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선정한 OOO을 위한 추천도서!

기왕에 시간을 들여서 하는 독서.  

나를 즐겁게 하고 내 머리를 채워주고, 내 마음을 만족시켜 주는 예쁜 독서를 할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을 것이다.  

읽고 나서 참 '맛있다'라고 느꼈던 책들을 모아본다.  

읽고 나서 뿌듯해지는, 어쩐지 잘난 척도 좀 해보고 싶은, 자랑하고 싶었던 책들이다.  

책꽂이에 꽂아두니 막 빛이 난다.  

이 책 읽고 내 배가 불러지진 않았지만, 정신적 포만감은 제법이었다지.


10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로마인 이야기 1~15권 양장본 세트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2007년 2월
250,000원 → 225,000원(10%할인) / 마일리지 12,500원(5% 적립)
2009년 03월 29일에 저장
품절
소설적 상상력이 충분히 가미되었다는 것을 염두에 두더라도, 시오노 나나미의 땀과 노력과 그 연구 성과의 결실은 충분히 훌륭하다.
누군가가 일생을 두고서 작업한 연구 결과를 온 세계의 사람들이 두루두루 누리게 된다.
그보다 근사한 보답이 어디 있을까.
책 보고 나서 로마 시대를 다룬 영화를 본다면 '옥의 티'가 두루 잡힐 수 있을 것이다.
그조차 흥미로운 공부가 되지 않겠는가.
지식 e - 시즌 4
EBS 지식채널ⓔ 지음 / 북하우스 / 2009년 2월
12,800원 → 11,520원(10%할인) / 마일리지 64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내일 수령" 가능
2009년 03월 29일에 저장

시즌 4까지 나왔다. 이렇게 짧은 글로 이토록 예쁘고, 이렇게 아픈 책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5분의 힘을 믿어보자.
사람과, 문화와 교육, 그리고 자연까지.
책과 음반, 그리고 짧은 영상까지 모두 다 섭렵한다면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지식, 눈앞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10권 세트 - 전10권
박시백 지음 / 휴머니스트 / 2005년 4월
98,500원 → 88,650원(10%할인) / 마일리지 4,920원(5% 적립)
2009년 03월 29일에 저장
절판
중국 고대사와 중세사를 고우영 십팔사략으로 공부한다면, 조선사는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으로 공부하면 딱 좋다.
'만화'를 매체로 했다고 해서 깊이가 떨어질 거라고 생각하면 절대 오산!
드라마로 관심을 키워 놓았다면, 이 책으로 관심과 지식에 깊이를 더해주자.
박시백 화백에게 무한 감사하게 될 것이다.
고우영 십팔사략 세트 - 전10권
고우영 지음 / 애니북스 / 2004년 11월
100,000원 → 90,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0원(5% 적립)
2009년 03월 29일에 저장
품절
고우영 작가의 다른 시리즈. 그러니까 일지매라던가 오백년과 같이 '야사'를 바탕으로 둔 책들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한 마디로 '신뢰'를 준다.
중국사, 이렇게 공부할 수 있다면 얼마나 신이 날까. 아쉽게도 열 권 뿐이다.
소장하고 있으면 대를 이어서 두루두루 공부하기 좋다.


10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순오기 2009-03-29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맛있는 공부, 제목이 멋져요~ ^^

마노아 2009-03-29 23:16   좋아요 0 | URL
맛있는 공부를 일상으로 만들어야겠어요.^^
 
그랜 토리노 - Gran Torino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과거 한국전에 참전했었던 월터 코왈스키.  자식과 이웃과도 거의 단절된 채로 살아오던 그는 아내의 장례씩 때에나 성당을 찾는, 아주 완고한 성격의 사나이다.  아내는 죽으면서 신부님께 남편의 참회를 이끌어줄 것을 당부하였고, 27살의 신참내기 신부님은 무척 애를 쓰며 월터를 설득하지만 월터는 고해성사 자체를 거부한다.  

집 앞에는 언제나 성조기가 펄럭이고, 포드사에서 내내 일했던 그는 자동차 세일즈를 하는 큰 아들이 일본 차를 몰고 다니는 것을 불만스럽게 여긴다. 이웃집에 이사 온 동양인 가족들을 보면 신경질적으로 반응하고 때로 욕도 하고 침도 뱉어버리는 이 꼬장꼬장한 사내.  

