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e - 시즌 4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4
EBS 지식채널ⓔ 지음 / 북하우스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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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채널 <17년 후> 사건으로 피디님 떠나시는 것 보면서, 이 방송이 중단될까 봐, 이 책을 더는 만날 수 없게 될까 봐 얼마나 조마조마 했는지 모른다. 다행히도, 방송은 계속해서 전파를 타고 있고, 책은 '씨즌 4'라는 이름을 걸고 내게로 왔다. 다음 번 칼라로 예상했던 표지인데, 내가 원했던 새 봄 연두색이 아니라 좀 촌스러운 풀색이라는 게 약간의 실망을 주었을 뿐..;;; 

책이 참 따끈따끈하다. 2월 출간된 책인데 2월 달에 있었던 사건도 곳곳에 포진되어 있다. 이 극적인 현장감이라니. 그건 신선하면서 동시에 아픈 일이다.  

영상이 그렇듯이, 이 책의 틀도 짧고 강렬한 글과 그림으로 먼저 임팩트를 준 뒤, 더 자세한 이야기와 소개는 그 뒤에 짜잘한 글씨로 대신한다. 1권에서는 참고 도서를 소개하면서 짧게 언급하고 넘어갔는데 씨즌 2부터는 이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익숙해지니 참 좋다. 참고 도서는 아쉬운 대목이지만.  

그러나 이번엔 삽입 '음악'을 함께 소개한다. 같이 출시된 음반 '지식 e'에 대한 안내다. 박정현 신보를 구입하면서 같이 구매하고 싶었지만, 적립금 부족으로 참았다. 음반 이벤트 당첨 안 되면 바로 달려가서 구매할 음반이지만.^^ 

난 이 책을 아껴 읽었다. 하루에, 꼭 잠들기 전 시간에만, 한 주제 혹은 두 주제 정도로만. 당연히 제법 긴 시간이 소요되어 책을 다 볼 수 있었지만, 오래오래 그 여운을 간직할 수 있었다. 이렇게 벅찬 주제를, 내용을, 감동을 한 번에 다 삼켰다가는 소화불량이 될 것만 같았다. 두고두고 곱씹을 여운이 간절했던 것이다.  

그래서, 매일밤 조금씩 아팠더랬다. 2009년 대한민국의 인권 현주소를 보여주는 모든 항목들에서, 전 세계의 굶주리는 나라들의 아픔에서, 역사 속의 무수한 상흔들을 발견하면서...... 

그렇다고, 이 책을 아주 슬픈 책으로만 생각하면 착각이다. 이 책은 아픈만큼 성숙해지고, 아픈만큼 단련되어지는, 그리고 더 배우고 더 실천하라고 밀어주는 책이기도 하니까.  

세르반테스의 긍정 마인드가 인류에게 돈키호테라는 유쾌하고 소중한 선물을 안겨주었음을 발견했고, 세상에서 가장 싼 밥에서는 그래도 아직 인정이 살아있는 우리네 사는 모습을 들여다 보았다. 루스벨트 대통령의 '뉴딜'이 진정 누구를 위한 정책이었는지 지켜보면서 부러움과 부끄러움을 같이 느끼기도 했다.  90%를 위한 디자인-편은 발상의 전환을 주었는데, 정말 누구를 위한 디자인이었는지...... 당연하지 않은데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것들에 대한 경종을 울려주었다.  

   
 

 "지금까지의 디자인은 상위 10% 사람들만을 위한 것이었다."

빈곤층...
저개발국가의 사람들...
인류의 90%를 위한
또 다른 디자인

 
   

점점 기계화되고 사람이 사람으로서 제 가치를 갖지 못하고 물질화되는 이 땅에서, 제주도 잠녀 할머니의 말은 우리가 뼈아프게 새겨야 할 진실을 담고 있었다. 

   
 

 "스킨스쿠버?
그게 있으면 한 사람이 백 명 일도 할 수 있다며?
근데 그렇게 하면
나머지 아흔아홉은 어떻게 되나?"

 
   


87년 6월 항쟁의 결과 대통령 직선제가 결정되었을 때, 웃지도 못하게 터져나온 금강산 댐 사건, 그리고 KAL기 폭파 사건. 바로 얼마 전에도 그 사건의 주역 김현희가 방송을 화려하게 장식했었다.  또 무엇을 가리기 위해서 저리 대대적으로 전파를 탄 것인가 의혹을 갖게 하는 시간이었다. 이젠 뉴스를 보아도 저 기사 이면에 무엇이 있는 것인지 잔뜩 긴장하고 바라보게 된다. 넋 놓고 있으면 눈 뜬 채로 코 베어갈까 봐. 뭔 사단이 나도 또 날까 봐 두려운 것이다.  

그렇게 위태위태롭고 어질어질한 이 대한민국에서 이런 책 한 권은 보석처럼 빛나면서 등불이 되어주는 좋은 위로자다. 우리가 가슴으로 읽어야 하는 지식이 무엇인지 말해 주면서, 가슴과 머리의 판단이 우리의 발을 어디로 인도해야 할지 말해주는 전달자이기도 하니까.  

