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듭을 묶으며 사계절 그림책
테드 랜드 그림, 빌 마틴 주니어 외 글, 김장성 옮김 / 사계절 / 2003년 5월
평점 :
절판


언니가 강추라며 적극 밀어준 책이다.  대체 어떤 책이길래 그럴까, 잔뜩 기대를 품고 책을 펴들었다. 기대가 커서 실망이 커지면 안 되는데, 이 책은 기대 이상으로 내게 만족과 감동을 주었다. 어느 인디언 할아버지와 손자의 이야기를 들여다 보자.



또 얘기해 주세요, 할아버지.
제가 어떤 아이인지. 

                여러 번 했잖니, 아가야.
                너도 다 외웠겠다. 

그래도 할아버지 얘길 듣는 게 좋아요. 

                그럼 잘 들어라. 
                이번이 마지막이다. 

아뇨. 싫어요, 할아버지.
마지막이란 건 없어요.
약속해요,
저하고 약속해요. 

                약속 같은 건 안 한다.
                할애비는 널 사랑해.
                그게 약속보다 훨씬 낫지. 

저도 할아버질 사랑해요.
그러니까 또 얘기해 주세요,
제발요. 

첫장의 대사를 부러 모두 옮겨 보았다. 번역이 얼마나 매끄럽고 맛깔스럽고 또 잔잔한지 전해주고 싶어서.  

이 책은 내용도 훌륭하지만 번역이 정말로 기가 막히다. 외국 책이 아니라 한국 책을 읽는 것 같은 언어의 자연스러움과 만족감을 주고 있다.  

그림도 살펴 보자. 그믐 달이 떠 있는 어느 깊은 밤, 모닥불을 피워놓은 할아버지와 손자. 듣고 또 들어서 이미 다 알고 있고 외우기까지 한 이야기를 소년은 다시 또 청하고 있다. '마지막'이란 단어를 거부하는 손자. '약속'보다 '사랑'이 더 앞선다고 말해주는 할아버지. 그 사랑하는 할아버지가 전달해주는 소년이 이 땅에 태어난 얘기를 같이 들어보자.



소년이 태어나던 날은 거친 바람이 온통 불어닥치던 까만 밤이었다. 두 사람이 지금 어떤 끈을 갖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마디마디 매듭이 묶여 있다. 매듭의 정체는 무엇일까?  



아이가  태어날 즈음 할아버지는 골짜기를 말을 달려 할머니를 모셔온다. 할머니의 축복이 없이 아이가 태어나는 것을 막으려는 속셈! 얼마나 빨리 달리는지 쓰고 있던 모자가 바람에 날아가버렸다. 급 제동 거는 말발굽의 거친 파열음이 들리는 듯하다. 빛과 어둠을 제대로 사용한 그림 작가에게 경의를!



아이는 약하게 태어났다. 눈도 뜨지 못했다. 할아버지가 안고서 밖으로 나오자 커다랗고 푸른 말 두 마리가 달려왔다. 그리고는 아가를 내려다 보았다. 그 말들은 아가의 형제가 되어준다. 푸른 말들이 아기에게 살아갈 힘을 준 것이다. 

여기서 아가의 이름이 정해진다. '푸른 말의 힘' 이것이 바로 아가의 이름이다. 굳세고 튼튼한 이름. 아가가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어른들의 소망이 담겨 있다.  

아이는 성장하고 어둠의 산을 헤쳐나가는 걸 배운다.  

명 문장을 좀 더 옮겨보겠다. 

전 벌써 어둠의 산을 여러 개 헤쳐 지나왔어요. 

                    더 많은 산이 있단다, 아가야.
                    어둠의 산은 늘 우리 둘레에 있으니까.
                    산들은 시작도 없고......, 

끝도 없어요.
하지만 우리는 갑자기 두려움을 느낄 때 
그것들이 거기에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그래, 아가야.
                     운명 앞에서 우리가 두려울 때
                     어둠의 산은 그 앞에 서 있지. 

전 영원히 어둠 속에서 살아야만 하나요? 

                     그렇단다. 너는 눈앞에 
                     어둠의 장막을 드리우고 태어났지. 

하지만 눈으로 보는 것 말고도
보는 방법은 많이 있어요. 

                      그렇고 말고.
                      넌 어둠을 뚫고 보는 방법을 배우고 있어.
                      넌 할 수 있단다.
                      너에겐 푸른 말의 힘이 있으니까.



아이는 앞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아이는 오감으로 모든 것을 느끼고 만지고, 그려고 그려냈다. 아이의 얼굴에 드러난 환희의 표정. 푸른 색이 어떤 색인지 설명하는 할아버지의 표현을 들어보자. 그것을 받아들이는 아이의 감탄도 떠올려 보자. 이렇다. 

                      아가야, 넌 아침을 알고 있지? 

네, 전 아침을 느껴요.
아침은 밤의 장막을 걷어 내어요. 

                      넌 동이 트는 것도 알고 있어. 

