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오늘은 정말 너무 하네요
오늘만큼은 참을수가 없어요
빗소리마저 너무나 쳐량해서
흐르는 눈물 막을길이 없네요

이럴땐 영원한 잠속에
나를 가둬버리고 싶어요

나도 이러긴 싫죠
행복하고 싶고
그러고 싶지만
내게 남은거라곤 그저 지독한..

오늘 하루는 상처받기 싫어요
오늘만큼은 그럴수가 없어요
지친 내 영혼 결국 쉴곳이 없어
가을 낙엽과 함께 떨어지겠죠

이럴땐 영원한 잠속에 나를 가둬
버리고 싶어요

나도 이러긴 싫죠
행복하고 싶고 그러고 싶지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다는걸 알죠
웃어보고 싶고
그러고 싶지만
내게 남은거라곤
그저 지독한 쓸쓸함 뿐인걸요

나도 이런 내가 싫지만 

 

-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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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09-02-17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수 넬을 말하시나요?

마노아 2009-02-18 00:07   좋아요 0 | URL
맞아요. 가수 넬이요. 음색이 참 좋아요.

노이에자이트 2009-02-18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자보다 여자들이 더 좋아하더라구요.약간 애잔한 음색.

마노아 2009-02-18 22:35   좋아요 0 | URL
애잔하다는 느낌이 딱인 것 같아요. 남자들은 궁상맞아할 느낌이기도 하구요. 목소리가 쓸쓸해요.
 
길 아저씨 손 아저씨 우리 그림책 1
권정생 지음, 김용철 그림 / 국민서관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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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의 왼쪽 위쪽에 점자로 무언가 새겨져 있다. 책 제목이 아닐까? 플래쉬를 끄고서 찍었더니 회색으로 보인다. 아이보리 색 표지인 것을...;;;; 

표지를 열면 닫혀 있는 문이 열린다. 당장 문고리를 잡고 문을 열어버리고 싶게 만드는 문이다.  



 윗마을 길 아저씨는 다리가 불편했다. '아저씨'라고 부르기가 미안할 만큼 어린 인상이다.  

길 아저씨의 부모님이 계실 때는 잘 보살펴 주셔서 그런대로 살아갈 수 있었다.

 



 

 아랫마을 손 아저씨는 태어날 때부터 두 눈이 보이지 않는다. 손 아저씨 역시 다 자랄 때까지 부모님의 보살핌으로 살아왔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두 아저씨의 부모님이 모두 세상을 떠나시고, 길 아저씨와 손 아저씨는 홀로 남겨지게 되었다.



 두 다리를 쓸 수 없는 길 아저씨는 방 안에 꼼짝 않고 앉아서 울어버렸다. 막막하고 무섭고 두려웠을 것이다. 

아저씨의 그림자가 굽어져서 아저씨를 들여다 보는 듯하다.

 부모님이 하늘 나라에서 아저씨를 내려다 보았다면 몹시 마음이 아팠을 것이다. 눈에 밟혀서 어찌 눈을 감으셨을까. 

반면 눈은 불편해도 걸을 수는 있는 손 아저씨는 더듬더듬거리며 동냥을 나섰다. 이웃집 할머니로부터 길 아저씨 소식을 들은 손 아저씨는 할머니의 도움으로 길 아저씨의 집을 방문. 서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함께 힘을 모아 어려움을 이겨나가기로 결심!!!



 다리가 튼튼한 손 아저씨가 길 아저씨의 걸음이 되어주었고, 손 아저씨의 어두운 눈 대신 길 아저씨가 길잡이가 되어주었다.

 두 사람은 함께 동냥을 나섰고,



 함께 일했고, 함께 돈을 벌었다. 두 사람의 얼굴에 밝은 기운이 번져 있다.

 필시 이웃들도 그들의 눈과 발이 되어 많은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그렇게 봄이 가고, 여름이 가고, 가을이 가고, 겨울이 가고... 많은 세월이 흘렀다. 

두 사람은 남에게 기대지 않고도 살 수 있을 만큼 형편이 펴졌고,



 마침내 결혼에도 골인! 두 사람의 각시들이 몹시 예쁘다. 맨 앞에서 눈이 되어주는 각시, 맨 뒤에서 발이 되어주는 각시.

