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 장영희 에세이
장영희 지음, 정일 그림 / 샘터사 / 2009년 5월
구판절판


그 후 LA에 들렀다 한국에 돌아갈 때마다 우찬이는 내년에 보자는 말 대신에 "이모, 내일 봐"라고 말하곤 합니다. '내일'과 같이 짧은 시간 후에 다시 볼 수 있다면 헤어지는 마음이 덜 아쉽겠지요. 삶과 죽음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엉겁 속에서 하루는, 1년은, 아니 한 사람의 생애는 너무나 짧은데, 그럼에도 우리는 먼저 이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에게 "내일 봐요"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인지요.-51쪽

아버지가 계시는 천안 공원묘지 입구에는 아주 커다란 바윗돌에 '나 그대 믿고 떠나리'라고 쓰여 있습니다. 누가 한 말인지 어디서 나온 인용인지도 알 수 없이 그냥 밑도 끝도 없이 커다란 검정색 붓글씨체로 그렇게 쓰여 있습니다. 처음에는 좀 촌스럽고 투박한 말 같았는데, 어느 날 문득 그 말의 의미가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중요한 것은 믿음입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곳의 삶을 마무리하고 떠날 때 그들은 우리에게 믿음을 주는 것입니다. 자기들이 못 다한 사랑을 해주리라는 믿음, 진실하고 용기 있는 삶을 살아주리라는 믿음,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 주리라는 믿음, 우리도 그들의 뒤를 따를 때까지 이곳에서의 귀중한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으리라는 믿음-그리고 그 믿음에 걸맞게 살아가는 것은 아직 이곳에 남아 있는 우리들의 몫입니다. -52쪽

다시 삶의 무대에 올라선 나를 자축하고 싶었다. 선물 가게에는 벌써 크리스마스 카드가 가득 진열되어 있었다. 그 가운데 작가들의 명언 시리즈 카드가 있었는데 마크 트웨인의 말이 적힌 카드가 눈에 띄었다. '오늘 일어날 수 없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There's nothing that cannot happen today).'-59쪽

나는 목발을 짚고 다니는 덕에 누구나 다 쳐다보는지라 남의 시선이 별로 달갑지 않은데, 그 여자는 그 시선 때문에 그 많은 노력도 불사한다는 것이다. 물론 사람들이 그 여자를 쳐다보는 것은 부러워서이고 나를 쳐다보는 것은 불쌍해서라고 하겠지만, 내가 살아보니까 사람들은 남의 삶에 그다지 관심이 많지 않다. 그래서 남을 쳐다볼 때는 부러워서든 불쌍해서든 그저 호기심이나 구경 차원을 넘지 않는다.-119쪽

-모든 사람은 '이 세상은 나 때 문에 창조되었다'라고 느낄 수 있는 권리를 가졌다.(탈무드)
-당신이 동의하지 않는 한 이 세상 누구도 당신이 열등하다고 느끼게 할 수 없다.(엘리노어 루스벨트)
-스스로와 사이가 나쁘면 다른 사람들과도 사이가 나쁘게 된다.(발자크)
-다른 사람만을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이다.(에리히 프롬)
-'너만이 너다'-이보다 더 의미있고 풍요로운 말은 없다.(셰익스피어)
-137쪽

아무리 운명이 뒤통수를 쳐서 살을 다 깎아 먹고 뼈만 남는다 해도 울지 마라, 기본만 있으면 다시 일어날 수 있다. 살이 아프다고 징징거리는 시간에 차라리 뼈나 제대로 추려라. 그게 살 길이다.
그것은 삶에 대한 의연함과 용기, 당당함과 인내의 힘이자 바로 희망의 힘이다. 그것이 바로 이제껏 질곡의 삶을 꿋꿋하고 아름답게 살아오신 어머니의 힘인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어머니가 무언으로 일생동안 내게 하신 말씀이었고, 내가 성실하게 배운, 은연중에 '내게 힘이 된 한마디 말'이었을 것이다. -141쪽

얼마 전 전신마비 구족화가이자 시인인 이상열 씨가 쓴 '새해 소망'이라는 시도 생각난다.
"새해에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손가락 하나만 움직이게 하소서."-159쪽

장애인이 '장애'인이 되는 것은 신체적 불편 때문이라기보다는 사회가 생산적 발전의 '장애'로 여겨 '장애인'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못 해서가 아니라 못 하리라고 기대하기 때문에 그 기대에 부응해서 장애인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신체적 능력만을 능력으로 평가하는 비장애인들의 오만일지도 모른다.
서울 명혜학교 복도에는 윤석중 씨가 쓴 다음과 같은 시가 걸려 있다.

사람 눈 밝으면 얼마나 밝으랴
사람 귀 밝으면 얼마나 밝으랴
산 너머 못 보기는 마찬가지
강 너머 못 듣기는 마찬가지
마음눈 밝으면 마음 귀 밝으면
어둠은 사라지고 새 세상 열리네
달리자 마음속 자유의 길
오르자 마음속 평화 동산
남 대신 아픔을 견디는 괴로움
남 대신 눈물을 흘리는 외로움
우리가 덜어주자 그 괴로움
우리가 달래 주자 그 외로움-149쪽

내가 이제 죽어 심판대에 서 있고, 누군가 내게 '너는 누구냐?'라는 질문을 한다면 무엇이라고 답할까? 나도 이야기 속의 여자처럼 '나는 누구의 딸이고, 누구의 선생이고, 누구의 이모이고, 학생들을 가르쳤고 등등'의 대답 말고 진정 내가 누구라고 답할 수 있을까?
누군가 '명마는 뒤를 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띈다'고 했다. 나도 삶의 '명마'가 되기 위해 이제껏 뒤 한 번 안 돌아보고 좀 더 좋아 보이는 자리, 좀 더 편해 보이는 자리를 위해 질주했고, 숨 헐떡이며 지금의 이 자리까지 왔다. 그렇지만 나는 아직도 내가 누구인지 잘 모른다. -195쪽

"그래도 지금 내가 여기서 왼쪽으로 가야 할지 오른쪽으로 가야 할지 결정하는 건 순전히 내 자유의지야. 여차하면 차 버리고 택시 타고 가면 되지. 길에서 끝없이 헤매는 것이 인생에서 끝없이 헤매는 것보다는 나으니까."-204쪽

