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붕어 2마리와 아빠를 바꾼 날
닐 게이먼 지음, 데이브 맥킨 그림, 윤진 옮김 / 소금창고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너무 재밌고 유쾌해서 깔깔웃으며 읽었다. 집에 계실 때에도 신문만 읽으며 얼굴조차 보여주지 않는 아빠. 내 아버지도 그러셨지만, 이런 아빠들이 너무도 많다. 취미라고는 신문과 뉴스밖에는 없는 것처럼 보이는 아빠들. 아이들은 심심할 수밖에 없다.


 

심심함에 몸부림 칠 때 친구 녀석이 어항 속에 담아서 들고 온 금붕어 두 마리! 

그야말로 눈이 반짝거리는 순간이다. 너무 재밌는 놀거리가 생겼는데, 갖고 있는 어떤 물건과도 바꾸지 않겠다고 한다. 이것도 대보고 저것도 대보고, 이러저러 모두 들이밀었지만 모두 거절 당하고 마는데... 

그리하여 마침내 비장의 카드를 내미니, 그것이 바로 '신문 읽는 아빠' 되시겠다.  

친구 녀석은 뜻밖에도 흔쾌히 아빠와 금붕어를 바꿨다.  





 처음엔 재밌었지만 슬슬 걱정 되기 시작. 엄마가 돌아오시면 혼이 날 게 분명하다. 동생 입을 막는다고 애써봤지만 무용지물! 결국 엄마한테 진탕 혼나고 아빠를 다시 찾아오기에 이르렀으니...... 

그런데 아빠를 찾는 과정이 쉽지가 않다.



  

 금붕어 판 녀석이 아빠를 다시 기타와 바꿔버린 것이다. 오, 갓! 그렇다면 기타 판 녀석을 찾아가면 될 것 같지만 그게 또 만만치 않다.

기타 판 녀석은 저 가면과, 그리고 가면 판 녀석은 저 뚱땡이 토끼와 차례로 아빠를 바꾼 것이다. 

아, 해는 저물고, 아빠 찾아오기란 무수한 땀과 시간과 노력을 요구하는구나! 그리하여 매번 바꿔치기 당한 아빠는 무엇을 하고 계실까???

 



토끼장에서 여전히 신문 읽고 계시는 중. 아, 신문을 외우고 계시는가 보다ㅠ.ㅠ 

도대체 금붕어 두 마리 값도 못하는 이 아빠를 어찌하면 좋을까나.  

저 아빠가 집에 돌아와도 여전히 신문만 보고 계신다에 200원 걸겠다! 

아무튼! 집에 돌아와서 엄마와 단단히 약속을 하는데, 약속을 하면서도 씨익 웃는 저 발칙한 아이! 

대체 어떤 약속과 어떤 반전이 있을까?  즐겁고 재미나고 그저 유쾌할 뿐이다. 

이 책은 필히 아빠들이 보아야 한단 말씀! 자매품으로 앤서니 브라운의 '돼지책' 추천하겠다.  

그나저나 표지의 아빠 얼굴에 들어찬 어항의 금붕어 두 마리가 꼭 눈의 역할을 하고 있다. 저런 아버지 되지 않게 모두들 미리미리 주의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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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09-02-12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재미있겠어요. 아빠를 팔다니......ㅋㅋ

마노아 2009-02-13 00:29   좋아요 0 | URL
뭐랄까, 굉장히 시원했어요. ㅋㅋㅋ

다락방 2009-02-12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ㄲ ㅑ~~ >.<

제가 이거 읽고 무지하게 좋아서 닐 게이먼 작품은 죄다 찾아 읽었다는 거 아니겠어요? 코랄린, 흑란, 트리스트란과 별공주 이베인, 멋진 징조들, 베오 울프까지. 후훗.
최근에 나온 작품들은 읽지 못했지만 아아, 닐 게이먼은 저의 완소작가예요. 완전 사랑해요. 후훗.
마노아님께서도 이 작품을 읽으셨다니. 제가 막 다 좋으네요!!