그래요. 전 새들의 노랫소리로
동이 트는 걸 들어요. 

                      하늘 또한 알고 있지? 

네, 하늘은 제 얼굴을 어루만져요.
양털처럼 부드럽게......,
그리고 전 그 부드러움을 들이마시죠. 

                      푸른색이란 그 모든 것이란다.
                      푸른색은 봄날의 시작과 같은 느낌이지.
                      해 보렴...... 보도록 해 보렴, 아가야. 

푸른색? 푸름?
푸름은 아침...... 동터오름......
하늘...... 새들의 노래......
아! 보여요!
푸른색! 푸른색!
푸른색은 기쁨이에요.
느낄 수 있어요......
내 마음 속에서! 

푸른색은 기쁨이라고 한다. 아이의 저 표현은 이루말할 수 없을 만큼 근사하다! 할아버지가 푸른 색으로 인도하는 모습은 또 얼마나 멋지고 완벽한가. 저런 사람들에게는 앞을 못 보는 것이 결코 재앙이 될 수 없을 것 같다. 인디언의 문화와 그네들의 이야기는 낯선 문화를 가진 우리들로서는 늘 신비롭고 이질적인 느낌으로 다가오고 또 동시에 경외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문명을 초월한 어떤 영적인 울림 같은 것! 

푸른 말의 힘이란 이름을 가진 이 소년. 푸른 말과의 각별한 인연은 다시 이어진다. 그 푸른 말이 새끼를 낳은 것. 새끼의 이름도 소년 못지 않게 훌륭하다. 바로, '무지개' 

무지개 뜨는 날 태어난 이 망아지는 소년의 눈이 되어준다. 이 망아지를 타고서 소년은 거침 없이 달리고 어디든 갈 수 있었고 또한 자유로웠다.



'부족의 날' 열린 아이들 말 경주에서 앞을 보지 못하는 소년은 안장도 걸치지 않은 채 말 갈퀴를 잡고서 열심히 달린다. 푸른 말의 힘이 아이의 온 몸에서 뿜어지는 것을 온 사람들에게 증명해 보이면서. 

우승을 차지하진 못했지만 아이는 완주했다. 그리고 웃었다.  

어둠을 뚫고서 아이는 경주로의 모든 굽이를 볼 수 있었다. 무지개를 통해 느낀 것이다.  

그렇게, 아이는 '어둠의 산'을 가로질렀다.  할아버지의 축복의 인사를 옮겨보자. 

"넌 어둠과 경주해서 이겼다.
이제 넌 네 마음으로 볼 수 있단다.
너를 둘러싼 모든 것을 느낄 수 있단다.
네 용기가 네 앞길을 비출 것이다."



이야기를 마치며 할아버지는 끈에 매듭을 하나 추가하셨다. 저 끈에 새겨진 매듭이 바로 이야기의 숫자다. 끈이 매듭으로 가득 차면 아이의 마음 속에 이야기가 가득 찰 것이다. 그 이야기들이 아이의 마음에 새겨져 아이를 더 강하게, 굳세게, 용기 있게 만들어 줄 것이다. 할아버지가 보여준 사랑을 담아, 아이가 무지개와 함께 보낸 시간과 함께.  

언젠가 할아버지는 아이의 곁을 떠날 것이다. 그때에도 저 매듭은 남아 아이에게 할아버지의 존재를 느끼게 해줄 것이다. 추억이라는 결코 바꿀 수 없는, 셀 수도 없는 놀라운 가치와 함께. 또한 사랑을 담아....... 

앞을 보지 못하는 아이가 세상을 보는 따뜻한 시선을 보여주면서, 그 아이가 성장해 가는 통과의례를 또한 보여주면서, 할아버지의 따스한 사랑을 전해주는 이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나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더군다나 멋진 번역가를 알게 된 것도 몹시 만족스러운 일이다.  

이 책은 언니네 책이니 내 책으로 하나 더 주문해야겠다. 또 다시 두근거린다. 이 멋진 만남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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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2-19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언니네 책으로 보셨으면 지름신 부르지 마셔용~ㅎㅎ
이것도 보관함에 담고 차일피일 하다가 날려버린 중고도서였어요.^^
마노아샘 언니가 사갔나 봐~~~ㅋㅋㅋ

마노아 2009-02-19 01:40   좋아요 0 | URL
노려보다가 놓친 작품은 모두 울 언니를 의심해 보아용~ ^^ㅎㅎ
(울 언니는 저를 의심한답니다..;;;)

니나 2009-02-20 0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교회 어린이 도서관에서 읽어줬는데 너무 너무 좋더라고요. 차마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조아했드라는 말은 못할 뿐이고 ^-^

마노아 2009-02-20 13:04   좋아요 0 | URL
어른들도 동화에 흠뻑 빠질 뿐이고~
저 어제 데스 노트에 관한 얘길 쓰다가 '니아'를 '니나'라고 쓰고서 한참 머리를 갸웃거렸어요. 뒤늦게 깨닫고는 수정했답니다. ㅎㅎㅎ
 

http://nakohja.com/soul/?n

 

소울메이트를 찾아준다길래 본명으로 해봤더니 허걱스런 인물이 등장! 