그렇기에, 이 책의 앞과 뒤를 장식한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는 의미심장하다. 방랑기사로 살지언정 도망치지 않았던 그 사나이. 외팔이가 되어서 좌절한 것이 아니라 남은 오른 손으로 글을 썼던 세르반테스. 우리의 하루하루가 지극히 절망적이어도 우리가 종국에는 웃을 수 있다는 희망 한 줌 손에 쥔 채 책을 덮는다.  

ps. 다음 번 표지는 촌스럽지 않은 주황색이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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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3-18 0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밤늦게 돌아온 성주가 4권 나왔다고 사달라고 하던데, 님 리뷰가 올라와서 딱이네요.^^
진즉 나온줄은 알고 있었지만 만날 남의 책 주문하느라고 우리 책은 밀려 있었네요.ㅋㅋ
오늘 주문합니다~~ 땡스투!^^

마노아 2009-03-18 02:51   좋아요 0 | URL
헤헷, 감사해요. 우리 또 통했어요~! 저는 공지영 산문책 순오기님께 땡스투 했거든요.
아직 주문 전인데 낮에 하려고 해요. ^^

2009-03-18 02: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3-18 02: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3-18 1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3-18 1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님표 비누가 도착했어요. 오호호홋, 어찌나 예쁘던지 이걸 과연 선물을 해야 하는가 잠시 고민했답니다. 

그냥 제가 다 먹고(!) 싶어지더라니까요. 

정성을 들여 만든 예쁜 수제 비누와 손수 쓴 편지까지, 아아 감동의 향연이었어요! 

확실히 화면으로 보는 것보다 실물이 더 예뻐요. 사진을 저 모양으로 찍어놔서 면목이 없습니다만...;;;; 

비누 잘 쓰겠습니다. 제 친구들이 저처럼 탄성을 지를 거예요~ 동네방네 꿈님 비누 소문내겠어요. 

행복희망꿈님, 감사합니다. 덕분에 행복해졌어요. 꺄우~(>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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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7 23: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3-18 0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09-03-18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예쁘고 좋은 선물이네요.

마노아 2009-03-18 01:17   좋아요 0 | URL
친구가 저만큼 좋아해 주었음 좋겠어요.^^

Kitty 2009-03-18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너무 예뻐요. 실물 보고 제일 감탄한 비누는 키티 비누라고 감히 예상해봅니다 ^^;;;;

마노아 2009-03-18 01:17   좋아요 0 | URL
호호홋, 키티 비누의 깜찍함을 앞선 알흠다운 비누를 맞춰주세요~ ^^

비로그인 2009-03-18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아까워서 못쓸것 같아요.

마노아 2009-03-18 01:18   좋아요 0 | URL
그치요? 이 아름다운 것을 써서 마모시켜야 한다니 가슴이 아파요!

행복희망꿈 2009-03-18 0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무사히 잘 받으셨군요. ^^
이렇게 사진까지 올려주시고 넘 감사해요.
마노아님 덕분에 홍보효과가 제대로 있겠는데요.
키티님은 정말 키티를 무지 사랑하시는가봐요. ㅎㅎㅎ
그 비누가 무엇이었을지 저도 궁금한데요?
혹시~ 투명 장미비누가 아닐까요?
저도 그 비누를 좋아하거든요.ㅎㅎㅎ
나중에 가르쳐주세요.

마노아 2009-03-18 11:56   좋아요 0 | URL
으캬캬캬캬, 역시 제작자(!)라 바로 알아보시는군요!
실물에 넘흐 감탄한 비누가 투명 장미 비누 맞아요.
우와, 너무 놀랐어요! 그래서 장미 비누는 제가 쓸 거예요. 호호홋,
꿈님 비누에 행복이 묻어나요~감사감사^^

bookJourney 2009-03-19 06:27   좋아요 0 | URL
투명장미비누는 쓰면서 줄어드는 모습까지도 예뻐요~. 매일매일 쓸 때마다 감탄하고 있답니다. ^^

마노아 2009-03-19 11:52   좋아요 0 | URL
오~ 줄어드는 모습까지도 알흠다운 투명 비누란 말입니까? 지금 쓰고 있는 비누 다 쓰면 투명 비누 차례예요. ^0^

후애(厚愛) 2009-03-18 0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무래도 아까워서 못 쓰고 장식용으로 제 책상에 고이 두고서 보고 또 보았을 거에요.^^
너무 이뻐요~~

마노아 2009-03-18 11:57   좋아요 0 | URL
하나 쓰는데 꽤 오래 걸리므로 그 사이 다른 비누들은 장식 효과를 보면서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거죠.
그냥 눈으로만 감상하기도 또 아깝다는 진실! 멋진 비누예요.^^

프레이야 2009-03-18 0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수제비누 선물 받으면 너무 예뻐서 아까워서 못 쓰고 놔뒀다가 이상하게 변해버리더라구요.
얼른얼른 쓰는 게 좋을 거에용~ 친구들 주면 무지하게 좋아하시겠어요.

마노아 2009-03-18 11:57   좋아요 0 | URL
그치요? 주말에 약속 잡았는데 막 기대되고 있어요.
아끼지 말고 거침 없이 쓰라고 해야겠어요~

순오기 2009-03-18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까워도 아끼지 말고 써야 해요~~ 우리도 작년부터 줄곧 꿈님표 수제비누를 쓰고 있어요.^^

마노아 2009-03-18 11:58   좋아요 0 | URL
우리는 꿈님 비누표 자매예요~ 우리의 피부를 꿈님이 책임지고 있어요.^^

2009-03-19 22: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3-19 2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3-22 19: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3-22 2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http://www.vw.com/vwhype/babymaker/en/us/ 

 

(사진 펑!)