어떤 이들은 나이 들어가는 일이 정말 슬픈 일이라고 한다. 또 어떤 이들은 나이 들어가는 것은 정말 아름다운 일이고 노년이 가장 편하다고 한다. 그런데 내가 살아 보니 늙는다는 것은 기막히게 슬픈 일도, 그렇다고 호들갑 떨 만큼 아름다운 일도 아니다. 그야말로 젊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그냥' 하루하루 살아갈 뿐, 색다른 감정이 새로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또 나이가 들면 기억력은 쇠퇴하지만 연륜으로 인해 삶을 살아가는 지혜는 풍부해진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도 실감이 안 난다. 삶에 대한 노하우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단지 삶에 익숙해질 뿐이다. 말도 안 되게 부조리한 일이나 악을 많이 보고 살다 보니 내성이 생겨, 삶의 횡포에 좀 덜 놀라며 살 뿐이다. -215쪽

하지만 딱 한 가지, 나이 들어가며 내가 새롭게 느끼는 변화가 있다.
예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인다. 세상의 중심이 나 자신에서 조금씩 이동하기 시작한다. 나이가 드니까 자꾸 연로해지시는 어머니가 마음 쓰이고, 파릇파릇 자라나는 조카들이 더 애틋하고, 잊고 지내던 친구들이나 제자들의 안부가 궁금해지고, 작고 보잘 것 없는 것들이 더 안쓰럽겐 ㅡ껴진다. 그러니까 나뿐만이 아니라 남도 보인다. 한마디로 그악스럽게 붙잡고 있던 것들을 조금씩 놓아 간다고 할까, 조금씩 마음이 착해지는 것을 느낀다.
결국 이 세상을 지탱하는 힘은 인간의 패기도, 열정도, 용기도 아니고 인간의 '선함'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인간 자체에 대한 연민, 자신뿐 아니라 남을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선함이 없다면, 그러면 세상은 금방이라도 싸움터가 되고 무너질지 모른다. -2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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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무슨 날?
테이지 세타 지음, 하야시 아키코 그림 / 한림출판사 / 199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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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날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준 아이의 센스와 마음이 참 예쁘게 표현된 책이다.  

아침에 슬기는 학교에 가면서 엄마한테 수수께끼를 낸다. 오늘이 무슨 날인지 모르겠으면 계단 세 번째 칸을 보라고... 

이슬이의 심부름 때도 그랬지만, 부러 우리나라 아이 이름으로 바꿔놓았다. 일본 작가가 그린 그림은 우리나라 아이 이름을 붙여주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아서 거부감이 안 드는데, 레오 리오니의 책에서처럼 너무 생뚱맞게 우리나라 이름을 붙여놓으면 작품의 재미가 떨어질 때가 있다.  




세 번째 계단에는 빨간 리본을 맨 편지를 지키고 있는 강아지가 있었다.
그리고 편지는 다음 지령을 친절하게 알리고 있었다.  

케이크 상자에는 정답이 있었을까? 아니다. 이런 게임은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호기심도 충분히 뿌려줘야 한다. 그리고 즐기면 된다! 

엄마는 케이크 상자에서 '마루 입구에 있는 우산 꽂이 안'으로 보내진다. 

이쯤해서 귀찮다고, 짜증난다고 화를 내는 엄마라면, 그건 정말 비극이지..ㅜ.ㅜ 

우산꽂이 안에서 발견된 쪽지는 좀 더 귀엽고 사랑스럽다. 

"아직 모르실 거예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책이에요."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책을 엄마가 모른다면, 그것도 비극이다ㅜ.ㅜ 



슬기가 가장 좋아하는 책은 '마들린느와 주네비브' 

책 속에서 나온 쪽지는 좀 더 강도높은 지령을 내놓았다.  

"빠졌을지도 모르겠어요. 연못에 띄워 놓았어요." 

연못에는 편지가 들어 있는 비닐 봉지가 금붕어들 사이로 둥실둥실 떠 있었다. (오, 슬기네 집 좀 사는구나!) 

연못이 끝이라면 덜 낭만적일 테지? 

이번에는 찰흙으로 만든 돼지 저금통이란다. 

그리고 이어서 유리 꽃병까지...... 

여기서 아이의 센스가 폭발한다. 

"기념될 만한 음악을 피아노로 한 번 쳐 보세요."  



피아노 역시 정답으로 가는 징검다리였다.  

피아노 뚜껑을 열자 거기서도 방긋 웃는 빨간 리본에 묶인 편지 하나. 

이번 단서가 가장 어렵다.  

"일상 생활 속에서 자주 사용하지만 쉽게 알 수 없는 곳이에요." 

이제 온 집안을 샅샅이 뒤지는 엄마. 그러나 다음 편지는 쉽게 눈에 띄지 않다가, 뜻밖의 장소에서 발견되고 만다. 

슬기의 말이 맞았다. 일상 생활 속에서 자주 사용하지만 쉽게 알 수 없는 그곳! 

아이는 이제 아빠의 호주머니 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나 물어보라 한다. 

엄마만 참여하면 아빠가 섭섭할까 봐, 혹은 두 사람 모두에게 즐거움을 주려고, 무튼 슬기는 아빠의 호주머니 속에도 편지를 남겼다.  

"하루종일 피곤하시죠. 드디어 우편함에 선물이 도착했습니다. 엄마 아빠, 안녕!" 



식구들이 둘러 앉은 저 따스해 보이는 건 코다쯔??? 

아빠와 엄마는 슬기가 준비한 예쁜 색상자들을 꺼내보고 있다. 

상자 안에 상자, 그리고 상자 안에 또 상자.  

무려 열 개의 상자 마지막에서 나온 것은 작은 구술 두 개.  

아빠 것 하나, 엄마 것 하나.  

그러나 진짜 선물은 이게 다가 아니다. 하루종일 발품을 팔게 했던 그 쪽지들을 일렬로 쭈욱 연결해서 첫 글자만 찾아보면 슬기가 준비한 대망의 선물이 공개된다.  

아이디어가 너무 훌륭하다. 물론, 그 속에 담긴 마음은 더 예쁘다.

엄마 아빠뿐 아니라, 연인 사이에도 부부 사이에도 써먹으면 아주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슬기야, 멋진 선물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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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장 끝나고 만으로 6시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의도적인 도발을 하는 걸까? 

악어의 눈물을 숨길만큼의 염치도 예의도 없는 것일까? 

독하고, 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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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기후 2009-05-30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럴수록 반감만 커진다는 걸 모를까요?
하긴 애초부터 그런 소양이 있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소양 정도가 아니라 뇌가 없는 것 같아요.