닉네임으로 해보니 므훗한 인물이 등장하는구나! 

 

근데 소울메이트 말고 실물을 원한다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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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내 소울메이트라...
    from 만두의 추리 책방 2009-02-20 19:17 
    본명으로는 미키유천이 나왔다.  못 알아봤다. F4의 소이정이라는데 누구?  김범인가?  모르는 인물이다.  하지만 둘 다 잘생겼다.  므흣~
 
 
Mephistopheles 2009-02-18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본명으로 하니까..시베리아산 호랑이가 나왔다는....

마노아 2009-02-18 23:11   좋아요 0 | URL
사람 아닌 것도 나오는군요! 역시 남다른 메피스토님! 닉네임으로 해보세요. 뭔가 대단한 게 나올 것 같은.... (설마 엔젤?)

Mephistopheles 2009-02-18 23:14   좋아요 0 | URL
더 비참한게 나온다죠.

마노아 2009-02-19 00:04   좋아요 0 | URL
아, 비참의 끝이 궁금합니다!

Mephistopheles 2009-02-19 11:27   좋아요 0 | URL
그나마 영문으로 본명치니까...조인성이 나왔다는..으허허!

마노아 2009-02-19 15:18   좋아요 0 | URL
소울 메이트가 꼭 이성일 필욘 절대 없지요. 우리 인성이 잘 부탁해요!(응?)

마늘빵 2009-02-18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시영

마노아 2009-02-18 23:11   좋아요 0 | URL
오홋!

다락방 2009-02-18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본명으로 하니까 빅뱅의 대성이가 나와서 화들짝 놀랐어요. ㅎㅎ

Mephistopheles 2009-02-19 00:00   좋아요 0 | URL
날봐날봐 다락 날봐날봐 다락 날봐날봐 지금 당장 날 봐요오오~~

마노아 2009-02-19 00:05   좋아요 0 | URL
프하하하핫!!!ㅎㅎㅎㅎ 메피님 어째요.ㅋㅋㅋ
전 개그맨 어느 분이 나왔는데 화들짝 놀라서 창을 닫았어요..;;;

바람돌이 2009-02-19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본명으로 했더니 왜 소녀시대 서현이 나오는거예요. 난 소녀시대도 이름이랑 얼굴 아는건 윤아뿐인데...ㅠ.ㅠ
저도 남자가 갖고 싶어요. ㅠ.ㅠ

마노아 2009-02-19 00:05   좋아요 0 | URL
오옷, 여자가 나오면 어떤 기분일까요. 빈 총각은 나보다도 어린데..ㅎㅎㅎ

bookJourney 2009-02-19 00:11   좋아요 0 | URL
바람돌이님은 저보다 나아요.
전요, 실명으로 했더니 이상한 여자가 나오고, 닉네임으로 했더니 카라 리더 박규리가 나오네요.
옛날 닉네임으로 했더니 원더걸스 유빈 ... --;
그래도 근사한 남자가 한 번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 옛날 서재 주소로 했더니 마이클잭슨 --;;
그래도 혹시나 하면서 지금의 서재 주소로 했더니 ... '말 안해도 알겠지?'라며 푸른지붕집에 사시는 그분이 나오는데요 ... ㅠㅠ

마노아 2009-02-19 00:18   좋아요 0 | URL
아악, 정말 비참한 결과군요. 마지막 것은 정말 눈버렸어요. 서재 주소를 바꿔야 하지 않을까요, 쿨럭...;;;;

순오기 2009-02-19 01:00   좋아요 0 | URL
으헉~ 책세상님, 완전 악몽이군요~ㅎㅎㅎ

무해한모리군 2009-02-19 08:36   좋아요 0 | URL
책세상님 댓글 보고 시도 포기 ㅎㅎㅎ

비로그인 2009-02-19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카라 막내 구하라...큭

마노아 2009-02-19 00:50   좋아요 0 | URL
오호! 구하셨군요!

Kitty 2009-02-19 0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해봤는데 누군지 모르겠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한국 연예인을 전혀 몰라서 ㅠㅠ
저 사람은 누군가요?

마노아 2009-02-19 01:39   좋아요 0 | URL
저도 맨 처음에 나온 사람은 모르는 얼굴이었어요. 헌데 보는 순간 딱 '개그맨'이구나 감이 오더라구요^^
사진의 저 남자는 현빈이에요. 내 이름은 김삼순의 그 현빈이요~

라로 2009-02-19 0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전원주 아줌마가 나왓다는~.ㅎㅎㅎ
닉네임으로 했더니 손담비라는 사람이 나오더라구요~.ㅋ누군지 몰라 패스.
제 영어이름으로 했더니 소지섭!!마지막에 대박이죵~.ㅋㅋ

마노아 2009-02-19 02:12   좋아요 0 | URL
아악, 정말 삼세판이라니까요! 마지막에 왕 대박 건졌어요. 완전 부러워욧!(바로 현빈 버린다..;;;)

turnleft 2009-02-19 0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설명 : 연안면 오덕교 안내판
왠 다리 사진이 나오는건 뭘까요.. ㅠ_ㅠ

무해한모리군 2009-02-19 08:36   좋아요 0 | URL
그 다리 건너 그녀가 오나용?

