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별일까? 아닐까?

  2009년 ‘천문의 해’를 맞아 최근 한국천문연구원이 시민을 대상으로 ‘지구는 별일까, 아닐까?’라는 질문을 한 결과, 시민의 70%가 ‘지구는 별이다.’라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지구는 별이 아니다. 보통 별과 항성과 행성이 헷갈리는 경우가 많은데, 별은 스스로 열과 빛을 내는 천체를 가리키므로 동일한 뜻을 가지고 있는 항성과 같은 말이다.  

태양도 스스로 열과 빛을 내므로 별, 즉 항성이다. 행성은 태양 주위를 공전하며 스스로 열과 빛을 내지 못하는 천체를 뜻하며, 지구, 수성이 여기에 속한다.  

또한 ‘혜성이 불덩어리로 되어 있다.’라는 질문에 ‘틀리다.’라고 정답을 말한 비율도 절반에 그쳤다고 전했다. 혜성은 먼지 섞인 얼음 덩어리로, 스스로 빛과 열을 내지 못하는 천체이다.  

혜성은 태양과 멀리 떨어져 있을 때는 소행성처럼 보이지만 혜성이 지나가면서 남긴 부스러기가 태양열에 의해 증발하면서 생기는 가스 때문에 긴 꼬리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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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HIN 2009-01-24 0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구는...구슬이야.

마노아 2009-01-24 11:20   좋아요 0 | URL
오오, 통 큰 엘신님!
 


2009년에는 1초가 늘어난다? [제 867 호/2009-01-23]


저는 시계입니다. 그래요. 똑딱똑딱 하면서 움직이는 바로 그 시계죠. 매일 86,400초를 똑딱거리면 1,440분, 즉 24시간이 지나가고 24시간 365번 반복되면 1년이 지나갑니다. 365일 중간에 7일 단위의 주가 있고, 28~31일 사이의 월 단위도 있지만 총합은 365일, 525,600초로 같아요. 저는 아주 규칙적으로 똑.딱.똑.딱. 1초씩 세어 갑니다. 성실하고 절대 쉬지 않죠. 저처럼 털어서 먼지 하나 나오지 않을 정직한 존재는 없을 거예요. 그렇죠?

그러니까 여러분은 제가 쉬지 않고 어떤 숫자도 건너뛰지 않고 똑 딱 똑 딱 1초 다음 2초 다음, 다음, 다음 525,597, 525,598, 525,599, 525,600을 센다고 생각하시겠죠. 물론 전 수천, 수만, 수십만, 수백만의 초를 그런 식으로 일정하게 움직입니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저에게도 예외라는 게 발생하곤 한답니다. 전 오늘 여러분께 제가 가진 비밀을 알려 드리려고 해요. 배신감을 느끼는 분도 있을지 몰라요. 하지만 제가 가진 모든 비밀이 우리, 그러니까 시계와 인간 사이의 약속으로 이뤄졌다는 걸 말씀 드려요.

그 일은 1971년 12월 31일에 처음 시작되었어요. 저는 매년 86,400초를 세고 한 해를 마무리합니다. 하지만 그 해에는 말하자면 86,4001번째 초가 있었어요. 인간 과학자들이 초를 인위적으로 삽입한 것이죠. 이른바 ‘윤초(閏秒)’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1972년 이후로 총 24회 윤초가 적용되었습니다. 그리고, 아마 당신은 눈치 채지 못했겠지만 지난 2008년 12월 31일 11시 59분 59초에서 2009년 1월 1일 0시로 넘어가는 그 순간 그리니치 천문대에서 1초가 추가되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얘기하기에 앞서 초의 개념에 대해서 질문을 던져볼게요. 1초란 어떤 시간일까요? 너무 어렵나요? 역으로 생각해보죠. 하루 24시간은 지구의 자전시간이고 일 년 365일은 지구의 공전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기준입니다. 24시간에서 1시간은 60분, 1분은 60초. 이렇게는 익숙하죠. 그러니까 1초란 하루의 8만 6400분의 1입니다. 그렇지만 하루가 24시간이라는 건, 1년이 365일이라는 건 정확할까요? 만약 24시간과 365일이 절대불변의 정확한 기준이 아니라면 1분, 1초라는 어떤 길이의 시간인지 절대 알 수 없을 거예요.