 

그에게는 멋드러진 자동차가 한 대 있는데, 1972년에 직접 조립한 후 관리 상태 완벽한 '그랜토리노'가 그것이다. 철없는 손녀 딸도 탐을 내고, 오랜 동네 지기 이발사도 탐내 하고, 동네 갱들도 눈독 들여 마지 않는 그런 자동차다.  

옆집에 사는 몽족 아이 타오.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방황하는 이 아이에게 친족이기도 한 몽 갱단이 접근하고, 그들의 강요에 의해 타오는 그랜토리노를 훔치려고 시도하다가 실패를 하고 만다.  

그리고 이 사건을 계기로 타오의 누나 수와 월터는 말이 통하는 친구 사이가 되고, 타오도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고 보상하려고 애쓰면서 월터는 이들 가족과 점차 가까워지고 만다.  



언제나 집 앞 의자에 앉아서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인상을 찡그리는 게 대부부이었던 무료한 사내에게 시끌벅적한 이웃들의 출몰(!)은 꽤나 고역이었지만 신선한 충격이기도 했다. 처음엔 고마움의 표시로 음식을 들고 오고 꽃을 들고 오는 그들의 성의가 짜증이 나 모두 갖다 버리던 그였지만, 이웃의 바베큐 잔치 때에는 초대를 기꺼이 받아들여 함께 음식을 나누기도 하였다.(때마침 그의 생일 날이었다.) 

왜 저렇게 꽃을 들고 오나 궁금했는데, 아마 저들은 꽃 흐멍 족으로 보인다. 베트남과 중국의 국경 사이의 산악 지대엔 소수민족이 많이 사는데, 그 중 '꽃 흐멍 족'이 있다. (꼭 그들이 아니더라도 베트남 사람들이 꽃을 많이 좋아한다.) 



(작품 속에서 수가 전통 복장으로 딱 한 번 출연하는데 분위기가 비슷한가? 좀 다르긴 하다. 저건 평상복이고 일할 때 입는 옷인지라...) 

월터는 자식들과도 부드럽게 대화하지 못하는 사람이었고, 신부님께도 으르렁대기 일쑤였지만, 그의 속내에는 남들에게 밝힐 수 없는 상처가 있었다. 그건 한국전 때 참전해서 사람을 죽였고, 혼자 살아 돌아온 공로로 훈장까지 받은 젊은 날의 기억 때문이었다. 전시 상황이었고, 총을 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을 테지만, 내 탓이 아니었다는 항변만으로는 사람을 죽였던 그 기억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고해성사'라는 것을 빌미로 자유로워지고 싶은 유혹이 없을 리 없었을 텐데도 그는 혼자 괴로워하고 고독하게 살며 자신과 싸우는 방법을 줄곧 고수했다. 아내는 그의 외로운 싸움을 알아준 유일한 사람이었지만 이미 저 세상 사람이 되었고, 아마 자식들은 그에게 그런 상흔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할 것이다. 늘 버럭대기 일쑤인 그의 탓이기도 했고, 뭔가 얻어갈 것 외에는 관심 없는 자식들 탓이기도 했다. 그렇게 뭔가 맞지 않아 늘 삐걱거리던 이 사내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가 경멸해 마지 않던 타 인종 가족 덕분에.  




사실, 그는 말은 거칠게 했어도 이웃에 피해를 주는 사람이 아니었고, 보이지 않게 도움을 주곤 하던 사람이었다. 타오와 수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갱들에게 희롱당하는 수를 구해주었고, 타오가 자립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해 주고 이끌어주던 월터.  

그렇지만 그들의 평화로울 수도 있었던 일상들은 갱과의 마찰로 인해 모조리 깨져버리고 만다. 당장 복수하겠다고 날뛰는 타오.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수. 월터 역시 분노한다. 그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차분하게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당연한 얘기이지만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연기는 너무도 훌륭했다. 뿐인가. 연출도 흠잡을 데가 없어 보였다. 작품은 소소하게 웃으면서 유쾌하고 진지하게 진행되어 갔는데, 갱과의 극단적인 대립 이후 긴장감을 제대로 조성한다. 여전히 농담을 하고 여유롭게 이야기하고 있지만, 저 웃음 뒤에 벌어질 미지의 사건을 예상하며 관객들은 영화에 잔뜩 집중하게 된다.  