막 반전에 대해서 쓰고 싶어졌어요.

"하지만 나는 %$%$%#^&$$%&%^&$ 아무런 약속도 하지 않았다." 이런식의 문장이었죠. 후훗.

마노아 2009-02-13 00:30   좋아요 0 | URL
안 그래도 다락방님 페이퍼 다시 살펴보면서 찌찌뽕~ 했어요. 저도 다른 작품들도 찾아봐야겠어요. 급 호감모드를 계속 유지시켜야죠.
마지막 반전은 압권이었어요. 어찌나 사랑스럽던지요. ^^ㅎㅎㅎ
 

란제리 2권이 나왔다. 윙크에서 광고를 보긴 했는데 신간 코너에서 보니 더 반갑다.  

1권을 무지 재밌게 보았고, 2권부터의 내용은 윙크 연재물을 통해서 보았으니 2권은 중고샵을 노려야지. 불끈! 


내가 윙크를 다시 보기 시작한 그 편부터 연재 시작한 책이다. 

나로서는 처음 만나는 작가였는데 강렬한 그림이 인상적이다.  

표지의 저 녀석이 얼굴을 완전히 페이스 오프 해달라고 떼 쓴 그 녀석인가 보다. 얼굴을 못 바꾸면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했으니 제목과도 딱이다..;;;; 

성형외과를 배경으로 진행되는 줄거리가 꽤나 흥미로워서 줄곧 지켜보는 중! 

 

 이덕일의 세상을 바꾼 여인들. 

제목이 거창하다. 필시 '여인열전'의 개정판일 것이다.  

갖고 있는 책을 보니 20페이지 정도 더 늘어났다. 이 정도는 사진이나 편집으로 얼마든지 늘어날 수 있는 분량이다.  

예전엔 읽고 싶은 책이 없으면 용을 써서 구했는데 이덕일씨의 책은 워낙 금방 개정판이 나와서 애달아 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개인적으로 여인열전은 몹시 재밌게 읽었다. 이번에 책을 많이 정리했는데 이 책은 남겨두기로 결심했다. 추후 더 찾아볼 것 같아서. 그나저나 표지는 좀 별로다. 이전 버전이 더 깔끔한 듯! 

 

일본에서 흑집사 6권이 나왔을 때 한국에선 2권이 출간되어 있었다. 빠르게 따라 붙어 지금은 5권이 나왔는데, 그렇다면 일본에선 몇 권까지 나왔을까? 엄청 손이 빠른 작가인 듯 싶다.  

다른 작품도 병행하고 있더만...;;;  

게다가 애니까지 하고 있고. 휘유, 하여간 그 나라 만화 산업은 죽인다니까. 

 

 

그리고... 


여운학 씨 이름을 오랜만에 본다.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하시는구나. 

내가 좋아하는 보리 책 하나, 그리고 표지가 마음에 드는 동화 한 권. 

울 언니 찜 세 권이다.  

가운데 책이 젤루 맘에 든다. 

 


눈독 들이고 있는 필통이다. 내부가 무척 예쁜데 언니가 사준다고 했다. 만세! 난 옐로우가 땡긴다. 호호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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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을 그린 화가, 조지프 라이트 [제 875 호/2009-02-11]


근대 미술 작품들 중 과학적인 기법을 도입한 그림으로 사람들은 점묘법으로 그려진 조르주 쇠라의 그림 ‘그랑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를 꼽고, 과학 실험을 다룬 그림으로는 영국의 화가 조지프 라이트가 그린 ‘진공 펌프 실험’을 꼽는다. 18세기 중반에 그려진 이 그림은 당시의 시대적 분위기, 즉 ‘이성과 계몽의 시대’로 불렸던 18세기적 분위기를 잘 보여줄 뿐만 아니라 이때의 과학 실험이 어떻게 행해졌는지도 명확하게 알려준다.