20세기 후반기에 들어서면서 인간의 과학기술은 날로 발달했고, 지구의 자전에 대해 보다 정밀하게 이해하게 되었어요. 그 덕분에 지구의 공전은 물론 자전 시간도 항상 일정하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지요. 과학자들은 더 정확한 기준을 가진 시간이 필요했어요. 보통사람들이라면 1초, 1분도 길게 느껴지지만, 우주선을 쏘아 보내는 과학자들에게는 1천분의 1초, 1만분의 1초도 오차가 있어서는 안 되었기 때문이죠.

1950년대 후반 하늘의 해와 달을 대신해 인간이 만들어낸 개념이 새로운 초의 기준으로 제시되었어요. 그리고 1967년 세계의 시간 표준(세계시)으로 공인되었죠. 그 새로운 시간의 기준은 바로 세슘 원자의 운동 속도입니다. 세슘 원자는 기저 상태에서 초미세 준위 사이를 91억 9,263만 1,770분의 1초 간격으로 진자 운동을 합니다. 그러니까 세슘 원자가 91억 9,263만 1,770번 진자 운동을 하는 시간이 지구 상의 인간이 공인한 1초가 된 것입니다. 이것을 원자시의 근간이 되는 원자초(atomic second)라고 부릅니다. 시간을 세밀한 단위로 나눌 때 사용하는 밀리 초, 마이크로 초, 피코 초, 팸토 초 같은 시간 단위는 모두 원자초를 근간으로 합니다.

문제는 이 원자시와 실제 시각 사이에 오차가 발생한다는 것이죠. 해서 1972년부터 인류는 전 세계에서 1초를 더하거나 빼는 보정행위, 즉 윤초를 도입하게 되었습니다. 국제지구자전사업(IERS: International Earth Rotation Service)이라는 기관에서 윤초 시행에 관해 결정을 내립니다. 지구의 자전이 느려져 1초를 삽입하는 것을 ‘양의 윤초’라고 하고, 지구의 자전이 빨라져 1초를 삭제하는 것을 ‘음의 윤초’라고 합니다. 1972년부터 1999년까지는 밀물과 썰물을 일으키는 달의 조석력 때문에 지구의 자전이 느려져, 매년 윤초를 삽입했죠. 윤초를 시행하는 날은 정해져 있습니다. 1월 1일과 7월 1일이 제1 우선 일이고, 4월 1일과 10월 1일이 제2 우선 일입니다. 해마다 1월 1일이나 7월 1일, 혹은 4월 1일이나 10월 1일 0시0분0초에 당신이 모르는 초가 더해지거나 당신이 아는 어떤 초가 사라질 수 있어요. 그리니치 천문대 기준이니까, 당신이 한국에 살고 있다면 초가 더해지거나 빠지는 시간은 09시 0분 0초가 되겠지요.

1초가 쌓여서 1분이 되고, 분이 쌓여서 다시 시간이 되고 날짜가 되기 때문에 1초 단위의 오차는 뒤에 큰 차이를 낳게 됩니다. 보통 중국과 우리나라의 설날은 거의 같아요. 하지만 우리나라와 중국은 사실 1시간의 시차가 있습니다. 딱 1시간일 뿐이죠. 하지만 그 1시간이 쌓이다 보면 중국이 하루 늦게 설날을 맞기도 합니다. 지난 1997년은 2월 8일 0시6분이 삭(朔)이어서 한국은 그 해 2월 8일이 설날이었어요. 그러나 중국 시각으로는 2월 7일 23시6분이므로 중국은 2월 7일이 설이었습니다. 대단치 않아 보이는 1시간 때문에 1914년부터 2099년까지 한국과 중국의 음력 설날과 추석이 다른 해는 열다섯 번이나 됩니다. 길게 보면 정말 큰 차이가 생기죠?

고작 1초쯤, 더하거나 빼거나 상관없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렇지 않답니다. 첨단 기술과학에서는 1초란 어마어마하게 큰 단위입니다. 통신, 항해, 항공, 국제 금융시장 등에서 큰 영향을 미쳐요. 1초를 기준으로 날짜의 경계선이 달라져 버린다고 생각해보세요. 인터넷에서 자동으로 이뤄지는 금융거래에서 1초 차이로 송금 일이 달라진다면? 결제일을 지키지 못해 곤란을 겪는 사람들이 생기겠죠. 1초, 1분, 1시간의 차이로 날의 경계가 달라지면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 상상해보세요. 사람마다 다른 시간 개념을 기준으로 한다면 국가 공휴일이나 명절의 요일을 제 각각으로 생각해 큰 혼란이 올 수 있어요. 실제로 지난 2006년에 일부 휴대전화, 컴퓨터 등 전산장치의 달력이 그 해 설날을 1월 30일로 잘못 표기해서 기차표를 잘못 예매하는 사람이 생기는 등 혼란이 있었습니다. 실제 설날은 1월 29일이었죠.

