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마노아 > 엽서 모으기

초등학생 시절에 언니들은 중학생 고등학생이었는데 엽서를 많이 사모았답니다. 

그걸 보고 자라서인지 중학교 들어가니 저도 학교 앞 문방구에서 자주 엽서를 사모았지요. 

제가 들어가면 아저씨가 엽서 새로 들어온 것 있다고 알려주시기도 했어요.  



세로 두번째 줄의 오성과 한음 시리즈는 코팅을 해서 구멍 뚫고 고리로 연결하기까지 했답니다. 한때는 책상 옆 벽에 붙어 있던 녀석들이지요. 약 20여 년 전에 말이에요. 어떤 엽서는 비닐에 싸여 있기도 하고, 저 녀석들을 뒤집어 보면 누군가에게 쓰고서 못 부친, 혹은 누군가에게서 받은 편지 글도 남아 있지요.  

저런 엽서가 상자 하나 가득 있으니 꽤 많아요. 몇 장인지는 세어보지 않았지만요. 

들여다 보면 당시 유행했던 게 뭐였는지도 나온답니다. 88년 달력도 있고, 89년도 땡칠이의 일기~도 있고, 

스누피 시리즈도 보이구요.  

그리고 단골 메뉴는 꽃과 악기가 함께 놓여 있는 풍경이에요. 제법 그림이 되거든요. 저는 특히 바이올린이 나오는 걸 좋아했답니다. 왠지 그럴싸 해 보여서요.  

가끔 엽서에 써져 있는 글귀가 너무 좋아서 일기장 한 귀퉁이에 옮겨 적기도 했었지요. 

그걸 내가 쓴 시인줄 알고 담임샘이 칭찬해주셔서 이실직고한 적도 있답니다.(네, 중1이었는데도 일기 검사가 버젓이 진행 중이었거든요ㅠ.ㅠ) 



홀로서기 엽서 시리즈는 모두 갖고 있었는데 이상하게 정수리 부분 엽서 한장이 안 보여요ㅠ.ㅠ 엽서가 너무 많아서 찾다가 포기, 한쪽이 비었답니다. 저렇게 늘어놓으니 좀 엽기적이군요. 안에 시가 담겨 있어요. 저걸 다 늘어놓으면 참 기분이 좋았답니다. 발레라는 게 여자 아이들의 '로망'이거든요.  

맨 위 다섯 장의 엽서도 제가 좋아했던 시리즈에요. 다른 엽서보다 좀 비싸긴 했지만 일러스트가 참 맘에 들었거든요. 이야기가 살아있을 것 같은 분위기의 그림이었어요. 모두 천사라고 부르곤 했지요.  

요새는 편지 쓰는 일이 참 드물어졌어요. 저는 중고샵에서 주문을 받으면 구매자 분께 엽서 한장씩 쓰긴 합니다.  

최근에 아주 정성들여 쓴 편지 글을 반은 까칠한 남성이 무려 '반품'을 접수시켜서 대략 버럭이었지만 말입니다. (그 양반이 일주일 째 저를 성질나게 만들고 있어요ㅠ.ㅠ) 

이십 대 때에는 누군가 외국에 나간다고 하면 그곳에서 한국에 있는 나에게 엽서 한장 써달라고 부탁하곤 했지요. 프라하에서 도착한 인상깊은 엽서는 참 소중했어요. 엽서 대신 편지를 쓰거나 엽서를 쓰는 대신 엽서를 사온 친구도 있었지요. 

요새는 우표 한 장이 얼마인지도 모를 만큼 손글씨로 편지를 쓰고 엽서를 부치는 일은 참 드물어졌어요.  

너무나 빨라져버린 문자와 이메일이 몇 배의 기능을 하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엽서를 한 장 두 장 사 모으면서 기뻐하던 소녀적 흔적이 제게 남아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여겨요.  

