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왕자군
타무라 유미 지음 / 시공사(만화) / 2000년 5월
평점 :
판매완료


4개의 단편. 그 중 압권은 단연코 세번째 '안개의 집' 영화 소재로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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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05 0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2-05 0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흑집사 3
야나 토보소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칼잡이 잭 사건을 파헤치던 중, 사건의 배후가 가까운 사람임을 알게 되면서 위기에 닥쳤던 어린 백작 시엘과 그의 충복 집사 세바스찬. 그 뒷 이야기가 3권에 전개된다. 애니로 3권의 절반 정도 분량을 이미 보았던 터지만, 역시 나는 활자로 보는 재미가 더 큰 듯하다.  

애니의 멋이 떨어지는 이유는 영국을 배경으로 영국 백작이 등장하는데 대사는 일본 말로 들으려니 좀 안 어울린달까. 게이샤의 추억 헐리웃 판과 앙투아네트가 영어 쓰는 영화를 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무튼 흑집사의 활약으로 결국 위기는 극복된다. 당연한 수순이다. 그 와중에도 놓치지 않는 작가의 코믹 센스! 



사신의 낫을 개조한 톱날에 상처가 생기면 살아온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고 하는데, 세바스찬에게서 빠져나온 기억들이란....;;;; 

지난 일년 간 식충이 노릇만 했던 시엘 백작가의 하인, 하녀들의 실수 연발 퍼레이드 되겠다.  

세바스찬에게서 어떤 과거의 모습이 튀어나올까 잔뜩 긴장했는데 푸핫! 하고 웃을 수밖에 없는 대목. 이 부분은 애니의 영상이 더 웃겼다. 툭 튀어나오는 저 할배의 모습이라니! 

두개의 에피소드가 늘 진행되었는데, 두번째 이야기는 엘리자베스의 어머니이자 시엘의 고모님의 등장인데, 이분 한 성깔 하신다. 보자마자 태클인데, 세바스찬더러는 밉살스런 얼굴이라고 자꾸 퉁박을! 게다가 얼굴 가리는 거추장스런 머리카락이 거슬린다고 당장 헤어스타일 변신 시켜주시니! 



우리의 카리스마 악마 출신 집사를 저렇게 단숨에 웨이터로 변신시켜준다.  

시엘도, 고모님도, 당연히 집사의 활약도 짧고 굵게 보여주었던 이야기 한 편. 그러나 어리고 약하고 철없기까지 한 리즈는 뭐 별 볼일 없었떤 이야기. 

다음 편 예고가 흥미롭다. 



인도의 어느 왕자쯤 되시려나? 제법 예쁘다! 엠마에서도 인도 왕자가 제법 큰 역할을 해주었는데 말이다.  

흑집사 4권이 중고샵에 아니 나오나 매일 검색해 본다. 중고샵 끊으려고 지금 무진장 노력하고 있는데 그래도 흑집사는 구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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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9-02-05 0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집사 1권 봤어요. 4권까지 나왔던데 우리동네 대여점에 2권부터는 누군가 빌려가서...ㅠ.ㅠ
꽤 유쾌하던데요. ^^

마노아 2009-02-05 01:37   좋아요 0 | URL
뒤로 갈수록 더 유쾌해지더라구요. ^^

paviana 2009-02-05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권보고 살짝 실망했다가 2권부터는 재미있어지더군요.3권까지 봤구요.단편집 나온것도 봤다는..ㅎㅎ

마노아 2009-02-05 19:57   좋아요 0 | URL
오옷, 단편집도 보셨군요. 새로 나온 단편 어때요? 관심은 가는데 아직 어떨지 몰라서 고민하는 중이에요. ^^

L.SHIN 2009-02-07 0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화 보고 싶다...히잉...ㅜ_ㅜ

마노아 2009-02-07 23:58   좋아요 0 | URL
만화도 못 보고 살다니, 이런!

BRINY 2009-02-07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나카 집사가 예전엔 안 저랬던 거 같은데, 저 집사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건지가 궁금해지는 3권이었어요.

마노아 2009-02-07 23:59   좋아요 0 | URL
애니에서 보면 멀쩡한(?) 집사와 평소 집사의 간극이 너무 크더라구요. 저도 그의 사정이 궁금해요.
 
