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과학

제 2505 호/2015-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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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KING의 과학] 가을무는 인삼보다 좋다?!



먹는 것은 삶의 가장 기본적인 일이죠. 모두가 어려웠던 옛날에는 무조건 많이 먹는 것이 우선이었지만, 요즘 트렌드는 맛있는 음식을 건강하게 먹는 것입니다. 그런 트렌드를 반영하듯, TV 프로그램에서는 요리를 다루는 프로그램이 늘어났고, 최근에는 메인 시간대에 편성되면서 대중의 인기를 받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블로그나 카페에 다양한 요리법이나 영양소에 대한 내용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2015년 과학향기에서는 [COOKING의 과학]이라는 코너를 신설해 매월 제철 음식을 소개하고, 그 속에 담긴 영양소도 함께 전달하고자 합니다. 과학향기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우리나라에서 지역에 따라 ‘무수’ 혹은 ‘무시’라고도 부르는 무는 말 그대로 무시하면 안 되는 채소다.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먹는 채소는 단연 배추고, 그 다음으로 많이 먹는 채소는 양파와 바로 이 무다. 배추를 많이 먹는 이유는 물론 김치를 먹기 때문이다. 채소섭취량 중 김치가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달한다. 그런데 이렇게 배추로 김치를 담가 먹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고, 과거에는 주로 무를 절여서 김치로 담가 먹었다. 겨울철이면 무로 담그는 시원한 동치미를 김치의 원형으로 보는 이유다. 이렇게 우리가 무를 많이 먹는데, 무는 제대로 대접을 못 받는 듯하다. 

무는 한자로 나복(蘿蔔)이라고 한다. 무의 원산지는 지중해 연안과 중앙아시아에 이르는 지역으로 알려졌다. 이것이 동(東)으로 넘어와 중국으로 전해진 것이다. 중국에서도 무는 재배 역사가 가장 오래된 채소 중의 하나이며, 기원전 10~6세기의 고전인 <시경(詩經)>에도 ‘저(菹)’에 대한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불교의 전래와 함께 삼국시대부터 재배되기 시작했다고는 하지만 기록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그러다가 고려 시대부터 무가 중요한 채소로 취급되기 시작했다. 고려시대 문인인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에서 여섯 가지의 채소를 노래한 ‘가포육영(家圃六詠)’에는 순무를 장에 넣으면 삼하(三夏)에 더욱 좋고, 청염(淸鹽)에 절여 구동지(九冬至)에 대비한다고 기록돼 있다. 이는 “무장아찌는 여름철에 먹기 좋고, 소금에 절인 순무는 겨울 내내 반찬이 되네.” 라는 뜻이다. 지금의 시원한 동치미를 이미 고려시대부터 만들어 먹고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무는 십자화과에 속하는 작물로 중국을 통해 들어온 재래종과 중국에서 일본을 거쳐 들어온 일본 무 계통이 주종을 이루지만, 최근에는 서양의 다양한 샐러드용 무가 재배되고 있다. 재래종에는 우리가 즐겨 먹는 깍두기나 김치에 사용하는 무, 그리고 알타리무(총각무)와 서울봄무가 있다. 그리고 일본 무는 주로 단무지용으로 쓰인다. 8월 중순이나 하순에 파종해 11월에 수확하는 가을무, 3, 4월에 파종해 5, 6월에 수확하는 봄무, 5, 6월에 파종해 7, 8월에 수확하는 여름무가 있다. 무는 이렇게 사시사철 재배가 가능하지만, 사실 가을인 지금이 제철이다. 가을철에 수확하는 무는 특히 더 아삭아삭하고 무 특유의 단맛이 풍부하다. 게다가 영양도 많아 가을철 무는 그 자체로 보약이다. 