 나란히 집 짓고 여전히 의좋게, 예쁘게, 멋지게 살아가는 아저씨네들!




이야기를 마치며, 활짝 열린 저 문이 맞아준다. 마음의 문도 활짝 열릴 것만 같은 구도다.  

권정생 선생님의 글들은 대체로 어디서 들어봄직한 옛 이야기가 많다. 그래서 식상하거나 그래서 실망스러울 일은 없다. 익숙함 속에서 새로운 멋과 맛뿐 아니라 따뜻한(뜨거운이 아니라) 교훈과 감동을 늘 선사해 주시니까. 

김용철 작가님 그림인데 '훨훨 간다'로 두 분이 호흡을 맞추셨는데, 이번 그림도 글과 함께 잘 어우러져 독자를 즐겁게 한다.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함께 살아가는 두 사람의 마음씀이를 배워야 하겠다. 그 마음이 사무치는 오늘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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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09-02-17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따뜻해요.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며 산다는 것, 정말 필요하죠. 그 마음 저도 배우고 싶어요.

마노아 2009-02-17 01:44   좋아요 0 | URL
저런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이 아픈 세상에서 우리가 덜 상처받고 살 것 같아요. 설령 우리에게 부족한 부분이 없다 할지라도요.

bookJourney 2009-02-17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의 그림책도 훈훈(?)하겠지만, 그림책에 담긴 뜻을 전달하는 마노아님의 리뷰도 정말 따뜻하고 멋져요. 특히 활짝 열린 문과 그 해석이 그만 제 마음을 녹여버렸어요. 마노아님, 사랑해요~~~~ ^^*

마노아 2009-02-18 00:07   좋아요 0 | URL
헤엣, 저도 책세상님을 사랑한답니다. 부빗부빗(^^ )( ^^)
 
꼬부랑 할머니
권정생 글, 강우근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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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게 노래가 나올 수밖에 없는 꼬부랑 할머니~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고갯 길을~넘어가고 있네~

꼬부랑 나무에 올라가~
(끝까지 노래로 부르고 싶다만, 가사랑 안 맞아 떨어진다ㅠ.ㅠ)

꼬부랑 똥을 누니까!

꼬부랑 개가 와서 냉큼 먹다가~!

할머니한테 얻어맞고 꼬부랑 깨갱~!
할머니 똥 먹고 천 년 살까
할머니 똥 먹고 만 년 살까~

입으로 입으로 전해지던 전설을 책으로 옮기신 권정생 선생님의 친필 원고다.
글씨도 꼬부라져 있지만 연세 많으신 분의 글씨치고는 아주 반듯반듯하다.
(울 엄니 글씨는 못 알아보...;;;;)

큰 어른이 돌아가신 날 이 책을 보니, 선생님 생각이 더 짠하게 난다. 모두들 하늘에서 오손도손 모여서 얘기 나누시겠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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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펠슈틸츠헨 베틀북 그림책 17
폴 젤린스키 글 그림, 이지연 옮김 / 베틀북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 세상에서 가장 큰 여자 아이 안젤리카'를 그린 폴 오 젤린스키의 작품이다.  원작은 그림 형제의 것인데, 그림 형제도 당시 유행하던 이야기를 수집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까 참으로 오래된 이야기가 엮이고 엮이고 엮어서 지금 내 손에 있는 셈! 

주인공의 아버지는 가난한 방앗간 주인이다.  아름다운 딸을 가진 게 큰 자부심이었던 그는, 어느 날 성안으로 가던 길에 왕과 마주쳤는데, 왕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책임질 수 없는 거짓말을 하고 말았다.  

"제 딸아이는 물레로 짚을 자아서 황금 실을 뽑아 냅지요." 

왕의 귀가 솔깃해지는 순간이다. 무려 '황금' 실이 아닌가! 다음 수순은 정해져 있다. 왕은 그 딸을 보고 싶어 했고, 소녀로 하여금 짚으로 황금 실을 만들라고 명을 내린 것이다. 실패하면 죽이겠다는 엄포를 놓은 채! 



