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에서 윈도우 쓰는 제일 쉬운 방법 [제 904 호/2009-04-20]


정보통 씨는 예쁘고 세련된 디자인의 애플 컴퓨터에 자꾸만 눈길이 갔다. ‘기왕 쓰는 컴퓨터, 저렇게 세련된 제품을 쓰면 좋겠지’하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선뜻 애플 노트북을 살 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 정보통 씨가 다니는 회사의 인트라시스템에 접속하거나, 기존의 인터넷 뱅킹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윈도우즈 PC를 써야만 하기 때문이다. 회사일을 집에서 처리하거나 은행 업무를 보기 위해서는 계속 윈도우즈 PC를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얼마 전 정보통 씨는 그동안 눈독 들이던 애플의 노트북을 덜컥 사들였다. 최근 정보통 씨는 가상화 소프트웨어 덕분에 애플의 OS X(오에스 텐)에서도 윈도우즈 응용프로그램을 돌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던 것이다.

가상화(virtualization)는 컴퓨터에서 컴퓨터 리소스의 추출을 일컫는 광범위한 용어이다.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wikipedia)는 가상화를 “물리적인 컴퓨터 리소스의 특징을 다른 시스템, 응용 프로그램, 최종 사용자들이 리소스와 상호 작용하는 방식으로부터 감추는 기술”로 정의하고 있다. 즉, 여러 가지 리소스(서버, 운영체제, 응용 프로그램, 저장장치)를 하나의 리소스처럼 보이게 하거나, 단일 리소스에서 여러 가지 물리적 리소스를 만들어 내는 것을 말한다.

좀 알쏭달쏭하게 들리지만, 실제 가상화의 구현 방식은 간단하다. 정보통 씨가 한 것처럼 한 대의 PC에 여러 가지 운영체제를 복수로 설치하여 동시에 사용하는 것, 이것이 가상화 기술이다. 다른 말로는 ‘플랫폼 가상화’라고도 불린다.

가상화 기술은 이미 1970년대 메인프레임 시절부터 사용되어 왔다. 에뮬레이션도 가상화의 한 예다. 최근 인텔이나 AMD의 x86 계열 CPU에서 가상화가 본격적으로 지원되면서 가상화 기술은 더욱 붐을 일으키고 있다. 플랫폼 가상화의 개념은 데이터 저장장치나 네트워크 리소스와 같은 특정한 시스템 리소스의 가상화로 확장되었다.

이제 정보통 씨는 사진을 정리하거나, 음악을 들을 때, 또 영화를 볼 때는 애플 노트북에서 기존의 OS X를 사용하다가, 사내 인트라에 접속하거나 인터넷 뱅킹이 필요할 때면 가상화 소프트웨어를 통해 MS 윈도우즈 창을 열어서 사용한다. 리눅스용 프로그램을 사용할 때면, 리눅스도 문제없이 띄울 수 있다. 정보통 씨의 애플 노트북은 한 대의 컴퓨터이지만 마치 여러 대의 PC를 사용하는 것처럼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가상화는 컴퓨팅 환경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위크나 포레스터리서치, 가트너그룹 등은 수년 전부터 가상화를 PC 분야의 가장 중요한 기술로 전망하고 있었다. 실제로도 가상화를 구현하는 소프트웨어 시장은 매년 60% 이상 성장해오고 있다. 가상화가 이처럼 빠르게 퍼지고 있는 것은 비용절감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전 세계적인 경기불황으로 모든 기업이 경비절감에 힘쓰고 있는 상황에서 가상화는 더더욱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오늘날 기업 업무에서 IT 시스템은 필수적인 장비로 자리 잡았다. 결재는 물론, 기안, 사내 정보교류, 구매 및 입찰, 자산 관리, 재정, 웹 관리 등 대부분의 업무가 IT 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진다. 결과적으로 대부분의 기업은 전체 직원 수보다 더 많은 업무용 PC와 노트북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다. 이들 컴퓨터의 유지관리에 적잖은 비용이 들어가는 건 말할 나위도 없다. 그중에서도 각종 운영체제의 보안패치, 소프트웨어의 업그레이드, 각종 바이러스 및 보안 프로그램의 관리 등에 특히 큰 비용과 인력이 필요하다. 그 때문에 사내 업무용 PC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가상화 기술을 도입하는 회사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들어 주목받고 있는 ‘클라이언트 가상화 컴퓨팅’도 가상화의 일종이다. ‘클라이언트’는 중앙 서버에 연결해서 사용하는 개개인의 다양한 IT 기기를 뜻한다. PC, 노트북, PDA는 물론이고 아이팟, 휴대전화도 클라이언트가 될 수 있다. 이처럼 기기를 추가로 구입하지 않고 가상화를 통해 기존의 유휴자원 활용도를 높이는 기술이 클라이언트 가상화 기술이다. 기존의 장비를 그대로 활용하기 때문에 비용을 아낄 수 있고, 데이터센터에서 컴퓨터를 개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서 업무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