그림 속에서 구현되는 실험은 ‘진공’이 어떠한 상태인지를 보여주는 실험이다. 그림을 보면, 중앙 상단에 있는 커다란 유리 공이 눈에 들어온다. 유리 공 속에는 하얀 앵무새가 들어 있다. 그림 왼편에 서 있는 과학자는 유리 공과 연결되어 있는 펌프를 통해 공 안에 들어 있는 공기를 빼내려고 하고 있다. 유리 공 안의 공기가 완전히 빠져나가고 진공 상태가 되면, 안에 들어 있는 새는 산소 부족으로 죽게 될 것이다. 그림 속 과학자가 보여줄 실험은 바로 이것이다. 오늘날의 상식으로는 당연한 일이지만, 이 그림이 그려졌던 18세기에 이 같은 실험은 마치 마술처럼 보였을 것이다. ‘산소’의 개념이 발견된 것은 1770년대였고 이 그림이 그려진 정확한 시점은 1768년이다.




테이블에는 여러 가지 과학 실험 도구들이 놓여 있는데 그중에서 물컵 옆에 있는 ‘마그데부르크 반구’가 눈에 띈다. 마그데부르크 반구는 1654년 독일의 게리케가 마그데부르크에서 한 진공 실험에서 쓰인 반구다. 게리케는 두 개의 반구를 꼭 맞추고 두 안의 공기를 빼내면 반구 안이 진공 상태가 되어 두 반구가 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증명해 보였다. 실험 당시 붙어 있는 두 개의 반구를 떼어내기 위해 16마리의 말이 동원되었다고 한다. 게리케가 독일 마그데부르크 시의 시장이었기 때문에 이 실험은 ‘마그데부르크의 반구’로 불리게 되었다. 조지프 라이트는 이 유명한 실험 기구를 그림 속에 포함시킴으로써 이 실험이 ‘진공’에 대한 것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있다.

진공에 대해 사람들이 정확하게 알게 된 것은 이 마그데부르크의 반구 실험부터다. 그러나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과학자들은 진공이라는 상태에 대해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고대 그리스에서 사용된 ‘물시계(clepsydra)’ 또는 ‘물도둑’이라고 불린 가느다란 대롱은 진공을 이용한 것이다. 물도둑은 일반 가정에서 국자 대용으로 쓰던 장치로 놋쇠 대롱 아래에 놋쇠 공이 붙어 있었고, 이 공 아래에 작은 구멍이 여러 개 뚫려 있었다. 이 물도둑을 물 안에 담그면 놋쇠 공 안에 물이 가득 차게 된다. 대롱의 끝을 엄지손가락으로 막은 후 물도둑을 꺼내면 놋쇠 공 안에 찬물은 흘러내리지 않는다. 이처럼 고대인들은 진공과 공기의 힘에 대해 정확하게 알지는 못했지만 진공의 힘을 일상생활에서 이용했던 것이다.

‘진공 펌프 실험’의 화면은 전체적으로 어둡다. 어둠 가운데 놓여 있는 램프에서 나오는 환한 빛이 과학자와 구경꾼들을 비추고 있다. 이 극적인 빛은 ‘과학의 힘’을 암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과학과 지식의 힘이 무지와 공포라는 어둠을 물리치고 모여든 사람들에게 올바른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는 일종의 암시다.

재미있는 사실은 ‘진공 펌프 실험’ 속에 그려진 과학자의 모습이 현대의 과학자라기보다는 연금술사나 마법사를 연상시킨다는 사실이다. 그림 속 과학자는 긴 머리에 가운을 입고 극적인 표정을 지으며 유리 공 위에 달려있는 밸브를 조절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벌어질 상황을 구경꾼들에게 설명하며 밸브를 잠가서 새를 죽도록 내버려둘지, 아니면 새를 살려줄지 묻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림 속 과학자처럼 18세기 과학자들의 반은 과학자, 반은 마법사 같은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저녁마다 부유한 가정들을 방문하며 과학 실험을 보여주었다. 이들의 과학 실험은 저녁 한나절의 여흥인 동시에, 아이들에게 과학적 지식을 알려주는 교육적인 효과도 있었다. ‘진공 펌프 실험’ 역시 이처럼 여염집에서 실시된 실험의 한 장면으로 보인다.

