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은행원들 퇴근 시간은 안 빨라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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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비돌이 2009-03-14 0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은행 다니시는 분들만 더 죽어나겠군요. 모 대기업이 예전에 출근을 댕겼을때처럼.

마노아 2009-03-14 10:18   좋아요 0 | URL
대체 누구한테 좋은 건지 모르겠어요. 은행원들도 안 반가워하던데...;;;

Kitty 2009-03-14 0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9시에 여는 것보다 4시에 닫는게 더 타격이 큰 늦잠꾸러기 1인;;;;;

마노아 2009-03-14 10:19   좋아요 0 | URL
어찌됐든 직장인이 은행을 가려면 근무 시간에 이탈해야 한다는 거네요. 점심시간엔 창구에 사람도 별로 없드만...

마늘빵 2009-03-14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_- 에잇.

마노아 2009-03-14 11:44   좋아요 0 | URL
이잇!!!!

하이드 2009-03-14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쌍한 직원들.. 그렇다고 퇴근시간이 땡겨지는 거도 아닐텐데 말입니다. 출근 30분 당겨지는게 꽤 크죠.

마노아 2009-03-14 11:45   좋아요 0 | URL
직원들 불쌍해요. 직원들이 제일 불만일 것 같아요.

Mephistopheles 2009-03-14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뜬금없이) 영화 리뷰 당선 축하드려요.

조기 출근제...옛날 기억나네요. 한참 S성이 조기출근제 도입했더니 여기저기 따라하다 피해 봤죠.
사실 우리쪽 업계는 출근시간은 있지만 퇴근시간은 없는거나 마찬가지거든요. 그런데 그때 다니던
사무실 소장왈 우리도 조기출근제하자.! 속이 뻔히 보였죠. 1시간 더 일 시켜먹을려는 약은 수...
그때 겁도 없이 우린 퇴근시간도 부정확한데 결론적으로 한시간 더 일하는 꼴 아닙니까? 라고 바른말 했다가..
IMF터지고 제일 먼저 짤렸다는.....ㅋㅋㅋㅋ

마노아 2009-03-15 00:59   좋아요 0 | URL
헤헷, 감사해요. 메피님도 영화 리뷰 당선 축하합니다. 제가 인사가 너무 늦었네요^^;;
오옷, 그 입바른 소리 에피소드, 기억납니다! 먼저 박차고 나오신 게 아니라 잘린 거였단 말입니까! 이런 이런!!!(>_<)

Mephistopheles 2009-03-15 19:44   좋아요 0 | URL
그거나 저가나. 하긴 그때 잘릴 때 그 사무실 소장의 오른팔격인 차장에게 게기던 2명과 함께 처리되었죠. 엄밀히 말하면 분위기 묘하게 돌아가고 그때 실장이 살짝 귀뜸을 하길래 먼저 사직서를 제출하긴 했지만서도.....잘린 건 잘린 겁니다..^^

마노아 2009-03-15 10:54   좋아요 0 | URL
아무튼 박차고 나오신 것, 잘 하셨어요! 그 양심불량 회사는 지금도 건재한가요? 어휴...

전호인 2009-03-14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월달에 자통법이 시행되면서 불가피한 선택일 수 밖에 없는 일이 되었지요.
금융권 무한경쟁의 시발인 셈이죠.
자통법의 가장 큰 수혜자는 아마도 증권업계일텐데 그들의 장 개시시간이 09:00부터 시작되는 것이야 다들 아실테고, 지금 껏 지급결제기능을 은행계좌를 연결한 펌뱅킹형식으로 하다가 직접 결제기능인 내로우뱅킹시스템(증권계좌를 직접 온라인으로 연결한 최소한의 결제기능)이 시행된 것입니다.
따라서 은행권에서는 저비용 자금조달의 원천이었던 입출금이자유로운예금(소위 보통예금)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될 수 있음에 따라 불가피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 된 것이지요.