이러한 가상화 기술을 도입하면 여러 이점이 있다. 직원들의 책상 위에 있는 PC를 얇은 클라이언트로 교체하게 되면 사무공간이 절약된다. 데이터센터에 위치한 서버 또는 얇은 블레이드 PC가 직원들의 PC를 대신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시스템의 관리가 한 곳에서 모두 이루어지고 장비 구입 및 설치 비용도 절약된다. 직원들은 인터넷이 연결된 곳이면 어디서든지 자신의 데이터에 접속할 수 있어서 업무효율성이 높아지고, 기업 입장에서는 바이러스 등에 대처하거나 기밀문서 유출 방지 등 각종 관리업무를 쉽게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회사는 가상화를 통해 비용을 얼마나 아낄 수 있을까? 가상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가상화 도입을 통해 절약될 비용(장비 도입비용, 전기요금, 장소임대비용, 관리비용 등)을 계산해주는 사이트가 등장했다. 이러한 사이트에서 계산해보면, 가상화를 통해 전체 IT 장비의 유지보수 비용이 최대 50%까지 절감되기도 한다.

가상화를 통해 한 대의 컴퓨터에 하나의 운영체제만 설치되는 기존의 비효율적 환경은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또, 가상화 기술 덕분에 앞으로는 특정 운영체제가 시장을 독점하는 일이 드물어질 것이다. 정보통 씨의 사례처럼 MS 윈도우즈만 사용하던 사람들이 다른 운영체제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가상화는 회사의 비용을 절감해주고 개개인의 컴퓨터 사용을 편리하게 할 뿐만 아니라, 시장 질서까지도 바르게 재편해주는 ‘효자’ 기술인 셈이다.

글 : 이식 박사(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책임연구원)

http://scent.ndsl.kr/View.do?type=1&class=100&seq=4115&B4Class=All&onlyBody=FALSE&meid=1_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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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고할미 - 개정판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3
정근 지음, 조선경 그림 / 보림 / 2006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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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에서 이르는 천지 창조는 오히려 익숙한 반면, 우리나라 전통의 창조 설화, 신화는 오히려 낯선 감이 있지요. 내가 마고 할미 전설을 알게 된 게 어른이 된 뒤였고, 어릴 때, 또 학교 다니면서 접해보지 못했답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신들 이름은 줄줄이 외고 다닐 때도 말이에요. 부끄러운 일이지요.  

이 책은 엄청 독특해요. 책의 판형에서 헉! 소리가 나온답니다. 책이, 엄청 길어요. 그러니까 분량이 긴 게 아니라, '종이'가 길다는 얘기에요.  

다 펼쳐놓으면 모두 몇 미터가 나올까요? 사진을 찍어봤는데 그냥 올리면 게시판 크기 때문에 그림이 작게 나와서 잘 알아보기 힘들 것 같았어요.(물론 '클릭'하는 방법이 있기는 합니다!) 

그래서 기다란 그림들을 위 아래로 붙여보았지요. 그래야 좀 보기가 편할 것 같아서요. 세로로 긴 그림은 가로로 두 장 붙였구요.^^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해도 달도 없이 어두컴컴할 때
마고할미라는 거인이 살고 있었어요. 

하늘에 닿을 만큼 키가 큰 마고 할미가 누워 있는데, 얼굴에 하늘이 바로 맞닿아 있네요. 호흡이 별무리에 닿을 것만 같아요. 

자다가 깬 마고 할미가 하늘을 밀어내며 일어서려고 하네요. 무릎을 세웠더니 그게 곧 산이 되어버렸지요. 무릎 사이로 구름이 거니는 것이 보이네요. 



마고 할미가 싼 오줌이 그대로 강물이 되어버렸죠. 너무 많아서 넘쳐 흐르자 사람들이 둑을 쌓았어요.
마고 할미도 치마 폭에 바윗돌과 흙을 담아 날랐는데, 찢어진 치마 구멍으로 바윗돌이 떨어지면서 섬이 되었다지요. 

사람들이 찢어진 치마를 기워주려고 수백 필의 옷감을 구해왔는데 구멍이 너무 커서 다 기울 수가 없었대요. 

기다리던 마고할미는 너무 심심해서 한라산을 베고 누웠지요.(참, 이 설화는 제주도에서 주로 전해온 이야기에요~) 

오른발은 동해물에, 왼발은 서해물에 출렁 출렁~ 제주도에서 한반도를 보고 앉으면 왼발 오른발이 그렇게 되겠죠?  

할머니가 물장구치는 바람에 온 세상은 물바다가 되고 말았어요. 할머니는 장난꾸러기에요! 

너무 오래 기다렸나요? 그만 배가 고파진 마고 할미는 한숨을 후우~ 쉬었는데, 그 바람에 산도 나무도 바위도 모두 날아가 만주 벌판이 되었대요. 어휴, 한숨이 태풍 같은 위력을 보여주었나봐요. 만주 땅도 우리 조상들 삶의 터전이었다는 인식이 여기에도 있는 것 같아요. 