좀 더 시간이 흐르면 저 녀석들도 골동품같이 느껴질까요. 옛 기억과 추억과 유행마저도 보여주는 예쁜 친구들을, 덕분에 오랜만에 찾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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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09-02-10 0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우표 수집을 했었는데 이사를 다니다 다 잃어 버렸답니다. 그 아까운 것을 잃어 버리고 나니 정말 속상해서 엉엉 울었지요.^^ 엽서가 너무 이뻐요. 그 중에서 홀로서기 엽서를 훔쳐 오고 싶네요. 이쁜 엽서들을 보니 저도 이제부터 엽서 수집을 하고 싶어 지네요.^^; 스누피는 이곳에서 만화로 보고 있지요.~ㅎ

마노아 2009-02-10 10:21   좋아요 0 | URL
울 언니도 우표 수집 했었는데 어느 순간 그만두더라구요. 그런데 그때 모았던 우표 못 찾고 있어요. 역시나 무척 아까운 일이지요. 우표하면 '사랑의 학교'가 떠올라요. ^^
홀로서기 엽서 이쁘지요? 마무리 한 조각을 찾아야 하는데 대체 어디에 있는 건지ㅠ.ㅠ
스누피는 여전히 인기에요. 뮤지컬 찰리 브라운도 재밌었어요. ^^

꿈꾸는섬 2009-02-11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렴풋이 엽서를 사모으던 저도 생각이 나네요. 근데 그 엽서들 전 어디에 두었는지 생각조차 나지 않네요.ㅋㅋ
마노아님 홀로서기 엽서보니 나에게도 있었던 것 같은데 친정가면 찾아봐야겠어요.

마노아 2009-02-11 01:12   좋아요 0 | URL
꿈꾸는섬님의 홀로서기 엽서가 지금도 기다려 주었으면 좋겠어요. ^^

순오기 2009-02-11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나는 아나로그 종합편이 확실해요.
우표 모으던 책(앨범) 보관중~ 30년도 지나 민경이 수집 숙제로도 써 먹었어요.ㅋㅋㅋ

마노아 2009-02-11 01:38   좋아요 0 | URL
아날로그 대모님, 순오기님이에요. ^^
우표책까지! 아, 사진 보고 싶어요.^0^
 
네가 없는 낙원 14
사노 미오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오매불망 기다렸던 '네가 없는 낙원' 첫장 책 날개에 당분간 휴식에 들어간다는 작가님 글이 적혀 있다. 헉, 완결인가 설마? 하고 봤더니 완결은 아니고, 이 휴식이 얼마만큼의 휴식인지 몰라 읽기도 전에 잠시 근심을.... 

지난 번 이야기에서 야가미와 간쿠로가 굉장히 오해살 만한 상황에서 맞닥뜨렸었다. 여전히 자기 페이스를 잃지 않는 야가미. 순진한 간쿠로는 허둥지둥 횡설수설을 했지만 결국엔 제 할 말을 다 하긴 했다. 그래봤다 깨끗하게 KO패였지만. 이건 뭐 붙어봤자 게임아 안 됐다. 아무리 좋게 말해봤자 남의 여자 친구를 짝사랑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으니까. 그 마음의 참패를 인정하며 이사를 가지만, 토모에는 한달이 지나서야 알아차리는 둔탱이이고, 발렌타인데이 선물이라고 들고 온 초콜릿은 모두에게 돌린 단체 선물 같은 거였고, 여러모로 간쿠로 불쌍하다! 



야가미와 간쿠로가 신경전 벌일 때 암것도 모르고 답사 지역에서 꿈나래를 펼치던 토모에의 상상도. 토모에 답다. 이러니 '지구소녀'란 별명이 딱이다.  

겨우 두 달 뿐이었지만 유적 발굴 현장에서 일했던 경험이 생각난다. 난 아무래도 토모에 체질은 아니었나보다. ^^  

해가 바뀌어 성인식을 치르게 된 토모에와 야가미. 신년 인사나 하고서 머리를 자를 것이지, 기모노에 어울리지 않게 싹둑! 머리를 잘라버린 토모에. 그래도 어정쩡한 머리보다 토모에는 숏 컷이 잘 어울린다. 어느덧 성인이 되어버린 딸 아이를 바라보며 먼저 간 남편을 추억하는 엄마. 그 남편이 주고 간 추억과 시간의 선물은 너무 크고도 깊어서 엄마는 사진 한 자락에도 눈물을 쏟게 된다.