엄마 사진 넣고, 아빠 사진 넣고서 짠하고 등장하는 아기.

궁합 맞춰 보듯 가볍게 시도해봤다. 심각하게 생각하면 아가에게 미안해지니까. 

세 명의 남정네와 해봤는데 그 중 제일 예쁘게 나온 아기. 오홋, 눈이 크구나! 코가 넓은 것이 날 닮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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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로? 해람?
    from 조선인과 마로, 그리고 해람 2009-03-17 08:48 
    당연하게도 옆지기와 내 사진을 합성해 봤다.  그런데 넌 누구냐?  분명히 아시아인을 택했는데... -.-;;
  2. 가상2세
    from La Dolce Vita (달콤한 인생) 2009-03-17 21:44 
    누구 사진과 누구 사진을 합성했는지는 말할 수 없습니다. 맨처음 인종을 아시안으로 선택하면, 아이 코가 납작하더군요. 그러나!!! 우리 조카들을 보고 확인할 결과, 우리집 애들은 다 콧대가 높았습니다. 눈도 컸습니다. 그래서, 인종선택을 바꿨지요.  단, 얘는 안넣었습니다.
 
 
후애(厚愛) 2009-03-17 0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은 원래 예쁘시니까 당연히 미래의 아가도 예쁘지요.^^
정말 눈이 크네요. 반해버렸어요~~^^;;

마노아 2009-03-17 13:09   좋아요 0 | URL
우헤헷, 그런 극찬의 말씀을(>_<)
아가들이 자꾸 예뻐지는 걸 보니 시집 가야하나봐요. 오호호홋!

무해한모리군 2009-03-17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귀엽네요..
저도 아가들이 예쁜 것이 시집가야할까봐요 하하하

마노아 2009-03-17 22:37   좋아요 0 | URL
우리 때가 되었어요! ^^

딸기 2009-03-17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마노아의 이쁜 눈 그대로다 ^^

마노아 2009-03-17 22:39   좋아요 0 | URL
우캬캬캬캬, 제 눈이 저렇게 이쁘다굽쇼? 꺄우~

무스탕 2009-03-17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아가가 왜 심통이 나 보일까요?
엄마랑 아빠가 얼른 만나야 자기가 태어날텐데 자꾸 미뤄지고 있어서 화났나 봅니다 ^^

마노아 2009-03-17 22:39   좋아요 0 | URL
이게 원래 동영상인데 마우스 따라 눈동자가 움직여요. 그래서 멈췄을 때 잽싸게 캡쳐하느라 저런 표정을 건졌답니다. 까르르 웃고 있다면 더 좋았을 텐데 말이지요.^^

새초롬너구리 2009-03-17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자기가 나와야 하는데 엄마가 꾸물거린다고 심통났군요.

마노아 2009-03-17 22:39   좋아요 0 | URL
아, 면목 없어요.ㅎㅎㅎ

꿈꾸는섬 2009-03-18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정말 때가 되신듯해요. 어서 좋은 분 만나셔서 사진보다 더 예쁜 아이의 엄마가 되시길 바래요.^^

마노아 2009-03-18 01:18   좋아요 0 | URL
저기 저 사진의 남정네만한 미모로운 남편을 만나야 가능하겠군요! ^^

꿈꾸는섬 2009-03-18 23:04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의 미모가 받쳐주시니 걱정 안하셔도 되요. 제가 보장하는데 정말 예쁜 아이를 낳으실걸요^^

마노아 2009-03-18 23:32   좋아요 0 | URL
아, 예쁜 아가를 낳기 위해서라도 얼른 님을 만나야겠어요! ㅎㅎㅎ

비로그인 2009-03-18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정말 눈이 돋보이네요.

마노아 2009-03-18 01:19   좋아요 0 | URL
단정한 이마도 맘에 들어요~
 
지식 e - 시즌 4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4
EBS 지식채널ⓔ 지음 / 북하우스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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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라디오가 없어
화산폭발 때마다 치명적인 피해를 입는
인도네시아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디자이너 빅터 파파넥은
9센트짜리 새로운 라디오를 개발한다.

주재료는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 깡통쓰레기
동력원은 왁스, 종이, 쇠똥...
연소될 수 있는 모든 것들!

그리고 빅터 파파넥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새로운 '임무'를 부여한다.

"취향에 따라
헝겊, 조개껍데기로 직접 디자인해보세요!"-81쪽

"지금까지의 디자인은 상위 10% 사람들만을 위한 것이었다."

빈곤층...
저개발국가의 사람들...
인류의 90%를 위한
또 다른 디자인

"디자인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간의 환경과 인간이 사용하는 도구를 변형시키고
더 나아가 인간 스스로를 변형시키는 것이다."-83쪽

"스킨스쿠버?
그게 있으면 한 사람이 백 명 일도 할 수 있다며?
근데 그렇게 하면
나머지 아흔아홉은 어떻게 되나?"-139쪽

전후배상과 관련하여
국가 간 법적 문제는 이미 해결되었지만
2000년부터 독일정부와 독일기업들은
100억 마르크(약 6조 원)의 기금을 마련하여
2차대전 당시 독일정부와 기업들에 강제징용된 이들에 대한 도의적 배상을 책임지고 있다.-169쪽

미국 최초로 노동자의 권리가 법적으로 보장되고
미국 최초로 사회보장제도가 마련되고
재원마련을 위해
미국 최초로 기업과 부유층에 높은 세금이 부과되었다.