그나저나, 마고할미는 얼마나 클까요? 짐작이 되나요? 이 정도래요~ 



해와 달을 양손에 쥔 마고 할미, 정말 대단해 보이지요? 저러니 하늘과 땅을 만든 창조 신으로 보여지지요.  

책이 너무 커서 찢어질까 봐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코팅 되어 있거든요.^^ 

참, 조선경 작가님이 여자분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남자 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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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09-04-20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고 할미가 은근히 재미가 있는데요.^^ 귀엽기도 하고요.~ㅋㅋㅋ
우와! 키도 굉장히 크고 팔도 길고...손가락까지 기네요.
근데 치아는 두 개뿐이고 키에 비해서 치아가 작네요.~ㅎㅎㅎ
저도 부끄럽게도 마고 할미를 요기서 처음 알았어요.^^;;

마노아 2009-04-20 14:02   좋아요 0 | URL
키도 크고 손가락도 길고, 하여간 무지막지하게 큰 마고 할미에요.
치아 두 개도 알아보시고, 관찰력도 좋은 후애님^^
요즘 아이들은 우리와 달리 마고 할미를 접할 기회가 많을 거예요~ㅎㅎㅎ

메르헨 2009-04-20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저도 몰랐던 글이네요.^^
근데 할머니가 할아버지 같오요.ㅎㅎㅎ

마노아 2009-04-20 14:02   좋아요 0 | URL
으하하핫, 이분 그림 스타일이 좀 그렇더라구요.^^ㅎㅎㅎ

순오기 2009-04-21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창조의 신은 여성이어야 해요. 모든 생산은 여성이 감당하잖아요~~ㅋㅋ
애들이 이 책 되게 좋아해요~~~ 아마 책 크기에 압도당할 듯!^^

마노아 2009-04-21 11:40   좋아요 0 | URL
애들이 흠뻑 빠질 것 같았어요. 펼쳐도 펼쳐도 그림이 나오고, 양쪽 다 펼치면 어휴~
이런 책은 읽으면서도 무척 신나할 거예요.^^
 

친구 딸의 돌잔치 장소는 강남역이었다. 늘 버스 타고 지하철 두 번 타고서 도착하던 그곳을 버스 두 번에 도착한 것이 무척 뿌듯했달까. 

역시 친절하지 않은 지도(지도 탓이다!) 때문에 다소 두리번 거리긴 했지만, 비교적(?) 무사히 도착.  

돌잔치는 처음이어서 대체 뭘 어찌 해야 하는지 참 난감했다. 일단 친구네 식구들 외에는 아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친구 엄마와 나란히 앉아 식사~그 옆에 친구 아빠 앉으시고, 그 옆에 친구 친척들 앉아 주시고!!! 

뭐, 그래도 스테이크는 맛났다.  

돌잡이를 어떤 걸 집을 지 번호 추첨하는 게 있었는데, 난 건강하란 의미로 청진기 유리 잔에 내 번호를 넣었는데, 생각해 보니 청진기는 아이가 '의사' 되기를 바라는 용품이 아니던가! 그럼 건강은 뭐지? 실인가???? 

게다가 용품 중에 '마이크'도 있더만, 이건 무슨 의미? 연예인??? 어렵구나! 

아가는 만원 짜리 지폐를 꼭 붙들고 식이 끝날 때까지 절대 놓지 않았다. 너의 집념 덕에 네 부모님이 호강하실 게다.ㅎㅎㅎ 

양가 부모님께 감사장을 전달하며 금일봉 전달식~ 이런 것도 하는구나. 신기신기!!! 

내빈 추첨 코너에서 내가 쓴 덕담 카드가 뽑혔다. 나중에 친구한테 물어보니 제일 길어서 뽑았단다. 하하핫!!!ㅎㅎㅎ 




예쁜 선물 봉투 안에 들어 있던 것은 영양 혼식! 울 엄니께서 무척 기뻐하셨다. -_-V 

그리고 모두에게 나눠준 예쁜 수건. 리본이 예뻐서 풀르기가 아깝구나.  



아가 사진으로 꾸며놓은 테이블이 참 예뻤다. 아직도 카메라 들고 다니는 게 익숙하지 않아서 오늘도 집에 두고 간 나는, 결국 휴대폰 카메라로 대신 찰칵! 그래도 우려했던 것보다는 잘 나온 듯하다.  예린아, 건강하게 자라렴. 마음이 넓고 깊고 예쁜 사람으로~

아기 발 모양 만드는 것은 많이 보았는데 손까지 한 건 처음 본다. 앙증 맞다. 시간 지나면 저 찬란한 금빛이 바래지는 것을 보았는데, 그건 또 그것대로 멋지더라.  

둘째 조카는 집에서 우리 식구끼리 돌잔치를 하고 사진도 찍었는데 첫째 조카는 돌잔치를 못했다. 아토피가 너무 심해서 도저히 아픈 아이를 두고 잔치할 분위기가 아니었지만 언니는 두고두고 오래오래 마음에 걸리나보다. 그래도 첫째인지라 확실히 둘째보다는 사진도 많이 찍어주었으니 그걸로 어케 위안이 안 될까??? 