이건 꿈일 뿐이야 - 지구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이야기 베틀북 그림책 78
크리스 반 알스버그 글.그림, 손영미 옮김 / 베틀북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참 좋아하는 크리스 반 알스버그의 '이건 꿈일 뿐이야' 

책 제목을 보면 '꿈'을 강조해서 크게 썼고 줄 배열이 균일하지 않다. 그 기획된 불균형이 마음에 든다.  



월터는 잼이 들어있는 도넛을 먹고는 빈봉지를 마구 구겨서 소화전 앞에 휙 던져 버렸다. 휴지통을 찾아서 얌전히 버릴 마음 따윈 없었다. 옆집 로즈는 방금 심은 나무가 자신의 생일 선물이라고 했다. 윌터는 생일 선물로 나무를 골랐다는 사실 자체가 이해할 수 없었다. 월터도 며칠 뒤면 생일이지만 나무 따위를 받을 마음은 절대 없었다. 

저녁 식사 후 쓰레기를 버리러 밖으로 나온 월터는 재활용이라던가 분리수거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그냥 모두 한통에 쏟아 부었고, 잽싸게 집으로 돌아가 보고 싶던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시청했다.  

월터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미래 세계에 사는 남자 아이가 주인공인데 심부름 해주는 로봇이며 뭐든 단추만 누르면 척척 해내는 기계도 있는 멋진 '미래'였다. 월터 역시 그런 미래에 가고 싶었다. 쓰레기도 내다 버려주고 잼 도넛도 맘껏 만들어주는 기계도 갖고 싶었다. 그날 밤, 월터의 침대는 미래로 날아간다. 

자, 여기까지 왔다면 다음 전개는 충분히 눈치챌 것이다. 월타가 가본 미래란 어떤 곳일까. 월터가 꿈꿨던, 기대했던 그런 미래일까? 

 

 

온통 쓰레기 더미가 되어 있는 미래,
나무란 나무는 모두 잘라져 밑둥을 허옇게 드러내고 있는 미래,
공장의 굴뚝 매연이 온 하늘을 덮어버린 미래,
에베레스트 산 꼭대기까지 호텔이 세워진 개발 만능의 미래,
물고기가 모두 죽어버린 바다를 가진 미래,
고가 도로가 차곡차곡 쌓여 하늘 한뼘 조차 보이지 않는 미래,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매연에 가득 잠긴 그랜드 캐니언이 있는 미래. 
철새들이 먹을 것을 구할 수 없는, 한조각 휴식도 취할 수 없는 미래. 

끔찍하다. 잠에서 깬 월터는 현실로 돌아와 있고, 자신이 꿈꿨던, 상상했던 미래와는 너무도 다른 현실 뒤의 미래를 생각한다. 

이제 월터는 달라져야 했다.  



생일 선물로 나무를 골르는 아이는 로즈뿐이 아니었다. 월터 역시 그 나무의 힘을 믿는 아이가 되었다. 

자신이 한발자국을 움직여낸, 바꿔어가려고 애쓰는 현실의 미래는 또 어떤 모습일까. 책 속에서 확인하자.  

지구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한 기획으로 만들어진 그림책이다. 은유와 상징보다 너무 직접적인 화법을 구사해서 알스버그의 놀라운 상상력과 재치있는 그림에 대한 기대는 덜 충족시켜 주었지만, 담고 있는 메시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우리가 꿈꾸는 미래, 살고 싶은 미래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보면서 아이와 함께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얘기를 나눠보면 좋은 독후 활동이 될 듯 싶다. 표지의 초록 표지와 나무 그림이 곧 이 책의 주제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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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02-04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대학 졸업해서 돈 많이 벌면 그만이라는 폐쇄회로에서 빠져나와야 할텐데 말이에요.

마노아 2009-02-04 18:19   좋아요 0 | URL
나만 행복하면 다른 사람이야 어찌 되든 상관 않는 그런 생각의 테두리를 깨야 하는데 말이지요.

프레이야 2009-02-04 1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섬뜩한 경고의 그림책이었어요.
님도 크리스 반 알스버그의 그림 좋아하는군요.^^

마노아 2009-02-04 20:55   좋아요 0 | URL
알스버그의 감각이 참 좋아요. 아직 읽지 않은 두 권의 책이 책꽂이에 있어서 기뻐요. ^^

바람돌이 2009-02-05 0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표지가 좀 마음에 안들어서 손이 잘 안가던데 아니네요.
우리 아이들에게도 꼭 읽어줘야겠어요.