사람들이 달력을 조정하는 건 물론 아주 오래된 일이죠. 하루의 기준을 태양으로 삼을 것이냐 별을 기준으로 할 것이냐에 따라 하루의 길이는 달라집니다. 양력을 쓸 것이냐 음력을 쓸 것이냐에 따라 달의 길이도 모양도 달라지겠죠. 게다가 하루나 달, 1년은 정확하게 떨어지는 숫자가 아닙니다. 만일 지구의 공전 시간이 일정하다고 해도 1년은 365일이 아니라 365일 5시간 48분 45.2초입니다. 정확히 365일로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400년에 97일의 윤일을 두었습니다. 그러니까 대략 4년에 한 번씩 윤일이 있는 윤년이 만들어지게 된 것입니다. 달을 기준으로 하는 음력에서는 12달이 354.36일로 그레고리력보다 11일가량 짧기 때문에 3년마다 윤일을 두게 됩니다. 19년에 7번의 윤일이 생기지요.

이제 시간과 달력이란 것도 본래부터 정해진 것이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낸 개념이고 기술의 발전에 따라 변할 수 있는 개념이라는 걸 아셨을 거예요. 물론 저는 지금도 쉬지 않고 똑딱똑딱 움직이고 있어요. 하지만 당신이 멍하게 있는 동안에 언제 몇 초를 뚝딱 건너뛸지도 몰라요. 그러니 쫑긋 귀를 세우고 제가 하는 일을 지켜봐 주세요.

글 : 이소영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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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hani.co.kr/bonbon/15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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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9-01-22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대로 현재는 좌우로 퍼진 건축이 아닌 위로 위로 치솟는 건축물로 "권위"를 표현하고 있어요.^^
대표적인 예가 도곡동의 타워펠라스, 롯데의 신격호 회장이 거품을 물고 준비하는 잠실의 신 롯데월드겠죠.

마노아 2009-01-23 00:12   좋아요 0 | URL
그러네요. 위로위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지요. 돈탑을 쌓고 있어요. (ㅡㅡ;;)

후애(厚愛) 2009-01-23 0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 종묘가 이렇게 대단한지 몰랐어요. 물론 저는 처음 보는 거라서 그런지 제 첫 느낌이 이렇게 많은 돈을 들여서 웅장하게 지어야 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평범하게 해도 흠이 나지 않을텐데 말이지요.^^

마노아 2009-01-23 11:10   좋아요 0 | URL
눈에 보이는 것으로 '권위'를 세운 무수한 권력자들의 한계랄까요. 그래서 저는 교회 건물만 크게 짓는 교회들이 불만이에요. 그 돈으로 선교를 하고 교육 장학금을 내고 사람을 키워야지요. 그런 교회들도 꽤 있지만요. ^^
 
깜박깜박 잘 잊어버리는 고양이 모그 - 3~8세, 개정판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42
주디스 커 글.그림, 최정선 옮김 / 보림 / 200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이 너무 매력적이다. '깜박깜박 잘 잊어버리는 고양이 모그'라니! 

표지의 모그는 마치 이웃집 토토로 마냥 귀엽게 생겼는데 좀 뚱한 얼굴이다. 어찌 보면 멍한 것이 좀 멍청해 보이기도 하는데, 모그는 단지 '잘 잊어버릴' 뿐이다. 토마스 씨 집의 건망증 심한 고양이 모그의 일상을 좀 들여다 보자. 



저녁밥을 먹고 나서 저녁밥 먹은 걸 깜박하기 

한쪽 발을 닦다가 딴 생각 하다가 다른 쪽 발을 닦는 걸 깜박하기 

고양이는 날지 못한다는 사실을 망각하기. 

부엌에서 마당으로 나가는 문을 통과하고 난 뒤, 돌아오는 문을 못 찾아 창턱의 화단 망가뜨리는 정도? 

그러다 보니 토마스 씨는 늘 속상하다. "성가신 고양이 녀석! " 

이렇게 중얼거리면 모그를 좋아하는 딸 데비는 이렇게 편을 들어준다. "모그는 착해요!" 

그렇다. 모그는 착하다. 다만 잘 잊어버릴 뿐! 

아침밥으로 우유 먹는 것을 깜박해서 니키의 달걀을 탐내기도 했지만. 

