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은 진실을 알고 있다 [제 911 호/2009-05-06]


몇 년 전 전방에서 총기 도난 사건이 일어났었다. 일반적으로 총기의 절취는 2차의 범행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훔친 총기가 많은 사람을 희생시킬 수 있기 때문에 조속한 범인의 검거가 필요하다. 도난 사건이 일어나자 군부대 일대에 검문검색이 강화되었으며 도주로를 차단하고 범인을 검거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범인을 잡는 데는 실패하였다.

무기고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범인의 흔적을 찾기 위해서 대대적인 현장 감식이 벌어졌다. 잘린 철조망, 무기고 등을 중심으로 정밀한 감식이 진행되었다. 현장이 야외이기 때문에 그곳에서 범인의 흔적을 찾는다는 것은 매우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잘린 철조망을 유심히 보던 수사관이 짧은 모발 한 점을 발견하였다. 그 외에는 범인을 특정할 만한 증거물을 찾지 못했다. 범인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가 될 수 있는 것은 이 짧은 모발 한 점. 과연 유일한 증거인, 이 짧은 모발 한 점에서 어떤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까? 모발의 어떤 특징이 이 사건을 해결하는 데 이용될 수 있었을까? 이 사건의 범인은 어떻게 검거되었을까?

모발은 혈흔, 담배꽁초 등과 함께 사건 현장에서 가장 많이 의뢰되는 증거물 중의 하나다. 보통 사람의 경우 하루에 수십 개의 모발이 자연 탈락하기 때문에 범행 현장에 머무른 시간을 고려하면 범행 현장에는 범인의 모발이 떨어졌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특히 격렬한 다툼이 있는 살인 등의 강력사건에서는 그 가능성이 더욱 커지게 된다.

모발은 우리가 언 듯 보기에는 특성이 없는 것 같지만 현미경 등을 통해 확대해 보면 많은 특징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의 특징을 관찰하면 범인과 관련된 여러 가지 중요한 증거를 얻을 수 있게 되고 이들에서 유전자분석을 하여 결과를 용의자와 비교하면 범인을 확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모발은 모근부와 모간부로 나뉘는데 두피에 묻혀 있는 부분으로 조직을 포함하는 부위를 “모근부”라고 하고 조직이 없는 부분을 “모간부”라고 한다. 모근부의 관찰에 의해 붙어 있는 조직의 모양에 따라 발견된 모발이 자연적으로 탈락한 것인지 또는 강제적으로 뽑힌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다. 모간부에서는 모근부보다 더 많은 특징을 관찰할 수 있다. 우선, 모발의 겉면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비늘 모양의 무늬를 관찰할 수 있다. 이것을 “모소피무늬”라고 하는데 이 무늬의 모양은 사람과 동물이 다르기 때문에 모발이 사람에서 유래되었는지 동물에서 유래되었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

또한 동물 사이에서도 서로 다른 모양을 하고 있어 어떤 동물의 털인지를 판단할 수 있다. 따라서 사람과 동물의 모발을 구별하는 것뿐만 아니라 동물의 종을 확인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모간부의 내부를 “수질”이라고 하는데 수질이 분포하는 형태에 따라 수질이 없는 무수질, 점점이 떨어져 있는 점속상, 불규칙하게 떨어져 있는 단속상, 계속 연결된 연속상 등으로 나뉠 수 있다. 모간의 부의 끝 부분을 “모첨부”라고 하는데 이 부분에서도 뾰족한 형, 둥근형, 갈라진형 등 다양한 형태를 관찰된다.

이밖에도 모발에서 여러 가지 특징을 관찰하여 범죄수사에 응용하고 있다. 모발의 잘린 부분을 관찰함으로써 범행도구가 망치 등과 같은 둔탁한 물체인지 또는 칼과 같은 예리한 물체인지를 판단할 수 있다. 이발을 한 경우 모발의 끝 부분은 처음 매우 거친 형태를 나타내나 시간이 지날수록 둥글게 변한다. 따라서 모발 끝 부분의 모양을 관찰함으로써 이발경과시간을 추정할 수 있다. 가끔 현장에 인조 모발이 떨어져 있는 경우가 있다. 인조 모발과 사람 모발의 구별은 여러 방법이 있는데 모소피무늬를 관찰하거나, 화학적 분석 등을 통해서 가능하다. 모발의 염색 여부도 중요한 단서가 될 수가 있다.

