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O.S.T. (Original Studio Cast Recording) [2CD]
이언 길런 (Ian Gillan) 노래, 앤드류 로이드 웨버 (Andrew Lloyd We / 유니버설(Universal)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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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사기 전 여러 버전을 들어봤는데 71년 게 가장 좋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어 라이브 공연이 더 좋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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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15-08-28 18: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번에 풀린 음원이 네이버 뮤직에서 듣기만 가능하고 다운로드가 안되더라구요. 아쉬워요!

마노아 2015-08-29 12:57   좋아요 1 | URL
너무 비싸게 굴어요. 대체 왜 음반은 이리도 아니 나오는 걸까요. 음반으로, 하다 못해 다운되는 음원으로라도 풀어줘야지..ㅜ.ㅜ

2015-09-01 2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02 23: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모멸감 - 굴욕과 존엄의 감정사회학
김찬호 지음, 유주환 작곡 / 문학과지성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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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심심찮게 뉴스를 장식하는 기사 중 하나가 '보복운전'이다. 최진기 씨는 도로 위에 서면 확연하게 드러나는 '빈부격차'가 운전자의 심리를 더 극단으로 몰아가게 한다고 진단한 바가 있다. 선명하게 드러나는 차종의 차이에서 이미 모욕감을 받은 것일까? 그런 상대가 나를 제치고 가는 것에 욱하고, 나보다 못한 차를 모는 자가 '감히' 끼어들거나 하면 분노가 폭발하는 것일까?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쉽게 분노하고 쉽게 수치심을 느끼는 대한민국이다. 정작 부끄러워해야 할 대목은 따로 있는데, 물질적인 부분에서만 노골적으로 비교하고 열등감을 갖는 것은 아닌지?


모욕을 쉽게 주는 사회 못지않게 위험한 것이 모멸감을 쉽게 느끼는 마음이다. 그것은 또 다른 모멸감을 확대 재생산하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68쪽


낮은 자존감이 유리멘탈을 불러오는 것일까? 내가 아는 사람 중에 비슷한 성향을 보이는 두 사람이 있는데, 그들에게서 느끼는 가장 큰 불만 중 하나가 이들이 식당에 가면 종업원에게 지나치게 불친절하게 군다는 것이다. 굉장히 까칠하게 군달까? 내 생각엔 문제 삼을 만큼 상대방이 불친절했던 것도 아닌데 자긴 너무 기분 나쁘다며 틱틱 댄다. 차라리 조목조목 어떤 부분이 문제가 있다고 따지기라도 하면 낫겠는데 그러진 않으면서 자신의 불쾌함을 보란듯이 드러낸다. 같이 있는 내가 불편할 정도로. 내가 공통적으로 느낀 건 이들이 '돈 쓸 때' 그런다는 것이다. 평소 '을'로 살면서 느낀 부당함과 서러움을 돈 쓰면서 손님이 될 때 '갑' 행세를 한다고 느껴졌다. 이런 깨달음이 참 슬펐다. 


돈이 만악의 근원이라고 흔히들 말하지만, 그 본질이 사악한 것은 아니다. 역사의 긴 흐름에서 볼 때, 돈은 인간에게 자유를 증진시켜주었다. 문명의 탄생과 함께 출현해 1,2세기 전까지 세계 곳곳에 존재하던 노예는 자본주의 시대가 열리면서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노예를 대신해 임노동자들이 대거 도시에 등장했다. 노동자는 자유로운 계약에 의해 일을 할 뿐, 그 누구도 강제로 일을 시킬 수 없다. 이런 변화는 돈이 사회의 지배 원리가 되면서 가능했다. 그런 점에서 돈은 일정 정도의 진보성을 갖는다. 누구나 돈만 있으면 똑같은 대접을 받는 세상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예전에 귀족들만 누릴 수 있던 호사를 이제 돈만 있으면 누구나, 얼마든지 향유할 수 있다. -87쪽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제는 바로 그 돈 때문에 빈곤해지고 구속을 받는다. 금융자본의 막강한 힘과 지식 정보 중심의 산업구조 재편, 그리고 비민주적인 국가정책과 경제 시스템 속에서 빈부의 격차는 계속 벌어진다. 게다가 시장 원리가 사회질서를 대체하면서 점점 더 많은 것이 상품화된다. 이제 돈 없이는 할 수 없는 일들이 점점 늘어나고, 돈 벌기는 점점 어려워진다. 공급과잉과 노동의 종말이 급속도로 진행되는 가운데, 밥벌이를 하려면 돈을 쥐고 있는 사람이 시키는 일을 해야 한다. -87쪽