무는 100g당 13kcal로 열량이 적고 섬유소가 많아, 영양과잉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특히 좋다. 칼슘과 칼륨 같은 무기질도 풍부한 편이다. 특히 무 100g당 비타민C의 함량이 20∼25mg이나 돼, 옛날에는 가을철에 수확해 땅속에 저장한 무는 채소가 없는 겨울철 비타민 공급원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 밖에 무에는 수분이 약 94%, 단백질 1.1%, 지방 0.1%, 탄수화물 4.2%, 섬유질 0.7%가 들어 있다. 또한 무는 비타민C, 포도당, 과당, 칼슘과 같은 각종 약용성분을 상당히 보유하고 있어 약용 가치로도 매우 뛰어나다. 특히 최근 연구에서는 무의 생리활성물질은 항산화기능을 가져 암과 같은 질병을 억제한다는 기능이 밝혀지기도 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속이 더부룩하거나 소화가 안 될 때 무 한 조각을 먹으면 소화가 잘 된다는 이야기가 있어, 옛날에는 소화제 역할을 하기도 했다. 실제로도 무에는 소화효소인 아밀라아제가 있어 소화를 돕는다. 우리 조상들은 생활 속에서 이 지혜를 알았던 것 같다. 특히 잘 발효된 동치미 국물 한 사발을 마시면 속이 시원해지는 경험을 한국인이라면 한 번쯤은 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떡 상차림에는 반드시 동치미를 함께 올렸다. 

또한 무를 조금 먹으면 헛배가 부르지 않고 소화가 잘 된다. 또 무는 열을 내리게 하고 변도 잘 나오게 하는 효과도 있다. 생 무즙은 혈압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고 하니 혈압과 동맥경화가 있는 사람들은 생 무즙을 활용해 봄직하다. 

가을철 무는 달고 단단해 떡을 만들면 은은한 맛과 향이 난다. 겨울철이면 무시루떡을 해 먹는데, 기존의 시루떡에 무를 넣는 것이다. 무엇보다 전분 분해 효소인 아밀라아제가 풍부해 무를 떡에 넣으면 소화를 돕는 것을 물론이고, 수분이 많아 목 넘김도 좋다. 그리고 무는 독특하게 톡 쏘는 맛이 있는데, 이것은 무에 함유된 티오글루코사이드가 잘리거나 파괴됐을 때, 글루코사이다아제라는 효소에 의해 티오시아네이트와 이소티오시아네이트로 분리되면서 독특한 향과 맛을 나타내는 것이다. 

무는 옛날부터 김치나 깍두기로 많이 먹었고, 무말랭이나 단무지까지 그 이용이 매우 다양하다. 된장이나 고추장 속에 박아 장아찌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생선을 지지거나 조릴 때, 무 한 토막 넣고 지지면 생선보다 더 맛있는 조연이 바로 무다. 무의 줄기는 무를 수확한 후 줄기만 모아서 시래기를 만든다. 바로 먹을 것은 생으로 보관하고, 나머지 줄기는 삶아서 한 번에 먹을 만큼 포장해 냉동실에 넣어두면 편리하게 먹을 수 있다. 줄기를 끈으로 엮어 그늘에 달아두면 필요할 때마다 삶아서 나물을 할 수도 있고, 대보름날 맛있는 시래기나물로 먹을 수 있다. 

채소를 많이 먹는 것이 건강에 좋은데 요즘에는 값이 많이 비싸서 마음이 무겁다, 그런데 무는 그 크기에 비해 값이 저렴해서 더 마음에 드는 채소다. 무는 오래전부터 우리 민족이 애용해 온 국민 채소이다. 맛과 영양뿐만 아니라 값까지 저렴한 편이니 가을 보약으로 그 맛과 효능을 즐겨볼 만하다. 

글 : 정혜경 호서대학교 바이오산업학부 식품영양전공 교수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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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5-10-29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에는 태그가 상당히 많네요.^^
잘 읽었습니다. 마노아님, 좋은 하루 되세요.^^

마노아 2015-10-30 08:45   좋아요 1 | URL
보이는 건 다 적었더니 태그가 많아졌어요. ㅎㅎㅎ단어들이 어려워서 다시 쓸 일이 있을가 싶지만요.
아아아, 서니데이님! 드디어 주말이 왔습니다. 살 것 같아요.
매일매일 주말만 기다리며 사는 인생이에요. 서니데이님도 불금 즐겁게 지내셔용!!!
 
하기 힘든 말
마스다 미리 지음, 이영미 옮김 / 애니북스 / 2015년 3월
평점 :
품절


마스다 미리의 담백한 매력이 좋았는데, 이것도 많이 접하니 질리나보다. 담백하다 못해 너무 심심해졌달까.