과학자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 아이와 어른들, 연인, 철학자 등은 제각기 흥분에 찬 모습으로 과학자의 실험을 지켜보고 있다. 두 자매는 새가 곧 죽게 될까봐 울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으며, 새장을 든 소년은 과연 이 새장이 쓸모없어질지 궁금해하며 새장을 끌어내리고 있다. 화면 왼편에 앉아있는 또 다른 소년은 실험에 완전히 빠져든 듯, 몸을 앞으로 구부리고 실험 결과를 지켜보는 모습이다. 화면 오른편의 나이 든 남자는 과학의 힘으로 하나의 생명을 죽일 수도 있다는 사실이 두려운 듯, 차마 시선을 유리 공에 주지 못하고 고개를 수그리고 있다.

18세기까지 화가들이 즐겨 그린 주제는 성경이나 고대 그리스 신화의 장면들, 또는 귀족이나 왕족의 초상화 등이었다. 서민들의 풍속화나 풍경화 등은 이때까지 고급 예술의 범주에 들어가지 못했다. 그러나 산업혁명이 시작되고 귀족이 아닌 상인, 자본가, 시민계급이 성장하면서 화가들 역시 더욱 일상적인 주제를 그림에 도입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그린 ‘일상’ 중에는 바로 이처럼 과학에 연관된 주제도 적지 않았다. 그때나 지금이나 과학과 일상은 뗄 수 없는 관계였던 것이다.

글 : 이식 박사(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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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1 19: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2-11 2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2-12 1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2-13 0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eppie 2009-02-12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는 사실은 ‘진공 펌프 실험’ 속에 그려진 과학자의 모습이 현대의 과학자라기보다는 연금술사나 마법사를 연상시킨다는 사실이다.
실제 최고의 물리학자이면서 진지한 연금술사였던 뉴턴의 스타일을 닮았다고 생각했습니다. :]

마노아 2009-02-13 00:29   좋아요 0 | URL
재밌는 설정이에요. '진지한 연금술사'라고 불리니까 뉴턴이 좀 더 좋아져요. ^^
 
곰인형의 행복 - 3~8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11
가브리엘 벵상 글.그림 / 보림 / 199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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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레스틴느 시리즈로 알게 된 가브리엘 벵상의 동화다.
어떤 책은 '가브리엘르'라고 써 있던데 이 책은 그냥 '가브리엘'이다.
벨기에 사람이던데 그 나라 발음은 어떤 게 맞는지 모르겠다.
책 정보 위에 그려진 쪽지다.
낡은 곰 인형을 좋은 가격에 산다고 하는 말.
우리가 흔히 만나는 사기성 짙은 전단지가 아니라 진정 곰인형을 사랑하기에 할 수 있는 말.
곧 이 책의 이야기이다.

이 책은 특이하게 서술 없이 모두 대사로만 되어 있다.
개울가에 버려진 곰 인형을 주워드는 할아버지.
집으로 데려가서 기꺼이 보살펴 주겠다고 한다.
그게 할아버지의 일이기도 하다.

할아버지 집에는 먼저 도착한 곰인형들이 잔뜩이다.
모두들 어딘가 불편한 모습이다.
팔다리가 없거나 목이 삐뚤어져 있거나,
여기저기 기운 흔적들.
그런데, 인형들의 이름들이 지극히 한국적이다.
번역 과정에서 한국 이름으로 바꾼 듯하다.
번역자의 고충이 있었겠지만, 외국 작품이 한국 이름 달고서 나오면 참 어색하고 좀 불편하게 느껴진다. 원어 그대로의 맛과 질감을 느낄 수가 없지 않은가.
한국 이름을 고수해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선입견인 듯!