마노아 2009-02-05 02:05   좋아요 0 | URL
얼핏 보면 표지가 좀 음산해 보이기도 하네요. 읽고 나서 보면 따뜻한데 말이지요.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에요. ^^
 

셋째 날도 어김 없이 날이 밝았다. 어제부터 나의 팬이 된 조카 녀석이 아침부터 문을 두드리며 굿모닝을 외친다.  

일찍 깨어 책을 보다가 녀석의 부름에 나도 굿모닝을 외치며 거실로 나간다.  

오늘도 아침 식사 준비 2시간. 대체 뭘 먹이려고???? 

2시간 동안 조카 밥 먹이느라 쫓아다니고 그러다가 실패하고, 다시 장난감 갖고 놀기를 반복, 드디어 식탁 앞에 앉았다. 

아, 오늘의 메뉴는 어제보다 업그레이드 됐다. 

밥+된장국+무 생채+김+김치+도라지 무침(추가!!!)  

아아, 그러니까 2시간 동안 준비한 밥상에 추가된 것은 진정 도라지 무침 하나구나..ㅜ.ㅜ 

전날 산 뚝배기는 자세히 보니 뚜껑이랑 짝이 안 맞았다. 여긴 신기하게 뚜껑 값을 따로 받는다. 오후에 슈퍼 가서 바꾸기로 결정. 

아무튼 이날 아점도 나는 식탁에서 먹다가 지상으로 하강. 조카 녀석과 밥이 코로 넘어가는지 목으로 넘어가는지 모르게 삼켰다. 단, 남기지는 않고 다 마셔야 함! 

밥 먹고 나서 조카 옷 갈아입히는데 또 30분. 그리고 외출. 이번엔 어디로 가나 싶었는데, 황푸강을 가로지르는 다리에 안착. 여기선 강 주변의 높다란 빌딩들이 잘 보인다. 



난 저 건물들을 저녁에 올라가서 상하이의 야경을 볼 줄 알았는데, 이렇게 다리 위에서 건물들을 올려보기만 했다.  

그래서 풍광이 좋았냐고? 아, 강물이 너무 똥물인 거다. 색깔도 시커멓고 부유물도 너무 많고, 결정적으로 냄새가 난다.  

그래도 명절이라고 사람은 새까맣게 많고, 오마니는 벌써 지친 기색.  

조카는 그 와중에 신이 났다. 아빠가 사준 장난감 쥐가 재밌었던 것이다. 



저 녀석은 한국 돈으로 400원 정도 하는 녀석인데 아이디어 상품이다. 부직포 안에 돌을 고무줄로 비틀어 감아놓고 실로 연결해 놓았다. 그래서 실을 쭈욱 당겼다가 놓으면 발발거리고 기어간다. 아이 키에 맞춘 거라 줄이 짧은데 암튼 제법 재밌었다. 

오빠가 한국 조카들 주라고 두 개 더 사줬다. 이 녀석들은 한국에 도착해서 꺼내 보니 압사되어 이미 장렬히 전사한 뒤였다. 이후 다시 기어다니는 모습 보지 못함..ㅡ.ㅡ;;;; 



날씨가 좋았는데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온다. 보아하니 내일 쯤은 비가 올 것처럼 보였다. 원래 상하이는 비가 많이 오는 동네라고 한다. 기온이 더 떨어지면 그게 눈이 되겠지만 눈이 될 만큼은 춥지 않으니까 거의 비가 되어 내리는 것. 

사진을 못 찍기도 했지만 날이 캄캄해서 영 어둡다. 강물 반대편은 백 년도 더 되는 오래된 건물들이 즐비하다. 우리나라에도 백년 쯤 되는 건물들이 몇 채 있긴 하지만 몇 개 없고, 그나마도 많이 부수고 보존을 잘 못하는데, 여긴 오래된 건물을 잘 지켜낸 듯하다. 리모델링을 한 건물들도 있는데 대개 자기 건물들이 언제 처음 세워진 건지 정문에 표시되어 있다. 천팔백년대 건물도 보이더라. 