우리는 남들을 열등하게 만들면서 자신의 위신을 세우려 한다. 자기보다 못났다고 여겨지는 부류의 사람들과의 선 긋기를 통해 스스로의 잘남을 확인하려고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그 절대적인 기준이다. 경제의 수단으로 고안된 돈이 삶의 목적이 된다. 그 결과 삶 자체가 수단이 되어버린다. 사용설명서specification의 약자인 ‘스펙’이 경력 및 자격증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90쪽

 

가난은 불편한 것이지 불행한 것은 아니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런데 정말 단순히 불편한 것에서 그치던가? 


서울의 청계천이 그러했듯이, 산업화가 이루어지기 전에는 개천이 매우 더러웠고 그 주변에서 하층민들이 애옥살이하고 있었다. ‘개천에서 용 난다’는 비유는 그런 구체적인 공간 경험에서 나온 것이리라. 하지만 그런 표현을 계속 사용하다 보면, 은연중에 가난을 더러움으로 직결시키는 고정관념이 지속되기 마련이다. 경제적인 궁핍이 단순한 결핍이나 불편이 아니라, 인간 자체의 저열함으로 등식화되는 것이다. -170쪽


 자주 쓰는 표현인데 저렇게 생각해보지 못했다. 저자의 지적이 맞다. 그런데 그걸 인정하고서도 이젠 개천에서 아예 용이 나오질 않고 있다. 속담 자체를 수정해야 할 판이다.


타인의 시선은 스스로를 바라보는 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상처와 아픔에 관심을 집중하면서 그것으로 사람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마음의 습관은 상대방을 그 굴레에 가두어둔다. 그의 모든 성격과 행동을 트라우마와 결부시키면서 비정상의 부류에 묶어버린다. 그 결과 연민의 눈길은 수치심을 자극하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바라보는 자는 자신이 더 낫다는 우월감에 사로잡힌다. 일종의 권력관계가 성립하는 것이다. -197쪽


 자각을 하든 못하든 저런 우를 범하기 쉽다. 주의하고 경계해야 한다. 같은 선상에서 드라마 '프로듀사'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도 이것이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차태현과 자신을 좋아하는 김수현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공효진에게 막내 작가가 조언을 한다. 더 미안한 쪽을 버리라고. 동정으로는 관계를 지속시킬 수 없다. 그것은 건강한 관계가 아니다. 연인사이뿐 아니라 다른 관계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한국을 방문해서 노숙자를 찾은 얼 쇼리스 씨의 이 대목은 감동 그 자체다.


온갖 고통을 모질게 겪어왔고 하루하루 생계가 막막한 이들에게 안부나 위로 대신 다짜고짜 시를 좋아하느냐는 질문, 그것은 그분들의 삶에 대한 깊은 경외감과 신뢰가 없이는 나올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여성 노숙인과 미국의 남성 지식인 사이에는 엄청난 간극이 있다. 존재 조건에서 너무나 차이가 크다. 그런데 얼 쇼리스 씨는 그 거리를 뛰어넘어 시詩라는 ‘섬’을 찾으려 했다. 빵의 문제로 허덕이느라 잠시 잊고 있었던 장미 한 송이에 대한 소망을 클릭해주었다. -257쪽


쉽게 모멸감을 주고 쉽게 모멸감을 느끼는 사회를 살고 있다. 급격하게 자본주의를 받아들였고, 급격하게 받아들인 민주주의는 성장속도를 맞추지 못했다. 저자의 지적대로 '역지사지'를 뛰어넘어 '역지감지'가 필요한 때이다.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나자신이 먼저 건강한 멘탈을 가져야 한다. 이 책은 4월에 읽었는데 그 무렵에 나에게 '갑질'을 한 누군가로 인해 큰 모멸감을 느꼈더랬다. 책을 읽으며 마음을 다스리려고 애를 썼지만 며칠간 분노가 일었고, 그 후로는 상대방을 볼 때마다 그 감정이 되살아나서 마음이 활활 타오르기 일쑤였다. 그러다가 상대방이 분노조절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제대로 사과를 받은 것은 아니지만 몇 번에 걸쳐서 자신이 사실은 아픈 상태라는 것을 거듭 말하는 것을 보며 미움이 사라졌다. 그제서야 상대방에게 너그러워질 수 있었다. 