버려진 곰인형들을 거두어서 치료(!)해 주고 포근한 잠자리를 제공해 주고,
그리고 놀아주기까지 한다.
이 인형들도 한때 누군가의 품에서 사랑받던 존재들이었는데,
내쳐지면서 받은 상처는 외상뿐 아니라 속 깊은 아픔까지 있을 것이다.
할아버지는 겉상처뿐 아니라 속상처도 함께 어루만져주고 그들과 공존한다.

돈을 들고 와서 인형을 사가겠다는 사람들이 있지만 할아버지는 팔 물건 없다고 거침없이 내몬다.
영화 워낭소리에 보면은 늙고 병들어서 거저 줘도 안 가져갈 것 같은 상태의 소를 할아버지가 500만원 줘야 팔겠다고 하는 대목이 나온다.
소를 사러 온 사람들은 웃어버리지만 할아버지는 진지하셨다.
무려 40년을 함께 동거동락한 그 소는 이미 가족이었던 것이다.
가브리엘이 그려낸 곰 인형을 사랑하는 할아버지도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장사꾼에게는 인형을 팔지 않지만 어린이들이 원한다면 얼마든지 곰인형을 내주는 할아버지.
그런데, 곰인형 말고 다른 인형도 취급하실까?
예를 들면 다리 한쪽 없는 병정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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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09-02-11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행복한 이야기네요.

마노아 2009-02-11 01:11   좋아요 0 | URL
곰인형처럼 우리도 행복해져요~

프레이야 2009-02-11 0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가브리엘 뱅상의 그림 너무너무 좋아요.
이 그림책은 첨 봐요. 우리집 작은딸 침대 머리맡엔 곰인형이 잔뜩 있죠.
아직도 그걸 양팔에 하나씩 안고 자요. 그날밤 간택 되는 건 순전히 아이맘이죠.
수호천사래요.^^
저에겐 작은딸래미가 곰인형이구요.

마노아 2009-02-11 01:37   좋아요 0 | URL
엄마의 곰인형은 딸래미. 아, 멋져요! 포근함 그 자체예요. ^^

순오기 2009-02-11 0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가브리엘 뱅상 짱이야요!

마노아 2009-02-11 01:37   좋아요 0 | URL
따뜻한 그림과 따듯한 이야기가 늘 멋져요. ^^

2009-02-11 1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2-11 11: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후애(厚愛) 2009-02-11 0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기와 그림을 보는데 제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야기와 그림속에 사람을 따뜻하게 만드는 마술이 걸려 있는 것 같아요.^^;

마노아 2009-02-11 11:54   좋아요 0 | URL
셀레스틴느 시리즈는 더 마음을 어루만진답니다. 크리스마스 때부터 알게 된 작가인데 너무 좋아요. 반했어요. ^^

니나 2009-02-11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인형 되게 좋아하는데 엄마가 몰래 몰래 버리고 있었던 거야요 (먼지 낀다고) 한마리씩, 슬쩍슬쩍 몰래몰래 ㅠ.ㅠ 그러다가 비오는 어느날 울 집 쓰레기통 앞에 자빠져 있던 킹콩인형!을 제가 발견! 그날 집에 가서 생난리난리 쳐서 (그때가 29살ㅋㅋ) 그 이후로는 인형들 못버리신다는... // 그래도 인형이 많이 줄었더라고요. 아까워라. 새로 사 모으기엔 나이가 좀 글코... ㅎㅎㅎ

마노아 2009-02-11 11:55   좋아요 0 | URL
저 초등학교 때 이사할 때마다 엄마가 인형들을 모조리 갖다 버렸어요. 지금도 집에 있던 곰인형들 거의 버려지고 없답니다ㅠ.ㅠ 정말 감시할 틈도 안 주고 은근슬쩍 갖다 버리더라구요ㅠ.ㅠ
니나님 콜렉션도 언제 인증샷 한 번~ ^^ㅎㅎㅎ
 
노란 풍선의 세계 여행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55
샤를로테 데마톤스 지음 / 마루벌 / 2005년 9월
평점 :
절판




 재밌는 책이다. 이렇게 글 없이 그림만 있는 책을 유독 좋아하기도 하지만, 이 책에는 글로서 설명할 수 있는 몇 배의 이야기를 그림 속에 모두 담았다. 빠르게 휙휙 넘어가선 묘미를 찾을 수 없다. 천천히 읽어야 한다. 찬찬히 그림들을 뜯어보며 어떤 이야기들이 숨어 있는지 찾아보자. 숨바꼭질하는 기분으로. 