이 날도 어김없이 조카 녀석 낮잠 몰려올 때 잠투정 한 판. 그래서 집으로 귀가하려는데, 한국에서 나의 지인이 부탁한 육포를 파는 백화점을 발견한 거다. 인민광장 역 근처의 레이플 시티. 여기 지하 1층 매장의 '비첸향' 육포가 그리 맛나다고 사와달라는 부탁.   



(쇠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맛이 있는데 시식해 보니 돼지고기가 제일 나은 듯. 가격은 39권. 우리 돈 7800원. 진공포장된 훈제 육포인데 세장 들어 있다. 쥐포 좋아하는 나의 큰 씨스터를 위해 하나 더 샀는데 안 좋아하더라.ㅡ.ㅡ;;;;)

새언니와 나만 내려서 육포를 사고 점심용 간식을 사기로 했다. 

언니랑 오빠는 서브웨이 샌드위치를 먹고 엄마랑 나는 핫도그 선택. 계산은 각자 했다.(칫!) 

그리고 나서 베이비 용품 큰 매장에 가기로 했는데 오빠랑 잠든 조카는 먼저 집으로 가고 기사님이 우릴 데릴러 다시 오기로 결정. 

베이비 샵은 쉬는 점포가 많았다. 완구점과 옷가게가 대부분인데, 옷은 그닥 땡기는 게 없었고, 장난감은 터무니없는 가격을 부를 때가 많았다. 그 와중에 건진 몇 가지. 



공중으로 던지면 옆의 공처럼 색깔이 뒤바뀐다. 언제 망가질까 좀 걱정이 되긴 하지만 아이디어가 좋다. 




프랑스 개선문도 구입했는데 그건 이미 우리 집 큰조카 손에 쥐어주었고, 아직까지 내가 갖고 있는 녀석은 타워브릿지와 3D퍼즐. 

모두 알라딘에서 구입 가능한 녀석들. 

근데 살 때는 싸다고 생각해서 구입했는데 한국 와서 따져 보니, 배송비 빼면 한국 가격이랑 차이가 없다. 저 녀석들은 하자가 있어도 반품도 안 되는데...;;;; 

우리나라랑 단위가 너무 다르다 보니까 이런 실수가 자주 발생..ㅠ.ㅠ 

그밖에 상하이 조카를 위한 마카 세트와 자동차 시리즈 구입.  

언니가 자꾸 만지작거리길래 같이 구입했다. 하하핫...;;;; 

돌아오는 길에 다시 슈퍼에 들러서 찬거리랑 김치 재료 구입.  

엄마는 바다 건너 와서까지 김치 담그게 생겼다는! 

새언니가 김치 담그는 법 배우고 싶다고 해서 그리 됐다. 사먹는 김치 비싸서 아마 두 부부는 손 떨려서 못 먹을 게다.  

집에 돌아와 보니 그새 오빠는 집정리를 말끔히 해놓고 있었다. 일해 주시는 분들이 평소라면 청소를 다 해줬을 텐데 명절이라고 휴가를 준 거였다. 손님도 오고 하니까 주말에나 오시라고. 그 덕분에 줄줄이 설거지는 내 차지였단 얘기는 앞에서 했지??? 

TV 채널이 볼 게 정말 없었다. 영어로 말하는 건 디스커버리 채널이랑 CNN뿐이었고, 한국 방송은 당근 없었고.  

엄마는 김치 담을 그릇이 없다고 다시 한 번 장을 보길 원했는데, 오빠랑 엄마만 가기로 했다. 걸어갈 거리라고 해서 갔는데 찾는 물건은 없고, 둘은 대화 안 되고, 그래서 새언니한테 전화해서 새언니가 통역하고! 

그렇게 해서 울 엄니가 새언니에게 주는 선물은 락앤락 3개. 사이즈도 작은 데 그게 우리 돈으로 6만원이다. 허헛, 중국은 공산품이 비싸다던데 그런 예인가?? 사려고 했던 쟁반은 없어서 못 구입.  

아무튼 이후 밥 씨리즈는 세끼 연속 육개장이라는 걸 밝힌다. 울 엄니 육개장이 맛나긴 했지만 세끼 연속이라니(버럭!) 

난 가끔 조카의 에그 스크램블을 뺏어먹으며 니모를 찾아서를 관람했다.  

녀석이 잠들고 난 다음엔 엄마와 함께 '그놈 목소리' 시청. 근데 이 짝퉁 dvd가 사운드가 너무 안 좋아서 대사가 잘 안 들린다. 한국에서도 별로 관심가는 작품이 아니었는데, 역시나 재미 없더라. 