마노아 2009-05-30 12:05   좋아요 0 | URL
뇌도 없고 심장도 없고요. 국민이 얼마나 우스으면 저럴까요?
국민들 홧병 걸리게 만들어서 입 닥치라는 꼼수일까요? 버럭이에요!

stella.K 2009-05-30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영결식 치른지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았고
아무리 지나도 그렇지 저 작태는 뭐란 말입니까?
대한민국 경찰 정말 지겹군요!
하긴 저들도 저짓을 하고 싶어 하겠습니까?
저렇게 하라고 지시한 어떤 인간들이 있기 때문이겠죠.
누구 탓을 해야하는 건지 원...

마노아 2009-05-30 12:06   좋아요 0 | URL
추모객이 계속 늘어가는 것조차도 눈에 가시였겠지요.
어제 영결식에서는 웃지 않고 어떻게 버텼을까 몰라요.
진절머리가 나요...

건조기후 2009-05-30 12:12   좋아요 0 | URL
영결식에서 웃는 사진 떴던데요-_-;
진짠지 조작인지는 모르겠지만.

마노아 2009-05-30 12:21   좋아요 0 | URL
지금 검색해 보고 왔어요. 아, 저승사자가 웃는 느낌이에요.ㅜ.ㅜ

후애(厚愛) 2009-05-30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할말을 잃었어요.
그 분의 사진이 땅에 떨어져 있어도 줍는 경찰이 없군요.
도대체 그 죄를 다 어떻게 하려고 하는지...

마노아 2009-05-30 12:07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그 죄를 다 어찌 감당하려고......
얼마나 오만하면 저리 거침이 없을까요.
세상에 두려운 게 없나봐요.
지들은 천 년 만 년 권력을 끼고 살 거라고 생각하는 거겠죠? 나쁜 놈들!

행복희망꿈 2009-05-30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갈수록 가슴 아픈일들이 많아지는 세상이 싫어지네요.

마노아 2009-05-30 12:08   좋아요 0 | URL
환멸이 쌓이게 하는 게 저들의 목표인가봐요...

도넛공주 2009-05-30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저 기자는 사진 찍고 그냥 갔을까?사진을 주웠을까? 궁금하네요.

마노아 2009-05-30 12:40   좋아요 0 | URL
기자 입장에서는 땅에 떨어진 사진이 더 극적으로 보였을 것 같기도 하구요.
또 다른 취재진도 있었겠지만, 정말 누가 저 사진을 주워서 챙겼을까요...

같은하늘 2009-05-30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런이런~~~ XXX들.... 정말 입이 더러워서...
어제 하루종일 눈물 흘리며 TV보는게 무서웠는데...
하루도 안 지나서 또 이런일이...
아~~~ 이 세상 정말 왜 이럽니까?

마노아 2009-05-30 22:21   좋아요 0 | URL
이쯤하면 막 가자는 게지요. 이미 막장 친지 오래이건만 아직도 바닥이 남아있다는 게 놀라워요.
참 더럽습니다.

웽스북스 2009-05-30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너무하네요 아... 정말....

마노아 2009-05-30 22:22   좋아요 0 | URL
썩을 것들이에요ㅠ.ㅠ

kim46732002 2009-05-30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아프리카로 방송 듣고 있는데요. 연행자가 71명이라네요.....

마노아 2009-05-30 22:22   좋아요 0 | URL
헉, 아주 벼르고 있다가 잡아가네요..ㅜ.ㅜ

sweetrain 2009-05-31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무섭긴 한가보네요...
...저것들 최후의 발악 하는 걸로 보여요...
이젠 이명박이 사람으로도 안보이네요.
...꿋꿋이 이 악물고 살아남아
이명박 죽는날 알라디너들께 삼겹살을 쏘겠습니다.

마노아 2009-05-31 22:15   좋아요 0 | URL
최후의 발악이기도 하며, 어찌 보면 뇌가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우리는 최후까지 살아남아, 누가 이기는지 꼭 지켜보자구요. 화이팅!
 

언니가 보내준 메일에 담겨있던 안도현 시인의 조사다.  

노무현 전대통령 노제.  -시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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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도현

 고마워요 미안해요 일어나요
 뛰어내렸어요, 당신은 무거운 권위주의 의자에서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으로
 뛰어내렸어요, 당신은 끝도 없는 지역주의 고압선 철탑에서
 버티다가 눈물이 되어 버티다가
 뛰어내렸어요, 당신은 편 가르고 삿대질하는 냉전주의 창끝에서
 깃발로 펄럭이다 찢겨진, 그리하여 끝내 허공으로 남은 사람

 고마워요, 노무현
 아무런 호칭 없이 노무현이라고 불러도
 우리가 바보라고 불러도 기꺼이 바보가 되어줘서 고마워요

 아, 그러다가 거꾸로 달리는 미친 민주주의 기관차에서
 당신은 뛰어내렸어요, 뛰어내려 으깨진 붉은 꽃잎이 되었어요
 꽃잎을 두 손으로 받아주지 못해 미안해요
 꽃잎을 두 팔뚝으로 받쳐주지 못해 미안해요
 꽃잎을 두 가슴으로 안아주지 못해 미안해요
 저 하이에나들이 밤낮으로 물어뜯은 게
 한 장의 꽃잎이었다니요!

 저 가증스런 낯짝의 거짓 앞에서 슬프다고 말하지 않을래요
 저 뻔뻔한 주둥이의 위선 앞에서 억울하다고 땅을 치지 않을래요
 저 무자비한 권좌의 폭력의 주먹의 불의 앞에서 소리쳐 울지 않을래요
 아아, 부디 편히 가시라는 말, 지금은 하지 않을래요 

 당신한테 고맙고 미안해서 이 나라 오월의 초록은 저리 푸르잖아요
 아무도 당신을 미워하지 않잖아요
 아무도 당신을 때리지 않잖아요
 당신이 이겼어요, 당신이 마지막 승리자가 되었어요
 살아남은 우리는 당신한테 졌어요, 애초부터 이길 수 없었어요

 그러니 이제 일어나요, 당신
 부서진 뼈를 붙이고 맞추어 당신이 일어나야
 우리가 흐트러진 대열을 가다듬고 일어나요
 끊어진 핏줄을 한 가닥씩 이어 당신이 일어나야
 우리가 꾹꾹 눌러둔 분노를 붙잡고 일어나요
 피멍든 살을 쓰다듬으며 당신이 일어나야
 우리가 슬픔을 내던지고 두둥실 일어나요
 당신이 일어나야 산하가 꿈틀거려요
 당신이 일어나야 동해가 출렁거려요
 당신이 일어나야 한반도가 일어나요

 고마워요, 미안해요, 일어나요,
 아아, 노무현 당신!


