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주에 의자를 사오면서 쓰던 의자를 내다버려야겠어서 동사무소에서 가구 수거 요청 스티커를 사왔다. 2천원. 

그런데, 스티커를 의자에 붙여놓고 밖에 내놓았더니, 누가 스티커만 떼어 가져가버렸다. 자기네도 무슨 가구 버리나보지? 황당해서 말이 안 나오더라. (ㅡㅡ;;) 

2. 턴님이 서재에 올린 사진을 인화해서 벽에 붙였다. 눈이 밝아졌다! 





3. 수요일, 그러니까 엊그제 갑자기 어느 학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사회 선생님이 모친상 당했다고.
당장 나와줄 수 있느냐고. 

지난 4월에 한 차례 딘 까닭에, 오라는 데 있으면 가리지 않고 무조건 가기로 결심했던 터.  

부랴부랴 준비하고 출발.  

버스 한 번에 지하철 두 번에 마을 버스 한 번. 도착했을 땐 3교시 시작 10분 즈음이었다.
그렇게 3.4.5.6.7교시 수업. 경황이 없어도 그 와중에 수업은 다 했다. 그리고 수업은 다음주 월요일까지다. 

4. 오늘 수업 도중 어느 남학생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교실 뒤로 느릿하게 걸어나간다. 어디 가냐고 하니까 쓰레기 버리러 간다고. 

이런 행동을 보이는 학생들은 사실 많이 있다. 그래서 번번이 말해줘야 한다. 그런 건 쉬는 시간에 하는 거라고.
이 녀석 대답이 걸작이다. 자긴 A형이서 이렇게 뜬금 없는 행동을 한다고. 그 혈액형의 그 행동이 연관도 되지 않지만 갖다 붙이는 변명이라곤 어이 상실. 좀 개념이 없는 녀석이었는데 주의 주고 수업했다. 그 앞에 녀석이 코 후비다가 나랑 눈 마주쳤다. 그리고 창가쪽 아이는 창 열다가 문이 복도쪽으로 빠지는 바람에 잽싸게 달려가 창부터 붙잡았다. 한 시간 안에 어찌나 다이나믹하던지! 

5. 교감샘이 수업 마칠 즈음 부르셨다. 인근 학교에서 급하게 사회과 구한다고 함 다녀오라고. 이번엔 인대가 나가신 선생님 한 분 출연.  

그래서 또 부랴부랴 다녀왔다. 동작구에서 관악구로 이동.  원래 예상했던 것보다 사흘 더 추가되어 주심.  

원래 이번 주는 원고 쓰기에 올인할 예정이었는데 계속 지연되고 있다. 편집자님 전화올까 봐 조마조마...;;;; 

6. 땡볕에 이리저리 뛰었더니 좀 피곤했더랬다. 지하철 타고 돌아오는데, 언니한테서 문자가 왔다.  

'엄마 당뇨라신다.' 

아, 털푸덕! 이건 나 수능 시험 보던 날 아부지 위암걸렸단 소식 들었을 때 비슷한 느낌. 어버이날 선물치고는 너무 과하구나. 

병원 가서 진단받은 것은 아니고 아는 분 집에 갔다가 거기서 혈당 검사해보고는 판단하신 것. 내일은 결혼식 가시나 담주에 병원 다녀오셔야겠다. 연세가 있으니 전혀 뜻밖은 아니라지만 그래도 심난하다. 그 문자 받은 직후부터 계속 머리가 아프다. 펜잘 먹었는데 효과가 별로다.  

7. 지하철에서 버스로 환승하려고 길을 가는데, 보도에서 간판 교체하느라 길이 턱하니 막혀있는 거다. 그래서 별생각 없이 환풍기 위로 지나가는데, 하필 지하철 지나가셨을 뿐이고, 하필 나는 오늘 백만 년 만에 치마 입었을 뿐이고! 

마릴린 먼로는 섹시하기나 했지, 백주 대낮에 이 무슨 개망신인가...T^T 

8. 머리카락이 그새 많이 자랐고, 또 숱이 늘어나서 너무 무겁다. 집게핀으로 올려봤더니 무거워서 처지더라. 커트 머리로 과감하게 치고 싶지만, 드라이어도 잘 못하는 내가 과연 감당할 수 있을까 고민스럽다. 게다가 날은 더 더워지는데 혹시 묶을 수 없으면 더 더운건 아닐까 좀 의심도 들고. 충동이 자꾸 드는데 고민고민고민.... 

9. 원래 즐찾수 300되면 이벤트 하려고 했다. 요 며칠 바쁘던 찰나에 300이 되었고, 보통 두 명 늘면 한 명 줄어드는 패턴이어서 좀 지켜보았는데 지금은 302도. 얼라. 그럼 303에 해야 하나? 아무튼 바쁜 일정 좀 지나고서 정말 해야지. 근데 어떤 주제로 하지???? 