 입 잘못 놀린 아비를 둔 탓에 당장 내일이면 죽게 생긴 방앗간집 딸. 무섭고 두려운 마음에 울음을 터트리는데...(그전에 홧병이 날 것 같지만! 저 아버지 평상시에도 사고 좀 치셨을 분으로 보인다...-_-;;;;;)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면서 조그마한 남자가 들어왔다. 표정과 손놀림이 벌써 예사롭지 않은 이 사내는, 소녀 대신 짚으로 황금 실을 뽑아주는 대신 소녀의 목걸이를 가져간다.


  

이튿날, 진짜 황금 실을 본 왕은 기뻤지만, 그보다 욕심이 앞섰다. 전 날보다 더 많은 짚을 내준 채 다음 날 날이 밝을 때까지 모두 황금 실로 바꿔놓으라는 것! 소녀의 막막함은 컸지만 역시나 자그마한 사내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다. 이번에 내 건 거래품은 반지였다. 왕은 다음 날에도 더 큰 욕심을 앞세워 무지막지하게 많은 짚을 내준 채 황금 실을 요구했고, 이번에도 성공한다면 소녀를 아내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이번에도 쬐만한 사내가 나타났지만 더 이상 내줄 게 없었던 소녀는 장차 태어날 첫째 아이를 주겠다는 약속으로 거래를 성립시킨다. 그 덕분에 기어이 왕비가 되고 마는데......



 긴 옷자락이 옆페이지로 넘어가서 자그마한 아이가 옷자락을 잡고 있는 모습이 예쁘다. 왕은 으레 그렇듯이 잘 생기지도 않았고, 무엇보다도 부자 마누라에 욕심을 낸 처지인지라 도무지 매력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다. 그래 왕이랍시고, 저 남자한테 시집 가서 왕비는 과연 행복했는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남의 집 속 사정을 너무 알려고 들지 말자.(다친다!)



 아무튼 간에 한 해 지나 왕비는 잘생긴 사내아이를 낳았고, 이 무렵 거래의 당사자가 떡하니 등장하니, 반지의 제왕의 '스미골'다운 표정을 한 채 작은 남자가 등장했다.  

왕비는 아이를 내줄 수가 없어 서럽게 울었고, 작은 남자는 마음이 약해져서 다시 사흘의 말미를 준다. 사흘 안에 자신의 이름을 알아맞히면 아기를 데려가지 않겠노라고.  

이름을 절대로 들키지 않을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겠지만, 그래도 야박하게 바로 아이를 빼앗아 가지 않고 기회를 준 남자의 마음이 왕의 마음보다 훨씬 크다.  



 이틀 동안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다가 마침내 시녀를 시켜서 남자를 미행하게 만든 왕비. 산 깊은 곳으로 들어서는 시녀의 몸짓이 원근법을 쓰면서 독자에게로 다가오는데, 그림이 근사하다는 것을 이 장면에서 제대로 느끼게 한다.

작은 남자는 국자(!)에 올라타 활활 타오르는 불 주위를 돌면서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노래 부르면서 자기 이름을 그만 외쳐버렸던 것! 

그런데 이 시녀, 제법 똑똑하다. 저 어려운 단어의 이름을 까먹지도 않고 그대로 외어간다. 제 나라 말이니까 그런 것일까??
 



 마침내 남자의 이름을 맞추어서 아기를 지킬 수 있었던 왕비. 

분해서 국자 위에서 방방 뛰는 작은 남자의 표정이 너무 재밌어서 미안할 지경이다.  

마녀들은 빗자루를 타고 다니는데, 저 요정 비스무리하면서 제법 음지의 기운도 풍기는 사내는 국자를 타고 다닌다. 서양 풍습에는 자주 나오는 설정인 것일까? 어쩐지 자연스럽게 느껴져서 말이다.  