마노아 2009-03-15 00:59   좋아요 0 | URL
아, 그런 복잡한 속내가 있었군요. 그야말로 여기저기 다 무한경쟁 시대란 말이지요. 어휴....

뽀송이 2009-03-14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그렇군요.
요즘은 은행 볼일도 인터넷뱅킹으로 주로 하다보니,,, 은행 영업시간 개념이 별로 없어요.
그나저나 은행직원분들만 더 힘들어지겠어요. 마노아님~~ 잘 지내시죠? 오랜만이예요.^^

마노아 2009-03-15 01:00   좋아요 0 | URL
뽀송이님, 주말에 조금 짬이 나셨나요?
저도 은행은 아주 가끔 가지만 이용 시간 변경은 안 반가워요....;;;;

무스탕 2009-03-14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거 만우절 행사 아니죠? --+

마노아 2009-03-15 01:00   좋아요 0 | URL
직원들이야말로 만우절 행사이길 고대하고 있겠어요ㅠ.ㅠ

조선인 2009-03-15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진정한 일자리 나누기... 영업시간 조정이 아니람 말이죠. 치잇.

마노아 2009-03-15 21:01   좋아요 0 | URL
IMF 때도 그 진실을 실천하는 기업이 정말 드물었지요..ㅠ.ㅠ

BRINY 2009-03-17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라리 5시까지 해주지...4시까지 영업하면 은행갈 때마다 외출허가 내야한단말입니다

마노아 2009-03-17 12:20   좋아요 0 | URL
무척 애매한 시간이죠? 외출 허가, 민망해요..;;;

행복희망꿈 2009-03-17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그렇군요.
이제 은행은 오전에 다녀와야겠네요.^^

마노아 2009-03-18 00:05   좋아요 0 | URL
바쁠 때 가면 앉을 곳도 없더라구요ㅠ.ㅠ
 
칼바니아 이야기 7
토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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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니아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나온다. 죽은 듯 살아있는 그 어머니 이야기도.  

왜인지 모르겠지만 칼바니아에선 금발과 초록눈동자를 미녀의 조건으로 여긴다.(뭐, 지금도 그렇긴 하구나.) 

그래서 칼바니아가 흑발(사실은 갈색)로 태어난 것에 금발 미녀 왕비는 무척 실망했다.  

왕에게는 결혼 직전에 죽어버린 사랑하는 연인이 있었고, 그래서인지 죽은 연인과 정 반대 타입의 왕비와 그다지 맞지 않았다. 이성적이었던 왕에 비해서 왕비는 지극히 즉흥적이었고 철이 없었고, 맹목적적이었다. 자기 딴에는 사랑하는 마음 때문이었지만 그 '절대적인' 행복을 위해서 사치를 부리고 주술사를 부르고, 엄한 것들을 사들여 왕실 재산을 축내기 일쑤.  

어린 타니아의 머리카락과 눈동자 색을 바꾸겠다고 이상한 약을 써서 애를 잡을 뻔한 일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그 바람에 더더욱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고 타니아에게도 유모 건으로 용서하기 힘든 상처를 준다.  

어디 거기서 끝났는가. 왕비에게 대대로 전해지는 국보를 팔아서 얻은 수상한 물로 왕을 치료한답시고 먹여서 왕을 죽게까지 했으니, 그 죄를 어찌 감당할까. 

왕은 죽었고, 어린 공주는 이제 12살이고, 왕실에 무수한 폐해를 남긴 젊은 왕비. 그야말로 칼바니아 왕국은 난감 그 자체였다. 

그러나 왕비를 닮지 않은 타니아는 엄마만큼 상냥했지만 아빠만큼 이성적이어서 어리던 그 순간에도 엄마를 살릴 수 있는 길을 택한다. 그런 죄를 지은 왕비가 사형 당하지 않고 살 수 있는 방법이란 다 내려놓고 떠나는 것 뿐. 그렇게 생이별 4년 뒤 칼바니아는 첫번째 여왕을 맞이한다.  

