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 30일 제한에 묶여 있어서 못 팔게 된 나의 '윙크' 

윙크는 잡지다. 보름에 한 번 나온다. 보름 지나면 새 책이 나오고 한 달이면 두 권이 나온다.  

나오자마자 사서(그렇지만 배송에 4일 걸렸는데 왜 이렇게 늦냐는 질문에 알라딘 고객센터에선 미안의 'ㅁ'자도 안 꺼내더라. 흥!) 읽고, 바로 중고샵에 올린다.  그래서 팔리냐고?  

오늘 도착한 분까지 총 10권을 샀지만(5개월 됐구나!) 딱 두 권 팔았다. 앞으로도 안 팔릴 확률이 좀 더 크다. 

그래도 누군가 모아서 사고 싶어질 수도 있는 건데(배송료 포함해도 나한테 사는 게 더 싸다!), 이걸 한 달 지나야 등록이 가능하다니, 짜증이 확 일어나려고 한다.  

다른 도서와 달리 요 녀석은 '보름'에 한 번 나오는 녀석이니까! 유효기간이 더 짧은데 똑같이 한 달에 묶이는구나. 

담주부턴가는 일주일이라지만, 그 전에 나온 녀석들은 모조리 한 달이다. 

일주일로 기간이 단축되었을 때에도 윙크는 일주일 지나서 올리고, 일주일 지나면 다음 책이 나온단 말이지.  

쳇, 정말 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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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20 09: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2-20 13: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웽스북스 2009-02-21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잡지. 나도나도 못팔겠네요 ㅜㅜ

마노아 2009-02-21 12:25   좋아요 0 | URL
근데 웃기게도요. 윙크가 중고샵 알라딘에 팔기로 이전이 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잡지 안 된다고 했는데 등록이 되는데 어느게 맞냐고 물으니까 알아보고 답해주겠다고 하더니 일주일째 소식이 없어요. 요새 알라딘은 뭔가 명확한 게 없고 자꾸 하나씩 걸려요.(ㅡㅡ;;)
 
영이의 비닐우산 우리시 그림책 6
윤동재 지음, 김재홍 그림 / 창비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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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작가의 그림에선 언제나 '질감'이 느껴진다. 유화를 그린 것 같은 그런 느낌. 그래서 책장을 꼭 손으로 만져보게 된다. 붓이 지나간 흔적이 느껴질 것만 같아서. 그 기분에 취해 첫장을 넘기고 난 뒤의 그림과 그 뒷장을 찍어보았다.  

밖에는 비가 오고 있고, 창가 한 켠에 비닐 우산이 세워져 있다. 그리고 창가를 장식한 노란 꽃이 예쁘게 눈을 사로잡는다. 저 우산을 집어들고 나가서 영이가 비닐 우산을 펴나 보다.  



왼쪽 위 끄트머리에 희미하게 보이던 영이가 다음 큰 컷에서 뚜렷한 윤곽으로 잡혀 있다. 컷은 분할되어 있지만 장면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작가님의 구도 잡는 센스가 훌륭하다.  

학교 가는 그 길목에서 영이는 마주친다. 바로 이 사람을... 



비를 맞으며 시멘트 담벼락에 기대어 잠들어 있는 거지 할아버지.  

그 옆에 같이 잠들어 있는 쭈그러진 깡통엔 빗물이 가득 고여 촐촐 넘치고 있었다. 

짓궂은 아이들 몇이 할아버지 어깨를 툭 건드려 보고 지나가고, 문방구 아주머니는 아침부터 재수 없다고 욕을 하신다.  

비는 계속해서 주룩주룩 더 거세게 내리고, 할아버지는 그 비를 계속 맞고 계신다.  영이는 할아버지가 자꾸만 신경이 쓰인다.  

 아침 자습을 마친 영이는 결국 할아버지에게로 다시 돌아온다. 비닐 우산을 든 채로.




 이제부터는 할아버지의 시선이다. 온통 비가 내리는 가운데 푸른 빛이 아른거리며 다가온다.

 

 찰박찰박찰박. 어린 아이다.



 빗물을 그대로 받고 있는 자신의 어깨 위에 우산을 걸쳐주고 비 맞으며 저만치 뛰어가는 어린 아이 하나. 

그 자그마한 아이가 보여준 온정은 얼마나 뜨겁던가. 비마저도 뚫을 수 없는 따스함이 할아버지의 마음을 채웠을 것이다.



 오후에는 비가 개었다. 맑게 갠 하늘 아래 담벼락에 곱게 세워져 있던 비닐 우산.  

가져가셔도 괜찮은데, 할아버지는 우산을 둔 채 깡통만 들고 사라지셨다. 