마노아 2009-02-19 15:18   좋아요 0 | URL
아, 꿈보다 해석! 그나저나 무생물도 나오는군요ㅠ.ㅠ

이매지 2009-02-19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본명으로 했더니 강호동이 나오고,
닉네임으로 했더니 완성형 또라이가 나오는군요 ;;;;

마노아 2009-02-19 15:18   좋아요 0 | URL
아이디로 해보세요. 무조건 삼세번이에요!

이매지 2009-02-19 15:54   좋아요 0 | URL
아이디로 했더니 오바마가 나오네요 ㅎ
개중 젤 낫군요. ㅎ

마노아 2009-02-19 15:55   좋아요 0 | URL
전 사람들이 줄여서 부르는 '노아'로 해봤더니 김연아 양이 나오네요. 호호홋, 연아 양 나와 기뻐요. 오바마도 훌륭해요. ^^

실비 2009-02-19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본명으로 했떠니 두덕녀
닉넴으로 했떠니 박휘순 이 ;;;;;;;;;;;;;;;;;;;;;;;
갑자기 급 실망이.. 흑

마노아 2009-02-19 15:19   좋아요 0 | URL
두덕녀가 누군지 검색 들어갑니다ㅠ.ㅠ
박휘순은 그래도 연기파 배우~

새초롬너구리 2009-02-19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반기문 UN총장, 그리고 F4 프린스송 송우빈, 그리고.....어떤 까맣고 털적고 쪼고만데 야무진 까만 강아지. 하하하하하하, 맞다고 해야할지...

그나저나 현빈의 소울메이트를 찾아보니, 어린녀석이던데 그거 님인가요? =3=3=3

마노아 2009-02-19 15:19   좋아요 0 | URL
국제적인 소울메이트를 갖고 계시군요! 아, 현빈의 본명이 현빈이 아닌데... 그래도 그 어린 녀석이 저라면 좋겠어요.ㅎㅎㅎ

실비 2009-02-19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휘순이... 개그맨.. ㅎㅎㅎ
두덕녀 저도 첨 봤어요.ㅋㅋㅋ

마노아 2009-02-19 15:42   좋아요 0 | URL
방금 아이디로 한 번 더 해봤는데 '비폭력 간디 선생님' 뜨셨어요. 아, 급 부담스러워지는 거 있죠ㅠ.ㅠ

전호인 2009-02-19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본명으로 하니까 눈작은 개그맨이 나오고, 닉네임으로 하니까 두덕녀라고 눈이 약간 맛간 여인이 나와서 섬뜩했어염. ㅎㅎ

마노아 2009-02-19 18:15   좋아요 0 | URL
두덕녀가 사람 이름이 아니더라구요. 처음 들은 단어라서 막 찾아봤지 뭐예요. ^^

무스탕 2009-02-19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본명을 치니까 '엘비스 프레슬리'가 나오네요 +_+ 저 엘비스 좋아해요~~ >_<
'무스탕'이라고 한글로 치니 '한가인'이 나오는데 가인여사는 넘 이뻐서리 제가 감당이 안되는데... ㅎㅎ

마노아 2009-02-19 18:16   좋아요 0 | URL
아, 우리의 가인 양이 '여사'가 되었군요. 크흑... 그래도 그 아리따운 아이가 벌써 유부녀예요...ㅠㅠ

니나 2009-02-19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본명 치니까 마이클 잭슨 나온 사건!!! 오, 갓갓갓!!! 무서웠어요 ㅋㅋㅋ 그나마 니나를 치니까 조인성 나와서 놀란 가슴 진정했어요 ㅎㅎㅎ

마노아 2009-02-19 23:50   좋아요 0 | URL
아앗, 언제적 마이클 잭슨 사진이래요? 최근에 뉴스를 장식한 사진은 너무 호러였어요ㅠ.ㅠ 인성이로 눈 정화를...ㅜㅜ

물만두 2009-02-20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누군가 했더니 미키유천이랍니다^^:;;

마노아 2009-02-20 20:20   좋아요 0 | URL
미키유천의 얼굴이 생각 안 나서 물만두님 이름으로 제가 해봤지 뭡니까.ㅎㅎㅎ
제가 생각한 인물은 시아준수였어요...;;;;;

sj1091 2009-02-20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차에깔리기직전의개(하지만고양이)

마노아 2009-02-20 22:04   좋아요 0 | URL
아앗, 그런 엽기적인, 게다가 반전까지 있다니요!
 