당신을 만나 진정 행복했노라는 엄마의 고백. 늘 사진 여행 다니느라 집에 별로 있어주지 못한 그 남자인데도, 그 짧은 시간의 힘이 남은 온 생을 지탱해줄 만큼 강렬했다. 그렇게 온 생을 다 바쳐도 후회없을 사랑을 하는 자, 진정 복 받은 거다. 

그리고 아마도, 그 운명은 토모에도 이어받지 않을까 싶다.  

야가미는 수영에 자신의 인생을 모두 걸었다. 끊임없이 준비하고 연습하고 절제하며 꿈을 향해 노력하는 야가미. 그 못지 않게 자신의 꿈과 이상을 향해 달려가는 토모에. 참으로 예쁘고 건강한 청춘이 아닐 수 없다. 심지어 연애마저도 심술날만큼 예쁘게 한다. 



토모에가 상상해 보는 야가미의 어린 시절. 저 시니컬한 표정은 어릴 때도 바뀌지 않았을 거다. 여전히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는 저 표정, 아유 깜찍하다! 

그나저나, 이번에 토모에가 큰 사고를 친다. 올림픽 대표 선수를 뽑는 중요 경기를 앞두고 선수에게 치명타를 입힌 것.  

더 이상은 얘기 못함...;;;; 

아무튼, 여기서 어른이 되어버린 두 사람을 제대로 만난다. 아, 야가미... 지난 밤 내가 잠을 설친 것은 전부 야가미 때문이다. 이런 남자가 현실에도 있다고 꼭 말해주기를! 

작품 속에서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한 야가미가 나오는데 그의 기록은 200미터에서 4위. 그것이 일본 신기록이었는데, 그 대회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던 박태환 선수가 새삼 더 멋져 보였다. 400미터 금메달은 말할 것도 없고.  



깨진 반지 대신 다시 반지를 맞추기로 한 두 사람. 반지를 보며 '경도'를 얘기하는 자연인 토모에. 아, 진정 사랑스럽구나! 

작가님이 얼마나 쉬실지 알 수가 없다. 이 작품도 일년에 한 번 나오고 있구만 얼마나 푹 쉬시려고..ㅠ.ㅠ 

아무튼, 건강 회복 하시고 다시 에너지 충전해서 '네가 없는 낙원' 완성해 주시기를! 진정, 완소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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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토요일에는 나의 절친 집에 다녀왔다. 용인 수지. 보통 집에서 버스 한 번을 타고 명동에서 내려서 광역버스로 갈아타는데, 늘 타던 곳에 버스 정류장이 사라진 것이다. 급 당황! 친구한테 전화를 하니 본인도 몰랐다 한다. 빨간 버스가 지나가긴 하는데 멈추진 않는다. 가는 길로 냅다 뛰었더니 한 블록 위에서 선다. 정류장을 이동시켰나보다. 안내표시라도 좀 해두지. 나같은 길치가 얼마나 놀랐는지...ㅜ.ㅜ 

2. 거의 7개월 만에 만난 친구와 수다 한 판. 밥솥에 밥을 앉힐 때 중국 다녀온 이야기를 막 했는데 마지막 날 라면까지 듣더니 친구가 갑자기 옷을 걸쳐 입는다.  

"나가서 먹자!" 

헉, 부담주려던 게 아니었어, 친구...;;;;; 

3. 우리가 워낙 오랜만에 만난 터라 두 달도 더 전에 지난 생일 선물을 챙겨 받았다.  친구야, 땡스!




선물 세트를 구입하고 사장님이 화장솜을 두 개 챙겨주시는데, 친구가 화장솜 말고 샘플로 달라고 했다. 그리하여 늘어난 득템들! 그리고 친구가 말한다. 기왕에 꺼냈으니 화장솜도 넣어달라고. 

오홋, 친구! 나는 그대에게 배웠네! 깍쟁이! 

김연아가 선전하는 라끄베르 용기가 싱그러움 그 자체였다. 나 20대예요~ 라고 광고하는 듯한 느낌! 

나오는 길에 화장품 모델 브로마이드를 챙겨가는데 친구는 소지섭 팬이다. 소지섭 사진을 챙기며 연아양 사진도 챙긴다고 챙겼는데 집에 가서 펼쳐보니 수애랑 서인영이다. 아, 연아양 지못미! 