돌아오는 길, 버스 안에서 꾸벅꾸벅 조는데 몇 장거장 걸러 한 번씩 누가 자꾸 내 어깨를 찍는 거다. 무려 네 번씩이나. 뒤쪽이어서 돌아보진 않았는데 대체 뉘 짓인지...ㅡ.ㅡ.;;;; 

그나저나, 검색 로봇의 도움(?) 없이 이 정도의 방문자를 기록한 건 처음인 듯하다. 아마도 다음 블로거뉴스 덕분이겠지?  

신기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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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희망꿈 2009-04-20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잔치를 준비하시느라 친구분이 참 많이 애쓰신것 같아요.
아이들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맞는 생일날~ 의미있는 날이지요.
부모라면 이 날 만큼은 멋지게 해주고 싶은마음 일꺼에요.
앞으로 마노아님도 하셔야할텐데~ 많이 보고 기억해두세요.^^
덕분에 잔치구경 잘 했어요. 즐거운 하루되세요.

마노아 2009-04-20 14:04   좋아요 0 | URL
장소 구하느라 애먹더라구요. 워낙에 토요일은 예약이 꽉 차 있어서 평일에 할까 고민하다가 결국 일요일로 잡았더라구요.
부모 마음은 다 똑같겠지요. 꿈님도 오늘 역시 행복한 하루 보내셔용~

메르헨 2009-04-20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돌잔치 댕겨오셨군요.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자라길 바라는 마음은 ... 내 아이가 생긴후에 더 간절해더군요.^^
실은 장수를 의미하고..돈은 재물..청진기는 의사..마이크는...연예인 또는 티비에 나오는 사람.
게중에 마우스를 놓는 사람도 있고 그렇더라구요.^^
요즘은 이벤트도 다양하게해서 볼거리가 많더군요.
조그마한 액자로 꾸민건 정말 귀여운걸요.^^

마노아 2009-04-20 14:07   좋아요 0 | URL
울 언니 친구는 돌잔치 때 돌잡이를 좀 특이하게 했었어요.
사랑해~라는 의미로 '사과'를 두고 '고마워'라는 의미로 뭘 뒀다고 하던데 혹 고구마일까요?
암튼, 그렇게 남다른 의미를 부여한 특별한 돌잡이도 좋을 것 같아요.
확실히 요새는 이벤트를 많이 하나봐요.
친구는 신랑이 컴퓨터 쪽 전공이어서 동영상 편집을 기막히게 잘 해왔는데, 날이 밝아서 영상이 잘 안 보인 게 흠이었답니다.^^

순오기 2009-04-21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양가 부모님께 감사장을 드리면, 금일봉은 어른들이 내려주셨겠네요~~~ 역시 '수금'을 위한 돌잔치?
그래도 소중한 돌날 모두가 모여 축하하는 의미는 좋지요~~ 무탈하게 잘 자라기를!!

마노아 2009-04-21 11:41   좋아요 0 | URL
아핫, 그럴 수 있겠군요. ^^;;;
아가가 낯 가림이 있어서 잘 웃지를 않던데 웃으면 더 이뻤을 것을, 약간 아쉬웠어요.
아무튼 예쁘고 건강하게 자라기를 빌어줘야죠.^^

꿈꾸는잎싹 2009-04-22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맞은 아이, 정말 깜찍하네요.~~

마노아 2009-04-23 00:08   좋아요 0 | URL
성장 사진에선 잘 웃더만, 잔칫날에는 안 웃더라구요. 엄마 아빠 말이 평소 잘 안 웃는다고 한 것 같은데 아이가 과묵해요.ㅎㅎㅎ
 
 전출처 : 마노아 > 잘가요 언덕

'잘가요 언덕' 출간 소식에 책정보를 보니 무척 관심이 가는 책이었지요. 그런데 어쩌다 보니 행사 참가 신청하고도 책주문이 늦어 책을 미리 읽고서 참가하지 못한 게 여러모로 미안했지요. 미리 책을 만나고 갔더라면 질문도 하고 좀 더 깊고 강렬한 시간을 보내었을 텐데 말이에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작가와의 만남 시간이 약했던 것은 절대 아니에요. 작가 차인표를 만나고 인간 차인표를 알게 된 무척 뿌듯한 시간이었거든요. 

카페를 통으로 빌려서 잔잔한 조명과 촛불 어른거리는 자리에서 유명인 차인표를 만났지요. 배우라는 감투 없이 그저 소박한 얼굴로 들어섰는데도 빛이 나더이다! 카메라를 집에 두고 간 게 너무 아쉬워지는 순간이었어요.^^ 

출판사에서 준비한 케이크에는 1이라는 숫자가 박혀 있었죠. 한 시간을 지나고 난 다음에는 그 케이크에 2.3... 숫자가 계속 늘어나는 동안 이 자리에 내가 계속 있을 수 있다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정말, 기대를 안겨주었지 뭐예요. 

