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가요 언덕
차인표 지음, 김재홍 그림 / 살림 / 2009년 3월
구판절판


잘가요 언덕을 기억하나요.
들꽃과 제비와 순이와 용이가 뛰놀던 곳.
잘가요 언덕을 기억하나요.
별과 바람과 만남과 헤어짐이 살았던 곳.
잘가요 언덕을 기억하나요.
엄마 잃은 아기 호랑이에게 젖 먹이던 산골 마을.
그 평화 어느덧 사라지고 슬픔만 남게 된
잘가요 언덕을 기억하나요.-5쪽

호랑이들은 우리가 이곳에 마을을 만들고 정착하기 훨씬 오래 전부터 이 산에서 살고 있었네. 누가 주인이고, 누가 객인지 생각을 해 보게나. 사람에게 해가 된다고, 혹은 조금 불편하다고, 혹은 조금 이득이 생긴다고 닥치는 대로 잡아 죽이면 세상이 어찌 되겠는가? 설령 그것이 사람이 아니라 짐승일지라도, 세상은 더불어 사는 것일세. 짐승과 더불어 살지 못하는 사람은 사람과도 더불어 살 수 없는 법일세.-25쪽

지금 논바닥에는 일본군도 호랑이 마을 사람들도 없습니다. 그냥 사람들만 있을 뿐입니다. 사람들이 마음을 모아 쓰러진 벼를 일으켜 세우고 있습니다. 새끼 제비는 알고 있습니다. 저들은 해낼 것입니다. 합심해서 송장처럼 쓰러졌던 벼를 모두 일으켜 세울 것입니다. 생명이 끊어져가던 벼가 살아나겠지요. 다시 살아난 벼 이삭은 더 많은 쌀 알갱이를 품어 키워낼 것입니다. 그 쌀 알갱이들은 따뜻한 밥 한 그릇이 되어 지치고 배고픈 누군가의 생명을 지탱해 줄 것입니다. 그렇게 모두들 다시 살아날 것입니다. 아무리 작은 생명일지라도, 살아 있는 하나의 생명은 또 다른 생명을 살리는 단초가 되는 것입니다. 생명이란 일회성이 아닌 연속성을 가진, '살아 있음' 그 자체라는 것을 새끼 제비는 잘 알고 있는 듯합니다.-109쪽

어머니, 다시 어머니를 못 뵐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너무 보고 싶습니다. 한 번만, 딱 한 번만이라도 어머니의 품에 안기고 싶습니다. 그러나 저는 비열한 일본군 장교로서 어머니의 품에 안기느니, 용서를 구하는 한 인간으로서, 죽어서라도 어머니의 마음에 안기겠습니다.

불효자 가즈오 마쯔에다 올림-133쪽

"모르겠어. 용서를...... 어떻게 하는 건지."
용이의 입에서 처음으로 '용서'라는 말이 흘러나옵니다. 백호를 잡아 복수하겠다던 용이가 변한 걸까요? 아니면 홀로 지낸 세월에 지친 것일까요?
"빌지도 않은 용서를 어떻게 하는 건지 모르겠어."
띄엄띄엄 말을 잇는 용이의 얼굴은 깊은 외로움을 머금고 있습니다.
"용서는 백호가 용서를 빌기 때문에 하는 게 아니라 엄마별 때문에 하는 거야. 엄마별이 너무 보고 싶으니까. 엄마가 너무 소중하니까."
잠잠히 순이의 말을 듣고 있는 용이의 커다란 눈동자에 밤하늘의 별들이 가득 차 있습니다.-1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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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09-04-19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용서하기란 참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무엇보다 진심어린 마음으로 용서하기가 너무 어려울 것 같아요.^^;;

마노아 2009-04-20 00:09   좋아요 0 | URL
그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라도 용서를 해야 편할 것 같은데, 그게 어디 말처럼 쉽던가요.
세상엔 천인공노할 인간들이 너무 많아요. 그런 인간들이 잘 먹고 잘 산다는 게 더 기막히구요ㅠ.ㅠ
 

요 며칠 이 책들을 읽었는데 웹툰 만화 짤막한 시리즈들을 보는 듯 가볍고 흥겹고 경쾌했다. 한국에 시집온 일본인 요코씨의 눈에 비친 한국 사회의 단면들을 보니, 무심코 지나치며 인식하지 못했던 지극히 한국적인 모습들이 다채롭고 신기하다. 