10. 저질 체력 덕분에 입안이 헐었다. 안과 정기 진료 다녀오면서 약국에 들렀는데 평소10봉지에 1,000원 하던 레모나가 여긴 20봉지에 3,000원 하는구나. 담엔 울 동네서 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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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9-05-08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변화무쌍한 하루를 보내셨군요.
전 오늘 땡볕에 체육대회했는데, 제 교직경력에서 최고의 성적을 올리는 덕분에 종일(사실은 단체전 예선 포함해서 지난 수요일부터 계속) 애들 끌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지시하랴(1학년이라 요령을 모름), 응원하랴, 청소하랴 녹초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놀토 전 금요일이 늘 그렇듯이 지금까지 정신줄 놓고 알라딘 중고샵을 뒤지고 그동안 밀린 서재글들을 보고 있네요.

마노아 2009-05-08 23:01   좋아요 0 | URL
그야말로 역동적인 하루를 보내셨군요. 하지만 역시나 피날레는 중고샵에서 괜찮은 책을 건지는 것으로 장식하는 거지요. 그 희열이 놀토의 기쁨을 더 크게 해주실 거예요.^^ㅎㅎㅎ

비로그인 2009-05-08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7번에서 뿜었습니다.
어버이날 잘 보내셨나요?^^

마노아 2009-05-09 00:16   좋아요 0 | URL
단테님께라도 웃음을 드렸다면 다행입니다.ㅎㅎㅎ
엄마 당뇨 소식만 빼면 괜찮은 하루였습니다.^^

turnleft 2009-05-09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프린트 한 것보다 퀄리티가 더 좋아 보이는 듯도.. ^^;;
음, 어머님 당뇨는 걱정이네요. 잘만 관리하면 큰 문제는 없다고는 합니다만, 그래도 미리 알아보고 준비하시는게 좋겠지요.

마노아 2009-05-09 15:18   좋아요 0 | URL
헤헷, 막 허락도 안 구하고 멋대로 출력해서 쓰고 있는 뻔뻔한 마노아였습니다.^^ㅎㅎㅎ
일부러 고급인화로 했는데 사이즈가 작아서 더 잘 나온 것처럼 보이는 것 같아요. 오호호홋, 턴님 어여 사진 더 뱉어놓으세욧!
울 집 식구들이 모두 유전적으로 콜레스테롤 수치도 높고 그런데, 식단 대혁명이 필요한 듯해요. 조심조심 주의하며 살아야지요. 걱정해 주셔서 감사해요.6^^

순오기 2009-05-09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늘 변화무쌍한 삶의 연속이에요. 어머님 당뇨는 관리를 잘해야 돼요.
우리집도 남편이 순간 고혈당으로 119에 실려갈 뻔했고, 아버님은 대장암 진단 받으셨고...대출금 상환은 친정엄마가 2천만원 돌려줘서 막았고...어제는 어버이날이라고 민주가 와서 우리 부부를 한의원에 데려갔고...20년 키운 보람 있더이다.

마노아 2009-05-09 17:04   좋아요 0 | URL
당뇨는 확실히 관리와의 싸움이죠.
친정 어머니가 도와주셨군요. 다행이에요. ㅠ.ㅠ
민주가 참 대견해요. 어휴, 정말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멋진 딸이라니까요.^^

다락방 2009-05-10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엄마가 병원에 입원하셨기 때문인지, 마노아님의 어머님 당뇨라는 말에 제가 다 가슴이 덜컹거려요. 엄마가 아프면 머리가 멍해지죠.

마노아님께 좋은일이 많아야 할텐데요. 간혹 우울하게 만드는 일들이 있어도 좋은일이 일어나주면 또 금세 기운차릴수가 있잖아요.
우리 기운내자구요, 마노아님!!



그나저나 그 스티커 떼간놈 완전 짜증나네요. 다음엔 스티커 붙이고 그 위로 스카치테이프를 덕지덕지 붙여놓는건 어떨까요? 그러면 안되는건가요?

마노아 2009-05-10 23:36   좋아요 0 | URL
그렇죠? 감정이, 충격이 이해가 되는 순간이 있잖아요. 최근에 저는 자궁 근종을, 언니는 갑상선 저하가, 엄마는 당뇨가..ㅜ.ㅜ
줄줄이 병원 신세예요. 그저 건강이 최고라는 것을 매순간 깨닫게 되어요.
우리 함께 힘내요. 고마워요, 다락방님.^^
그나저나 그 스티커 놈은 진짜 찌질하죠! 황당스러워서 말도 안 나와요.(ㅡㅡ;;)
 



1. 황소와 도깨비
2. 고맙습니다 선생님
3. 행복한 청소부
4. 황소 아저씨
5. 나무
6. 생쥐와 고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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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9-05-08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쥐 수프
눈사람
나무 밥그릇

마노아 2009-05-08 22:01   좋아요 0 | URL
오, 역시 조선인님의 내공이란!

bookJourney 2009-05-08 22:29   좋아요 0 | URL
헉, 저는 한 개도 못 맞췄는데요 ... 조선인님, 짱!