그리고
라디오를 통해 국민에게 말을 거는 대통령
그 대통령에게 날아든
2,000만 통이 넘는 답장들...

"라디오에서
대통령이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당신은 우리처럼
잊혀진 사람들에 대해 언급한
유일한 대통령입니다."-190쪽

"우리의 전진은
많이 가진 자들의 부에
더 많은 부를 주는 것에 달려 있지 않습니다.
우리의 전진은
적게 가진 이들에게
우리가 얼마나 나누어줄 수 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미국인들은 프랭클린 D.루스벨트에게 4번이나 대통령을 맡겼다.-191쪽

2009년 이명박 정부 들어 삭감된 주요 복지예산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1. 사회적 일자리 창출 지원금-325억 원 삭감
2. 장애아 무상보육 지원금-50억 원 삭감
3. 보육시설 확충비용-104억 원 삭감
4. 청소년 안전시설 지원비-8천만 원 삭감
5. 장애인 차량 지원비-116억 원 삭감
6. 건강보험 가입자 지원비-568억 원 삭감
7. 학자금 대출 신용보증기금 지원금-1천억 원 삭감
9. 서울시 독거노인 주말도시락 보조금-2억 원 전액삭감-197쪽

유대인들은 모세의 인도 하에 이집트를 탈출했던 과거의 역사에 빗대어 제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의 '유럽 탈출'을 엑소더스Exodus라고 불렀다. 유대인들의 이 현대판 엑소더스에도 불구하고 당시 팔레스타인 지역의 유대인 인구비율은 아랍인 대비 1/3, 거주면적은 전체의 7%에 불과했다. 하지만 유엔총회의 분할안은 유대인들에게 팔레스타인 지역의 56%를 배분한다는 내용이었고, 더구나 경작이 가능한 대부분의 땅은 유대인 차지였다. 이제 유엔으로부터 국가창설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유대인들은 영국과 미국의 지원 하에 구체적인 건국작업에 착수하지만, 토착아랍인의 저항이 워낙 완강하여 분쟁은 끊이지 않았고 유대국가의 건국은 거듭 지연되었다.-224쪽

아브라함은 자식이 없어 몸종인 하갈과 결혼하여 아들을 낳았는데 그 이름이 이스마엘이며, 이후 본처인 사라에게서 다시 자식이 태어나 이름을 이삭이라 하였다. 이스마엘은 아랍민족의 조상이 되어 먼훗날 무함마드를 낳았고, 이삭은 유대민족의 조상이 되어 먼훗날 예수 그리스도를 낳았다.
BC.586년 신바빌로닌아의 공격으로 유대왕국이 멸망한 이후 유대인과 아랍인들은 제1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팔레스타인 땅에서 2,000년 가까이 평화롭게 공존해왔다. 이후 팔레스타인은 로마의 속령을 거쳐 16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오스만터키 제국에 의해 지배되던 식민지였다. 이러한 기나긴 역사 속에서 유대인들은 대부분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로 흩어졌으며, 일부만 팔레스타인 지역에 남아 아랍인들과 함께 정착하게 되었다.
디아스포라는 원래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유대의 종교와 문화를 지키며 살아가던 유대인 또는 그들의 거주지를 의미하는 용어였지만, 외세에 의해 '약속의 땅'에서 쫓겨나 세계로 흩어져 떠돌던 유대인들의 신산한 역사를 기억하자는 상징적 의미로 오늘날 더 많이 쓰인다. 그리스어에 어원을 둔 디아스포라는 '분산' '이산'을 뜻한다.-229쪽

대한민국의 현대사는 식민지배와 동족상잔이라는 양대 비극에서 시작된다. 역사적 조건으로 보면 미국사회보다 더욱 공포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운명인 셈이다. 이승만 정권 이래로 대한민국에는 늘 (정치적으로) 공포를 생산하는 타자들이 있었다. 첫 번째는 단연 '북한 빨갱이'였다. 쿠데타로 얼굴만 바꾼 군사정권이 정치적으로 위기에 처할 때마다 가동되어왔던 공포시스템은 바로 '전쟁위험'이었다. 간첩단 사건, 무장공비 침투, '귀순용사'의 탈북, 휴전선 총기사건 등은 대부분 선거철에 맞춰 발생했다. 그럴 때마다 여지없이 풀뿌리처럼 끝없이 분기하는 조직도와 독침, 난수표, 단파라디오의 스펙터클이 뉴스를 장식하곤 했다.
한국 현대사에서 북한과 빨갱이라는 공식을 대입시켜 정권이 잠재우지 못한 비판세력은 거의 정무했다. 한국사회의 정치적 미성숙과 질곡은 북한이라는 또 다른 미성숙과 질곡의 타자가 있으므로 가능했다는 분석도 있다. '적대적 공생'이라는 한국현대사의 패러독스가 발딛고 있는 자리다.
-237쪽

1987년 '6월항쟁'의 결과 전두환 군사정권은 국민의 요구를 수용해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받아들였다. 그해 10월 금강산 댐 사태가 터져나왔다. 그해 11월 대한항공 여객기 폭파사건이 일어나 용의자 김현희가 국내로 압송되었다. 12월 27일 대통령 선거에서는 노태우 후보가 36.3%의 득표율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238쪽

"우리가 어떤 언어를 들었을 때
우리 두되에서는
그 언어와 결부된
프레임이 작동한다.
두뇌는 '모든' 사실이 아니라
프레임에 '맞는' 사실만을 받아들인다."