일단, 정말 급하고, 빠르고, 시원시원하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이 정겨운 편이고 남의 일에 간섭을 많이 하는만큼 기꺼이 도움을 주는 일이 많다. 사회적 안전 장치가 적은 대신 개인과 개인, '이웃'의 역할이 큰 것이 보인다. 서로가 서로를 따스하게 대하는 모습은 아름다운 미풍이지만, 그래도 사회 안전망은 갖추어야 하는데 그 부재가 새삼스레 아쉽다.  

대사가 모두 일본말로 되어 있고, 한국말로 번역되어 있다. 요코짱이 직접 한국말로 옮겼다고 한다. 대단대단! 일본어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재밌는 실용 일본어가 될 것이다. 그림을 그린 경력이 없는데, 연재를 하면서 직접 그림도 그리게 되었다는 새댁 요코짱! 재미가 많아 부러~ 

작가와의 만남에 당첨되어 다녀왔다. 

가기 전에 고민을 많이 했다. 가고 싶어서 신청했고, 당첨되어서 기뻤는데 시간이 너무 빠듯했다. 수업 준비도 해야 했고, 집안 일도 있고, 여러모로 시간이 애매모호.  

그래도 일단 가기로 한 거니까 가는데, 넘 바빠 저녁도 건너 뛰고 부랴부랴 도착한 홍대. 

헤맬 것을 예상하고 일찍 갔는데 역시나 헤매다가 2분 전에 도착. 

아, 그 사이사이 몇 사람의 도움을 받았던가ㅠ.ㅠ 출력해간 지도는 아무 짝에도 소용 없었다는 후문이다.  

그리고 지도가 너무 불친절했다. 편의점 이름이 '바이 더 웨이'였다는 것 정도만 밝혔어도 덜 헤맸을 것이다ㅠ.ㅠ 그 동네에 편의점이 몇 갠데..ㅜ.ㅜ 

원래도 호감형이었던 우리 인표 씨는(다정하게 부른다~) 정말 근사한 사람이었다. 저렇게 온화하고 저렇게 성실하게, 그리고 진실되게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참 고맙고 미안할 정도로.  

책을 주문했는데 내일쯤 도착할 것 같다. 그런데 출판사에서 책과 음반을 선물로 주었다. 바빠서 싸인도 못 받고 나온 게 많이 아쉽다. 게다가 카메라도 안 들고 가서 사진도 못 찍었구나. 무튼, 애라 씨가 부럽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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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04-18 0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코 짱 이야기가 계속 나오나보네요. 몇년 전에 도서관에서 읽으면서 많이 웃었어요. 재밌더라구요.

마노아 2009-04-18 01:48   좋아요 0 | URL
2권까지 나왔는데 그 후로 더 연재를 했는지 모르겠어요. 이제 한국서 산 시간도 꽤 되어서 소재가 많이 줄었을 지도 몰라요.^^

무스탕 2009-04-18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표오라버니 잘 계시던가요. 저도 저기 가보고 싶었는데.. 흙흙흙..
제 대신이라도 사인이라도 받아오시지 그러셨쎄요.. 흙흙흙..

마노아 2009-04-18 11:11   좋아요 0 | URL
사인 못 받아서 아쉬워요. 제 반대편 자리부터 사인을 해주는 거라서 거의 꼴찌로 받아야 하는데 그거 기다릴 여유가 없었거든요. 아웅...ㅜ.ㅜ

행복희망꿈 2009-04-18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넘 좋으셨겠네요.
사인 못 받아서 넘 아쉽겠네요.
사인본은 참 오래오래 마음에 남던되요.^^
그래도 제가 못본 인표님 보셨으니 그래도 좋으시겠네요.^^

마노아 2009-04-19 00:47   좋아요 0 | URL
엉엉, 어떤 분은 책에 성경 말씀까지 적어줬더라구요. 한바닥 가득 메시지를 담아주었는데 못 받고 와서 너무 아쉬워요. 그래도 참가할 수 있었다는 것도 큰 축복이었어요.^^

후애(厚愛) 2009-04-18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배우 인표오라버니 보시고 오셨군요.
아...부럽습니다...흑흑흑~~~

마노아 2009-04-19 00:47   좋아요 0 | URL
아, 너무 좋은 시간이었어요. 차인표의 향기를 맡았달까요~
(뜬금 없이)미국에선 브래드 피트를 만날 기회가 있을까요?