월터가 마지막에 보여준 선택과 헌신, 그리고 복수와 선물에 대해서 관객의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 나로서는 몹시 마음에 드는 엔딩이었지만, 같이 본 친구는 불편해 했다. 이해한다. 친구는 남겨진 가족은 어쩌냔 말을 했지만... 글쎄, 월터의 피붙이들이 아버지의 선택에 대해서 어떤 트라우마를 가질 것처럼 보이진 않는다. 그리고 그건 월터 자신도 알고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뿌린 씨앗이기도 했기에 원망도 없었을 테고. 

그러나 이웃들은 좀 다를 것이다. 아침에 마주치면 하루종일 재수 없을 것 같은 노인네였지만, 속 사람은 무척 따뜻한 사람이라는 것을 이제는 모두 알 것이다.  

몽 부족의 제사장은 그가 존경받지 못하고 외로울 사람이라고 말을 했지만, 인생 마지막의 그는 외롭지도 않았고, 남겨진 사람들에게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을 선물해 주었다. 그의 장례식에는 그를 사랑하고 존경하게 된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의 복수가 통쾌했다. 평생을 괴롭혔던 한국전 참전의 그림자를 지고 살았던 사람. 쉽게 죄책감을 벗으려고 하지 않았던 그 사람. 그 사람의 판단이기에 더더욱 그의 선택을 존중한다. 아프지만, 타오와 수의 남은 인생에서 그는 결코 '고통'으로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그 정도는 깨달을 만큼 그 친구들이 단단하고 현명하다고 믿는다.  

영화의 엔딩에서 나오는 노래가 너무 근사했다. 음악 작업을 큰 아들이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감독이 직접 노래도 불렀던가? 작은 아들이 출연한 것으로 아는데 무슨 역할인지는 모르겠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마지막 주연 작품이라는 소문이 사실이 아니길 간절히 바라본다. 그나저나 감독으로서의 그는 곧 만날 수 있을 듯하다. 차기 작품은 넬슨 만델라 이야기라고 한다. 모건 프리먼과 멧 데이먼 주연이라고 하는데, 몹시 기대가 되고 있다.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섹시하다'는 것은 나이와는 절대 무관하다. 이 할아버지가 제대로 입증해 주신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09-03-29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에 설마 설마 했는데, 영화이긴 하지만 그의 결정을 존중해요. 어떻게 만났느냐 보다 어떻게 헤어지느냐가 더 중요할 수 있으니까요. 자식들이라곤 아버지의 유산에만 관심이 있고 유언을 읽을 때도 그랜토리노가 손녀에게 갈 줄 알고 기대하던 그 얼굴은 할아버지에 대한 애정이라곤 조금도 찾아 볼 수 없었죠.

마노아 2009-03-29 23:11   좋아요 0 | URL
그가 어떤 선택을 내릴 지 몹시 기대가 되고 걱정이 되었어요. 아플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그 아픔이 애석하지 않을 만큼 시원한 느낌을 주었어요. 어떻게 헤어지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말에 공감해요. 유언장 공개할 때 월터의 대사는 좀 더 거칠 것 같았는데 번역을 그렇게 해서인지 생각보다 점잖더라구요. 그 손녀 딸은 좀 때려주고 싶더군요..;;;
 
[사진리뷰] 데이비드 위즈너 그림책 리뷰 작성해 주세요~ 5분께 2만원 적립금을 드립니다!!
자유 낙하 미래그림책 52
데이비드 위스너 지음, 이지유 해설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데이비드 위스너는 글 없이도 너무 많은 이야기를 올곧이 그림으로 표현해 내는 작가다.
또 무한한 상상력으로 읽는 사람에게 상상의 공간을 넓혀주는 데에도 전혀 인색함이 없다.
몇 차례에 걸쳐 칼데콧 상을 타는 이유도 충분히 납득이 간다.
이제 그의 이름은 보증수표가 되어 보지 않고도 책을 고르는 데에 주저함도 없다.
이런 작가를 알게 되었다는 것이 독자의 복이라고 할 완소 작가! 