마노아 2009-05-08 22:43   좋아요 0 | URL
책세상님, 저는 하나 맞췄어요. 위에 다섯 개는 언니가..ㅎㅎㅎ
책세상님도 다시 한 번 도전해 보세요. 다람쥐는 보이는데 그 뒤가 안 보이네요..;;;;

후애(厚愛) 2009-05-09 0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어렵네요 ;ㅁ;
근데 양귀비가 제 눈에 보이는데 맞는지는 모르겠네요..ㅋㅋㅋ

마노아 2009-05-09 09:27   좋아요 0 | URL
오, '양귀비'란 제목의 책이 있어요. 후애님도 하나 맞추셨네요.^^

행복희망꿈 2009-05-09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하나도 모르겠는데요.
제가 읽는책들은 동화가 많아서 그런가요? ㅎㅎㅎ

마노아 2009-05-09 15:18   좋아요 0 | URL
저도 으레 동화책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마 조합해 보면 일반책도 많을 것 같아요.^^

다락방 2009-05-10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비(온다리쿠)

하하. 저도 잘 모르겠어요 ㅎㅎ


마노아 2009-05-10 23:36   좋아요 0 | URL
오, 최신작으로요! ^^
 


‘빨래가 필요없는 옷’에 맞서 세탁기가 살아남는 법 [제 912 호/2009-05-08]


2012년 세탁기 회사의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세탁기 살리기 대책회의’를 열기 위해서였다.

“스스로 세탁하는 옷이 등장하며 세탁기 판매가 급격히 줄었습니다. 10년 전 처음 등장할 때만 해도 코웃음을 쳤는데 지금은 친환경 제품으로 각광받으며 우릴 몰아내고 있어요. 반면 세탁기는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아니 왜 우리가 만든 세탁기가 환경오염의 주범이지요?”

“물 때문이죠. 세계적으로 물이 점점 부족해지고 있는데 세탁기는 한번 빨래할 때마다 물을 150~200리터씩 소비하다보니 역적으로 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스스로 세탁하는 옷은 물을 사용하지 않습니까?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하죠?”

“그래서 우리의 적인 그 옷의 자료를 준비했습니다. 적을 알아야 이길 수 있는 법이니까요.”

스스로 세탁하는 옷에 가장 많이 활용되는 기술은 물을 밀어내는 성질(초소수성)을 가진 물질을 이용하는 것이다. 먼저 애경정밀화학과 미국 바텔기념연구소가 공동으로 연구하고 있는 스스로 세탁하는 옷을 보자. 이 옷은 스스로 정화하는 나노물질을 이용하고 있다.

연구팀은 물에 젖지 않는 연(蓮)잎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연잎은 비가 떨어지면 빗방울이 동그랗게 뭉쳐 잎이 기울어질 때마다 또르르 굴러 떨어진다. 이런 현상은 연잎의 표면에 물을 밀어내는 작은 돌기들이 코팅됐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연잎의 원리를 모방한 초소수성 코팅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옷, 유리, 플라스틱에 이 제품을 코팅하면 물을 조금만 뿌려도 표면이 깨끗해진다. 즉 더러워진 옷에 물을 적당히 뿌려주기만 하면 ‘빨래 끝’인 셈이다.

연잎에 맺힌 물방울은 먼지 등을 씻어내는 역할만 할 뿐, 연잎을 적시지 않는다. 연잎이 가진 소수성 때문이다.

이스라엘 연구팀은 비둘기 날개를 모방해 초소수성 플라스틱을 개발했다. 비둘기 날개는 아무리 많은 비를 맞아도 젖지 않는 완벽한 비옷이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기능성 스포츠 의류나 방수텐트는 물론 선박이나 방수빌딩에도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예상했다.




자료를 살펴보던 한 세탁기 회사 사장이 소리친다. “대단하군요. 이런 옷이 세상에 나와 있다니. 정말로 큰일이 아닙니까?”

“그것만이 아닙니다. 이 스스로 세탁하는 옷은 점점 진화하고 있어요. 이제는 우리가 깨끗이 빨아서 없애려고 하는 세균을 이용해 옷을 깨끗하게 만드는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사실 섬유과학자들은 섬유에 사는 세균을 죽이기 위해 은가루나 염소를 섞는 등 많은 애를 섰다. 세균은 오염물질을 분해하며 악취를 발생시키기 때문. 그러나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섬유회사는 세균을 박멸하기는커녕 오히려 옷감에 주입해 스스로 세탁하는 섬유를 만들고 있다. 이 세균은 사람 몸에서 배출된 땀이나 오염물질을 먹지만 악취가 나는 배설물을 만들지 않는다. 즉 입기만 해도 세탁 효과가 나는 셈이다.

문제는 철이 지난 옷을 옷장에 오래 넣어 둔 사이 세균이 굶어죽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 섬유를 개발한 회사는 “가끔씩 옷을 입고 땀을 내 세균을 먹여 살리면 된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마저도 귀찮은 사람을 위해 박테리아에게 영양소를 공급하는 스프레이도 개발할 계획이다.

세균을 응용한 첨단 섬유의 기능은 무궁무진하다. 방수물질을 분비하는 세균은 방수섬유에, 소독제나 방부제를 분비하는 세균은 항균성 의료 붕대에, 땀을 먹고 향을 내는 세균은 향수섬유에 응용될 수 있다.