4.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을 갖고 연아양 경기 재방송을 보면서 저녁 식사까지 하고 그리고 집에 돌아가려고 버스를 기다리는데, 갑자기 스윽 하고 나타난 친구의 신랑. 내 휴대폰을 내민다. 헉! 집에 두고 왔구나! 하마트면 수지까지 한 번 더 갈 뻔 했다.  

5. 돌아올 때 나의 계획은 조계사 앞에서 내려서 집까지 오는 버스를 갈아타는 거였는데 종로2가에서 조계사 방향으로 안 꺾어지고 다시 명동 쪽으로 돌아가는 것 아닌가! 아뿔싸! 광화문 쪽 공사 때문에 아예 노선이 바뀌었나보다. 씨이.. 방송이라도 해주지..ㅠ.ㅠ 의도치 않은 곳에서 내린 길치가 얼마나 당황을 했는지 니들은 모른다 이거지... 암튼 헤매다가 집에 무사히 귀환! 

6. 집에 와보니, 중국에서 사다 달라고 부탁받았던 육포가 뜯겨져 있는 거다. 허걱!  이런 일 있을까 봐 부러 치워놨건만..ㅠ.ㅠ

두 상자를 부탁받았고 추가로 두 상자를 더 사왔는데, 다녀온 다음날 식구들 반응이 별로여서 한 상자만 먹고 한 상자는 친구 집에 집들이 갈 때 가져가려고 했는데 나 없을 때 냉큼 뜯은 것이다. 문제는, 선물용 부탁받은 상자도 내용물을 뜯진 않았지만 겉상자는 뜯어놓은 것. 오, 갓! 당장 전화해서 이게 선물용인지 시식용인지 물어보니 다행히 시식용이란다. 아, 식은땀 주르륵.   

7. 낮에 친구로부터 문자가 왔다. 목요일에 돌잔치 강남에서 하면 올 수 있냐고.  

이번 주 목요일인줄 알고 가겠다고 문자 보내고 어디냐고 물었는데 답이 없다. 답답한 내가 먼저 전화 하니 돌잔치는 두 달 더 남았는데 아직 예약을 못하고 있는 중이라고 이실직고. 주말은 꽉 차서 예약을 할 수가 없단다. 하긴, 요샌 아기가 태어남과 동시에 돌잔치 예약한다는 소문을 듣긴 했다. 무서븐 잔치의 나라! 

그나저나 돌잔치를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서 말이다. 정장 입고 가야 하나? 에이, 설마...;;;;; 

8. 대중 목욕탕 값이 정초부터 4천원에서 4,500원으로 올랐다. 우리집 위쪽 목욕탕은 올랐는데, 아래쪽 목욕탕은 올랐다고 고시만 해놓고 실제로는 4천원 받는다. 난 사람 많은 데가 싫어서 아래쪽으로 가곤 했는데, 평일만 4천원을 받는 건지, 아님 4,500원을 내는 손님은 모른 척 그렇게 받는 건지 알 길이 없다. 아무튼 나는 줄곧 평일에 갔고 줄곧 여전히 4천원 내고 있는 중. 

목욕탕에 손님이 별로 없었다.(늘 그렇다. 어떻게 유지하나 싶다.) 할머니 한 분과 나만 있었는데 할머니 질문 날리신다. 

"아줌마! 아줌마들도 4천원 받아? 할머니는 4천원 받는데 할머니 할인이 없나벼. 아줌마랑 가격이 똑같아?" 

헉... 나, 아줌마 됐다. 지난 주 '학생' 소리에 급 방긋! 했는데 일주일 만에 주르륵!  

그런데 원래 노인분들은 더 할인을 받나? 새벽 할인은 들어봤지만...;;;; 

9. 지금 보니 서재 방문자 수가 20만을 넘었다. 숫자 hit에는 별 관심이 없는 나지만, 숫자가 예뻐 보인다.  

호호홋, 방문해 주신 모든 분들께 배꼽 인사! 

10. 익스플로러 8.0을 깔았다. 탭 창이 형광으로 번쩍인다. 그리고 프레임이 톤이 전반적으로 촌스럽다.ㅡ.ㅡ;;; 

디자인은 비스타만한 게 없지만 디자인이 전부인 그 녀석을 그리워하진 않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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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09 21: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2-09 22: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09-02-09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용인 수지가 교통이 좀 그렇죠? 친정이 수지여요 ^^ 서울에 사시다가 저 결혼하고 어머니 정년퇴직하시면서 용인 수지로 이사가셨죠.
명동은 저도 수지 갈 때 잘 이용하던 정류장인데 바뀌었나봐요?