이번 책의 주제는 '하기 힘든 말'이다. 하기 힘든 말을 이렇게나 정리해 두고 많이 생각해뒀다는 게 참 신기했다.

어찌 보면 예민하기도 하고 섬세하기도 한데, 또 어찌 보면 지나치게 소심해 보였다.

물론, 게 중에는 무심코 생각 없이 쓰는 말들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한번 더 되짚어 보게도 했찌만.



'생각보다' 더 좋았다, 내지 '생각보다' 덜 재미 있었다... 등등의 가벼운 평가에 많이 쓰는 표현이다.

생각보다 예쁘다-라는 말은... 정말 실례잖아. 이렇게 말할 때도... 있겠지만 잘 떠오르지 않는다. 제3자에게 말할 수는 있겠지만 당사자에게는 안 될 일!



이런 질문을 들어본 적도 해본 적도 없다. 강아지 더 좋아하는 사람과, 고양이 더 좋아하는 사람을 보긴 했지만 그 둘을 다 키우는 사람도 보았고, 정작 나 자신은 둘 다 관심 없으므로. 그런데 마스다 미리는 참 관찰력 있구나. 그래서 이런 작가가 될 수 있었겠지만, 일기장에 써도 좋을 법한 내용이 굳이 책으로 나온 것 같다는 느낌이 아주 진하다. 출판사가 너무 우려 먹는 것 아냐??



건강은 굉장한 장점인데 그게 유일한 장점이라고 말한단 말인가?? 옛적 못먹던 시절, 공부 잘하는 아이가 최고의 자랑감이던 시절에 나올 법한 표현 같다. 저런 끔찍한 치통은 겪어보지 못했지만 얼마나 아플지는 상상할 수 있다. 물리적으로 죽도록 아파본 적 없지만, 건강한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이고 행복한 일인지는 알고 있다. 


어제 국정화 교과서 반대 집회에서 본 가장 인상적이었던 피켓은 '효심은 마음속, 독재미화는 일기장'이었다. 병렬 비교는 얼토당토 않지만, 아무튼 이런 정도의 이야기는 일기장에 써주세요. 마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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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컨대, 당신에게 닿기를...
그래도 다정한 사랑을 한다 - 뉴 루비코믹스 1570
요네다 코우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14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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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디즈 워즈와 부디 내게 닿지 않기를 비슷한 시기에 읽었다. 둘 다 유명했지만, 인 디즈 워즈 쪽이 워낙 강렬해서 더 인기가 많아 보였다. 그래도 섬세함과 감성의 부딪힘을 손든다면 압도적으로 요네다 코우다. 이 책은 '부디 내게 닿지 않기를'의 스핀 오프에 해당한다. 사실 이 책을 먼저 읽는 게 순서상으로 맞다. 작가의 설명이 이렇다.


 

atrer9와 다정한 거짓말은 소용 없다는 모두 이 책에 함께 실려 있다. 시간 순서는 이렇지만 각각 읽는다 해도 큰 상관은 없어 보인다. '간절함' 쪽으로는 '부디 내게 닿지 않기를'이 더 기울지만 사랑이 시작될 때의 그 어찌할 줄 몰라 더 애타하는 심리 묘사는 이번 책이 더 커 보인다.


(앗, 그러고 보니 전작 리뷰를 '구판'에다가 썼네. 개정판을 사놓고는...;;;;;)



그저 아는 사람에 불과할 때는 별명으로 불러도 충분했다. 굳이 그 이름을 새길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마음에 담기는 순간 이름은 중요해진다. 소중해진다.



고백에는 언제나 용기가 필요하다. 그래서 핑계가 생긴다. 어떡해서든 건수를 만들게 된다.


'농담'을 가장해서 진심을 건네본다. 상대는 당연히 알아차리지 못하고 흘려보낸다. 

이 순간을 놓치면 다시는 용기를 내지 못할 것 같아 무리수를 둔다.

후회하고 싶지 않아 내뱉았지만, 금세 다시 후회하고 만다. 친구로라도 남을 수 없을 것 같아서.

하지만 평생 친구로 남을 자신도 없다. 가까이 있되 다가갈 수 없는 사람이 되고 만다.

더군다나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 걸 지켜보는 것마저도 감수해야 한다.

그 모든 걸 감당하기엔 심장이 너무 아프다. 