 안도현

**** 

실시간으로 방송을 보지 못한 나로서는 결코 마주칠 수 없는 조사였다. 어느 공중파에도 나오지 않았다고 하니... 

아랫 부분이 상당히 불편했겠지. 

마치 순교자가 된 것인 양, 모든 선의 대표인 양, 또 티끌이라곤 없는 것처럼 추앙되는 것들에, 또 많은 사람들은 불편해 하고 지적을 하고 그런다. 어느 정도 수긍한다. 공과가 함께 따라가니까.  

그럼에도, 우리 위에 '군림'하고 있는 저 세력과 비교하면, 언감생신... 또 언제 그런 대통령이 나올 수 있을까 한숨부터 나온다.  

그리고 확실히 느낀 건, 우리나라가 분명 '유교 사회'라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느낄지 모르겠지만 내가 느끼기에, 마치 불시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 같은 그런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어느 기사에서는 '내가 죽었다'고 느끼고 있다고 표현했는데, 그 말도 수긍이 간다. 국민이 뽑아주었던 전직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을 비롯한 권력의 손에 죽은 것에 심각한 모욕과 생명의 위협을 느꼈던 것이다. 그 치욕이 꼭 내 것인 양...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책들이 잘 팔리고 있단다. 다른 책들은 크게 안 땡기는데, '여보 나 좀 도와줘'는 좀 궁금했다.(표지는 심히 맘에 안 들지만.) 

살까 말까 망설이다가 다시 보류했다. 유행에 휩쓸려 베스트셀러 구입하듯 집어들기엔 미안했기 때문이다.  

 

 

 

 

 

 

 

'바보 노무현'은 6월 출간이다. 조만간 만날 수 있겠다. 

'노무현과 함께 만든 대한민국'은 16대 비서실에서 집필했는데 출간 날짜가 어제다. 표지가 이쁘다! 

'대통령님 나와주세요'는 2권이 묶어 나와야 할 판이 아닐까. 사진을 보면 또 마음이 아프겠지만, 그래도 지금 보니 이 책이 제일 보고 싶다.   

'노무현의 색깔'은 추천 받은 책이다. 색깔이란 단어가 참 살벌하게 들리는 대한민국에서 대놓고 색깔을 내세웠다면 뭔가 할 얘기가 더 뚜렷하다는 느낌이다.  

 

 

그다지 좋아하지 않던 안도현 시인. 

연탄 한 장으로 뜨거움을 설파했던 그 시인, 정말 뜨거운 남자였구나...  

제목이 참 끌리는 '간절하게 참 철없이'랑 '장날'을 담아보았다. 

둘 다 마음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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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09-05-30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가 나고 너무 슬퍼서 시를 도저히 못 읽겠어요.
<여보, 나좀 도와줘>, <바보 노무현> 꼭 읽고 싶네요.

마노아 2009-05-30 11:09   좋아요 0 | URL
분향소 강제 철거했다는 거 보고서, 아, 바닥에 떨어진 사진 보고서 정말 할 말을 잃었어요.
이런 시나리오일까요? 국민이 분개해서 막 들고 일어나면, 대통령의 유지를 안 받든다고, 니네는 그 모양 그 꼴이라고 손가락질이라도 하려는 걸까요? 언제까지 이렇게 상식이 묵사발된 세상을 살아야 할까요..ㅜ.ㅜ

비로그인 2009-05-30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치 순교자가 된 것인 양, 모든 선의 대표인 양, 또 티끌이라곤 없는 것처럼 추앙되는 것들에, 또 많은 사람들은 불편해 하고 지적을 하고 그런다. 어느 정도 수긍한다. 공과가 함께 따라가니까.

그럼에도, 우리 위에 '군림'하고 있는 저 세력과 비교하면, 언감생신... 또 언제 그런 대통령이 나올 수 있을까 한숨부터 나온다.

--추천!


-이상한 민족이에요. 겁이 많고 조심성을 발휘하면서도 어느 순간 확 들고 일어나질 않나, 그런데 또 득표율과 투표율을 따지고 보면 이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가끔, 일관성이 없어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시류에 잘 휩쓸리는 다루기 쉬운 사람들 같기도 하고. 그런데 제가 일단 이 속에 들어와 있으니 저도 정확하게 보는 건 아니겠지요. 전 요즘 사람을 정말 모르겠습니다.


마노아 2009-05-30 12:26   좋아요 0 | URL
욱!하는 기질이 있지요. 그런데 또 절대 불변 움직이지 않는 표심도 너무 많고...
냄비근성이라는 말이 오히려 우리를 더 그 속에 끌어당기는 말 같아서 좋아하지 않는 표현인데, 그런데 또 이런 때를 만나면 그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해서 속상하고 그런답니다.
정말, 알 수가 없지요. 며느리도 모를 거예요...ㅜ.ㅜ

같은하늘 2009-05-30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마음이 너무너무 아파서...
'바보 노무현' 표지의 사진이 왜 이리도 착찹해 보이는건지...
사진속 자전거 타는 모습이 자꾸 아른거리네요...
이젠 TV에서도 안나오는 모습... 책으로 봐야하나봐요...

마노아 2009-05-30 21:05   좋아요 0 | URL
웃는 얼굴도, 저런 착잡한 얼굴도 우린 이미 결과를 아니까 감정이입을 더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마음이 아프지요...

웽스북스 2009-05-30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구가 좋았다고 얘기해줬는데 정말 안나왔었나요 방송에는?
다시 듣고 싶어서 어제 막 동영상 검색하는데 안나오더라고요

아침에 경향 신문에서 만날 수 있어서 반가웠던 시.

마노아 2009-05-30 21:05   좋아요 0 | URL
생방송이니까 방송엔 나왔을 거예요. 다만 그후 재탕 삼탕 다시 보여주는 방송에서 편집됐다는 얘기 같아요.