마노아 2009-02-09 22:32   좋아요 0 | URL
전에 있던 정류장에서 롯데백화점 건너 편 명동 국민은행 앞으로 바뀌었어요.
수지는 워낙에 없는 게 없어서 비평준화 지역이란 걸 빼면 너무 편한 도시에요.
서울보다 더 번화한 것 같아요. ^^;;

Kitty 2009-02-10 0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20만 방문 축하드려요!! 마노아님은 인기쟁이! ^^
(돌잔치에는 정장 안입고 가도 됩니다 ㅎㅎㅎㅎ)

마노아 2009-02-10 10:21   좋아요 0 | URL
정장 아니어도 되는군요. 호홋, 축하와 정보 모두 감사해요~ 초기에 검색 로봇의 힘을 많이 빌어 달성한 숫자랍니다..;;;;

꿈꾸는섬 2009-02-11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구와의 수다 정말 좋죠.ㅋㅋ
마노아님 20만에 제가 일조를 했죠..ㅋㅋ축하해요^^ 나는 마노아님 팬^^

마노아 2009-02-11 01:13   좋아요 0 | URL
헤헷, 꿈꾸는섬님께 감사를~ 스트레스 해소엔 그저 수다가 최고예요!

순오기 2009-02-11 0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추천은 20만에~ ㅎㅎㅎ
마노아님은 저런 친구를 좀 본받아야 한다고욧!^^

마노아 2009-02-11 02:15   좋아요 0 | URL
응? 몇 번 친구요??? 친구 얘기가 절반인데...^^

BRINY 2009-02-11 1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친구들은 서로 생일 안챙긴 지 오래됐어요. 1년에 한번 만나기 힘든 친구들도 많구요. ㅠ.ㅠ 부러워요.

마노아 2009-02-11 22:36   좋아요 0 | URL
친한 친구들도 일년에 한 번씩 보기도 힘든 경우가 점점 많아지지요. 그래서 생일 핑계대고 한 차례씩 만나곤 해요. 그런데 서로 시집 가고 아이 낳고 살다 보면 그마저도 또 힘들어지더라구요. ㅜㅜ
 
나와 오페라 극장 신나는 음악 그림책 1
안드레아 호이어 글 그림, 유혜자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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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음악 그림책 시리즈 1권. 나는 뒤부터 거꾸로 읽은 셈인데 순서가 상관없으니 문제될 게 없다.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둔 어느 날, 할아버지와 함께 오페라를 보러 간 아이.
오페라 제목은 훔페르딩크가 작곡한 '헨젤과 그레텔'이다.
옷 보관대에 겉옷을 맡기고 프로그램을 사서 착석!
관현악단의 연주가 시작되고 막이 오른다.
헨젤과 그레텔의 이야기는 우리가 익히 아는 바로 그 이야기!

무대 위에 놓인 이상한 상자는 프롬프터.
무대에 선 배우가 대사나 동작을 잊어버렸을 때 상자 속에 숨어 있는 사람이 작은 소리로 알려준다.
가수들이 서는 무대에서는 프롬프터가 자막으로 나오는데, 오페라는 지금도 사람이 알려주는 것일까? 아니면 오페라도 이젠 사람 대신 자막이 깔리는 것일까???
프롬프터를 보니 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이 떠오른다.

무대 미술 일을 하셨던 할아버지 덕분에 무대 뒷편까지 구경할 수 있었던 행운의 아이!
조명이 있을 자리에서 무대를 내려다보는 기분이란 짜릿할 것 같다.
이 장면을 보니 오페라의 유령과 야반가성이 떠오르는구나!

