽다.  

저런 꿈같은 동화나라, 그림 나라, 환상의 세계. 너무 아름답게 묘사하지 않았는가. 피터팬 콤플렉스라도 갖지 않고는 무리일 듯 싶다. 하지만 데이비드 위스너라면 문제 없지! 



어디로 갈지 고민하던 이들이 결국 되돌아 온 곳은 벽돌로 지은 튼튼한 세번째 돼지의 집.  

문밖의 늑대는 아직도 문을 두드리고 있을까? 지쳐서 포기하고 돌아갔을까?  

그런데, 아직도 도전한다면 무서운 용 앞에서 오금이 저릴 법도 한데? 



이야기 속에서 가져온 황금 장미는, 이들의 식탁 위에서도 눈부시게 빛난다. 

용이 탐내하던 고양이 친구도 이들 사이에 앉았다. 즐거운 만찬에 음악이 빠질 수는 없지. 

모두들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의 마무리인데~  

재치쟁이 데이비드 위스너는 종결 어미를 탈락시켜 버렸다. 하핫, 또 다른 이야기 속에서 찾아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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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9-01-12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기돼지 삼형제를 비튼 이야기 중에서 가장 멋져보이네요. ^^

마노아 2009-01-12 01:02   좋아요 0 | URL
이런 상상력도 연습하면 가질 수 있는 건지... 정말 작가분 너무 신기해요. ^^

라로 2009-01-12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이젠 희망이 저두 망이 때문에 다시 어린이 책에 관심을~.^^;;
제 글에 다신 댓글 참조하세요~. 영화할인쿠폰 번호 달아놨어요~.^^;;;
트렌스포터3 보실때 사용하시라고,,,ㅎ

라로 2009-01-13 07:52   좋아요 0 | URL
가뭄에 콩나듯 다는 마노아님 댓글엔 왜 늘 오타 투성일까요???ㅠㅠ
저 위에 (저두 망이)는 빼시고 읽으심 되어요~.흑

마노아 2009-01-13 12:30   좋아요 0 | URL
하핫, 나비님이 돌아오신 티가 여기서 또 나는군요. 영화 할인 쿠폰 감사해요. 잘 쓸게요~
저도 요새 다른 분 서재에 글 남긴 것 다시 들어가 보면 오타가 엄청 많더라구요^^;;;

순오기 2009-01-13 0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잼 있어요. 난 모르는 작가예요.ㅜㅜ

마노아 2009-01-13 12:31   좋아요 0 | URL
이 작가 상상력이 끝내줘요. 전 '시간 상자'가 최고로 좋았고, 그 다음에 '자유낙하'랑 '이상한 화요일'도 참 재밌었어요. 구름 공항도 훌륭하구요. 칼데콧도 몇 번 받았을 거예요. 센스 만점이랍니다!

꿈꾸는섬 2009-01-13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정말 재미있을 것 같아요. 저도 처음 만난 작가^^

마노아 2009-01-13 12:32   좋아요 0 | URL
강추 작가예요! 허리케인만 평범했고 나머지 책은 다 너무 감탄스러웠답니다. ^^

꿈꾸는섬 2009-01-13 23:23   좋아요 0 | URL
저도 이제부터 유심히 봐야겠어요.ㅎㅎ마노아님 서재에 오면 늘 즐거워요.

마노아 2009-01-13 23:29   좋아요 0 | URL
헤헷, 감사해요. 부끄러워요. 긁적긁적6^^;;;;
 
2008년 내맘대로 좋은 책 연말 스페셜!

이런 이벤트가 있다는 걸 한참만에 기억해냈다. 2009년이 되고도 열흘이 지났지만 늦깍이로 정리해 본다.  

