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봉군 블로그 [바로가기] blog.hani.co.kr/jo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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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2-01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그 인간들 뭔들 못하겠어요.ㅠㅜ

마노아 2009-02-01 17:30   좋아요 0 | URL
저런 쪽으로만 상상력이 발달하더라구요.(ㅡㅡ;)
 


미래를 쏘아 올리다 - KSLV [제 868 호/2009-01-26]


<영화 신기전>은 한국의 신무기를 막아야 하는 명나라와 지켜내야 하는 조선을 소재로 삼아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수많은 로켓포가 하늘을 뒤덮고 명과 여진족의 연합군은 세상에서 처음 보는 신무기에 속수무책이다. 영화 속 통쾌한 반전을 이룬 최첨단 무기는 바로 조선시대 실재했던 신기전이다. 세계우주학회 IAF가 인정한 세계 1호 로켓의 기록을 가지고 있는 신기전은 당시 우리 과학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역사다.

신기전 이후 600여 년 잠자고 있던 한국형 로켓이 이제 부활을 준비하고 있다. 전남 고흥반도 외나로도의 나로우주센터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위성발사체 KSLV(Korea Space Launch Vehicle)-1을 타고 과학기술위성 STSAT-2호가 발사된다. 이는 곧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위성을 쏘아 올리는 능력을 갖춘 우주선진국의 모임 ‘스페이스 클럽에 가입하는 폭죽이다. 비교적 열악한 환경을 가진 한국의 현실에서 스페이스 클럽 가입은 월드컵 4강만큼이나 벅찬 감동이 될 것이다.

한국과 러시아가 공동연구로 만드는 우리 국가대표 KSLV-1은 어떻게 구성될까. 1단과 2단으로 짜이고 2단의 윗부분에 과학기술위성 2호를 탑재해 우주궤도에 오르는 역할을 한다. 1단은 러시아 흐루니체프사가 현지에서 개발해 한국의 발사장인 나로우주센터로 배달해오고, 킥 모터라고 부르는 2단 부분은 항공우주연구원이 설계하고 국내 한 기업에서 국산화한 것이다. 무려 5천여억 원이 투입되는 이 로켓은 과연 수명이 얼마나 될까? 간단히 말하면 채 10분이 되지 않는다. 발사 후 238초 만에 1단이 분리돼 태평양에 떨어져 나가고 관성에 의해 300km까지 날다가 2단 부분이 580초 만에 위성만을 남겨두고 임무를 마치고 생을 마감한다.

위성이나 우주선의 발사체를 흔히 로켓이라고 부르는데 로켓과 미사일은 무엇이 다를까? 크게 다르지 않다. 러시아는 냉전시대 그 많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폐기하는 대신 우주발사체로 전용시켰다. 2006년 아리랑 2호를 쏘아준 발사체 ‘로콧(ROCOT)’도 원래 군사용 미사일이었다. 북한의 대포동도 마찬가지이다. 2002년 대포동 2호가 올랐을 때 일본은 미사일을 쐈다고 호들갑을 떨었고 북한은 광명성이라는 위성을 탑재한 위성발사체라고 주장했다. 쉽게 말하자면 로켓의 상층부에 탄두가 실리면 미사일, 특히 핵을 실으면 핵미사일이 되고, 위성을 올리면 우주발사체, 즉 로켓으로 봐도 크게 틀리지 않다.

과거에는 고체추진제를 사용했으나 KSLV-1은 액체추진제를 사용했다. 고체추진기관은 흔히 미사일의 엔진으로 사용하는데, 공장에서 한 번 고체추진제를 넣으면 10년은 보관이 가능해 다량으로 보관하고 아무 때나 쓸 수가 있다. 그러나 액체추진로켓은 추진제와 연료를 발사 직전에 넣어야 하고 폭발의 위험도 크지만 대형 로켓을 쏘기에는 적합한 구조다.

발사체는 인공위성을 우주궤도에 올려주는 로켓이다. 로켓이 위성을 궤도에 밀어 넣어주는 힘, 즉 추력에 따라 위성의 성패가 결정된다. 그렇기 때문에 자국 로켓이 없으면 늘 외국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다. 아무리 좋은 위성이 있어도 다른 나라에서 쏘아주지 않겠다고 하면 위성은 고철덩이에 불과하다. 그리고 외국 로켓을 이용할 때 한국위성의 제원과 특징 등의 첨단정보가 자연스럽게 로켓 보유국에 전해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도 자국 로켓이 없어서 쓰라린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지난 2006년 발사한 아리랑 2호라는 해상도 1m급의 세계 최고 정밀도를 갖춘 관측위성을 개발하고도 로켓이 없어 당시 러시아제 ‘로콧’이라는 로켓에 발사를 맡길 수밖에 없었다.