섬광 같은 깨달음이 스쳐지나갔다.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상대방의 진심이 뒤늦게 보인다.

평범했던 문자 안부 한마디가 사실은 마음을 담았음을, 

방금 왔다고 거짓말 했지만 오래오래 기다려 왔음을,

내가 알아차리지 못했던 모든 순간순간에 이 사람의 마음이 있었다.

당혹스러움과 미안함, 그리고 일말의 벅찬 감정이 다 함께 몰려든다.



책 속 표지도 참 아므에 든다. 두 사람이 함께 있는 컷이 자연스럽고 편안해 보인다.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 내가 얼마나 불편한지, 얼마만큼 서운했는지 알 길이 없다. 

모두가 자기의 입장에서 생각한다. 

말하고, 전달하고, 이해시키고, 또 인정할 때 관계는 더 깊어진다. 

이유 있는 거짓말을 해야 했던 것도, 거짓말할 걸 알면서 물었던 모든 것도 다 납득하게 된다.



왼쪽이 원래 표지, 오른쪽이 확정 표지다.

음, 개인적으로는 왼쪽이 더 마음에 든다. 좀 더 속도감이 느껴지고 '쌍방'의 감정으로 읽혀진다. 

제목은 '부디 내게 닿지 않기를'이 더 좋았지만, 아무튼 이 책도 참 좋다.

이걸 읽고 나니 '부디...'를 한번 더 읽고 싶어졌는데 어디 있는지 안 보인다..... 음, 누구 빌려줬던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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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10-26 0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디 한번이라도 더 닿기를..이라고 `강조한 것 같은 기분은 저만 그런건가요?!^^

마노아 2015-10-26 13:09   좋아요 1 | URL
그렇죠? 간절함이 절절하게 와 닿는 내용과 제목이었어요. 그래서 제목이 더 끌려요.^^
 

FUSION 과학

제 2504 호/2015-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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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나들이의 불청객, 말벌 대처법


선선한 바람에 본격적인 가을 나들이가 시작되는 10월, 안타깝게도 말벌이 극성이다. 8~9월이 산란기인 말벌은 폭염과 마른장마와 같은 최고의 번식 환경 속에서 폭발적으로 개체 수를 늘리고 있다. 또한 이상 고온 현상으로 당도 높은 과일과 작물도 늘어나면서 풍부한 먹이까지 뒷받침됐고, 이는 말벌의 개체 수를 늘리는데 일조했다. 게다가 말벌에 쏘이는 사고도 이어지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 9월 30일에는 마을 뒷산에 운동하러 나갔던 70대 노인이 말벌에 쏘여 숨진 채 발견됐고, 9월 14일에는 대구의 주택 옥상에서 60대가 말벌에 쏘여 과민성 쇼크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벌에 쏘여 병원을 찾는 환자는 2009년 9,609명에서 2014년 1만 4,280명으로 증가했고, 8~9월 발생이 전체 53.7%였다. 

■ 말벌류, 맹독에 공격성 강해… 자세 낮추고 자리 피해야 

벌 중에서도 문제가 되는 벌은 바다리(쌍살벌, Polistinae spp)종류와 땅벌(Vespula flaviceps spp), 그리고 말벌류(Vespa crabro spp)다. 땅벌류는 땅 속에 집을 지어 바깥에서 보면 흙부스러기가 쌓인 듯한 흔적만 남기지만, 하나의 군집에 수백 마리에서 수천 마리의 땅벌이 있기 때문에 집단 공격을 할 위험이 있다. 가장 위험한 벌은 역시 말벌류다. 독성이 강한데다 침이 단단해 여러 번 공격하면서 독성이 더욱 강해진다. 특히 장수말벌은 맹독성으로 4~5m 이내로 접근하면 바로 공격하는 특성이 있어 가장 조심해야 한다. 최근에는 토종 말벌에 등검은말벌과 같은 외래종도 개체수를 늘려가고 있어 피해가 더욱 늘고 있다. 

먼저 벌을 발견하면 자세를 최대한 낮춰 그늘지고 낮은 쪽으로 조용히 자리를 옮기는 것이 좋다. 벌을 쫒는다 생각하고 팔을 휘두르거나 뛰어가는 행동은 오히려 벌들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벌집을 발견한 경우에는 직접 제거하지 말고 119에 신고하는 것이 현명하다. 