건조기후 2009-05-30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이 시 방송되던데요. MBC로 봤는데..
(솔직히 저는 듣다가 조금 민망해서-_- 볼륨줄이고 다른 기사 읽느라고 끝까지 보진 못했어요;;)

마노아 2009-05-30 21:06   좋아요 0 | URL
웬디님 댓글처럼, 요약 방송에선 걸러졌다는 의미 같아요.
시인답지 않게 너무 직설화법을 썼지요? ^^;;;

순오기 2009-05-31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보 나좀 도와줘, 지역도서관에 세 권 있던데 대출됐는지 못 찾았어요~
그래서 인간 노무현이 궁금해서 사볼려고요.
안도현의 '참으로 간절하게'는 음식에 대한 시가 주류를 이루고 있어요.
감정의 과잉 표출이 조금 염려스러워서 그냥 침묵하는 중이에요.

마노아 2009-05-31 13:40   좋아요 0 | URL
그치요? 저도 사서 보려고 해요. 이 열기로 개정판 나오기 전에 사 봐야지.;;;
안도현 씨의 저 시집은 음식에 대한 내용이 많아요? 오, 뜻밖이군요.
모두가 이렇게 뜨겁게 반응하다가 또 식어버리면, 우린 그분을 두 번 죽이는 게 될 것 같아요.
침묵하는 순오기님을 지지해요.

2009-05-31 2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31 22: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금 2009-06-03 0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보 나좀 도와줘>는 노무현 대통령의 인간적 고민이 솔직히 표현된 책이라 생각합니다.그래서 반갑습니다.
활자로나마 목소리를 듣고 있으니까요 ㅜ.ㅜ
지금 저도 읽고 있는 중입니다.

마노아 2009-06-03 07:45   좋아요 0 | URL
주문해서 지금 배송 중이에요. 읽다가 막 울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답니다.ㅜ.ㅜ

폭설 2009-06-03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저도 그날 시청앞에 있었어요. 케이티엑쑤 타고 갔지요.^^
저는 <노무현의 색깔>을 추천하고 싶네요. 이진씨가 후보시절부터 대선있기 전까지의
노무현을 인터뷰한 것인데요. 인터뷰는 형편없는 하강지지율로 참으로 암담하던 시기에 마무리 되죠.

물론 그 후론 우여곡절끝 구사일생.... 그러나 파란 많은.. 그리고 최후...ㅠㅠ

<상식 혹은 희망> <여보 나좀 도와줘> <노무현과 국민 사기극> 그리고 위에 언급한 책이
저는 가장 좋았어요.
여보나좀....에서 '문변호사'로 이름없이 나오는 인물이 누굴까 참 궁금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문재인이더군요. 세상에 그렇게 훈남일수가...^^

우좌간, 노통때문에 저는 서울가서 14년, 12년, 혹은 4년, 2년 등 오래된 친구를 두루두루
만날수 있었습니다.

마노아 2009-06-03 21:40   좋아요 0 | URL
앗, 그 책은 처음 검색할 때 못 봤나봐요. 아님 뒷줄에 있어서 놓쳤나 보네요. 기회 되면 찾아볼게요. 여보, 나 좀 도와줘는 오늘 도착했답니다. 근데 표지가 고이즈미 분위기가 나서...;;;;
큰일이 있다 보니 두루두루 오랜 지기님들을 만났군요. 그래도 그 시간은 소중했을 테니 좋은 시간 보내셨어요.
 

1. 어제는 알라딘에서 당첨된 연극 완득이를 보기로 한 날이다. 날짜를 바꿀 수 없었고, 결국 다녀왔다.  

연극은 기대 이상으로 재밌었고, 나로서는 사실 원작보다 더 재밌었다. 배우들의 호흡이 착착 맞으면서 시너지 효과가 컸다. 

다만 완득이 아버지와 윤하 역을 맡은 배우들은 말은 빠르고 발음은 부정확해서 대사 전달이 잘 안 되는 게 유일한 흠이었다. 

 

2. 같이 연극을 본 언니는 김해 출신이다. 봉하 마을에서 20분 거리가 집이다. 지금은 혼자서 의왕시에 살고 있지만 가족은 모두 거기 있다.  

종종 얘기를 나눠보면 영남 특유의 보수적인 기질들이 잘 튀어나온다. 아니, 보수적인 기질이란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 호남 지역을 향한 설득되지 않는 일방적인 증오라고 하면 될까. 전라도 놈들은 원래 안 돼. 갸들은 원래 싹수가 노래. 믿을 놈이 없어... 이런 식의 말버릇.  

그래서 별로 기대는 안 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고 물었다. 언니네 집에서는 혹 연민을 조금이라도 느끼냐고. 

전~혀 아니라고, 딱 잘라 말한다. 예상했던 대답이다. 물가 잔뜩 올랐다고 엄마 짜증내신다고 전한다.  

그래, 대강 그런 반응일 것 같았다. 그건 설득할 수 없는 평행선 같은 거고, 또 강요할 수도 없는 일이건만, 그래도 나는 좀 아프더라. 장로님, 권사님, 전도사님인데, 그런 직분도 어쩔 수 없구나.  

 

3. 오늘은, 가장 바빴던 날이었다. 수업도 꽉꽉 채워져 있었고, 수행평가 덕분에 쉬는 시간도 짬이 안 났다. 영결식 생중계 화면을 소리 죽여 틀어놓았지만, 볼 수 없었다. 노란 풍선만 봐도 시큰거리는데, 몇 번 코를 팽 풀다가 그만두었다.  

꼭 맞춘 것처럼 수업 진도에서 광주 이야기가 나왔다. '디딤돌' 교과서는 처음인데, 교과서의 기술 방향이 맘에 들었다. 다른 책에서 볼 수 없는 구절들이 눈에 띄는데, 그래서 내친 김에 해방 이후 한국 현대사를 쫙 훑었다. 중1 아이들은 어렸지만, 그래도 그네들도 차분히 설명하면 이해할 것은 이해한다. 나로서는 뜨거운, 그런 느낌의 시간이었는데, 칠판 한 가득 채운 사건사건들을, 내가 지우고 나왔다. 자주 교실을 둘러보았다. 도청 당하는 것은 아닐까 별별 의심도 들고, 그냥, 무서웠다. 80년대도 아닌데, 그런데도 그랬다. 그래서 더 비루하고, 더 서글펐다.  

 

4. 4월에 수업했던 학교에서 다시 연락이 왔다. 방과 후 수업 6월 달 맡아줄 수 있냐고. 나로서는 당연히 오케이다. 지금 있는 학교에서 얼마만큼 연장이 될 지 알수가 없다. 쉬고 계신 선생님이 기간제 교사인데, 때문에 유급 휴가가 1주일 밖에 되지 않고, 현재 2주차 쉬고 계시다. 서로, 난감해 하고 있다.  