잘 알려져 있다시피 차인표 씨가 이 책을 집필하게 된 것은 훈 할머니 때문이었어요. 노트북의 폭발로 원고를 소실하는 과정도 있었지만, 오랜 기간에 걸쳐 작가는 공부를 하고 습작을 하고, 또 백두산에도 다녀오지요. 작가는 작품을 통해서 오히려 '용서'와 '평안'의 단계에 자신이 제일 먼저 다가간 게 아닐까 싶어요.  

워낙 좋은 일을 많이 하는 걸로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인데, 사실 고백하자면 참 기쁨이 없었다고 합니다. 뜻밖이었지요. 그런데 그걸 변화시켜준 계기가 있었다고 해요. 3년 전 '컨패션' 자원봉사로 인도 콜카타를 방문했을 때, 7살 짜리 빼빼 마른 가난한 아이가 그런 말을 해주었다고 합니다.  

당신은 사랑 받아 마땅한 존재라고 위로해 주던 그 아이.  

그 말은 차인표 씨가 아이를 위해 준비한 인사말이었는데, 그 가난하고 아무 것도 가지지 못한 아이가 오히려 되돌려주더란 말입니다. 그리고 그 순간, 차인표 씨는 진정한 위로와 행복과 평안을 느낀 거지요. 그것이 삶이 변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배우 차인표가 본업이 아니라, 컨패션을 통해서 봉사하는 인간 차인표. 그것이 자신의 본업이라고 말을 하는 이 바른 생활 사나이는 얼마나 빛이 나던지요.  

작가님은 유려한 말솜씨를 지니지 않았어요. 대중 앞에 서는 일이 익숙한 사람인데도 말입니다. 그렇지만 질문 하나하나에 성실하고 차분하게, 그리고 신중하게 답하는 모습에서는 누구라도 '진솔함과 진실함'을 읽을 수 있었을 거예요. 설령 배우 차인표를 만나는 일이 좀처럼 쉽지 않다고 할지라도,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사람을 잃은 것이 아니라 몰랐던 그 사람의 진면목을 더 알아낸 듯해서 참으로 고마웠답니다. 

나눔의 집 할머니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할머니들과 같이 놀아주기'라는 대답은 무척 인상적이었답니다. 그분들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모두 침통한 분위기를 느끼지만, 그것이 늘 일상일 할머니들을 위해 잠시라도 즐거운 시간을 갖게 해줬으면 하는 그 바람에는 사람을 향한 깊은 이해와 연민이 깔려 있었지요. 아, 이런 마음씀씀이가 이렇게 아름답고 따스한 글을 나올 수 있게 해주었나봐요.(다녀와서 책을 바로 다 읽었답니다. ^^ ) 

작가님은 3년 전에 백두산을 다녀오면서 그 칼바람을 온몸에 맞으며 선조들을 생각했대요. 추위를 피할 수 있게 중무장한 자신도 이렇게 추위를 느끼는데 변변찮은 옷과 신발로 이 길을 올랐을 그분들 말이에요. 그 분들이 당신들의 삶을 올곧이 감내했기에, 그 후손들인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서 이렇게 살고 있다는 것. 그 말에서 깊은 울림을 전해받았어요. 바쁜 일상과 버거운 하루하루에 늘 매몰되듯 살아가던 찰나에, 내가 가닿지 못했던 어떤 경계의 깨달음과 이해를 엿본 느낌이었지요. 그것은 결국 '생명의 존엄성'이란 겁니다. 우리의 선조들이 충실히 살아내서 후손들에게 전달해준 생명의 존엄성. 그리고 그것을 무참하게 짓밟힌 사건이 바로 위안부 문제이구요.  

당시 세상에서 가장 강한 군대를 가졌던 일본이라는 나라가, 주권조차 없는 힘없고 가난한 조선 땅의 가장 약하고 어린 소녀들을 유린한 반인륜적 그 범죄 행위에 대해서, 우리는 좀 더 구체적인 자각과 인식을 가져야한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건 단지 한국과 일본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와 역사의 문제라는 것도요.  

싸인 만 권 하겠다고 했다가 기함했던 작가님께 심심한 위로를 전합니다. 애석하게도 저는 예약 주문을 한 게 아니어서 싸인본도 못 받았고, 만남 시간을 끝낸 뒤 급한 일 때문에 일찍 자리를 떠서 개인적으로도 사인을 못 받은 게 참 아쉬웠어요. 그렇지만 제 품에 안긴 두 권의 '잘가요 언덕'을 또 다른 누구와 나눌 것인가 생각하는 건 즐거운 일입니다.^^ 

희망이 없어 더더욱 쓰레기 같은 삶을 살고 있는 가난한 아이들에게 자신이 사랑받는 존재라는 것을 알려줄 수 있는 삶을 보여주는 것, 그리하여 그 아이의 삶이 지옥에서 천국으로 변하는 것을 보면서 살겠노라는 이 사람 차인표. 어찌 반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지금 나를 더 필요로 하는 곳에서 빛이 되겠다고 소금이 되겠다고 하는 이 사람의 열정을, 사랑을 배우지 않을 수가 없네요.  