■ 쏘인 부위에 된장과 간장, 상처 악화시켜 

응급처치도 중요하다. 벌에 쏘이면 벌침 끝에 달린 독샘을 누르지 않고 뽑아내야 하는데 핀셋이나 손톱보다는 신분증이나 카드류를 이용해 피부를 밀어내 듯 빼내는 것이 좋다. 반면 억지로 침을 빼려다 오히려 독이 번질 수 있기 때문에, 터지지 않은 독샘이 보이면 건드리지 말고 병원으로 가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침을 뺀 이후에는 또 다른 감염을 막기 위해 쏘인 부위를 알코올이나 물로 가볍게 씻고, 얼음이나 찬 물수건으로 냉찜질을 하면 통증과 가려움증을 줄일 수 있다. 또 꿀벌의 침은 산성으로 묽은 암모니아수와 같은 염기성, 알칼리성 액체를 바르고, 말벌 침은 반대로 염기성이기 때문에 식초나 레몬주스 등 산성 물질을 발라주면 중화에 효과가 있다. 

가끔 쏘인 부위에 된장이나 간장 등을 바르는 사람도 있는데 치료에는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감염원이 돼 상처를 더욱 악화 시킬 수 있다. 소주 역시 화학적 반응을 일으켜 피부 손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 쏘인 뒤 호흡곤란, 알레르기 나타나면 빨리 병원으로 

보통 벌에 쏘여 문제가 되는 이유는 알레르기 반응 탓이 크다. 벌에 쏘이면 큰 부작용 없이 지나가는 경우가 많지만, 말벌에 쏘이면 다친 부위가 붓고 아프며 설사나 구토, 어지럼증이 나타난다. 드물게는 온 몸에 붉은 반점이나 두드러기가 나기도 한다. 

가장 큰 문제는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 쇼크다. 면역체계 과반응으로 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데, 벌에 쏘인 후 30분 이내로 기도나 장이 부으면서 급성 호흡곤란과 함께 혈압이 떨어진다. 이때 빠르게 대처하지 않으면 사망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빨리 병원으로 가야 한다. 

아나필락시스 쇼크 외에도 병원에 가는 경우는 벌집을 잘못 건드려 여러 부위에 공격을 당한 경우다. 쏘인 부위가 붓고 아플 경우, 진통제나 스테로이드제 주사로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를 한다. 

■ 말벌, 일단 피하고 보는 게 상책 

사실 말벌 무리를 보면 바로 도망가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다. 또 다른 방법은 말벌을 유인할 수 있는 요소들을 차단하는 것이다. 음료수나 과일과 같이 단 음식은 먹은 뒤 바로 정리하고 향수나 화장품, 헤어스프레이 등은 냄새로 벌을 유인할 수 있기 때문에 뿌리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벌은 화려한 색의 옷을 꽃으로 착각하고 달려든다. 그래서 벌초 작업을 할 때는 되도록이면 옷은 어두운 색으로 입고, 벌이 몸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몸에 딱 달라붙게 입는 것이 좋다. 이 외에도 보호 장비를 착용하거나 살충제를 휴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낯설고 당황스러운 상황에서는 머리가 하얘지면서 아는 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예방법과 대처법만 알아도 마음이 한결 든든하다. 벌에 쏘이는 상황도 마찬가지다. 말벌 쏘임은 심각한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만큼 이번 가을 나들이에는 혹시나 모를 사고에 대비해 옷차림부터 신경을 쓰고, 응급처치법에 대해 숙지하고 나서면 어떨까. 