그림의 프레임을 보면 여백이 상하좌우에 모두 있다. 이 여백은 뒷장으로 가면 왼쪽은 막힌 채 오른쪽은 뚫려 있고, 그 다음엔 위 아래만 막힌 채 양 옆은 모두 뚫려 있다. 언제까지? 마지막 장의 전까지. 마지막의 전장에서 왼쪽만 열려 있고 오른쪽은 뚫려 있는 구조. 말로는 잘 설명이 안 되는 듯하다. 쉽게 얘기하면, 이 책의 책장을 모두 가로로 이어붙이면 완벽한 하나의 이야기로 쭈욱 연결된다는 것이다. '괴물들이 사는 나라'에서 소년이 꿈을 꾸면서 환상의 세계가 커지다가 여백을 다 덮어버리는 장면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그림책 속 소년은 책을 보다가 깊이 잠들어 있다. 소년이 덮고 있는 체크 무늬 이불이 예사롭지 않다. ('조각이불'이 떠오른다.)
또 소년이 보고 있던 책 속 지도의 풍경도 남달라 보인다.
꿈 속의 정경이 산 아래에서 내려다 보이는 모습으로 펼쳐져 있는데,
이불속 체크가, 지도속 위도 경도 표시 체크가, 다시 땅 위 논밭의 체크무늬가 모두 의미 있게 겹친다. 




소년은 어느덧 이상한 나라에 도착해 있다.
체크무늬 땅은 체스 판으로 돌변해 있고, 체스판에 등장하는 여왕과 사제와 기사들도 자연스럽게 그림 안으로 들어와 있다. 

(작품의 구조는 왼쪽 그림은 앞장과 맞닿아 있고, 오른쪽 그림은 뒷장의 그림과 연결된다.)  

다음 장으로 넘어가 보자. 소년은 어느새 체스판 위의 성을 커다란 배경으로 둔 소인(小人)으로 변해 있다.
강물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 이번엔 모험이 숨어 있을 것 같은 숲을 지나간다.



체스판 위의 말들은 모두 성으로 변해 있고, 그 성의 벽돌 무늬는 커다란 용의 비늘로 변해간다. a=b, b=c, 따라서 a=c의 구조로 변해가는 모습들.  


 

어쩌면 마법사가 숨어 있을 지도 모르는 기괴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울창한 숲을 지나지만 그 숲이라는 것은 사실 지도책의 '책장' 결이다.  





빼꼼히 몸을 내밀면 책에서 책으로 이동하는 소년의 모습이 보인다. 동화속 요정과 괴물과 용도 모두 그렇게 공간을 이동한다.



이제 소년은 거인이 되어 있다.
한쪽에는 성의 찬연한 벽들이 보이지만 다른 한쪽엔 새로운 모험을 준비하고 있는 사막으로의 길이 보인다. 




소년과 그의 일행과 짐을 책임지고 있는 돼지 세 마리. 이 책 이후 데이비드 위즈너가 발간하는 아기 돼지 삼형제가 미리 나왔다고 생각하면 억지일까? ^^ 



이제는 거인이 되어 도심 한가운데에 자리한 소년. 한쪽 끝은 사막의 거친 황야같은 질감이 남아 있는데, 이미 오른쪽의 도시들은 종이 자락이 되어 분해되고 있는 중이다. 데이비드 위즈너의 환상 동화 속에는 시간과 공간의 경계가 의미가 없다. 모든 곳에 있을 수 있고 모든 시간대에 다 존재할 수 있는 마법같은 동화 나라. 그 신비로운 세계를 좀 더 들여다 보자.  

다시 지상으로 낙하하는 소년과 동화속 인물들.  

건물이 분해되어 파편이 된 종이 조각들은 비행기가 되어 소년과 친구들을 하늘 저 높이 날려보낸다. 아기 돼지 세 마리에서도 나오는 구조다. 그리고 그 하늘 공간은 거대한 퍼즐 조각들로 짜맞춰 지고 있다. 이곳이 하늘 위라는 걱정 따위는 저 멀리 날려버려도 좋다.  