한 사람의 존재가 무수한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삶으로, 실천으로, 그리고 이제 책으로까지 보여준 멋진 사람 차인표, 그 사람을 만난 소중한 시간을 가진 나의 행운에 감사합니다.  

ost 계속 듣고 있는데 마음을 어루만지는 것을 느낍니다. 북콘서트도 꼭 가고 싶어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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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헨 2009-04-19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맘이 따땃해집니다.
연예인들이 쓰는 책이 다 그렇지...하는 맘이 한편에 깔려 있는데
이 글에 대한 좋은 평이 많더라구요.
게다가 마노아님의 이런 리뷰는 상당히 호감이 가네요.^^
역사..이미 흘러간 전 세대의 일이지만 결코 끊을 수 없는...

마노아 2009-04-20 00:08   좋아요 0 | URL
이 책을 보고나니 다큐 영화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를 꼭 봐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예매하려고 들어가보니 시간대가 안 맞아서 예매는 못했는데 다시 날짜 잡아서 보려고 해요.
시간은 지체 없이 흘러가는데, 역사도 그만큼 흘러가는데, 안타깝고 안타까워요.
그나저나, 메르헨님 사진 너무 곱습니다! 어휴, 게다가 왜 그렇게 날씬하신가요. 주르륵...T^T

하늘바람 2009-04-20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효 궁금해지는 리뷰잖아요 님

마노아 2009-04-20 14:17   좋아요 0 | URL
이 책 참 좋더라구요. 작가와의 만남 시간에 다녀온 것도 너무 좋았어요.^^
 
잘가요 언덕
차인표 지음, 김재홍 그림 / 살림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배우 차인표의 이름 앞에는 여러 수식어들이 붙어 있었다. 그가 보여주는 성실한 삶의 자세, 그가 보여주는 인도주의적 삶 등 언제나 그에게는 반듯하고 따스한, '난' 사람의 이름이 '배우'라는 타이틀보다 앞서 달려왔다. 이제, 그의 이름 앞에 또 다른 이름이 따라붙을 차례다. '소설가' 차인표. 더군다나 '따뜻한' 소설가 말이다.  

잘 알려져 있듯이 그가 이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는 97년도에 존재가 알려진 훈 할머니였다. 조선인 위안부로 열여섯 나이에 끌려가 캄보디아에서 발견된 할머니. 이름도, 언어도 모두 잊은 채 고향만 기억했던 그 할머니의 기사를 보면서 작가는 치밀어오르는 분노와 연민을 함께 느꼈다. 그렇게 이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잘가요 언덕을 기억하나요.
들꽃과 제비와 순이와 용이가 뛰놀던 곳.
잘가요 언덕을 기억하나요.
별과 바람과 만남과 헤어짐이 살았던 곳.
잘가요 언덕을 기억하나요.
엄마 잃은 아기 호랑이에게 젖 먹이던 산골 마을.
그 평화 어느덧 사라지고 슬픔만 남게 된
잘가요 언덕을 기억하나요. – 5쪽

백두산 깊은 골에 자리한 호랑이 마을. 그 호랑이 마을에 등장한 낯선 타지인 황포수와 아들 용이. 그들은 용이 엄마와 동생을 잡아간 백호를 잡기 위해서 지리산에서부터 호랑이를 추적해 백두산 마을까지 온 것이다. 반드시 백호를 잡기 위해서 산에 올라야 했던 황포수는 마을을 위협하던 육발이(발가락이 6개인 호랑이)를 잡아주겠다며, 다른 동물들은 전혀 해치지 않겠다고 촌장님께 약속을 한다. 백호에 대한 원한이 사무쳐서 무엇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그를 향해 마을 촌장 어르신이 해주는 당부는 의미심장하다. 

   
 

 호랑이들은 우리가 이곳에 마을을 만들고 정착하기 훨씬 오래 전부터 이 산에서 살고 있었네. 누가 주인이고, 누가 객인지 생각을 해 보게나. 사람에게 해가 된다고, 혹은 조금 불편하다고, 혹은 조금 이득이 생긴다고 닥치는 대로 잡아 죽이면 세상이 어찌 되겠는가? 설령 그것이 사람이 아니라 짐승일지라도, 세상은 더불어 사는 것일세. 짐승과 더불어 살지 못하는 사람은 사람과도 더불어 살 수 없는 법일세. – 25쪽

 
   

결국, 황포수는 백호를 잡지 못하고 육발이만 잡은 채 산을 내려온다. 거칠고 무서운 호랑이 육발이도, 실은 새끼 호랑이의 어미였다는 것, 그 새끼 호랑이가 육발이처럼 자랄 테지만, 그 새끼를 차마 죽일 수 없었다던 용이의 고백이 먹먹하다. 엄마 없이 자라서 엄마 정이 그리운 용이에게, 역시 엄마 없이 자란 촌장님 손녀 딸 순이는 '엄마 별'을 가르쳐준다. 하늘 위에서 반짝이면서 자신을 내려봐주는, 언젠가 다시 만날 따스한 엄마 별을, 그러나 외롭고 지친, 고독한 아이 용이는 마음으로 품어내지 못한다. 저 수많은 별들 중에서 어느 것이 엄마 별인지도 찾을 수 없다.  