노란 풍선이 둥둥 떠 있는 길가에 있는 집에서 파란 차가 출발한다. 손을 흔드는 가족들. 그리고 가로등 아래에 산책하는 사람과 개가 보인다. 뒷장에는 파란 차가 주유소에 들러서 기름을 넣고, 도로에는 경찰차가 지나가며 기린 두 마리를 싣고 가는 트럭이 보인다. 이 패턴은 어떤 장소로 가도 거의 반복된다. 이 사람들을 찾아내는 재미가 솔솔하다.



 이 책의 특징 중 하나는 한 공간에 여러 시간대의 상황이 함께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외계인이 지구를 내려다 보는 장면과 전투기가 하늘을 비행하는 장면, 그리고 천사들이 구름 위를 노니는 장면, 라이트 형제쯤 되어보이는 비행기 타는 사람이 보이고 우산 타고 내려오는 메리 포핀스, 풍선 기구 타고 내려오는 허풍선이 남작,도 얼마든지 같은 화면에 있다는 것이다.  

경찰차 앞에 줄무늬 죄수복을 입은 사람이 체포되고 있다. 저 죄수가 끝까지 나온다. 그리고 아랍 복장을 한 사람도. 그 앞으로 파란 차와 기린 실은 트럭 두 대가 지나가고 있다.



 전체 그림의 한 부분만 바짝 당겨서 찍었는데 사진이 저 모양이다ㅠ.ㅠ 

교통 사고가 났고 그 옆 감옥에선 죄수 한 명이 탈옥을 한다. 토마토를 실은 트럭이 전복되었는데 그 토마토를 훔쳐서 달아나는 아이, 한쪽 빌딩 위에선 배트맨이 하강할 준비를 하고 있다. 도둑 둘이 복면을 쓴 채 보따리 들고 튀고 있고, 어느 건물엔 불이 나서 사람들이 우왕좌왕하고 있다.(물론 불구경하는 사람도 있다!) 파란 차와 기린 실은 트럭도 여전히 있고, 한쪽 동물원에는 코끼리와 낙타가 보이고 우산 들고 서 있는 메리 포핀스도 여전히 보인다.



 시골로 가보았다. 기계로 농사짓는 사람들과 직접 밭가는 중세 사람들, 영주에게 충성하는 기사들도 보이고 풀장에서 노니는 아이들도 한 공간에 있다. 머리에 깃털 꽂은 아메리카 원주민과 보안관스런 녀석도 한 명 눈에 띈다. 노란 풍선은 유유히 다음 곳으로 이동을 한다. 이번엔 겨울 풍경이다!



왼쪽 모서리 끝에는 만리장성이, 그 오른쪽에는 티벳의 승려들이, 양탄자 타고 날아가는 알리바바도 보이고, 헬리콥터는 조난객을 구조해서 안전지대로 대피 중. 도망친 죄수는 유유히 스키를 타고 있다.  

화산은 쾅쾅 터지고 있고, 양들은 평화로이 풀을 뜯는다. 곰에게 좇기는 어느 사람도 보이고 자전거로 벼랑길을 달리는 모험가도 보인다. 파란 차와 노란 풍선, 아직도 눈에 잡히는가?
 



 사막과 초원을 지나 이번엔 바다다. 항공 모함과 바이킹 시절의 배, 유람선과 훌라 춤 추는 원주민을 다 함께 만날 수 있다. 뿐인가. 작아서 잘 눈에 안 띄지만 바다 한 가운데에 돌고래랑 노니는 인어공주도 있다. 삼지창을 든 저 하얀 머리 노인은 바다의 신 포세인돈? 