만약 이 학교랑 그 학교가 겹치면 주당 수업을 27시간을 소화해야 하는데, 각오 단디 해야겠다.
교직 첫 해에 고등학교에서 50분 수업 주당 26시간 한달 뛰고는 보약 먹었던 기억이 난다. 이번엔 학교도 이동을 해야 하니까 좀 더 벅찰 수 있다. 그렇지만 뭐 거부할 형편은, 당연히 안 된다.  

 

5. 피아노 학원에서 연주회가 있었다. 개인 레슨 받는 7명의 성인과, 3명의 학생이 참석했다. 날짜를 변경할 수 있겠냐고 건의했지만, 역시 역부족.  

연주회는 좋은 경험이었다. 좀 더 피아노치고 싶은 욕구가 생기게 만들었으니까. 

그렇지만, 다음 달에는 한 달 쉴 생각이다. 5월에 나를 강타한 사건의 후유증은 꽤 오래 갈 것이고, 십만원짜리 레슨은 금전적으로도, 현재로서는 시간적으로도 무리다. 7월엔 꼭 돌아가고 싶다. 7개월 간 열심히 다녔는데 다시 손이 굳으면 정말 억울하잖아. 

 

6. 12년 전에, 아빠는 화장을 했었다. 친척들 중에 처음이었을 것이다. 그때도, 형편이 그러했다. 딱히 고인의 뜻이어서가 아니라. 아빠를 갉아 먹은 암 세포가 타버리는 것은 어찌 보면 시원할 일이지만, 그 뜨거운 불덩이 속에서 그 육신이 다시 탄다고 생각했을 때, 유족들은 오열을 터트렸다. 그 장면이, 그랬다. 그리고 다시 문이 열렸을 땐 뼛조각만 남아서 돌아왔다. 결코 잊을 수 없는, 그런 장면이었다. 

 

7. 아침부터 이 노래가 맴돌았다. 더 원의 '비나이다' 

장길산의 테마곡이란다. 장길산을 보지 못해서, 드라마 속에서 어떤 분위기일지는 알 수 없지만, 가사는, 지금 꼭 느껴지는, 그 마음이다. 

지독히도 외롭구나 지쳐 쉴 수 없는 내 맘이
슬프도록 가엾구나 언제 눈을 감을까

비나이다 비나이다 이 나라 거한 사람들의 평안을 다 위하여
헤메이다 헤메이다 지친 내 영혼 고이 쉬게 하여 줄 그 날 까지

이 세상 사람들 모두 외쳐라 조금씩 나에게 힘을 더해라
한 줌 흙으로 돌아갈 슬픈 운명이지만 그대를 위해

비나이다 비나이다 이 모진 세상 살아가는 내 사랑 그댈 위해
헤메이다 헤메이다 지친 내 영혼 고이 쉬게 하여 줄 그 날 까지

지독히도 외롭구나 그대 보고픈 내 이맘이
슬프도록 가엽구나 나의 거친 인생이
 

 

외로웠을 그 분, 이제는 부디 편히 쉬셨으면......
 

8. 리뷰 쓸 책들이 줄줄이 밀렸다. 동시에 여러 권 읽던 것들이 끝나기도 했고, 서평 도서로 받은 것도 있고, 포토 리뷰 때 읽었는데 못 쓴 책도 있고 등등등... 

 

 

 

 

 

 

 

의도한 게 아닌데 책 크기가 뒤로 갈수록 길어진다...;;;;; 

 

 

 

 

 

 

 


9. 식객은, 내가 아끼던 시리즈인데, 결국 중고샵에 팔기로 결정했고, 벌써 13권까지는 팔렸다. 14권부터는 내가 읽으면서 리뷰 써야 하므로 잠시 유보 중.  모아두었지만, 다시 볼 것 같지 않았다.(원래 내가 그렇다. 두 번 잘 안 읽는다.) 그래도 소장하고 싶었다. 나 말고 다른 사람들도 읽어주면 좋겠다고 여겼다. 지금은 그런 바람이 좀 무의미해지거나 혹은 무모해졌기 때문에 과감히 내놓고 있다. 속상하긴 하다.  

 

10. 내일은 머리를 자를 거다. 숱이 너무 많아져서 머리가 무겁다. 감고 말리기도 버겁지만, 머리 묶다가 자꾸 고무줄이 끊어져서 도저히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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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희망꿈 2009-05-30 0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의 일상에는 참 많은일이 있어요. 그래서 늘 궁금한 마음으로 읽게되네요.
어제는 저도 하루종일 조금은 우울했지만, 그래도 희망을 가지고 다시 생활해야 겠다는 마음이 드네요.
마노아님도 많이 바빠지시겠네요. 건강은 꼭! 잘 챙기시고 즐거운 날들되세요.

마노아 2009-05-30 09:11   좋아요 0 | URL
바쁘지 않으면 너무 생각이 많아지는, 그래서 더 아파지는 나날들이에요.
어제 바빴던 게 차라리 저한테는 다행이었어요.
꿈님 비누 여전히 잘 보고 있답니다. 꿈님도 바쁜 일상 속에서 건강 꼭 지키셔요. 주말 행복하게 보내시구요.

후애(厚愛) 2009-05-30 0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저는 하루종일 인터넷으로 뉴스만 보았답니다. 시민들이 들고 있는 노란 풍선들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이제 그 분은 외롭지 않을거에요. 500만이 넘는 시민들이 함께 있었으니까요...
쉬어가면서 하세요. 너무 무리하시면 건강에 나빠요. 영양보충도 좀 하시고요.^^ 주말 잘 보내세요~~

마노아 2009-05-30 09:12   좋아요 0 | URL
어제는 검은 정장 입고 외출했는데 노란 포인트를 못 달았던 게 아쉬웠어요.
연주회가 아니라면 퇴근 후 바로 거리로 나갔을 텐데, 그래도 이미 제가 도착했을 때는 화장터로 떠나신 뒤였겠지요. 방송으로 보는데 마음이 아팠답니다.
내일은 베프의 생일이어서 만나기로 했는데 영양 보충 해야겠습니다. 후애님도 건강히 주말 지내셔요.