내가 참 좋아했던 슈퍼맨 시리즈 '로이스와 클락의 슈퍼맨'에서 악마의 습성을 가진 나쁜 요정이 시간을 12시에서 4시 사이로 멈춰넣는 마법을 걸어 사람들을 절망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은 에피소드가 있다. 마법을 풀려면 요정으로 하여금 자기 이름을 거꾸로 말하게 해야 했는데, 로이스와 클락이 지혜를 짜내어 사내로 하여금 자기 이름을 거꾸로 말하게 한다. 바로 '선물'을 이용한 거였는데, 선물을 보낸 사람을 무심코 읽던 그는 그 이름이 자기 이름을 거꾸로 뒤집어 놓은 것을 알고는 그림 속 저 사내처럼 분해서 방방 뛴다. 재밌는 이야기였지만 선물을 받고 해맑게 좋아하던 그의 (거의 유일한) 순수함을 이용한 것이 좀 미안하게 느껴졌다. 이 책을 보면서도 좀 비슷한 느낌이었다.  

전직 물레방앗간 따님이었던 왕비의 '약 오르지?' 표정도 제법 얄밉고 말이다.



아무튼 간에 왕비는 자신의 아이를 지킨다. 그런데 저 뒤에 멀뚱히 서 있는 남자는 설마......왕??? 

이 작품의 모든 사고의 시발점이 그 놈이렷다???!!! 

아이를 꼭 품은 엄마의 활짝 핀 미소가 만족스러움 그 자체다. 다시는 놓치지 않을 듯한 의지가 온 몸으로 보인다. 확실히 동양인과는 다른 얼굴의 윤곽이 그림에서 잘 표현된 듯하다. 옷이며 머리며 황금이 난무하는데, 전에 만든 황금 실로 지은 옷인가 보다. 하여간 혼수 겸 예단(???)을 끝내주게 들고서 시집 간 왕비님 되시겠다. 

이쯤해서 재밌는 남자의 이름 한 번 읽어보자! 

룸펠슈틸츠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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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2-16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홋~ 내가 전에 올렸던 '톰팃톳'과 같은 이야기네요.
나라마다 이름을 다르게 부른다고 책 뒤에 설명이 있었는데 또 다른 이름이 '룸펠슈틸츠헨'이었군요.^^
방방 뛰는 국자 위의 그 남자~ 표정이 재밌어요.ㅋㅋ

마노아 2009-02-16 22:21   좋아요 0 | URL
발음에 따라 여러 버전이 있을 것 같았어요.
톰팃톳도 발음하기 어려워요. ^^

새초롬너구리 2009-02-17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적 제가 읽은 책에는 왕비가 내기를 했다는데, 여기는 아빠군요.
룰필슈틸츠헨이란 공포영화도 있었는데, 그림이나 안데르센 동화는 가끔 바닥에 호러를 깔고 있지않나 싶어요. 이럴적에 읽으면서도 무서웠어요.

마노아 2009-02-18 00:06   좋아요 0 | URL
아아, 공포 영화도 있었단 말입니까? 저기서 작은 사내가 무시무시한 인물로 설정되었다면 충분히 호러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알고 보면 무시무시한 그림 동화들이 많잖아요. 정서적으로 많이 다른 것 같긴 해요.
 
세상에서 가장 큰 여자 아이 안젤리카 비룡소의 그림동화 70
폴 젤린스키 그림, 앤 이삭스 지음, 서애경 옮김 / 비룡소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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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젤리카 롱라이더가 세상에 태어난 날은 1815년 8월 1일. 갓 태어난 안젤리카는 엄마의 키보다 약간 더 클까 말까 했다고 한다. 아무리 동화라지만 저 아이가 엄마 뱃속에서 있었던 것을 생각하니 아찔하긴 하다. 엄마 아빠 얼굴 합한 것보다 더 큰 얼굴을 가진 아기. 이건 80세 노인의 얼굴로 태어난 벤자민 버튼 만큼이나 충격적인 이야기이다. 그렇지만 이들 부부는 태어난 딸 아이를 몹시 사랑했을 것이다. 아이가 이렇게 건강하게 자란 것을 보면 말이다.