인지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246쪽

집 옆에 붙어 있는 논은
이상하게 수확이 많이 난다.
주인의 말소리, 발소리를
자주 듣기 때문이다.-284쪽

도시에 거주하는 부재지주가 굳이 쌀직불금을 직접 신청하고 수령하려는 이유는 대개 수령금액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는 "8년 이상 농지를 자경한 경우 양도소득세를 5년 합산 1억 원까지 감해준다"는 규정 때문이다. 부재지주가 쌀직불금을 신청, 수령하는 행위는 그 본질상 땅투기를 위한 탈세인 셈이다.-287쪽

감자굴 안은
감자독 때문에 숨쉬기도 어렵다고 들어서
아무도 들어갈 용기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용감한 내 동무 상학이는
들키지 않으려고 감자굴 뚜껑까지 닫아놓고
감자굴 안으로 들어갔어요

그런데
상학이는
한참이 지나도
나오지 않았어요

보름이 지나서야
우리는 상학이를 꺼내줬어요
상학이는
감자를 꼭 쥔 채
죽어 있었어요-292쪽

2008년 7월 3일 미국 농무부가 펴낸 '식량안보평가 2007년도 보고서'는 북한의 2008년도 식량부족분이 156만 7,000톤이나 된다고 전제하며 "현재 북한은 세계 최빈국인 방글라데시보다 더 심하고 전쟁참화를 겪는 아프가니스탄과 비슷한 수준의 기아상태에 처해 있다. 북한에서 지금까지 굶어죽은 사람은 200만 명으로, 이러한 기근은 2017년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295쪽

영화<크로싱>은 세간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흥행에 크게 실패했다. 작품성이나 대중성 여하를 떠나 이는 현재 한국에서 탈북자 문제에 대응하는 일반인들의 태도를 드러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탈북자 문제는 단순한 인도주의 내지 인권 차원을 넘어 당연히 남한사회가 감당해야 할 문제이자 통일문제와 연계하여 장기적인 안목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베를린 장벽의 붕괴와 독일 통일의 가장 분명한 징후가 바로 걷잡을 수 없는 집단 동독탈출이었다는 것이다.-297쪽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특히 개발도상국과 제3세계의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전 지구적으로 소출이 월등한 신품종의 개발 및 도입, 수리관개시설의 대대적인 확충, 화학비료와 농약의 과감한 투입 등의 방식으로 농업생산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함으로써 식량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는데, 이러한 과정을 '녹색혁명'이라 한다. 녹색혁명의 결과 1950년부터 1980년 사이 세계 곡물생산량은 무려 2.5배나 증가했다. 하지만 화학비료는 천연가스를, 농약은 석유를 원료로 하기 때문에 농업에 소요되는 에너지의 총량이 녹색혁명 전에 비해 평균 50배, 최고 100배까지 높아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때 북한의 농업혁명은 남한보다 앞서 북한주민들에게 충분한 식량을 공급할 만큼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석유와 천연가스 등 화석에너지의 무한투입을 통해 생산성을 증가시키는 녹색혁명 모델은 지력이 저하된다는 문제점 외에도 천연자원이 전무한 한반도에서는 전적으로 외부의 지원 및 무역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298쪽

오늘날 흔히 다윈진화론의 핵심개념처럼 이해되는 적자생존이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것은 사실 다윈이 아니라 허버트 스펜서였다. 스펜서는 다윈진화론의 일부 개념들을 사회발전이론의 배경으로 사용하면서, 생물학적 진화론에서는 환경에 가장 적합한 종의 적응을 증명하는 데 불과하던 적자생존의 개념을 태생적으로 우월해야 살아남는다거나 살아남는 종이 우월하다는 식의 우열주의 수준으로 개념화하였다. '생물학적 결정론'이라는 용어가 쓰이는 것도 그 때문이다. -319쪽

1993-1994년 사이에 세계은행IBRD의 비상임 자문역으로 활동했던 우자와 히로후미 일본 도쿄대 명에교수의 말에 따르면, 당시 IBRD의 수석경제학자 겸 부총재였던 로렌스 서머스는 '내부지침'이란 문건을 통해 "예컨대 미국에서는 사람 한 명의 경제적 가치가 3만 달러인 데 비해 필리핀에서는 500달러밖에 안 되기 때문에 선진국의 공해유발 공장을 후진국으로 이전하면 양자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논리를 폈다. 로렌스 서머스는 2009년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국가경제위원회 의장으로 임명된 인물이다.-319쪽