후애(厚愛) 2009-04-19 09:49   좋아요 0 | URL
할리우드로 가시면 만나보실 수 있을거에요!^^;;;

마노아 2009-04-20 00:02   좋아요 0 | URL
아아, 빵발씨가 한국에 오면 공항으로 나가야겠습니다.^^ㅎㅎㅎ
 
시가 내게로 왔다 1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시가 내게로 왔다 1
김용택 지음 / 마음산책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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流謫 - 조용미

오늘밤은 그믐달이 나무 아래
귀고리처럼 낮게 걸렸습니다
은사시나무 껍질을 만지며 당신을 생각했죠
아그배나무 껍질을 쓰다듬으면서도
당신을 그렸죠 기다림도 지치면 노여움이 될까요
저물녘, 지친 마음에 꽃 다 떨구어버린 저 나무는
제 마음 다스리지 못한 벌로
껍질 더 파래집니다
멍든 푸른 수피를 두르고 시름시름 앓고 있는
벽오동은 당신이 그 아래 지날 때,
꽃 떨군 자리에 다시 제 넓은 잎사귀를
가만히 내려놓습니다
당신의 어깨를 만지며 떨어져내린 잎이
무얼 말하고 싶은지
당신이 지금 와서 안다고 한들,
그리움도 지치면 서러움이 될까요
하늘이 우물 속 같이 어둡습니다-92쪽

노독 -이문재

어두워지자 길이
그만 내려서라 한다
길 끝에서 등불을 찾는 마음의 끝
길을 닮아 물 앞에서
문 뒤에서 멈칫거린다
나의 사방은 얼마나 어둡길래
등불 이리 환한가
내 그림자 이토록 낯선가
등불이 어둠의 그늘로 보이고
내가 어둠의 유일한 빈틈일 때
내 몸의 끝에서 떨어지는
파란 독 한 사발
몸 속으로 들어온 길이
불의 심지를 한 칸 올리며 말한다
함부로 길을 나서
길 너머를 그리워한 죄-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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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4-19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문재의 노독, 참 좋지요~~

마노아 2009-04-20 00:03   좋아요 0 | URL
시인의 영혼이 참 귀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런 시들을 담아내다니오.^^
 
칠판 앞에 나가기 싫어! 난 책읽기가 좋아
다니엘 포세트 글, 베로니크 보아리 그림, 최윤정 옮김 / 비룡소 / 199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목요일. 아이는 목요일만 되면 배가 아프다. 엄마는 초콜릿을 너무 많이 먹었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시지만, 초콜릿 때문에 '목요일'에만 배가 아플 리는 없다.  

아빠는 아이가 게을러서 학교 가기 싫은 핑계를 대는 거라고 생각하신다. 아이는 물론 씩씩해지고 싶지만 자신의 배는 전혀 씩씩하지가 않다.  

부모님들은 짐작으로 무얼 알아내셨을 때 기분이 우쭐해지시는 듯하다.
그런데 엄마 아빠는 아이가 왜 배가 아프다고 하는지 그 이유를 묻지 않으신다. 당신들의 짐작이 사실일 거라고 확신만 하실 뿐. 



아이가 목요일마다 배가 아팠던 것은, 목요일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학생 하나를 지목해서 칠판 앞에 나가 수학 문제를 풀게 하시기 때문이다. 아이는 칠판 앞이 너무 무섭다. 겁이 나면 숫자도 제대로 안 세어진다. 창피해서 친구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할 수도 없다. 알게 되면 모두들 아이를 놀리고 말 테니까. 선생님께도 말씀드릴 수가 없다. 선생님은 구구단도 하나 제대로 외우지 못하냐고 그러실 것이다.  