뗏목 타고 홀로 바다를 건너는 저 사람은 혹 로빈슨 크루소? 이 와중에도 태평하게 하늘을 나는 노란 풍선 하나. 자, 다음 장으로 넘아가 보자.




 이번엔 북극이다. 빙산이 둥둥 떠내려가고 있는 가운데 침몰하는 저 배는 타이타닉!, 이글루 옆에 이누이트 족이 보이고, 순록이 끄는 마차에 선물 싣고 계시는 산타 할아버지와 여전히 양탄자 타고 가는 아랍 사나이도 보인다. 줄무늬 죄수복 입은 저 탈옥수는 춥지도 않나, 여전히 단벌 신세일세. 북극 흰곰에게 쫓기는 한 무리의 사람들, 조심하세요! 한줄로 종종 걷는 펭귄 떼가 귀엽기 그지 없다.



 꾸불꾸불 강이 흐르는 저 깊은 정글. 타잔과 제인도 보이고 추락한 비행기에서 조난 신호를 보내는 사람들, 그리고 한쪽에선 개발 바람이 불어 나무를 모두 베어 없애고 있다. 숲을 헤매고 있는 죄수 양반, 절대 잡히진 않는다. 곳곳에 숨어 있는 유적지를 확인하는 것도 큰 재미.  또 다시 노란 풍선의 뒤를 따라가 보자.




해안가와 놀이공원을 지나 다시금 만난 깊은 숲 속. 사진이 제일 안습인데, 하얗게 나와 보이지 않는 저 곳에 마녀들이 불을 피워놓고 회의 중이다. 불이 켜진 집에는 드디어 집을 찾아온 죄수가 사랑하는 사람과 꼬옥 포옹하고 있고, 기린 두 마리도 트럭에서 내려 숲에서 잠을 청하고 있다. 백설공주를 만났을 법한 일곱 난장이들이 줄지어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헨젤과 그레텔은 숲에서 길을 잃었고, 유령이 나올 것 같은 성에는 진짜 유령과 박쥐가 둥둥 떠 있고, 가면 쓴 조로는 열심히 말을 달린다. 그럼에도 파란 차는 노란 풍선을 매달고 열심히 길을 달린다. 어디로 가고 있을까?
 



(또 다시 사진이 안습이다. 아, 형광등을 끄고 찍을 수도 없고..ㅠ.ㅠ) 

파란 차는 다시 집에 도착했다. 아랍 사람이 노란 풍선을 가로등 아래에서 들고 있고, 아침에 시작할 때와 반대 방향으로 개를 데리고 산책 나가는 사나이, 그리고 기린 두 마리 싣고 트럭은 여전히 갈 길을 간다.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간 죄수가 다시 잡히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노란 풍선은 또 다시 사연 담고 어느 멋진 세계를 유랑하고 다닐까.  

노란 풍선과 함께 한 모험이 가득한 세계 여행. 그 안에 자연이, 역사가, 사람이, 동물이, 온 세상이 담겨 있다.  

멋진 그림책이다. 반할 수 밖에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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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설 2009-02-10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궁금한게, 마노아님은 리뷰 올리는 그림책들 전부 구입하시는거예요?

마노아 2009-02-10 10:19   좋아요 0 | URL
대체로 구입하는 편이에요. 작년 1년 동안 중고샵 죽순이 노릇한 결과랍니다ㅠ.ㅠ

꿈꾸는섬 2009-02-11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저도 봤는데 정말 좋아요. 그림도 멋지고 내용도 좋구요. 아이들도 좋아라하죠.

마노아 2009-02-11 01:12   좋아요 0 | URL
이런 구성 신선하고 좋아요. 무척 마음에 드는 책이에요. ^^

순오기 2009-02-11 0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림 멋지네요.^^

마노아 2009-02-11 01:38   좋아요 0 | URL
완전 심봤다!였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