세탁이 필요 없는 옷을 넘어 공기를 정화시키는 옷도 등장하고 있다. 미국 코넬대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올리비아 옹 씨는 섬유과학을 전공한 학생과 함께 ‘개인용 공기정화 시스템’ 옷을 개발했다. 이 옷에는 바이러스나 세균을 없애는 나노물질이 붙어있어 대기오염이 심한 도시에서 입기에 안성맞춤이다.

“아니, 대체 이런 옷이 나올 동안 세탁기 업계 사람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단 말입니까!”

“글쎄요. 귀사에선 어떠신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미 우리 회사에서는 세탁이 필요 없는 옷을 ‘손쉽게’ 세탁하는 세탁기를 만들었습니다.”

“그건 또 무슨 말인가요? 세탁이 필요 없는 옷을 세탁하다니?”

“옷장처럼 생긴 이 세탁기는 여러 벌의 옷을 걸고 세탁 버튼을 누르면 아주 적은 양의 물이나 세균이 먹을 수 있는 물질을 스프레이로 분사해 줍니다. 땀에 흠뻑 젖은 운동복이나 포도주스로 얼룩진 흰 원피스를 걸어두기만 해도 1분이면 깨끗해지죠. 벌써 특허 등록도 마쳤고… 혹시 저희와 함께 생산하실 분 안 계신가요? 적은 특허료에 모시겠습니다.”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http://scent.ndsl.kr/View.do?type=1&class=300&seq=4135&B4Class=All&onlyBody=FALSE&meid=1_4 


◈과일주스 병을 처음 열면 왜 뻥 소리가 나는 걸까?
과일주스 병을 처음 열 때 ‘뻥’ 소리가 나는 이유는 병 내부와 외부의 압력이 달라 공기가 이동하면서 병뚜껑 모양을 바꾸기 때문이다. 과일주스는 신선한 과일즙을 그대로 담아서 파는 것 같지만 대부분은 높은 온도에서 끓여서 병에 담는다. 그 이후 미생물이나 오염물질이 들어오지 않도록 밀봉한다. 이렇게 병을 밀폐시키면 내부 공기가 식으면서 내부 압력도 떨어진다. 그래서 병을 처음 열면 압력이 높은 외부 압력이 앉은 내부로 공기가 이동하게 된다. 이 때 공기가 병안으로 들어와 뚜껑을 위로 밀어내면서 ‘뻥’ 소리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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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09-05-08 0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끄럽게도 제 할머니를 한번도 업어드리지 못했네요..ㅠ.ㅠ
오늘이 어버이날이네요. 어버이날에는 카네이션을 만들어서 달아 드렸는데...

마노아 2009-05-08 20:55   좋아요 0 | URL
저도 엄마를 업어드려본 적은 없네요. 울 엄니가 나보다도 거대하셔서..;;;;
조카들이 카네이션 만들어왔는데 둘째 조카는 지거라고 도로 들고 가버렸고, 큰조카는 달랑 하나 만들어왔어요.'부모님께'라고 적혀 있다네요.
저는 꽃바구니 작은 것 하나 준비했어요.

전호인 2009-05-08 0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네요.
풍수지탄이지요.

마노아 2009-05-08 20:56   좋아요 0 | URL
살아 효도를 다해야 하는데, 우린 늘 너무 늦게 깨닫고 후회하지요. 해마다 이맘 때 같은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ㅠ.ㅠ

하늘바람 2009-05-08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걱,
참말로.
가슴 아프네요

마노아 2009-05-08 20:56   좋아요 0 | URL
그림으로 모든 걸 다 표현했어요ㅠ.ㅠ

행복희망꿈 2009-05-08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퍼 제목만 보고는 가벼운 마음으로 달려왔는데요.
힘들게 사시는 어머니들의 모습이 보이는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네요.
오늘은 어버이날~ 안부전화라도 드려야겠네요.전 아침에 일찍했어요.

마노아 2009-05-08 20:57   좋아요 0 | URL
페이퍼 제목 달기가 어려워서 그림 제목으로 대신했답니다.
우리집은 딸내미들이 어서 시집가는 게 효도하는 길이에요.^^

Kitty 2009-05-08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ㅠ 마노아님 잘 보고 가요 ㅠㅠ

마노아 2009-05-08 20:57   좋아요 0 | URL
키티님 멀리서 더 애절하시지요ㅠ.ㅠ

순오기 2009-05-09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난, 우리 애들 불러서 보여줄래요.

마노아 2009-05-09 17:02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어버이날 잘 지내셨어요? ^^

다락방 2009-05-10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마노아 2009-05-10 23:37   좋아요 0 | URL
앗!
 