프레이야 2009-05-30 0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많이 울었던 하루였어요.
잘 지내셔서 보기좋아요. 참, 저도 머리를 좀 잘라야겠어요.^^

마노아 2009-05-30 09:13   좋아요 0 | URL
어제 생각보다 많이 안 울었다고, 스스로 대견해 했는데, 방송을 많이 못 보아서 그랬나봐요.
밤 11시에 하루를 요약해주는 뉴스보다가 펑펑 울었어요. 어린 손녀의 해맑은 얼굴 보면서 더 서러웠나봐요ㅠ.ㅠ
프레이야님의 단정하고 단아해질 머리가 기대되어요.^^

순오기 2009-05-31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암으로 돌아가신 형부 화장하는 거 보고, 화장은 사람이 두번 죽는거구나 생각했어요.ㅜㅜ
영호남의 감정은 서로 결혼해서 가족이 되는 길밖에 없는 듯해요.
통일을 바라며 우리 자식들 짝꿍이 북에서 자라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요원한 얘기겠죠~~~
5월에 강타한 사건~~~ 할 말을 잊게 하네요.ㅜㅜ

마노아 2009-05-31 13:43   좋아요 0 | URL
이 좁은 땅덩어리를 생각하면 권장할 만한 장례문화인데, 그걸 보고 있자니 마음이 그렇지가 않지요.
이 넘의 지역 감정은 부모 자식 정을 끊게도 만들고, 참 나빠요.
통일된 조국을 꿈꾸는 것이 참 무안해지게 만드는 요즘이기도 하구요.
참, 먹고 사는 게 늘 힘들어요. 누구에게나 그렇겠지만, 5월은 참 잔인했어요..ㅜ.ㅜ

L.SHIN 2009-05-31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득이가 연극으로 나왔군요. 문화생활과 담 쌓고 있는 나는..새삼 바보 같다는.(웃음)
오랜만에 마노님 일상 이야기 들어서 반가워요. 시간만 된다면 또 함께 영화 보고 싶은데..쩝, -_-

마노아 2009-05-31 23:26   좋아요 0 | URL
엘신님, 오랜만이에요. 오늘 친구랑 얘기하다가 스타 더스트 얘기가 나와서 엘신님이 떠올랐어요. 찌찌뽕이에요.^^
6월은 너무 정신 없이 바쁠 것 같아요. 우리 방학하고 만나요~ 어째 우린 꼭 한 여름에 만나게 되더라구요.^^

L.SHIN 2009-06-01 11:23   좋아요 0 | URL
푸하핫, 그러게요.
우린 한 여름의 소울메이트.
전생에 사막에서 태어났을까요? 피라미드를 보면서? ㅋㅋㅋ
아..두려운 여름...ㅡ.,ㅡ (긁적)

마노아 2009-06-01 11:44   좋아요 0 | URL
아하핫, 피라미드를 보면서 사막에서 태어났다니, 엘신님다운 엉뚱하고 재밌는 표현이에요.^^
한 여름의 소울메이트. 너무 근사한 표현이에요.^^

폭설 2009-06-03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몇년전 아버지 돌아가신후 장기기증 서약을 했기에 죽음 그자체는 두렵지
않습니다. 다만, 죽기전 아프면 어쩌나가 두렵지... 그런데 언젠가 죽음을 경험한 사람들의 인터뷰를 보니
막상 죽기전에는 우리몸에서 엔돌핀인가가 나와서 하나도 안 아프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후론 아픈것 걱정 안하기로 했어요. 요는 죽기전이 문제가 아니라 살아있는 이 순간이 문제라는...ㅎ

노통의 죽음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표현처럼 '내몸의 절반이 무너지고 나라도 그리했을 것'처럼
이해가기에 이상하게 전 담담합니다.
갱상도, 이쪽은 여전히 노통의 죽음을 최진실의 죽음과 동일시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ㅠㅠ

저는 그가 순국했다고 생각합니다. 검찰수사는 도화선이고... 그는 이리저리 전전반측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내가 죽어주는 것이 최선일 것이라 생각했을 겁니다, 총체적 대한민국 상황이.

저는 어설픈 노빠인지 더이상 그의 죽음이 서글프지 않습니다.
다만 그리울뿐.
예전에는 어쩌다 한번씩 그가 생각이 났는데
이제는 매일 생각납니다.
권정생 선생이 그렇듯. 권정생 선생님 돌아가시지 전까지는 어쩌다 생각이 났지요.
'니어링부부, 데이빗 소로 외국산만 좋아하지 말자. 한국에도 있다, 권정생...'이러면서 가끔씩
생각났거든요. 그런데 그분이 돌아가시자 저는 제 마음의 방에다 그분의 방을 만들었어요.

마찬가지로 노무현 전 대통령도 그런 느낌.^^ 제마음속엔 노무현 방이 있어요.^^
파울로 코엘료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소유하지 않고 가지는 것'이라 했다는데 노통은 사람들이 자신을
소유하지 않고 가지도록 만들어 주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노아 2009-06-03 21:44   좋아요 0 | URL
장기기증 서약을 하면 죽음이 두려워지지 않나요? 아님 죽음이 두렵지 않았기 때문에 서약을 할 수 있었을까요? 제 친구 하나가 장기 기증 서약을 했는데, 이 녀석은 자주 죽고 싶다는 얘기를 해서 제가 늘 조마조마하답니다. 죽음 직전에 잠시 정신이 반짝 들면서 또렷해지는 모습은 종종 보았는데, 죽음에 이르기 직전에 엔돌핀이 나온다고 하는 건 처음 들어요. 신기하고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장면을 상상하게 되면 여전히 무섭고 아프고 그래요. 에효...ㅜ.ㅜ
저는 사실 최진실이 죽었을 때 더 놀랐고 더 우울했어요. 왜 그렇게 죽었니!하고 야단치고 싶은 심정이었는데,
이번 죽음은 느낌이 많이 달랐어요. 보다 슬프고 보다 억장이 무너지는 그런 느낌이었고, 억울하고 분하고 결정적으로 무서웠거든요. 죽음에 대한 의혹이 아직도 풀리지 않아서 더 그럴 것 같아요. 5월에 돌아가신 많은 분들을 이제 해마다 함께 추억하게 될 것 같아요. 소유하지 않고 가지게 해주었다... 멋진 표현입니다. 조금 위로가 되어요. ^^

폭설 2009-06-04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예전부터 장기기증 생각이 있었는데 아부지 돌아가기 전에 하면 '미친년' 할까봐 참았습니다. 그러다 아부지 돌아가시고 제 삶을 새롭게 돌아보는 의미에서, 앞으로 바르게 살겠다는 의미에서 했습니다.
친구분의 상황이 어떤지 모르겠지만 저는 장기기증 하고 난 다음부터 너무 건강해서 미치겠어요.ㅋㅋ..