2008년도에 내가 읽은 책은 모두 515권이다. 동화책이 많이 끼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숫자다. 금년에는 사기보다 사둔 책을 좀 읽어내는 해가 되길 간절히 소망해 본다.(>_<)  

1. 소설 

  


  

 

 

 

 가장 긴장하며 눈을 못 떼고 읽은 책은 '화차'였다. 미미 여사의 지명도를 제대로 이해하던 순간!
'즐거운 나의 집'과 '엄마를 부탁해'는 뻔히 알면서도 눈물이 날 수밖에 없는 소설들이었다.
Q&A는 신선했다. 작가분이 현직 외교관으로 첫 작품이라고 했는데 이야기 솜씨가 훌륭하다. 영화로 만들어졌다고 알고 있는데 언제 개봉인지는 모르겠다. 조만간 선을 보이지 않을까. 뒷심이 조금 약한 편이긴 했지만, 그 무수한 이야기들을 엮어내는 우연을 가장한 필연들에 응원을 보내본다.
그리고 작년에 무려 출간 100주년을 맞이한 빨강 머리 앤. 개인적으로는 헌정작인 '빨강 머리 앤이 어렸을 적에'가 더 감동적이었지만 훌륭한 원작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반응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예뻐서 표지만 봐도 막 사랑스럽다.  

2. 역사 

 

 

 

 

 

'동백꽃 지다'를 역사 분야 책으로 꼽아도 될지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역사의 흔적을 보여주고, 증언을 들을 기회를 주었기 때문에 역사 쪽으로 꼽아보았다. 무겁고 아픈 독서였다.
'허황옥 루트 인도에서 가야까지'는 놀랍고 신기했던 책이었다. 한 역사 학자의 호기심과 열정이 기적을 이뤄내는 순간을 보았달까. 처음엔 미출간 도서로 보아서 사진 자료가 부족했는데, 출간된 책으로 다시 갖추었으니 한 번 더 읽어볼 셈이다. 사실은 이미 두 번 읽었지만.
'ceo 칭기스칸'은 자기계발서나 경영 쪽 분류로 되어 있을 거다. 아마도. '유목 민족'의 특성을 제대로 설명해준 가볍고 고마운 책이다. 같은 종류의 책을 여러 권 냈던데 저 책이 제일 눈에 쏙쏙 들어왔다. 나머지는 동어반복이 많았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자료 조사 차원에서 읽기 시작했다가 감동으로 끝난 '베트남 근현대사'. 아차. 밑줄 긋기 옮기다가 끄트머리 조금 남았던 게 막 생각이 났다. 얼른 마무리 지어야지.
그리고 두 말하면 잔소리인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실록'이라는 기록 문화가 우리에게 베풀어주는 은혜랄까. 그걸 대중화시킨 박시백 화백의 놀라운 솜씨에 감탄 백만 배! 

3. 그밖에...

 

 

 

 

 

 

감동과 고마움의 지식e 작년엔 두 권의 책이 나와주어서 나를 기쁘게 해주었다. 참 많이 소개하고 참 많이 강조하고 그랬는데, 제작진이 겪은 아픔에 한숨이 나온다. 그건 곧 우리의 상처이기도 하니까. 씨즌 1은 노랑색이었는데, 그럼 씨즌 4는 연두색이나 녹색? 아무튼 꼭 책으로도 계속 만날 수 있기를. 방송도 물론이고!
나쁜 사마리아인들. 유명세에 궁금했던 게 사실이지만 읽으면서 알게된 사실과 진실 사이에서 참 속이 쓰렸더랬다. 정말, 세상에 믿을 놈이 있기는 한 걸까.
건투를 빈다. 개인적인 경험과 성향에 의해서 울컥울컥 하면서 읽었더랬다. 나 자신과 눈 돌리지 않고 마주볼 수 있게 해준 책이랄까. 그건 쉽지도 않았고 기분 좋은 경험도 아니었지만, 꼭 필요한 작업이긴 했다. 그래서, 김어준씨에게 고맙다.  

12월의 끄트머리에서 읽은 '서양미술거장전'. 책을 읽고 마무리는 전시회에서 감상으로! 그 덕분에 퐁피두전 도록도 샀다. 기대 만발 중!
펄벅의 자라지 않는 아이. 서양과 동양의 정서 차이를 느꼈으며, 그럼에도 엄마는 엄마라는 걸 보여준 책. 그녀에게 연민과 존경의 감정을 느낀다.  

4. 만화 

 

 

 

 

 

          

 

 

 

 

 

만화는 길어질 줄 알았다ㅠ.ㅠ 더 있지만 차마 더 추가할 수가 없구나! 