밖에서는 저녁부터 밤 늦게까지 불꽃쇼가 진행됐다. 소리는 계속 나는데 워낙 건물들이 높아서 잘 보이지는 않는다. 

근데 웃긴 건 꼭 내가 설거지 할 때, 샤워할 때 제일 멋드러지게 쇼를 해서 내가 도착하면 다 끝나고 없다는 사실. 

그래서 소리만 계속 듣고 정작 쇼는 못 보았다. 물론 내가 원한 쇼는 불꽃 쇼가 아니라 서커스 쇼였지만! 

그렇게 상하이에 도착한 3일째 밤이 끝난다. 가서 뭐 했냐고? 그게 다다! 똥물 흐르는 다리 위에서 빌딩들 올려다 본 것. 불꽃쇼는 못 보고 소리만 들은 것. 조카랑 영어 동화책 줄기차게 읽은 것! 

한국에서라면 인터넷이라도 하지... 오빠네 집엔 컴퓨터가 네 대나 됐지만, 어쩐지 쓰겠다는 말은 안 나오더라. 쓰고 싶다고 하면 쓰라고 했겠지만 참기로 했다. 가끔은 컴퓨터와 떨어진 삶도 좋을 것 같아서. 알라딘이 궁금하긴 했지만. 

근데 중국은 인터넷이 너무 느려서 오빠가 컴쓸 때 보니까 익스플로러 창 띄워놓고 잠시 딴 짓을 해야 창이 켜지는 수준이다. 회사컴도 이렇게 느리냐고 하니까 그렇지 않다고. 하긴, 그랬다면 업무가 마비됐을 거다.  

아무튼 이제 굿나잇이다. 상하이에 오고 절반의 시간이 흘렀다. 제길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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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09-02-04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하이가 아름다운 곳이네요. 빌딩들도 깔끔하게 보이고 말입니다. 그래서 점수를 후하게 줄려고 했는데 강물이 똥물이라고 하시니 점수를 좀 많이 뺐습니다.~ㅎㅎㅎ 그리고 사진으로 보니 관광객이 무척이나 많네요. 그 곳에도 한국마트가 있나요? 저는 그게 궁금하네요.^^ 육개장은 제가 좋아하는 음식인데 매일 매일 끓여 주면 잘 먹을텐데...아~ 갑자기 배가 고파집니다.~ㅋㅋㅋ

마노아 2009-02-04 15:23   좋아요 0 | URL
빌딩들이 인상적이었어요. 디자인이 독특해요. 똑같은 게 없고 다 제 개성을 갖고 있더라구요. 계획 도시라서 그게 잘 되어 있나 봅니다. 명절 기간이어서 사람이 많았는데, 덕분에 도로는 좀 한산했어요. 평소 도로 사정은 굉장히 붐빈다고 하네요. 저런 다리 위는 차량을 통제하니까 사람만 억수로 많지요.
저도 육개장 좋아해요. 근데 내리 3끼는 좀 질릴만 해요. 게다가 해외 나가서까지...ㅠ.ㅠ

Kitty 2009-02-04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하이 건물 사진은 정말 멋지네요. 여행기 너무 재밌어요 ^^
저는 중국에 좀 트라우마(?)가 있어서 일평생 별로 가고 싶지 않은 나라인데 저렇게 사진을 보니 또 혹해요 ㅎㅎ
그나저나 '계산은 각자 했다.' <- 이게 정녕 실화인가요? ㄷㄷㄷㄷㄷ

마노아 2009-02-04 15:49   좋아요 0 | URL
저의 우울한 여행 이야기가 키티님께 재미를 주었다니 진정 보람찹니다. 그런 보람이라도 있어야지요.ㅎㅎㅎ
상하이는 더 찾아보면 예쁜 골목, 카페, 골동품점 등등 볼거리가 많을 것 같은데 전 책속에서만 보고 현장에서는 별로 못 만났어요.
똑같이 서브웨이 샌드위치를 골랐으면 아마 언니가 같이 계산했을 것 같은데 다른 메뉴를 고르니까 알아서 계산하라고 하던걸요.ㄷㄷㄷ

다락방 2009-02-04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하.