미래를 따지면 자국 로켓은 매우 경제적이다. 만약 위성발사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세계 최고 성능을 가진 아리안 5호 로켓을 이용한다면 대략 500억 원의 발사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러시아제 ‘로콧’과는 가격 면에서 차원이 다른데 위성 한 번 쏘려고 그 많은 비용을 지불할 수는 없다. 따라서 KSLV-1의 성공이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이번에는 비록 100kg급 소형위성이지만 10년 뒤 1톤급 상용위성을 무사히 쏜다면 우리도 다른 나라 위성을 우리 발사체로 대신 쏴주겠노라고 세계 위성시장에 당당히 명함을 내밀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술 소국의 설움을 떨쳐버리고 우리의 독자적인 하늘을 갖는 첫 걸음이 되는 것이다.

지난 92년 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소가 첫 한국위성 우리별 1호를 만든 이후, 지금까지 우리별 시리즈와 아리랑 1, 2호, 고체로켓 KSR-3까지 모두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우주개발작품은 모두 현실화됐다. 한국 우주개발 역사에 있어서 가장 주목할 점은 아직 단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대덕연구단지에서 시작된 KSLV-1이라는 작지만 큰 뜻을 가진 배는 이제 곧 닻을 올리고 국민에게 희망을 전해주는 항해를 시작할 것이다.

글 : 강진원 기자(TJB 대전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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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9-02-25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이 칼럼 넘 좋은 것같아요

마노아 2009-02-25 17:28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님 부쩍 과학 기사에 관심 가지시는 것 같아요~ ^^
 

 

 


모든 것을 날려 버리는 토네이도 만들기 [제 870 호/2009-01-30]


설날 연휴 여유로운 휴일을 보내던 양과장은 오랜만에 가족들과 트위스터 DVD를 봤다. 엄청난 위력을 가진 토네이도가 모든 것을 파괴하는 장면을 본 현민이가 물었다.

“아빠, 영화 속 토네이도는 엄청나게 힘이 센가 봐요. 소도 하늘로 날려 보내고 큰 트럭도 하늘로 붕 날려 버리잖아요.”
“토네이도는 여름철 우리나라를 찾는 불청객인 태풍만큼이나 힘이 센 친구란다. 보통 우리나라보다 미국 중남부에서 주로 발생하는 소용돌이 바람인데 소용돌이의 외부 기압보다 내부 기압이 더 낮아 소용돌이 내부에 있는 것들은 모두 들어 올려 날려 버리는 특징이 있단다.”

“아~ 그래서 아까 영화처럼 소용돌이 바람에 소나 자동차들이 하늘로 날아가는 거였구나. 아빠, 토네이도에 대해 좀 더 말씀해 주세요.”
“하하~ 그래. 토네이도의 생성 원인은 지금까지 정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지만 온대 저기압과 불안정하며 강력한 한랭전선, 두 개의 기단이 만날 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지상에 있는 따뜻한 공기와 공중의 차가운 공기가 만나면 따뜻한 공기가 위로 올라가려는 강력한 상승 기류가 발생하는데, 이때 상승력과 함께 회전력이 생성되는데 상승력이 커질수록 회전력도 점점 커지게 된단다. 회전력이 커질수록 회전하는 공기 기둥의 지름은 점점 좁아지게 되고 공기 기둥의 지름이 좁아질수록 회전력은 점점 더 증가하게 되는 거지. 다른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김연아 선수가 제자리에서 회전할 때 팔을 펴면 느리게 회전하고 팔을 안으로 접으면 빠르게 회전하는 것과 같은 원리야. 이런 회전력과 공기기둥의 상승작용이 더해져 영화에서처럼 강력한 파괴력을 가진 바람의 힘을 가지게 되는 것이란다.”

“네. 그리고 토네이도가 엄청나게 빠르던 걸요?”
“토네이도의 이동거리는 보통 5~10km 정도로 짧지만 때로는 300km에 달할 정도로 먼 거리를 이동하기도 해. 그리고 토네이도의 지름은 보통 200m 풍속은 100~200m/s 정도란다. 이 정도 바람 세기면 거의 음속에 가까운 속도인데 보통 풍속이 30m/s 정도만 되도 나무가 뿌리째 뽑히는 수준임을 감안하면 토네이도의 파괴력은 얼마 정도 되는지 대충 짐작이 가겠지? 그래서 토네이도가 발생하는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집 지하에 영화에서처럼 대피소를 만들어 토네이도가 발생하면 그곳으로 숨는 거란다.”