타인 위에 군림하지 않고 위엄을 누릴 수 있을까. 부드러우면서도 당당한 기품은 어디에서 우러나올까. 품격은 겉멋이 아니다. 예절은 단순한 고분고분함을 넘어선다. 자기에게 엄격하고 타인에게 너그러운 성품에서 격조 있는 삶이 가능하다. 높은 것에 사로잡혀 삶을 창조하기에 자기를 돌볼 줄 안다. 유일무이한 존재로서 자신을 자각하며 스스로 채워진 마음이 타인에게 스며들기에 품위 있는 관계가 형성된다. 그러나 위엄과 기품이 사회적 풍토로 자리 잡을 때, 모멸감의 악순환도 줄어든다. 그 길은 자존의 각성과 결단에서 열린다. -307쪽


모멸감의 악순환을 낳는 것은 사회구조적 문제가 분명히 있지만 개인도 할 수 있는 영역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앞서 제시한 사례처럼 식당 같은 곳에서 '손님은 왕이다'라는 생각은 제발 하지 말기를. 난 언니의 가게에서 8년 동안 일했던 경험이 있는지라 자영업의 고단함이 너무 크게 공감이 간다. 불친절한 사장이나 종업원이 말이 안 되는 것처럼 당신이 불친절한 손님이 되어야 할 이유도 없다. 안 그래도 피곤한 세상에서 제발 갑질들 하지 맙시다. 



이 책은 특이하게도 음반이 같이 들어 있다. 책의 주제에 맞게 '힐링'용 명상음악이 들어있지는 않다. 그런 뻔함을 깨버린 것도 참 신선하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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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사유의 장미 완전판 에피소드편 1
이케다 리요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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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사유의 장미가 무려 72년도 작품이란다. 세상에 그렇게 오래된 줄 몰랐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보다 일년 뒤에 나왔구나. (요새 나의 기준이 1971년ㅎㅎㅎ) 


40년 만에 작가님이 번외편을 내셨다. 에피소드1

네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시작 부분에 간단한 소개가 등장하는데, 그 소개가 내용의 전부라는 것..ㅎㅎㅎ



내용이 그닥 없다는 것보다 더 충격적인 건 그림이 너무 성의가 없다는 거였다. 

첫번째 그림은 오스칼이 11세이고 제로델은 한살 차이라고 했으니까 12세 아니면 10세인데, 둘 다 너무 노안...ㅡ.ㅡ;;;;

두번째는 오스칼의 아버지 자르제 장군인데 선이 몇 개 없다. 몇 획만에 그린 것이냐!

세번째는 심각한 상황에 웬 달걀귀신...ㅜ.ㅜ


모든 그림이 다 이런 건 아니었다. 괜찮은 컷도 몇 개 있다.



왼쪽 오스칼은 음... 예전 그림 같다.ㅋㅋㅋ

컬러가 들어간 귀부인은 곱다. 앙드레의 옛 여친도 예쁘게 나왔다. 정말 슬퍼하는 것처럼 보이고...


에피소드1이라는 사실이 나를 당황스럽게 한다. 2도 있다는 얘기일까? 베르사유의 장미 팬으로서 2가 나오면 안 사고는 못 견디겠지만, 설마 계속 이런 수준은 아니겠지? 내 기준으로는 별 셋의 작품인데, 원작에 대한 애정으로 별점 하나 추가했다. 이케다 리요코 작가님! 너무 거저 드시면 아니 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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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행복하자 2015-08-23 23: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좀 실망했습니다~^^

마노아 2015-08-24 22:17   좋아요 2 | URL
기대가 커서 실망도 더 큰가 봅니다. 아쉬워요.^^;;

살리미 2015-08-24 03: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베르사유의 장미... 학생때 유일하게 용돈 모아 한권씩 사서 보던 만화책이었는데... 40년 만에 번외편이 나왔군요~ 일단 반갑긴 하네요^^

마노아 2015-08-24 22:17   좋아요 2 | URL
그렇죠? 일단 이름값으로 한번은 보게 해요. 참 매력적인 이름들이었어요.^^

건조기후 2015-08-24 12: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말 오래되긴 했네요 만화가 나온 것도 제가 본 것도.. 오스칼 아버지는 선이 몇개 없어도 똑같이 생기긴 했는데요 ㅎㅎ 근데 앙드레 여자친구가 있었었구나.. 기억이 어쩜 이렇게 가물가물 ;;