그렇지만 고마웠던 마음 한자락은 우산과 함께 놓아두셨으리라.



집으로 돌아가는 영이의 발걸음이 한량 없이 가볍기만 하다. 저 밝은 햇살 아래 비닐 우산을 펼치고서 돌아가는 영이.  

투명한 우산 속 노란 옷 입은 아이의 천진함이, 계산 없고 조건 없는 선행이 너무 고와서 책을 보는 내내 눈이 부시다.  

수줍어서, 좋은 일을 할 때도 두리번 거리며 다른 사람 눈치를 보던 저 아이는 그래도 가장 용감한 사람이었다. 

이 책은 시 그림책인데, 윤동재 시인의 시에 김재홍 작가가 그림을 입힌 것이다.  

시가 산문에 가까워서 그림과 짝을 맞추어서 버릴 것도 취할 것도 별로 없었다. 그 자체로 작품이었다. 예술보다 더 아름다운 온기를 담은 마음이라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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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2-20 0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내리는 비에 딱 어울리는 책이죠.
아이의 선행이 사랑스럽고 뭉클하죠.^^

마노아 2009-02-20 01:46   좋아요 0 | URL
광주는 비 왔나요? 저 있는 곳은 안 왔던 것 같은데, 종일 외출을 안 해서 사실은 잘 모르겠어요.
아이의 마음이 너무 곱고 예뻐요. 가슴 뭉클한 이야기에요. ^^
 
모기와 황소 민들레 그림책 7
이억배 그림, 현동염 글 / 길벗어린이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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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에 꽂혀 있던 이 책이 자꾸만 봤다고 착각이 들었던 것은, 아마도 순오기님 리뷰 때문인 듯! ^^

먼 동이 터올 무렵 일터로 나갈 준비를 하는 황소. 아침 식사는 구수한 김이 무럭무럭 나는 콩 섞인 여물죽.
이를 본 병아리 입에 군침이 돈다.

이억배 작가님의 그림에는 특징이 있는데 직선과 곡선의 공통된 느낌이 있다. '결'이라고 할까. 굵은 선을 쓰는 것도 그렇고 공통으로 갖게 되는 느낌이 늘 정겹다.

병아리와 사이 좋게 나눠 먹는 것을 보고서 소가 어리석고 못났다고 착각한 파리 한 마리.
소의 피나 빨아먹으려고 덤비다가 이내 경을 친다.

여기서 충격! 파리가 피를 빨아 먹는 존재였던가? 그냥 지저분하고 귀찮은 곤충으로 생각했는데 피라니, 충격이다!

'다우치다'라는 표현이 등장했는데 사진 동원. 이 작품에는 옛말이나 북한말이 종종 등장한다. 사전을 껴야 한다는 건 다소 슬프고 미안한 일이지만 그렇게라도 찾아볼 수 있다면 그건 또 고마운 일!

잘못했다고 싹싹 비는 파리. 그 모양새가 웃겼던 모기 한 마리.
소는 자신들과 다르다고 여기는 파리,
소쯤은 자기 발 아래 있다고 믿는 모기.

이 둘의 옥신각신 싸우는 모습이 우습다.
날개짓이 어찌나 격렬한 지, 옆에 있었다면 시끄러워서 잠은 다 잤을 듯하다.
(물론, 그 전에 녀석들이 죽을 지도...;;;;)

제 실력을 보여주겠노라고 깐죽대는 모기 녀석. 애앵대며 날아다니는 모습과 귀찮고 짜증나고 화딱지도 나서 흘깃 노려보는 황소의 표정이 대조적이다.
그림으로만 봐도 모기 녀석 당장 혼쭐을 내고 싶어진다.

거어이 제 무덤을 파버린 모기 한 마리, 장렬히 전사하시다. 방법은? 알잖아, 소꼬리의 위력!
엉덩이깨의 붉은 자국이 피빨린 자국인가 보다.
소의 엉덩이에서 다리로 내려오는 부분의 거뭇거뭇한 흔적.
영화 워낭 소리를 보면서도 소의 뒷태에 더덕더덕 붙은 게 잔뜩 보였는데 그게 아마 '똥'???
아무튼, 시끄러운 모기 한 마리는 제 명에 못 살고 죽었고,
우리의 황소는 다시 순하디 순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저 맑은 눈망울을 보시라. 모기 녀석 한 마리 혼쭐 내줬다고는 보여지지 않는다.