자연세계의 적자생존 법칙을 우열의 문제로 고착시키고 약육강식이라는 정글의 룰을 인간사회에 고스란히 재현하고자 했던 사회진화론은 훗날 시장만능주의, 신자유주의라는 이름으로 다시 한 번 전성기를 맞게 된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급기야 자체모순으로 심각한 위기상황에 처하고 말았다. 21세기 대한민국의 진화 수준을 시급히 점검해봐야 할 때다.-321쪽

2006년 행정자치부의 발표에 따르면, 인구 상위 1%가 한국 전체 사유지의 51.5%를, 상위 5%가 82.7%를 소유하고 있으며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은 서울이 7.2배로 동경(5.6), 런던(4.7)보다도 높은 세계최고 수준이다.-331쪽

노숙인 지원활동 중에서 최근 들어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클레멘트코스다. '소외받는 이들을 위한 인문학 교육'이라는 개념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기존의 통념을 깬다. 미국의 작가 얼 쇼리스가 창립한 클레멘트코스는, 소외계층을 위한 인문학 교육을 통해 타인과 소통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자신에 대한 성찰'과 '자존감의 확보, 회복'이라는 것 그리고 인문학이 그것을 가능하게 해준다는 것을 증명하고자 했다. -332쪽

2006년 유누스의 '그라민 은행 프로젝트'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사회적 빈곤 퇴치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상을 수상하게 된다. 경제학상이 아니라 평화상이었다. -3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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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김재혁 옮김 / 이레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아카데미 여우 주연상 수상으로 떠들썩했던 이 작품을, 영화 개봉 전에 먼저 만나고 싶었다. 총 3부로 이루어진 이 소설의 첫 부분은 주인공 소년이 주인공 그녀를 만나 사랑하고 헤어지기까지의 내용을 다룬다. 열다섯이었던 미하엘, 서른 여섯이었던 한나. 간염으로 몸이 아팠던 그를 그녀가 도와주면서 시작된 그들의 만남은 육체 관계로까지 이어졌다. 그는 그녀에게 책을 읽어주었고, 샤워를 하고 사랑을 나누고 나란히 누워 있는 순서로 일종의 의식을 치렀다. 나이 차가 많았지만 그에게 그녀는 첫 사랑이었고 넘어설수도 정복할 수도 없는 어떤 미지의 경계 같은 분위기도 갖게 하였다.  

몇몇 에피소드에서 그녀가 글을 읽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어떤 배경으로 글을 배우지 못했는지 모르지만, 꼬마라고 부르는 주인공 소년이 학교에 소홀히 하자 무섭게 화를 내던 그녀에게서 문맹으로 인해 그녀가 가졌을 수치심과 삶의 굴곡들이 스쳐 지나간다. 그리고 그 사실은 그녀의 인생을, 또 그의 인생을 온통 뒤흔드는 계기가 되고 만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한나. 그로부터 7년의 세월이 흘렀고, 미하엘은 법학도가 되어 있다. 세미나 수업으로 일주일에 한 번 법정에 출석해서 재판을 참관하게 된 그는 피고인으로 출두한 한나와 재회하게 된다. 그녀는 나치 시절 유대인 여자들을 감시하던 감시관이었다. 다른 감시관들과 함께 재판을 받던 그녀는 자신에게로 모든 책임을 떠넘기려고 보고서도 그녀가 썼다는 허위 주장을 그대로 인정하고 만다. 필적 감정이라도 받아서 자신이 문맹이라는 사실을 들키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 대가는 가혹했다. 다른 여자들이 금고형으로 끝났을 때 그녀는 종신형을 선고 받았으니까.  

급박했던 2부가 끝나고 감동과 긴장의 3부가 이어진다. 재판 이후 미하엘은 혼돈의 시간을 겪는다. 결혼을 하고 딸도 갖게 되었지만 그는 여전히 한나의 뒤를 쫓고 있었고, 온전한 결혼 생활을 유지할 수 없었다. 이혼을 하고 불면의 시간을 겪던 그는, 그 옛날 그랬듯이 한나를 위한 책 읽어주는 남자로 돌아간다. 한나가 수감 생활을 시작한 지 8년 째 되었을 때의 일이다. 그로부터 한나가 사면되는 때까지 꼬박 10년 간, 그는 책 읽어주는 남자가 되었다. 그렇지만 오로지 문학 작품을 읽었을 뿐, 그녀에게 편지를 쓰지도 않았고, 안부를 묻지도 않았고, 찾아가지도 않았다. 그 사이 한나는 감옥에서 글을 익혔고, 미하엘에게 짧고 서툰 편지로 인사를 전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18년 만에 다시 세상으로 나오게 된 한나. 달라진 세상과의 조우를 위한 준비가 필요했고, 교도소장은 미하엘에게 그 일을 맡아줄 것을 부탁한다. 미하엘은 한나가 살 집과 그녀가 일할 직장을 알아보고, 이것저것 분주히 움직인다. 사실 공부도 많이 했다.  