마노아 2015-08-24 22:19   좋아요 2 | URL
앙드레 여친은 여기서만 나와요. 앙드레가 오스칼 집에 오기 전에 알고 지낸 친구의 이야기더라구요. 그야말로 에피소드용 여친이네요.^^
 

어제는 나의 뮤지컬 파트너와 함께 명성황후를 보러 갔다. 원래의 계획은 명성황후를 보고 예술의 전당에서 하고 있는 전시회를 하나 보는 거였다. 제나 할러웨이와 가우디전 중에서 먼저 끝나는 제나를 볼 생각이었는데 이틀 전에 마음이 바꼈다. 티몬에서 맨 오브 라만차 40% 할인하는 게 아닌가. 우린 둘다 류정한 배우를 아주 좋아하고 있었고, 언니는 집이 진주이기 때문에 라만차 보러 서울을 한번 더 오느니 하루에 두 탕 뛰자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명성황후 보고 바쁘게 신도림으로 이동해서 라만차를 보는 게 우리의 계획!


뮤지컬 명성황후는 사실 기대하지 않았다. 역사왜곡적 느낌이 강하다는 평을 들어왔고, 그녀가 비극적으로 죽었기 때문에 안쓰러움을 느낄 뿐, 역사적 평가는 엄연히 손을 들어줄 수 없으므로. 그래도 좋아하는 신영숙 배우가 주연을 맡아서 뭔가 우정의 느낌으로 보기로 했다. 그래서 우리 좌석은 B석. ㅎㅎㅎ


내 앞에는 모녀가 앉았는데 이 엄마가 자꾸 고개를 앞으로 빼는 것이다. 사실 4층은 고개 앞으로 내밀어도 무대가 보일 거리가 아니다. 우린 망원경 들고 갔으므로 멀어도 상관 없었지만 망원경 없이 4층은 그냥 노래만 들어야지 별 수 없다. 하여간 이 어머니가 자꾸 무대를 가리는 거다. 뮤지컬 공연장들이 하나같이 앞뒤 간격이 너무 좁아서 앞 사람이 등받이에서 머리를 떼는 순간 뒷사람은 시야를 가리게 된다. 시작할 때 내가 등받이에 붙여 앉아 달라고 사정을 설명했는데도 자꾸 앞으로 숙여서 화면의 1/3을 가려주신다. 아흐 동동다리...


그러다가 내가 신경이 쓰였는지 딸내미랑 자리를 바꿔앉았다. 근데 이 딸내미는 보다가 자꾸 일어서 버려서..ㅜ.ㅜ

그리고 애가 자꾸 질문함. 사실 뮤지컬 보기엔 애가 좀 어렸다. 초등 1학년이나 됐을까 싶은 나이.

중간에 문자가 와서 답장까지 한다. '저희가 지금 서울에 있어요. 블라블라블라...' 

그 환한 불빛에 좌우 상하에서 모두 아우성에 눈총을 주어도 끄떡도 않는다. 와, 최강 민폐모녀.

게다가 내 옆에 아저씨가 1막 시작부터 끝까지 부채질 파닥파닥... 좀 덥기는 했지만 그래도 어쩜 그래..ㅜ.ㅜ


작품도 별로였지만 관람 환경도 최악이었다. 우린 2막은 우리 뒷줄 빈좌석 가서 앉았다. 보통 앞으로 땡겨 앉으면 바로 직원들이 응징 들어오는데 뒤로 가서 그런가? 별 말이 없었다. ㅎㅎㅎ


명성황후가 살해됐을 때 순종은 22세였다. 그런데 순종 역할 배우는 열살도 안 된 어린 아이를 데려다 놓았다. 이 작품은 올해로 20년 된 장수 작품이다. 지난 20년 간 고증 측에도 못 끼는 이런 사소한 것 하나도 수정하지 않고 뭐했을까? 너무 게으른 것 아닌가? 




누군가의 후기를 보니 마지막 곡 '백성들이여 일어나라'가 이 작품의 전부라는 평을 썼던데 공감한다. ㅎㅎㅎ

신영숙 배우는 99년도에 이 작품에서 '손탁' 역할로 데뷔했다. 당시 명성황후 역할을 맡는 게 꿈이었다고 하는데 16년 만에 그 꿈을 이룬 것이다. 나는 신영숙 배우를 2002년 바람의 나라 때부터 봐왔는데 내 생각에 베스트는 모차르트 황금별과 레베카의 덴버스 부인이다. 더블 캐스팅 된 김소현과는 동갑인데 더 나이들어 보여서 살짝 안타깝다. 노래는 훨씬 잘하는 데 인지도가 그보다 낮은 것도 아쉽다. 