특수 분석 장비 등을 이용하여 모발성분을 분석하면 모발에 묻은 화공약품 등 오염물질과 마약 등의 약물 섭취 여부도 판단할 수 있다. 또한 장시간 특정한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경우 중금속 등이 모발에 축적되는데 이들을 분석하면 범인이 어떤 특정한 환경에 오랫동안 노출되었음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직업 또는 주 주거지 등을 추정할 수 있다.

모발에서는 또한 혈액형과 유전자분석을 할 수 있다. 혈액형은 모발에 분비되어 있는 혈액형 물질을 항원항체 반응을 이용하여 검출할 수 있다. 모발에서의 유전자분석은 모근이 있는 경우 핵 DNA 분석이 가능하여 모발이 1점이 있는 경우에도 유전자형을 성공적으로 얻을 수 있다. 모간부만 있는 모발의 경우 모발이 자라면서 핵 DNA가 거의 깨지기 때문에 핵 DNA 분석이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을 할 수 있는데 이는, 하나의 세포에 미토콘드리아가 수백 개에서 수천 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동일 모계의 자식들은 모두 같기 때문에 개인식별에는 제한적으로 사용된다.

위의 사건에서는 단 한 점의 모발이 수거되었는데 다행히 모근부가 약간 남아 있어 핵 DNA STR 분석 결과를 얻을 수 있었으며 범인의 혈액형도 확보할 수 있었다. 범인의 것으로 보이는 유전자형이 확보됨에 따라 수사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수사 결과 위 사건의 범인은 부대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의 소행으로 보고 제대자와 근무자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다. 우선 대상자를 압축하기 위하여 모발에서 확보된 혈액형과 같은 사람들을 선별했으며 이 압축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유전자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 결과 제대자 중 한 명이 현장 철조망의 모발에서 검출된 유전자형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나 범인을 검거할 수 있었다.

이처럼 모발에서의 다양한 특징의 관찰 및 분석결과는 수사의 방향을 결정하거나 범인을 검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작은 모발 하나가 자칫 큰 사건으로 발전될 수도 있는 총기 도난 사건을 조속하게 해결하는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었다. 과학이 있으면 해결 못할 사건이 없다.

글 : 박기원 박사(국립과학수사연구소 유전자분석과 실장)

http://scent.ndsl.kr/View.do?type=1&class=200&seq=4133&B4Class=All&onlyBody=FALSE&meid=1_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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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09-05-06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티비에서 가끔씩 살인사건에 관해서 보여주는데요. 아무런 단서를 찾지 못하다가 우연히 머리카락 하나를 발견해도 기대를 거는 형사들이 많았어요. 사건 해결을 해 줄수 있는 중요한 머리카락 하나로 범인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그저 신기할 따름이에요.^^

마노아 2009-05-06 20:52   좋아요 0 | URL
유전자가 참으로 놀라워요. 이렇게 단서가 되어주구요.^^

메르헨 2009-05-07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니...마노아님 메인 얼굴을 바꾸셨군요.이제 봤어요. 커피잔을 든 여인...오호...^^
올만에 와서 글 남기고 갑니다.
복숭아 뼈 밑에 뼈가 또 생겨난거 처럼 튀어나왔는데...아파요.
다들...조심히 댕기시길...^^;;
아흐..댕겨갑니다.

마노아 2009-05-07 22:08   좋아요 0 | URL
아, 복숭아뼈가 두 개가 되었단 말씀인가요? 우에우에...ㅜ.ㅜ
어여 나으셔요. 저도 늘 조심하겠습니다.^^

hnine 2009-05-08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마약 연예인 수사를 위해 경찰이 자신의 주차장에서 머리카락을 채취해갔다고 엊그제 구준엽이 기자회견때 말하던 기억이 나네요.
요즘 웬만한 한의원에 가면 아이들의 머리카락을 채취하여 납중독을 비롯한 체내 오염물질 정도를 분석해주는 검사를 해주더군요. 한의원에서 직접 검사하는 것은 아닌 것 같고 어디 분석기관에 의뢰하는 것 같았어요. 정말 '머리카락은 알고 있다'라는 제목이 딱 맞는 것 같지요? ^^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마노아 2009-05-08 20:58   좋아요 0 | URL
한의원에서도 그런 검사를 하는군요. 하긴 머리카락 검사해 보면 흡연을 하는지 안 하는지도 다 나오지요. 구준엽은 머리카락이 없을 텐데 다른 체모를 체취해갔겠군요. 정말 기분 더러웠겠어요ㅠ.ㅠ
 