비오는 날 햇빛이 날 거란 생각에 거리를 달렸을 뿐, 

그러다가 쫓아오는 개 때문에 무작정 달리다가 화단을 또 망가뜨렸을 뿐! 



토마스 씨와 그 부인이 성가신 녀석이라고 귀찮아 할 때도 데비만은 묵묵히 모그의 편을 들어주었다. 

데비의 사랑이 고마웠던 모그는 데비의 머리카락을 핥다가 잠들었는데, 데비가 아기 고양이라고 착각했던 것! 

그 바람에 데비는 호랑이가 나와서 자기 머리카락을 핥는 무서운 꿈을 꾸고 말았다.  

놀란 데비는 울음을 터트렸고, 토마스 부부에게 또 찍혀버리는 가엾은 모그! 



아무도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이 없다고 잔뜩 기가 죽은 건망증쟁이 모그.  

이 서러움을 한 번에 갚아줄 한 방이 필요했는데, 기회가 오고 말았으니! 

바로 토마스 씨 집에 몰래 들어온 도둑을 무찌른(!) 사건이 생긴 것이다. 

이제 누구도 모그를 성가시다고 말하지 않는다. 

집 지키는 개가 아니라 집 지키는 고양이로 등극!  

자, 보무도 당당한 저 메달을 보시라! 



상받을 때만 먹을 수 있는 저 반듯한 달걀도 보시라! 

이제 토마스 가족들은 친구들한테 모그를 자랑하기 바쁘다.  

건망증쟁이라도 얼마든지 멋진 고양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우리의 귀여운 모그! 

녀석의 득의양양한 표정이 귀엽기만 하다. 짜식,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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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9-01-22 0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책이 참 이쁘네요

마노아 2009-01-22 11:13   좋아요 0 | URL
동물이 나오는 그림책을 아이들이 더 선호하는 것 같아요. ^^

후애(厚愛) 2009-01-22 0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린이 책이 너무 이쁘게 나오네요. 고양이도 너무 귀여워요~ㅎ
요즘은 자꾸 어린이 책들을 구입해서 읽고 싶은 충동이 생깁니다.^^(너무나 이쁘게 나와서 말이지요.~ㅋㅋㅋ)

마노아 2009-01-22 11:13   좋아요 0 | URL
맞아요! 눈을 사로잡는 예쁜 그림책이 너무너무 많답니다.
읽다 보면 어떤 작가의 그림은 너무 훌륭하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분의 작품은 다 갖고 싶어지는 거지요. ㅎㅎㅎ

프레이야 2009-01-22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그, 넘넘 귀엽죠. 오늘처럼 마음이 무거운 날 그림책 보면 기분이 좀 좋아지려나요.

마노아 2009-01-22 11:14   좋아요 0 | URL
아아, 마음이 무거운 날 해맑은 그림책으로라도 마음을 가볍게 해야 해요. 혜경님 힘내셔요!

노이에자이트 2009-01-22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생긴 고양이가 있다면 친구하고 싶네요.

마노아 2009-01-23 00:13   좋아요 0 | URL
저두요~ 우리 같이 친구해요. ^^

노이에자이트 2009-01-24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밥을 많이 먹는 고양이같아요.식당집에서 키우면 행복할 듯...

마노아 2009-01-24 19:45   좋아요 0 | URL
상부상조가 되겠군요. ^^
 
반쪽이 옛이야기 그림책 까치호랑이 9
이미애 글, 이억배 그림 / 보림 / 199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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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계속 읽었다고 착각했던 것은 아마도 '주먹이'와 헷갈렸기 때문일 것이다.
이억배 작가님의 친근하고 해학적인 그림이 압권인 반쪽이!
나의 중고샵 득템이었다!
자식 낳기가 소원이었던 어느 아주머니가 백일 동안 빌어서 얻게 된 잉어 세 마리.
그런데 세번째 잉어를 먹다가 배불러서 반쪽 먹고 쉬고 있을 찰나, 날쌘 고양이 녀석 달려와서 한입에 냉큼 삼켜버린 거다! 이럴 수가!

그리고 태어난 아이는 잉어 두마리 몫 만큼의 멀쩡한 아들 둘과,
반쪽 잉어 몫의 눈 하나, 귀 하나, 팔 다리 하나인 반쪽이!
균형이 안 맞을 것 같은데 짜식 균형 잡고 잘 서 있다. 나름 모델 포즈로!
게다가 심술 궂은 형님들과 달리 표정이 밝고 명랑하다.
호홋, 녀석, 보통 인물은 아니렷다!