전쟁의 기억 기억의 전쟁 - 베트남과 친구되기
김현아 지음 / 책갈피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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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한 개인의 삶에만 파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한 민족이나 국가의 도덕적 성숙을 측정하는 리트머스 시험지이기도 하다. 무슨 말인가. 미국이 만일 최첨단 미사일이나 그린베레의 힘 대신 기억의 힘을 믿었다면 이번 테러에 대해 결코 전쟁이라는 보복 수단을 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미국이 믿는 기억의 힘이란, 오직 존 웨인식 ‘합리적 보복’의 전통에 대한 것뿐이다. 합리적 보복이라니! 그들은 존 웨인의 분노 이전에 거기 무엇이 존재했는지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들이 복수의 총을 뽑아들기 전 그곳에 이미 대지를 붉게 물들이는 저녁노을이라든지 창공의 푸른 별, 땅의 체온, 반짝이는 물, 빛나는 솔잎, 해변의 모래톱이 존재했으며, 그 자연과 더불어 산 조상들에 대한 추억과 경험을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원주민들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결코 기억하지 못한다. 이번 전쟁 역시 그런 기억에 대한 전통과 능력이 부재한 미국으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는지 모른다.

-11쪽

베트남 전쟁에 대한 기억이라고 할 때 우리는 흔히 참전군인들의 기억을 떠올릴 것이다. 춥고 배고프던 시절, 이역만리 월남땅에서 벌어진 전쟁은 마치 동화속 낯선 세상 이야기처럼 들려왔다. 그것은 전쟁의 실체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이어서, 그림책에서나 보던 남십자성과 야자수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했다. 거기에 돈이 더해졌다. 거기에 다시 ‘자유의 십자군’이라는 명분이 보태졌다. 아주 적은 수의, 전후의 폐허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한 당대의 정신적 황폐함 속에서 허덕이던 아주 적은 수의 지식인들은 전쟁의 극한 상황에서 자신의 실존을 시험해 보겠다는 무지막지한 기도를 숨긴 채 미군 수송선 바렛드호에 자청해서 몸을 싣기도 했다. 그렇게 전쟁은 다가왔고, 세월은 흘러 이제 전쟁에 대한 기억만이 남았다.

-12쪽

그런데 이제 그 전쟁을 기억하는 이들보다 기억하지 못하는, 아니 아예 자신들의 생의 지평에서 그런 전쟁의 존재조차 모르는 이들이 더 많은 시대가 되었다. 그들에게 ‘베트남전에 대한 기억’은 불쾌하다. 처음 한 번은 "아니, 그런 게 있었어요?"하고 호기심으로 귀를 빌려줄 것이고, 두 번째는 "아, 그 이야기?"하며 심드렁해 할 것이지만, 세 번째부터는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낼 것이다. 전쟁 그 자체가 불쾌하다기보다, 자신들이 간섭할 기회조차 없던 전쟁에 대해 기억 운운하는 것부터가 불쾌할 것이다.
저자는 이제 우리 모두 기억하자고 말한다.
물론 그는 안다. 기억은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것을. 아니, 기억은 많은 경우 오히려 불쾌하다는 것까지도.
-13쪽

세월이 흘렀는데도 그 아픔과 상처가 왜 쉽게 치유되지 않는 것일까. 그건 바로 기억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진실은 간단하다. 전쟁은 상대방이 있다. 우리의 아픔이 있으면 그들의 아픔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간단한 진실의 정체인 것이다. 그것을 배제하고 난 이후의 모든 사유는 결코 올바른 출구를 보장받지 못한다.

타자를 고려의 대상에 넣지 않으면 주체도 온전히 해석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한번쯤 진지하게 생각해 보자고 말하는 것-이것이 바로 우리가 ‘근대’로 나아가는 지름길이자 유일한 길이 아닐까.
(소설가 김남일)
-21쪽

1장. 상상의 영토, 베트남

내 마음의 지도에 그려지지 않은 나라 베트남.
그러나 때로 한 번도 상상해본 적 없는 일을 하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과 한 번도 꿈꾸어 보지 않은 그 일이, 사실은 내 오랜 열망의 결과라는 걸 가끔은 인정하게 된다. 우연처럼 다가오지만 그 우연을 만들기 위해 하늘 속으로 돌탑을 쌓아올렸던 건 바로 나였음을.
-28쪽

1998년, 아프리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봄이었다. 그전 한해 동안 나는 절멸의 예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인류가 이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이 있다면 그건 바로 인류의 절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산한 달이 제 빛을 못 내고 여위어가는 도시, 매연과 소음, 배반과 불신, 죽어나가는 물고기, 파괴되는 숲, 더럽혀진 강, 희망 없는 일상, 썩어가는 정신...... 키를 넘는 욕망들이 눈을 희번득이는 자본의 도시에서 나는 때때로 숨을 쉴 수 없었고 자주 구역질을 했다. 우리에게, 이 오만하고 방자한 종에게 과연 미래는 있을까? 문명이라는 이름의 파괴는 어디까지 갈 것인가? 감당할 수 없는 이 속력의 끝은 어디인가? 아름다운 것들은 모두 사라지고 아귀같은 탐욕만이 기승을 떠는 이 별에 한 가닥 희망이 있다면 인류의 절멸이 바로 그것이라고 생각했다.
-29쪽

아프리카는 겸허와 다양성이 미래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미래로 가는 길은 하나 뿐이 아니라는 것을, 하나 뿐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31쪽

이주노동자 문제나 장애인 문제를 풀어가는 일을 ‘나와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는 답사의 형식을 빌려오기로 했다. 장애인들이 가진 꿈 가운데는 늘 ‘여행’이 있었다. 푸른 파도가 넘실거리는 바다를 보는 것은 그들이 일생에 꼭 한번 해보고 싶은 일이지만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주노동자들 역시 한국을 여행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그들은 돈을 벌러 왔기 때문에 가능한 한 돈이 드는 일은 하지 않으려 했다. 게다가 불법체류자가 대부분이었다. 없는 듯이, 존재를 최대한 감추며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상책이었다. 존재가 그 존재를 감추기 위해 존재한다는 건 얼마나 모순인가. 한국의 문화 역사 전통을 말하기에 그들의 환경은 너무나 열악했다.