인사동 스캔들 - Insadong Scandal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언니랑 영화를 보기로 하고 예매를 하면, 꼭 어쩌다 보니 늦어져서 영화 앞부분을 놓칠 때가 많았다. 오늘도 30분 전부터 준비했는데 도착해보니 이미 10분 지나가 있고...ㅜ.ㅜ 

무튼, 내가 놓친 장면들이 영화를 이해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 아닐거라고 자기 최면을 걸어본다...흑흑...;;;; 

내가 입장해서 본 부분은 엄정화가 '벽안도'를 미끼로 김래원을 붙잡는 장면이었다. 벽안도가 대체 뭐길래? 

안평대군의 꿈을 안견이 그린 그림 '몽유도원도'. 그 그림에 대한 화답으로 안견 자신의 꿈을 그린 그림이 '벽안도'다.  

일본의 고미술상에게서 엄정화가 그림을 업어오고, 그것을 최초의 동양인 복원가이자 신의 손을 가졌다는 복제 기술자 김래원이 맡게 되는 것이다.  




엄정화가 맡은 배태진 회장은 '비문'이라는 갤러리의 회장인데 미술계의 큰손이다. 돈 되는 그림, 도자기 등을 닥치는 대로 매매하고 밀수도 하며 필요하면 온갖 범죄도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저질러버린다. 당연히 이 검은 돈에 엮인 무수한 사업가, 정치가, 그리고 복제 기술자 등등이 있어 주시겠다. 

복원에 성공하면 부르는 게 값일 이 그림을 1년 동안 철저하게 복원하는 김래원. 그에겐 뭔가 복잡한 사연이 있어 보인다. 출신부터 성장, 그리고 복원가로 성장했다가 좌절하고 다시 복귀하기까지의. 그리고 그 사연이 엄정화의 손을 잡는 진짜 이유를 갖게 한다.  

영화는 무척 흥미롭고 재밌게 진행된다. 전문 용어가 남발하기 때문에 정신이 없을 때도 있지만 대강 눈치로 때려잡을 만하다. 그런데 과도한 카메라 돌리기와 난무하는 촬영 기법으로 스토리를 좀 방해할 때가 있다. 정공으로 찔러야 할 부분들을 현란한 눈속임으로 스을쩍 지나가는 느낌을 주는. 

감독님은 이번 작품이 두번째 작품인 듯한데 첫번째 작품은 전혀 들어보지 못한 제목이다. 흐음. 뭐 그럴 수도 있지. 

 

김래원은 복원 작업하고 있을 때가 제일 멋졌다. 분명 내가 좋아하는 마스크가 아닌데도, 또 쌍커풀이 어색하게 진 눈이 부담스러운 데도 은근 간지가 나고 멋있더란 말이지...  

김래원과 엄정화를 계속 추격하는 여형사는 익숙한 얼굴인데 누군지 떠오르지가 않았다. 끝나고 물어보니 홍수현이었는데, 열혈 여형사를 소화시키기 위해 과도하게 오버해 주셨는데, 마치 '아내의 유혹'에서 진짜 민소희가 눈 희번덕이며 목소리 높여 히스테리컬한 연기를 보였던 그 느낌이었다. 아직 완숙미가 부족하네요. 




그리고 김래원의 동생겸 동료로 나오는 멋진 스타일의 여배우는 신인인가 했더니만 아나운서였던 최송현이었다. 우와, 배역 잘 맡은 듯! 

엄정화는 대놓고 섹시하게 입었을 때보다 오히려 죄수복 입고 나왔을 때가 더 예뻤다..;;;; 

밀거래 현장에서 잡혀온 이빨에 보철 끼운 밀수꾼을 맡은 단역 배우는 오래도록 이승환 밴드에서 퍼커션과 코러스를 맡았던 강성호였다. 어느 날 갑자기 꿈을 이루기 위해 연기를 하겠다고 사표(?)를 낸 그는 이렇게 차분히 하고 싶었던 일을 해내고 있다. 오랜만에 보니 반갑더라. ^^ 

마지막 즈음에 완성된 벽안도를 창덕궁에서 공개하는데, 벽안도의 탄생 과정과 의미 등을 설명하는 장면이 멋졌다. 일단 주변 풍경이 제대로 각 잡아주신 거다. 정말 창덕궁에서 찍었을까? 그 조명들이 건축물들에게 해로웠을 텐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영화의 줄거리들은, 사실 관중들에게 조금 익숙한 패턴이다. 이런 식의 영화는 '범죄의 재구성'에서, '타짜'에서 그리고 '작전'에서 이미 보아왔던 스타일이다. 그래서 재미가 없냐고? 그건 또 아니다. 그럼에도, 재밌다. 신선하지는 않지만.  