“와~ 정말 무서운 소용돌이 바람이네요. 설마 이 토네이도가 우리나라에 상륙하지는 않겠죠?”
“하하, 그건 안심해도 될 것 같다. 토네이도는 주로 연평균 기온이 10~20도 정도이고, 평지인 지역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주로 미국이나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많이 관측이 된단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가끔 관측이 되긴 해.”
“정말요? 어디에서요?”
“응. 울릉도 근처에서 바닷물이 위로 치솟는 용오름 현상이 가끔 발견되긴 하는데 이것도 일종의 토네이도라 볼 수 있지. 다만, 미국은 내륙에서 발생해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만 우리나라는 해상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큰 피해를 주지는 않는단다.”
“정말 다행이네요. 이런 토네이도가 우리 집 근처에서 생겨나면 어떡하나 걱정했어요.”
“그러게. 현민이 네 말을 듣고 있으니 정말 우리나라에 토네이도가 없는 게 천만다행이구나.”

“아빠, 영화를 보면 토네이도에 등급을 매기는 것이 있던데 그건 어떤 거예요?”
“음. 기상학자들은 토네이도의 바람 세기에 따라 6단계로 등급을 나눠놨는데 F0에서부터 시작해 F5 등급까지 있어. F0 등급은 보통 바람의 세기가 초속 17m~32m 내외로 나뭇가지를 부러뜨리거나 우리 몸을 휘청거릴 정도의 등급이야. F1은 초속 50m/s 정도의 바람 세기를 가진 등급인데 집의 지붕을 뜯어내고 자동차를 넘어뜨리는 정도의 바람 세기이고 F2는 초속 69~72m/s 정도의 강도를 가진 바람으로 담벼락을 넘어뜨리거나 나무가 쓰러지거나 뽑히는 등급이야. F3 등급부터는 거의 재앙에 가까운 등급이라 봐야 하는데 F3 등급은 초속 90~100m/s 사이의 바람 세기를 갖는데, 이는 시속 330km에 가까운 바람으로 KTX만큼 빠르고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단다. F3 등급은 달리는 기차를 탈선시키기도 하고 집을 무너뜨리기도 하지. F4 등급은 110~130m/s(시속 410km) 정도의 세기를 가진 등급으로 영화 속 토네이도처럼 모든 주택을 파괴하고 자동차까지 날려 보낼 수 있단다. F5 등급은 악몽 그 자체로 최고 130m/s(시속 500km) 이상으로 집을 통째로 뜯어 하늘로 날려 보낼 수 있고 자동차도 지상에서 100m 이상 들어 올릴 수 있단다. 단단하게 포장된 아스팔트 바닥도 이런 토네이도가 지나가면 통째로 뜯어져 나가는 일도 있단다.”

“아빠, 듣기만 해도 무섭고 오싹해요. 토네이도를 한번 보고 싶었는데 보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어요.”
“하하. 미국에 가서 직접 토네이도를 볼 수는 없지만 병 속에 토네이도를 만들어서 관찰할 수는 있을 것 같은데 어떠니 우리 한번 만들어 볼까?”
“정말요? 토네이도도 만들 수 있어요? 좋아요. 어서 만들어 봐요.”
“그래. 물을 이용해 토네이도를 만들어 보는데, 이 원리는 위쪽에 있는 물은 아래로 내려가려고 하고 아래쪽에 있는 물은 위로 올라가려는 상승작용이 발생해 소용돌이가 형성되는 거란다. 우선 음료수 병을 모으고….”


[실험방법]
준비물 : 음료수 병 2개(1리터 이상이 관찰하기 좋다), 접착제, 송곳, 테이프, 알콜 램프

[실험순서]
1. 불에 달궈진 송곳으로 음료수 병 뚜껑 2개에 구멍을 낸다.
2. 구멍의 지름은 1cm 내외로 낸다.
3. 구멍 난 뚜껑 2개를 접착제로 붙인다.
4. 더 단단하게 접착하기 위해 접착된 병뚜껑을 테이프로 고정한다.
5. 병 1개에 물을 1/3가량 넣은 뒤 뚜껑을 돌려 닫는다.
6. 병 2개를 연결한 뒤 병을 흔들어 놓는다.

[실험 Tip]
- 그냥 병을 세우면 토네이도가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 물과 공기의 혼합이 더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몇 번 흔들어 세우면 토네이도가 더 잘 만들어진다.