아니나 다를까. 반쪽이는 힘이 장사였다.
형님들 한 짐 지고서 얼굴에 인상 잔뜩인데,
반쪽이는 그 갑절에 갑절을 지고도 싱글벙글이다.
다리를 옮겨 놓을 수가 없으니 저 짐 지고서 폴짝폴짝 뛰어가는 모양새!
작가분의 세심한 그림이다.

하루는 두 형이 과거보러 가면서 반쪽이랑 가기 싫어 떼어놓으려고 별 수를 다 쓰는데,
그때마다 번번이 형님들 따라가는 우리 반쪽이.
바위에 묶어놓아도 번쩍 들어버리는 장사 반쪽이. 그 힘을 누구라서 당할까.
끝내는 호랑이 다섯 마리도 맨 주먹으로 때려잡았다는 전설적인 이야기!

반쪽이의 호랑이 가족이 탐났던 부잣집 영감!
자신의 딸을 걸고 내기 장기를 뒀는데, 저 표정 변화를 보시라.
고민하다가, 초조해 하다가, 역정내다가, 끝내는 장기판 엎고 사라졌다.
장기는 졌지만 딸은 못 주겠다나 뭐라나! 이런 도둑놈 심보!

이때부터 영감 집에서 딸 지키기 생쇼가 벌어지는데,
작가분의 그림 연출이 훌륭하다.
첫날의 저 생생한 눈망울을 보라. 기세가 등등하다.
불도 활활 타오르고 있다. 강아지 한 마리도 말똥말똥이다.

자, 둘째날을 보실까.
일단 자세가 무너졌다. 꾸벅꾸벅 졸고, 하품하고, 드러누워 있기도 하고.
불타오르던 장작불도 기세가 주춤해졌다.
반쯤 풀린 눈의 강아지도 졸립기는 마찬가지다.

그리고 셋째날. 짐작하겠지만 이미 모두들 꿈나라 행 급형열차 타고 계신 중!
불도 거의 재만 남았다.
이렇게 지치기를 기다린 다음 누가 등장했을까?
모두들 알고 있다시피 우리의 주인공님 출동이시다!
저 빨간 고무신 주인공, 이제 집을 바꿔야겠네~
다음에 이어지는 반쪽이의 활약은 일지매 수준이었다나 뭐라나!
오래된 책인데도 여전히 베스트셀러로 입지를 굳히는 이유가 다 있다.
작가님 인세 많이 받으시겠다. ^^
즐겁고 기분 좋은 책이다.
울 조카 설날 선물 용으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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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1-22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삼형제 그림 옆 귀퉁이의 고양이 새끼도 반쪽인데 보셨나요?ㅎㅎㅎ
어른들은 잘 모르고 지나는데 애들이 발견하죠~ 확인해보세요.^^

마노아 2009-01-22 01:14   좋아요 0 | URL
오옷! 진짜네요! 너무 재밌어요.(>_<)
아, 어른들과 달리 아이들은 세심하다니까요. 역시 순오기샘이에요. ^^

희망찬샘 2009-01-22 0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애들도 무척이나 좋아하는 책이에요. 다른 반쪽이도 있지만, 이 책에 익숙해서 이 책을 즐겨 읽는답니다. 마노아님 덕에 리뷰 당선 알았답니다. 마노아님도 축하, 축하 드려요. 우와~ 다음에는 더 많은 도서로 도전해 보아야겠어요. 도전 성공하니까 힘이 막 나는데요. ㅋㅋㅋ~

마노아 2009-01-22 11:00   좋아요 0 | URL
다른 반쪽이는 어떤 그림일까 궁금해져요.
축하 감사합니다. 우리 서로 힘내어 더 많이 도전해요. 헤헤헷^^

프레이야 2009-01-22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큰애가 초등 1학년 막 들어갔을 때 참 재미나게 같이 보았던 그림책이에요.
이억배의 그림은 늘 저렇게 웃음이 묻어나죠.

마노아 2009-01-22 11:00   좋아요 0 | URL
이억배의 그림에선 한국적 정취가 늘 가득해요.
그게 참 마음을 편하게 해주어요. ^^

꿈꾸는섬 2009-01-22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 우리 현준이도 참 좋아하는 책이에요.

마노아 2009-01-22 22:45   좋아요 0 | URL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두루 사랑받는 책이에요. 작가분들은 얼마나 신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