한 두어건 정도 잔인한 장면이 있는데 알아서 걸러서 보시고~ 

영화를 보고 나니 인사동 쌈지길이 가보고 싶어졌다. 날도 좋은데 이런 때에 나들이하면 좋을듯! 

사진을 넣고 싶은데 에러가 있다. 사진이 안 올라간다. 나중에 추가해야지. 

김래원이 희생한 건 이름, 그리고 되찾은 건 명예일까. 영화의 카피는 '통쾌한 그림복제 사기활극'이라고 써 있는데, 나는 '통쾌한 그림복제 복수활극'이라고 읽겠다. 이유는, 영화를 보면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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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09-05-06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조금있다가 요거 보러 갈거에요 :)
초반 10분에 뭔가 중요한게 있으면 알려드릴께요 ^^

2009-05-06 15: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09-05-06 20:50   좋아요 0 | URL
어엉, 그런 장면 못 봤어요ㅠ.ㅠ 못 보니까 아쉬운 거 있죠. 흑흑...ㅜㅜ

무스탕 2009-05-06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다!! 홍수현, 그 여형사요.. 어느 사극에선가 최수종 부인으로 나오지 않았던가요? 맞아요. 검색해 보니 대조영에 나왔어요. 거기서 봤구나.. ^^
최송현이 확실히 아나운서 출신이라 그런지 대사 전달이 좋다고 느꼈는데 선입관때문일까요?
(도배중임다. ㅎㅎ)

마노아 2009-05-06 20:51   좋아요 0 | URL
대조영을 못 봤어요^^;;;
최송현이 대사가 별로 없었는데 목소리가 낮아서 듣기 참 좋더라구요. ^^

네꼬 2009-05-07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영화 좀 관심 있어요. 얼마 전 <무릎팍도사>에 나온 김래원을 보니 중간쯤이던 호감지수가 거의 '상'수준으로 올라갔지 뭐예요. 마노아님 소개 보니까 봐야겠다 싶어요. (언제 언제 ㅠㅠ)

마노아 2009-05-07 22:08   좋아요 0 | URL
오, 무릎팍 도사 다시 보기해야겠어요. 궁금해지네요.^^ 김래원, 은근 간지나더라구요. 호호홋^^ 네꼬님도 꼭 보셔용~ 고양이도 적당한 문화생활을 해야 해요.(>_<)
 

큰 조카는 놀이터에서 놀고 있었고, 둘째 조카는 잠들어 있었다. 내가 선물을 바리바리 싸들고 갔을 때ㅜ.ㅜ 

맴이 아프다. 나중에 다시 보고 뽑뽀를 받아내야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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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희망꿈 2009-05-05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카들은 좋겠네요. 이렇게 멋진 선물도 받고~
마노아님은 너무 멋진 이모네요.^^

마노아 2009-05-05 23:18   좋아요 0 | URL
조카들이 오래오래 기억해줘야 하는데 말입지요.^^ㅎㅎ

하늘바람 2009-05-05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진 이모네요. 나도 마노아님 조카가 되고 프당^^

마노아 2009-05-05 23:19   좋아요 0 | URL
으하핫, 하늘바람님은 좋은 엄마시잖아요. 그거면 충분하지요.^^

웽스북스 2009-05-06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은 좋겠어요. 마노아님같은 고객이 있어서 ^-^

마노아 2009-05-06 01:02   좋아요 0 | URL
가급적 모든 선물은 알라딘에서 해결하는 고객 말이지요.^^ㅎㅎㅎ

후애(厚愛) 2009-05-06 0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조카사랑은 이모라고 하지요..^^

마노아 2009-05-06 07:09   좋아요 0 | URL
호호홋, 불변의 법칙인가요? ^^

무스탕 2009-05-06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선물은 꼭, 직접, 얼굴보고! 전해주셔야 기억에 남고 뽑뽀도 득할수 있어요 ^^
그래, 성공하셨나요? ㅎㅎ

마노아 2009-05-06 20:50   좋아요 0 | URL
옆구리 찔러서 통했어요.^^ㅎㅎㅎ
 
그린 파파야 향기 - The Scent of Green Papaya
영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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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영화 '씨클로'를 보았는데, 그 트란 안 홍 감독의 데뷔작이다. 93년 칸느 그랑프리 작이다. 