글 : 이화영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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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한달도 더 전의 일이다. 회원에게서 중고책을 구매했는데 세권중 한권은 누락된 채 내가 주문하지 않은 책이 두권 끼어 있었다. 알고 보니 하나는 선물 도서고, 다른 하나는 내 책과 바꿔 배송이 된 것이다. 그래서 잘못 온 내 책은 편의점 택배로 보내주고 내 책도 잘못 간 상대에게서 되받아 다시 보내주기로 했다. 미안해진 판매자는 배송비를 오천원 송금해 주겠다고 했다. 난 계좌번호 불러주는 게 좀 그래서 택배비 2,800원 나왔는데 3천원을 책에 끼워서 보내라고 했다. 동전은 달그락 거릴 것이고, 오천원은 과하다고 여긴 것이다. 다행히 명절 시작되기 전 날에 책이 무사히 도착했고 명절 연휴 내내 바빴으므로 잊고 지내다가 사나흘 지나서 택배비가 생각났다. 책속에는 돈이 끼어 있지 않았는데, 판매자는 봉투는 없이 오천원권을 상자에 넣었다고 한다. 해당 상자는 이미 사나흘 전에 버렸다. 물론 책을 빼내면서 분리수거 하느라 살폈는데 돈은 보지 못했다. 상자가 이미 폐지가 되었으니 돈의 행방은 알 수가 없다. 판매자는 보냈다고 했는데 자신의 책임이라며 다시 계좌번호를 불러달라고 했다. 역시 계좌번호 불러주기는 거시기 해서 그냥 받은셈 치자고 했다. 조금 속상했지만 그냥 잊자. 










그리고 2주 정도가 더 지났다. 추석 연휴 직전에 오디오를 샀는데, 그 김에 음반을 여러 장 샀다. 특히 뮤지컬 ost를 많이 샀는데 역시 회원에게서 중고로 산 게 문제가 되었다. 내가 주문하지 않은 음반이 선물로 오고, 내가 주문한 게 하나 누락됐다. 연이어 비슷한 일이 벌어지니 살짝 인상이 써졌지만... 좌초지종을 알아보니 판매자는 입원 중이었고, 다른 사람에게 배송을 부탁했는데 하나가 실수로 빠진 것이다. 판매자는 일주일 뒤에 퇴원을 했고, 부랴부랴 누락된 시디를 보내주었다. 다행히, 내가 주문한 것 모두 받았다. 휴!








9월에 수영을 다시 시작하려고 했는데 자리가 없어서 못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필라테스 하루 만에 뛰쳐나온 것도...

10월 수강권을 끊으려면 기존 회원이 재등록을 마치고, 기존 회원이 반변경을 모두 마친 다음에 가능했다.

이때 자리가 안 남으면 신규회원은 못 들어간다. 이 날이 추석 연휴 하루 전이었는데 아침에 스피닝 갔던 언니가 끊어주기로 했다. 연휴 때문에 사람들이 분주해서 등록을 많이 못했는데 몇 달 간 신규회원이 못 들어갔다는데 하나 남은 자리를 꿰어찼다. 기쁨의 어깨춤을 추었는데 집에서 받은 영수증에는 19시가 아니라 7시로 표기되어 있었다. 이거 아무래도 오전 7시 같은데....;;;;


미심쩍어서 수영장에 전화해 보니 아침 7시가 맞단다. 통화 끝에 직원 실수였음을 인정하고 수정해 주기로 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긴긴 연휴가 다 끝난 다음에야 가능했다. 


마침내 10월이 되었고 반년 만에 수영을 다시 시작했다. 첫날은 안티포그를 잊어서 물안경이 흐려서 힘들었다. 물론 오랜만에 해서 힘들었던 게 더 크다. 두번째 강습날은 이승환 연말공연 예매하느라 가차 없이 빠졌고, 그 다음 번에 갔을 땐 물안경을 빼먹었다. 한글날 연휴를 보내고 그 다음주에 다시 갔을 때는 오리발 순서였는데 힘차게 발을 젓자마자 쥐가 났다. 크흑, 힘들어!


한글날 전날에는 테마 학습이 있었다. 내가 따라갔던 학급은 남이섬을 목적지로 했다.(모든 학급이 다 다른 곳으로 갔다.)

원래 내가 따라갈 때가 아니었는데, 일 미루기 좋아하는 나아쁜 상사 덕분에 가야 했다. 멀고 피곤하고, 내가 전혀 모르는 아이들을 따라가는 모든 것들이 다 별로였지만, 그래도 무르익은 가을을 만끽하지 않겠냐며 다독이고 갔다.