-33쪽

위안부 할머니들과도 꽃놀이, 단풍놀이를 가기로 했다.
할머니들에게 기억을 꺼내는 것은 고통이다. 그런 밤이면 할머니들은 잠을 이루지 못한다. 할머니들의 증언을 통해 우리는 역사를 배우지만 할머니들에겐 그 일이 고통이 된다. ‘나와 우리’는 그냥 할머니들과 일년에 두 번 꽃놀이, 단풍놀이를 가기로 했다. 짙어가는 단풍을 보며 이승에서의 한 나절 잠시 즐거우시라고, 그렇게 할머니들을 모시기로 했다.
-34쪽

피스보트는 1982년 ‘일본 교과서 왜곡 문제’를 계기로 만들어진 일본의 시민단체다.
-35쪽

신차오-안녕하세요
신로이-미안합니다
까믄-고맙습니다(感恩)
공식적으로 베트남 전쟁이 시작된 것은 1965년이지만, 사실 인도차이나에 대한 미국의 개입은 그보다 훨씬 이전에 시작되었다. 베트남이 1954년 디엔비엔푸 전투에서 프랑스군을 대파한 이후부터 미국과의 전쟁은 막이 올랐다고 할 수 있다. 디엔비엔푸 전투는 아시아의 한 작은 국가가 식민모국 프랑스를 스스로의 힘으로 물리친 군사적 대승리였으며, 베트남 민중의 저력을 보여준 기념비적인 전투였다. 그러나 이러한 군사적 승리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은 제네바 협정의 테이블에 앉아야 했고, 그 결과 북위 17도선을 경계로 남북이 분단되는 아픔을 겪게 된다.

제네바 협정 이후 미국은 남베트남에 친미반공정권인 고 딘 디엠 정권을 세우고 대리통치를 시작한다. 고 딘 디엠은 남북 총선거 실시를 통한 통일정부라는 제네바 협정의 규정 이행을 거부한다. 약속대로 남북 총선거가 시행될 경우 호치민이 이끄는 베트민의 승리가 확실시되었기 때문이다.
-38쪽

호치민이 통일베트남의 대통령이 된다면, 베트남의 공산화가 이루어지고 그렇게 되면 인도차이나 전체가 공산화된다는 것이 바로 미국이 베트남에 친미반공정권을 세우고 지원한 논리였다. 이른바 도미노 논리다.
‘도미노 논리’란 1947년 트루먼 독트린에 담긴 내용 중 핵심적 요소의 하나로, 그리스와 터키에 대한 미국의 개입을 전 세계적 차원에서 ‘공산주의에 대한 자유세계의 대응’이라는 논리로 정당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 이론에 근거하면 제3세계의 어떤 지역도 중요하지 않은 곳이 없게 된다. 이 도미노 이론은 미국의 전후 세계지배에 대한 환상과 상호작용하면서, 인도차이나에 대한 미국의 개입을 현실화시켜나갔다.
2차대전의 잿더미 속에서 산업을 부흥시키고 초강대국이 된 미국은 제3세계의 모든 지역을 미국의 잠재적 개입대상으로 여기게 된다. 세계를 통제하려는 미국의 야망이 시작되는 것이다. 결국 총선거는 무산되고 고 딘 디엠 정권의 독재와 부패로 남베트남 민중들의 불만은 높아져간다. 1955년에서 1963년 기간에 미국은 남베트남 군사 예산의 85%를 원조했으며, 민간부문과 군사부문을 합한 전체 사이공 정부 예산의 2/3를 제공한다.
-39쪽

독재는 남베트남 민족해방전선의 조직망만 더 넓혀나가는 결과를 낳았다. 결국 고 딘 디엠 정권은 붕괴되고, 연이은 수 차례의 군사 쿠데타를 거치면서 미국은 직접 개입방식을 선택하게 된다. 그 신호탄이 1964년 8월에 일어났던 통킹만 사건이다.
통킹만 사건은 전쟁을 시작하기 위한 사전포석이었던 셈이다. 그리고 이듬해인 1965년 3월 2일 북폭을 함으로써 미국은 본격적인 베트남 전쟁을 일으킨다.
베트남 전쟁은 단순한 공산주의와 반공산주의의 대결이 아니라 무력,힘,군사력,과학, 기술 등 물질만능주의와 민족해방,사회혁명,자주와 독립, 정신주의, 동양적인 토지소유와 관련된 농민들의 의식과의 대결 등 20세기 총체적 모순과 갈등이 뒤엉켜 있는 복합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40쪽