장난을 좋아하고 귀엽기만 한 칼바니아의 이면에 있는 성숙함과 노련한 정치가로서의 성정을 엿보았다. 짠하고, 안타깝기까지 한 사연과 함께.  

그 어머니가 그토록 목매달았던 행복. 욕심이 지나쳤었다. '절대적'이고 '무조건'적인 행복이 아닌, 지금 이 순간의 소박한 행복을 원했더라면 좋았을 것을. 금발이 아니어도 초록 눈이 아니어도 행복하고 아름다울 수 있는데, 그걸 몰랐던 그녀의 무지함이 안타깝다.  

하얀 옷의 린델 편에선 커런트 레드와 고르곤 화이트의 한 판 대결이었는데 아직까진 커런트 레드의 압승! 그리고 늘 본능과 주먹이 앞섰던 에큐도, 이제 상식과 이성으로 중무장한 모습도 보여주니 한결 안심이다. 탄탈롯 가의 공작 작위는 결단코 에큐가 이어야 한다. 여왕도 등장한 마당에 여자 공작이라고 못 나올까.  

그나저나 여러모로 등장하는 여장 남자들, 남장 여자들. 독자 서비스로도 나쁘지 않다. 이야기의 흐름뿐 아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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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nleft 2009-03-14 0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게까지 안 주무시는군요;;

아, 이건 다른 이야긴데, 혹시 네이버 웹툰으로 연재되는 "어서오세요. 305호에"라는 웹툰 보셨나요?
동성애자 이야기를 다루는 (제가 보기엔) 상당한 수작인데, 최근 이야기가 BL(Boy's Love?) 소설/만화를 즐기는 여성들에 관한 거에요. 마노아님 의견은 어떨지도 궁금하네요 ^^;

마노아 2009-03-14 03:03   좋아요 0 | URL
아, 3시는 되어야 잠이 와요ㅠ.ㅠ
오홋, 책 소개군요! 동성애를 다룬 수작이라니 몹시 궁금해요!
제가 웹툰은 책으로 나오면 보고 모니터로는 안 보거든요.(눈이 피로해요ㅠ.ㅠ)
이 작품은 책으로 출간됐는지 찾아봐야겠어요. 입소문도 못 들어본 둔탱이. 미국에서도 이 작품이 날린단 말입지요! BL이 아마 그 약자가 맞을걸요? 전 BL물을 좋아했던 게 아니라 제가 좋아하는 작가가 BL물을 많이 그려서 보다보니 어느새 그 바닥에 익숙해져버렸어요. 요시나가 후미랑 이마 이치코가 그런 케이스죠. ^^
 
지하 정원 보림 창작 그림책
조선경 글 그림 / 보림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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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아저씨가 주인공이고 실제 모델도 외국인이어서 외국 작품인 것처럼 느껴지는데, 한국 작가가 글 그림을 모두 담당했다. 



모스 아저씨는 지하철 역에서 청소부로 일하신다. 어느 날, 승강장에 서있는 사람들이 악취 때문에 얼굴을 찡그렸다. 그 냄새는 지하철이 들어올 때면 더하다고 모두들 한마디씩 한다. 

사람들의 말이 가슴에 남았던 아저씨는 터널 안으로 들어가 냄새의 원인을 찾아본다.  



다음날 일찍 집을 나선 아저씨는 터널 안 바닥에 고인 물을 훔쳐 내고 벽에 덕지덕지 않은 검은 때와 곰팡이를 벗겨 냈다. 물비누를 풀어 벽을 닦자, 까만 비누 거품 사이로 파란 벽이 드러났다.  

아저씨는 날마다 조금씩 시간을 내서 터널 안을 청소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저씨는 터널 벽에서 땅 위로 통하는 환기구를 발견했다. 환기구에 가득 찬 쓰레기를 치워내자 은은한 달빛과 서늘한 밤바람이 밀려들었다. 이때, 아저씨의 머릿 속에 반짝 하고 떠오른 좋은 생각 하나! 