유리컵이 엎어져 있고, 콘플레이크가 춤을 추고, 스픈과 후추병도 요란스럽게 달그락 거린다.
눈치챘는가? 

여긴 테이블 위다. 여태껏 프렌치 코트 입고 분위기 잡던 그 사람의 정체는 바로 후추병.
사막의 메마른 산과 바위처럼 보이던 것은 크루아상 빵이다. 콘플레이크 조각들은 나뭇잋인 척 묘기를 부리고 있다.  

자, 이제 소년은 어디로 갈까? 한 차례 더 모험이 남아 있다. 온갖 곳을 다 갔는데 가지 못한 곳, 바로 바다다!  

나뭇잎 배를 타고 둥실 둥실 바다를 건너는 소년. 물결치는 파도의 모양은 처음 떠나왔던 침실의 그 이불조각 무늬를 닮아가고 있고, 바다 위를 날아가던 나뭇잎은 커다란 새인 척 날갯짓을 하지만 마법이 풀릴 시간이 곧 다가온다.




바다 여행 끝에 도착한 것은 꿈속을 노닐고 있는 소년의 방안 처음 그 자리. 

저 하얀 깃의 새들은 소년의 배갯머리 속 깃털들일까. 소년의 이불 위에 체스의 말이 몇 개 보인다. 




깨어난 소년은 자신이 꿈속에서 보았던 모든 것들이 방안에 있는 친구들이라는 것을 알아차린다.
신나는 모험은 그날 밤에 다시 이어질 지도 모르겠다.

할 수만 있다면 이 그림들을 모두 하나로 연결해서 파노라마처럼 들여다보고 싶지만, 그럴 재간이 없으니 그저 상상으로 남겨둬야겠다

이 작품 '자유낙하'는 출간된 지 무려 20년째다. 지금도 놀라운데 처음 나왔을 때는 얼마나 사람들을 놀래켰을까. 그의 빼어난 상상력은 거듭 칼데콧 상이라는 영예를 거머쥐게 만들었다. 내가 칼데콧 상에 유독 반가움을 표시하게 된 데에도 데이비드 위즈너의 영향이 크다.  

어릴 적에는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꿈을 많이 꾸었는데 어른이 되어서는 그런 꿈을 꾸는 일이 드물어졌다. 내가 꾸던 꿈들은 대문 기둥 위에서 요술 양탄자를 타고 뛰어내리는 것이었는데 별로 높지도 않은 그 높이에서 알라딘처럼 날아다니곤 했다. 그러다가 놀라서 깨었는데, 어리던 날들의 꿈조차 그리워지게 만드는 독서였다.  

너무 멋진 작가 데이비드 위즈너. 아직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메스꺼운 용'과 '제7구역'이 몹시 궁금하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후애(厚愛) 2009-03-28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들이 살아있어요~~!! 모든 그림 하나하나가 살아서 숨쉬는 느낌이 들어요.^^
정말 멋진 책이에요!!

마노아 2009-03-28 23:22   좋아요 0 | URL
그림 속 모든 것들이 다 살아서 움직일 것만 같아요. 저도 저기 뛰어들어가고 싶어요.^^
 
양영순의 천일야화 1~6권 박스 세트
양영순 지음 / 김영사 / 200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리즈 좀 더 추가해서 드라마로 만들면 좋겠다. 오래오래 여운이 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나뿐인 나만의 손수건 만들기 [제 894 호/2009-03-27]


한참 크레파스로 정여사와 함께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던 채원이가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나비가 아주 예쁘게 그려진 거 같아요. 그런데 이 그림 내 손수건에도 그려 넣으면 좋을 것 같은데 손수건에다 그려도 돼요?”
“음~ 글쎄 손수건에다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리기가 쉽지 않을 것 같구나.”
“내 손수건에도 이렇게 예쁜 나비 넣고 싶은데…”

아쉬워하는 채원이를 보고 고민하던 정여사에게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그래그래 채원아. 우리 손수건에 예쁜 나비 그림을 그려 볼까?”
“정말요? 그럼 어서 빨리 그려요.”
“아~ 그런데 손수건은 천으로 되어 있어서 직접 크레파스로 그리기가 어려워. 그러니까 우리 여기 사포에다 그림을 그린 뒤 손수건에 그림을 넣어보자.”