미국은 "베트남을 석기시대로 되돌려 놓겠다"는 공언을 뒷받침이라도 하듯, 2차대전 당시 태평양 전쟁에서 연합국이 전체적으로 사용했던 6백만 톤보다 1.5배나 많은 약 9백만 톤의 폭탄을 그 좁은 땅에 퍼부어 베트남 전 국토의 초토화에 전력을 쏟아부었다.(미국은 새로 발명된 온갖 신형무기를 그곳에서 사용하였다. 핵무기를 제외하고 그들이 할 수 있는 모든 능력을 쏟아부었다. 미국은 하노이를 굴복시키기 위하여 1,500억불의 전쟁비용을 소모했다. 이것은 1968년 한국의 정부 예산이 10억불 미만인 것을 생각하면 당시 우리 정부 예산의 150년분에 해당하는 금액이 된다.)
1965년에 시작된 베트남 전쟁은 1968년에 정치적 전환점을 맞는다. 1968년 1월 31일의 구정대공세는 대부분의 농촌과 도시를 잠시나마 남베트남 민족해방전선이 장악하는 결과를 낳는다. 미국은 이에 경악한다. 당시 미국의 공식 분석으로 남부 베트남의 공산게릴라는 29만 명 정도였다. 그러나 구정대공세는 그들의 수가 50만에서 60만 정도로 추산할만한 숫자에 이르렀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구정대공세는 공산게릴라가 남베트남의 농민 대중들과 맺고 있는 연대의 깊이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또한 미국이 무엇을 위해 싸우는 것인지에 대해 미국민들의 의심이 본격화하는 시점이었다. 미국 내에서의 반전 시위가 본격화되었고, 유럽에서는 학생과 노동자들의 대규모 봉기가 일어났다. 1968년 5월 혁명이 그것이다.
-41쪽

미국은 오직 전쟁의 승리에만 집착했을 뿐, 한번도 베트남 사람들의 생명, 인간의 존엄성 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거나 고려한 적이 없었던 것이 아닐까. 베트남의 전 국토를 초토화시키고, 베트남인들의 참혹한 시체 위에 그들이 세우고자 한 자유와 정의는 누구를 위한 것이었을까.

이러한 전쟁에 한국군이 파견된다. 대부분의 나라들이 부도덕한 전쟁, 인류의 양심에 칼을 긋는 전쟁이었다고 말하는 베트남 전쟁에 한국의 젊은이들이 파병된 것이다.
-42쪽

1965년 미국은 ‘베트남전의 국제화’를 통해 대베트남 군사 개입의 대외명분을 확보하기 위해 25개국에 참전을 요청하지만,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대만 필리핀 타일랜드 영국 한국 등 단지 7개국만이 베트남전에 참전을 하게 된다 .그나마 한국을 제외한 나머지 6개국은 대부분 포병대와 공경대 등 실제 전투와는 관련이 없는 부대를 파견했다. 특히 영국은 거듭되는 미국의 요청에 사이공 탄선넛 공항에 6명의 의장대를 파견하는 것으로 간신히 미국의 체면을 살려주는 데 그쳤을 뿐이다. 6명의 의장대 파견이 보여주는 상징성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흔히 한국의 베트남전 참전은 한국전 당시 미국의 신세를 톡톡히 진 한국이 도저히 미국의 요청을 거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결정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미국의 신세를 가장 많이 진 나라를 꼽는다면 당연코 영국이라 할 수 있다. 미국과 영국은 조상이 같은 형제국이며, 1차세계 대전은 물론 2차세계대전에서도 나치독일에 의해 국가의 존망이 위태로운 단말마적인 순간에 영국을 구출해준 것도 미국이며, 전쟁으로 인한 총체적 파탄으로 삼류국가로 전락한 영국을 마샬플랜에 의해 다시 일류국가로 발돋움하도록 도와준 나라도 미국이었다. 이런 영국조차 6명의 의장대를 보내는 것으로 그친 명분 없는 전쟁이 바로 베트남 전쟁이었다. 그러나 세계 대부분의 나라들이 등을 돌린 이 전쟁에 한국은 32만의 병력을 파병한다.
-43쪽

한국군은 모두 1,170회의 대대급 이상 대규모 작전과 55만 6천회의 소규모 부대 단위작전을 수행했다. 1965년부터 1973년까지 9년여간 청룡, 백마, 맹호부대 등 총 31만 2,853명의 따이한이 머나먼 열대의 땅 베트남을 다녀갔다. 그 중 4,687명은 하나뿐인 자신의 생명을 이 열대의 땅에 부려놓고 원혼으로 돌아갔다.
베트남전에 참전한 한국군은 전투 이외에도 길을 닦고, 학교와 병원을 세우고, 생필품을 지원하고 태권도를 보급하는 등 대민지원 사업에도 공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이것이 한국군 활동의 전부는 아닌 듯하다.
"한국 군인들에 의한 베트남 민간인 학살." 이 이야기는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이며 그 진실은 무엇일까.
-45쪽