'엠마'가 완결됐다. 본편보다 외전이 더 재밌었다나 뭐라나.
'하백의 신부'는 열광을 하며 보았다가 최근엔 조금 식었다. 유명세가 작가의 이성을 조금 마비시킨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어쨌든 비쥬얼은 최강! 드라마화 결정 됐다고 했는데 구체적 얘기가 없다. 난 하백 역할에 소지섭을 강추한다! 그리고 여주인공은 연기가 좀 되는 신인을 썼으면 한다. 꽃보다 남자에 구혜선... 이런 카드 말고 말이다. (ㅡ.ㅡ;;;)
'네가 없는 낙원'이 너무 더디게 나와서 힘들다. 그리고 이번에 대대적인 책정리를 했음에도 1권에서 8권까지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못 찾아서 낙심이 되었다. 빌려준 적이 없는데 내 집에서 못 찾으면 이를 어쩌란 말인가ㅠ.ㅠ 비닐도 안 뜯은 새 책인데 말이다. 흑흑.. 이사갈 때나 찾을 수 있으려나...;;;
'세븐 씨즈'는 말이 필요 없다. 분명 '바사라'를 능가하고도 남으리라. 13권을 사두고 아직 못 보았다. 며칠 내로 읽을 생각. 

'이키가미'를 읽으면 섬뜩하다. 사망 예고장을 발급하며 국민의 수명을 관리하는 거대 국가. 미래 사회의 모습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모습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등골이 서늘하다. 2009년도의 대한민국이 걱정스럽다.
여자 쇼군이라는 충격적인 소재의 '오오쿠'. 앤티크로 한국에선 더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요시나가 후미다. 그녀의 장기를 십분 발휘한 역작. 그녀의 장기라면 글쎄... 얼굴 빨개질 수 있는 어떤 이야기들...ㅎㅎㅎ 

그리고 완소 작가 시미즈 레이코의 '비밀'. 아, 미래 사회 이야기를 할 때는 언제나 긴장이 되고 만다. 이게 정말 공상과학과 픽션이 아니라 현실이 될 것만 같은 끔찍한 불안감. 그래서 더 극적인 이야기들. 저런 상상력은 대체 어떻게 하면 가질 수 있는 것일까?
인어공주를 멋지게 반전시킨 '인어 왕'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에뷔오네'. 뻔할 것 같은데 별로 뻔하지 않은. 시각을 제대로 자극시키는 관능 최고(ㅡ.ㅡ;;;)의 작품!
그리고 언제나 사랑하는 박희정 샘의 '마틴 앤 존' 무수한 마틴과 존의 이야기가 계속 이어진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표지는 조선판 마틴과 존의 이야기다. 소설 마틴과 존도 읽고 싶다.

허니 앤 클로버. 뒷북으로 읽은 책이다. 저 청춘들이 부럽고 가엾고 대견하기도 해서 아끼며 읽었다. 빨리 읽어내고 싶지 않아서. 영화인지 드라마인지도 호평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좀처럼 보아지질 않았다. 기회가 된다면 기꺼이 보리라.
권교정샘의 '청년 데트의 모험' 아, 라자우스의 이야기는, 얼마나 가슴이 먹먹하던지. 1.2권에서 최고로 압권이었고, 이제 미래를 당겨가는 뒷 이야기의 진행인데 좀처럼 속도가 안 나고 있다. 아, 어서 내주세요, 샘! 

빼먹어서 부랴부랴 집어넣은 강풀 작가의 '그대를 사랑합니다'. 아, 이런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건 축복이라고 여겼다. 얼마 전 드라마화가 무산되었다는 기사를 보았는데 안타깝다. 드라마가 힘들면 영화라도 안 되려나? (더 힘든가?) 하긴, 노인분들이 주인공이다 보니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면 젊은 애들 이야기를 더 집어넣을 테니 원작이 좀 훼손될 수도 있겠다. 이대로 자족해야지.
그리고 2008년에 내 눈과 마음을 울렸던 '모래시계'. 내 인생의 만화에 꼽힐 작품이다. 선물해 주신 날개님 만만세!
서로 사랑해도 헤어질 수 있고, 서로 사랑해도 이렇게 아프게 만들 수 있구나... 안타까워하며 읽었다. 작가의 다른 책을 구하려 동분서주 중! 

5. 동화 

먼저, 그림에 홀딱 반한 책부터 꼽아본다. 