게다가 여자 친구 폴린느가 칠판 앞에 나가서 처음부터 끝까지 줄줄 다 외우던 것을 떠올리면 자신이 더 바보스럽기만 하고 그래서 배가 더 아파진다. 




선생님의 시선이 아이들을 한 번씩 훑을 때마다 아이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면서 아마 호흡도 가빠질 것이고 어쩌면 정신이 혼미해진다고 느낄 지도 모르겠다. 저 심정이, 이해가 간다.  

대학 때 영어 회화 시간에 원어민 교수님이 들어오시면 뭐라뭐라 말씀을 하시고 이것저것 시키시는데, 도무지 알아들을 수가 없는 것이다. 게다가 나빼고 다른 아이들은 다 척척 알아듣고 뭔가를 하는데, 난 알아듣지도 못했으니 당연히 뭔가를 하지도 못하고 수업 시간에는 영어만 쓰도록 되어 있는데 물어보기도 힘들고, 여간 난감한 게 아니었다. 그때 생겼던 증상이 바로 '치통'이었다. 강의실에 들어서는 순간 이가 막 아파오더니, 강의가 모두 끝나면 거짓말처럼 통증이 사라진다. 아, 이런 게 바로 신경성 증상이구나....하고 생각했다. 결국 영어과에서 못 버티고 전과를 감행했던 쓰라린 기억이 나는구나...;;;; 



초등학교 6학년 때 갑자기 시력이 많이 떨어졌다. 내 자리는 맨 뒷자리였는데 칠판이 잘 보이지 않았다. 눈이 잘 안 보인다고 얘기했는데 엄마는 언니들 쓰는 안경이 부러워서 내가 눈이 나쁜 척한다고 생각하셨다. 당시 내 시력은 1.0에서 1년 만에 0.3으로 뚝 떨어졌는데, 수학 시간에 선생님이 아이들을 주르륵 불러서 차례대로 뒷줄까지 답을 물어보시는 것이다. 그때 '확률'에 관한 문제였는데 난 보이질 않아서 수업 시간 내내 집중하지 못했고 질문과 답을 다 모르겠는 것이다. 내 앞줄까지 모두 정답을 말했는데 내 차례가 되었을 때 '칠판이 안 보여요.'라고 작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선생님은 아이들이 논스톱으로 모두 정답을 말해서 무척 신나 하셨는데 산통이 깨져서 아쉬워하시는 듯했다. 사실 나도 아쉬웠다.ㅠ.ㅠ 

그때의 기억이 남아서인지, 유독 수학에서 확률 부분이 약했다. 연합고사 볼 때도 확률 문제만 하나 틀렸다. 이렇게 칠판 앞에 나서기 무서워하는, 그 때문에 저토록 머리 속이 어지러워지는 아이들에게 선생님의 대처나 반응이 몹시 중요하다는 것이 새삼 느껴진다.  

이 책은 여기서 끝나나 싶었는데 더 중요한 얘기가 나온다. 일종의 반전이랄까.  

선생님이 연수를 받으러 가셔야 해서 다른 선생님이 새로 오셨는데, 이분의 표정이 이렇다. 



귀까지 얼굴이 빨개져 버린 선생님, 손수건을 돌돌 말고 계시는 선생님.  

새로 오신 선생님도 당황하고 계신 것이다. 긴장으로 잔뜩 굳어 있는, 22명의 아이들이 44개의 눈을 들어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것에 어찌할 줄 몰라하시는 저 모습! 그건 바로 칠판 앞에 나가 있을 때, 또 그걸 상상하며 긴장하고 두려워하는 자신의 모습이 아니던가. 어쩌면 선생님도 배가 아프실지도 모른다! 

선생님의 저 얼굴을 보고 있자니, 아이는 큰 공감과 함께 도와드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처럼 솟았다. 선생님이 자그마한목소리로,  

"자, 누구 칠판 앞에 나와 보겠어요?" 

라고 물었을 때 손을 번쩍! 들고 칠판 앞에 척척 나가는 쾌거까지 보이고 말았다! 

그리고는, 선생님이 시키지도 않은 구구단을 모조리 다 외워버렸다는 기막힌 이야기... ^^ 

선생님이 하려던 질문은 원래 그게 아니었지만, 이 아이 덕분에 한바탕 웃고 긴장도 확 풀고, 더 편한 마음으로 수업을 하게 되셨을 것이다. 