1951년이 이야기의 첫 시작 부분이어서 뭔가 전쟁에 관련된, 베트남 민중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갈망했지만, 간혹 드러나긴 해도 구체적인 이야기는 전혀 해주지 않는다. 일단, 대사가 거의 없다.  

열살의 어린 소녀 무이는 주인집 댁에 하녀로 들어오게 되었는데 먼 길을 걸어서 도착한 아이였다. 주인 댁은 과거에 잘 살았을지 모르지만, 현재로서는 겉모양새만 그럴싸 하고 사실은 속 빈 강정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웠다. 주인은 툭하면 재산을 챙겨서 집을 뛰쳐나갔고, 수년 전 집으로 돌아오기 직전에 어린 딸이 죽어버려서 자신의 죄라 생각하고 다소 조용히(?) 지내고 있는 터였다. 현금이 없는 집에서는 식량을 마련하기 위해 옷가지를 팔고 보석을 팔고, 그렇게 며칠씩 식량을 겨우겨우 마련한다. 때로 반찬이 부족하면 부러 짜게 요리를 해서 밥을 많이 먹게 하는 편법을 이용하기도. 

노마님은 주인 어른을 낳자마자 남편을 잃었고, 손녀까지 잃은 뒤로는 7년 동안 2층에서 내려오지 않으며 제단에다가 아이의 명복만을 빌고 있다. 그리고 그 노마님을 평생 동안 순애보로 따라다니는 할아버지가 한 분. 영화는 이렇게 조용히 사랑하는 사람들을 앞에 내세우며 대사 없이 음악으로, 그리고 클로즈업 기법으로 자연과 미쟝센을 돋보이게 만드는 연출력을 자랑한다. 실제 촬영장은 베트남이 아니라 파리의 스튜디오에서 올 세트로 찍었다고 한다. 어쩐지 좀 속은 기분이 든다.  

마님에게는 아들이 셋 있는데, 막내 아들은 툭하면 장난을 치면서 무이를 못살게 굴곤 했다. 뭔가 이 녀석과 자라서 썸씽이 생기나 했는데, 그 녀석은 그냥 철부지였을 뿐이었다.  

정성을 다해 음식을 준비하고 또 영화 제목처럼 '그린 파파야' 열매를 깎아서 요리하는 장면이 자주 묘사된다. 열매를 쪼개면 하얀 알갱이들이 나오는데 찬모는 버리라고 하지만 무이는 그 알갱이에 유독 시선을 주곤 한다.  

주인은 또 다시 제 버릇이 도져서 한줌 밖에 안 남은 재산을 들고 집을 뛰쳐나가려다가 갑자기 쓰러지고, 그 병간호 때문에 집은 더더욱 가세가 기운다. 

그리고 영화는 10년의 세월을 건너 뛰어 무이는 이제 20살 처녀가 되어 있고, 감독의 와이프인 트란 누 엔 케가 나온다.  

큰 아들은 장가를 가서 며느리를 보았는데, 그 며느리는 이제는 노마님이 된 어머니가 무이를 예뻐하는 걸 싫어한다. 집안 형편도 있고 해서 무이는 큰 아들의 친구인 작곡가 쿠엔의 집으로 보낸다. 헤어지면서 노마님은 무이를 딸처럼 여겼다고 고백하며 딸 아이를 위해서 준비했던 붉은 아오자이와 목걸이, 그리고 샌들을 한 켤레 내준다.  

쿠엔은 늘 말없이 피아노를 치는 인사였고, 약혼녀는 시끄럽게 쿠엔의 주의를 끄는 여자였다. 무이는 이곳에서도 표나지 않게 조용히, 그리고 성실하게 쿠엔의 집안 일을 살폈고, 정성으로 식사를 준비하였다. 두 사람이 서로 대화하는 장면도 없건만, 영화는 두 사람이 서로에게 조금씩 빠져들고 그 마음을 소소하게 표현하는 장치들을 준비한다. 그리고 약혼녀는 한바탕 난리부르스를 치고 알아서 떠나준다.ㅎㅎㅎ 

덕분에 두 사람은 행복하게 맺어진다는 이야기~ 쿠엔은 무이에게 글을 가르쳐 주는데, 언성 한 번 높이지 않고 차분하게 예쁘게 두 사람의 수업이 이어진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에는 아마도 쿠엔의 아이를 임신한 듯, 배가 불러온 무이가 책을 읽는 장면에서 끝난다.  