환기구 안쪽에 흙을 쌓아두고 화분에 심겨져 있던 작은 나무를 옮겨 심은 것이다. 작은 나무 혼자는 외로울까 봐 푸른 넝쿨도 함께 심었다. 어둡고 차가운 시멘트 터널 안에 아저씨만의 아담한 정원이 생긴 것이다.  

이렇게 바깥과 공기가 통하는 환기구가 없이 터널 안에 혼자 앉아 있다고 생각하면 무섭지만, 지금 이 달빛 아래 분위기는 아저씨만의 멋진 휴식공간이자 도서관이지 않은가. 환기구 위로 지상의 자동차 소리와 사람들 소리가 들릴 것이다. 그것은 소음들이지만, 듣기에 따라서 마음 편해지는 소리일 수도 있을 것이다. 말없는 아저씨의 휴식 시간이 몹시 편안해 보인다. 



아저씨는 그 후로도 터널을 계속 청소했고, 심어놓은 나무에 부지런히 물을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제 사람들은 고약한 냄새가 아닌 풋풋한 냄새를 느끼며 지하철을 기다리며 서 있다. 사람들의 얼굴이 한결 밝아진 것 같고, 아저씨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한 사람의 노력과 희생, 봉사가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주는 순간이었다. 아저씨의 놀라운 아이디는 또 다른 빛을 냈다. 



작은 나무가 무럭무럭 자라서 땅 위 환기구 밖으로 삐죽이 얼굴을 내민다. 어린 아이가 먼저 발견했지만 앞만 보고 바삐 가는 엄마는 아이의 팔을 당길 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하지만 나무는 하루가 다르게 자라나고, 이제 그 거리의 명물이 되고 만다.  



메스컴을 장식하며 떠들썩했지만, 사람들의 관심은 이내 식었고, 그것과 상관 없이 나무는 계속해서 그 가지를 더 뻗어낸다. 모스 아저씨의 사랑과 정성을 받으며 키를 계속 키우는 중인 것이다.  



그러던 어느 봄, 누군가 딱딱한 바닥을 걷어내고 다른 나무들을 더 심었다. 이제 도심 한 가운데 사람들이 쉬어갈 수 있는 멋진 숲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리고 우직한 모스 아저씨는 여전히 저벅저벅 걸어가 지하철 역을 청소하고, 또 터널 안을 청소하고, 그리고 나무에게 물을 준다. 여전히.  



제목이 '지하' 정원이다. 표지의 색감도 어둡고, 제목도 음습한지라 웬지 쾌쾌한 느낌이고 밝은 기분이 들지 않건만, 책을 들여다 보면 너무나 멋진 이야기가 숨어 있다. 단어에서 오는 선입견에 괜히 피하면 손해볼 일이다.  그림 상의 구도만 보면서 햇볕을 가리네, 지나다니기 힘드네... 이런 현실적인 불만은 접어두자. ^^

지은이의 소개에 의하면 실제 모델을 1990년 뉴욕에서 그림 공부하던 시절에 만났다고 한다. 맨해튼과 호보켄 사이 홀랜드 지하철 터널을 청소하는 그의 집에는 책장 가득 다양한 책들이 꽂혀 있었는데 미술 교육을 한 번도 받지 못한 그가 800여 점의 그림을 그렸고, 틈나는 대로 작곡에 몰두한다는 것이다. 늦은 밤 고된 일을 묵묵히 해내면서도, 일 외에 또 다른 자신만의 세계를 일구어 가는 청소부 모스의 모습에 작가는 무척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아마도 환기구를 뚫고 나온 나무 이야기는 작가의 상상력이 보태졌겠지만, 실제 인물 모스 씨도 무척이나 근사한 삶을 살고 계셨다. 아마 그 분은 마음이 무척 부자였던 분이 아닐까. 게다가 예술가이기까지.  