다음 뮤지컬을 위해서 이동해야 하는 우리는 커튼콜을 보지 못한 채 바로 지하철 역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신도림 역에서 바로 연결된 디큐브 아트센터로 이동. 푸드코트에서 밥 먹고 스벅에서 프라푸치노를 한잔씩 하기로 했는데, 우리가 탄 엘리베이터가 지하2층에서 안 서고 바로 지하5층으로 내려가는 게 아닌가. 엘리베이터 이상하다고 투덜거린 우리는 다시 지하2층으로 올라갔는데, 문 열리고 보니 우리가 탔던 곳이 보였다. 응?

우리가 지하1층에서 에스컬레이터 타고 내려온 걸 깜박하고 지하1층으로 착각한 것이다. 아, 덤앤더머가 따로 없네...;;;;


두번째 뮤지컬은 맨 오브 라만차. 라만차를 2012년에 류정한 거로, 2014년에 조승우 걸로, 이번에 다시 류정한 것으로 보게 되었다. 캐스팅은 류정한 돈키호테에 알돈자는 전미도, 산초는 김호영. 

김호영 배우는 모처럼 걸맞는 분위기였다. 2007년 바람의 나라에서 전년도에 조정석이 너무나 잘했던 호동왕자를 말아먹는 바람에 내게는 아웃이었던 배우였다. 게다가 이석준의 뮤지컬 이야기쇼에서 연속으로 출연했는데 너무 호들갑을 떨어서 역시나 애정전선에 들어오지 못했는데 까불까불하고 귀여운 산초에는 잘 맞았다. 역시 몸에 맞는 옷이 있는 법

사실 세번째 본 거니까, 내용도 다 알고 노래도 다 아는데, 새삼 감동일 것도 없건만 어이 없이 또 감동 먹고 말았다. 이룰 수 없는 꿈... 이 노래를 2012대선 정국에서 많이 들었다. 그때의 기분이 되살아나서 더 울컥했는지 모르겠다. 노란 포스터가 또 누군가를 연상시키기도... 


오늘은 2005년 초연 때의 류정한 라만차를 유튜브에서 찾아보았다. 우와, 십년 전 젊디 젊은 류돈키의 덜 잦아든 목소리가 눈에 띄었다. 확실히 지금이 더 노련한 목소리로 노련한 노래를 해내는구나. 귀족적인 목소리는 여전하지만!



커튼콜 기립박수까지 마치고 로비에서 사진도 다 찍고 거의 마지막에 우리가 내려왔는데, 엘리베이터가 지하1층에 안 서고 지하5층으로 내려가는 게 아닌가. 이 무슨 아까의 재탕! 엘리베이터가 나란히 세개였는데 두번째 탄 애도 지하1층으로는 안 간다. 세번째도 마찬가지. 겨우 지하3층까지 올라갔는데, 비상구 계단도 안 보인다. 결국 쉐라톤 호텔 쪽으로 건너가서 거기 엘리베이터로 지하철 역 방향으로 나갔다. 엘리베이터랑 궁합이 참 안 맞는 하루였다.ㅡ.ㅡ;;;



국내배우ost는 없고, 프로그램북은 품절, 폰케이스는 내폰이 최신형이 아니어서 맞는 게 없고, 아쉬운대로 냉장고자석 하나 사왔다. 디자인과 색깔이 참 예쁘다.


이 작품이 국내 무대에 오른지 십년이건만 국내배우들의 ost는 여전히 없다. 저작권 문제인가? 10년이 되도록 해결이 안 된?

수입 뮤지컬들은 오리지널이 더 좋을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는데, 막상 들어보면 우리나라 배우들이 부른 게 더 좋다고 느끼곤 한다. 오늘 여러 버전을 들어봤는데 내가 눈으로 직접 보고 온 배우들의 연기가 더 살아있는 것 같고 느낌도 더 좋다. 무엇보다도 '우리말'의 후광을 무엇으로 대체할까. 그런데 애석하게도 공연실황을 음반으로 만나기가 너무 힘들다. 제발 좀 만들어 달라달라달라!