나는 그동안 문맹자와 관련된 글들을 구할 수 있는 한 다 구해서 읽었다. 나는 그들이 일상생활을 하면서 겪는, 즉 길이나 주소를 찾을 때 또는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고를 때 겪는 당혹스러움에 대해서, 미리 주어진 생활의 틀과 낯익은 행로를 더듬더듬 따라가면서 여기서 벗어나면 어쩌나 하며 느끼는 불안감에 대해서, 글씨를 읽고 쓸 줄 모른다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서 소모하는 정력에 대해서 그리고 그로 인해 실제 삶에 있어서의 에너지 상실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문맹은 미성년 상태를 의미한다. 한나는 읽고 쓰기를 배우겠다는 용기를 발휘함으로써 미성년에서 성년으로 가는 첫걸음을, 깨우침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었다.  


그렇지만, 어렸을 적에 그랬던 것처럼 미하엘은 여전히, 한 발자국 뒤에서 한나를 관망만 할 뿐, 적극적인 개입과 지지, 손내미는 일에 주저했다. 그는 여전히 미성숙했고, 서툴렀으며, 용기가 부족했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지 못했고, 그녀가 정말로 무엇을 원하는지 찾아내지 못했다.  두 사람 사이에 있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먼저 배신한 것은 그 자신임을 알지만, 아니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믿고 싶어서 또 그렇게 행동했다. 그것들이 그녀에게 어떤 상처와 실망을 안겨주었는지 깨닫지 못한 채 말이다.  

명백히 따지고 들자면, 그의 책임이 아니었다. 그녀의 책임이 아니듯이. 마치, 원해서 전범 국가에서 태어난 게 아닌 것처럼, 원해서 전후 세대로 태어난 게 아닌 것처럼. 그러나 또 기억해야 할 것은, '죄'가 없어도 '책임'은 있다는 것. 글을 읽지 못해서 평범한 직장에서의 승진 대신 나치의 감시자 일을 시작한 한나였다. 동기 자체로서는 그저 운이 나빴다고 할 수도 있지만, 교회 안에 갇힌 수감자들이 불에 타 죽도록 방치한 책임을 피할 수는 없었다. 원했던 것이 아니고, 달리 무얼 어찌 해야 할지 몰랐었다 할지라도. 비록 그녀에게 모든 죄를 떠넘기고 도망친 다른 비겁한 사람들에 비해서 그녀가 감내한 형벌은 숭고해 보였지만, 돌아가지 않을 수 있었던 인생길을 그리 가버린 그녀가 안타깝고 분노도 느끼게 된다. 그 자신, 스스로의 인생에 대해서만 정직했지만, 너무도 많은 아픔을 주변에 남기고 말았으니.  

작품의 말미에선 여러 차례 울컥거리게 만든다. 갈팡질팡했던 그와 달리 올곧이 미하엘을 사랑했던 한나. 비록 그의 곁에 머물지 못했고 도망쳐버렸지만, 마음은 늘 그 자리에 두고 있었다. 반면 미하엘은 늘 머리 속에서 가슴 속에서 떠나지 않는 한나를 끝내 잡지 못하고 변두리만 기웃거리다가 결국엔 놓쳐버리고 만다. 어리석고 안타까운 사람.  

작품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사랑 이야기이기도 하고, 그들의 인생 이야기이기도 하고, 또 우리의 아픈 역사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 모든 것들을 아울러 한 작품에 담아낸 작가의 솜씨에 감탄하였다. 빌리 엘리어트를 몹시 재밌게 보았는데, 이 작품의 영화 역시 무척 기대가 되고 있다. 더군다나 케이트 윈슬렛이니! 책만 보면은 아카데미 작품상도 거뜬했을 것 같은데 밀려버렸으니, '슬럼 독 밀리어네어'도 궁금하고, 여전히 이 책의 영화도 궁금하다. 좋은 원작이 좋은 2차, 3차 작품도 생산해낼 것이다. 독자는, 관객은 그저 행복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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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3-15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내용이군요~ 궁금했었는데! 쌩유~~
영화 개봉하면 꼭꼭 봐야겠어요~ ^^

마노아 2009-03-15 13:37   좋아요 0 | URL
오늘 밥 먹는데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잠깐 나오더라구요. 아, 관록의 케이트예요! 개봉 날짜 확인해야겠어요.^^

zenama 2009-03-15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마음에 와닿네요.^^

마노아 2009-03-15 20:56   좋아요 0 | URL
헤헷, 그런가요? ^^

다락방 2009-03-15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윽, 마노아님.
저도 이 책을 읽었는데요 그녀가 문맹이란 사실은 스포일러에요, 정말. ㅜㅡ 그 비밀이 무엇일까, 그걸 알게되면 나는 얼마나 먹먹할까 싶어서 읽으려고 구매했다가 한 리뷰에서 그녀가 문맹이란 사실을 알았어요. 책을 읽으면서 내가 그 사실을 몰랐다면, 정말 몰랐다면, 했더랬어요. 그랬다면 이 책을 좀 더 잘 읽어낼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말이죠.


마노아 2009-03-15 21:00   좋아요 0 | URL
저는 엄청난 비밀이 있다고 해서 그게 무얼까 궁금했는데 문맹이란 단서가 너무 금방 나와서 좀 시시했어요. 그렇지만 책의 전반적인 내용을 보면 비밀보다는 그 후의 관계가 더 중요한 것 같아서 리뷰에서 밝혔는데, 그래도 모르고 읽을 때가 더 참맛이겠지요? 흐, 리뷰를 수정할까 했더니 전반적으로 그 얘기가 계속 나와서 손을 못 대겠어요..;;;;

마노아 2009-03-16 12:05   좋아요 0 | URL
'책 읽어주는 여자'가 익숙해서인지, 저는 책 읽을 때 무심코 제목을 '여자'로 읽었었답니다.ㅎㅎㅎ

다락방 2009-03-16 17:52   좋아요 0 | URL
아, 그런가요? 저는 이 책의 제목에서 전혀 문맹의 암시를 느끼지 못했는데요. 다른분들은 이미 다 짐작하는 부분이었던거군요!