어느 님이 이 책을 소개한 글을 보고서 마음에 담아두었던 책인데, 그 님이 누구인지 통 기억이 나질 않는다..;;; 

모르지만, 좋은 책을 만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 주어서 무척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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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9-03-14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뉴욕 지하철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우범지구였고 범죄의 상징이였던 뉴욕 지하철이 새단장을 하고 나서부터
부랑자나 폭력배는 사라지고 범죄율도 극단적으로 줄어들었다는 이야기..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 현실화 되는 사례였었죠.

마노아 2009-03-15 01:06   좋아요 0 | URL
아, 이래서 거주환경이 중요하다니까요. 그나저나 '깨진 유리창의 법칙', 오, 새로운 용어를 배웠어요!(검색의 힘을 빌려..;;;) 나비효과가 생각나요.
 
떡보먹보 호랑이 안 알려진 호랑이 이야기 3
이진숙 글, 이작은 그림 / 한솔수북 / 2007년 6월
구판절판


안 알려진 호랑이 이야기 세번째! 눈독 들인지가 언제인데 이제사 읽게 되었다.
(중고샵에서 이제사 건졌기 때문..;;;)
앞서 하얀 눈썹 호랑이와 암행어사 호랑이도 몹시 즐거웠는데 떡보먹보 호랑이도 깔깔깔 웃으면서 읽었다. 욕심쟁이 호랑이가 된통 당하는 시원한 이야기 한 판이다!
툭 불거진 눈알이 부리부리 무섭기보다 어딘가 어벙해 보이는 호랑이 녀석이다. 벌써부터 연민이 몰려온다.^^

호랑이랑 여우랑 두꺼비랑 술래잡기 놀이를 하다가 배가 고파졌다.
팥고물 찰떡 만들어 먹자고 의견을 모은다.
여우가 떡메를 치고 팥고물은 두꺼비가 뿌리고, 아궁이 불은 호랑이가 분다.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팥고물 찰떡! 아, 팥고물 찰떡 나 무지 좋아하는데...ㅠ.ㅠ
이 장면에 엄청난 오류가 있다고 순오기님이 리뷰에서 지적해 주셨다.
서울 촌뜨기인 나는 전혀 모르고 읽었을 부분이다.
그럼에도 그림은 왜 이리 즐거운지. 마음이 급해 보이는 여우와 호랑이와 달리 두꺼비는 공기놀이 하듯 여유로워 보인다. 표정이 보이지 않아서 그런가보다.^^

다 된 떡을 먹으려던 찰나, 욕심쟁이 호랑이가 억지 내기를 건다. 이 중에서 가장 나이 많은 어른이 다 먹기로 하자고. 제가 이길 자신이 있어 내놓은 내기. 억울해도 별 수 있나. 힘없는 여우와 두꺼비는 그렇게 하기로 하고, 저마다 자신이 가장 나이가 많은 증거를 대는데...
잘난척 하던 호랑이보다 약삭빠른 여우가, 그보다 더 지혜로운 두꺼비가 더 꼼짝 못할 증거를 대는 게 아닌가! 모두 다 거짓말임을 알지만 서로가 거짓말 한 처지에 뭐 어찌해볼 도리가 없었다는 이야기!

이제라도 사이 좋게 나눠먹으면 좋겠지만, 호랑이는 달리기 내기를 한다. 빠른 다리로 1등 먹을 자신이 있기 때문!
여우는 호기롭게 제쳤지만 어쩐 일인지 두꺼비가 다시 1등 해버리는 요상한 승부!
열 두 띠 동물이 달리기 시합했는데 그 중에서 쥐가 1등으로 들어온 그 에피소드랑 똑같다고 보면 되겠다. ^^