뭐랄까. 영화는 상당히, 지루하다. 예쁘긴 하다만 너무 고요해서 나같은 사람으나 졸기 쉽다.(사실 졸았다ㅠ.ㅠ) 

허울만 좋은 뼈대 있는 집안과 남존 여비 사상, 사고치는 남편과, 질투하는 여인네 등. 보편적으로 읽혀지는 사회상은 보여주지만, 그것을 넘어 '베트남'스러운 무언가를 얻기는 힘들다. 오히려 전작과 확실하게 선을 그는 '씨클로'는 지극히 비참한 베트남의 실상을 보여주어서 그 대조감으로 낯설다고 할까. 

감독은 그 후 다른 작품 소식은 없었는지 조용했던가 보다. 그런데 금년에 이병헌이 이 감독의 작품을 찍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아직 개봉 전인 듯 싶다. 기무라 타쿠야 얘기도 있던데 합작 영화인 듯?  

앞의 두 영화는 와이프를 여주인공으로 세웠지만, 설마 세월이 한참 흘렀는데 또 다시 여주인공이 그녀인 것은 아니겠지? 뭐, 우리 병헌 씨도 나이가 좀 있지만. ^^ 

영화의 앞 부분에 나왔던 소녀가 참 이쁘고 사랑스러웠다. 호기심 많고 착하고 성실한 인상이다. 



지난 달에 베트남에 너무 가보고 싶어서 몸살이 났는데, 계획이 틀어져버려서 결국 못 갔다. 베트남을 떠올리면 풀내음이 확 끼치는 쌀국수가 먼저 생각나는데, 이젠 '그린 파파야'도 같이 떠오르게 될까? 5월 지나면 우기인데, 결국 이번 달도 힘들겠다. 언제고 갈 수 있겠지..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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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09-05-05 0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영화가 지루하거나 너무 고요하면 꾸벅꾸벅 졸아요..ㅋㅋㅋ
금년 안으로 베트남 꼭 가실거에요! 그러니 힘 내세요~ 화이팅!!^^

마노아 2009-05-05 11:31   좋아요 0 | URL
히힛, 저만 그런 게 아니지요?
금년 안에 간다고 생각하니 힘이 나요. 호호홋 ^^

다락방 2009-05-05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저도 지루한감이 없지 않았어요. 대사가 거의 없어놔서. 그렇지만 기가 막히게 가슴에 남는 장면들도 더러 있었지요.

여자가 남자의 벗어놓은 신발을 신는 장면이요. 그 훌쩍 큰 신발을. 그장면은 특히 좋지 않던가요?
그리고 서로의 감정을 우리는 알지만 그 둘은 서로 모르던 그때, 여자가 서랍에서 자신을 그린 그림을 발견하잖아요. 으윽. 그리고 남자가 여자에게 글을 알려주고 말이죠. 그런 장면 장면들이 참 좋아서 그 당시에 보고 한참후에 비디오 테입을 샀었어요.

다시 그 장면들이 생각나네요.

마노아 2009-05-05 12:02   좋아요 0 | URL
말씀해 주신 장면들 좋았어요. 평생을 맨발로 살던 여자가 단 한켤레 있던 신발을 그 남자를 위해서 신은 것도 예뻤고, 특히 글 가르쳐주던 부분도 로맨틱했답니다. 음악도 좋았어요. 여기도 드뷔시의 달빛이 나오던데, 어휴 또 에드워드 생각을 해야 했다니까요.^^ㅎㅎㅎ

2009-05-05 14: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05 14: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넌 어느 별에 살고 있니? 국민서관 그림동화 41
로렌 차일드 글 그림, 조은수 옮김 / 국민서관 / 2004년 5월
평점 :
절판


로렌 차일드의 환경 동화다. 2004 우수환경 도서로 선정되었다. 아이의 눈높이에서 환경 문제를 다룬 것이 (그것도 재밌게!) 무척 의미 있다. 