오늘 뮤지컬지심에 푹 빠져서 예전 티켓북을 찾아보았다. 류배우님 공연을 열다섯 편 정도 본 것 같다. 생각보다 많진 않네. 초기에 갓스펠을 봤던데 하나도 생각이 안 난다.ㅠ.ㅠ 클로저 댄 에버는 기억이 나는데 말이다. 정한 오빠가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지저스를 했어도 참 좋았을 텐데... 소속사 없이 일을 하면서도 여전히 대형 뮤지컬에 주연을 꿰차는 것도 대단대단. 암튼 난 류지저스를 보고 싶다는 거지. 하지만 볼 수 없으니 은지저스한테 또 마음이 가는 거지... 은 지저스를 막공 때 한 번 더 봐도 되려나? 볼까? 그래도 될까? 좀 찔릴까? 아, 고민고민... 


빵! ▼

 

펑!


(대신...)



이번 주의 주제색은 블루!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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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5-08-23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에도 좌충우돌 마노아님 귀여우심ㅎㅎ 다음에는 류돈키를 봐야겠어요. 국내배우 ost가 안 나왔군요.

마노아 2015-08-24 00:57   좋아요 0 | URL
저의 좌충우돌 삽질이 지인에게도 번지는가 봅니다.^^
류돈키 조동키 모두 좋아요. 아우, 사랑입니다아!!!

프레이야 2015-08-23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앙 마노아님 모습, 오랜만이에요. 이뻐라. 노란색과 함께 이룰 수 없는 꿈, 그분 생각 납니다

마노아 2015-08-24 00:57   좋아요 0 | URL
노란색의 강렬함이 그리움을 더 보태네요. ㅠㅠㅠ

붉은돼지 2015-08-23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윽!!! (총 맞은 돼지 한 마리....^^;;;)

마노아 2015-08-24 00:58   좋아요 0 | URL
꺄아! 제가 쏜 게 맞습니까아? ^^ㅎㅎㅎ

바람돌이 2015-08-24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미모가 나날이 업그레이드 되시는듯.... 비결이 뭐에요??? ^^

마노아 2015-08-24 00:58   좋아요 0 | URL
비결은, 비결은, 비결은.... 어플입니다! (영업비밀을 발설했어요.>_<)

BRINY 2015-08-28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성황후는 정말이지....주연 신영숙과 김소현이 다 하는 거죠 뭐. 그 두 사람 믿고 보러가는 사람도 많을테구요. 근데 그게 다였습니다. 어찌나 구성이나 노래들이 올드하던지요.

라만차는 몇번을 봐도 마지막에 임파서블 드림 합창 장면에서는 늘 울컥하네요. 웃었다 울었다...

저도 류정한 배우는...분명 그때 42번가를 봤는데, 기억이 하나도 안남습니다. 그때만해도 그저 노래만 좀 잘하는 매력은 없는 배우였나봅니다. 엘리자벳도 OST CD 한곡 듣자마자 꺼버렸어요... 김준수가 딱 제가 상상하던 죽음이었거든요.

마노아 2015-08-29 12:56   좋아요 0 | URL
이런 컨텐츠로 20년을 버틴 게 놀라워요. 이래서 한국에선 천만 관객 영화가 많이 나오는 걸지도...ㅎㅎㅎ

라만차는 참 잘 만든 작품이지요? 다시 보고 다시 봐도 참 좋아요. 한 명의 배우가 여러 얼굴과 목소리를 연기하는 것도 큰 즐거움이고요.

류정한 배우를 애정하는데 모든 작품이 최적으로 좋진 않더라구요. 저는 엘리자벳은 박효신이 더 좋았고 레베카는 유준상이 더 좋았답니다. 모차르트는 박은태가, 지킬 앤 하이드는 류정한... 이렇게 회전하네요. 하하핫^^ㅎㅎㅎ
 

실컷 놀다가 개학식 날 굳은 맹세 하더니~~

 

이승환 6집 '첫날의 약속' 가사다.

만고불변의 진리 같다. 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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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15-08-18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게 노래 가사로군요. 마노아님 일기인 줄 알았습니다. 물론 저도 ㅋㅋ

마노아 2015-08-20 19:05   좋아요 0 | URL
고대로 제 얘기입니다. 울 조카들 얘기이기도 하고요.^^ㅋㅋㅋ
개학하자마자 폭풍스케줄. 아아아 벌써 피곤해요. 어쩜 좋아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