책에서는 이들 두 아이 또래의 정겨운 캐릭터가 하나 더 등장한다. 마을의 유일한 고아 소년인 '훌쩍이'. 말 중에 훌쩍 거리는 소리가 절반을 차지하는 이 순박한 아이는 평화로운 호랑이 마을의 선하고 욕심 없는 사람들, 그 시절 조선 사람들의 모습을 대표하는 하나의 인물이었다.  

또 작품의 한 축을 이어가는 것은 가즈오라고 하는 일본 군인인데, 그는 화가가 되고 싶었지만 일본이 내세우는 대동아공영의 이상을 숭배하며 스스로 자원 입대한 사람이었다. 그가 오사카에서, 조선으로 향하는 배 위에서, 그리고 조선 땅에 머물면서 어머니께 보내는 편지는 한 사람의 꿈과 이상과 소망이 어떻게 좌절되고 또 여물어 가는지를 의미 있게 조명해 준다. 여기에는 김재홍 선생님의 그림 스케치가 큰 몫을 감당하기도 했다. 이 책에 비매품으로 함께 나온 OST처럼 책의 느낌과 의미를 더 잘 전달해주는 하나의 소통 도구이기도 하다.  

뜻밖의 사고로 황포수와 용이는 호랑이 마을에서 쫓겨나듯 떠나야 했고, 그 후 7년이란 세월이 흐른다. 그 시간 동안 조선 땅에서 일본이 치른 전쟁이 얼마나 무시무시한지, 그것이 얼마나 흉악한 범죄인지를 깨달아버린 가즈오. 그 가즈오가 호랑이 마을에 도착해서 순이에게 반해버린다. 그리고 그 때, 위안부 동원 명령을 받는다. 호랑이 마을의 유일한 처녀 아가씨 순이가 그 징집 대상이었다.  

이쯤이 작품 중반부다. 새끼 제비 한 마리가 이 모든 풍경들을 지켜보면서 잔잔히 서술해 가던 이야기가 급박한 긴장감에 싸이면서 절정을 향해 치달린다. 그리고 소설의 최고 절정의 순간은, 주인공들의 아픔이 최고조에 달하는 순간일 거라는 것을, 독자는, 그리고 그 역사를 알고 있는 우리는 이미 짐작하게 된다.  

작가 차인표란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큼, 작품은 정말로 자연스럽게 읽히며 재미와 감동과 여운을 함께 선사한다. 버스에 오르려던 찰나, 기사님이 출발하시는 바람에 크게 다칠 뻔했던 나는, 그럼에도 그 버스에 올라서 흔들리는 차 안에서 이 책을 펴들었을 정도니 말이다.  

가즈오와 그의 병사들이 조선 마을에서 쓰러진 벼를 일으키며 함께 일하고 평화를 느끼는 대목은 이 책의 가장 아름다운 부분 중 하나였다. 저들도 일본 땅에서는 그저 순박한 농부였을진대, 그들도 원해서 이 전쟁을 치렀던 것은 아니었을 텐데, 그들에게도 돌아가고픈 고향이, 지키고픈 가족이 있었을 텐데...... 참으로, 아프게 박히는 기막힌 역사적 진실들이다.  

   
 

 지금 논바닥에는 일본군도 호랑이 마을 사람들도 없습니다. 그냥 사람들만 있을 뿐입니다. 사람들이 마음을 모아 쓰러진 벼를 일으켜 세우고 있습니다. 새끼 제비는 알고 있습니다. 저들은 해낼 것입니다. 합심해서 송장처럼 쓰러졌던 벼를 모두 일으켜 세울 것입니다. 생명이 끊어져가던 벼가 살아나겠지요. 다시 살아난 벼 이삭은 더 많은 쌀 알갱이를 품어 키워낼 것입니다. 그 쌀 알갱이들은 따뜻한 밥 한 그릇이 되어 지치고 배고픈 누군가의 생명을 지탱해 줄 것입니다. 그렇게 모두들 다시 살아날 것입니다. 아무리 작은 생명일지라도, 살아 있는 하나의 생명은 또 다른 생명을 살리는 단초가 되는 것입니다. 생명이란 일회성이 아닌 연속성을 가진, '살아 있음' 그 자체라는 것을 새끼 제비는 잘 알고 있는 듯합니다. – 109쪽

 
   

결국 위안부로 차출된 순이를 구해내려고 어머니께 마지막 편지를 올리는 가즈오의 고백에는 한 인간이 가졌던 무수한 번뇌의 조각들이, 그가 군인이 아닌 하나의 인간으로서 지키려고 했던 양심과 신념이 드러난다. 그런 고백들이 개인적인 차원에서만 들릴 뿐, 국가라는 이름으로, 공적인 책임을 지고서 울리지 않는 것이 안타깝고 서러울 뿐이다.  