아무튼, 파리 녀석은 정신 차리고 멀리멀리 도망을 갔는데....
그럼 이때 혼쭐이 나서 피를 안 빨게 된 것일까?
아님, 진짜 피도 빨아 먹는데 여태 내가 몰랐던 것일까?
12월이 되도록 모기가 사라지지 않아서 이상기온이 확실하구나! 라고 여겼는데, 새해 들어선 모기는 보지 못한 것 같다. 하지만 금세 모기가 부활할 날씨가 돌아올 테지.

모기와 황소를 보고 나니, 황소와 도깨비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소가 나오는 동화만 모아서 읽어봐도 재밌겠다. 소가 나오는 동화가 또 뭐가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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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2-20 0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억배 선생님 그림이 제대로 살아나죠. 소털 한 올 한 올~~
워낭소리는 못 봤지만 소 뒷태에 더덕더덕 붙은 건 떵이 맞을 거예요.^^

마노아 2009-02-20 01:48   좋아요 0 | URL
역시 역시 떵이 맞군요! ㅎㅎㅎ
워낭소리는 엄마 모시고 가서 보면 좋았을 텐데 혼자 가서 아쉬웠어요. 그런 영화인 줄 미처 몰랐거든요. 정말 짠함 그 자체였답니다.
 
Wink 2009.3.1 - No.5
윙크 편집부 엮음 / 서울문화사(잡지)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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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번 호 베스트 '란제리', '마틴 앤 존', 'DIY G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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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방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49
유리 슐레비츠 글, 그림 | 강무홍 옮김 / 시공주니어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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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유리 슐레비츠의 작품 중 내가 보던 것과는 그림 분위기가 확 달라서 당황했다. 전에는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어딘가 이 세상 아닌 것 같은 그런 분위기여서 동화의 느낌은 덜했는데, 이번 책의 그림은 확실히 동화스럽다. 익살스럽고 재치있고, 색깔도 원색 위주인 것이 분위기에 잘 어울린다.  



 어느 날 한 임금님이 사막을 지나가고 있었다. 임금이라기보단 '술탄'이라고 불러야 더 어울릴 것 같은 분위기다.  

노란 사막이 뜨겁게 보이기보다 재밌어 보인다. 고개를 빳빳이 든 임금님의 저 표정이란, 은근히 귀엽다니까!



 그리고 그 길 위에서 마주친 한 노인. 임금이 묻는다. 

"어이 하여 그대 머리칼은 허연데, 수염은 검은가?" 

"제 머리칼이 수염보다 늙어서 그렇사옵니다." 

임금은 노인의 대답이 맘에 들었다. 그래서 자신의 얼굴을 99번 보기 전엔 아무에게도 그 얘길 하지 말라고 명했다.  

(그런데 정말 왜 머리카락이 먼저 하얗게 될까? 과학적인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노인의 말이 바로 정답일 것 같은 기분!)



 궁전에 돌아온 임금은 우두머리 대신에게 왜 사람의 수염보다 머리칼이 먼저 하얘지냐고 묻는다.  

바로 뭔가 있다고 눈치 채는 우두머리 대신! 잽싸게 사막으로 달려가 수염 검고 머리 허연 노인에게 묻는다.  

임금과의 약속이 있는데, 노인은 과연 입을 열었을 것인가, 말았을 것인가? 궁금하시면 책을 보시라!



지혜롭고 겸손한 노인과 야비하고 못된 우두머리 대신을 보면서 우리의 전래동화가 떠올랐다. 자신의 비밀의 방에 어려울 적 입었던 옷과 지팡이를 간직하고서 지난 날을 잊지 않으려고 했던 그 대신...  

다른 나라에서도 곧잘 전해오는 이야기인 듯하다.  

내용도 훌륭하지만 그림이 더 맛있었다. 유리 슐레비츠가 이런 그림도 그린다는 걸 안 것도 하나의 수확. 재밌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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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2-20 0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유가 깊은 책이에요. 그림도 유리 슐레비츠의 다른 그림과 다르죠.^^
전에 내가 올렸던 책~~

마노아 2009-02-20 01:53   좋아요 0 | URL
아, 제가 왜 순오기님 리뷰를 지나쳤을까요. 지금 막 보고 오는 길이에요.
근데 놀라운 사실 하나 알았어요! 중고샵에서 산 책도 '구매자' 표시가 뜨네요.
전 순간 제가 새 책으로 샀나 하고는 확인해 봤는데 다른 책도 '구매자' 표시가 같이 뜨네요.
오홋, 반가운 조치에요. 알라딘에서 샀는데 구매자 표시 안 뜨면 섭하죠.
이 책 넘넘 맘에 들어요. 후후훗 조카 주지 말고 내가 가질까 하는 생각이 모락모락...
녀석이 요새 책에 관심이 식어서 선물을 당분간 안 줄 생각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