그리고 아이 역시, 이제 목요일 배아픈 병은 깔끔하게 나았을 것이다. 자신은 이제 칠판 앞에서 벌벌 떠는 겁쟁이가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 냈으니 말이다.  

초등 저학년용 책인데, 특히 막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어린이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실제로 그 나이 또래 학생 권장 도서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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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09-04-17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중학교 때 영어 선생님과 수학 선생님은 항상 날짜에 따라 학생들을 칠판 앞으로 부르셨지요. 오늘이 17일이니까 7,17,27...이런식으로 하셨는데... 7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은 우거지상이고 그렇지 않은 학생들은 밝은 얼굴표정들이었지요.^^ 특히 저는 칠판 앞에만 서면 이상하게 주눅이 들어 다 까먹곤 했답니다.^^
특히 수학은 죽어라고 싫어했고요.~ㅎㅎㅎ

마노아 2009-04-17 11:00   좋아요 0 | URL
번호 폭격! 우리 모두 경험이 있지요. ^^ㅎㅎㅎ 중학교 때는 그랬는데, 고등학교 때는 진도 나가기 바빠서 그렇게 앞으로 나와서 문제 풀이 시키는 선생님은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영어샘이 각자 교과서에 풀어보라고 시간을 주셨는데 모르겠는 부분만 손가락으로 가리고 있었더니 다가오셔서 제 손을 툭 튕겨버리시더라구요. 엄청 민망했어요. 제 속내가 다 보였나봐요.^^ㅋㅋㅋ

꿈꾸는잎싹 2009-04-22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사진리뷰로 보니 더욱 괜찮은 책 같네요.
울 아이도 무척 좋아하던데...추천하고 가요.

마노아 2009-04-23 00:09   좋아요 0 | URL
이 책은 표지만 볼 때랑 실물 볼 때 느낌이 많이 달랐어요.
역시 실물을 봐야 느낌이 제대로 살지요. 추천 감사함돠^^
 


공룡이 살아 있다 - 한반도의 공룡들 [제 903 호/2009-04-17]


“우와, 신기하다.”

막내 왕궁금이가 눈이 휘둥그레지며 소리쳤다. 가족들과 봄나들이 삼아 공룡 박물관을 찾은 왕박사 씨는 아이들이 너무나도 재미있어하는 모습에 뿌듯했다. 이곳저곳을 둘러보다가 프로토케라톱스(Protoceratops)의 실물 모형을 본 왕박사 씨는 문득 얼마 전에 본 뉴스가 떠올라 아이들에게 얘기해주었다.

올해 초에 경기도 화성시 전곡항에서 이 프로토케라톱스의 화석이 발견되었다고 하는구나. 프로토케라톱스는 백악기에 살았던 초식 공룡인데 이번에 발이랑 꼬리뼈 화석이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견되면서 한국 공룡 연구에 아주 중요한 자료가 된 것이지.”

“아빠! 백악기가 몇 년 전을 얘기하는 거죠? 학교에서 배웠었는데…”
“요 녀석~ 그러게 복습을 하랬잖아. 백악기는 1억 4,000만 년에서 6,600만 년 전을 가리킨단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백악기 시대의 공룡들의 흔적이 발견되고 있어. 고생대에 한반도와 중국, 일본은 하나의 대륙이었는데 중생대 쥐라기에 대보조산운동이 일어나 중생대 초기 백악기의 한반도에는 거대한 호수들이 생겼지. 한반도의 온화한 날씨에 호수 주변의 식물과 먹이가 풍부했기 때문에 공룡들이 살기엔 안성맞춤인 환경이었어. 당시 호수가 있었던 경상도와 전남 지역에 공룡들의 흔적이 분포되어 있단다. 그중에서도 1982년에 1천 8백여 개의 공룡 발자국이 발견된 경남 고성은 미국 콜로라도 주, 아르헨티나 서부 해안과 함께 세계 3대 공룡 발자국 화석지로 유명하지.”