아키타이프 2009-03-16 20:28   좋아요 0 | URL
어쩌면 제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소견일뿐인지도 몰라요. 지금은 고인이 되신 저희 할머니께서도 문맹이셨는데 가끔 저보고 책을 읽어달라고 그러셨거든요. 그러면 할머니께서 그러셨어요. 너무 듣기 좋은 소리라고...어쩌면 다른 분들은 예상 못하실 수도 있지 싶네요. 그래서인지 저는 책을 읽어준다고 하면 상대가 문맹이거나 눈에 이상이 있는건가 싶거든요. 그리고 아직 글을 깨우치지 못한 아이들에게 글을 읽어주는 엄마의 모습 같은거... 그런걸 유독 좋아하는지라...

아키타이프 2009-03-16 20:28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말씀따나 문맹이라는 비밀을 모르고 본다면 더욱 흥미로울수 있지만 책 제목에서 부터 그녀가 문맹임을 암시하고 있달까요. 그리고 책이든 영화든 보다보면 금새 한나가 문맹임을 알아차리게 됩니다. 꼬마(남주)만이 모르고 지나치지 관객이나 독자들은 눈치 깐답니다.

아키타이프 2009-03-16 20:46   좋아요 0 | URL
제가 멍청한 짓 해버려서 댓글 순서가 뒤죽박죽이 돼 버렸네요ㅠㅠ.

마노아 2009-03-17 00:21   좋아요 0 | URL
저는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를 떠올렸어요. 그 작품에서 엄마가 글을 못 읽었거든요. 평생 글 못 배운 게 한이 되셔서, 한나가 학교 공부에 소홀히 하자 불같이 화내는 장면에서 딱 오버랩 되더라구요.

아키타이프 2009-03-16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책 보다 영화 먼저 접했는데 (카드 시사회) 영화를 본후 진짜 가슴이 덜덜덜 거렸더랬죠. 그후 원작이 있는걸 알고 책을 사서 읽어 보니 영화 각색 작업을 참 뛰어나게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에게는 영화가 훨씬 좋았습니다. 영화 보기전 책을 봤더라면 어떨련지 모르겠지만 세 배우의 연기와(특히 케이트 윈슬레 킹왕짱) 연출이 정말 끝내줘요.알고보니 빌리엘리어트와 디아더스 감독이더군요. 제가 모두 너무 좋아하는 영화인데...이걸로 세번째 영화 마저 홀릭하게 됐네요. 제가 젤 인상 깊었던 구절은 [범죄자를 사랑하므로 나는 유죄이다] ... 영화도 꼭 보세요. 저는 워낭이나 벤자민 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다만 책을 읽은후 곱씹으니 미하엘 집에서의 장면이 없어서 좀 아쉽네요. 슬럼독은 초반에는 좀 지루하더니 갈수록 유쾌해지더군요.

마노아 2009-03-16 12:03   좋아요 0 | URL
아후, 영화가 담주 목요일 개봉이에요. 좀 남았네요. 무척 궁금해하고 있어요. 원작보다 더 좋았다고 하니 기대치가 더 높아집니다. 디 아더스, 빌리 엘리어트. 모두 참 좋았어요. 오늘 아침에 빌리 엘리어트의 마지막 대목을 보았는데 다시금 감동 물씬~
슬럼독도 이미 보셨군요! 3월부터 이렇게 볼 게 많다니 좋아요, 좋아~ ^^

아키타이프 2009-03-16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책 읽어주는 여자 버전은 어떠신가요. 뉴질랜드 영화였나? 블라인드라고 있는데 여기서는 여자가 남자에게 책을 읽어주죠. 캐백수에서 방영해준 외화인데 어른들을 위한 동화적 감성이 지천에다 영상미도 참 유려했어요. 그리고 보니 여기도 나이차 많이 나는 연상연하이네요. 보고 싶은데 구할길이 애매하다 싶으시면 메일 주소 주시면 제가 힘 닿는대로ㅋㅋ

마노아 2009-03-16 12:04   좋아요 0 | URL
'책 읽어주는 여자'로 검색하니 프랑스 영화가 나오는 거예요. 얼라, 이게 아닌가? 하고 다시 블라인드로 검색하니 엄한 갱 영화가 나오는 겁니다. 다시 해보니 네덜란드 영화가 나오네요. 아마 이건가봐요. 앞 못 보는 남자 아이에게 못 생긴 여자가 책 읽어준다는 설정. 호홋, 제가 찾아볼게요. 추천 감사해요.^^

프레이야 2009-03-18 0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영화 기대하고 있어요. 어서어서~~ ^^

마노아 2009-03-18 11:58   좋아요 0 | URL
일주일 조금 더 남았네요. 아자아자!! 어서 개봉하라!!!

2009-04-09 1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4-09 1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