제일 가보고 싶은 곳은 무대 의상이 걸려 있는 방. 아, 저런 게 멋져 보여서 연극반에 들고 싶었던 과거가 있었더랬지.
재작년에 아마데우스전을 갔더니 포토 존에서 그 시대 옷을 입고 사진도 찍을 수 있게 해줬는데 같이 간 친구는 호리호리 드레스 주고, 나는 남자 의상을 줬다는 슬픈 이야기...ㅠ.ㅠ

무대 배경을 그리는 미술실이다.
요즘엔 그림 그려서 배경으로 삼을 것 같진 않다. 영상 기술이 워낙 훌륭해서 말이다.
내가 초등학교 때 연극 시간에 배경 그림을 여러 장 준비해 놓고 미처 배경 바꿀 타이밍을 못 잡아서 한 배경으로 끝까지 연극 마쳤던 기억이 나는구나...ㅠ.ㅠ
이 책의 가장 부러운 점은 '할아버지와 함께'라는 것이다. 할아버지 아니라 할머니라도 마찬가지지만 조부모님이 손주와 함께 이런 문화적 에너지를 섭취하는 게 너무 멋지고 부럽게 느껴진다. 게다가 사실 우리나라에서 오페라는 좀 비싼 공연이지 않은가.
아무튼! 음악 그림책 시리즈는 정보를 즐겁게 전달해 주는 기능이 몹시 크다. 남자 아이들이 좋아할 스타일의 그림으로 보이는데, 내 눈에도 나쁘지 않다. 아, 오페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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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설 2009-02-09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시리즈 한 권 보고는 완전 반해서 다 사서 모으려고 작정중이에요. 요즘 그림책은 완전 자제중이긴 하지만..

마노아 2009-02-10 00:03   좋아요 0 | URL
이 시리즈가 중고샵에 곧잘 나오더라구요. 저도 거의 중고샵 통해서 구했답니다.^^
 
검은 땅에 핀 초록빛 꿈 삶과 사람이 아름다운 이야기 7
클레어 A. 니볼라 글.그림, 김정희 옮김 / 베틀북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이제 초등학교에 입학할 준비를 하고 있는 조카를 위해 언니는 위인전 읽히기에 열심이다.  

어저께 '숲 속에서'로 나를 감동시켰던 클레어 A. 니볼라의 글과 그림으로 케냐의 왕가리 마타이를 만났다. 



왕가리가 태어나서 자란 케냐는 초원이 넓게 펼쳐진 아름답고 평화로운 나라였다. 어린 마타이는 땔감을 모으기 위해서 여기저기 돌아다녔지만 무화과나무 가지는 줍지 않았다. 케냐에서는 무화과나무를 신성하게 여겨서 땅에 떨어진 가지라도 땔감으로 쓰지 않았던 것이다.  

땔감을 다 모으면 시내로 가서 물고기를 잡고 반짝이는 개구리 알을 모아 둥글게 원을 만들며 놀았다. 

(아, 서울 촌뜨기는 개구리 알이 반짝인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굉장히 작을 것 같은데 둥글게 원을 그렸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나???) 

 

(캠퍼스가 단정하고 정겹다. 수녀님들의 검은 옷자락이 신선하게 보인다. 건물과 풀밭의 색깔이 보색에 가까운 대비인데도 잘 어우러진다. 작가님이 색을 참 잘 쓰는 듯!) 

스무살이 되어 마타이는 미국에 있는 한 대학에 진학하게 되는데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사건이었다. 마타이는 생물학과 다른 학문들을 열심히 공부했다. 베네딕트 수도회에서 운영하는 대학이었는데 수녀님들은 마타이에게 이타적인 삶에 대한 가르침을 주셨다.  

자신이 배운 것을 고국을 위해 다시 쓰기로 결심하고 돌아온 마타이는 깜짝 놀라고 만다. 떠날 때의 케냐가 아니었던 것이다. 



온통 황폐해지고 가난해진 케냐의 충격적인 모습. 심지어 신성시하던 무화과나무까지도 모두 잘려 나가고 개울은 바싹 말랐고, 개구리도 개구리 알도 모두 사라져버렸다.  

굶주림은 병을 낳았고, 건강하지 못한 아이들에겐 건강하지 못한 삶이 악순환처럼 되돌아오고 있었다.  

여자와 아이들이 땔감을 찾아 한참을 걸어 다녀도 온통 사막처럼 변한 땅에서는 땔감을 구할 수가 없고, 남자들은 일자리를 찾아 멀리 떠나버렸다. 사람들에게서 웃음을, 미래를, 희망을 찾을 수가 없게 되었던 것. 