서브웨이 샌드위치 맛나요 ㅋㅋ

마노아 2009-02-04 16:44   좋아요 0 | URL
저도 좋아해요~ 근데 빵이 딱딱해서 엄마가 드시기엔 안 좋을 것 같았어요. ^^

순오기 2009-02-04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도대체 그럼 왜 초대했대요?
식사비 따로 계산하면서 마노아님이 사간 물건들은 값을 주지 않던가요?
계속 이런 식이라니 이젠 짜증나려고 해요~~ 자기들이 엄마 덕 볼려고 초대한 거 같아요.ㅜㅜ
던지면 뒤집히는 공, 나도 일본 갔을 때 사왔어요. 이웃의 와일드보이 주려고 했는데 우리 애들이 가져버렸어요.ㅋㅋ

마노아 2009-02-04 20:56   좋아요 0 | URL
'초대'와 '선물'의 의미가 우리랑 다른가봐요.ㅡㅡ;;;;
일본에서도 그 공이 인기였나봐요. 일본 환율로는 후덜덜이에요. 저도 선물 주려고 조카것 말고 하나 더 샀는데 막 제가 갖고 싶은 거 있죠. ^^

bookJourney 2009-02-04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0분 거리에 살면서 시시때때로 보는 가족도 아닌데 ...
마노아님, 정말 착한 것 같아요. 이쯤되면 저는 화냈을 것 같은데요. ㅠㅠ

마노아 2009-02-04 20:57   좋아요 0 | URL
안에서나 밖에서나 날 물로 보는 사람이 좀 많더군요..ㅜ.ㅜ
어떤 의도나 악의가 있어서가 아니라 무심한 것 같아요. 굉장히 실례라는 걸 모르는 듯 했어요.ㅠㅠ
 


성격도 유전이다?! [제 872 호/2009-02-04]


새해를 맞아 사람들이 남몰래 하는 결심 중 하나는 “성격 좀 바꿔야지”이다. 술ㆍ담배 끊고 운동하고, 일과 사람 관계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라도 자신의 태도나 습관, 성격을 바꾸고 싶어한다. 하지만 곧 벽에 부딪친다. 타고난 성격이나 정신력 등을 바꾼다는 게 생각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체 무엇 때문에 이러한 기질은 바꾸기 힘든 것일까.

1979년 어느 날, 미국의 한 신문에 ‘태어나자마자 각자 다른 가정으로 입양된 쌍둥이가 40년 만에 만났다’는 기사가 실렸다. 이를 읽은 미국의 토마스 부샤드는 심리학자로서 두 쌍둥이에게 매우 흥미를 느꼈다. 40년 동안이나 다른 환경에서 자랐다면, 두 쌍둥이는 과연 어떤 점이 비슷하고 또 어떤 점에 차이가 날까 하는 궁금증 때문이었다. 기사를 읽고 나서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 없었던 부샤드는 두 쌍둥이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조사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그 조사 결과에서 깜짝 놀랄 사실이 드러났다.

자란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당연히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던 습관이나 취미 등이 두 쌍둥이에게서 똑같게 나타났다. 두 사람은 습관적으로 손톱을 물어뜯었고, 취미는 목공이었으며, 농구를 싫어하는 것도 같았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일까. 믿을 수 없는 결과에 충격을 받은 부샤드는 이후의 다른 쌍둥이의 조사에서 성격이나 습관 등이 유전적 영향을 강하게 받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유전자 결정론자들은 습관적인 거짓말이나 도벽도 아이 때 입은 정신적 충격의 결과라기보다는 대부분 유전적 소질 때문으로 보고 있다. 심지어는 사랑과 야망, 효도심, 창조성 등의 정신적 특성까지 부모의 유전자에 의해 좌우된다고 주장한다. 실제 과학적 연구 결과들은 개인의 성격이나 정신력, 습관에 미치는 유전적 영향력이 상당함을 보여준다.

캐나다의 토니 베논 박사는 같은 유전자 조합을 갖고 태어나는 219쌍의 쌍둥이를 대상으로 ‘인생에 대한 제어’ ‘책임감’ ‘자신감’ ‘새로운 도전 능력’ 등 네 가지 항목으로 구성된 48개의 질문을 통해 유전이나 환경이 강인한 정신력을 만드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또 각기 다른 생활환경 속에서 이들의 성격과 습관이 어떻게 변해 가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환경보다는 유전이 더 많은 작용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적 요인이 52%, 환경적 요인이 48%의 영향을 미쳤다.