“까칠까칠한 사포에다 그림을 그려요? 사포에다 그림을 그리고 어떻게 손수건에 그림을 옮겨요?”
“일단 엄마랑 같이 그려보자. 엄마가 마술을 부려 볼 테니까.”
채원이는 정여사와 함께 사포에 예쁜 나비 그림을 그린 뒤 사포 위에 손수건을 올리고 나서 전기다리미로 가열하기 시작했다.

10여 분 정도 다리미로 가열한 뒤 뜨거워진 손수건이 다시 차갑게 식자 정여사는 손수건을 조심스럽게 사포에서 떼어냈다. 그러자 손수건에는 채원이와 정여사가 그렸던 나비와 똑같은 그림이 손수건에 찍혀 있었다.

“와~ 엄마 어떻게 하신 거예요? 엄마 완전 마술 같아요!”
“그렇지. 어때? 채원아, 예쁘게 나왔지. 이 손수건은 이 세상에 하나뿐인 채원이 만의 손수건이란다.”
“맞아요. 이건 내가 그린 그림으로 채워진 손수건이니까요. 이 손수건 친구들에게 자랑할래요.”
“그래. 그런데 크레파스가 묻었으니까 예전처럼 닦거나 그러기는 어려울 거야. 나만의 손수건이라는 기념으로 보관하는 것이 좋을 것 같구나.”

그런데 손수건을 들고 친구들에게 자랑하러 나간 채원이를 물끄러미 보던 현민이가 정여사에게 물었다.
“엄마. 그 마술 어떻게 하신 거에요? 저도 좀 알려 주세요. 너무 신기해요.”
“그래 알았다. 이 마술의 비밀은 바로 크레파스에 있어.”
“크레파스요?”

“응. 크레파스는 색을 내는 안료에다 왁스나, 야자유, 파라핀 등을 섞어서 분쇄한 다음 65~75℃의 온도에서 약 20여 분간 녹인 다음 우리가 사용하는 이런 막대 모양의 형틀에다 주입시킨 뒤 냉각시킨 것이란다. 크레파스는 딱딱하지 않은 부드러운 왁스나 파라핀을 사용하기 때문에 색칠이 진하면서 부드러워지고 혼색이나 덧칠이 가능한 특징이 있단다.”

“크레파스가 무언지는 알겠는데 사포에 그린 그림이 어떻게 손수건에 찍힌 거예요?”
“성질도 급하기는. 이제 엄마가 알려줄게. 사포 위에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리면 사포의 거친 표면에 부드러운 크레파스 조각들이 달라붙게 되겠지. 그런 다음 사포 위에 손수건을 올려놓고 다리미로 가열하면 어떻게 될까?”

“글쎄요. 사포랑 손수건이 뜨거워 지지 않을까요?”
“그래 사포랑 손수건이 뜨거워지겠지. 그런데 아까 엄마가 크레파스는 65~75℃ 사이에서 녹여 만든다고 했잖아. 그런데 그 온도보다 더 높아지면 고체로 된 크레파스는 어떻게 될 것 같으니?”
“당연히 녹겠죠!

“그래 맞아. 사포 위에 그려진 크레파스가 다리미로 인한 높은 열 때문에 녹게 되면 기름 성분의 왁스나 파라핀이 면 성분의 손수건에 잘 옮겨지겠지. 그렇게 다리미로 녹인 다음 식히면 사포에 그린 그림이 손수건에 판화처럼 찍히게 되는 거란다.”
“엥 그게 다에요? 너무 간단하잖아요. 난 뭔가 멋진 비밀이 숨겨 있는 줄 알았는데…”

“원래 마술도 비밀을 알고 보면 간단한 원리잖니. 그래도 크레파스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었으니 튀어나온 입술은 다시 넣는 것이 어떨까?”
“알았어요. 그럼 엄마 나도 한번 그려 볼래요.”
“그래 알았다. 이번에는 어떤 그림을 그려 보는 것이 좋을까?”