“그렇군요. 우리나라가 세계 3대 화석지 안에 꼽힌다니 왠지 뿌듯한 걸요. 음… 프로토케라톱스는 어떤 공룡이었어요?”
“그래. 공룡 화석은 무엇보다 중요한 유물이지. 그렇기 때문에 우리 후손에게 잘 물려 주어야겠지. 프로토케라톱스는 처음으로 뿔을 가진 초식 공룡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야, 이 공룡의 화석은 과거에 몽골에서 발견되었는데 이번에 우리나라에서 발견되면서 서식지가 몽골에서 우리나라까지 이어졌다는 걸 알 수 있게 되었어.”




“와! 굉장해요. 우리나라에 살았던 다른 공룡들 얘기도 해주세요~”
“먼저 타르보사우루스(Tarbosaurus)에 대해서 설명해볼까? 저기 보이는 티라노사우루스와 크기가 10~12m 정도로 비슷하고 친척관계에 있다고 추정되고 있어. 아, 마침 한반도의 공룡들만 따로 전시해 놓았구나. 타르보사우루스는 두 발로 걷고 육식을 한다고 해서 이족보행 육식공룡이라고 불리는데 앞발이 짧고 연약해서 먹이의 뼈를 발라 먹지 못하고 통째로 먹는대. 저기 보이듯이 앞발이 너무 작지?”

“아하~ 정말로 머리나 몸집에 비해 앞발이 작네요. 뒷발은 걷거나 뛰어다녀야 하니까 어쩔 수 없이 먹잇감을 바로 입으로 재빠르게 낚아채야 했겠네요.”
“맞아. 초원에서 타르보사우루스가 초식동물을 잡아먹는 장면이 상상이 되지? 엄청난 굉음을 지르는 소리도 들리는 것 같고 말이야.”

“아빠, 저도 힘센 공룡 친구가 하나 있었으면 좋겠어요.”
“하하~ 네 몸집에 비해서 너무 큰 거 아닐까? 타르보사우루스보다는 벨로키랍토르(Velociraptor)가 네 친구로 더 적당할 것 같구나.”
“벨로키랍토르요? 키가 얼마나 되는데요?”

“벨로키랍토르의 키는 1.8m 정도야. 주둥이가 길고 좁은 형태이고, 꼬리가 얇고 길어서 시속 60km까지 달릴 수 있었지. 시조새랑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돼. 날카로운 갈고리 모양의 발톱이 있어서 먹잇감의 급소에 치명상을 입히는 방법으로 사냥했을 거라고 추정된단다. 벨로키랍토르라는 이름도 날쌘 도둑이라는 뜻으로 작은 몸에 비해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을 가졌으며 공격력이 강해 잔인하고 사악한 육식공룡으로 알려져 있지. 주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몽골, 중국, 러시아에 분포되어 서식했어.”

“저 큰 공룡 이름은 뭐에요? 벨로키랍토르 옆에 있으니까 훨씬 더 커보여요!”
“테리지노사우루스(Therizinosaurus) 말하는 거니? 키는 10m 정도인데 70cm가 넘는 긴 발톱이 있어. 2족 보행 초식 공룡이고 긴 발톱을 사용해 상대를 공격했지. 이름도 ‘큰 낫 도마뱀’이라는 뜻이야. 이 공룡 역시 우리나라, 몽골 등지에서 발견되었어. 큰 몸집에 걸맞게 알도 45cm로 큰데, 지금까지 발견된 공룡알 중에서 가장 큰 크기란다.”




“약간 거북이를 닮은 것 같기도 해요.”
“응. 맞아. 그래서 1940년대 후반에 몽골과 러시아의 연합 화석 탐험대에 의해 발견되었을 때는 거북을 닮았다는 뜻의 첼로니포르미스(cheloniformis)라 불리다가 1954년에 러시아의 고생물학자 말리브에 의해서 지금의 이름이 붙여졌지.”

“정말 알면 알수록 더 알고 싶은 걸요~ 점심 먹고 중생대 전시장도 가요!”
“그래. 우리 왕궁금이가 재미있어하니까 아빠도 즐겁구나. 점심 맛있게 먹고 마저 보자꾸나.”

글 : 이상화 과학칼럼니스트

http://scent.ndsl.kr/View.do?type=1&class=300&seq=4113&B4Class=All&onlyBody=FALSE&meid=1_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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