그래도 포기 못하고 내기는 삼세 판이라고 우기는 먹보 호랑이!
이 정도 되면 추하건만, 본인은 여전히 이길 자신이 가득하다.
언덕 위에서 떡을 굴려 가장 먼저 차지하는 놈이 떡을 다 먹기로 하자고.
자, 결과가 어찌 되었을까? 욕심 많고 머리는 나쁜 호랑이 차지는 절대 아니었을 듯하다.
그렇다면 3승 전승으로 역시 두꺼비 차지일까? 두꺼비는 어떻게 떡을 차지할까?
배는 고프고, 지칠대로 지친 호랑이 표정이 이젠 불쌍하다 못해 안쓰럽다. 짜식, 그러게 나눠 먹으라니깐...;;;;

그래, 너 다 먹어라!하고 성질 부리는 호랑이! 우리 같았으면 저 안에 ㅊ도 포함되었겠지만, 그래도 어린이 책인데 말을 순화해야지...^^
이야기도 즐거웠지만 그림이 너무 매력적이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색감이라니!
지은이를 보니 '하얀 눈썹 호랑이' 작가님과 같은 분인데, 그림 그리신 분은 이름이 낯설다. 이름이 '이작은'인데 굉장히 독특한 이름이다. 이분의 다른 그림들을 더 보고 싶다.
이제 알려지지 않은 호랑이 시리즈 두 권만 더 보면 된다. 무척, 기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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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 미 인 - Let the Right One i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얼마 전 올라왔던 쥬드님의 올해 본 가장 예쁜 영화라는 표현, 게다가 얼마 전에 읽은 기사의 작년 '원스'를 잇는다는 말, 어찌 아니 동할 쏘냐!

그런데 영화가 시작되고 화들짝 놀랐다.

원스를 이었다길래 아주아주 따뜻한, 낭만적인, 사랑스런! 그런 영화를 상상했던 것이다.

아, 그런데 분위기 너무 다르다. 공포물로 구분된, 어찌 보면 하드 고어적 요소도 다분히 있는, 게다가 '뱀파이어' 영화다.

오옷! 평소 내 취향과는 너무나 다른 영화!

그런데, 왜 원스를 잇는다고 했는지 알겠다. 이 영화, 진짜 끝내준다!

너무 아프고, 서럽고, 그럼에도 지나칠 만큼 아름답다. 창백한 얼굴의 저 소년과, 그리고 사연 많은 눈망울을 지닌 소녀의 대사 없는 이야기들이 두시간 가까운 시간 동안 관객을 압도한다.

이런 외로움, 이런 소통의 부재, 이런 이해 관계의 고리, 그리고 이런 사랑 이야기.

다시 한 번 제목을 생각하게 한다. let me in...?

원작 소설은 알라딘에서 일시 품절이다. 물론, 품절이 아니어도 구매는 못했을 거다. 번역본이 없다.ㅜ.ㅜ

원서로 읽을 도리는 없고, 영화를 다시 보고 싶은 충동이 인다.

반응이 좋아서 아주 금방 내리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대중적인 영화는 아니어서 좀 걱정이 되기는 한다. 보다 많은 사람이 보았으면 싶은데...

정적인 이미지들이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다. 하얀 눈밭. 창백한 얼굴, 흩뿌려진 붉은 피...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답게 보이는 까닭을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그 느낌에는 동조한다.

그러니까 그때가 2000년 1월 4일이었는데, 내가 길바닥에서 정신을 잃어가지고 머리가 깨진..(..;;;;) 좀 황망한 날이었다.

피가 난 줄도 모르고 정신 들자마자 서둘러 뛰어가는 나를 붙잡고 어떤 아주머니가 머리에서 피난다고 알려줬다. 가까운 롯데리아에 들어가 화장실로 직행! 대걸레 빨던 알바생을 경악시켰던 그날,

거울 속에 비친 나를 보고, 잠깐 숨을 멈췄다.

그러니까 그게...

하얀 목덜미에 흘러내린 빨간 피가, 너무 섹시해 보이지 뭔가.

상황상, 빨리 씻고 나와야 했지만, 그 이미지는 참 충격적이었다. 오래오래 잊히지 않는.

이 영화를 보니 그때 그 장면들이 떠오른다.

더불어, 트와일라잇도 너무 기대 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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