   
 

 어머니, 다시 어머니를 못 뵐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너무 보고 싶습니다. 한 번만, 딱 한 번만이라도 어머니의 품에 안기고 싶습니다. 그러나 저는 비열한 일본군 장교로서 어머니의 품에 안기느니, 용서를 구하는 한 인간으로서, 죽어서라도 어머니의 마음에 안기겠습니다.

불효자 가즈오 마쯔에다 올림 – 133쪽

 
   

작품에서 내내 흐르는 주제 의식은, 결국 '용서'일 것이다. 용이가 백호를 용서하고 마음으로부터 비워낼 때 참 자유를 얻을 수 있는 것처럼, 위안부 할머니들도, 고통 받았던 그 시절 무수한 사람들도 그 마음에 참 자유를 찾으려면,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용서'를 필요로 할 터인데, 용이의 고백처럼 용서를 구하지 않는 상대를 용서한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그것이 과연, 인간이 할 수 있는 영역이던가.  어쩌면, 그건 '신'의 영역일 수도 있겠다.  백호처럼 본능에 의해 움직인 짐승도 아닌, 인간의 얼굴을 하고서 악마적 범죄를 저지른 그 대상들을, 그리고 여전히 뻔뻔하게 사과하지 않는 그들을, 자연적 수명이 다해가고 있는 할머니들더러 용서하라는 말을 어찌 할 수 있을까. 일방적인 용서로 과연 할머니들의 마음은 자유로워지실 수 있는 건지...... 솔직히 모르겠다.  

다만, 그토록 악하고 독하고 무서운 것도 인간이지만, 또 그 반대로 그렇게 선하고, 따스하고, 아름다운 존재도 인간일 수 있음을, 작가는 작품을 통해, 용이와 순이를 통해 독자를 향해 조용히 말하고 있다. 독자는, 인간과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따스한 시선에 기대어 그 마음에 잔잔한 동의를 표시해 본다. 용이가 마침내 엄마별을 찾아낸 것처럼, 그 별의 따스함을 알아차린 것처럼...... 그리고 작가 역시 엄마 별을 통해 참 용서에 다가간 것처럼.

작가와의 만남 시간에 어느 독자의 동화책으로 내보는 건 어떠냐는 질문에 차인표는 손사래를 쳤다. 십 년 이상 이 작품을 온통 품어안고 창작의 고통에 시달렸던 그로서는 이해가 가는 반응이다. 나로서는, 동화보다는 영화 쪽이 좀 더 강렬하고 인상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겠다고 느끼고 있다. 작가는 자신이 제작할 능력이 되지 않고 누군가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정말 그 '누군가'가 나타났으면 한다. 그것은 상업적인 성공 가능성이 보이는 것 이상으로, 이 작품이 주는 아름답고 건강한 메시지를 더 많은 사람이 나누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할머니들이 계시는 '나눔의 집'에 이제 여덟 분이 살고 계시다고 한다. 그 분들이 험했던 이 땅에서의 삶을 모두 내려놓기 전에, 진정한 화해와 반성, 용서와 자유의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그런 기적같은 일이 진정 현실이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실어본다. 무거울 법한 이야기를 이토록 편하게, 따스하게, 감동적으로 엮어준 작가 차인표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그에게는 부담이겠지만, 독자는 다음 작품을 절실히 기다리고 있다는 것도 꼭 알아주기를 바라면서...... 

덧글) 제목 '잘가요 언덕'은 호랑이 마을의 언덕 이름이다. 떠나는 사람을 향해 잘가라고 손 흔들어주는, 또 만나자고 인사하는 언덕 이름인데 쉼표가 들어가는 바람에 마치 '언덕'에게 잘 가라고 인사하는 모양새가 되어버렸다. 표지 디자인의 실수다. 다음 쇄를 찍을 때 꼭 수정되었으면 좋겠다. 진정 옥의 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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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4-19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응이 좋은 거 같아요~~ 워낙 소재가 심금을 울리는 소재긴 한데, 소설가의 역량이 따라주나 보군요.^^
잘가요 언덕이란 고유명사를 이렇게 망가뜨렸다니...헐!

마노아 2009-04-20 00:04   좋아요 0 | URL
전혀 기대도 안 했는데 직업 작가처럼 잘 썼더라구요. 감탄했어요.^^
제목은 정말 큰 실수지요. 헐~~

다락방 2009-04-19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이 책이 반응이 좋더군요. 서점에서도 몇번이나 들었다가 연예인이란 선입견이 자꾸 책 사기를 망설이게 했는데...흐음..

마노아 2009-04-20 00:05   좋아요 0 | URL
출판사도 영업을 잘하고 있지만, 일단 책이 좋으니까 가능한 반응같아요. ^^

2009-04-20 0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4-20 09: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4-20 13: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4-20 15: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4-20 15:2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