학교에서 우리는 지구라는 별에 대해 배우고 있어요.
우리가 사는 지구는 목성이나 토성에 비하면 꽤 작아요.
하지만 태양에 비해서 명왕성은 후추 알갱이지요
.(표현이 재밌다. 후추 알갱이. ㅋㅋㅋ) 

우리가 별에서 산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아요. 왜냐하면 둥근 바닥 위에 서 있다는 느낌이 거의 들지 않거든요.
바닷물이 가장자리로 흘러내리지 않는 게 정말 신기해요.
모두 중력 덕분이죠.
중력은 눈에 보이지 않는 기이한 힘이에요.
우리가 해파리처럼 둥둥 떠다니지 않는 게 중력이 있다는 증거지요.
그래서 가끔은 중력이 없었으면 하지만
.(중력을 거슬러서 한 번 살아봤으면 하는 소망이 내게도 있다!) 

주인공 클라리스 빈과 마찬가지로 식구들도 모두 자연과 환경에 관심이 많다.  



사람들이 별로 없는 곳에서 살고 싶어하시는 할아버지는 호주의 울룰루 꼭대기에 접이의자를 놓고 조용히 앉아있는 모습을 상상해 보신다.  

무척 뜨거울 것 같아서 나로선 감히 상상이 안 되지만, 그림 속에서 할아버지는 평화롭고 만족스럽기 그지 없다. 게다가 저 귀여운 라디오라니! 

클라리스 빈네 식구들은 나바리노 거리에 산다고 하는데, 대체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다. 영국 작가니까 영국? 아니면 그리스 쪽의 섬 이름??? 모르겠구나. 그냥 가상의 이름일까? 무튼, 그 거리에 일이 생겨버린다! 



나바리노 거리의 근사한 나무들을 베어낼 계획이라니! 게다가 백 살이나 된 나무들을! 

커트 오빠는 너무 우울해서 저녁 밥도 건너 뛰었다. 할아버지도 언짢아서 텔레비전을 꺼버리셨다. 

커트 오빠와 친구 모튼은 나무 위에서 캠핑을 하기로 했다. 그러니까 나무 사수 궐기 대회랄까.  

우리나라의 익숙한 시위 문화와는 너무도 다른 풍경이다.  

나무 옆에 텐트는 쳤지만, 푯말이 하나도 없으니 허전하달까. 클라리스의 친구들이 푯말을 만들기로 하였다. 삐뚤삐뚤한 글씨에, 받침도 틀리기도 했지만 열심히 만든 푯말은 그 자체로 환경을 지키고자 하는 소중한 마음들이다. 



"나무 놔둬" "우리 나무에서 손 떼요" 

정말 간결하고도 핵심 요구 사항이 아닌가.  

나무 위에 앉은 사람들이 그 자체로 주렁주렁 열매같다.  나무 위에서 급조된(?) 스파게티를 먹는 사람들. 지방 신문에까지 실린 유명한 장면이다. 지구를 구하는 일에 온 시간을 보낸 클라리스와 가족과 친구들의 소중한 시간. 그리고 행동. 

이쯤되면 클라리스에게 '환경지킴이'란 별명을 붙여줘도 아무 문제 없겠다.   



손을 씻은 뒤 손수건을 사용하면 핸드 드라이어나 건조 페이퍼를 쓰는 것보다 이산화탄소 발생을 엄청나게 줄일 수 있다는 글을 보았는데, 작은 실천의 하나로 손수건을 상비하고 다녀야겠다. 가만 어디다 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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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9-05-04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장 아름다운 별 지구!
환경의 중요성은 아이때부터 조기교육이 필수가 되어야 겠죠?
아이들에게 의미를 부여해 줄 수 있는 책입니다.

마노아 2009-05-04 23:52   좋아요 0 | URL
어려서부터 교육을 시키는데, 이 아이들이 자라면 길거리에 휴지버리고 담배 꽁초 버리는 걸 예사로 알며 크는 이유는 대체 뭘까요. 뭘 모르던 어린 시절에는 그렇게 잘 지키면서 말입니다. 아무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환경의 중요성이지요. 이런 책은 더 많아져야 해요.^^

L.SHIN 2009-05-06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 마노님.^^
오랜만에 인사해봅니다. 이미지 사진이 참 멋지군요.(웃음)
잘 지내나요?

마노아 2009-05-06 20:52   좋아요 0 | URL
오랜만이에요, 엘신님^^ 이미지 멋진가요? 으하핫, 분위기 좀 잡아봤습니다.
덥지만, 안 죽고 살아있어요.^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