테네시 주의 아버지들은 아기가 태어나면 아기 침대에 새 도끼 한 자루를 넣어주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설마 진짜 도끼일까? 장난감이 아니라? 아무튼 안젤리카의 아버지도 안젤리카용(!) 도끼를 넣어주셨고, 두 살밖에 안 된 안젤리카는 이 도끼로 아기 오두막을 한 채 지었다는 전설적인 이야기! 

안젤리카가 어엿한 처녀로 성장했을 때 이미 마을에서 안젤리카의 용감함을 따를 사람이 없었다. 물론, 그녀의 힘을 당해낼 장사도 없었다. 불이 나면 치마로 물을 담아 단숨에 불을 꺼뜨릴 수 있는 안젤리카. 만세를 부르는 일가족이 쬐그맣게 보인다.  

그녀가 손을 들면 하늘을 날으는 새떼와 손이 닿을 지경. 안젤리카가 어떻게 음식을 먹고 어디서 자고, 어떻게 싸는지....;;;;;까지는 고민하지 말자. 많이 알면 다친다!
 



 테네시 주에 나타난 몹쓸 곰 '벼락'. 녀석 때문에 겨울 양식을 다 거덜낸 사람들은 곰 사냥 대회를 개최한다. 성공하는 사람은 벼락의 집채만한 가죽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명예로운 사냥꾼이 될 수 있으니 앞을 다투어 너도 나도 다 참가 신청을 한다.  흥미롭지만 심드렁한 채 하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안젤리카. 구경꾼일까? 아니다. 엄연히 참가자다.



 모든 사냥꾼들이 전부 실패를 하고 마지막 주자는 안젤리카! 이때부터 벼락과의 좀처럼 나지 않은 승부 대결이 벌어진다. 안젤리카가 번쩍 들어 하늘로 날려버린 벼락은 하루 종일 떨어질 생각을 안 하고, 결국 참다 못한 안젤리카가 회오리바람을 잡아채 밧줄마냥 엮어 벼락을 다시 땅으로 끌어내린다.  

몇날 며칠을 엎치락 뒤치락, 서로 선방을 날리며 싸우는 안젤리카와 벼락. 두 사람 사이의 승부는 우리가 이미 예상 가능하다!



 안젤리카의 승리는 마을 사람 모두의 기쁨. 성대한 잔치가 벌어졌다. 벼락이 얼마나 컸던지 마을 사람들 모두 배불리 먹고도 남았다는 이야기! 그나저나 안젤리카의 수프를 맡은 아주머니의 얼굴이 고단해 보인다...;;;; 

안젤리카의 무릎은 자연산 청룡열차랄까. 그녀의 어깨에 올라가는 것은 고난도 등산이 되겠다.



이제 더 이상 벼락은 볼 수 없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안젤리카가 벼락을 하늘에 던졌을 때 한 무더기의 별에 부딪히면서 그 자리에 흔적을 남겼던 것. 그게 바로 '큰곰자리'다. 지금도 맑은 날 밤이면 하늘에서 벼락을 볼 수 있다나, 뭐라나! 

그림만 보아서는 큰곰자리의 별이 어느 것인지 못 찾겠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국자 모양의 일곱 개의 별은 '작은 곰 자리'던가? 그럼 큰 곰 자리는 북극성이던가? 아, 헷갈린다. 어릴 적에 별보고 놀면서 별자리 이야기도 많이 하고 놀았는데 이젠 까막득하구나.  

넉살 좋고 익살스런 안젤리카.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거인을 깨운 캐롤린다'가 떠올랐다. 왜 그럴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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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2-16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중고샵에 떳길래 담아 놓고 며칠 뒤에 봤더니 팔려나갔더군요.
혹시 마노아님이?ㅋㅋㅋ

마노아 2009-02-16 22:22   좋아요 0 | URL
언니가 산 책이에요. 언제 구매했는지 모르겠어요. 그 주범이 울 언니일지도 몰라요. ㅎㅎㅎ

꿈꾸는섬 2009-02-17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정말 재밌죠. 이 책 정말 좋아하는 책인데 너도 중고샵에서 담아놓았는데 팔렸더라구요.ㅎㅎ

마노아 2009-02-17 01:44   좋아요 0 | URL
꿈꾸는섬님도 설마 울 언니랑 경합을???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