 

 

 

 


나의 를리외르 아저씨. 이 책은 너무 예뻐서 무려 두 권 갖고 있다.;;; 저렇게 인생의 멘토를 만날 수 있다는 축복에 또 감탄하면서 읽었다. 저 섬세한 그림이라니. 제본이 튼튼한 편이 아니어서 조심스럽게 책장을 넘기게 만든다. 때 탈까봐도 조심스럽게 움직이게 된다. 정말 아끼는 책.
잠자는 책. 이 책도 두 권 산 책이다. 하나는 조카 줬지만. 이런 자장가를 들으며, 이런 그림을 보며 잠이 들고 싶었다. 로망이랄까. 놀라운 그라데이션에 한껏 반했더랬다.
김동성 작가의 그림이 빛을 낸 엄마 마중. 코가 빨간 아이의 엄마를 기다리는 그 마음과 그리움. 그리고 결국에 만나진 두 사람. 아, 감동이어라!

유리 슐레비츠의 진가를 다시 알게 한 '새벽'. 역시나 그라데이션의 놀라운 힘을 보다.
그리고 감탄해서 두 번 사게 한 '부엉이와 보름달'. '아툭'과 마찬가지로 '성장'을 이야기하고 있다. 분위기는 확연히 다르지만 둘 다 소중하다. 아툭은 그림이 예쁘진 않지만 아이의 절망과 체념, 그리고 성장을 제대로 보여주었다는 생각에 꼽았다.
이상한 자연사 박물관. 이 책은 글이 없다. 그러나 그림 만으로도 무수한 이야기들을, 게다가 환상을 보여준다. 그 후로 해설을 쓴 이지유씨에게도 감탄해서 그분의 책을 몇 권 더 찾아보고 또 구입했다. 그림 책 읽는 방법까지도! 

글이 좀 긴 편인... 초등학생은 되어야 읽을 법한 책들도 모아본다. 

 

 

 

 

 

 

 

 

 

 

이금이 작가님의 밤티마을 시리즈. 세 권 중에 큰돌이네 집과 영미네 집 두 권을 읽었다. 봄이네는 가방에 넣어두었으니 조만간 읽을 듯.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는 것을 새삼 알게 해 준 책들. 그리고 이금이 선생님이었다.
지구를 구한 꿈틀이사우르스. 무려 '지렁이'가 주인공이다. 지구를 구해낸 지렁이라니! 뜻밖이어서 더 충격적이었다. 아주 재밌고 유익하게, 익살스럽게 얘기를 풀어나간다. 귀중한 정보를 많이 제공하는데 징그럽다고 아이들이 싫어할라나?
바나나가 뭐예유? 제목만 읽어도 바로 충청도 사투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귀여운 책. 한 장 두 장 읽다보면 재밌어서 결국 앉은 자리에서 다 읽게 되는 그런 책이다. 한 때 바나나가 과일의 제왕일 때도 있었지...
초등 저학년의 눈높이가 어떤가 알고 싶어서 읽게 된 낮은산 시리즈. 아, 얼마나 울컥하던지! 새끼개는 제목을 잘못 읽으면 욕이 될 수 있으니 조심! 김중미 작가의 종이밥도 얼마나 아련했던가.
우리 동네에는 아파트가 없다. 인천 지역에서 오래 산 사람들은 더 크게 공감이 갈 듯하다. 아이들이 쓴 서로 다른 시간대의 일기가 한 가족의, 그리고 한 세대의, 또 한 지역의 인생을 들여다 보게 한다.
동화로 된 전쟁 관련 책을 모으고 있다. 그 중에서도 참으로 압권이었던 '전쟁은 왜 일어날까?'. 인과관계를 아주 쉽게 이끌어내는 책이다. 나는 평화를 꿈꿔요는 전쟁을 겪은 아이들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치유에 도움을 준 그림들을 모은 책이다. 지금도 지구 반대편에서 전쟁이 끊이지 않는데, 마음이 더 무거워지는 순간이다.
내 짝궁 최영대. 그리 길지 않지만, 저 정서와 공감을 알아차리려면 적어도 초등학교는 입학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이쪽에 분류했다. 아프고, 아프더라. 같이 보면 좋을 책은 '까마귀 소년' 

그리고 꼽는 나머지 동화책들 

 

 

 

 

 

 

 

 

 

 