글 : 양길식 과학칼럼니스트


 

동영상은 요기!
http://scent.ndsl.kr/View.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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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09-02-01 0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학향기는 언제 읽어도 재미있어요.
2008 과학향기를 모은 책을 한 권 받았는데, 저보다 용이가 열심히 읽고 있답니다. ^^
토네이도 .... 만들어봐야지~ 불끈!

마노아 2009-02-01 13:18   좋아요 0 | URL
아차! 저도 그 책 받았는데 읽어보질 못했네요. 언제 읽으려나...
용이는 과학 소년이 될 거예요! 엄마와 함께 과학 소년, 유후~!

후애(厚愛) 2009-02-01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덕분에 저도 과학향기에 푹 빠져 있어요.
넘 재미있어요. 배울 점도 많고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마노아 2009-02-01 13:18   좋아요 0 | URL
수년째 구독 중인데 참 재밌어요. 우리 학교에서 과학이 이런 학문이다! 라고 알려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저 학교 다닐 때 과학 참 싫어했거든요. ^^
 

여자가 남자보다 더 심한 악몽을 꾼다?
영국 브리스톨 웨스트 잉글랜드 대학교(UWE) 심리학과의 제니퍼 파커 교수팀에 따르면 남자보다 여자가 더 심한 악몽을 꾸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교수팀이 5년 동안 남녀 성인 193명을 대상으로 꿈의 내용을 일기로 써서 제출하도록 하고, 이를 바탕으로 악몽을 꾸는 빈도나 꿈의 내용 등을 조사한 결과 이러한 차이점을 알아냈다. 피실험자들 중에서 남성은 19%가 악몽을 꾸었지만 여성은 34%가 악몽을 꾼 것으로 나타났다. 교수팀은 남자보다 여자가 더 심한 악몽을 꾸는 이유는 여성들이 평소에 하는 걱정을 꿈속으로 끌고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여성들이 경험한 악몽 중에는 자기부정적이고 실패에 대한 내용이 많았고, 남성들에 비해 부정적인 감정이나 가족에게 일어난 일에 대한 꿈을 더 많이 꾸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파커 박사는 여성들이 남성들에 비해 감정 전환이 잘 안 되기 때문에 걱정거리를 꿈속으로 끌고 들어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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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다 그만두면 아니 뛴 만 못하다 [제 869 호/2009-01-28]


매년 새해가 시작되면 사람들은 저마다 목표를 가지고 계획을 세운다. 새해 계획 중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은 담배를 끊겠다는 것과 영어공부 그리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계획들이 매년 등장하게 되는 것은 시행도중 포기하는 일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담배와 영어공부는 그래도 하다가 중도에 포기해도 한만큼 이득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른 두 가지와 달리 운동은 하다가 그만두면 오히려 역효과가 있다. 즉 뛰다가 그만두면 아니 뛴 만 못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운동은 하다가 그만두면 오히려 손해일까?

사람들이 운동을 하려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스포츠 스타들의 모습에 반해 수영이나 배드민턴, 스케이트를 배우려는 것일 수도 있다. 또는 다른 사람과 어울리기 위해 골프나 댄스를 배우거나, 헬스를 통해 탄탄한 근육질의 몸매를 가지고 싶어 운동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 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은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서 운동을 하기도 한다. 즉 ‘에이즈보다 무서운 비만(?)’과 싸우기 위해 운동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이유와 달리 단지 다이어트 때문에 운동을 한다면 정말 심사숙고한 후에 시행하는 것이 좋다.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은 한 가지 기억해 두어야 할 사항이 있다. 단기간에 효과를 보기 위해서 무조건 먹지 않거나 아주 적은 양의 음식만 먹는 등의 식이요법에 의한 다이어트는 체중 감량 기간이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일정 기간 절식을 할 경우 체내 근육량이 감소함에 따라 기초대사량도 낮아진다. 몸은 낮아진 기초대사량에 맞춰 에너지를 소비하고 절식을 하다가 조금이라도 많은 양을 먹게 되면 잉여 에너지가 가장 축적되기 쉬운 형태인 지방으로 저장되기 때문에 체중 증가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식으로 근육량은 줄어들고 지방량은 증가하게 되어 몸이 쉽게 원래의 체중으로 복귀하는 현상을 흔히 요요현상(yo-yo effect)이라고 한다.