마타이는 팔을 걷어부친다. 당장 필요한 것. 지금 당장 해야만 하는 것, 미래를 바꿔 갈 그 행보란 바로 나무 심기였다. 



사람들을 불러모으고 설득하기 시작한다. 지쳐있던 사람들에게, 희망이라곤 도저히 찾지 못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나무가 하루 아침에 당장 자라는 식물도 아니고 눈앞에 보이지 않는 열매를 제시하며 그들을 설득시키는 일이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마타이는 시작했다. 그리고 노력했고, 마침내 사람들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여기서도 사람들의 치마와 무늬가 눈에 들어온다. 저마다 개성적이고 그 나름대로 멋진 패션 스타일. 가난한 사람들이라고 해서 꾀죄죄한 옷차림으로 묘사하지 않은 게 좋다.) 



마타이는 나무를 다치게 하지 않고 씨앗을 채취하는 법과 땅을 갈고 거름 만드는 법을 직접 보여주었다.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게 많이 도움이 되었나 보다.  

적어도 우리나라보다는 나무가 빨리 자랄 것 같다. (다행히도!) 

여자들은 손으로 땅에 구덩이를 팠고, 양동이로 물을 퍼내 머리에 얹고 날랐다.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마타이와 사람들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나무 심기에 도전한다.  




마침내 남자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책 속에서 묘사되진 않았지만 여자들이 나무를 심겠다고 했을 때 어쩐지 훼방꾼 노릇이나 하고 냉소적인 모습만 보여주지 않았을까 상상해 보았다. ;;;; 

더디긴 했지만 땅에는 변화가 생겼다. 나무에 열매가 맺혔던 것! 

사람들은 나무 한 그루를 베면 나무 두 그루를 심었고, 직접 키운 나무의 열매를 따먹고, 쑥쑥 잘 자라는 농작물도 키웠다. 

땅은 점차 기름져지고 사람들은 더욱 건강해졌다.  

남자들은 자기 아내와 어머니, 딸들이 해낸 일을 보며 존경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마타이는 학교에 가서 학생들에게 나무를 나누어 주고 나무 키우는 법을 설명했다. 

감옥도 가고 군대도 찾아가서 사람들을 설득했다.(케냐의 지도를 확인하세요!) 

   
 

여러분의 손에는 총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데는 총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온 나라에 바람도 불지 않고 물도 사라지고 있습니다. 

오른손에는 총을 쥐고, 왼손에는 나무를 드십시오. 

그래야 나라를 지키는 진정한 군인이 될 것입니다.

 
   

이렇게 시작된 마타이의 그린벨트 운동은 케냐뿐 아니라 아프리카 전역에 퍼졌고 30년이 넘게 나무와 나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며 계속되고 있다.  



"나무가 없으면, 땅은 살려 달라고, 옷을 입혀 달라고 애원합니다. 땅에 옷을 입혀 주어야 합니다. 땅은 초록색 옷을 입어야 합니다." 

그녀의 힘있는 외침이 결국 기적을 만들어 냈다. 무수한 사람들이 거기에 동참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결국 왕가리 마타이는 2004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개발 지상주의를 외치는 정부의 탄압도 받았지만 꿋꿋하게 맞서 싸운 그녀의 행보에 박수를 보낸다. (개발 만만세를 외치지 않는 정부를 꿈꾼다!) 

마지막으로 마타이의 노벨 평화상 수상 소감을 옮겨 본다.  

신은 지구를 창조할 때 가장 마지막으로 인간을 만들었습니다. 신은 알고 있었습니다.
인간을 맨 먼저 만들면, 화요일이나 수요일쯤 죽을 것임을.
월,화,수,목,금요일에 뭔가 만들어 놓지 않으면, 인간은 살 수가 없다는 것을 말입니다.
인간에게는 맑은 물, 깨끗한 공기, 땅이 주는 여러 가지 것들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인간은 지구의 마지막 날까지 다른 생명들과 조화롭게 살 의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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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09-02-11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너무 좋은 책이에요. 기회가 되면 봐야겠어요.^^

마노아 2009-02-11 01:13   좋아요 0 | URL
두루두루 권장할 책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