슬럼독 밀리어네어 - Q & A
비카스 스와루프 지음, 강주헌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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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8세의 평범한 청년이었다.  웨이터로 일하고 있으며 교육이라곤 받아보지 못한, 그저 인도의 밑바닥 계층의 전형적인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의 평범할 것 같은 인생살이가, 또 그의 인생 역전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그는 퀴즈쇼에 출연했고 12개의 문제를 모두 맞추어 무려 십억 루피의 상금을 받기로 된 그런 놀라운 인물이었다.  사건은, 여기서 출발한다.

방송사는 발칵 뒤집혀졌다.  적어도 프로그램 시작하고 8개월은 되어야 본전을 다 회수하는데, 첫 출연자가 무려 10억 루피의 상금을 따냈으니 날벼락도 이런 날벼락이 없다.  불법 체포, 감금, 고문까지 자행하며 이 청년의 퀴즈쇼 우승을 무마시키려고 애쓰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았다.  뜻밖의 변호사가 등장하여 그를 보호하고 나섰으니 말이다.

여변호사는 주인공을 자기 집으로 데려가 쉬게 해준 뒤 차분히 이야기를 풀어나갈 것을 요구한다.  어떻게 그 모든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었는지... 미국의 수도는 워싱턴이라고 알고 있고 FBI도 모르고 닐 암스트롱을 들어본 적도 없지만, 12개의 문제를 모두 풀어낸 청년의 인생 여정이 그렇게 시작된다.

람 모하마드 토머스, 이게 그의 이름이었다.  출생에서 성장까지도 기구했던 그의 운명은 이름에서부터 이미 드러난다.  그의 이름에는 힌두교와 이슬람교, 그리고 크리스트교까지 세 개의 종교가 모두 담겨 있다.  그리고 그 이름의 흔적은 그의 삶에서 마주친 무수한 사건과 인물들과 무관하지 않다.  어려서는 티모시 신부로부터 보살핌을 받았고, 그 덕분에 영어를 익힐 수 있었다.  그의 절친한 친구 살림은 이슬람 교도이지만 그가 뿌리 내리고 사는 그곳 인도에선 힌두교도가 가장 많았다.

거의 2년 터울이었던 듯 하다.  티모시 신부의 죽음 이후 전전긍긍한 그가 정착했던 곳에서 머문 시간은.  인신매매범에게 속아 눈을 잃은 뒤 앵벌이에 팔려갈 뻔 했고(다행히 무사히 도망쳤고) 호주 출신 대사관의 집에서 집사 노릇도 했고, 왕년에 인기 있었던 여배우의 집에서 가정부 노릇도 했다.  힘껏 번 돈을 기차에서 강도에게 홀라당 털리고, 정당방위긴 했지만 그 강도를 죽여서 도망자의 신세가 되기도 했고, 정처없이 떠돌다가 타지마할에서 관광안내원이 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그 삶의 여정에서 마주친 사람들과의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놀랍게도 퀴즈쇼의 문제들과 맞아 떨어지면서 그는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었다.  퀴즈쇼 진행자 측의 술수로 위기도 여러 번 겪었지만 그는 기찬 운으로 그 장벽들을 모두 피해간다.  여기까지의 이야기도 충분히 재미있었다.  로또보다도 더 기막힌 그 우연과 행운과 운명도 독자는 즐겁게 바라볼 수 있지만, 그 이상의 가치를 찾게 되는 것은 주인공이 보여주는 삶의 기지와 재치, 그리고 정직한 노력의 자세에서였다.  그가 성장했고 또 무수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그곳 빈민촌들은, '짐승처럼 살다가 벌레처럼 죽어가는' 사람들의 집합소였다.  그가 사랑한 니타는 12살에 엄마 손에 사창가에 팔렸고, 그녀를 창녀로 만들고 놓아주지 않는 포주는 친 오라비였다.  오늘 굶어죽는 것보다 내일 에이즈에 걸리는 게 더 낫다고 당당히(!) 말을 하는, 고달프고 신산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었다. 

그러나, 거기에도 분명 인생이 있었고 교훈이 있었다. 자폐아 아들을 버리고서 그 아들이 광견병 걸린 개에 물려 죽어갈 때도 나몰라라 하는 무정한 모성을 보여주는가 하면, 늙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 아름답게 단장한 채 자살한 여배우가 죽은 뒤 한달 뒤에나 발견되어 가장 처참한 모습으로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모습, 아이들을 인신매매하던 자가 뜻밖의 농간으로 살인청부업자에게 당하는 모습 등등.

인도 사회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면서 모든 인간 군상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 삶의 모습들이 책 곳곳에 주인공의 삶과 맞물려 보여지고 있다.  그리고, 퀴즈쇼의 마지막 진행 부분에 가면 작가가 준비한 두 가지의 반전(?)과 맞닥뜨리게 된다.  아주 쇼킹한 반전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독자의 흥미를 더 돋우는 데에는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

작가는 인도의 외교관이라고 했으며 이 작품은 그의 첫 소설이라고 했다.  이미 그 정보를 알고서 읽은 탓인지 조금은 거칠은 듯한 구성도 눈에 띄지만, 전반적으로 신선했으며 발상이 재밌었고 독특했다.  가독성은 좀 떨어지지만 제목의 Q&A 글자 디자인이 참 예쁘고 개성적이다.  가벼운 재생지도 내 맘에 드는 조건 중 하나.  인도 문학을 접한 것은 거의 처음이지 싶다.  미처 만나지 못했던 반가운 만남을 더 찾아야겠다.  마음이 분주하여 읽는 데 오래 걸리긴 했지만 몹시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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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9-02-18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읽어보고 싶어져요. 보관함에 넣을게요, 마노아님.