다이어트의 최대 걸림돌이자 다이어트를 비생산적인 일로 만들어버리는 요요현상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사냥꾼이었던 구석기 시대 조상들의 삶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들이 뛰어난 사냥꾼이라고 하더라도 사냥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영화 <10000 BC>에서와 같이 매머드 사냥이라도 성공하면 부족은 풍족하게 먹을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몇 날 며칠이고 굶을 수밖에 없었고 겨울에는 추위와도 싸워야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전략은 ‘챙길 수 있을 때 최대한 챙기기’였다.

즉 식량이 생기면 최대한 먹어서 몸에 저장하는 방식이었는데, 그러한 몸의 저장고가 바로 지방세포였다. 불규칙한 양분 공급에 적응하기 위해 혈액 속의 과다한 당분을 인슐린을 이용해 간과 근육에 글리코겐으로 저장하거나 지방으로 전환시킨 뒤 지방세포에 차곡차곡 저장하는 전략을 구사했던 것이다.

지방조직은 임신 6~7개월부터 생기기 시작하여 출산 직후 수개월 동안 활발하게 생성되어 아기를 추위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또한 사춘기에도 활발하게 지방세포가 생성되기 때문에 이때에도 체중조절에 주의를 해야 된다. 지방세포는 항상 세포 수와 크기를 증가시키는 방법을 통해 더 많은 지방을 저장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다이어트를 할 때는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비교적 효과적이다. 적절한 근육운동을 통해 축적된 지방을 소비하고 근육량을 증가시켜 기초대사량의 감소를 막아준다. 하지만 운동 역시 하다가 중단하거나 불규칙적으로 하면 시작하지 않은 것보다 못하다. 미국 로렌스 버클리 국립 연구소의 폴 윌리엄 박사는 운동을 평소에 안 했을 때보다 운동을 하다가 중단했을 때 몸무게가 더 많이 늘어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게 무슨 청천벽력 같은 소리인가. 식이요법으로 다이어트를 하느라 먹고 싶은 걸 참기도 어려운데 요요현상 때문에 운동을 병행해야 하고, 거기에다가 운동을 멈추면 살이 더 찌게 된다니. 하지만 윌리엄 박사는 1991년부터 미국 전국 조깅 주자의 건강 연구 프로젝트의 수집 자료를 근거로 조깅을 중단했을 때 체중이 더 불어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는 운동을 쉬었다가 이를 만회하려면 운동 강도를 이전보다 훨씬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깅 운동을 쉬었다가 다시 시작한 사람들 중 남성은 매주 2마일(약 3km), 여성은 매주 1마일(약 1.5km)을 더 뛰어야 원래 체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체중 감량을 위해 운동을 한다면 불규칙적으로 하거나 중단하면 운동 효과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아무리 다이어트가 성공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해도 살과의 전쟁을 쉽게 포기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적고 도중에 포기해도 부담되지 않는 방법은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밖에 없다. 배부르게 먹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채소와 과일 몇 조각으로 버티며, 천근만근 느껴지는 무거운 몸을 이끌고 새벽에 약수터에 가는 다이어트는 실패하기 마련이다. 그것보다는 단지 고열량 식단을 조금씩 줄이고, 생활 중에서 활동량을 조금씩 늘려도 우리 몸은 훨씬 가벼워질 수 있다. 즉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고, 조금 더 멀리 주차하고, 마트 갈 때 걸어가는 것이 훨씬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비만이 꼭 게으름과 연관된 것은 아니다. 흔히 잠을 많이 자면 비만이 되기 쉽다고 생각하겠지만 정반대로 잠을 적게 잘수록 비만이 될 확률이 높다. 그 이유는 깨어 있는 시간 동안 음식을 먹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더 많은 에너지가 비축될 가능성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글 : 최원석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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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HIN 2009-02-02 0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내 몸이 원시인처럼 되었습니다. ㅡ.,ㅡ
늘..시간과 일에 쫒겨 밥 때를 놓치다 보면 종일 아무것도 못 먹을 때가 빈번하니까..
'먹을 수 있을 때 많이 먹어두자'식으로, 어쩔 땐 몇 시간 안에 밥을 두,세번 먹은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양들이 다 몸으로 들어가더군요.ㅎㅎㅎ

마노아 2009-02-02 09:34   좋아요 0 | URL
'원시인'이란 표현이 아주 맘에 들어요! 그러니까 '본능'을 자각하며 식사를 하셨군요!
몹시 말랐던 엘신님이었으니까, 가끔 좀 식사를 많이 해주실 필요가 있어요.
게다가 종일 아무 것도 못 먹는 때라니, 그건 너무 슬퍼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