그.러.나. 가을은 무르익지 않았고 단풍은 들지 않았다. 하아... 가을 따위...ㅡ.ㅜ


게다가 안전사고도 발생...ㅜ.ㅜ 1학기 때도 내가 따라간 학급에서 사고 났는데 이번에도 어쩔...;;;;

다행히 모든 게 잘 해결되었지만 정말 식겁했더랬다. 무서버...;;;;



제본기를 샀다. 쟁여둔 자료들을 철할 필요가 있었는데 마침 특가 세일하길래 질렀다.

부피는 무척 컸고, 한번에 뚫을 수 있는 장수는 10여 장 정도. 보너스로 온 스프링은 너무 작아서 15장이 최대치다.

그래서 더 큰 걸 샀는데 너무 큰 걸 샀어....;;;;

표지로 산 코팅지도 너무 얇아....;;;;

배보다 배꼽이 더 커...;;;;


몇 해 전 휘모리님이 보내주었던 달력의 사진은 해가 지나도 버릴 수 없었다.

사이즈 맞춰서 표지 속에 넣었다. 가슴 아픈 사진이 많았는데 이렇게라도 한번씩 더 들여다 보려 한다.


코리안 블랙 프라이데이는 정말 용두사미였다. 언니의 정보에 따르면 반디에서 기프트 상품을 사면 30% 재적립해 준다고 한다. 오, 평소 라미 만년필이 갖고 싶었기 때문에 이참에 사자!하고 주문했다. 



도착한지 한참인데 사용법을 몰라 쓰지 못하다가 어제 만년필을 잘 사용하고 있는 D님에게 물어보았다.

그런데 얼라, 색이 파랑색이다. 아니 왜?? 나 '챠콜블랙'EF'샀는데???

알고 보니, 케이스 색이 챠콜블랙이란다. 만년필은 파랑색...ㅜ.ㅜ



나 보조 잉크 추가로 파랑색 샀는데... 파랑색만 두 개 됐....;;;;

게다가 반디가 재적립 30%를 안 주네. 제외상품인가? 4만원 쓰고 148원 적립...;;;;


하아, 슬퍼... 슬퍼... 많이 슬퍼... 왜 내 쇼핑은 다 이따위인가...ㅜ.ㅜ










영화 마션을 아주 재미있게 보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원작소설을 굳이 읽어야겠다고 여기지 않았는데 알라딘 문방구, 알라딘 기프트샵의 마수에 또 걸려들고 말았다.

세상에, 이 발칙한 이벤트는 무엇인가!




모르는 사람이 보면 뭐 이런 X같은 머그컵이 있겠냐고 발끈하겠지만, 알고 보면 유쾌해지는 머그컵이다.

게다가 색상도 내가 좋아하는 주황색! 좋아좋아!


그런데 이벤트 조건이 까다롭다. 대상 도서 '포함'이 아니라, 대상도서로만 4만원 이상 채워야 한단다. 4만원 채우면 누구라도 만원 더 담아서 오만원을 채우지 않겠는가. 안 그래도 저거 받으려면 마일리지 2천점 차감인데! 알라딘 너무하다!


그래도 나는 이벤트의 노예. 주섬주섬 책을 담아서 빵빵하게 오만원을 채웠다. 그런데 이런! 한글판은 품절인가? 상품을 선택할 수가 없네. 하아... 슬퍼.... 또 슬퍼. 맨날 슬퍼....;;;;


그래서 일단 장바구니 유보다. 흥,칫,핏, 완전 치사 빤스!



어제 꽤 긴 숲길을 걸었다. 오랜만에 밟은 흙길이 반가웠다. 남이섬에 보지 못했던 단풍을 드디어 볼 수 있었다.

가을은 그렇게 성큼 다가와 있었다. 하늘도 예쁘고 나무도 곱고 모든 게 좋았다. 엄마 등산화를 빌려 신고 갔는데, 내 트래킹화를 하나 장만하려고 쇼핑몰에 들어갔다. 마침 적립금이 있던 게 생각났는데 며칠 전 보았던 금액보다 5천원이 줄어 있었다. 아니 어쩌다가?? 조회해 보니 적립금 사용기한이 한달이었는데 며칠 전에 지났...;;;;;


안 돼, 실망하면 안 돼. 가을을 느끼고 왔잖아. 슬퍼하지 마....(ㅠ.ㅠ)

 

덧글) 호박죽 시켰는데 팥죽 나온 거랑 옆머리 잘못 잘라서 미용실 가게 된 사연을 빼먹었네. 슬프니까 패스하자.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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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5-10-18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방금 들어가 보니 반디 적립금 들어왔다. 후후훗, 반디 후하네. 알라딘은 반성하라!!