마노아 2009-02-18 13:34   좋아요 0 | URL
영화도 곧 개봉한다던데, 거기에 맞춰서 개정판이 나온 것 같아요. 초판 제목은 그냥 'Q&A'였거든요. 진지하게 유쾌했어요. ^^
(참, 저는 오늘 서재 결혼시키기 주문했답니다. 다락방님 덕분이에요. ^^ )

stella.K 2009-02-18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인가 재작년에 읽은 책인데 겉표지가 많이 다르군요.
아무래도 영화화될 것을 의식한 것 같습니다.
영화로 나왔던데, 이책은 영화적인 색채가 짙어 오히려 영화로 보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빨리 봐야할텐데...

마노아 2009-02-18 13:34   좋아요 0 | URL
띠지를 벗기면 표지도 같지 않을까 상상했어요.
영화 개봉했나요? 예고편은 보았는데, 개봉하면 볼까 해요. 제 생각에도 영화로 만들면 더 뽀대가 날 것 같았어요. ^^

stella.K 2009-02-18 14:46   좋아요 0 | URL
헉, 아직인가요? 긁적 긁적;;

마노아 2009-02-18 15:04   좋아요 0 | URL
영화는 작년에 찍었고, 3월 개봉이네요. 한 달 가량 남았어요. ^^

비로그인 2009-02-18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단을 읽기전까지 실화인줄 알고 정말 놀랐어요.

마노아 2009-02-18 18:09   좋아요 0 | URL
저런 식의 조작과 납치 감금 고문은 있을 법하단 생각이 들어요...;;;

이매지 2009-02-19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누구한테 권해도 실패할 확률이 낮을 정도고 괜찮은 책이죠 :)
저도 영화는 아직 못 봤는데 조만간 보려구요 ㅎ

마노아 2009-02-19 21:28   좋아요 0 | URL
첫번째 작품으로 독자를 확 사로잡은 멋진 작가예요. 시간 여행자의 아내도 첫 작품이었느데 다음 작품을 마구마구 기다리고 있어요. 이 책은 영화가 3월 개봉인데, 시간 여행자의 아내는 작년에 찍어놓고 미국에서도 아직 개봉 전인 것 같아요ㅠ.ㅠ
 


독살계의 우두머리, 비소 [제 878 호/2009-02-18]


최근 온 국민을 경악하게 했던 끔찍한 연쇄살인범이 검거되었다. 이때 결정적인 증거는 용의자의 점퍼 소매에 묻어 있던 극미량의 혈흔이었다고 한다. 경찰이 이 혈흔을 DNA 분석한 결과 실종되었던 피해자의 혈흔과 일치했던 것이다. 당시 용의자는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에서 증거가 나오자 순순히 자백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완벽한 범죄는 없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사건이었다.

얼마 전에는 중국 왕실에서 일어난 독살 사건이 100년 만에 밝혀져서 화제가 되었다. 청나라 말에 변법자강 운동으로 개혁을 꿈꿨던 황제 광서제의 사인이 비소로 인한 독살로 규명되었고, 누가 황제를 독살했는지가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인민일보 자매지 경화시보는 광서제의 유해에서 g당 2,404㎍의 비소 성분이 검출되었다고 전했다. 정상인이 0.59㎍ 정도의 비소 수치를 나타내는 것에 비하면 엄청난 양의 비소가 검출된 셈이다.

광서제의 사인은 왜 100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밝혀진 걸까. 그건 아마도 비소가 가지고 있는 특성 때문일 것이다. 비소는 궁중에서 독살에 주로 사용되었던 비상(砒霜)의 주성분으로 한 번의 복용으로 갑자기 사망하는 일은 거의 없고 여러 번 복용을 거듭할수록 체내에 축적되어 죽게 된다. 광서제 역시 특별한 사인 없이 조금씩 체내에 축적되는 비소로 인해 서서히 죽어갔던 것으로 보인다.

19세기 후반 미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비소를 정력제라고 생각하고 복용했으며, 중국 화남 지방에서는 풍습에 따라 여자 아이가 태어나면 어릴 때부터 비소를 조금씩 먹였다. 비소에는 멜라닌 색소의 생성을 억제하고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성질이 있어서 오래 복용하면 얼굴이 창백해진다. 미용을 위해 비소를 택했던 것이다. 게다가 비소에는 중독성이 있어서 먹다가 중지하면 금단현상이 나타나 한번 먹기 시작하면 멈출 수가 없다. 이 비소중독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스스로 죽은 사람들도 많다.