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에게 추천하면 좋을 책 '틀려도 괜찮아'와 '우리 선생님이 최고야'. 두 책 모두 훌륭한 선생님이 등장하는데 아이들 모두가 이런 선생님을 만날 수 있기를!
앤서니 브라운의 너도 갖고 싶니? 그림이 더 훌륭한 책인데 분류를 잘못 했구나! 그치만 수정이 까다로우므로 패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무화과. 압둘 가사지의 정원. 최근 크리스 반 알스버그가 너무 좋아졌다. 그의 그림은 훌륭하기도 하지만, 글 속에 해학과 풍자가 넘친다. 아이들이 이해하기엔 다소 어려울 수 있겠다. 어른들이 더 좋아할 스타일이다. 사실 존 버닝햄도  앤서니 브라운도, 순수하게 아이들 용 책이라기 보다는 엄마들이 더 좋아하는 책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그림으로 익숙해지고 아이가 자라면서 글도 이해하게 되면 또 좋은 거지 뭐.

곰 사냥을 떠나자는 깔깔 웃으면서 본 책이다. 아랫줄 마지막 책인 '옛날 옛날에 파리를 꿀꺽 삼킨 할머니가 살았는데요.'도 마찬가지로 엄청 웃으면서 본 책이다. 모션이 곁들여지면 아이들도 까르르 웃지 않을까 싶다. 이런 류의 책으로는 권정생 선생님의 '훨훨 난다' 강추!
셜리야 물가에 가지마. 는 아이들을 대하는 어른들의 관성적인 태도를 돌아보게 한다. 이렇게 무한한 가능성과 상상력을 가진 풍부한 아이들을 어른들이 얼마나 삭막하게 만드는지 반성할 일.
고 녀석 맛있겠다로 나를 감동시켰던 미야니시 타츠야의 '메리크리스마스, 늑대 아저씨'. 저 독특한 그림을 가지고 감동과 재미를 함께 준다. 사랑스러운 늑대 아저씨, 그대 멋지다!
모디캐이 저스타인의 거인을 깨운 캐롤린다. 그의 특유의 개성 넘치는 그림과 이야기가 참 좋다. 그 거인, 나도 만나고 싶구나.
그리고 참 가슴 뜨겁게 만들었던 '오른발, 왼발'. 저런 아이의 마음을 닮아야 하는데 말이다. 

주로 4-6세용 동화책을 많이 읽었는데, 이제 조카도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게 되니 나도 저학년용 동화책에 좀 더 집중해볼까 한다.  전에는 내 책장에 일러스트가 예쁜 동화책만 몇 권 꽂혀 있었는데 중고샵에 힘입어 이제는 동화책 칸이 네칸이다ㅠ.ㅠ
기존에는 서점과 도서관을 많이 이용했는데, 중고샵에서 반값에 책을 사다 보니, 이래저래 소장 욕심이 엄청 불붙었다. 그래도 이게 옷이나 가방이 아니라 책이어서 다행이라면 다행. 

2009년도에는 양보다 질로 좀 더 만족스런 독서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선물받은 책도 좀 많이 읽고! 두꺼워도 외면하지 않기! 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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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9-01-11 0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째 엄마보다 더 그림책과 동화책을 많이 보신대요? ㅎㅎ 하기야 마노아님 리뷰 덕분에 우리 집으로 온 아이들 책이 한둘이 아니니 새삼스러운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ㅎㅎ 저 창비판 베트남 근현대사는 보관함 넣어놓고는 아직은 밀리고 있네요. 저도 올해는 책 그만 사고 산 책좀 읽은 한해가 되겠습니다. 필승!!! ^^

마노아 2009-01-11 01:53   좋아요 0 | URL
그림책이 중독성이 있다고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어요. 이거 정말 늪이에요. ^^
아, 새해엔 정말 사기보다 읽기에 더 열심히! 우리 함께 필승이에요. ^^

꿈꾸는섬 2009-01-11 0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정말 많은 그림책과 동화책을 보셨네요. 저도 많은 도움 얻고 가요. 정리하느라 엄청 오래 걸리셨겠어요.^^