외향적 성격일수록 좌절 등을 겪은 뒤 재기하는 정신적 능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면, 부모 모두 혹은 한 사람이 운동선수인 경우 자녀들은 모든 일에 승부욕과 도전의식이 강한 경우가 많았다. 강인한 정신력이나 성격 형성은 환경과 유전자의 복합적 상호작용의 산물이지만, 유전적 요인이 앞선다는 얘기다. 아마도 자식들을 키워보거나 아이들을 가르쳐본 사람이라면 기질이나 성격, 습관이 적절한 환경을 조성해 준다고 해서 얼마든지 바꿔나갈 수 있는 일이 아님을 인정할 것이다. 따라서 정신적으로 강한 자녀를 키우고 싶다면 배우자를 선택할 때 성격이나 의지도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이다.

지나치게 근심걱정이 많은 성격도 마찬가지다. 이런 성향은 ‘17번 염색체에 있는 세로토닌 운반체(5-HTT) 유전자를 억제하는 DNA의 길이가 짧은 사람’이 그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1996년 독일 뷔르부르크대 정신과 레슈 교수팀이 밝힌 내용이다. 이런 사람들은 남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경향이 있어 사교모임에서도 잘 어울리지 못한다.

흔히 우리는 자녀의 성격이 삐뚤어지면 가정환경 탓으로 돌린다. 그러나 성격에 대한 가정환경의 영향은 10% 미만이다. 따라서 유전자에 의해 타고난 소심한 성격을 외향적이고 적극적인 성격으로 억지로 바꾸려다가는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럴 때는 사람의 기본 성향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며, 오히려 소극적인 면을 타고났다고 말해 주는 것이 소극적인 것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유전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운명이 될 순 없지만 강한 힘을 발휘하기 때문에, 성격이나 정신력을 바꾸기 위해선 수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오랜 세월 학자들은 부모의 심리적 특징과 습관ㆍ정신력ㆍ성격 등이 환경이냐 유전이냐, 천성이냐 양육이냐를 놓고 논쟁을 벌여 왔다. 유전자의 판도라 상자가 열리기 시작하고 쌍둥이에 대해 광범위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이들 요소는 유전에 의한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유전자는 인간의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존재다. 물론 유전자가 한 인간을 100% 결정하지는 않는다. 또 특정 유전물질이 있다고 해서 곧바로 그런 특질이 발현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유전자에 내재되지 않은 특질이 인간에게 발현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의 게놈에 피부색을 검게 하는 유전자가 들어 있다 해도 환경적 요인 혹은 제 3의 다른 요인에 의해서 검은 정도가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유전자는 잠재적 소질이다. 잠재적 소질은 그것이 타오를 수 있도록 불을 붙여 줄 때 능력 발휘가 가능하다. 그 유전자의 스위치를 켜 발현이 되게 하는 것이 곧 환경이다. 유전자가 전등이라면 환경은 스위치인 셈이다. 인간은 한편으로는 유전적인 소질에 의해, 또 다른 한편으로는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성장ㆍ발달하고 있다. 따라서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환경적 자극은 성숙한 인간이 되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영양분이다. 자신의 미래는 유전자뿐만 아니라 그 유전자를 끄집어내는 노력이 만드는 것임을 잊지 말자!

글 :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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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9-02-04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성격이 유전보다는 환경에 더 의존한다는 보고 역시 유전에 의해 결정된다는 보고만큼 많이 나와 있어서 아직도 계속 논란 중인 토픽이지요. 더구나 한때 미국에서 사람의 성격,성향이 유전적으로 결정된다는 것을, 어떤 특정 유전자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차별화하는 것에 대한 근거로 사용하는 등, 악용하는 근거가 됨에 따라 요즘은 또 이쪽 의견이 잠잠한 것 같기도 해요.

마노아 2009-02-04 15:21   좋아요 0 | URL
제시된 표본은 반대 사례도 얼마든지 있을 것 같아요. 한 부모의 자녀들도 똑같은 환경에서 성격이 전혀 다르게 나오기도 하지만, 그래도 저는 환경의 영향을 무시 못할 것 같아요. 사실 쌍둥이도 세대차이 나는 세상이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