얼핏 보면 어린아이 장난 같은 실험이지만 이번 실험은 크레파스의 성질과 특성을 알아볼 수 있는 가장 간단한 실험이기도 하다. 이번 주말에 집에 있는 자녀 또는 조카들과 함께 실험하면서 크레파스에 대해 설명을 해 준다면 과학에 대한 아이들의 호기심이 조금은 더 커지지 않을까 싶다.

[실험방법]
준비물 : 크레파스, 사포, 다리미, 면 손수건, 신문지, 수건, 그림도안
(사포의 거칠기가 클수록 선명한 그림을 찍어낼 수 있다)
[실험순서]
1. 그림 도안을 보고 사포 위에 그림을 그린다.
   사포 특성상 세밀한 부분의 묘사는 힘들다. 큰 형태의 그림을 그리는 것이 좋다.
사포위에 그림을 그린 뒤 손수건에 찍어내면 좌우가 거꾸로 되기 때문에 좌우를 구분해야 할 그림은 거꾸로 그려야 한다.
2. 사포 위에 그림을 다 그렸으면 가열을 위해 신문지를 깔고 그 위에 사포를 놓는다.
3. 사포 위에 면 손수건을 잘 펴서 올린 뒤 수건을 한 장 깐다.
갑자기 강한 열을 내면 사포 위에 녹은 왁스나 파라핀이 다리미에 달라붙을 수 있기 때문에 처음에는 수건 위에서 가열한다.
4. 다리미로 수건 위를 전체적으로 누르며 가열한다.
다리미 온도 조절기는 면이나 마 정도에 놓거나 150℃로 조정한다.
5. 어느 정도 가열이 되었으면 수건을 걷어내고 바로 손수건 위에서 다시 가열한다.
6. 약 10분 정도 다리미로 가열한 뒤 녹은 왁스가 굳어질 수 있도록 그대로 둔다.
7. 손수건이 차갑게 느껴지면 조심스럽게 사포에서 손수건을 걷어 낸다.

[실험 Tip]
- 세밀한 그림을 그리고 싶으면 고운 사포를 이용하면 되지만 거친 사포에 비해 그림이 선명하게 찍히지 않는다.
- 무른 크레파스 대신 단단한 크레용을 사용할 경우 세밀한 그림을 그리기는 좋으나 사포에 크레파스가 조금 남게 되므로 선명한 그림이 나타나지 않는다.

글 : 양길식 과학칼럼리스트


http://scent.ndsl.kr/View.do?type=1&class=300&seq=4091&B4Class=All&onlyBody=FALSE&meid=1_4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bookJourney 2009-03-27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흰 면수건을 구하는 게 1차 과제군요. 행주처럼 오돌토돌한 데다가 하면 모양이 깔끔하지 않겠지요? ^^

마노아 2009-03-27 12:55   좋아요 0 | URL
조카 쓰던 가제 손수건은 거의 무늬도 없던데 시험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어차피 손수건 용도로 쓸 게 아니니까요.ㅎㅎㅎ

bookJourney 2009-03-27 12:58   좋아요 0 | URL
아하, 그런 방법이 있군요. 우리집 가제 손수건은 모조리 둘째 아이 인형의 이불이 되어 있어요. ^^;

마노아 2009-03-27 14:12   좋아요 0 | URL
'조각이불'이 떠오르네요.^^ 재미 삼아 못 쓰게 된 메리야스나, 이런 걸로 해봐도 될 것 같아요.ㅎㅎ

후애(厚愛) 2009-03-27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을 것 같은데 집안에 크레파스와 사포가 없네요. 예전에 손수건을 이별 선물로 처음 받아보고 그 뒤로는 손수건을 한번도 가져 본적이 없답니다.^^

마노아 2009-03-27 14:13   좋아요 0 | URL
수건은 찾아놨는데 저도 사포가 없어요. 사와야 해요.^^
이별 선물의 손수건이라니, 너무 직설적이에요ㅠ.ㅠ

꿈꾸는섬 2009-03-27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정말 재미있을 것 같아요. 현준이랑 한번 해봐야겠어요. 사포는 문방구에서 팔겠죠?

마노아 2009-03-28 01:21   좋아요 0 | URL
하시고 나면 꼭 후기 올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