마노아 2009-01-11 13:08   좋아요 0 | URL
두시간 정도 걸린 것 같아요. 중간에 한 번 로그아웃 되어가지고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날릴까봐^^;;;

bookJourney 2009-01-11 0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문사회 서적은 당연히 저보다 많이 보셨고 ... 그림책, 동화책도 저보다 많이 보신 듯해요. (아, 손들고 반성중 --;)
정성스러운 페이퍼에요. 정말 시간 많이 걸렸겠어요. ^^

마노아 2009-01-11 13:08   좋아요 0 | URL
아이를 키우면서는 책 읽기가 힘들어지잖아요. 시간 많은 제가 열심히 읽겠습니다^^ㅎㅎㅎ

후애(厚愛) 2009-01-11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최고로 관심이 가는 책을 고른다면요.^^
1.빨강머리 앤. 2.조선왕조실록. 4.마틴 앤 존. 마지막으로 5번은 엄마 마중과 바나나가 뭐예유. 요렇게 많은 관심이 가네요. 읽고 싶은 책 마음껏 읽을 수 있는 마노아님이 정말 너무 진짜 굉장히 무진장 부럽습니다.^^;

마노아 2009-01-11 13:08   좋아요 0 | URL
이 버럭 대한민국에서 그나마 감사할 일이 이런거군요. 모국어로 된 책을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는 거요.^^

프레이야 2009-01-11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책이랑 어린이책도 많이 보시는 마노아님 사랑스러워요^^
예전에 보았던 책이 많아 더 반가워요.
정성 담긴 페이퍼에 추천!

마노아 2009-01-11 13:09   좋아요 0 | URL
그림책을 자꾸 보다 보니까 왠지 마음이 맑아지는 것 같은 착각을 느껴요. 호호홋, 추천 감사함돠!

순오기 2009-01-11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아무에게도 빌려주지 않는 유일한 책이 '나의 를리외르 아저씨'예요.^^
동백꽃 지다~ 이거 봐야지 하면서 또 잊었네요.
올해의 책~ 하면 그해에 출판된 책을 대상으로 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요?

마노아 2009-01-11 20:22   좋아요 0 | URL
MD님들 소개해 준 책 중에도 2008년 책이 아닌 것들이 섞여 있더라구요.
내 맘대로 베스트니까 2008년도에 제가 읽은 책에서 골랐어요. 릴리외르는 정말 완소지요. ^^

다락방 2009-01-11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릴리외르는 예전에 eppie님 서재에서 보고 보관함에만 넣어두었었는데, 이참에 구매해야겠어요.
그나저나 길어질 수 밖에 없는 훌륭한 페이퍼로군요!!

마노아 2009-01-11 23:04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도 예쁜 그림책 소장이 자꾸 늘어나는 것 아닐까요? 저는 권장해요. ^^

마늘빵 2009-01-12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이거 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올해 연말엔 알라딘 이벤트에 머 한게 없네요. 이거라도 해야겠다. ^^

마노아 2009-01-13 12:28   좋아요 0 | URL
이걸 안 하면 어쩐지 한 해 마무리가 덜 된 느낌이라니까요. ^^

마늘빵 2009-01-25 0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거 막차 탔는데, 같이 뽑혔네요. ^^ 축하합니다.

마노아 2009-01-25 01:16   좋아요 0 | URL
헤헷, 감사해요. 아프님도 축하해요~! 이번 머그컵 대따 이뻐요~ 전 맨날 이 컵에만 마셔요. ^^ㅎㅎㅎ
 
눈사람 - 물구나무 그림책 71 파랑새 그림책 71
송창일 지음, 이승은.허헌선 인형, 이상혁 사진 / 파랑새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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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너무 예뻐서 구입했다. 중국 갈 때 조카 녀석에게 줄 선물이다. 한국적 정취가 묻어나는 걸로 고른 결과이기도 하다. 웹상으로는 사진이 잘 보이지 않아서 백희나 작가처럼 닥종이 인형인가 했는데, 알고 보니 헝겊 인형이다.
게다가 작가의 어머니도 인형을 수십 년간 만드신 분이었다. 본의 아니게 엄마의 뒤를 이어 인형 작가가 된 작가의 고백이 짠했다.
원작 글은 무려 70년도 더 전에 쓰여진 글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아이들의 동심은 비슷하게 표현되니 예쁘고 반가운 일이다.