건조기후 2015-10-19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시트콤같은 마노아님 일상은 쉽게 변하지 않을 거 같아요 ㅎㅎ 마노아님은 글씨도 예쁘시당.. ^^

마노아 2015-10-19 09:45   좋아요 0 | URL
어쩌자구 제가 자꾸 시트콤을 찍을까요. 코믹이 아닌 멜로를 원하는데 말입니다!!

보슬비 2015-10-19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사은품 노예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

마노아 2015-10-19 09:45   좋아요 0 | URL
알라딘의 미적 감각이 너무 뛰어나서 힘들지 싶어요.ㅜ.ㅜ

다락방 2015-10-19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금요일밤에 한글컵 주문했었는데...휴.....제가 운이 좋았네요.

마노아 2015-10-19 09:45   좋아요 0 | URL
역시 인생은 타이밍인 겁니다. 부릅!!!

아무개 2015-10-19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트래킹화 살껍니다.
조만간 또 가자구요.
이번에는 제대로 된 길로 *^^*

마노아 2015-10-19 09:46   좋아요 0 | URL
제 트래킹화는 오고 있어요. 유후~~!

단발머리 2015-10-19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션컵 너무 이쁜대요.
알라딘 컵이 한 다스인데 또 사고 싶네요.
저는 마션컵도 사야하고, 트래킹화도 사야하고.
제가 같이 못 가면 트래킹화 없어서인줄 아시고... ㅎㅎㅎ

마노아 2015-10-19 09:46   좋아요 0 | URL
그니까요. 나 컵 많아. 이러면서 나왔는데 결국 다시 들어가서 장바구니 주섬주섬 담고....;;;;;
자자, 단발머리님도 언능 트래킹화 장만하셔요. 아주 유용합니다.^^ㅎㅎㅎ

마키아벨리 2015-10-19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상이 아무리 힘들어도 와트니만큼은 아니니까요...

마노아 2015-10-19 09:47   좋아요 0 | URL
아아, 비교할 수 없죠. 정말 넘사벽이었어요.(>_<)

무해한모리군 2015-10-19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한해가 다갔다니 올해는 유난히 마음이 휑 합니다.
제눈에도 머그컵 귀엽습니다 ^^

마노아 2015-10-19 10:34   좋아요 0 | URL
시간이 대기권을 빠져나가는 우주선 마냥 빠르네요.
우리 한해 마무리 잘 하도록 해요. 올해도 알라딘이 어떤 머그컵을 준비할지 기대가 됩니다.^^

붉은돼지 2015-10-19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페이퍼 보다가 문득 까맣게 잊고 있었던 숙제가 생각났어요..ㅜㅜ
바벨2세.....저거 산다고 산다고 언제부터 다짐을 했었는데.....그동안 까먹고 있었네요...
옛날에 바벨 2세 그림도 막 따라 그리고 했었는데....일단....장바구니로...
이단은 잠시 생각 좀 해보고.... 요즘 폭주중이라서 속도조절이 필요해서요 ^^

마노아 2015-10-20 12:45   좋아요 0 | URL
저도 언제 샀는지 기억이...;;;; 사두고 못 읽은 무수한 책 중 하나입니다. 유명하단 것만 알아요.^^;;;;
어떤 그림체인지 급 궁금해집니다. 집에 가서 열어봐야겠어요. 하하핫!!

붉은돼지 2015-10-19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사무실에는 `택배의 여왕`이라고 계세요 ㅋㅋㅋㅋ

마노아 2015-10-20 12:45   좋아요 0 | URL
오, 우리집 얘긴데요. 택배기사님들이 매일매일 오심...;;;;;

무스탕 2015-10-19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컵 그림에 마크 헬멧(이 맞겠지요? -_-;;;) 앞에 깨진 그림 보고 혼자 웃었어요. ㅎㅎ

마노아 2015-10-20 12:46   좋아요 0 | URL
리얼한 그림이지요? 하루 사이에 책베개가 추가됐어요. 그치만 내가 갖고 싶은 건 우리말 버전 주황색 컵이에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