한국과 베트남. 20세기의 중반까지 두 나라의 역사는 아주 비슷하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나라와 국경을 맞대고 있었던 관계로 끊임없는 침략을 받았으나 끝까지 주권국가로 남았다는 것. 근대에 들어서며 우리가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였을 때 그들은 프랑스의 식민통치를 받았다는 것, 2차대전의 종결과 함께 우리 의지와 상관없이 남북으로 분단되었던 것처럼 베트남 역시 프랑스와의 독립전쟁 이후에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 없이 남북으로 분단되었다는 것. 그리고 두 나라 모두 북에는 소위 ‘사회주의’ 정권이, 남에는 자본주의 정권이 들어섰다는 것, 그리고 그 남과 북이 또 한번 전쟁을 치룬 것. 어쩌면 이리도 비슷한 운명인지.
그러나 20세기 중반이 지나면서 두 나라는 극적으로 다른 모습을 보인다. 한반도가 그 전쟁의 결과 남북으로 분단되어 휴전의 상태로 긴장을 유지하는 반면, 베트남은 그 전쟁에서 통일국가를 세우게 된다.
-46쪽

2장. 다른 기억

우리가 흔히 베트콩이라 부르는 사람들의 정식 명칭은 남베트남 민족해방전선 대원이다. 베트남 사람들은 이들을 유격대원이라 부르기도 하고 해방전선대원이라 부르기도 했다.
-56쪽

당시 붕따우 마을의 주민수는 50~60명 정도였다. 그 중에 45명이 그날 한국군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그들 대부분이 여자와 어린이, 노인들이었다. 마을 입구에 서 있는 증오비는 당시 죽은 45명의 넋을 기리기 위해 세운 것이다. 이 사건으로 쩐 반 호아는 유격대원이 된다.

-58쪽

민간인이었음을 증명하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다. 합리적인 이성이 모두 사라졌을 때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한다는 건 심장을 꺼내 보여 주는 것보다 더 어려웠다. 나를 규정하는 건 내가 아니라 그들이었다. 그들은 내가 그들이 원하는 누군가가 되라고 협박하고 고문했다. 내가 누구인지 머리를 쪼개 보여줄 수도 없었고, 가슴을 열어 보여줄 수도 없었다.
나는 누구인가. 그러면 너는 누구인가.
나를 나라고 해도 믿지 못하는 너는 누구인가.
인간에 대한 불신은 극에 달했다.
-63쪽

전쟁 중의 일은 전쟁의 기억으로만 남아 있지 않았다. 전쟁은 그들의 현재의 삶을 규정하고 다음 세대로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그러므로 전쟁 중의 기억만을 되살리고 발췌하는 것만으로는 전쟁이 인간에게 미치는 총체적인 영향을 이해하기에 한계가 있었다. 전후로 이어지는 삶의 이야기를 통해야만 전쟁과 전쟁의 기억이 한 인간의 삶과 영혼, 한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67쪽

한 여자가 자신의 삶을 언어화한다는 것은 자신의 삶을 이해하고,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해석하는 것이리라.
탕 티 카 내 가난한 자매에게, 지옥같은 삶을 견뎌내고 버티어낸, 봄향기같은 딸을 낳고 그 딸에게는 자신과 같은 삶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살고 있는 내 가난한 자매에게 나는 주고 싶다. 내 마음의 가장 아름다운 사랑, 연대.
-79쪽

3장. 전선 없는 전쟁, 반공주의, 이미지의 공포

해방공간과 한국 전쟁을 거치면서 ‘빨갱이는 죽여도 된다’ 아니 ‘죽여야 한다’는 의식이 우리 몸에 내재되어 있었고, 베트남전 역시 이 연장선에서 진행되었다. 빨갱이라는 근거불명의 막연한 의심만으로도 사람들은 죽어갔고, 이미 월북했거나 피신해버린 사람들 대신에 그 가족이나 친지들이 억울한 죽음을 당했던 것처럼 베트남에서도 역시 베트콩으로 의심되거나 그 마을에 베트콩이 있을 거라는 의심 하에 온 마을 사람들이 죽임을 당한 경우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반공이데올로기로 온 몸을 무장해야 살아남을 수 있었던 현대사의 체험과 기억은 우리의 의식에 기형적인 반공주의를 각인했고, 반공의 이름으로라면 아이도 여자도 죽일 수 있었던 문화와 논리가 우리 속에 내재되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94쪽

우리는 흔히 학살이란 말의 무게 때문에 학살을 아주 특별한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렇지만 모든 병사들이 각종 선진적인 현대식 무기로 무장한 현대전에서 학살은 별로 특별하지 않은 상황에서 아주 우발적으로, 쉽게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학살에는 분명히 정치적 목적이 들어있음도 또한 명심해야 한다.(한홍구,<한국군의 베트남전 파병과 민간인 학살>)

한 발의 총성으로 전쟁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전쟁은 치밀하게 기획되고 준비되어 진행된다. 계급적, 정치적, 경제적 손익계산과 분석을 마친 후 이 전쟁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되는 집단이 발포 명령을 내리는 것이다.
-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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