눈사람의 얼굴을 무엇으로 완성시킬까 고민하는 두 형제.
숯덩이로 눈과 입을 표현하고, 코는 나무 막대.
그리고 뭐가 빠졌나 살펴보니 귀가 없다.
그래서 모아둔 조개 껍데기 두 개로 귀도 완성. 재치가 훌륭하다!
인형 외의 소품은 남편 작가님이 만든다고 했는데 디테일에 감탄한다. 다듬이, 요강, 고드름, 호박, 땔감에 마루의 나무 결까지! 실제 재료를 갖다가 축소해서 만드는 듯.

방에선 이불 호청 꿰매는 엄마와 아직 아장아장 걸을 나이인 어린 동생.
(아마도 여동생?)
바깥의 추울 공기와 대조적으로 환한 조명 아래의 방안은 몹시 아늑하고 따뜻해 보인다.
게다가 정겨움이 사진 바깥으로 느껴진다.
인형 작가들과 사진 작가의 멋진 조합이다.

앞집 할아버지의 꼬부라진 허리까지 표현하는 섬세함.
나뭇가지 위에 소복하게 쌓인 눈.
저 눈은 무엇으로 만들었을까? 아쉽게도 눈자체로 차가워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인물들의 옷 차림새에서 겨울 추위를 느낄 수 있다.
오늘 날씨처럼 추웠나 보다.

혹시라도 눈사람이 추울까 봐, 두르고 있던 제 목도리까지 벗어 내주는 작은 아이의 예쁜 마음.
마법 같은 일이 벌어져 저 눈사람이 밤사이 사람은 되는 것은 아닐까.
레이먼드 브릭스의 눈사람 아저씨처럼 말이다.

밤새 뒤척이며 잠 못 이루던 작은 아이가 창 밖을 내다보는 장면이다.
저 붉은 빛은 달빛일 것이고, 키 작은 아이가 밟은 둥근 베개까지. 살며시 미소지어지게 만드는 장면이다.

창밖을 내다보는 아이와, 그 눈에 들어오는 눈사람의 모습을 양쪽 페이지에 같이 실었다.
꽉 찬 소품과 또 여백의 미를 보여준 사진이 잘 어우러져 있다.

작가의 작업 장면을 사진에 담았다.
저렇게 다 만드는 데 얼마나 긴 시간이 소요될까. 그야말로 '명품'이다.
이런 작업을 하려면 보관 때문에라도 작업실이 크지 않을 수가 없겠다.
서울보다 시골에서 더 어울릴 것만 같다.
작가가 10년 걸려 준비한 "엄마 어렸을 적엔..."은 어떤 작품인지 찾아봐야겠다.
그런데 이 작가의 작품. 전에 어디선가 본 게 아닐까. 전시장에 있던 인형 중 하나는 아니었을까. 자꾸 친숙한 느낌이다. 그 눈에 익숙하고 선한 인상의 인형들을 재현해 내는 게 작가의 목표이기도 했을 터, 충분히 성공한 그림책이다. 너무 아름답다. 조카 녀석이 아직 많이 어리지만 이 책을 좋아해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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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01-10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이 하나 있다면 사은품으로 준 귀이개가 너무 날카로워서 어린이들이 함부로 사용하면 귀를 다칠 것 같은 염려가 든다. (ㅡㅡ;;)

꿈꾸는섬 2009-01-11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정겨운 책이에요. 헝겊 인형으로 만든 것, 저도 전시장에서 본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현준이가 좋아할 것 같아 장바구니로 직행합니다.

마노아 2009-01-11 01:51   좋아요 0 | URL
책이 참 곱지요. 저 사진 안에 있는 인형 통째로 갖고 싶어요.(>_<)

순오기 2009-01-11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형제작과 소품~~ 공이 많이 든 작품이군요.
베개를 밟고 올라가 눈사람이 잘 있는지 살피는 아이~ 사랑스런 풍경이네요.^^

마노아 2009-01-11 01:51   좋아요 0 | URL
인간미가 물씬 풍기는 멋진 인형들이에요. 정말, 너무 사랑스러워요!

바람돌이 2009-01-11 0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얼마전에 아이들한테 사주었는데 굉장히 좋아했어요. 아마 조카도 좋아할거예요. ^^

마노아 2009-01-11 13:07   좋아요 0 | URL
아이들이 좋아한다니 다행이에요. 용기 백배예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