아픈데 없는 저를 보고 조카들이'여자 강호동'이라면서 놀린답니다. 즉, 장기기증을 하고 나니 제 경우는
이미 제몸이 제 것만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더 신선한 상태로 넘겨줘야지 하는 생각에 몸을 많이 아낀(?)답니다.ㅋㅋ

너무 아끼다 보니 게을러지고...ㅎㅎ 노 대통령도 장기기증 하셨다던데 기증을 실현하지 못한게
아쉽네요. 몇년전 이비에쑤에서 '죽음학'이 우리나라에도 있어줘야 한다며 소개하는 것을 본적이 있어요.
서양에는 있다고 하대요. 세칭 저승갔다온 사람들(일시적으로 호흡이 끊어졌다가 다시 숨을 쉬게 된 경우등)
을 수십? 수백명?을 인터뷰해보니 동일한 답을 하는겁니다.

죽음이야말로 죽어보지 않고는 알수 없는 것이고 또 죽어보면 이미 죽었기에 산 사람에게
설명할수 없으니 난감한데 때문에 이 유사 죽음을 체험한 사람들의 얘기가 그나마 차선인 거지요.

<아메리칸 뷰티>에서 주인공이 죽는순간 갑자기 그의 인생이 파노라마처럼 한큐에 쭈욱 펼쳐지잖아요.
실지로도 그렇고 또 저승을 가려면 어두운 터널을 지나는데 터널 저 끝에서 아주 밝은빛이 있어 눈이 부신다던가...ㅋㅋ
그리고 돌아갈때 얼굴이 편안한것은 위에서 말한대로 엔돌핀인가가 나와서 아픔을 상쇄시키기에
그렇다더군요. 그리고 정신도 맑아지고.... 그렇다고 다 그런것은 아니겠죠.

부지불시에 갈수도 있고 차마 눈을 못 감고도 갈수도 있겠지만 결론은 그래도 선한삶이
선한 죽음을 맞게 되지 않을까....싶네요. 저는 스님들 앉아서 참선하다 열반하고 그러잖아요.
그게 너무 부러워요. 언감생심..ㅎㅎ

저는 다만 울 동네 할머니처럼 죽기 일주일 전까지 멀쩡히 살다가 갑자기 딱 드러누우며
'밥 생각없다.'해서 죽을 드리니 죽 몇술 들다가 '죽 생각도 없다.'해서 또 물을 좀 드리니...즉,
며칠 곡기를 끊더니, 먹은게 없으니 똥한번 싸고 오줌 두어번 싸고 그리고는 돌아가셨대요.

자식들에게 똥 오줌도 한번씩 치우게 했으니 효도 꺼리도 줬고요. 아프지 않으니(엔돌핀이 나왔으니)
가만히 누워 계셨겠지요. ㅎㅎ... 아프면 막 찡그리셨을뗀데 , 전혀..

아무튼, 수위에는 호주머니가 없으니 , 살았을때 원없이 살고 죽을때 되면 자식에게
용돈정도는 줘도(너무 안주면 자식이 섭하니)재산은 주지말고 사회환원하고 장기기증을 하던 의대에 사체기증을
하든 하고 용도 패기되면 화끈하게 화장되어 한줌 재가 되어 어느 나무 뿌리밑이나 옆에 묻히는게
가장 깔끔하다 사료되옵니다.^^

웬 아침부터 찔뚝없이 죽음타령을~~~ 미안혀요.^^
죽음이 무섭지 않다는것을 야그하려다 보니. ㅎㅎ 죽음이 무섭지 않게되면 삶의 일상도 편안하지요. 물욕 때문에
애욕때문에 기타등등 때문에 가슴아플일도 없고... 다만 불쌍한 사람들에게 한없는 연민이 생기고
이세상 아름다운것들에 경이로움을 느낄뿐..(제가 그런상태라는 것은 언감생심아니고 그런상태를 지향하고 싶단 야그)

댓글이 길었어요.^^ 뜬금없이 나타나서..^^

마노아 2009-06-04 12:16   좋아요 0 | URL
이미 장기기증을 하신 건 아니고 장기 기증 서약을 하신 거죠? 읽다가 순간 기증하고 더 건강해졌다는 줄 알고 화들짝 놀랐어요.^^;;;
골수 같은 것은 다시 생긴다고 하더만, 그게 수술을 해야 하는 거라서 어떻게 도움이 되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막연히만 도움되면 좋겠다 여기도 적극적인 방법을 모색해 보지 못한 제 한계예요.
친구 녀석은 손가락에 장애가 있는데, 그 덕분에 자존감이 무척 낮아요. 더 큰 장애를 갖고도 열심히 사는 사람이 있다는 말에는 전혀 위로도 못 받고 들으려고도 하지 않거든요. 한 달에 한 번씩 만나서 살아있나 확인하는 중이랍니다..;;;;
'죽음학'이라니, 신선한 단어입니다. 누구나 거칠 수밖에 없는 삶의 한 부분이니 거기에 대해 고민하고 공부도 좀 하고 이해도 하고, 그렇게 준비를 하면 좋을 텐데, 그런 부분이 우리나라에선 너무 개척되어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제라도 좀 생각해주면 좋겠어요.
선하게 살다가 선하게 죽는 인생의 멋을 탐내지만, 참 선하게 살기 어렵다는 생각이 부쩍 들고 있어요.
(실은 오늘 더...;;;)
그래도 중심 붙잡고 열심히 살아야지~란 모범적인 결론을 또 내려봅니다.
긴 댓글 잘 읽었어요. 자세히 말씀해주셔서 고마워요. ^^

폭설 2009-06-04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약'이라는 중요한 말이 빠졌었군요, 이런... ㅋㅋ 저도 살아있는 상태에서 줄수 있는 것은
못해요. 저의 한계입니다. 헌혈 정도는 할수 있는데 매번 함량미달이 되더군요.ㅠㅠ

마노아 2009-06-04 19:00   좋아요 0 | URL
헌혈 잘만 하는 사람도 있지만, 못하는 사람도 참 많아요. 저도 헌혈은 못한답니다. 지금도 일년 365일 철분약 달고 살아요.^^;;;