비소가 오랫동안 독극물로 많이 사용된 것은 눈에 보이지 않게 죽어간다는 점 외에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비소는 쉽게 구할 수 있다. 철광석 채석장에서 계관석이라는 광석 표면에 자연발생하는 비소는 이미 8세기 중동의 연금술사가 채취 방법을 발견한 이후 로마시대부터 독극물로 사용되고 있었다. 게다가 비소는 냄새가 없고 맛이 거의 없는 하얀 가루라서 설탕이나 밀가루에 섞기가 쉽다.

이러한 이유로 비소는 독살에 많이 사용되어 살인사건이 의문사로 남는 경우가 많았으나, 1836년 영국의 제임스 마쉬가 개발한 마쉬 검출법으로 어느 정도 일단락되었다. 이 검출방법은 먼저 비소가 들어 있다고 생각하는 물질을 가는 관이 연결된 병에 넣고 황산과 아연을 넣은 다음 가는 관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밀봉한 후 가열한다. 그러면 가는 관을 따라서 비소가 거울 같은 물질로 보이는 특유의 현상이 나타나고, 관 끝을 빠져나온 가스도 불에 타면서 도자기로 만든 판 위에 비소가 거울처럼 보이는 현상을 만들어낸다. 이런 방법으로 그는 극미량의 비소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 검출방법의 발견으로 1836년 영국 왕립예술학교로부터 상을 받았다.

하지만 비소는 쥐약이나 파리끈끈이, 벽지용 인쇄잉크 등 일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기 때문에 비소를 이용한 살인은 끊이지 않았다. 당시 프랑스에서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비소를 팔지 못하도록 했고, 뒤이어 영국에서는 쥐약 및 기타 비소가 든 제품을 구입하는 사람의 이름을 명부에 기록하도록 규정했다. 그리고 비소의 흰 가루가 설탕이나 밀가루 등과 혼동되지 않도록 시커먼 그을음과 섞어서 사용하도록 했다.

비소에 대한 검출방법이 용이해지고 국가에서 규제도 심해지자, 독살을 계획하는 사람들은 다른 독극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스트리크닌은 먹자마자 증상이 즉시 나타나는 극약으로 이 물질을 사용한 독살자는 굉장히 악랄하다고 평가된다. 스트리크닌은 피해자에게 심한 고통을 주는데 중추 신경을 건드려 근육 경련과 호흡곤란을 일으킨다. 얼굴에는 피가 몰려서 검붉게 변하고, 입이 비웃는 듯한 표정처럼 바깥쪽으로 올라간다. 누워 있을 경우 머리와 발뒤꿈치만 바닥에 닿아 있는, 이른바 의학용어에서 활 모양이라고 하는 상태로 몸이 휘어진다.

이와 다르게 아코닛이나 니코틴, 모르핀, 히오신 등의 알칼로이드 독극물은 증상을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동공을 확대시키기 위해 안과의 치료에서 사용되는 히오신은 히오스라는 식물에서 채취하는 약품으로 신경중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멀미약이나 불안 완화제로 미량이 사용된다. 그러나 많은 약을 사용하면 판단력을 흐리게 하여 자백제로 사용되기도 한다.

독살은 보통 궁중에서 권력 다툼을 할 때 또는 부부관계에서 치정에 얽힌 복수를 할 때 많이 사용되지만, 단지 다른 사람의 관심을 얻기 위해 살인을 한 범죄자들도 있다. 미국 텍사스 샌안토니오의 소아과 간호사 제닌 존스는 석시닐콜린이라는 약물을 사용하여 갓난아기 30명 이상을 독살했다. 그녀는 이 독극물을 아기들에게 주사하고 죽기 직전의 상태로 만들어 놓은 다음 다시 살려내는 것에 쾌락을 느꼈다고 한다. 석시닐콜린은 근육이완제 및 마취제로 사용되는 약물로 과다하게 사용할 경우 근육을 이완하고 마취시켜 호흡 곤란을 일으킨다. 1984년 그녀는 살인죄에 대한 선고를 받았다. 그녀가 범죄를 저지른 이유는 문하우젠 증후군이라는 허위성 장애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문하우젠 증후군은 타인의 주의를 끌려고 아이를 아프게 하는 정신질환을 뜻한다.

살인의 이유가 세상에 대한 불만 때문이건 자신의 억울함에 대한 복수 때문이건 간에 사람을 죽인다는 것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 인간이 서로 존중하고 보호할 때야말로 인간의 존엄성이 더욱더 빛을 발하게 되는 것이다.

글 : 이상화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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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09-02-18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아과 간호사 제닌 존스 사건은 처음 듣는 이야기에요. 아기 30명이나 독살을 하다니 믿기지가 않아요. 아무 죄도 없는 갓난아기들을 죽이고 살리는 것에 쾌락을 느끼다니 정말 싸이코 패스네요. 이곳이나 우리나라나 요즘 살인사건이 많이 일어나서 정말 큰 걱정이에요. 죽어간 사람들은 얼마나 억울할까요. 비소는 사람을 서서히 죽이는 무서운 독이군요. 조선시대때도 비소를 사용했을까요? 갑자기 의문이 들어서요.

마노아 2009-02-18 13:06   좋아요 0 | URL
60억 인구 수만큼이나 다양한 사람들이 이 땅에 있어요. 그만큼 미친 년놈들도 허다하구요.
연쇄살인범에게 돌아가신 이모가 있는지라, 기사 나올 때마다 더 착잡해요ㅠ.ㅠ
비소는 조선 시대 때도 많이 사용했을 것 같아요. 사극에도 곧잘 나오는 소재이기도 하구요.
사람 쉽게 죽지 않기도 하지만, 죽이려 들면 또 너무 쉽게 죽일 수 잇는 것 같아요. 어휴...

Mephistopheles 2009-02-18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윤발이 주연했던 "황후화"에서도 왕이 왕비에게 끊임없이 약을 먹이던데..아마도 그것이 비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서서히 말라죽이는...^^

마노아 2009-02-18 20:14   좋아요 0 | URL
아아, 그럴 가능성이 농후하군요! 영화는 못 봤지만 그런 장면이 있단 얘길 들었어요. ^^
 
냄새차가 나가신다! 꼬마 그림책방 2
짐 맥뮐란 그림, 케이트 맥뮐란 글, 조은수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3년 12월
절판


내가 누구게?!
씩씩하게 등장하는 냄새차!
모두가 잠든 밤 그가 하는 일은 무엇일까?

바로 쓰레기를 먹어 치우는 일!
쓰레기를 먹는다고 인상을 찡그리면 안 돼.
그가 하는 일은 아주 중요하거든.
배 터지게 먹으면, 이제 그만!

더 이상은 안 돼!
그렇다면 먹은 것들을 소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하지!
꾹꾹 납작하게 눌러서 짜부시키기!
영화 월E를 보았다면 아주 이해가 잘 될 거야.
꼭 그렇게 만드는 거라고. 고철 대신 쓰레기지만...

녀석이 먹어치우는 쓰레기는 엄청 다양해.
시큼털큼 사과 고갱이, 미끄덩 바나나 껍질, 바스락 사탕 껍질,
풓 똥 묻은 기저귀, 빠지직 달걀 껍데기, 아자작 생선 대가리, 질겅질겅 씹다만 껌!

물컹물컹 썩은 순무, 고린내 나는 운동화, 쭈글납작 다 쓴 치약,
얼룩덜룩 낡은 팬티, 풀썩풀썩 먼지 봉투!

얼마든지 더 많은 목록을 채워볼 수 있겠지?
근데 이 차는 분리수거는 제대로 안 하고 있나보다. 그게 좀 흠이네!

냄새 난다고 얼굴 찌푸리는 사람들을 향해 녀석의 으름장이 쏟아진다.
"내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저 득의양양한 표정을 보시라! 거칠 것도 없고 두려울 것도 없고 망설임도 없는 강렬한 카리스마!

보시라. 녀석이 없으면 우리는 쓰레기와 동거동락 해야 한다는 사실.
저기 그득그득한 것이 사람이 아니라 쓰레기란다.
혹시 이런 집에서 살고 있는 건 아니겠지???

자, 날마다 부지런을 떨며 요령 없이 일하는 녀석의 진짜 이름은 바로!
쓰레기차!! 그게 바로 나라구. 알아 모셔!라는 듯한 녀석의 눈빛.
아으, 강렬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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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09-02-17 0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연 쓰레기차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생각만 해도 끔찍해요.^^ 쓰레기차와 아저씨들한테 감사하는 마음을 항상 가져야 겠어요.^^;(쓰레기차는 역시 멋진 녀석이에요.^^)

마노아 2009-02-17 09:45   좋아요 0 | URL
생활 속에서 지배적인 역할을 하는 쓰레기차이지요. 환경미화원 분들도 마찬가지구요. 상하이에 갔을 때 고급 아파트에서 분리수거를 전혀 안 하는 게 걸렸는데, 혹시 다 수거해서 따로 분리해 놓는 분들이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아니라면 걱정이구요..ㅜㅜ

전호인 2009-02-17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밝은 곳은 밝게 비추게하는 무언가가 있어서 일테고 깨끗한 도시는 그것을 깨끗하게 손질해주는 분들이 있어서 일겝니다. 뒤를 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군요

마노아 2009-02-18 00:06   좋아요 0 | URL
어린이 책에서는 잊지 말아야 할 근본을 되새기는 계기를 많이 찾게 되어요. 그래도 어른들도 읽으면 더 좋은 것 같아요.

프레이야 2009-02-18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에서 힘이 불끈불끈 느껴져요.
작은 아이 어릴 적에 재미나게 보던 그림책^^

마노아 2009-02-18 10:24   좋아요 0 | URL
그림에서 자신감과 자부심이 가득가득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